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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시대 스태그플레이션을 대비할 때

 

모두가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 이유

러시아 사태로 안 그래도 90달러에 육박하던 유가가 순식간에 115달러를 넘어 섰다. 2011년 이후, 100달러를 넘은 것이 11년만이다. 이제 고유가로 인한 물가인상 압박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문제다. 물가인상은 투자자뿐만 아니라 경제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부담이 된다. 따라서 세계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를 다소 죽이는 일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을 말한다. 유가가 오르면 제품가격이 오르고, 운송비가 오른다. 석유화학제품은 다방면에서 쓰이기 때문에 안 오르는 물가가 없을 정도다. 유가가 100달러가 넘으면 중남미에서는 콩·옥수수기름을 짜서 쓴다. 그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럼 먹거리가 부족해진다. 곡물가격도 오르기 시작한다. 물가가 오르니 소비하기도 힘들다. 10만 원으로 장을 봐도 이전처럼 물건을 사지 못한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장바구니가 가벼워진다. 필수적으로 사야 하는 물건 외에는 살 돈이 부족해 지출을 멈추게 된다. 예를 들어 TV·컴퓨터·스마트폰·자동차 등은 당장 사지 않아도 되는 고가의 물건들이다. 그럼 이런 기업들은 실적이 하락하고 주가도 하락하게 된다. 반면 야채·고기·빵·라면 같은 필수 소비재는 가격이 올라도 살 수밖에 없다. 가격인상을 해도 고객이탈이 적다. 그래서 1차 산업제품들 농산물·광물·목재·에너지 기업들은 좀 더 유리한 입장이 되고, 가격인상이 어려운 제품들은 살아남기 어려워진다.

 

인플레이션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수십 년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다. 미국에 이민 온 유럽인들이 인디언에게 맨해튼 땅을 샀을 때 가격은 1달러였다. 물가는 계속 오른다. 땅도 주식도 오랫동안 두면 계속 상승한다는 말이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니 미리 구입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내년에 차를 사면 3,000만 원이고 지금 사면 2,500만 원일 경우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지금 사려고 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은 소비를 촉진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가 좋으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인지, 경기가 나쁜데 물가가 오르는 것인지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인건비가 오르고, 제품가격을 올리고, 물가가 오르고, 회사 이익이 늘어나니 증시가 오른다. 노동자도 사업가도 돈을 버니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반면 경기가 나쁜데 물가가 오르면? 살 사람이 없으니 기업은 이익이 줄고, 노동자를 해고하고, 인건비를 올리기 어렵다. 그러니 소비여력은 더 없고, 물가가 오르면서 삶이 팍팍해진다. 우리는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보통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는 경기가 좋았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온 적은 1970년도 초반과 1980년이었다. 그 이후로 우리가 겪은 것은 인플레이션이었다. 2008년에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었지만, 경기가 더 좋았다. 물가상승은 경제위기를 만나면 꺾이게 된다. 반대로 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2020년 3월이 그랬다. 하지만 결국 물가는 다시 오르고, 자산가격도 같은 방향으로 오르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는데?

작년까지 모두 인플레이션이라고 생각했다. 경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신흥국들의 경기침체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미국 경기가 홀로 좋은 상태라 체감이 덜 되지만, 미국마저 경기침체로 들어서면 전 세계가 침체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물가는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와 침체의 뜻을 가진 스태그네이션이 합쳐진 단어가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지도자는 이것을 제일 무서워한다. 경기가 나쁘니 돈을 풀어서 경기를 살리고 싶은데 물가가 무섭게 올라 돈을 풀 수도 없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국가 입장에서는 꽤나 난처하게 된다.

 

스태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방법은 있다. 하지만 매우 고통스럽다. 우선 금리를 모두의 예상보다 훨씬 더 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한국의 기준금리가 1.25%라고 하면 10%까지 올리는 것이다. 그럼 대출받은 가계·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금리가 높기 때문에 물가를 잡을 수가 있다. 그렇게 물가를 완벽히 꺾어 놓고 나면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 시간이 지나면 경기가 살아나고 다시 정상화되겠지만, 그 사이 국민의 고통이 크다. 그래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스태그플레이션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 금과 원자재다. 1970년 1차 오일쇼크 당시에 주식도 부동산도 크게 하락했었다.

 

제일 무서운 것은 디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가 올해는 3,000만 원인데 내년에는 2,700만 원, 내후년에는 2,400만 원으로 점점 가격이 내려간다면 여러분은 올해 차를 살까? 소비를 미루게 된다. 최대한 늦게 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업들은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지독한 불황을 맞게 되고, 해고와 원가절감으로 버텨야 한다. 옆 나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이야기다.

 

증시도 부동산도 계속 하락하니, 투자하면 바보가 된다. 저축이 유일한 재테크가 된다. 그래서 저축률은 엄청 높은데 경기는 나빠 돈이 돌지 않는다. 이 경우 인플레의 반대로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하면 경기가 좋아지리라 생각해서 중앙은행들은 지속적으로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린다. 그런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이미 사람들의 신념이 ‘투자하지 않고 저축만 해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같은 경우는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까지 간 적이 있었다. 일본도 제로금리 수준을 꽤 오래 유지했다. 이럴 경우 외부환경 변화와 산업 변화로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고용이 늘어야 경기가 살아난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뻔했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가 동시에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면서 경기가 살아났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빌려준 돈은 중앙은행이 결국 다시 가져가야 한다. 지금이 그때이고, 시장에서 점차 빠지는 돈은 경우에 따라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 사태로 유가가 더 크게 올랐다. 지금은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지키기 위해, 스태그플레이션을 대비 해두는 것이 좋은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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