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직장에서는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갈등이 이슈지만, 학교에서는 오래전부터 교사와 학생 간 갈등이 있어왔다. 개발도상국에서 성장한 교사와 선진국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도통 서로를 이해하기가 힘들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불리는 이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오늘도 전국 각지 학교의 교사들은 머리를 싸맨다. 2024년 가을,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보고, 토론할 만한 영화 3편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 편은 이미 개봉해 관객들의 입소문을 모으며 장기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중산층 가족의 섬뜩한 모습을 보여주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이다. 또 다른 한 편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가 발견된 홍콩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 홍콩 영화 연소일기(감독 탁역겸)이고, 마지막 한 편은 난임 교사의 학급에서 한 여학생이 임신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스크린에 담은 최소한의 선의(감독 김정현)이다. 좋은 영화는 영화가 끝난 뒤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영화다. 새교육 11월호 ‘시네마 톡톡톡’에서 소개하는 세 편의 영화는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극장을 나서면서부터 머릿속에 생각할 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영
지난 10월, 교육부는 기존의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폐지하고 교원역량개발지원제도로 전환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비판 받아온 기존 평가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교사들의 자율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유익으로 다가올지는 의문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 폐지 배경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사들의 교육적 역량을 평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평가가 지나치게 주관적인 요소에 의존해 실제 교사의 역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가 포함된 평가방식은 교사의 인기에 좌우되는 등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평가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 나아가 서술형평가에서 발생한 성희롱 논란은 교사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례로,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 만족도 조사는 학생 인식 조사로,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학교 평가로 대체되었으며, 강제적으로 실시되던 능력향상 연수도 폐지
올해 두 가지 상반된 뉴스에 심기가 매우 불편해졌습니다. 둘 다 AI에 대한 이야기인데 하나는 해외 미디어에 소개된 국내 뉴스, 다른 하나는 국내 미디어에 소개된 외국 뉴스입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한국을 ‘딥페이크 공화국’이라고 했습니다(2024.3.7.). 딥페이크는 AI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영상물이나 이미지를 사실처럼 창조해 내는 최첨단 기술입니다. 실물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그 첨단 기술을 한국에서는 중·고등학생들마저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랑스러워하고 자축할 일은 아니지요. 한국이 ‘딥페이크물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지목되었다’고 합니다(한겨레21, 2024.10.01.). ‘한국은 전 세계에 확산한 딥페이크 음란물의 약 절반을 공급하는 국가’라며 ‘한국의 딥페이크 음란물 사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짚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딥페이크 범죄 피의자의 80% 이상이 10대’라는 통계입니다(여성신문, 2024.10.8.). 즉 한국에서는 그 위력적인 AI 기술을 쉽게 배워서 못된 짓을 하는 후진 사람들이 많다는 참으로 창피한 뉴스입니다. 다른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는 처벌되는 아동학대 유형들을 구분하며, 제5호에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것을 흔히 ‘정서적 학대’라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말하는 ‘정서적 학대’가 어떤 행동을 말하는 것인지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교원들 사이에는 ‘아동기분상해죄’나 마찬가지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유행할 정도다. 이러한 정서적 학대 규정의 모호성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2015년, 2016년, 2020년에 다루어진 바 있다. 세 번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해석이 다소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다양한 형태의 정서적 학대행위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필요가 있고, 어떠한 행위가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법관의 해석에 의해 구체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요지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이러한 정서적 학대 규정에 대해서 많은 교원이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려 판단을 구하고 있다. 다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결국은 문자로 표현되는 법이라는 한계 내에서 어떤 행동을 정서적 학대라고 할 것인지에 대해 명문화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집단면접 실전 스킬을 살펴본다. 이번 호에서는 집단면접 토의·토론 공통 참고사항, 토론과 토의 2가지 집단면접 방식에 대한 형식, 집단면접 예상 답안 작성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집단면접 실전 스킬에 대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집단면접 형식 연습 가. 토의·토론 공통 참고사항 • 개별 발언시간 초과 시 고지 여부 • 모두 입장 후 1명씩 돌아가며 인사 후 착석 • 필기 가능 여부 • 문제지 펼치며 시간 측정 시작 • 번호 순서대로 찬성/반대(예: 1~3번 찬성/ 4~6번 반대) - 1차 토론 후 입장을 바꿔 재토론 실시 • 찬성 측(혹은 반대 측)부터 발언/ 자연스럽게 시작 • 사회자 및 퍼실리테이터, 정리자(노트북) 유무 위에서 제시한 공통적인 사항 중에서 필기가 가능하다면 키워드 중심으로 간단히 메모하여 활용하면 핵심 내용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발언 순서를 기억해야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 갑자기 끼어든다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입장을 바꾸어 다시 토론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부분과 함께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간단하게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반대 입장에
통학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이 잔디운동장을 가로질러 텃밭으로 간다. 물조리개를 들어 자기가 담당한 텃밭작물에 물을 주고 교실로 들어간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 건물 뒤 ‘학교 숲’에 있는 닭과 미니돼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간다. 산호를 모티브로 한 조회대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물고기가 헤엄친다. 중앙현관 앞에는 색색깔 장화가 장화꽂이에 거꾸로 꽂혀있다. 아이들이 한 칸 한 칸 직접 만든 장화꽂이이다. 중앙현관에는 아이들이 언제든 할 수 있는 간이 농구골대와 VR 키네트 스포츠 기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여느 학교와 다르다. 아이들은 자작나무와 고래 벽화가 그려진 중앙계단을 올라 교실로 향한다. 이 중앙계단은 2022년 부임한 박상철 교장이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늘 지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 속에서 놀이 속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숲놀이 학교’. 건물 안팎 모두가 바다이자 숲인 이곳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죽화초등학교이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상상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학교 죽화초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현실이 되는 학교다. 죽화초에는 학교 숲이 있다.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는 소나무와 두릅나무·상수리나무·밤나무·벚나
초등 역사수업 마주하기 교사는 교육과정을 통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이 어느 지점에서 머뭇거릴 것인지, 어느 지점에서 학생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쉼을 부여할 것인지, 어느 지점에서 학생들의 배움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할 것인지 등 수업설계 시에는 물론 수업 중에도 끊임없이 고민하며 판단을 내리고 실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힘들지만 외롭지 않다.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상상하다 보면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 5학년 2학기 사회는 역사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즘 초등 역사수업의 어려움 중 하나는 학습량이다. 주어진 시간보다 다루어야 할 내용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초등 역사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5학년 2학기에 이루어지는 역사수업을 한 발 물러나 되돌아보면 압축적인 학습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춘 설명식 강의와 단어풀이식 수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교사들의 전통적인 연대기 중심의 역사교육관이나 교사 자신이 경험적으로 획득한 역사학습의 가장 효율적인 형태를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차원의 태도가 수업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역사교육의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뻗었던 나라 오스만 튀르크. 대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에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오랜 시간 뒤엉킨 흔적이 남아있다. 고대 로마의 유적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동서양의 문명이 만나는 곳 튀르키예. 특히 실크로드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점이었다. 고대 히타이트부터 시작해 프리지아·우라티아·리디아와 로마문명·기독교·이슬람문명이 녹아든 곳이 바로 튀르키예이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튀르키예를 두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시작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통치자 비자스는 오랜 기도 끝에 ‘눈먼 땅에 새 도시를 건설하라’는 델피 신전의 신탁을 받는다. 이 의미를 깨닫기 위해 고심하던 비자스는 보스포루스 해안 맞은편 언덕과 마주친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그곳에는 보스포루스·마르마라해·에게해, 이 세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요새에다 세상의 절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눈이 멀어 미처 보지 못했던 언덕에 비자스의 도시 비잔티움이 태어났다. 이것이 바로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조벽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28쪽, 1만9,000원) 교육 멘토 조벽 교수가 이 시대의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지혜를 담았다. 그는 우리 교육이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음에 통감하면서도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 나아갈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그 믿음의 바탕은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갖춘 우리나라 교사들의 역량이다. 저자는 교사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새로운 교육을 위한 통찰을 크게 세 가지로 전한다.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고관수 지음, 지상의책 펴냄, 264쪽, 1만8,500원)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 이야기. 평소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던 미생물이 역사적 맥락과 맞았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호모사피엔스의 진화에 이바지한 효모를 시작으로, ‘콜럼버스의 교환’, ‘산업혁명’, ‘세계대전’ 등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 암약한 미생물의 이야기를 연대순으로 구성했다. 후반부에는 인류를 괴롭혀 온 세균을 역으로 이용해서 질병을 치료하려는 여러 연구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졸 틈 없는 수학책 (송명진 지음, 블랙피쉬 펴냄, 352쪽, 1만8,5
현 정부는 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유아 교육·보육환경을 마련하여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고 양질의 교육·보육을 모든 영유아에게 제공하는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유보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유보통합은 2024년 6월 27일 자로 어린이집에 관한 업무가 교육부로 이관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하지만 가장 상징적이면서 기본적인 ‘통합기관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유보통합은 단지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 체제에서 교육부 중심으로 행정체계를 개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운영 관행에서 벗어나, 보육과 유아교육을 통합하여 영유아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으로 변화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통합기관의 명칭은 향후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영유아교육 및 보육(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ECEC)에 대한 공적책임을 명시하여 그에 걸맞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영유아·부모·사회가 이러한 목적과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친근한 이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올해 6월 발표한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에 담긴 가칭은 ‘영유아학교’이다. 이에 대해 ‘영유아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