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아지고 곧 가을이 온다. 입추가 지나고, 여름의 끝을 알렸건만 폭염은 사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집중호우성 비가 변덕스럽게 내린다. 지구온난화로 가을은 더더욱이 소리없이 왔다 슬며시 사라지는 계절이 되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단풍은 제색을 찾아 물들 것이며 조용히 낙엽을 떨어뜨릴 것이다. 슬슬 반팔 옷을 접어두고 긴 옷을 챙겨 입을 때쯤이면 온 세상은 울긋불긋 오색단풍으로 물들게 된다. 이때쯤이면 우린 도심을 벗어나 수채화로 그려진 자연을 찾게 되는데, 교통이 편리하면서 도심과 가까운 수목원이면 더 제격일 듯 하다. 물과 숲속을 주제로 한 ‘물향기수목원’이 경기도 근교에 있다.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가거나 경부고속도로 오산IC로 나와 수원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5분 거리다. 물향기수목원은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던 오산시 수청동 일원의 10만 평 부지에 조성하여 2006년에 문을 연 도립수목원이다. 물향기라는 이름에서 뭔가 특별함이 느껴지듯이 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을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 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과 20개의 주제원과 부대시설로 이루어졌다. 수목원 입구에서 덩굴성 식물들이
때로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중요하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의 부도덕성을 질타하던 눈총이 비리를 저지른 몇 명의 연예인에게로 향했다. 팬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면 낙동강 오리알에 불과한 것이 연예인들의 인기인데 전해지는 소식대로라면 분수를 모르고 세상에 자기만 있는 양 안하무인이다. 오죽하면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하는 전모씨가 ‘몇몇 연예인들이 자신들이 국민의 우상인줄 안다’면서 신정환을 도박 및 외환관리법,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것을 보며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번에 신정환을 법으로 심판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언론이 더 문제다. 그들의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일탈이 뭐 그리 중요한가. 그까짓 작은 것들까지 속속들이 소개하며 국민들의 관심사를 그쪽으로 돌리는 이유가 궁금하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이고, 그래서 어떤 이득이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하다. 한심한 게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요즘 사랑의 동전모으기 성금가운데 30만원은 장학지도 교사 식사비, 50만원은 연구학교 교사 식사비, 20만원은 교사 여행경비 찬조비로 지원해준 초등학교 교장이 중징계를
한 곳에서 수해로 고생하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추위로 동사했다는 뉴스를 들으며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가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고도 오랫동안 땅덩어리가 큰 나라들만의 얘기인줄 알았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작은데다 일기가 안정적이어서 전국의 날씨가 비슷했었다. 그런데 요즘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면 우리나라도 심상치 않다. 한정된 지역에 비를 줄기차게 쏟아 붓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일기예보를 전하는 기상캐스터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도‘국지성 호우’다.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경기 남부와 전남지방에 시간당 30∼40mm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까지 남부지방에는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예상돼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미 전체가 아니라 일정한 지역에 비와 눈을 쏟아 붓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지성 폭우, 국지성 폭설 등 국지성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의 동네예보를 '기상청 홈페이지(http://w
9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종합경기장 등 청주시 일원에서 '2010 청주성 탈환 축제'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이번 축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청주성 탈환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일제에 의해 중단되었던 청주큰줄댕기기의 명맥을 잇는 소통의 축제였다. 임진년인 1592년 7월 그믐날 조헌 선생, 영규대사, 박춘무 선생이 이끄는 의병과 승병들은 왜군이 점령한 청주성으로 진군한다. 조총 쏘아대는 왜군에게 1차 공격은 실패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8월 초하루 다시 청주성을 공격해 밤새워 싸운 끝에 8월 2일(당시 양력 9월 6일) 왜군으로부터 청주성을 탈환한다. 청주성 탈환 전투는 임진왜란 당시 육지에서 승리한 최초의 전투였고, 관군이 아닌 의병과 승병으로 일궈낸 승리라 더 값지다. 청주성 탈환은 승리소식이 다른 지역의 의병과 승병들에게 알려지며 임진왜란의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반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의미가 크다. 9월 5일 오후 1시경 청주성 탈환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청주 시민들이 중앙공원과 충북대학교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나도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진행요원들이 나눠주는 옷으로 갈아입고 의병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햇볕이 따갑게 내려쬐는 한낮에
충북 영동에서 9월 3일부터 7일까지 '국악, 포도, 와인과 함께 하는 한여름의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3년째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난계국악축제와 포도축제를 열고 있다. 영동은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분인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이자 밤낮의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포도의 고장이다. 4일 옥천에서 황간까지 4번 국도를 달리며 축제장을 비롯해 영동의 볼거리들을 둘러보고 왔다. 옥천읍에서 영동읍 방향으로 처음 만나는 게 옥계폭포다. 도로 오른쪽의 심천면 고당리 옥계마을에서 산길을 따라 1km쯤 가면 작은 저수지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깎아지른 절벽과 주위의 경치가 뛰어난 높이 30여m의 폭포가 보인다. 난계 박연을 비롯하여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찾았다는 옥계폭포는 물이 떨어지는 모습과 물보라가 장관이다. 옥계폭포에서 나와 영동읍 방향으로 2km쯤 가면 왼쪽에 난계사,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전시관, 난계국악기제작촌이 있다. 난계사는 충북기념물 제8호로 우리나라의 3대 악성 중 한 사람인 난계 박연을 모신 사당이다. 난계국악박물관은 국악 전문박물관으로 난계 박연의 업적과 국악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난계국악기체
일기예보가 100%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날씨를 짐작하기 어렵다. 해가 환하게 웃던 하늘에 금방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린다. 신기한 것은 이렇게 날씨가 오락가락하며 변덕부리는 날 무지개가 뜬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기예보 틀렸다고 닦달할 필요가 없다. 비가 내리고 난 뒤 공기 중에 떠있는 작은 물방울에 빛이 비치면 물방울이 프리즘 효과를 내어 빛을 분산시킨다. 이 물방울들이 만든 아름다운 빛깔의 반원형 호가 무지개다. 즉 무지개는 수증기나 빗방울이 햇빛에 굴절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폭포나 인공분수는 물론 물뿌리개로 화초에 물을 주는 경우에도 무지개를 볼 수 있다. 무지개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하늘에 비로 인해 생긴 물방울이나 물방울을 품은 구름이 있고 그 반대쪽에서 태양이 빛날 때 태양을 등지고 서면 볼 수 있고, 무지개가 뜬 후에는 대체로 비가 멈추고 날이 맑으며, 해가 동쪽에 있는 아침은 주로 서쪽ㆍ해가 서쪽에 있는 저녁은 주로 동쪽에 뜨고, 무지개의 원래 모양은 원이지만 땅이 가로막고 있어 반원으로 보인다. 무지개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 ‘아침 무지개는 비 올 징조, 저녁 무지개는 맑을 징조’와 ‘무지개가 서쪽에 서면 강 건너에
올해는 폭염과 폭우가 유난히 사람들을 괴롭힌다. 기상이변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폭염과 폭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온난화는 지금까지 정확한 지식으로 받아들였던 일반 상식들을 깨트리며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여름철새인 백로와 왜가리가 한겨울 하천에서 먹이를 찾고, 망고와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이 우리나라에서 재배된다. 교과서에 써있는 대로 달달 외웠던 대구의 사과, 나주의 배, 보성의 녹차 등 농산물 특산지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할 날도 멀지 않다. 각종 보도 자료에 의하면 제주의 한라봉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 전남 보성의 녹차는 강원도 고성, 경북 경산의 복숭아는 강원도 춘천, 전남 나주의 배는 경기도 안성과 연천, 충남 아산의 쌀보리는 인천 강화도로 재배지역이 북상했다. 대구의 사과는 충주, 제천을 거쳐 강원도 영월과 양구로 재배지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온이 사과나무가 얼어 죽는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며 생긴 현상이다. 이제는 담양의 대나무가 충청과 경기지역, 남부지방의 정원수였던 배롱나무(목백일홍)가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수가 되
차를 몰고 단골 포도원으로 포도를 사러갔다. 이맘때쯤이면 집 옆에 수북이 쌓여있어야 할 포도상자가 없다. 주인은 "뭐, 이런 날씨가 다 있느냐?"며 하늘을 탓한다.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많다보니 일조량 부족으로 포도가 익지를 않는다는 얘기다. 과일, 고추 등 태양빛에 의존하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처서가 지나고 며칠간 비를 뿌리더니 더위가 한풀 꺾였다.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고 들판의 곡식들이 익어가는 걸 보면 어김없이 가을은 우리들 가까이에 와있다. 발 빠르게 가을 신상품을 진열한 백화점의 여성복 코너에서는 솔솔 가을 냄새가 난다. 기상청의 기상포커스에 의하면 올 가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비가 많이 온다. 그래서 걱정이지만 계절은 때에 맞게 변한다. 햇곡식으로 조상을 맞이하는 추석이 9월 22일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에 담겨있듯 가을은 크게 덥거나 춥지 않아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가을 햇살은 봄철보다 일사량이 적고 자외선 지수가 낮다. 날씨가 좋은 날이 많고 안개가 자주 낀다. 공기 중의 습도가 낮아 날씨가 맑고 상쾌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속담에는 힘든 삶속에서 여유를 누리게 하는 위트와
조치원 다녀오는 길에 고향과 가까운 문암생태공원에 들렀다. 고속전철 역사를 건립중인 오송을 지나 옥산에서 청주역 방향으로 옥산교를 건너 좌회전한다. 바로 작고 좁은 옛 다리와 나란히 놓여있는 신대교를 만난다. 이곳을 건너면 청주시내까지 무심천 제방길이 이어진다. 청주시 환경사업소를 지나면 제방 아래로 올망졸망 늘어서있는 지붕들이 보인다. 이곳이 하신대와 상신대로 나눠져 있는 신대동이다. 제방에서 바라보면 미호천 건너편으로는 오창과학단지와 청주시내와 연결된 자전거도로를 가로지르는 중부고속도로, 들판 앞으로는 부모산과 지웰시티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사람들의 쉼터인 제방의 느티나무도 옛 모습 그대로다. 제방 길을 시내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면 물이 오염되기 전에는 청주 시민들의 여름철 휴식처였던 까치내다. 지금은 섬진강에서나 볼 수 있는 재첩이 참 많았던 곳이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천렵 나온 사람들이 냇가에 솥걸고 매운탕 끓이던 모습을 봤었다. 까치내 합수머리 부근은 금강살리기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남쪽 들판 끝으로 원평동과 부모산이 보인다.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의 문암생태공원은 국도대체우회도로 휴암-오동건설공사현장 옆 도로변에서 만난다. 면
지난 21일의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신의주시를 비롯한 북한의 북서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의하면 ‘압록강 연안 지역에서는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6만 4000명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제적십자사가 밝혔다. 약 1만 5000 가구가 집을 잃고, 많은 사람들이 개인 재산을 잃었으며 북한군이 헬리콥터로 주민들을 긴급히 대피시켜야 할 만큼 상황이 급박했었나보다. TV와 신문에서 신의주 수해 현장을 보니 지붕만 밖에 나와 있을 뿐 모두 물속에 잠겨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의 단동 지역도 압록강의 범람으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 물난리를 겪고 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딸린 섬이 위화도이다. 위화도는 ‘위화도 회군’, 즉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왕의 명을 받고 요동으로 향하다 회군을 단행한 역사적 장소로 압록강의 물길 가운데에 있다. 이번 폭우로 위화도의 모습이 바뀔 만큼 피해가 컸나보다. 압록강 유역에 3일간 최고 651㎜의 폭우가 쏟아졌다니 기습 폭우가 참 무섭다. 어느 지역인들 갑자기, 그렇게 많이 쏟아 부으면 견뎌낼 재간이 있겠는가.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각종 자료들을 눈여겨 보고, 귀담아 듣는 것도 자연
올해는 폭염 때문에 유난히 고생을 한다. 더울 때는 한줄기씩 소나기라도 내려주면 시원하고 농작물들이 잘 자랄 텐데 그런 날도 드물다. 오히려 심술 많은 놀부마냥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큰 비를 짧은 시간에 쏟아 부으며 인적, 물적 피해를 키운다. 천둥과 번개는 항상 같이 발생한다. 천둥과 번개를 하늘이 화가 난 것으로 여기던 어린 시절에는 비가 쏟아지는 소리보다 비가 내리기 전의 어둠과 천둥소리, 번개의 불빛이 공포의 대상이었다. 공기 중에 전하가 많아져 전압차가 높아지면 방전현상이 일어난다. 번개는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방전현상이 빛으로 보이는 것이고, 천둥은 전하의 높은 에너지 때문에 공기가 팽창하여 발생하는 소리다. 지구 온난화로 낙뢰의 횟수와 빈번해지고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낙뢰로도 불리는 벼락은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으로 공기의 상층과 하층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한다. 벼락은 천만 볼트 이상의 고전압이기 때문에 목숨까지도 앗아 갈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매스컴에 의하면 지난6일 중국의 쓰촨성 량산주 일대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을 때 이 마을 주민 6명이 벼락에 맞아 숨진 사실이 뒤
제천에 다녀오는 길에 의림지에 들렀다. 그동안 여러 번 찾기도 했지만 30여 년 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곳이 의림지다. 들릴 때마다 넓은 저수지와 제방의 노송들, 경호루와 영호정 정자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마력도 있다. 제천10경 중 제1경인 의림지(義林池)는 충북 제천시 모산동 일대에 있는 둘레 약 1.8㎞, 수심 8~11m의 삼한시대에 만든 인공 저수지이다. 김제의 벽골제,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수리시설을 대표하는 저수지로 당시 농업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알게 한다. 1972년 제방 붕괴 조사과정에서 의림지 바닥에 큰 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홍수로 여러 번 제방을 고치고 보수하였으나 가지를 늘어트린 키 큰 노송들이 오랜 역사를 증명하고, 지금도 농업기반공사에서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는 농경문화의 발상지 의림지의 여름 풍경을 사진으로 감상해 보자.
18일, 충북빅로거들과 오랜만에 기차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단양에 근무하던 30여 년 전 같이 충북선 열차로 오근장역과 제천역을 오가는 여정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플랫폼에 들어선 기차가 제천으로 향하며 차창 밖으로 녹색세상을 만든 농촌의 여름 풍경들이 펼쳐졌다. 처음 정차하는 청주공항역은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간이역이다. 기차는 작은 시골역에서 잠깐씩 숨을 고른 뒤 제천까지 내달렸다. 제천역을 나서자 광장에서 '2010 제천국제한방Bio엑스포(http://www.hanbang-expo.org)'를 기념하는 꽃 탑이 맞이한다. 국민가요인 '울고 넘는 박달재'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전설 속 '박다리와 금봉이' 조형물이 꽃 탑 아래에 있다. 점심은 약선 음식 전문점인 청전동의 우돈명가에서 먹었다. 병을 예방하고 치료를 돕기 위하여 약재를 넣어 조리한 음식이 약선이다. 상호가 쇠고기나 삼겹살을 떠올리게 하는 우돈명가에 들어서면 식당 안에 약초자루가 가득 매달려 있어 제천이 왜 한방도시인지를 한눈에 알려준다. 우리가 먹은 약선 수육은 영양전골처럼 조리를 하는데 한약재들이 돼지고기 특유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 맛을 더했다. 깔끔하게 나오는 반찬들도 입맛을 돋웠다
전국이 가마솥, 사람 잡는 폭염… 전국이 끓는다, 전국이 ‘찜통’ 물 찾아 ‘북새통’, 곳곳서 불볕더위와 힘겨운 싸움 ‘헉~헉’, 한반도 펄펄 끓는다, 올 여름밤 유난히 푹푹 찌네, 올해 열대야 10년새 최다, 9월까지 계속 찜통... 폭염을 알리는 신문기사의 제목에서 더운 바람이 불어온다. 찜통더위나 한여름 밤의 최저기온이 25℃가 넘는 열대야로 고생하게 되면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지구온난화를 탓한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에어컨 등으로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는 게 우리다. 그렇다고 폭염으로만 고통 받는 것도 아니다. ‘북한 최악 물난리, 불타는 러시아 물난리 파키스탄, 한파… 폭염… 지구촌 이상기후 몸살, 브라질 지역 간 기온 차 40℃ 여름이야? 겨울이야?’ 등 굵직한 헤드라인 기사만 봐도 지구촌이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분명하다.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들이 바로 병든 지구가 내지르는 비명이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못 들은 척 한다고 시비 걸 사람도 없다. 그런데 폭염이나 열대야로 병이 나거나 에어컨 켜놓고 자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그 사람들이 내 이웃이고 친척이다.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가 어디
2009년 4월 신설된 국가기상위성센터(https://nmsc.kma.go.kr)가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리에 있다. 대한민국 기상위성의 개발과 운영을 총괄하고, 기상위성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국가기상위성센터가 왜 이곳에 세워졌을까? 광혜원은 위성영상 수신 상태가 좋고 대전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오창의 기상슈퍼컴퓨터, 서울에서 접근하기 쉽다. 지난 6월 27일 국내 첫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의 성공적 발사로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로 독자 기상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그런데 왜 남미 기아나의 꾸르 우주센터에서 Ariane5 발사체를 통해 발사했을까?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의 과학기술위성 2호와 천리안위성은 덩치가 다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무게 100㎏의 소형위성이고, 통신해양기상위성인 천리안은 2500㎏의 중형급 위성이다. 중형급 위성을 정지궤도로 발사할 발사체가 없어 부득이 해외에서 발사했다. 두 위성의 기능과 목적도 다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남극과 북극을 오가는 극궤도위성이고, 통신해양기상위성은 적도상공 3만6000㎞ 지점에서 운영되는 정지궤도위성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국내 기술로 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임무였고, 통신해양기상위성은 통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