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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스마로그(Smalogue)형 교육 디지털화

인공지능이 교육에 도입되면서 개인 맞춤형 교육에 대한 기대를 포함해 장밋빛 청사진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에듀테크에 거는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보다 섬세한 접근을 해야 한다.

 

에듀테크는 하나의 방편일 뿐

 

인공지능 시대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세상이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 되도록 하려면 먼저 우리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 개혁 방향을 공유해야 한다. 에듀테크는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바람직한 인간상에 대한 공감대도 필요하다. 교육 디지털화의 최종 목적은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 최대한 발휘하도록 유도하고, 잠재력을 계발해 행복한 개인이 되며, 나아가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교육 디지털화를 진행할 때 반드시 인간 뇌의 가능성과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 가령 AI와 달리 HI는 어떤 일할 때 동기를 필요로 한다. 많은 AI 맞춤형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이미 학습 동기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학습 흥미와 의욕이 떨어진 학생, 자기 통제력이 약한 학생, 무기력감,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적 어려움을 갖고 있는 학생을 도울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학생의 불행감, 교사의 교직 불만족과 심리적 이직률은 더 심해지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수렵 채집인에게서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로 ‘자기 몸과 감각에 민감함’을 들고 있다. 현대인도 몸을 움직여야 건강이 유지되도록 프로그램이 돼 있어서 수렵채집활동 대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우리 몸의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며 몸을 움직여야 필요한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돼 심신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교육 디지털화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디지털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결과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고 몸을 움직이며 사람을 직접 대할 시간이 줄고 있다. 이는 우울증, 고독감, 소외감 등으로 이어진다. 교육 디지털화를 진행할 때 이런 부작용을 염두에 두며 스마로그(smart +analogue)형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어령 선생이 말한 따스한 디지털 세상(디지로그)과 맥을 같이한다.

 

교사의 지속적 피드백 받아야

 

또 하나 고려할 점은 교사의 특성이다. 새로운 과학기술이 늘어나면서 학생보다 교사가 적응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교사 친화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디지털화 과정의 핵심 주체로 교사를 포함하고 지속해서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아울러 교사들이 디지털화에 적응해야 함을 공감하도록 이끌고, 적응력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교육계의 변화 저항적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하나의 방법은 관심과 관여도가 낮은 분야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국·영·수 등의 핵심 과목보다 독서, 보건, 예체능 등 입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삶에 도움이 되는 과목부터, 대입에서 거리가 먼 유·초등 단계의 교육부터  디지털화를 시도하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교육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한국이 세계의 교육 디지털 허브 국가가 되려면 디지털화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지금까지 이야기한 보다 섬세한 디지털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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