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지금은 거리를 두세요!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22일부터 교육청이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 19 멈춤을 위한 ‘잠시 멈춤’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로나 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아야 아이들이 학교에 나갈 수 있다는 간곡한 호소였다. 10부작으로 기획된 캠페인은 시민들의 동참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인천교육청의 캠페인이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한 컷 웹툰’ 덕분이다. 벽을 마주 보고 밥을 먹는 모습과 함께 ‘비말 걱정이 없으니 꿀맛이구나’ 문구를 담은 ‘면벽식사(面壁食事)’ , 바닥에 누워 음성인식 서비스와 끝말잇기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심심하면 심심이랑 놀기’ 등이 대표적이다.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요즘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 웹툰은 정다운 인천석천초 교사의 작품이다.
인천교육청 홍보추진단 홍보위원으로 활동 중인 정 교사는 교육청의 제안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캠페인을 함께 기획했다. 그는 “짧은 웹툰 형식으로 대응방법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요즘 인기를 끄는 개그 요소를 참고해 재미있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교직 10년 차인 정 교사는 ‘해시브라운’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포털사이트에 유럽 여행기와 카투사 이야기 등을 연재했고, 인천교육청이 발행하는 교육소식지에 ‘와글와글 우리 반’을 2년째 연재하고 있다. ‘와글와글 우리 반’은 초등 저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교육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동안 국정교과서와 EBS 방학생활, 탐구생활 등의 삽화를 맡아 그렸다. 정 교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만화를 그렸다”고 했다.
수업할 때도 그림 실력을 발휘했다. 학습 활동에 필요한 종이 모형(페이퍼그래프트) 도안을 직접 그려서 활용한다. 교실 환경을 꾸밀 때 필요한 그림은 물론 학생들의 선물로 캐리커처를 그리기도 한다. 웹툰에 관심 있는 학생들과 3년째 교내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그는 “동아리에 참가하려는 학생이 많아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동료 선생님들과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길이지만, 학습 결손이 없도록 양질의 학습자료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학생들이 건강 수칙을 잘 지켜서 안전하게 생활했으면 해요. 교실에서 다시 만났을 때 함께 할 활동과 학습자료를 많이 준비해뒀으니까, 하루빨리 재미있게 수업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