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 •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사립학교는 매우 친근한 존재이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는 일반 사람들에게 사립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만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대개 1~2개의 사립학교는 다녔을 정도로 사립학교가 많다. 현재도 중학생들의 10명 중 2~3명, 고등학생은 5명 정도, 대학생은 8명 이상이 사립학교를 다니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다닌 사립학교에 대해 긍정적이고 좋은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이고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근래에 만들어진 영화들 가운데 사립학교와 그 재단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들이 제법 있는데, 하나같이 사립학교가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사립학교는 정말 고마운 존재로 다가온다. 구한말에는 국가보다도 민간이 먼저 근대학교를 수립해 개화 구국에 앞장섰고, 나라가 망해가는 상황에서도 뜻있는 선각자들은 사립학교를 세워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나라를 잃은 일제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족 지사들은 사립학교를 세워 국권회복을 위한 근대적 인재를
우리가 잘 아는 우화 중에 ‘토끼와 거북이’가 있다. 말 그대로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벌였는데 발 빠른 토끼가 한참을 앞서 나가다가 거북이의 그림자도 안 보일 정도로 앞지르게 되자 한 숨 쉬어가려고 낮잠을 잔다. 느린 거북이는 죽을힘을 다해 기어가도 토끼를 쫓아갈 수 없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경주에 임한다. 그래서 그 결과는? 토끼는 꾀를 부리는 나태함으로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게 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성실한 거북이에게 지고 만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우화이고 동화이다. 현실에서는 느리고 둔한 거북이가 영리하고 부지런한 토끼를 이기는 경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드물다고 해서 그런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각박한 현실 세계에서도 아주 가끔씩 눈물겨운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위로를 받으며 희미한 가능성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꾸려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당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도 마찬가지다. 냉정하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비정한 경쟁 사회를 그려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용기와 진심이 승리한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통해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삶에 지친 관객들에게 위안
금융환경의 변화로 저축 동기를 잃어 외환위기 이전에는 저축을 하면서 금리를 크게 따지지 않았다. 금리를 떠나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이 발달하고 신용사회로 접어들면서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가 줄어들었다. 돈을 쓰는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당장 돈이 없어도 손쉽게 무엇이든 살 수 있는데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카드결제액이 조금 부족한 것 정도는 금방 메울 수가 있다. 그래서 당장 다음 달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도 예측하지 않는다. 저축 없이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으로 가계를 운영하는 사이 저축률은 2%대로 떨어져 10년 전의 10분의 1도 안 되고, 상당수의 가정은 미래에 쓸 돈까지 당겨쓴 탓에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월급날의 즐거움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저축은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 목돈 지출을 저축이 아닌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해결한다면 그때부터 현금흐름은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게 된다.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에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되고 늘어난 부담은 다시 생활비를 부족하게 만든다. 다시 신용카드와 마이너스 통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몰아가는 것이다. 저축의 기본 개념부터
고교 교육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2010년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내년 3월 82개 기숙형 공립고와 21개 마이스터고, 20개 자율형 사립고가 새로 문을 연다. 아직까지 이들이 전체 고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되지 않지만 전국에 분포되어 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 지정될 예정이기 때문에 주변 학교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서울은 내년부터 고교선택제가 실시되기 때문에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강원 원주정보공고와 기숙형 공립학교로 지정된 충북 괴산고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여러 교육청에서는 고입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다. 각종 매체들도 앞다퉈 내년부터 바뀌는 고교정책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와중에 한편에서는 여전히 전체 고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고가 이들 학교에 밀려 소외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성화 된 학교의 육성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 나머지 일반고를 방치할 경우 일반고가 가난
2교시 수업을 마치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제 선생님 특강을 들었던 학부모입니다. 선생님께 상의드리고 싶은 일이 있는데 잠깐 짬을 내실 수 있는지요?” “아, 그러세요. 예, 지금 시간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세요.” “다름이 아니라 어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내용인데요. 저희 아이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참으로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입니다. 이제 내년이면 대학에 진학해야할텐데 과연 어떻게 진로를 잡아야할 지 고민입니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듯 했다. 그 사연은 아마도 아이의 진로와 관련이 있을 터이고, 그래서 어제 들었던 내 강연의 내용과 맛닿아 있는 듯 했다. 최근 대학입시의 큰 흐름이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에 있고 이에 따라 학교와 가정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간파한 도교육청 학력관리팀이 찾아가는 권역별 대학입시설명회를 마련하였고 입학사정관제와 관련된 내용은 내가 강연을 맡게 되었다. 장소는 청양예술문화회관이었고, 한 낮의 기온이 30°를 웃도는 가마솥같은 날씨에도 1,000여석 가까운 관람석은 교사와 학부모
사람들은 시계가 항상 똑같은 걸음걸이로 간다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아. 내가 친구들과 재미있게 축구를 하거나 올 컬러로 된 만화책을 보거나 엄마 몰래 컴퓨터 게임을 할 땐 눈 깜짝할 사이에 저 멀리까지 달려가던 시계가 이것저것 생각하고 계산해야 되는 수학 시간이나 자글거리는 땡볕 속에서 운동회 연습을 할 땐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지. 시계도 가끔씩은 우리들처럼 두 다리 쭉 뻗고 편히 쉬거나 가슴이 콩닥거리도록 달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게 틀림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