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로 공개 행보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교육계로 눈을 돌렸다. 지난 10일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을 내방해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을 비롯한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과 만나 교육 현안을 청취하고 구상 중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하 회장은 "교육은 현재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공공성과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고 있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 이어 "교육이 국가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국민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 없이 교육 정책이 추진되고, 정권을 초월해 장기적으로 국가 교육 정책을 결정해야 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하 회장은 "고교체제가 시행령 수준에서 폐지되고 준비도 안 된 고교학점제는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백년대계를 세울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 회장은 "올바른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교육을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추진할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교육자들의 열망을 잘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하며 ‘교육 정책 현안 10대 과제’를 윤 예비후보에게 전달했다.
윤 예비후보는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하면서 ‘다양성 보장’과 ‘학교의 자율성 존중’ 등을 교육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윤 예비후보는 "교육도 수요자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식사 메뉴를 정해주듯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교육 당국은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국가가 교육에 개입하고 통제하고 있다"며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인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은 공공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것과 함께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이 함께 기반이 돼야 한다"며 "문제 사학은 법적 제재를 하더라도 여타 사학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교육도 언급했다. 윤 예비후보는 "혁신교육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혁신교육의 실체가 정치교육이고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정작 가르칠 공부를 제대로 안 가르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는 "교사가 오랜 경험을 거쳐 교감, 교장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은 기본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간담 후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회관 1층에 마련된 교총 사료실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교육 입국을 이룩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