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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도 쉴 곳도 없다, 보편적 복지의 그늘

 

코로나19 상황을 겪고 있는 요즘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코 ‘교육격차’, ‘학력격차’, ‘기초학력 부진’이다. 2020년 코로나로 시작한 학교는 40여 일의 휴교를 거쳐 4월 중순 처음 온라인개학을 할 수 있었고, 2학기부터는 온라인 쌍방향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현장의 노력 덕분에 비대면수업에 대한 상당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온라인 수업도구 지원, 수업역량 지원 등으로 비대면 수업역량은 시간이 갈수록 축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학년도에는 학습플랫폼, 온라인수업 접속 프로그램,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개선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교육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아이들
등교수업과 비대면수업이 반복되면서 2021년에는 대면수업의 가치와 장기간의 비대면수업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국 8개 시·도의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2020년 지필평가 결과를 분석해보니, 90점을 득점한 학생 비율은 2019년에 비해 20% 떨어진 반면 60점미만 득점한 학생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에서 감염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듯이 학교에서도 한부모가정 학생, 특수교육 대상자, 기초학력부진 학생 등 학교와 가정의 위기학생들이 교육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19는 ‘교육격차 해소’, ‘결과의 평등’, ‘보편적 교육복지’ 등 교육의 공정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출생률 감소에 따라 교육분야도 매년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학급수 감소, 학교 통폐합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를 그만두는 학업중단학생은 매년 6~7만 명에 이르고, 누적 인원이 30~40여만 명에 달한다. 이들 청소년이 학교 및 사회와 단절된 채 낙오를 경험하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 놓여있다. 


학업중단은 개인적으로 청소년의 사회적 자립과 성장을 저해하고, 국가적으로는 인적자원 손실과 범죄율 증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학교 밖 청소년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함에도 공교육에 비해 국가적·사회적 차원의 투자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0년 발표한 교육부 교육기본통계1에 의하면 학업중단율은 초등학교 17,797명(0.66%), 중학교 9,764명(0.73%), 고등학교 24,978명(1.62%)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초·중·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등학교 학업중단 청소년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학업중단 원인을 살펴보면 예전과 달리 빈곤·비행 등으로 인한 학업중단보다는 학업흥미 저하가 많고, 초·중학교의 경우 미인정 유학·해외출국·장기결석 등의 사유가 많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학업 관련, 교사 및 또래와의 대인관계 갈등, 학교규칙 등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부적응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의 유형을 학습형, 취업형, 무계획·무업형, 사회부적응·비행형, 장애형2 등으로 구분하고, 유형에 따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요즘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상시적 무력감에 빠져 있는 무기력 청소년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은 학업중단 이후 스트레스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면서 심리·정서적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학교를 그만둔 뒤 이전과 달라진 생활패턴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스스로 고립된 감정과 상시적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학업중단은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이전 학교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데서 오는 소외감과 이질감을 경험하게 되고, 따돌림 경험이 있는 경우 은둔형 외톨이 증상을 보인다. 게다가 학업을 중단한 이후 생활 속에서 자신의 미래설계에 대한 의지 부족과 가정의 도움 부족으로 사회생활을 위한 자립 기반 마련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 내 각 부처는 학업중단 원인을 분석하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가
우선 교육부는 학업중단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해 비영리법인·사회단체 등을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하여 학교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학업중단 징후가 있거나 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전문상담을 받으며 2주 이상 숙려하는 기간을 갖게 하는 학업중단숙려제와 Wee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내 부적응 학생예방과 조기 발견 및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 또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의무교육단계 미취학·학업중단학생을 위한 학습지원사업을 통해 실질적 학력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 여성가족부는 전국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상담지원·교육지원·직업체험·취업지원·자립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의식주 등 기초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초생계비·숙식비·건강검진을 위한 비용을 제공한다. 아울러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가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일정 기간 보호하며 상담·주거·학업·자립 등을 지원하는 청소년쉼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위기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자활지원관과 건강진단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법무부는 청소년꿈키움센터와 소년원학교를 운영한다. 고용노동부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취업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보편적 교육복지정책이 줄기차게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육복지는 새로운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 비대면수업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중위권 이하 학생, 가정의 학습 도움을 받기 어려운 학생,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등은 기초학력이 부진하거나 학력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비대면수업은 테블릿PC,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와 Wi-Fi 등 무선인터넷 등의 학습도구와 함께 다양한 학습플랫폼을 배우기 위한 디지털 문해력 또한 필요하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기반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돌봄지원·생활지원·건강지원·상담지원·교육복지지원 등의 정책을 중앙정부·지자체·교육청뿐만 아니라 마을까지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정하고 다방면에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코로나19로 새롭게 대두된 학력격차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교육복지의 주요 관심이었던 저소득층 학생, 한부모가정 학생, 다문화가정, 특수교육 대상자, 위기학생,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 


다섯째, 현재 교육청과 지자체들은 많은 교육복지 관련 정책을 마련, 학생 맞춤형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입안자 중심의 정책이 아닌 수요자 중심 정책이 아쉬운 실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정부주도의 획일적인 정책은 강요로 느껴질 수 있다. 학생 개개인이 놓인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과 처방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미래의 학교 밖 청소년 정책방향은 학생 주도성 강화, 단위학교 책무성 강화, 학습의 시·공간적 제약 극복,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 등 언제 어디서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상시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을 문제아라고 여기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아이들은 모두 우리 아이들이며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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