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강의가 수학능력시험에 대폭 반영됨으로써 일선 학교에서도 교육방송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사교육 수요를 줄이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모든 지역에 골고루 제공하겠다는 당국의 의도는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일반 참고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싼 EBS 교재 가격이 학생과 학부모에겐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과목을 사면 대략 몇 십만원이 소요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와 EBS가 공동으로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교재를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 3월초에 영역별 '수능특강'을 지급한 바 있고, 2단계로 지난 7월 2일 '수능특강 10주완성'이 시교육청으로부터 도착해서 배부를 기다리고 있다. 3단계로 진행되는 '파이널 실전모의고사'는 9월 20일쯤 도착할 예정이다. 비록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는 없으나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개선된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의 핵심은 수능의 영향력 축소와 내신의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새 내신제도가 지나친 경쟁심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고1 학생들은 또다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새로 도입된 입시제도의 맹점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갈등보다는 평가 시스템 자체의 불공정한 기준에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제도가 바뀌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반발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어떤 제도든 전체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한계로 인하여 이득을 보는 쪽이 있는가 하면 손해를 보는 쪽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다만 그 기준이 얼마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이냐 하는 점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다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새 내신제도와 수능시험은 모호한 기준으로 인하여 오히려 평가의 신뢰성만 떨어뜨리고 있다. 1996년부터 현재의 고2까지 해당되는 내신제도는 평어(수우미양가) 중심의 절대평가와 석차(과목별 등위) 중심의 상대평가 방식이 결합된 혼합형으로 볼 수 있다. 학생의 학업 성취 능력을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장점이 많은 제도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학이 평어를 반영함으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는 올 1학기 중간고사부터 학부모님들이 시험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부모 감독제'는 개정된 입시제도에 따라 내신의 비중의 높아지면서 공정한 시험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이에 대한 방안의 하나로 도입되었다. 직장일로 바쁜 아버지들보다는 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어머니들이 감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험 일정에 맞춰 아침 일찍 학교에 나온 어머니들은 선생님들과 2인 1조가 되어 각 시험실로 배치되었다. 드디어 종이 울리고 시험이 시작되었다. 밤새워 공부했을 아이들이 한 문제라도 더 풀기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표정엔 어느새 안쓰러움이 묻어난다.
얼마전 미국 뉴욕에 있는 여론조사기관인 'NOP월드'가 전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주당 독서시간을 조사하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열악한 독서 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독서 시간은 주당 평균 3.1시간으로 조사 대상국 중 꼴찌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인도(10.7시간)는 한국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았으며, 태국(9.4시간)이나 필리핀(7.6시간), 그리고 이집트(7.5시간)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한국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낮은 독서시간과는 달리, 한국인들이 TV(주당 15.5시간)를 시청하거나 컴퓨터(주당 9.6시간)를 사용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악을 듣는 등 전자기기(휴대전화, MP3 등)에 빠져 독서에는 전혀 관심도 없는 청소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걱정이다. 그러니 독서 문화가 실종됐다는 지적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리포터가 거주하는 지역의 공공도서관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조사 결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 도서관 내에 위치한 어린이 열람실은 책을 읽기 위해 찾아온 아이들로 인해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비좁은 소파에 걸터앉아
아무리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고3 교실은 쉬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오로지 목표로 하는 대학에 합격할 때가지 최선을 다할 따름입니다. 남들은 휴일 분위기를 만끽하는 주말인데도,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깜짝 수박파티를 열었답니다. 하루 하루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의 연속이지만, 서로 수박을 권하며 우정을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답니다.
고3 학생들에게 있어 주말이란 사실상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1, 2학년 학생들은 주말을 이용하여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거나 취미 활동을 하는 등 재충전의 기회로 삼지만, 고3 학생들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입시를 목전에 두고 촌음(寸陰)을 아껴써야 할 입장에서 주말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토요일 아침이었다. 전날 비가 내렸던 탓인지 창밖으로 보이는 수목의 싱그런 자태와 청명한 기운에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 야외로 나가기엔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그러나 오늘 오후는 운좋게도(?) 자율학습 감독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니 야외 나들이는 애시당초 글른 일이다. 이럴 때면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 주말에도 학교에서 살다시피하는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른지. 아이들이 아빠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니 말이다. 토요일이라 출석부 정리를 하던 중, 반장을 맡고 있는 정호가 찾아왔다. 뭔가 부탁이 있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YMCA에서 주최하는 노래자랑에 나가고 싶으니 오후 자율학습을 빼달라는 것이다. 정호는 우리반에서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공부도 잘하지만 운동이나 예능은 거의 프로(?) 수준에 가
밤에도 학교는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거대한 배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망망해해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한창 나이에 온종일 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그들이 때론 안스럽기도 하지만, 무한히 펼쳐진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젊음의 패기와 열정이 자랑스럽기도 하답니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졸린 눈을 부벼가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저들은 바로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매년 학기당 1회씩 총 2회에 걸쳐 대한적십자사 소속 헌혈 차량이 옵니다. 헌혈과 관련하여 특별한 교육이나 홍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참여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자신의 피 한방울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봉사의 참뜻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 작고 아담한 도서관이 있다. 몇 년전에 개관한 이 도서관은 몰려드는 아이들로 연일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룬다. 하루 평균 3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이 도서관을 이용한다. 도서관을 찾아온 학생들의 모습은 매우 진지하다. 서가에서 책을 고르는 아이, 신문이나 잡지를 보고 있는 아이, 컴퓨터로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고 있는 아이, 교과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 아이, 오디오로 음악을 듣고 있는 아이, 비디오로 학습자료를 시청하는 아이, 세미나실에서 토론하고 있는 아이 등 각자의 관심에 따라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들로 가득찬 도서관을 보는 것은 실로 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 도서관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대출되는 도서는 월평균 2,000권 안팎이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들의 독서량은 월평균 8권이 넘는다. 한달동안 무려 29권의 책을 읽은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학교 사정상 도서관을 개방하지 않는 주말을 제외하면 하루 한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는 것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가간 경쟁에서 학생들의 독서 경험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조
최근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고조되면서 지역마다 사회체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지난 일요일 도지사기가 걸린 도내 배드민턴대회가 열렸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각 시군을 대표한 많은 동호인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뤘다. 아무리 아마추어 대회라 하더라도 경기에는 승부가 있고 그래서 적당한 재미와 긴장감이 따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배움의 전당인 학교 시설을 빌려 행사를 주최한 담당자들이나 경기에 참가한 동호인들의 무절제한 의식 수준에는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곳곳에 버려진 오물과 학교는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또 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어른들의 비뚤어진 양심을 지켜보자니 얼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 술 더떠 경기를 하러왔는지 아니면 무슨 야유회를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체육관의 한 구석을 차지한 채 여럿이 둘러앉아 술판을 벌이는 모습에는 화가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다. 꼴사나운 풍경을 지켜보는 단 몇 분 동안에도 버리는 사람은 있어도 줍는 사람은 단 한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야
휴대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학교에서도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선생님들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자율학습시간은 수시로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와 진동 소음으로 인하여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휴대폰 문제로 고민하던 차에 선생님 몇 분이 아이디어를 내서 자율학습 시간만큼은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휴대폰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를 교탁에 비치하기로 했습니다. 휴대폰으로 인한 폐해를 절감하고 있던 아이들도 선생님들의 아이디어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자율학습이 시작되면 각자 휴대폰을 꺼내 바구니에 담아놓고 자리에 앉는 습관이 생기면서 면학분위기는 전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대학입시를 목적에 두고 있는 고3 학생들의 수업은 더욱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수업이 교과서보다는 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방식으로 진행되다보니 자칫 딱딱한 수업 내용으로 인하여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 모두가 쉽게 실증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기온이 높아지면서 수업시간에 조는 아이들이 늘어나 덩달아 맥빠진 수업이 되기 일쑤다. 지친 아이들을 수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교사도 학생들과 다름없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규수업과 특기적성교육 그리고 야간수업으로 인하여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교사부터 수업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면 아이들도 수업에 대한 열의가 떨어지는 것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리포터는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미 교과서의 내용은 모두 마무리했고 요즘에는 언어영역 문제풀이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언어영역을 지도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국어 교과 뿐만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망라한 통합교과적 성격으로 인하여 가르친 만큼 쉽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남학생들은 언어영역의 지문 가운데 현대시만 나오면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무척 까다로워한다. 그러니 특별한 방법을 동원
지난 주말 교회로 예배를 보러 가던 중, 아침 일찍부터 밭에 나와 봄감자를 수확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기까지 숱한 시간동안 남모르게 흘렸을 땀방울에 대한 보답이겠지요. 극심한 기온 변화에도 불구하고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 잘 자라준 감자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웠을 감자를 박스에 담기 위해 바쁜 손길을 놀리고 있는 농부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요? 당연히 자식들이겠지요. 이렇게 힘들여 수확한 감자를 팔아 자녀들 학비를 대는 부모님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부터 수능이 치러지는 11월 23일까지는 정확히 165일 남았습니다. 모든 고3 학생들의 심정은 한결같겠지만,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정말 가시밭길처럼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특히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높아진 기온 탓인지 야간자율학습을 할 때면 가끔 조는 아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졸음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지요. 밤늦은 시간까지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가운데는 쏟아지는 잠을 피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왕래하고 있는 복도로 일부러 책상을 갖고나와 공부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선생님들의 시선을 받으면 그만큼 마음의 각오가 새로워져 졸음을 물리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어쨌든 졸음을 쫓기 위하여 복도로까지 나와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 마음가짐이 무척 대견스럽기도 하답니다.
얼마전, 서울에 출장갈 일이 있어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었다. 모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책을 읽기로 했다. 그러나 기대는 버스에 오르는 순간부터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쪽 저쪽에서 들려오는 휴대폰 벨소리와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큰소리로 통화하는 승객들 때문에 도저히 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상황은 지하철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몇 년전만 해도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승객들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있었다. 특히 촌음(寸陰)을 아껴써야 할 젊은이들마저 문자메시지를 작성하거나 음악을 듣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휴대폰이 독서문화를 잠식해 버린 듯 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에 힘입어 휴대폰이 생활필수품처럼 취급되고 있는 마당에 독서를 강조하는 것이 어쩌면 고루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해도 책속에 담긴 소중한 가치만큼은 변할 수 없다. 왜냐하면 책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훌륭한 지식의 저장고이자 정서 함양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