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늪 품고 낙동강 구원하는 황강 거창군 가북면의 산악지대에서 출발된 황강은 덕유산에서 내려온 위천을 만나 몸통을 불린 다음, 거창과 합천군을 가로질러 가다가 청덕군 적포리에서 낙동강에 흘러 들어간다. 전체 길이는 111㎞이고, 물길의 경사가 심해 토사가 많고 일부에서는 하천의 바닥이 평야지대보다 높은 천정천을 이루기도 한다. 토사의 대부분은 은백색의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강바닥과 주변은 황금 색깔을 보인다. 먼저 자리 잡은 모래알들은 강물에 떠내려 온 작은 진흙 입자를 받아 들여 넓은 퇴적층을 이루고, 그 퇴적물들은 버드나무의 씨앗을 잉태하여 웅장한 버들숲을 만들었다. 여름이면 황금빛 나는 강변에 시원하게 잎을 드리우는 버들숲은 그 자체가 즐거움을 준다. 그 뿐만 아니라 버들숲은 사람들에 의해 더렵혀진 강물에서 나쁜 성분을 걸려 내고, 몸속에서 많은 산소를 뿜어 강을 맑게 해 준다. 이렇게 깨끗하게 정화된 강물은 낙동강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구원의 물이 된다. 새 생명이 어미의 젖을 먹고 생명을 이어 가듯 주변의 공단에 의해 크게 오염된 낙동강에 다량의 용존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에 ‘모성의 강’이라고도 한다. 합천은 경상남도에서 가장 큰 군이지만 80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국어교과서에 마음씨 착한 형과 아우의 이야기가 실려 가슴 찡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벼 베기를 한 후 형은 아우에게, 아우는 형에게 서로 볏가리를 높이 쌓아주려고 밤새 자기의 볏가리를 옮기다가 마주쳐 겸연쩍어하며 형제의 우애가 더욱 돈독해진다는 이야기다. 서민들이 엮어낸 질박한 아름다움 형제의 우애가 볏짚 높이만큼 불어나듯 들판의 푸짐한 짚들은 작은 산더미를 이루고 있는 것만으로도 서민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여름에는 보릿짚, 밀짚, 가을에는 볏짚이 생긴다. 그리고 가을걷이가 끝나면 곡식을 추려낸 볏짚들이 퍼포먼스 작가가 널어놓은 작품처럼 마을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무늬를 이루며 들판 가득 수를 놓는다. 이처럼 짚은 항상 곁에 있던 흔한 것이어서 일상생활에서나 사람들에게 그다지 귀중함을 느끼게 하지 못하였으리라. 그렇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것을 천대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때로는 생활용품으로, 때로는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물건으로 변화시켜 생활 속에서 늘 간직할 수 있는 우리만의 짚의 아름다움을 창출하였다. 한국미로서 짚의 아름다움은 짚으로 엮어서 만든 우리 물건 어디에서든 발견할
스무 살, 그녀들의 꿈과 좌절 젊음을 담보로 자유를 만끽하기엔 삶이 너무나 팍팍해져버린 요즘이지만, 대중매체 속에서 보이는 스무 살은 여전히 밝고 화사한 청춘의 표상인 것처럼 포장된 채 괴리감을 던져준다. 그러나 청소년과 성인의 경계 지점에 서 있는 현실의 스무 살들에겐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끼리도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과 고민들이 있다. 여기에 스무 살의 진짜 이야기를 해주는 한 영화가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인천에 있는 한 여자실업계고를 갓 졸업한 다섯 명의 스무 살짜리 친구들 이야기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지닌 채, 꿈도 많고 고민도 많은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맥반석 찜질방 카운터로 일하는 태희(배두나)는 특별한 고민도 욕심도 없는 평범한 인물로 비춰진다. 하지만 그녀는 항상 친구들을 챙기는 밝은 성격에 봉사 활동에서 알게 된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하는 등 엉뚱한 구석이 있으며 늘 세상 밖으로 여행할 꿈을 꾸는 몽상가다. 혜주(이요원)는 증권회사에 다니며 멋진 캐리어 우먼을 꿈꾸고 있는 야무진 친구이다. 때로는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이기적일 정도로 새침하지만,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