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양혜왕장구하 제14장을 보면 등문공이 맹자에게 묻는 내용이 나온다. “제나라 사람들이 장차 설(薛) 땅에 성을 쌓으려 하니 나는 매우 두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설(薛)은 원래 나라였으나 당시에 제나라에게 망하여 제나라의 땅이 되어 있었다. 등문공이 두려워한 까닭은 제나라가 설에 성을 쌓아서 거기를 거점으로 하여 등을 공격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등문공은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마음이 불일듯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현자인 맹자에게 물은 것이다. 어려움이 있을 땐 자기 혼자 고민하고 끙끙 앓고 있으면 안 된다. 현자인 선생님에게 물어야 한다. 상담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지 해결책을 묻는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문제가 풀린다. 길이 열린다. 혼자 괴로워하고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면 안 된다. 연작처당(燕雀處堂)이란 말이 있다. ‘처마 밑에 사는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안락에 빠져서 경각심을 잃고 장차 닥쳐올 재앙을 예측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굴뚝에 연기가 나고 불이 나서 곧 집이 타고 제비와 참새의 보금자리가 곧 사라지게 될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안락에 빠져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곧 어려
칠흑 같은 새벽 미명도 시간이 지나니 점점 밝아진다. 시간이 약이다. 기다림이 약이다. 아무리 칠흑 같은 어려운 일이 내 앞에 놓여 있어도 낙심할 필요 없다. 기다리면 된다. 인내하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칠흑 같은 밤은 물러간다. 선생님들은 자주 칠흑 같은 때를 자주 만난다. 학생 때문에 만나고 학부모님 때문에 만나고 동료 선생님 때문에 만나고 가족 때문에 만나고 나 자신 때문에 만난다. 그럴 때 낙심하지 말고 기다리면 된다. 인내하면 된다. 밝은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양혜왕장구하 제13장을 읽었다. 여기에는 등문공이 나온다. 등나라는 작은 나라다. 제나라와 초나라의 사이에 끼여 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 사이게 끼여 있어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왕으로서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자체는 왕으로서 가져야 할 바른 자세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한글도 제대로 못 읽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 수준이 높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만족을 줄 것인지, 전체의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는 교육을 어떻게 시켜 나갈 것인지
오늘은 중간고사가 끝나는 날이다. 학생들은 해방이 되는 날이고 선생님이 긴장이 되는 날이다. 학생들 중 어떤 학생들은 시험을 잘 쳐서 기분이 좋을 것이고 어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했는데 결과가 좋지 같아 우울해 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시험으로 인해 자만해서도 안 되고 낙심하거나 좌절해서도 안 된다. 선생님들이 긴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학생들은 긴장이 풀려 학교 안에서 사고가 일어날까봐서다. 사소한 장난이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사소한 말시비가 큰 시비가 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기에 시험 후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잘 지도해야 하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지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려면 힘들어도 쉬는 시간에 교실을 둘러보는 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의 눈이 보이면 학생들은 지나친 행동을 자제한다.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이면 학생들은 차분해진다. 행동이 부드러워지고 말이 순해진다. 선생님의 노고에 비례한다. 시험 이후 선생님들이 긴장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생활지도 때문이다. 선생님들이 시험 후 긴장하는 이유가 학생들은 느긋함 때문에 수업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이 높고 맑으니 볼 때마다 아름답기 그지없다. 학교 주변에 보이는 것은 모두가 아름답고 향기롭다. 특히 들꽃은 환한 얼굴로 다가온다. 말이 살이 찔 뿐만 아니라 사람의 정신도 살찐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훈훈해진다. 보이는 것마다 황금이요 수정이다. 이런 좋은 계절에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이 새롭게 되면 좋겠다. 맑고 깨끗하고 넉넉하고 훈훈하고 아름답고 향기로우면 참 좋을 것 같다. 守株待兎(수주대토)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한비자(韓非子)》 〈오두편(五蠹篇)〉에 나오는 말이다.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을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가더니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것을 본 농부는 토끼가 또 그렇게 달려와서 죽을 줄 알고 밭 갈던 쟁기를 집어던지고 그루터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토끼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그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있다. 요행을 바라면 안 된다는 뜻이 숨어 있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고 요행을 바란다면 안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양혜왕장구하 제9장도 우리 선생님들에게 교훈을 준다. 제선왕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답답할 정도이다. 오직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만 가기 위해 그 길을 가기 위한 방법만 알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맹자께서는 조금도 굽히지 않는다. 이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맹자의 끈질긴 노력이 돋보인다. 가르침에 있어서는 맹자와 같은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싶다. 아무리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해도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돌아올 때까지 교육시키면 때가 되면 돌아올 것이다. 선생님의 인내가 어떤 덕목보다 더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선왕은 정말 얄미운 정도다. 존경하고 따를 만한 현자인 맹자에게 가르침을 받고도 받아들이지 않으니 말이다. 한번 생각해보고 따르려고 하려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직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자기의 생각대로 정책을 펼치기 위한 지혜만 얻으려고 하고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묻지를 말든지 물으면 들은 대로 실천하든지 해야 하는데 계속 질문에 질문을 가한다. 맹자는 설명을 할 때 반드시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학생들이 이해를 잘못할 때는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
아침 날씨가 제법 싸늘하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학교 정원의 나무들이 아름다운 색깔로 가득 찼다. 맑은 공기, 푸른 하늘, 아름다운 나무들을 보면서 가을을 생각하게 된다. 10월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그게 바로 한글날이다. 10월 9일 오늘이 566돌 한글날이다. 옛날에는 한글날이 공식으로 공휴일로 지정이 되어 한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한글 사랑에 대한 계기가 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다시금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는 일이 의논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우리나라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한글이다. 한글이 없었다고 가정해 보라. 옛날처럼 한자를 빌어 사용했을 수도 있고 남의 글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발전의 기초가 된 것이 바로 한글이다.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IT계열의 발전도 한글의 밑바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한글은 어느 글자보다 간단하다. 배우기가 싶다. 읽기도 쉽다. 어떤 나라의 글자는 쳐다만 봐도 어지럽다. 글자인지 낙서인지 모를 정도다. 그렇게 어려운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는 걸 보면 우리는 감사하지 않을 수
산바 태풍이 지나간 지 며칠이 되어도 산바는 계속 맴돈다. 바람이 너무 거칠었기 때문이다. 사정없이 나무를 흔들고 건물을 흔들고 모든 것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학교 뒷산을 오르니 흔들렸던 나무들은 정신을 차리고 제자리에서 산소를 내품고 있었다. 바람을 이긴 작은 새들은 날 보란 듯이 여기저기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풀벌레소리도 더욱 힘찬 소리로 가을을 알리고 있었다. ‘포플러’라는 시를 접한 적이 있다. “키장다리 포플러를/바람이/자꾸만 흔들었습니다./포플러는/커다란 싸리비가 되어/하늘을 쓱쓱 쓸었습니다./구름은 저만치 밀려가고/해님이 웃으며/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바람이 포플러를 자꾸 흔들어대니 포플러는 커다란 싸리비가 되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싸리비밖에 없다. 자기의 힘으로 쓸기가 어려우니 바람을 이용해서 하늘을 쓱쓱 쓴다. 정말 포플러는 지혜롭다. 우리 학생들도 포플러와 같은 지혜로운 학생이 되면 좋겠다. 선생님이 바람이 되어 날마다 불어와도 조금도 화내지 않고 짜증내지 않고 바람을 이용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서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어 간다. 선생님은 고마운 바람이다. 때로는 미풍일 때도 있지만 태풍일 때도 있다. 그 때는 감당이 어렵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아침 바람은 아주 선선하다. 학교 뒷산을 올라가보니 태풍을 이겨낸 나무며, 풀이며, 새며, 풀벌레들이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들은 지친 듯 예전 같지가 않지만 그래도 새 출발을 하려는 듯하다. 풀벌레들도 그렇다. 가을 하늘은 더 높고 더 맑고 더 푸르다. 물은 더욱 아름답게 흐른다. 공기는 더없이 맑다. 자연이 주는 위안을 삼고 새롭게 일어서며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 같다. 태풍이 지나갈 때면 가장 듬직하게 보이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바위다. 아무리 센 바람이 불어도 끄덕도 않는다. 아무리 비바람이 몰아쳐도 눈도 깜짝 않는다. 위험을 조금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강풍 때문에 비바람 때문에 흔들리는 나무를 도와주며 온갖 생명체들을 감싸 준다. 바위가 주는 교훈을 얻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바위와 같이 아무리 바람이 많이 불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산바와 같은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는 정말 믿음직스럽다. 태풍 후에 학교 뒷산을 둘러보았을 때 큰 바위는 태풍이 오기 전 그대로였다. 오히려 더 윤택하고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더 믿음직스럽고 굳게
올해는 왜 그렇게도 태풍이 잦을까? 한 고비 넘기고 나면 또 한 고비를 넘겨야 하고 또 넘겨야 하다니... 그래도 참고 견디며 다시 일어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폭우에다, 강풍에다, 해일에다 없었으면 하는 것들이 한꺼번에 다 일어났다. 이제 제발… 지금 선생님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는 것 같다. 학생들 지도하기가 예전 같지 않고 선생님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분도 생기고 학부모님들도 함께 힘들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고비를 잘 넘기고 함께 힘을 내어 목표를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고려 후기의 학자이며 정치가인 이제현(1287-1367) 선생님은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꿈을 이뤄낸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싶다. 그분이 지은 ‘곡령에 올라’라는 시를 보면 짐작이 된다. 몸은 최악의 상태가 되어도 자기의 할 일은 하는 사람이다. “목에선 단내 나고 비 오듯 땀 흘리며 열 걸음에 여덟아홉 쉬면서 간다.” 최악의 몸 상태이지만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가고 있다. 남들이 자기를 앞질러가도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오직 자기의 걸음으로 자기의 목표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자기의 할 일임을 알고 있었다. “뒷사람 앞서 간다 괴이하게 생각마소 천천히 가도
또 반갑지 않은 태풍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003년 태풍 '매미', 2007년 '나리'와 맞먹는 강력한 제16호 태풍 '산바‘가 북상(北上)해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예보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피해 없이 잘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안양옥 교총 회장님께서는 “최근 잇따르는 학교폭력, 성폭력, 묻지 마 범죄의 사회적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처방과 함께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장기적 처방이 중요하다”며 “가장 확실한 치유책이 바로 인성교육”이라고 말씀한 바 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성교육은 강조되어 왔고 교육을 통해 실천되어 왔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인성교육이 내실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자의 시대 때도 강조한 것이 인성교육이었고 지금도 인성교육이 학력향상을 위한 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학교는 글로벌 창의. 인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개교 3년 차인 우리학교는 개교한 2010년 3월부터 글로벌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었다. ‘좋은 사람 + 으뜸 실력 = 세계 선도적 인재’라는 목표를 세우고 인성교육을 실시해 왔다. 매일 아침 7시 50분부터
비는 언제나 좋다. 명심보감 성심편 하에 보면 봄비는 기름과 같다고 하였다. 봄비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가을비도 마찬가지다. 가을비도 기름과 같다. 값지고 윤택하다. 어제 종일 가벼운 비였지만 비가 오고 나니 너무나 깨끗하다. 학교 뒷산은 더욱 아름답다. 소리마다 아름답다. 새소리, 물소리는 더욱 정겹다. 고마운 비다. 우리학교는 옛 신라의 수도인 경주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래서 가끔 경주를 가 보기도 한다.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어느 시인의 노래다. 웃으면 복이 온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다. 웃으면서 살면 행복해진다. 천 년 전 선조들은 이런 것을 잘 알고 살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집도 웃는 모습으로 지었다. 기와를 웃는 모습으로 양 가가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이런 웃음이 가득한 집에서 웃으면서 살았다. 가난해도 웃으면서 살았고 힘들어도 웃으면서 살았다. 병이 들어도 웃으면서 살았고 고달파도 웃으면서 살았다. 천 년 전 선조들은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쪽이 금가고 깨져도 웃음은 지니고 살았다. 함께 슬퍼하지 않았다. 깨진 기와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웃음은 그대로 간직하였다. “기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린다. 비 갠 후의 산 중턱을 상상해보면 즐겁기만 하다. 맑은 공기, 싱싱한 나무, 그칠 줄 모르는 새와 풀벌레소리, 졸졸졸 흐르는 물줄기 소리, 이 모든 아름다운 모습들을 그리면 마음이 절로 기쁘다. 행복이 따로 없다. 자연 속에서 기쁨을 찾고 행복을 찾으면 된다. 자연이 주는 기쁨은 언제나 영양주사를 한 대 맞은 것 같고 비타민을 먹고 한약을 먹어 몸을 보한 것 같다. ‘인성은 진정한 실력이다’는 현수막이 학교 교문에 걸려 있다. 인성이 실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인성이 밑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진정한 실력은 없다. 사람 구실 못하면서 공부만 잘한들 아무 쓸모가 없다. 실력을 키우기 전에 바른 품성을 지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밥상머리교육을 시키고 학교에서는 수업머리교육을 시킨다. 수업머리교육은 지속적이어야 효과가 있다. 학생들은 한번 듣고는 흘러버리기가 쉽다. 몸에 습관화 될 때까지 반복되어야 도움이 된다. 좋은 품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되고 왕따를 시키지 않게 되고 미워하지 않게 된다. 친구를 자기만
오늘 아침에 소나기가 한 줄기 내렸다. 평소에는 달갑게 느껴지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학교 옹벽공사가 한창인데 비가 오면 공사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게 많지 않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순조롭게 공사가 잘 진행되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논어 위정편 제4장을 보면 공자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는 나이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하였다. 15세면 우리로 치면 중1 정도의 나이다. 언젠가 청소하는 세 학생에게 숙제를 하나 던졌다. 자기의 꿈을 영어로 말하기였다. 한 학생은 심리학 교수가 되어 정을 받지 학생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고 보듬어주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심리학 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1학년 때까지는 뜻을 정하지 못했는데 지금 2학년이 되어서야 뜻을 두게 되었다고 하였다. 한 학생은 어릴 때부터 경찰관이 되는 게 꿈이라고 하였다. 고1학년 때 목표를 세웠다고 하였다. 경찰관이 멋있어 보였고 경찰관이 되어 범죄를 치유하고 사랑을 베풀고 싶다고 하였다. 학생들의 꿈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다. 희망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오늘 아침에도 학교 뒷산을 올랐다. 갖가지 풀벌레와 새소리는 노래를 한다. 멀리 보이는 산 아래는 하얀 안개가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예술이었다. 평생 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성난 태풍이 지나간 자리도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오늘 아침에 한시를 한 편 접했다. 양이시(楊以時 ?-1377)의 ‘자기 자리 찾는 계절’이다. 이 시가 주는 가르침이 있다. 양 시인은 자연에 대한 지식이 탁월했다. 특히 농사에 대한 지식이 뛰어났다. 바람이 불어야만 벼꽃(稻花-벼에 피는 꽃)이 피어 알이 배는 것을 알고 있었고 비가 꼬투리(콩의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이 잘 생겨 콩을 알차게 해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마다 자기 전문지식이 탁월해야만 함을 깨우쳐 주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전문지식이 탁월하지 못하면 가르침이 힘이 든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 배우면서 가르치고 가르치면서 배워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 교육이라 하겠다. 영국 속담에 기쁘게 살려면 머리를 손질하라, 차를 사라, 결혼을 하라, 집을 지어라고 했건만 이것들은 모두 돈이 들어간다.
8월의 끝자락 아침이다. 8월은 시련의 달이었다. 폭염에다, 폭우에다, 태풍이 겹쳐졌다. 할퀴고, 삼키고, 부수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나갔다. 눈물을 남기고, 상처를 남기고, 슬픔을 남기고, 고통을 남기고 떠나갔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않는다. 새 희망의 9월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는 여러 가지 책이 펼쳐져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우리학교 인성교재인 명심보감이 펼쳐져 있다. ‘성심편하’의 한 페이지를 읽었다. 북송의 3대 황제인 진종 황제의 어제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법 긴 내용이다. 눈에 쏙 들어왔다. 고개를 끄덕였다. 공감이 되었다.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게 하는 방법을 제일 먼저 제시하였다. 위태함을 알고 험한 것을 아는 것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길이라고 하였다. 사전 대비가 중요함을 말씀하고 있다. 위험한 것, 위태한 것 미리 예방하고 대비하면 위험을 면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 그물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는 비결이다. 다음은 몸이 편안하게 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선한 일을 좋아하고 선한 일을 받들고 선한 일을 찾아 하고 선한 일을 하는 이를 찾아서 추어올리고 어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