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수능 응시 학생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수시2학기 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을 별도로 모아서 학습할 공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수시합격자와 수능 응시자가 한 교실에서 생활함으로써 많은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70여명이 넘는 학생들을 한 교실에 모아놓자 당초 우려와는 달리 각종 자격증이나 전공과 관련하여 예비 지식을 습득하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물론 정든 친구와 떨어져 낯선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여의치는 않겠지만 아직도 진학이 결정되지 않은 친구들을 배려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참는 모습이 무척 대견했습니다.
수능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가 치러졌습니다. 이번 모의고사는 다른 때와는 달리 실제 수능시험의 방식과 동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수능시험을 위하여 학생들은 고교 입학부터 지금까지 20여 번이 넘는 모의고사를 치렀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모의고사는 오직 수능시험 한 번만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코 앞으로 다가온 실전을 위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는 학생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가 속속 발표되면서 수능을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수시모집 합격자는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합격은 곧 입시의 마침표나 다름없다. 이렇게 되면 수능시험을 발판으로 삼아 짧게는 일년 길게는 삼년 동안 밤잠을 설치며 입시 준비에 매달린 보람도 없이 정작 수능시험은 치러보지도 못한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수시모집 인원은 올해들어 수시 1학기에 2만 7600명(7.1%), 수시 2학기에 15만 6531명(40.2%) 등 전체정원의 47.3%를 선발한다. 전체 202개 4년제 대학의 모집정원 가운데 절반을 수시모집으로 뽑는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수시모집이 2004년 전문대학에 이어 전국적으로 240여개에 달하는 전문학교로 확대됨으로써 그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물론 일부 대학에서는 수시 2학기 모집 합격자에 한하여 수능 최저학력을 적용함으로써 수능시험 응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그 비율은 높지 않다. 일선 고교에서도 늘어나는 수시 합격자로 인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도 남은 학교생활이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들은 거의 반년 가까이 울며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파란 가을 하늘만큼이나 티없이 맑고 순수한 동심(童心)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계절. 오늘은 수능시험을 목전에 두고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3학년 교무실에 아주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바로 1학년 학생들이 가사 실습시간에 만들었다는 샌드위치를 들고온 것이지요. 수능 준비하는 고3 형들을 지도하느라 수고하시는 고3 담임선생님들께 간식을 대접하기 위해 가져왔다는 설명까지 곁들였으니 그 맛을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샌드위치만큼 선생님들의 수고로움을 잊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수능을 열흘 남짓 앞두고 3학년 담임 선생님들이 졸업앨범에 들어가는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간 함께 모여서 사진을 촬영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냈으나 오늘만큼은 시간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아홉 명의 담임 선생님들이 촬영을 한 후, 인문계 담임 선생님 다섯 분만 별도로 촬영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의 사진 촬영은 사진관에서 나온 기사분이 아니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학생들의 사진도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촬영할 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선택하여 졸업사진을 구성하는데 사용한답니다. 졸업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촬영하고나니 벌써 일년이 다 간 것 같아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모쪼록 모든 제자들이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에 진학하기를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기원했습니다.
본관과 과학관 사이에 위치한 잔디밭은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의 사랑을 받는 공간입니다. 봄이면 파란 싹으로 생명의 정취를 불어넣고 여름이면 푸른 비단으로 장식하여 뜨거운 태양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되며 가을이면 병아리처럼 노란 옷으로 갈아입어 보는 이의 마음을 여유롭게 하고 겨울이면 푸근한 양탄자가 되어 추위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답니다. 그래서 10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지만 잔디밭에는 휴지 하나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언제나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잔디밭을 보면서 본관으로 오는데, 눈에 거슬리는 물건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누군가가 먹고 머린 음료수 캔이었습니다. 물론 본의는 아니었겠으나 막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잔디가 싫어할 것은 분명합니다. 버려진 양심을 주워들고 나오는 마음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답니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적어도 기본적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가르치는 역할은 교사의 몫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는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며칠 전부터 중학교에 다니는 큰 아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녀석이 친구들에게 선물할 빼빼로를 준비하기 위하여 용돈 모으기 작전에 돌입했다. 평소 용돈이 필요하면 집안 일을 돕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던 터라 녀석들은 목표 액수를 채우기 위해 늦은 밤까지 양말을 빨고 있었다. 녀석들은 '빼빼로데이'에 친구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선물을 받는가에 따라 자신들의 능력이 결정된다는 얘기를 했다. 친구간에도 선물을 엄청나게 많이 받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하나도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끼리 마치 무슨 경쟁이라도 하듯 더 좋은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도 일견 이해는 간다. '빼빼로데이'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언뜻 외국에서 물건너온 문화 가운데 하나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빼빼로데이'는 11월 11일, 작대기가 네개 겹치는 날에서 힌트를 얻어 부산 지역의 여학생들이 빼빼로를 나누며 서로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날씬해지자는 의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일부 지역의 학생들이 순수한 의도에서 시작한 '빼빼로데이'가 이젠 학생은 물론 성인들까지 선물을 주고받는 일종의 이벤트데이로 자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2학기 수시모집 가운데 특별전형이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시모집은 크게 교과성적을 위주로 하는 일반전형과 사회적 배려와 수험생의 재능을 고려하여 선발하는 특별전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따라 2006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은 178개 학교에서 총 15만 6531명을 모집하고 그 가운데 특기자를 포함한 특별전형은 10만 1672명을 선발한다. 특별전형 가운데 2만 1292명은 ‘취업자’‘특기자’‘농어촌학생’‘실업계고교 졸업자’‘특수교육대상자’‘재외국민 및 외국인’ 전형으로 모집하고,5분의4에 해당하는 8만 380명은 ‘대학독자적 기준’ 전형으로 선발한다. 문제는 특별전형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대학 독자적 기준’ 전형이 대부분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한다는 점이다. 물론 특별한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과학영재’‘외국어우수자’‘재능우수자’‘봉사활동 우수자’ 등 차별화된 전형 방법이 마련되어 있으나 선발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전형에 지원하고자 할 경우, 특기는 자격조건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대학교육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토요일 오후, 퇴근길에 읽고 싶은 책이 있어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부춘산으로 오르는 초입에 특별한 행사가 있는 듯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바쁘더라도 잠깐 들려보기로 하고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한 후, 행사장으로 걸어 갔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한 동호회에서 각종 희귀 식물과 곤충을 촬영한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행사장 주변을 둘러싼 노란 은행나무와 둥그런 연못을 중심으로 늘어선 사진이 멋진 조화를 이루며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때마침 전시회 소식을 알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한 여학생이 작품 하나하나를 둘러보며 그 예술적인 미에 흠뻑 빠져들고 있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합격자 발표까지는 아직 이틀이 남아있다. 2학기 수시에 5개 대학에 응시했으나 이미 4개 대학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떨어지면 내신이나 수능성적을 고려했을 때 녀석은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루하게 느껴지던 신호음이 끊어지면서 예쁜 교환원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여기 ㅇㅇ고등학교인데요. 합격자를 미리 알 수 있나요?" 잠시 머뭇거리던 교환원은 상급자와 의견을 교환한 뒤 합격자 명단만 불러주겠다는 것이다. 재우는 우리반 반장으로 수더분하고 유머 감각이 넘쳐 늘 따르는 친구가 많다. 항상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녀석에게도 그늘진 구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재우는 유치원에 다닐 때 부모님과 헤어져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물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별이었지만. 이후부터 재우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에 키워졌고 그맘때면 겪게되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도 무수히 겪었으리라.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각별한 사랑에 힘입은 재우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극심한 반발과 저항심 그리고 일탈행위와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무난하게 마치고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독거노인과 같은 어려
수능시험을 보름 남짓 남긴 시점에서 2학기 수시모집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생수 감소로 인해 수시모집에서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선발하려는 대학의 고충을 이해할 수는 있으나 그렇더라도 수능을 앞두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고3 학생들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차제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시모집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4일간에 걸쳐 진행된 고3 학생들의 기말고사가 오늘 끝났다. 마지막 내신전쟁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진행된 기말시험에서 학생들은 1점이라도 더 맞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홀가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학생에서부터 삼삼오오 모여서 정답을 확인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1, 2학년 같으면 중간이나 기말고사가 끝나면 그날 하루는 자율학습을 쉬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능시험이 20일 앞으로 다가가온 고3 학생들에겐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자율학습에 들어간다. 이젠 마지막 남은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일만 남았다.
수능시험을 20여일 앞두고 있는 고3 학생들이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모의고사에 교내 시험까지 파김치가 될 정도로 시험에 파묻혀 살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참으면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묵묵히 참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말고사만 끝나면 수능시험이 턱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습니다. 감독하시는 선생님도 시험을 보는 학생들도 모두가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며칠전, 모 대학의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폭발적으로 지원한 수험생들 덕에 평균 경쟁률은 50:1을 넘었다. 발표 시간이 가까와오면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초조하기 마련이다.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지도했으니 꼭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 학생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입시란 늘 그렇듯 붙을 것 같은 학생이 떨어지거나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학생이 합격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 날도 그랬다.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아이가 철커덕 합격한 것이다. 그것도 그 대학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학과에 말이다. 본인이나 선생님들의 기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다음날, 합격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교무실에 들어선 녀석이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며 피자와 치킨을 사왔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지도 덕분에 합격했으니 제가 한 턱 쏘았습니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며칠 전 수필집 몇 권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에 들른 일이 있었습니다.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들부터 코흘리개 어린 아이까지 모두 책에 빠져 있었습니다. 모 언론단체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독서와 담을 쌓고 지낸다며 걱정하고 있으나 적어도 이 서점에서의 모습만큼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흔히 책읽는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어느 곳에서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읽는 즐거움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