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우리학교의 교화인 백합에 관심이 많아 쳐다봅니다. 순결, 깨끗한 마음, 정결한 마음, 고상한 기품을 상징하는 백합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백합은 한 선생님께서 밑거름을 주고, 물을 주고, 비료를 한 까닭인지 작년보다 훨씬 크게 자라고 있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한 선생님의 정성을 먹고 자란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중앙현관에 하얀 꽃이 핀 일년초가 심겨진 화분이 양쪽에 나란히 놓여 있는데 키가 쑥 자란 것을 보게 됩니다. 이도 역시 매일 이른 아침마다 일직하시는 오 주사님께서 정성을 들여 물을 주는 걸 보았는데 정성을 먹고 자란 일년초는 보답이라도 하듯 흰 꽃으로 활짝 웃으며 출근하는 선생님들의 기분을 산뜻하게 합니다. 학기초에 왼쪽 이마에 피부병이 생겼습니다. 병원에 가기는 싫고 해서 집에 있는 약을 발라도 낫기는커녕 계속 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장 선생님께서 피부병을 보고는 병원에 가보라고 하시면서 보건 선생님을 불러 바르는 약, 먹는 약을 저에게 가져오게 했습니다. 그 약 먹고 바르고 나니 거짓말 같이 깨끗하게 나았네요. 보건 선생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더니 교장 선생님께 감사하
우리학교 담장에는 약 50미터 이상 담쟁이가 푸른 생명력을 과시하며 붙어있는 모습이 학교의 역사를 잘 말해 주는 듯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55년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보기가 좋고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지난 99년 3월부터 6개월간 울산교육연수원에 근무할 때 함께 근무했던 금빛 머리카락 날리는 미모의 한 여 선생님을 떠올려 봅니다. 저가 근무했던 연수원 교수부에는 원어민 선생님이 두 분 계셨는데 한 분은 호주에서 오신 젊은 총각 선생님이었고, 다른 한 분은 미국에서 오신 그 때 당시 50대의 ‘바바라’라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 여 선생님은 서구 여성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미모의 모습을 그대로 지닐 만큼 아름답습니다. 큰 키에, 잘 생긴 코며, 반짝이는 눈매에다가 붉은 장미꽃처럼 얼굴에는 홍조를 띠어 한층 더 빛나 보입니다. ‘바바라’ 선생님께서 하루는 영어로 번역된 한국 동화집을 보고 있었는데 ‘토끼와 거북이’가 보이기에 tortoise가 무슨 뜻인지 물었습니다. 한참 열심히 설명하는데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답답한지 저를 2층에서 1층 현관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거기에는 커다란 거북이가 유리관 안에 들어있었는데 보자마자
오늘 호우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봄비 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체육대회 행사가 잡혀있는데 비가 오니 걱정이 됩니다. 미리 비올 것에 대비해 밤늦게까지 체육부장을 위시해 담당 선생님께서 강당에서 할 수 있는 종목으로 준비하는 걸 보고 흐뭇함을 느끼면서 그분들에게 존경을 보냅니다. 미국사람들은 조그만 일에도 "원드풀(Wonderful)!, 굉장하다(Awesome)!"하면서 호들갑스러울 정도로 감격을 하고 칭찬을 하고,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쳐댄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선생님들은 학생에게서 하나라도 장점을 찾아서 그것에 대해 칭찬을 아주 많이 해준다고 합니다. 어느 부인이 결혼 초기부터 '남편 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워 야단을 치면서 남편의 모든 단점을 확실하게 고쳐 보겠다고 나섰으나 부부 관계만 나빠지고 남편은 더 소심해지고 결국 고쳐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들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다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인정(認定)해 주고, 예언해 주고, 기대해 주고, 인격을 존중하면서 그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해 준다면 긍정적으로 변화하겠지만 야단치고 핀잔주고 꾸중하면 기대와는 달리 부정적으로 변화하리라는 것
날씨가 흐린 아침 6시 55분에 중앙현관에 들어서는데 한 선생님이 계단에서 내려오면서 인사를 하는데 보니 ‘리틀(Little) 등소평’ 강 선생님이었습니다. 아마 교실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강 선생님은 앞서 소개한 리틀(Little) 간디 김 선생님과 쌍벽을 이룰 만큼 닮은 점이 많습니다. 총각인 점도 그렇고, 키가 작은 것도 그렇고, 일찍 등교하는 것도 그렇고, 매일 늦게까지 교실에서 야자지도를 하는 것도 그렇고 천성적인 부지런함, 굳은 의지, 대단한 열의 등등 많은 점이 닮았습니다. 저는 강 선생님에게 ‘리틀(Little) 등소평’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중국의 유명한 지도자 등소평과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키며, 얼굴 생김생김이며, 소위 등소평의 장수형 체질인 단단한 체구까지 그러합니다. 거기에다가 등소평이 가지고 있는 휘어잡는 강력한 힘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리틀(Little) 등소평’이라 불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강 선생님은 우리학교에 오시기 전에 성실하고 유능한 선생님으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그래서 오자마자 3학년 담임을 추천했으며 역시 소문대로 성실하게 책무를 잘 감당했습니다. 인정을 받게 된 강 선생님은 작년에도, 금년에도
오늘 아침 이승엽 선수가 9호 홈런을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주역이 되었으며 최우수 선수가 되었다는 뉴스는 하루를 산뜻하게 출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얼마 전 이승엽 선수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승엽 선수가 소속된 요미우리 구단의 단장은 이 선수를 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인 이방인 취급을 하지 않고 ‘우리 선수’라고 지칭했다는 사실에 저는 주목을 했습니다. 왜 배타성이 어느 구단보다 강한 요미우리에서 단장이 직접 나서 스케토-일본에서 외국인 선수를 지칭하는 말-라고 하지 않고 가족의 의미를 부여했을까?를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이 선수의 실력과 스타성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다 이 선수가 가진 인간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력과 스타성 때문이라면 다른 용병 선수와 마찬가지로 ‘스케토’라고 불렀지 않겠습니까? 저는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 ‘우리 가족’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비록 같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교육’이라는 띠를 띠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선생님들은 내 가족이요 학생들은 우리들의 자녀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가 한솥밥을 먹는
독일월드컵을 향한 열기가 슬슬 달아오르고 있는 요즘입니다. 4년 전 한일축구월드컵 때와 같은 열기와 하나됨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 때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한일월드컵을 생각할 때마다 머리에 떠오르는 이는 누구보다 히딩크 감독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4년 전 한일축구월드컵 때 한국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승리를 일궈낼 때마다 모든 국민들은 환호했고 그들을 지도한 히딩크 감독에게 함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는 많은 축구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저도 역시 좋아했습니다. 함께 근무한 한 분이 히딩크-외모, 귀밑 하얀 털, 믿음직스러움 등-를 닮아 '김딩크'라고 별명을 붙여주고 기념으로 동료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나눈 적도 있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저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 중의 하나가 '생각하는 축구'입니다. 언젠가 어느 기사를 보니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생각하면서 축구를 하라고 'Head up!(고개 들어!) Head up!(고개 들어!)'을 외쳐댔다고 하네요. 생각 없이 하는 축구는 생산성이 없고 발전할 수가 없다면서요. 히딩크식 '생각하기 훈련법'이 바로 우리 교육현장에도 적용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분
지난 5월 12일 자로 지방신문에 ‘AGAIN 명문 선언 울산여고 화려한 부활’ 이란 제목으로 한 면의 3분의 2를 할애하여 학교에 대한 변화되는 모습이 소개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는 지난 4월 전반기 장학지도 시에 팀장이신 장학관님께서 학교가 많이 발전하고 변했다면서 학교의 변화되는 모습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모 지방신문에 취재를 요청하였고 두 기자님이 오셔서 취재하여 보도가 된 것입니다. 보도내용을 일부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울산여고(교장 이동웅)가 2000년 고교 평준화 제도 시행 이후 기나긴 침체기를 딛고 70년대부터 30여년간 누려온 울산 최고의 명문학교로서의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이 학교는'AGAIN 명문여고'라는 기치아래 학교장과 원로교사·부장교사들이 선두에 서서 젊은 교사들과 함께 공교육 정상화에 솔선수범하고 있고, 학부모와 총동창회는 서포터즈로 힘을 보태며 '화려한 부활'을 시작했다. 침체기를 겪어온 울산여고는 지난 3월 학생 생활 및 교과 지도 등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원로 교사 3명과 부장 교사(11명 중 8명)들이 담임을 맡는 일대 혁신을 시작했다. 전통 명문학교 부활에 원로 및 부장 교사들이 담임을 자청하며 총대를 맨 것이다.
T.S 엘리엇이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오늘을 사는 많은 젊은 아버지, 어머니들은 가장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 5월이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어린이날 애들에게 음식이랑, 선물이랑, 여행으로 인해 돈이 많이 들어가고, 어린이날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버이날이 찾아와 부모를 찾아뵙든지 선물을 하든지 하여 돈이 많이 들어가며, 또 얼마 되지 않아 스승의 날이 기다리고 있으니 애들을 맡은 선생님들에게 무슨 선물을 해야 할까 하면서 부담을 주기도 하고 돈이 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자식을 키우는 젊은 아버지,어머니들은 5월이 부담스럽고 짜증스러울 겁니다. 무엇 때문에 가정의 달을 만들었으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을 만들었느냐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보다는 평소에 부모가 자식에게 잘못해 준 것 생각하면서 부모에게 섭섭함을 나타내면서 부모를 존경하기보다 증오하는 마음까지 드러내곤 합니다. 평생 지울 수 없는 못을 부모의 가슴에 박아 상처를 남겨 둡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승의 날을 앞두고는 몇몇 학부모들이, 언론인들이, 기타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하고 유명하다고 자처하는 분들이 선생님들이
우리 학교에는 싱싱하고 맑은 향기 은은히 날리는 싱그러운 5월 한 달 동안 우리학교 출신 교생 선생님 여덟 분이 교육실습을 받고 있습니다. 한 주간 교육실습일지를 결재하면서 전 교생 선생님들의 실습내용 및 소감들을 꼼꼼히 읽어보고 수첩에 메모하기도 하고 복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의 지도말씀도 읽어보았습니다. 그 중에 이화여대 간호학과 곽정빈 교생 선생님의 첫날 실습내용 및 소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제 연구부장 선생님께서 오라고 해서 8시 반까지 출근하였다. 교과 담당선생님과 학급지도 선생님을 찾아봤다. 학급지도 선생님은 지구과학을 가르치시는 분으로 인상이 매우 좋으셨다. 선생님께 아이들 사진과 상담 자료를 건네받은 뒤 종례시간에 들어가 인사하기로 했다. 교과담당 선생님을 뵙기 위해 보건실을 방문하였는데 옛날의 양호실과 사뭇 달랐다. 벽지도 이쁘게 꾸미고 시설도 매우 좋아졌다. 학생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바뀐 듯하다. 보건선생님은 매우 열정적이신 분으로 가만히 앉아 편한 일을 추구하기보다 끊임없이 자신의 일을 개발하시는 것 같았다. 자칫하면 안이하게 행동할 수 있는 과목인데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것이 대
4년 전 교육청에 근무할 때 어느 사립 고등학교에 출장을 갔었는데 연세 많으신 교장선생님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일제시대 국민학교 다닐 때 일본에 대한 반감은 엄청났지만 일본 선생님에 대한 거부반응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 학생이든 일본 학생이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신감과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한 목소리로 아주 천천히 외우게 했다고 합니다. "하면 된다./ 해서 안 되는 게 있나?/ 해보지 않고 /안 된다고 말만 하나?/" 국민학교 5학년 때 해방이 되었는데 해방 후에도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위의 노랫말을 외우면서 자신감을 갖고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풀리지 않으면, 공부가 되지 않고 좌절할 때면 또 역시 외우고...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비록 일본 사람들의 교육방식이지만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의지를 갖게 해주는 이와 같은 노랫말 교육방법은 본받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도 하루 수업이 시작되기 전 조례시간을 통해
우리 학교에 ‘리틀(Little) 간디’라는 별명을 가진 30대 초반의 총각 선생님이 계십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3 담임을 하는데 왜 학생들로부터 ‘리틀 간디’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많은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받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올해는 바로 제 자리 가장 가까운 데 있어 쉽게 이해될 수 있었습니다. 외모가 간디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생김생김이며, 시원한 이마며, 안경 쓴 모습이며 코의 생긴 모습까지 간디를 영상케 할 만큼 똑같이 생겼습니다. 김 선생님은 작은 체구라 겉으로는 유한 것 같지만 안으로는 강함을 보여 줍니다. 거기에다가 간디가 가지고 있는 효도, 지식, 참된 행동 등 모든 면에서 닮은 점이 많기 때문에 이런 별명을 얻고 존경을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김 선생님은 성품이 남다릅니다. 간디처럼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분임을 알게 됩니다. 자기는 학교 주변에 방을 얻어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데 토요일이면 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부산에 꼭 내려가서 아버지의 안부를 물으며 함께 지내다가 월요일 아침이면 일찍 울산에 내려오곤 합니다. 김 선생님은 차를 타고 다니지 않고 걸어 다니는데 차가 없는지, 왜 그러
방금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검게 물든 아침입니다. 맑게 갠 봄하늘을 바라보면서 웃음 지으며 등교하는 날이면 더욱 좋으련만 만사가 그렇듯이 생각과 달리 오늘은 궂은 날씨를 접하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전 최근에는 나이 탓인지 연속극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얼마 전에 끝난 주말연속극 ‘인생이여, 고마워요’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보았습니다. 총각인 한 젊은 의사와 대학시절 애인이었던 두 아들을 둔 암환자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그린 것이지만 저는 의사와 환자라는 관계 속에서 의사의 진단, 살려보겠다는 집념과 의지, 사랑, 연구, 헌신, 노력, 치료, 건강회복이라는 결실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의사는 간염, 감암으로 악화되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희생하면서 암환자를 살리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실에서 의학서적을 보는가 하면, 동료의사와 의논하기도 하고, 남편의 오해를 무릅쓰고 설득시키며 수술에 임하게 하는가 하면, 동료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수술을 끝내고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로서의 고귀한 정신과 사명을 위한 헌신적 삶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 결과 자신은 결국 간암으로 죽게 되지
계절의 여왕 5월의 첫 목요일 화창한 봄날 오후 네 시쯤 되었을 때 교장 선생님께서 저를 찾으셨습니다. 교장실에 갔더니 자리에 정성껏 손수 만든 딸기쥬스와 토마토, 참외, 수박 등이 과일그릇에 예쁘게 담겨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았더니 전날 긴장으로 인해 코피가 계속 나 시험을 칠 수 없는 상태지만 응급조치를 해 양호실에서 시험을 무사히 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이 고마워 가져왔다고 하네요. 며칠 전 양호실에서 시험을 치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그 학생은 손수건으로 흐르는 피를 막으며 안쓰러울 정도로 힘들게 시험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대비해 병원에 응급치료를 할 수 있도록 긴급요청을 한 상태에서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뒤에 안 일입니다만 연락을 받은 어머니께서는 학교 밖 담에서 교실을 향해 시험 끝날 때까지 시험 잘 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고 있더라는 겁니다. 그 딸에 그 어머니였습니다. 3학년 4반 엄지혜 학생은 자기 반에서 1등을 하는데 위급한 상황인데도 병원에 가서 응급치료를 받는 것을 마다한 채 시험을 치려고 고집하였습니다. 지혜 학생의 집념과 의지는 대단했습니다. 그러니 공부를 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우리학교는 개교기념일이 토요일이라 보기드문 황금과 같은 연휴를 맞이했습니다. 그 동안 수업이 너무 힘들고 야자가 힘들고 학교생활이 힘들어 에너지를 충전하고픈 마음으로편히 쉬었으면 하고 기대했을 텐데 기대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며 유익되게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나름대로 유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사를 한 집에 가서 축하도 해주고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는 분을 찾아가 위로해 주기도 했답니다. 오늘은 사명을 위한 삶을 사시는 원로 선생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선생님은 작년에 학교일로 인해 병을 얻어 중간에 부장을 그만 두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을 하셨는데, 막상 새학년도가 되어서는 사명감을 저버릴 수 없어 자진해서 부장을 맡아 밤 12시까지,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과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 어떤 원로 선생님은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나이 많아 담임을 맡기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담임을 맡게 되니 참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아침, 저녁 자율학습시간에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계시는 것을 보면서 어떤 때는 한참이나 교실을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얼굴을 마주치면서 눈인사라도 하려고 했지만 끝까지 책만 보고 계시더군요. 또 어떤 원
우리학교는 계절의 여왕인 5월의 첫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이번 중간고사는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명의 감독에서 두 명의 감독으로 늘여서 공정한 평가가 되게 하라는 교육청의 지침에 따라 관계되는 선생님들은 많은 고심을 하며 감독방법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두 명씩 하면 숫자가 모자라는 어려움이 있고 그렇다고 학부모의 협조를 얻어 감독을 하게 되면 하루에 5,60 여명씩 학부모가 와야 하는데 그들의 공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담당하시는 선생님의 수고가 보통 예사롭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학부모의 협조를 얻어 함께 감독하는 걸 대다수 원해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3학년 한 학년만 시행해 보았습니만 전 학년을 대상으로 그렇게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학부모의 예비모임 때 교장 선생님께서 출장 중이시라 제가 대신 인사말씀을 드렸습니다.우리학교의 발전하는 모습, 선생님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 학생들의 변화된 모습 등을 말씀 드린 후 4일간의 명예감독교사로 위촉된 것을 축하드리면서 명예교사의 사명을 갖고 책임의식을 가지고 출근시간 지키는 것부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