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애 - 이야기 한 자락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은 대개, 문득, 예상치 않게 다가온다. 그리고 가뭇없이 자취를 감춘다. 어느 날 문득, 당신의 생애를 간단한 이야기로 정리해 보라는 요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든지, 배우자를 만나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든지, 약력을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우리는 그러한 주문을 받는다. 남에게 나를 소개할 경우 이력서(履歷書)라는 양식을 이용한다. 이력서에는 출생과 연관된 사항, 학력, 경력, 업적 등을 항목화하여 기록하게 되어 있다. 사회에 진출하는 초기 이력서를 생각해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이력서 한 줄 추가하는 데 몇 년이 걸린다던 선배 이야기가 실감을 더한다. 더구나 처음 내는 이력서에는 경력이 있을 수 없어 당황하기 십상이다. 사람들이 늘 하는 말대로 우리들 삶은 복잡다단(複雜多端)하다. 굽이와 가닥이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으로 얽히고설킨다. 가슴에는 한도 많고 원도 많고 때로는 환희가 넘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환희로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더구나 돌아볼 때는 어슴푸레한 망각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래서 좀 과장하면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생애도 잘 정리가 되지를 않는
스승과 선생 교단에서 평생을 살아온 내가 종종 ‘스승’과 ‘선생’ 문제로 고민해본 적이 있다. 국어사전(새 국어사전, 교학사)에서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이라 정의하고 있다. 선생, 사군(師君), 함장(函丈), 영어로 master를 첨부해 놓았고 ‘선생’은 ① 스승. teacher, ② 학예에 능한 사람, ③ 교원에 대한 일컬음. sir, ④ 나이나 학식이 맞서거나 그 이상인 사람에 대한 일컬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선생과 스승은 동의어인가 하면서도 석연치 않았다. ‘선생’은 일찍이 저명한 정치가나 사회 인사의 호칭으로 써왔고 최근에는 원로 연예인들에게도 자주 쓰인다. 그렇다면 나도 선생이었으니까 김구 선생이나 김대중 선생의 반열에 서게 된다는 것인가? 아니다. 그런 등식은 너무 어색했다. 뿐만 아니라 엄청난 비약이 되어 묘한 이질감과 자괴감마저 들었다. 재직시절, 주변의 동료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선생이면 어떻고 스승이면 어떠냐며 하찮은 일에 신경을 쓴다면서 부질없다고 했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두 단어의 뉘앙스가 다른 것을 느끼며 ‘스승’과 ‘선생’을 동의(同意)로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기독교 문화권과는 달리 불교 문화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