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교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책상 위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액정 위에 찍힌 낯선 전화번호가 그다지 반갑지가 않아 통화버튼 누르기를 망설였다. 그런데 잠깐 울리다 꺼질 줄만 알았던 전화벨 소리가 계속해서 울렸다. 순간 주위 선생님께 방해된다는 생각에 얼른 버튼을 눌렀다. “선생님, ○회 졸업생 ○○○입니다. 기억나시죠?” “누구라고?” “졸업생 ○○○입니다.” “……” 졸업한 지 십 년이 훨씬 지난 제자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언제부턴가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제자로부터 전화가 걸러올 때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멘트가 있다. “그래, 너구나. 그간 잘 지냈니? 직장은? 결혼은?” “선생님, 오늘 저녁 시간 있으세요? 찾아뵙고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녁 일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전화를 끊었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교무실에 다다르자 복도에 한 건장한 청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서 있었다. 조금 전 통화했던 제자 ○○○였다. 제자는 교무실로 걸어오고 있는 나를 보자 반가움에 달려와 인사를 했다. 제자의 얼굴은 예전보다 살이 조금 빠지기는 했
“수업할 만하네.” 화요일 아침. 1교시 1학년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온 김 선생의 말이다. 평준화 시행 이전에는 결코 들어볼 수 없는 말이다. 김 선생은 평준화 이후, 아이들의 지도가 훨씬 더 수월해 졌다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수업시간 아이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털어놓았다. 2013학년도 강원도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지 2개월이 돼 간다. 시행 후, 표출된 큰 문제는 없으나 평준화 지역(춘천, 원주, 강릉)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시행 전 우려했던 ‘학부모와 학교’, ‘학생과 선생님’, ‘학교와 학교’ 간 불협화음이 들리기도 한다. 평준화 시행 전,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인지도가 낮았던 일부 고등학교는 평준화 이후 학교의 질이 많이 나아졌다며 평준화 제도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반면, 중학교 내신이 좋은 학생들이 선호했던 고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의 심한 학력격차로 지도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평준화 세대(1학년)와 비평준화 세대(2·3학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쌍방 모두 피해를 본다고 주장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양극화 현상은 전 학년이 평준화 세대에 접어드는
조석으로 일교차의 변화가 심한 탓일까? 매 시간, 감기로 결석하거나 외출과 조퇴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 4월에 접어들어 질병 때문에 결석(2건)과 조퇴(4건) 나아가 외출(8건)건수가 3월에 비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고3!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할 시기인 만큼 불필요한 외출로 수업결손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따라서 외출로 인한 수업 결손을 없애기 위해 아이들에게 급한 일이 아니면 평일 아닌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것을 주문했다. 금요일 1교시 시작 전, 우리 반 한 여학생이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나를 찾아왔다. 그 여학생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파 보였다. 그리고 몸이 아파 보건실에서 한 시간 정도 휴식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이번 한 시간만 보건실에서 쉬면 안 될까요?” “그러지 말고 병원에 다녀오지 그러니?” 워낙 아파 보이기에 조퇴해 병원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한 시간 정도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내 제안을 완강히 거절했다. 이유인즉, 4월 말 중간고사를 앞둔 터라 수업결손으로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3교시가 끝나자, 또 한 명의 여학생이 병원에 다녀온다며 외출을 보내달라고
조회시간, 연일 계속되는 한반도 전쟁 위기설과 관련, 한 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한반도에 전쟁 나면 어떡해요?” 순간, 녀석의 엉뚱한 질문에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내 답변이 궁금했는지 모든 아이의 시선이 교단에 서 있는 내게 집중되었다. “전쟁?” 한반도 정세에 대해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 몇 가지를 설명하고 난 뒤, 뉴스 내용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주문하였다. 특히 스마트 폰 SNS로 근거 없는 유언비어(流言蜚語)를 퍼뜨리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 것을 당부하였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너희는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면 된단다.” 이처럼 가끔 짓궂은 질문을 던지는 몇 명의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상심을 잃지 않고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선생님인 내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학생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예전보다 생각 없이 행동하고 말하는 아이들의 수가 줄었으며 질문을 할 때에도 그 어떤 진지함
1일. 2013년도 고교평준화제도 시행에 따른 일선 학교 의견수렴 및 고교균형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차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의 본교 방문이 있었다. 이날 방문에서 교육감은 고교평준화 시행에 따른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자 학교장과 교사를 비롯하여 학부모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평준화 원년에 입학한 1학년 1개 반을 선정, 「교육감님! 행복한 학교는 요」라는 주제로 행복한 학교를 위한 학생들의 바람을 듣고 답하는 형식의 자유로운 토론 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그리고 강원도 교육 발전에 애쓰는 선생님의 노고를 위로하고 평준화 정착을 위해 선생님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하였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3월 한 달의 학습 분위기와 생활습관이 일 년을 좌우한다는 생각 때문일까? 3월 달에 쏟는 선생님의 열정은 남달랐다. 아침 8시에 출근, 밤 열 시까지 하루 14시간 아이들을 위해 근무하는 선생님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율학습 감독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 아이들과 꾸준히 상담활동을 한다. 특히 아직 진학을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입시와 대학 관련 책자를 꺼내놓고 진학을 상담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그 어떤 진지함이 묻어난다. 특히 오랜만에 고3 담임을 맡은 선생님의 경우, 달라진 입시 제도를 잘 몰라 입시관련 책자와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알아 가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그리고 다년간 경험이 많은 선생님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가고자 하는 대학 정보를 찾아보는 선생님의 눈이 많이 충혈 되었지만 선생님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에게 하나의 정보라도 더 알려주려는 선생님의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담 후 목표가 생겨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은 흐뭇해하신다. 연일 이어지는 자율학습감독에 담임업
27일 학생회가 주관하여 학교폭력 및 음주흡연 추방 선포식이 본교 체육관에서 거행되었다. 이날 선포식에서 학생회장은 전교생이 작성한 학교폭력 및 음주흡연 추방 서약서를 학교장께 전달하고 난 뒤, 전교생과 함께 서약서를 합창하였다. 선포식에 즈음하여 학교장은 학교폭력이 사전예방이 중요한 만큼 학교폭력 근절에 모두가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하였다. 새 학기를 맞이하여 열린 이날 선포식은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는데 선생님과 모든 학생이 동참한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2월 말 대학 4학년인 큰딸은 대학가 근처 방학 동안 구해놓은 원룸을 정리한다며 일찌감치 상경했다. 그리고 올해 대학에 합격한 막내 녀석은 다행히 기숙사에 합격하여 기숙사 입소 가능한 날짜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짐을 챙겨 서울로 올라갔다. 두 아이가 떠난 후, 집안 분위기는 절간처럼 적막함마저 감돌았다. 두 아이 모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샀지만, 문제는 매월 들어가는 생활비였다. 대학생이 한 명일 때 잘 몰랐던 경제적인 부담이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입학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막내 녀석은 하루걸러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해 왔다. 모든 것들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것이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녀석과 전화를 끝낼 때마다 아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아! 돈 좀 아껴 써.” 아내는 기존에 작성했던 가계부를 다시 작성하기 시작했다. 생활비를 반으로 줄였고 한 달에 두 번 실시했던 외식 자체를 아예 없앴다. 그리고 내게도 많은 것을 주문했다. 우선 퇴근 후 술 먹는 횟수를 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했으며 용돈 또한 10%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남편이 동참해 주기를 원했다. 월요일 저녁. 퇴근하여
2013학년도 1학기 학부모 회의가 본교 체육관에서 개최되었다. 밤부터 내린 춘설로 학부모의 참석률이 저조하리라 생각되었으나 많은 학부모가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강원도 고교평준화 원년인 1학년 신입생 학부모의 참석이 두드러져 여타 학년과 대조를 이루었다.
지난 4일(월) 개학 이후, 어수선한 가운데 3학년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었다. 꽃샘추위로 교실 안은 다소 냉기가 감돌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대학입시 탓에 자율학습에 임하는 아이들의 향학열(向學熱)은 뜨겁기만 했다. 교실을 순회하면서 아이들의 동정을 살폈다. 아이들 대부분이 요일별로 짠 학습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으나 일부 아이들은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시간 때우기 식으로 공부하면서 내 눈치를 살폈다. 자율학습 시간을 잠깐 할애하여 대학진학과 관련, 학급 아이들(35명) 생각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부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선 2014년 올해부터 달라지는 수능시험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달라진 수능시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 A형과 B형 두 개 중 어느 것이 더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능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다음으로 대학과 학과 결정 여부를 물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아직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대학과 학과 모두를 결정한 아이가 10명뿐이었다.
올해부터 시행된 강원도 평준화 지역(춘천, 원주, 강릉)의 2013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학교별로 거행되었다. 평준화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나타낸 만큼 신입생 입학식에는 많은 학부모가 참석하여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특히 자녀가 비선호 학교에 배정된 학부모의 경우,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입학식을 지켜보면서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학교장의 환영사와 선생님과 선배들의 따뜻한 친절에 학부모는 다소 안심을 하는 눈치였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처럼 평준화 원년 많은 문제점이 도출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조금이라도 평준화의 정착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교사와 학부모 나아가 모든 학생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의 관심' '선생님의 열정' '학부모의 믿음'으로 아이들은 지금까지 보고 들은 것만이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차츰 배정된 학교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모교에 애착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 처음 맞는 국경일 3.1절. 이번 제94주년 삼일절은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있는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는 등 독도영유권을 계속 주장하여 한•일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기도 하다. 이럴수록 국민 개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 우리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그 작은 실천 하나가 바로 우리 국민 모두 '태극기 달기 운동'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생각한다. 여건이 되지 않으면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바탕화면에 태극기를 배경화면으로 설정하여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일본이 두 번 다시 터무니없는 막말을 내뱉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화요일 저녁. 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던 딸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거실로 뛰쳐나왔다. "아빠, 큰일 났어요." "왜 그러니? 북한이 또 핵실험이라도?" "아빠, 탤런트 ○○○ 알지? 왜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남자주인공 있잖아요?" "누구? ○○○?" 그 탤런트가 누구인지 잘 몰라 하자 딸은 휴대폰 바탕화면 배경으로 설정해 놓은 그 연예인의 사진을 내게 보여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가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었대요." "이 연예인 평소 네가 좋아했던 남자 아니니?" 몇 년 전, 모 지상파 방송 드라마 주연으로 출연한 이 연예인의 연기와 잘 생긴 외모에딸은 반해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딸은 자기 방에 그 연예인의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놓고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비롯해 그와 관련된 모든 기사를 스크랩하는 열정까지 보였다. 그런데 평소 우상으로 여기며 좋아했던 그 연예인이 성폭행으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운 듯 딸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오보일 거야. ○○○는 그런 사람 아니야.” 망연자실하여 방으로 들어가는딸의 모습에 왠지 씁쓸함이 감돌았다. 그날 이후, 딸의 방에서 그
털려고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정약용 목민심서 중』 최근 연일 불거져 나오는 일부 내정자들의 비리를 보면서 문득 정약용이 그의 저서 목민심서에서 언급했던 위의 문구가 생각난다. 철저한 인사검증에도 내정자들의 비리가 속속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한편 진작 청렴결백(淸廉潔白)해야 할 사람들이 그렇지 못해 지탄을 받아야 한다는 현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울화통이 치민다. 설령 이들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양심선언을 하고 용서를 구한다 해도 이미 우리 국민이 받은 실망감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이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마음으로 물러나야 할 것이다. 들어난 자신의 치부를 온갖 변명으로 늘어놓는다 할지라도 이를 이해하고 수긍할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심지어 청문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구차한 변명만 늘어놓는 내정자를 볼 때마다 우리 국민은 더 역겨워한다. 비리가 있는 내정자가 설령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할지라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미칠 영향은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을 가지고 다니는 아내에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내가 붙여준 별명 하나가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신 미개인'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빠로부터 놀림당하는 엄마에게 측은지심을 느낀 것일까? 이번 설날,아내에게 따라다니는 '미개인'이라는 딱지를 떼 준 사건이 일어났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이들은 받은 세뱃돈으로 아내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한 것이었다. 처음에 아내는 아이들의 깜짝 선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아내는 상자를 뜯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 말 그대로 아내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무용지물(無用之物) 그 자체였다. 며칠이 지났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이 작정한 듯 아내를 데리고 가까운 대리점으로 갔다. 아내는 아이들의 행동에 못마땅한 듯 대리점으로 가는 내내 구시렁거렸다. 마침내 아내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년간 애지중지하게 간직했던 2G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되었다. 바꾼 뒤에도 아내는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듯 전화를 걸고 받는 용도로만 사용하였다. 아이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스마트폰 사용법과 기능을 가르쳐 주었다. 처음에 거부감을 느꼈던 아내는 스마트폰 기능 하나하나에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