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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교원자격체제 흔들지말라

짧은 시간내에 선진국의 산업화를 따라 잡기 위해서도 교육이 중요했었지만 지식정보사회를 위해서는 교육이 더 중요시된다. 지식정보는 교육에서 만들어 내는 것이지 연기나는 공장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은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에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차지한다. 질 높은 교육을 국민에게 제공해주는 나라만이 새로운 시대에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뻔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모두 `교육, 교육, 교육'을 외치며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의 질은 전적으로 교사의 손에 달려 있다. 교육의 질 향상에 용량 높은 컴퓨터나 최신식 멀티미디어 시설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바로 교사이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나라에서는 교사의 질과 전문성 향상, 교사 인력자원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원정책은 계속 뒷걸음질만 쳐왔다. 오히려 일제시대, 정부수립 후 초기에 교원우대책을 써 우수인력이 교직으로 유인될 수 있었다. 심지어는 6·25 전쟁통에도 군면제를 해주거나 단기복무를 시키면서 우수인력을 교직에 확보하려 했었다. 사범학교나 사대에 들어가기도 힘들었었다.

산업화로 경기가 한참 좋을 때는 교직의 우수인력들이 산업계로 빠져나가기도 했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우수인력은 교직을 외면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을 임용고시 정책으로 시험 잘 보는 사람이 잘 가르치는 사람, 우수교사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었다.

거기다 정년단축, 명예퇴직 부채질로 옛날의 실력자, 경력 교사, 우수 교사를 다 쫓아내고 이제 우수교사는 고사하고 무능교사라도 숫자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 졸렬한 교원정책 탓이다. 임용고시 응시자가 구름떼처럼 몰려들어도 그 중에 우수교사는 몇 명 추려내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갈 데 없어서 교직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속에서 우수교사 자질이 없는 속에서 우수교사를 찾을 수 있겠는가. 모래밭에서 보석 찾기다.

졸렬한 교원정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수한 인력이 교직에 유입될 수 있도록 현재와 같이 지나치게 폐쇄적인 교원자격증 취득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면서 일반대, 비사범계 졸업자로 하여금 교육대학원을 수료하게 하여 교사자격증을 주는 제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교직에 뜻이 없어 일반대, 비사범계 대학에 갔던 사람이 교육대학원 나온다고 우수교사가 될 것이라 믿을 수 있나. 그렇게 사범대가 많고 교직과정이 많은데도 실력이 모자라 이 속에 끼지도 못했던 일반대, 비사범계 학생이 교육대학원에서 우수인력으로 갑자기 둔갑할 수 있겠는가. 취직 안되고 갈 데 없어 교사자격증 따기 위해 마지못해 교육대학원에 온 사람을 대상으로는 강의할 의욕조차 사라지던 실제 경험을 나는 갖고 있다.

일반대에서 취직 못해서 마지못해 교육대학원에 오는 패배자가 교직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교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되겠다는 동기와 사명감이 더 중요하다. 우수교원을 억지로 쫓아내고 나서 당장 급한 수급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임용고시를 더 치르고,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초등에서 소화시켜 초·중등 각각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또 교대 정원을 늘린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뒤죽박죽, 허둥대는 교원정책을 써야 하는가. 일반대 출신에게 교사자격 취득을 개방하는 쪽으로 개방정책을 쓰려하면서 사대졸업생을 줄여나간다는 것은 또 무슨 논리인가. 교육대학원을 연수기관이 아닌 양성기관화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사대를 줄이고 교육대학원을 양성체제로 바꾸려면 교육대학원생이 사대출신보다 더 우수인력이라는 확증과 교육대학원 교육이 사대교육보다 우수하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한 나라의 교원정책이 방향감 없이 흔들리고 있다. 세상의 모든 교사를 촌지교사, 체벌교사로 죄인 취급해놓고 또 전문직에서 존중되어야 할 경력교사, 원로교사를 무능교사, 늙은 교사로 매도해 궁지로 몰아 넣어 교원의 사기와 의욕, 사명감을 짓밟아 놓고 이제 "우수인력 교직 유입"한다니 그게 가능하겠는가. 또 하나의 저질화, 퇴보화 정책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진정 우수인력 교직 유입을 원한다면 교원우대 정책을 먼저 쓰고 교원존중 풍토와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먼저 하라. 교원과 교직이 우대받고 존중받는 냄새만 풍겨도 우수인력은 저절로 꼬여들게 마련이다. 교원을 우습게 보고 교원 기죽이기를 한 후에 우수인력 꼬이기를 한다면 이는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교원자격제도 흔들기보다 먼저 교원사기 복원에 1세기는 투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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