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재정 확충 방안을 놓고 유·초·중등 교육예산 일부를 대학에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2일 ‘대학균형발전특별회계법안’,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안’,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한 총 4명의 진술인들은 유·초·중등 교육예산을 떼어 대학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찬반이 절반씩 나뉘었다.
김병주 영남대 교수와 하연섭 연세대 교수는 이 같은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에 찬성한 반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별도의 재원으로 안정적인 고등교육재정을 확보하자는 주장을 폈다.
하 교수는 “고등교육 특별회계가 현 단계에서 고등교육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지방대 발전과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의 자율성·유연성 증진에 투자돼야 한다”며 “그러나 대학마저 교부금 지원 대상으로 추가함으로써 칸막이식 재정 운용을 심화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지방재정교부금 일부를 떼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재원으로 안정적인 고등교육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유·초·중등 교육예산 가운데 3조 원가량을 이관해 대학을 지원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신설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대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국회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난색을 보인다.
한편, 이날 정부가 각 지역 교육청에 배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상당 부분이 회계연도 중간에 배분돼 교육청과 학교의 효율적인 재정 운용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진교 의원(정의당)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회계연도 중간에 교육청으로 보낸 세계잉여금 정산분, 추경예산은 큰 폭으로 증가해 올해는 25%(16조2381억원)에 달했다.
예산은 전년도 말에 확정하기 때문에 회계연도 중간에 목돈이 생기면 별도의 예산안을 짜 시·도 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등 집행 기간이 촉박한 문제로 적기에 쓰이지 못한다. 기금에 적립하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배 의원은 “장부상 숫자는 커 보이지만 교육청과 학교는 재정을 운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