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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리가 알아야 할 학폭이야기> 현장에서 본 촉법소년 연령 하향

“저는 아직 촉법(소년)이라서 처벌 안 받아요.”

“촉법 기간 지나려면 아직 6개월 남았어요. 그때까지는 좀 놀아야죠~

“촉법 기간 지나면 사고 안 칠 거예요. 걱정 마세요~.”

 

각 학교를 대표하는 소위 사고 치는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공통적으로 본인의 나이가 촉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인식이 매우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나이니까 괜찮다’는 생각 때문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을 대놓고 조롱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한다.

 

촉법소년이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형사 미성년자를 뜻한다. 소년법에 따라 소년원 송치, 보호관찰, 사회봉사 등의 보호처분을 받지만 가장 무거운 처분(10호)을 받아도 2년간 소년원에 다녀올 뿐이며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9조의 규정 때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5년간 강력범죄를 저질러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 3만 5390명 가운데 만 13세가 2만 2202명(62.7%)에 달했다. 이 기간 전체 촉법소년 또한 6282명→6014명→7081명→7535명→8474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보호관찰 중인 소년범의 재범률은 2020년 13.5%로 성인 재범률 5%의 2배가 넘는다.

 

지난 6월 리서치 전문업체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성인 남녀 3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2%가 연령 하향에 찬성했고 연령 하향 시 범죄율 감소 효과를 묻는 항목에는 77.5%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형사처벌이 가능한 소년의 연령을 현행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던 소년범죄 대응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형사 미성년자 연령 문제뿐만 아니라 교정·교화 강화, 피해자 및 인권 보호 개선, 인프라 확충을 망라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인권위는 “어린 소년범에 대한 부정적 낙인효과를 확대해 소년의 사회복귀와 회복을 저해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서의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있으며 소년범죄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에 적절히 대응하는 실효적 대안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 80%가 법무부의 입장에 찬성하고, 넷플릭스 인기작 ‘소년심판’에서도 촉법소년이 정면으로 다루어져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금 분위기에서 보면 13세로 연령이 낮춰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게다가 기준 연령을 14세로 정했던 1953년은 70년 전이므로 그때와 지금 청소년들의 정신적, 육체적 성숙도를 고려하면 1살 낮추는 것이 불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에 대해서는 연령 현행화가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지만, 절도처럼 상대적으로 죄가 가벼운 범죄에 대해서까지 엄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동네마다 있는 무인 점포에서 과자를 한 개 훔쳐서 절도로 입건되거나 친구들과 함께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셋이 하나씩 먹다가 특수절도 등으로 입건되는 경우가 많은데, 연령이 낮아지면 전과자를 양산하게 된다.

 

법무부는 “이번 소년범죄 종합대책이 단순한 엄벌주의가 아니라 소년범의 교정·교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처벌과 교화 프로그램을 적용하더라도 소년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절도 등의 범죄에 대해서는 훈방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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