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호 | 울산 옥현초 교사 선사인들이 던진 수수께끼 지난 호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지역의 암각화 두 곳을 살펴보았습니다. 반구대암각화는 각종 동물상을 중심으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천전리암각화는 추상적인 기하하적문양이 돋보인다고 말씀드렸지요.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 암각화의 대세랄 수 있는 방형기하문 암각화를 찾아갑니다. ‘방형기하문’이란 네모모양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말합니다. 그 형태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략 상하는 직선, 좌우는 안쪽으로 휘어진 곡선형이며 전반적으로 사다리꼴 형태입니다. 내부에는 가로 혹은 세로로 선이 몇 줄 그어지고 둥근 구멍을 파 놓기도 합니다. 이 바위구멍은 성혈(性穴)이라 하여 여성을 상징한다고 보며 풍요, 다산, 재생의 의미를 지닙니다. 외곽선에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가는 선을 짧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이 기하문을 일컬어 무복(巫服)을 입은 샤먼을 형상화하였다 하여 패형(牌形)암각화, 시베리아계열 암각화에서 보이는 신면(특히 태양신)으로 보는 신상(神像)암각화, 방패와 같은 모양에서 방패형암각화, 석검의 손잡이 부분에서 유래하였다는 검파(劍把)형암각화 등 다양하게 해석합니다. 이 글에서는 생김새만 따
신동호 | 월간 편집장 dongho@donga.com 사회는 인간의 본성이 빚어낸 조각품 대체로 후진국에서는 좌, 우의 극단주의자가 득세해 사회를 갈등의 낭떠러지로 몰고 간다. 한국 전쟁은 그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선진국이 될수록 극단론자들은 설자리를 잃고 온건한 좌파와 온건한 우파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 대화가 가능한 온건한 좌와 우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때 사회적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고, 발전된 사회 제도가 도입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과거 냉전 시대에 극단론자들이 만들어 낸 낡은 이데올로기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볼 단계에 이르렀다. 사회를 계급 갈등의 관점에서만 보는 데서 벗어나 경쟁과 협동의 관점에서 사회와 정치·경제 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우파는 공정한 경쟁을, 좌파는 진정한 협동을 만들어 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쟁과 협동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행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사회를 인간의 본성과는 동떨어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크게 잘못된 시각이다. 사회는 인간이 합리적으로 만든 발명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본성이 빚어낸 조각품이라고 하는 말이 더 진실에
곽해선 | 경제교육연구소 소장(www.haeseon.net)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 제조업은 200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8.9%가 종사하고 국내총생산(GDP)의 33.8%를 만들어내며 총수출의 84%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 산업이다. 국내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하고 경제의 공급 역량과 경쟁력을 키우는 근간이기도 하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62년 14.4%를 기록한 이래 상승세를 지속해 1988년 31.9%로 정점을 쳤다.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한 고도성장이 제조업 확대의 원천이었다. 1989년 이후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세로 돌아서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GDP의 30% 선을 밑돌았지만 2000년에 31.3%로 오른 뒤에는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이 산업과 수출의 중심 역할을 하기는 다른 나라도 대개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는 특히 전체 산업 중 제조업 비중이 선진국보다도 크다. 광업까지 합한 제조업, 즉 광공업이 국내총생산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 비중은 2000년 현재 34.6%로 미국(19.5%), 일본(24.5%), 독일(23.6%) 등 선진국보다 크게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 cafe.daum.net/parque 본격적인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자 지구마을에는 대충 네 개의 큰 강을 중심으로 최초의 문명이 일어났다. 즉 지혜의 산물이 문명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신석기인들이 이렇게 논과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면서 촌락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일구며 대략 5000년 전부터 문자기록을 남기기 시작함으로써 역사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청동기 발견은 수확량 증대 최고(最古)의 문명을 이룬 곳은 하나같이 하천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기후가 온난하다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이루어낸 최초의 산업, 즉 농경문화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여기에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치수사업과 신소재인 청동의 발견이 바로 그것이며 신석기인들은 땅 위에서 나는 소출에 만족하지 않고 땅을 파헤치고 자연을 이용하려는 최초의 시도를 하였는데, 당시 그 작업은 노동집약적이어서 씨족에서 부족, 그리고 부족국가로의 사회구조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신석기인들이 석기를 만들기 위해서 돌을 가져다 작업을 하는데 돌이 갈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석기를 망쳐놓는 것이었다. 화가 난 어느 석기인은 그 돌멩이를 불구덩이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불구덩이에
강미숙 | 북제주 신창초 교사 지난 2월 22일은 걸스카우트 세계우애일이었다. 세계우애일은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인 B-P경과 그의 부인이자 걸스카우트 세계단장인 올러브 베이든 포엘 여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다. 이 날은 전 세계의 모든 걸스카우트가 세계적인 운동체인 걸스카우트 세계연맹의 일원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하면서 걸스카우트를 위해 새로운 기능을 익히고 활동할 기회를 갖는 걸스카우트 축일이다. B-P경은 1928년 헝가리 파라드에서 처음 걸스카우트세계연맹이 결성되었을 때 “나의 소망은 가장 가까운 장래에 세계에서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선(Good)을 위해 걸스카우트 운동체가 활동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 여러분 앞에는 향후 세계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발걸음을 시작할 책임과 기회가 놓여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B-P경의 소망은 이루어져 걸스카우트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조직체로 성장하였고 더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활동하는 대표적인 운동체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걸스카우트와 함께한 시간도 어언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내가 교단에 선 시간과 같다. 처음 교직에 발을 내디디면서 아이들과 함께 들에서, 산에서 자연을 벗 삼아 호연지
안미숙 | 미 콜럼비아대 교원연구소·교육철학박사 들어가는 말 ‘천치’ ‘바보’라는 의미의 ‘idiot’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보면 민주주의의 근원지인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폴리스(polis)의 생활에 있어 공무(public affairs)에 관심을 두지 않는 개인을 의미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시민교육을 ‘천치의 훈련 (training of idiots)’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 국민의 대표적인 의무이자 권리라고 할 수 있는 국민투표에 특히 젊은 계층의 저조한 참여율은 현재 전 세계적인 경향이라 할 수 있다. 무식의 소산인가 아니면 무관심인가 하는 논쟁은 시민적 지식 전수의 의무가 학교교육에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학교에서의 시민 교육이 정치에 대해 부실한 정보를 제공한 것인가 아니면 정치로부터 젊은 계층을 유리시킨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시민성에 대한 지식, 기술, 태도에 대한 국제평가연구(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ation of Educational Achievement Civic Education Study, 1999; 2001)’가 미
제갈 정 |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흔히 우리나라는 술에 대해 비교적 관대하고 허용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18세 이상 성인의 80%, 대학생의 96.2%가 지난 1년간 음주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인간관계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음주문화가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중 74.4%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으며, 31%가 지난 한 달간 술을 마신 경험이 있고, 48.4%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보편적이며 심각한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44.8%가 술을 직접 구입해 본 적이 있고, 35.4%는 술집에 출입해 본 경험이 있으며, 술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이 73.1%에 이르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무관심 내지 방치 수준도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평소 학생들에게 청소년의 음주는 절대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교사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