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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공모교장 자소서 ‘특정노조 경력’ 표식

무자격교장 이대로 안 된다
<2>노골적인 내 사람 심기
 
‘親진보·교육감’ 단서 대놓고 작성
경기 ‘교장 아카데미’ 출신도 임용
“무늬만 블라인드 심사냐” 바판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올해 무자격교장에 임용된 인사 중 대다수가 자기소개서(자소서)에 특정노조 출신의 활동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무자격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출신의 승진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는 실례가 공개된 것이다. 경기도에서 모든 교원들이 음서제 코스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던 ‘교장 아카데미(미래교육리더십아카데미)’ 출신도 무자격교장으로 임용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 등으로부터 받은 ‘무자격교장 공모 자소서’ 에 따르면 올해 진보교육감 지역에서 무자격교장에 임용된 이들은 공모심사를 위해 블라인드 처리된 자소서에 특정노조에서의 활동이나 교육감 인수위 등의 경력을 대놓고 표기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노조 지부장’, ‘참교육’, ‘혁신교육’, ‘교육감 인수위 활동’ 등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런 자소서의 주인공들은 거의 무자격교장으로 임용됐다. 
 

구체적으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지회를 창립’, ‘신설 학교에서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전 교사가 ○○○에 가입하는 분회장으로서의 쾌거’, ‘1999년 합법화 이후 20년 간 자랑스러운 ○○○ 활동가’, ‘혁신교육 불모지였던 ○○에서 10년 가까이 헌신했던 노력을 인정받아 ○○○○○교육청 교육감직 ○○위원회 정책담당 ○○위원으로 활동’, ‘○○○○○○지회 사무국장과 분회장 활동을 통한 교육운동’, ‘매주~격주 1회씩 교육감님과 교육 현안과 정책, 사업 등을 주제로 정책 협의 진행’ 등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속칭 ‘교장 아카데미’ 출신을 표기한 후보자가 임용된 사례도 나왔다. ‘경기 교장 아카데미’의 경우 대다수 교원들이 무자격교장 공모로 활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던 사안이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 모 초교 부장교사는 “당시 공청회 때 수많은 교사들이 외쳤던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이 됐다”며 “미래교육리더십아카데미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일갈했다.
 

너무 노골적으로 신분을 드러낸 자소서를 걸러내지 못하는데 블라인드 심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부호가 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사실상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무자격교장 공모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교총 관계자는 “이번 자료 조사를 통해 특정노조 지부장, 분회장, 교육감 선거캠프 인사까지 논공행상의 자리로 악용한 폐해가 증명됐다”며 “음서제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이상한 인사가 지속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그런 문구를 달지 말라고 권고만 할뿐 강제하지 않는다. 사실상 봐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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