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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불만 눈덩이...“차등폭 줄여라”

성과급은 매혹적이다. 성취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유능한 교사를 유인하고 교사의 사기가 올라가며 높은 동기가 부여된다. 그러므로 합리적이고 건전한 평가체제가 교사들에 의해 받아들여진다면, 모든 유인 체제 중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성과급제도는 공정한 평가가 핵심이다. 그러나 학교나 교원을 평가하기란 그리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도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나 교원이 해야 할 일을 규정하기 곤란하다는 점과 그 일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도 난점이다. 학교나 교원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상이하고 다양하다는 점도 그렇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사회·문화 풍토가 존재하고 있어서 평가를 실시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성과급이 교단에 도입된 것은 지난 2001년. 그로부터 19년이 흘렀다. 교육현장은 끊임없이 평가의 부당성과 역기능을 지적해왔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성과급은 강행될 전망이다. 돈으로 교사의 노고를 차등 보상한다는 성과주의에 반대하는 反성과급 분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20년 신학기를 앞두고 교원성과급을 둘러싼 불만과 갈등이 점증되고 있다. 교직사회 특수성을 반영, 성과급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이참에 가부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요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계륵’으로 전락한 성과급, 해묵은 과제를 풀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인간의 마음을 행동으로 전환하기 위한 동기유발은 크게 내재적 요인과 외재적 요인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과를 수치화하기 용이한 기업의 경우 외재적 요인이 중요하지만, 수치화하기 어려운 인간의 심성을 다루는 교원은 내재적 요인이 더욱 중요함은 논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지금의 교육현장은 교사의 자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며 여러 정책적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교원에게 있어서 성과상여금 정책은 교원과 일반 기업의 근로자를 동일시하며 금전적 보상을 통한 외재적 방법으로만 교사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원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교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개선하고 신분보장과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교원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교육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로인해 교원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다고 체감하는 교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교원에게 있어서 「교원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아직 미완의 법률인 셈이다.

 

교육활동 계량화의 여전한 한계

2001년에 도입된 교원성과급 제도에 대한 교원들의 불만 및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열심히 근무한 교원에게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 교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되었지만, 교사의 입장에선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교육활동을 일률적인 잣대로 객관화·수량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에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교육부에서도 교원들의 이러한 불만과 한계를 뻔히 알지만, 현행 단일호봉체계만으로 교사들의 능동적 업무수행을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문제를 알기에 극히 조심스런 입장이다.

 

그러한 이유로 교육부에서는 2015년 국정과제 중의 하나인 교원평가제도 개선을 통해 교원 본연의 업무인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원평가 실현을 위하여 교원평가 항목을 줄이고 학교성과급을 폐지하는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이에따라 교원평가 항목 중 근무성적평정과 성과상여금평가를 교원업적평가(성과평가)로 합치고, 교원능력개발평가(전문성평가)는 개선하여 기존의 3개였던 평가를 2개로 줄여 교원의 부담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교원상호평가(다면평가) 결과를 개인성과급 지급에 활용하도록 하고, 학교현장에서 개선 요구가 가장 컸던 학교성과급 제도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학교성과급 제도가 폐지됨으로 인해 개인성과급 차이는 더욱 커지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 기존 학교성과급 제도가 가지고 있던 불만 요소는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비교과교사 성과급 차별 언제까지

현행 교원성과급 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교직사회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 개선 방안은 없을까? 필자의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성과급 차등 폭을 더욱 줄여야 한다. 현행 성과상여금 차등지급 비율은 50%~100% 중 자율 결정하도록 되어있어 최소 50%만 차등지급하더라도 지급 금액의 차이를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2016년 학교성과급이 폐지됨으로써 차등지급 금액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차등지급률을 지금보다 줄여 30%~100%에서 학교단위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다면 성과급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교직사회의 불만도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 성과상여금은 지급 기준일(매년 2월 말) 현재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평가기간 2개월 이상 근무자에게 모두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 현행 성과상여금은 지급 기준일 현재 소속 교원 중 2개월 이상 근무자로 한정하고 있어 2개월 이상 근무했더라도 지급 기준일에 소속하지 않는 경우 성과상여금 지급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기 중 의원면직자나 8월 퇴직자는 성과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2개월 이상 근무한 기간제교사에게 성과상여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기간제교원보다 정규교원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마저 팽배해 있다.

 

셋째, 특수·보건·영양·사서·상담교사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성과상여금은 2015년 교원평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다면평가 결과를 성과상여금 평가에 100% 반영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면평가는 동료교사가 평가하는 정성평가와 수업·생활지도 등 단위학교 내 세부 평가기준에 따른 정량평가로 구성되어 있다.

 

특수·보건·영양·사서·상담교사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일반교사보다 인원이 소수이며, 정량평가 기준도 각 업무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결과적으로 성과상여금 지급에서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교별 성과급 기준 마련 회의에서 가장 많은 갈등의 요소가 되고 있고, 지급 결과에 따른 이의제기의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교사군에 대해서는 근무평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반교사와 별도로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직급별 지급 대상액에 대한 위화감 조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교직사회가 수평적 조직 문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교장이나 교감의 입장에서 B등급의 성과급을 받은 경우 일반교사의 A등급보다 오히려 적다는 사실은 심정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등급 간 격차와 더불어 직급 간 격차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교육이 없으면 입국도 없다"

교사는 사람을 키우는 직업이다. 어느 직종보다도 사람에 대한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직업이다. 현재와 같은 성과상여금 지급 제도는 매년 학교 내·외에서 구성원 간, 같은 직급 간의 갈등을 야기한다. 매년 거듭되는 갈등은 보이지 않게 교직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그의 저서 <교육입국론>에서 “교육이 없으면 입국도 없다”며 교사가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보이지 않는 성과를 애써 측정하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교사에게 사기를 진작하고 열정을 불러일으켜 스스로 전문성을 신장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원들은 금전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실추된 교권을 회복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교육을 통해 더욱 바람직한 사회로 변화되는데 일조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따라서 교원성과급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바로 교육입국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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