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최대의 영화축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사장 박광수,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박도신)가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국고보조금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영화는 작년보다 늘어난 279편을 상영한다.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7개 극장 28개 스크린에서 상영하고, 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을 상영관으로 추가 확보했다. 올해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화의 심장인 영화제를 침공한 넷플릭스의 달라진 위상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에 선정하면서 아시아 3개국 시리즈도 처음으로 초대했다. 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교사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10대 성장영화 중 아시아 10대 성장영화를 선보인다.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故) 이선균 배우의 대표작들을 상영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사람, 이선균’도 마련해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모습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그랜드 투어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 감독을 위한 특별기획 ‘미겔 고메스, 명랑한
달콤 쌉싸름한 여러 모양의 사랑 이야기들! 9월. 폭염과 열대야로 씨름했던 여름이 ‘공식적으로’ 끝나고 새로운 계절 가을로 접어드는 달이다. 예전보다 유독 짧아진 방학 기간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 학교와 가정생활의 균형을 잡기 힘들었을 여름이지만, 등하굣길 이마를 부드럽게 스치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9월에 개봉하는 잔잔한 영화 네 편으로 가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보고 싶은 푸바오를 스크린에서 만나보자! 안녕, 할부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신드롬의 주인공 판다 ‘푸바오’. 한국을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판다’ 푸바오와 바오 패밀리의 새로운 이야기가 올가을 스크린에서 최초 공개된다. 안녕, 할부지(감독 심형준·토마스 고)는 선물로 찾아온 만남과 예정된 이별, 헤어짐을 알기에 매 순간 진심이었던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2016년 한국에 온 암컷 판다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는 자연 번식으로 2020년 7월 20일 푸바오를 순산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으로 태어난 순간부터 전 국민의 관심 대상이 됐다. ‘행복을 전하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팬데믹 시
회색빛 하늘보다 더 우울한 가을이다. 몇 달 사이에 마치 베르테르 효과처럼 많은 교사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전국에서 열린 ‘공교육 멈춤의 날’인 9월 4일은 아마도 한국 교육사에 절대 잊히지 않을 아픈 흔적으로 남을 듯하다. 언제부터, 무엇부터 잘못된 것일까?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라는 뜻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나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것일까? 옆자리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나둘 무너져 내리는 교사들에게 “괜찮다”라고,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어쩌다가 학교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학교’(學校) 라는 단어의 뜻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는’ 곳에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일 뿐일까?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슬프지만, 영화 속에서 한 번 더 건강한 학교 그리고 아름다운 사제관계를 꿈꿔본다면? 하늘이 높아가는 만큼, 마음이 추락하고 있는 당신을 위로해 줄 세 편의 최근 개봉작 및 개봉예정작을 소개한다(개봉 순). 수포자 없는 학교, 가능할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대가
여느 여름보다 뜨겁게 느껴졌던 2023년의 8월은 수백억 원이 투입된 밀수(감독 류승완), 더 문(감독 김용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등 BIG 4 영화들이 책임졌다. 이제 선선한 가을을 감동으로 여는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땄던 손기정 옹의 이야기가 영화 보스톤 1947(감독 강제규)으로 탄생했다. 세계 3대 콩쿠르에 나선 결선 진출자들의 뜨거운 경쟁을 다룬 뮤직 샤펠(감독 도미니크 데루데르)부터 감성 가득한 프렌치 시네마 어느 멋진 아침(감독 미아 한센-러브), 광활한 알프스의 대자연에서 피어난 두 소년의 우정을 다룬 여덟 개의 산(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까지. 폭염 이후 선선해지는 가을의 정취 속 관객의 마음을 감동으로 수놓을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다시 심장이 뛴다! 스크린에 피어오르는 그날의 감동 한국인에게 가장 슬펐던 올림픽은 언제였을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인 최초로 마라톤 우승이라는 놀라운 쾌거를 이뤘지만, 일제강점기 상황에서 일본인 국적으로 출전해야 했던 고 손기정 선수는, 우승의 기쁨보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네. 둘리 둘리~’ 빙하를 타고 서울시 우이천으로 떠내려 와 심술궂은 고길동 아저씨 집에 더부살이하게 된 ‘아기공룡 둘리’의 노래가 귀에 익숙하게 감긴다면?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호이! 호이!’, ‘짠!’, ‘깐따삐야~!’,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고 외치며 해 질 무렵까지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면? 아마도 1980~90년대를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보낸 세대일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만 남아 있던 아기공룡 둘리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 이하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극장에서 재개봉한 것. 어? 귀염둥이 둘리가 벌써 마흔 살이나 되었다고? 그렇다. 1983년 4월 22일생 둘리는 경기도 부천시에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은 어엿한 주민이다. 둘리 시리즈는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를 시작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계에서 둘리는 콘텐츠 산업의 태동기를 일군 캐릭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팬시 제품까지 둘리 캐릭터 상품만 2천
항공기 승무원, 홍보도우미, 휴대폰 판매원, 아나운서, 콜센터 상담원. 이 직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감정노동(感情勞動)이 심한 직업이라는 점이다.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 교사 역시 교육대상인 학생은 물론 학부모로부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상황을 참작한다면, 이제 교사라는 직업도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감정노동이란 말투·표정·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 미국 버클리대 명예교수이자 여성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가 1983년에 낸 책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 이 용어가 등장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트렌드 지식사전 2013).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을 하는 사람들을 통칭해 감정노동자라고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2년에 203개 직업에 종사하는 5,6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심각도 5점 만점에 승무원(4.7점), 홍보도우미(4.6점), 휴대폰 판매원(4.5점), 아나운서·리포터(4.46점), 콜센터 상담원(4.38점), 은행 창구직원(4.34점) 순으로 나타났
“‘소희들’은 반복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한때 ‘감독의 예술’로 여겨졌던 영화는 복합예술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끊임없는 협업을 요구했고,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자본의 영향력은 한층 강력해졌다. 그런 면에서 정주리 감독(사진)은 운이 ‘억세게’ 좋은 편이다. 첫 데뷔작 도희야(2016)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고, 8년 만의 복귀작 다음 소희(2023)는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 상영 후 7분간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었기에, 예술영화의 본고장이자 영화의 탄생지인 프랑스에서 그렇게 환대받았던 것일까? 2017년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안타깝게도 다음 소희 줄거리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환대가 그리 기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다음 소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한 고등학생이 5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