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식투자가 대중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스피가 3,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막상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본인의 투자능력을 믿거나 특정 기업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맹신했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살아있는 동물입니다. 그중에서 주식은 더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경제를 예측하는 것도 어려운데 주가가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믿고 투자하는 것은 꽤 위험도가 높은 행위입니다. 그나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이 덜 하지만 만약 코스피가 하락기로 접어들면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연평균 9% 수익을 내는 지수추종 ETF
그래서 가장 좋은 투자법은 자신의 투자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평균을 추종하는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코스피·S&P500·나스닥 등 증시지수는 장기 관점에서 보면 항상 우상향합니다. 장기로 투자하면 돈을 잃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2001년 6월 코스피 지수는 595지만 20년이 지난 2021년 6월 기준 코스피 지수는 3,303으로 5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연평균 9% 수준으로 상승합니다. 만약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ETF(Exchange Traded Fund)에 투자했다면 배당을 빼고도 연 9%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예금이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주면서 지수가 계속 우상향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안전한 투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주식으로 가장 큰 부자가 된 워런 버핏조차도 자신이 사망하면 부인에게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돈을 맡기라고 말할 정도로 지수추종 투자전략은 장기로 투자할 경우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장기 ETF 투자라면 IRP로 해서 13.2~16.5% 초과 수익을 얻자
노후자금을 목적으로 장기투자를 할 사람이라면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를 통해 ETF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개인형 퇴직연금이라고 불리는 IRP는 교직원은 의무대상이 아니지만, 증권사를 통해 퇴직연금계좌(IRP)를 개설하면 연 700만 원 한도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RP에 연 700만 원을 납부했다면 세액공제로 111만 5천 원을 연말정산 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납부만 했을 뿐인데 연 16.5%의 수익을 낸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돌려받은 111만 5천 원은 재투자해서 복리수익을 얻으면 노후자금을 더 빠르게 불려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IRP로 ETF 투자가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돈을 납부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ETF 투자를 하면 훨씬 더 많은 세금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ETF를 사서 배당을 받으면 배당소득세, 차익을 얻으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배당소득세만 해도 기본세율이 15.4%, 양도소득세의 경우 22%인데 IRP를 통해 ETF로 수익을 내면 이 세금들을 내지 않습니다. 대신 55세 이후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수령액에 대해 수령시기에 따라 3.3~5.5%의 세금을 내게 됩니다. 그럼 납입한 원금과 수익을 합쳐서 연금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손해가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있겠지만 잘 생각해봅시다. 이미 납입한 원금에서만 13.2~16.5%의 세액공제를 받았고, 배당수익·매매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세금을 감면받은 투자금은 다시 IRP에서 재투자가 되었으니 복리로 더 큰 수익을 내는 셈입니다. 그러니 연금소득세를 낸다고 아까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어떤 ETF를 투자할 수 있을까?
IRP 내 ETF 투자는 제한이 있습니다. 우선 모든 ETF를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에 투자는 불가능합니다. 장기투자 목적이기 때문에 지수 ETF나 주식형 ETF에 투자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하지만 주식형 ETF는 매수시점 기준 최대 70% 비중으로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차후에 ETF 수익이 발생해 비중이 70%를 넘어간 것은 괜찮습니다. 그럼 나머지 30%는 현금으로 들고 가야 할까요? 아닙니다. IRP는 위험자산 비중을 70%로 제한한 것이지 ETF 비중을 70%로 제한한 것이 아닙니다. 70%는 주식형 ETF, 30%는 채권형 ETF로 채울 수도 있습니다. 채권 ETF는 안전성을 가지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30%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IRP도 단점이 있을까?
IRP 계좌 수수료는 연 0.3% 수준이지만 최근 수수료 무료 선언을 한 증권사가 늘고 있어 수수료 부담을 덜었습니다. IRP는 은행에서도 가입할 수 있지만 ETF 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가 더 좋고, 은행에서 가입한 IRP도 증권사로 이전시킬 수 있습니다. IRP 수령 시 연금소득세가 발생하는데 늦게 수령할수록 세율이 낮아집니다.
가장 큰 단점은 중도해지를 할 경우 그동안 이득을 봤던 세액공제액과 감면세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IRP는 퇴직연금입니다. 국민의 노후안정을 위해 세금혜택을 준 상품이기 때문에 중도에 해지하지 않아야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최대로 받고자 연 700만 원을 납부할 경우 나중에 결혼과 내 집 마련 시 목돈 부족으로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IRP에 너무 많은 돈을 넣기보다는 결혼이나 주택문제를 해결한 이후 잉여현금이 발생하는 시점에 IRP에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