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교섭의 계절이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라 교육기본법 제15조제1항에 따른 교원단체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지위 향상을 위해 교육부 장관과 시·도교육감에게 교섭·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 현장 교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였던 시·도교총도 하나둘, 교섭에 나섰다. 시·도교총이 올해 교섭에서 주력하고 있는 과제는 무엇인지, 교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서강석 충북교총 회장
-현재까지 교섭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지난 2019년 충북도교육청과 교섭 체결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회원들의 의견을 수합해 교섭안 초안을 작성했고, 충북교총 교섭위원회 교섭위원 11명이 두 번의 회의를 거쳐 최종 교섭 요구안을 작성했다. 지난 10월 충북도교육청에 ▲전문직 교원단체의 다양한 활동 보장 ▲교원 처우 및 근무 여건 개선 ▲교원 신장 및 전문성 신장 ▲교원 승진 및 인사제도 등 4개 영역에서 부칙 포함 77개조의 교섭 요구안을 제출했다. 현재 교육청에서 교섭 요구안을 1차 검토해 항목별로 수용 여부를 알려온 상태다.”
-특히 신경 쓰는 교섭 과제가 있다면
“과제 하나하나가 회원들의 의견이 반영돼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교원의 업무경감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및 전국 단위 모의고사 결과 익명 공개, 행복씨앗학교 예산 지원 및 사용 공개, 교원 포상 관련 투명성 확보, 공정하고 투명한 교장공모제 운영, 교육 전문직원 선발 시 전문 분야 선발 폐지 등 교섭 과제를 마지막까지 요구하고 협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왜 해당 내용을 핵심 교섭 과제로 선택했는가
“우선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해 교원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 생활지도, 상담 및 진로지도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형식적 업무 축소 및 관행적 공문서 감축을 요구했다. 또 교육청 내 타 단체와의 교섭 체결로 교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없게 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학생, 학부모, 학교 모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그에 따른 대책 수립도 어려웠다. 그래서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와 도내 평준화 일반계 고등학교의 전국 단위 모의고사 평가 결과를 학교명은 익명으로 공개해 알 권리를 충족함과 동시에 학력 진단과 피드백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충북형 혁신학교인 행복씨앗학교의 예산이 사업 목적에 어긋난 집행을 막고 일반 학교와의 예산 지원 차별을 바로잡고자 한다.”
-충북도교육청의 납품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역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해 2월 충북도교육감과 도교육청의 납품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김병우 교육감을 배임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도교육청이 검찰에 압수수색까지 당한 상황에도 김 교육감은 납품비리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자신을 고발한 시민단체를 맞고소한 상태다. 충북교총은 지난 9월 23일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비리로 얼룩진 충북교육에 최고의 도덕성과 청렴이 필요한 때임을 지적하는 한편,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최종 결재권자인 김 교육감 스스로 중대한 위기 상황임을 인식하고 교육 가족에게 진실성 있는 사과와 함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요구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교육청은 다른 어느 기관보다 청렴해야 하는 조직이다. 도교육청의 자발적인 청렴, 자정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공동으로 입찰해 구입하는 다수입찰 방식을 취하고 관급계약 현황을 공개, 투명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 교육청 감사 인력 구성 시 내부 인력과 함께 외부 인력도 반드시 참여하게 하는 것도 납품 비리 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주요활동을 꼽자면
“언론 대응 활동을 들 수 있다. 도교육청의 코드인사, 인사관리 기준 개정, 특정도서 일방 배부 논란, 납품 비리 등 지역 이슈와 중대재해처벌법에 학교 제외,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법률안 통과 등 교육 현안에 이르기까지 올해만 27건의 언론 대응 활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으로 회원들이 교총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