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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문장은 바로 나! 골문은 내가 지킨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골리 꿈꾸는 성도현 선수
평소 침착한 성격 덕분…안정적인 수비가 장점
협동과 이타심 중요한 종목…인생 가르침 얻어
재단 장학금으로 스틱 등 장비 부담 덜어 ‘감사’
“지도자 돼 어려운 후배들에게 재능기부 할 것”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빙상에서 고무로 만든 원반인 ‘퍽’을 스틱으로 쳐 골대에 넣는 경기 아이스하키. 빠른 스피드와 격렬한 몸싸움,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 강렬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화려한 경기 뒤에는 언제나 든든하게 골문을 지키는 ‘골리(goalie)’가 있다. 서울 광성고에서 학생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성도현(3학년) 군의 포지션도 ‘골리’다. 그는 현재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진학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축구나 다른 종목에 비해 아이스하키에서는 골리의 비중이 60% 정도로 큰 편이다.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는 경기 동안 60~90개 정도로 많은 슈팅이 날아오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고 퍽을 안정적으로 막아내는 평정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의 가장 뒤에서 선수들과 소통하며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최종 수비수의 역할을 해야 하기에 리더십도 요구되는 그야말로 ‘만능 플레이어’가 필요한 자리다. 
 

“시합 끝나고 나서 ‘네 덕분에 이겼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해요. 팀 내에서 무언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도 들고요. 그만큼 책임감도 큰데 평소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 이라 실수가 적고 안정적인 편이라는 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성 군은 초등 2학년 때 피겨스케이팅을 하던 누나를 따라 아이스링크장에 다니다가 자연스럽게 하키를 접하고 취미로 즐기게 됐다. 그러던 중 팀원들과 호흡하며 협동하는 팀워크의 매력에 빠졌고 선수를 목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팀 소속으로 학생운동선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16세 이하 청소년대표를 지내며 기량을 키웠고 2018년에는 서울특별시장기 중등부 아이스하키 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한 후 ‘베스트 골키퍼상’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이종훈 감독은 “도현이는 세이브율이 92%에 달하는 A급 골리”라며 “경기에서 능동적인 생각을 가지고 팀원들과 소통하는 데다 평정심이 굉장히 좋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아이스하키가 그 어떤 종목보다도 ‘이타적인’ 스포츠라고 했다. 개인적인 포지션을 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료에 대한 배려와 도우려는 마음이 합을 이뤄야 비로소 빛이 나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성 군은 항상 자신을 믿어주는 감독님으로부터 스포츠 정신과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얻었다고 귀띔했다.
 

“스포츠의 목적은 ‘수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격수는 실력이 좋으면 혼자서도 다 제치고 들어가 골을 넣을 수 있지만 수비는 한 명이라도 빠지면 우르르 뚫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협동하고 한 발씩 더 움직여주고 도와주는 끈끈함이 중요한 거죠. 하키를 하면서 이런 스포츠 정신이 우리 인생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패드와 보호대, 헬멧과 스틱 등 20~25kg에 육박하는 장비들은 무게도 무게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장비를 모두 합치면 최소 500만 원에 달한다. 20만 원 정도 하는 스틱은 연습량이 많을 때는 3일 만에도 부러져버릴 정도로 교체가 잦은 소모품이라 가계에 부담이 컸다. 다행히도 성 군은 올해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에 선발돼 장비나 팀 회비 등 운동에 필요한 비용을 장학금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성 군은 “그동안 감독님과 선생님들께서 재능기부로 운동을 가르쳐주시고 장비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여러모로 힘써 주셨지만 그럼에도 스틱 등 자주 교체해야 하는 장비나 팀 회비 등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포기해야 하나 생각도 했었다”며 “재단 지원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변의 성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실적을 쌓고 실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 그는 코로나19로 지난해와 올해 시합을 뛸 수 없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경기 실적과 내신 등급에 따라 진학이 결정되는데 2년째 이렇다 할 시합을 치르지 못해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모여서 하는 연습도 금지돼 선수들끼리 자율훈련을 하거나 개인훈련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 또한 큰 상황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목표했던 18세 이하 청소년대표 선발도 취소됐다.
 

성 군은 “아쉽지만 팀원들과 더 친밀해질 기회라 생각하며 목표한 연세대 진학과 국가대표, 그리고 미래에 지도자가 될 꿈을 꾸며 더욱 노력하고 있다”며 “요즘은 세이브율을 높이기 위해 슈팅이 날아올 때 끝까지 보고 막는 부분을 보완하는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차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은퇴한 후에는 지도자가 돼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친구들이 부담 없이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재능기부를 할 겁니다. 감독님께 배웠던 것처럼 후배들에게 한 발 더 움직여주고 동료를 먼저 도와주라고 가르치면서 팀워크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몸소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교육신문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의 지원을 받는 아동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학업·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아동 556명에게 약 1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후원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전용 후원 계좌
국민은행 102790-71-212627 / 예금주: 어린이재단
기부금영수증 신청 1588-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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