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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중대재해법, 학교장도 처벌한다?

교총 등 “졸속 입법 중단하라”

단위학교, 사업에 결정권 全無
법령과 교육청 지침 따라 수행
현장엔 전문성 가진 직원 없어

교육시설법, 산안법 등에 이미
처벌조항 있어 중복 입법 논란
교육 활동 전반적 위축도 우려

 

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처벌 대상에 학교장을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면서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 주재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처벌 대상인 자영업자의 범위를 축소하고, 학교장을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안을 논의했다.

 

자영업자 범위를 축소하자는 논리는 다중이용시설은 산업현장에 비해 사업주의 통제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통제가 어려운 학교는 “학원은 포함됐는데 학교는 빠졌다”는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한 번도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처벌 대상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교총은 5일 입장문을 배포하고 학교‧학교장을 처벌대상에 포함하는 중대재해법 논의를 중단하고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은 “돌봄, 급식, 방과후학교 등 학교 사업 대부분이 관련 법령과 규정,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수행하고 있으며, 사업 시행에 대한 단위학교의 선택권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사업주나 경영자와 같은 수준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며 부당하다”고 했다.

 

중복 입법 문제도 지적했다. 교육시설안전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상 책무가 이미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교육시설안전법 위반 시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그럼에도 교육기관인 학교를 일반 사업장으로 취급해 이중삼중의 처벌 입법만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특히 “중대재해법이 졸속 추진될 경우, 안전사고 소지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 학교 교육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거나, 소송 등 각종 법적 분쟁이 빈발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이로 인한 교육력 약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교총은 “학교시설 이용 시민이 재해를 입었을 경우, 학교가 처벌 대상이 된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현재처럼 선뜻 시설을 개방할 수 있겠느냐”며 “중대재해법의 과도한 적용이 불러올 부작용을 고려해 졸속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교장들도 반발했다. 중등교장협의회회장인 김오중 대전서일고 교장은 “학원은 독립된 경영을 통해 영리를 추구하지만, 학교는 사익을 추구하는 사업장이 아닐뿐더러 교육부와 교육청의 정책을 실행하는 하부 정책실행기관으로 독립된 경영체가 아니다”라면서 “학원과 형평성을 이유로 중대재해 처벌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은 무지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와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도 각각 입장문을 내고 학교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교원만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강동인 교육청노동조합연맹 수석부회장은 “학교에는 산업안전 전문가가 없다”면서 “전문인력, 예산 등 안전에 대한 제반 구조와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가진 것은 교육감이나 교육부 장관인데 현장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의 반발에 따라 정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에 학교시설은 적용에서 제외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의견서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을 우려해 학교시설 개방이 크게 위축돼 학교의 지역사회에 대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