지난 1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수업은 무엇인가요?
4학년 사회시간, 1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먼 1학기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서울의 문화유산 프로젝트를 손꼽았다. 서울의 문화유산 프로젝트는 한 달 넘게 오래 진행한 사회과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문화유산을 소개하기 위해 주제별로 희망에 따라 팀을 모으고, 컴퓨터·태블릿·사회과 보조교과서(서울의 생활) 등으로 발표내용을 모둠에서 조사했다. 또 발표방법도 모둠회의를 통해 정했다. 어떤 팀은 역할극으로 직접 이성계와 신하들이 등장하여 궁궐 성곽 대문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고, 또 어떤 팀은 무형문화재 소개를 위해 난타 공연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직접 가서 자료를 가져오기도 했으며, 일본 순사역할을 위해 검을 가져오기도 했다. 어떤 학생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동영상을 직접 만들어 왔었다. ‘우리가 꿈꾸는교실’ 예산으로 재료를 구입해서 실시한 서울의 문화재 만들기에도 집중도가 돋보였었다.
교사로서 내가 한 일은 프로젝트를 안내하고, 필요한 재료를 제공해주었으며, 학생들을 두루 살펴보고 엄지손가락 들어 올려 격려를 해주는 것이었다. 간혹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답을 해주기도 하고, 모둠에서 조사한 내용에 대해 추가적인 안내를 해 준 것이 전부였다.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와 곧바로 지난 시간에 이어 하던 일을 계속했다. 서로서로 머리를 맞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이 계획한 대로 문화유산 소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여러 달이 지나 학기 말이 되었을 때, 시험을 보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은 경복궁·광화문·숭례문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어떤 모둠의 누가 무엇을 했는지도 생생히 떠올렸다. 학생들이 왜 이 수업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학생참여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에서는 학생들의 눈이 빛났다. 입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손이 바빴으며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스스로 찾아 자발적으로 팀을 위해 협력했다. 팀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을 받으며 아름다운 성장을 이루어갔다. 교실은 우리가 꿈꾸는 교실이 되었다.
이 사회과 프로젝트보다 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한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바로 5·6학년 동아리활동으로 했던 환경보호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였다.
동아리 활동이 있는 목요일에는 5교시가 끝나자마자 학생들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