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남짓 유행성 결막염을 앓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선글라스를 쓰고 지낸 그 시간들이 무척이나 길고 지루한 터널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손을 씻고 가급적 사람들을 피해 다녔습니다. 세상이 손을 내棘諍?내가 뿌리치며 달아났습니다. 그리고는 무채색으로 채워지는 삶의 빛깔을 바라보며 혼자만의 공간에서 서툴고 단조롭기 그지없는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로 저는 유행성 결막염을 앓고 있었나 봅니다. 항상 세상 속으로 당당하게 뛰어들지 못하고 그 주위를 맴돌 뿐이었습니다. 세상이 내게 손을 내밀어도 고개를 저으며 물러나곤 했습니다. 몇 번인가는 시의 끈을 놓쳐버리고 사는 일에 열중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내 존재 방식의 한 가지 방편이었지만 늘 허전하고 쓸쓸한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제야 작은 깨달음을 얻고 세상 곁으로 다가가 따뜻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팔십 평생 고생의 그늘을 벗지 못하신 어머니, 그리고 무심한 듯 격려를 아끼지 않은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놓쳐버린 시의 끈을 다시 손에 쥐어준 밤비와 아
예년에 비해 응모 편수가 줄었고 평균적인 작품 수준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것은 서운한 일이었다. 어쩌면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거치지 않고도 어느 정도 문장 수련을 쌓은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수필 분야의 신설이 그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중에도 최종심에 첨좋?‘맘모스 치킨’과 ‘달려요, 엄마!’ ‘내짝’ 등 세 작품은 어떤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어도 무방할 만큼 고른 수준을 지닌 작품이어서 그 중 한편을 떨어뜨리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긴 시간 두 심사위원이 토론을 거친 끝에 ‘내짝’을 입상작에서 제외하는데 합의했다. 후반부 사건 전개가 너무 작의적인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남은 두 작품 중에서 서사 구조나 작중 인물의 성격 묘사, 문장 구사 능력 등 문학적 성취만을 따진다면 ‘맘모스 치킨’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이 모두 인정하면서도 선뜻 당선작으로 결정하지 못한 것은 주관처가 제시한 규정 매수를 거의 배나 초과한 듯한 분량 때문이었다. 결국 주관처 책임자의 양해를 얻고서야 어렵사리 ‘맘모스 치킨’을 당선작으로, ‘달려요, 엄마!’를 우수작으로 등위를 결정하는 데 합의할 수 있었다. 두 작품 모두
어렸을 적 나는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밤새 읽었던 소년 소녀 명작전집의 보물섬이며 걸리버 여행기 등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내 주위로 친구들이 몰려들어 눈을 초롱초롱 빛내곤 했었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친구들에게 이야기 들려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던 그렇?꼬마였을 그 무렵부터였을 것이다. 그랬음에도 나는 참 오랫동안 글을 쓰는 일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방송국에서 드라마 쓰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만 포기하고 결국 교사가 되었고 소설을 쓰려고 공부를 시작했었지만 늘 남보다 소설을 조금 많이 읽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었다. 그러던 내가 동화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 옛날 나의 이야기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들어주던 친구들처럼 나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우리 반 아이들 때문이었다. 글을 쓰면서 ‘지나치게 교훈적이진 않을까, 너무 작위적이진 않나’ 늘 고민하고 힘들었지만 그 모든 글들을 늘 즐겁게 들어주고 감동받았다는 쪽지까지 건네주는 우리 반 마흔 두 명의 아이들이 나에게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들어 보아야지 하는 용기를 주었다. 그리고 이 글은 그런 생각으로 처음 쓴 동화다. 여러 가지로 미흡함이
작품이 많아 심사하기 어려웠다. 응모작들의 일반적 문제점을 들면, 첫째, 교단 체험을 수기처럼 낱낱이 적는 데 몰두하여 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적 소재’로 글감을 한정한 탓도 있겠지만, 소재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관점이 규범을 답습하는 데 머물렀기 때문이다. 둘째, 갈래와 형식이 다양하지 않았다. 이른바 중수필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서술이 외면적 서사 위주라서 묘사, 논증이 적으며 내면을 엿볼 수 있는 표현도 적었다. 이는 수필을 경수필 위주로 생각하는 관습과, 현실을 깊이 사색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데 소홀한 태도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 각자가 4~5편을 뽑아 서로 돌려 읽은 뒤 논의해 보니, 마지막에 4편이 남았다. ‘길 따라 길을 만드는 사람들’은 사색적 경향이 좋았으나 새로운 맛이 아쉬웠다. ‘빈 밭’과 ‘마른 꽃의 향기’는 매우 비슷한 작품인데, 체험과 체험을 연결함으로써 깊이가 생겨난 반면, 지나치게 감성적인 관점이 뼈대를 약하게 하고 있다. ‘저도 그것이 고민이에요’는 체험을 거침없이 다루어 진실감을 얻고 있다. 성급하게 도덕적 잣대를 갖다 대어 읽는 재미를 깨지 않으며, ‘~습니다’ 투의 화법도 어울린다. 다
고등학교 때 학생잡지사의 문예작품 모집에 여기저기서 모방한 글로 입선한 적이 있다. 그 후 몇 군데 문예지에 도전하는 의욕을 과시했지만 번번이 낙방한 후 애당초 문학은 나의 능력으로는 미치지 못하는 분야라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 행운을 가져?준 것일까. 의욕만 앞세워 내놓기 부끄러운 글을 투고하고 조마조마했던 자신이 쑥스럽기만 하다. 다행이 더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당선이라는 영광의 자리를 만들어준 심사위원들과 한국교육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세상은 갈수록 빠르고 강렬한 속도로 인간의 삶을 몰아간다. 빠른 것이 이기는 시대이며 남들보다 빨라야 똑똑하고 현명하며 아름다움까지 인정받는다. 학교 교육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 동승하여 공동체적 나눔의 삶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가치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래서 더할 수 없이 높고 순수함을 강조하던 우리의 미덕은 이제 박물관의 유물처럼 퇴색되어 간다. 자신의 눈에 차지 않으면 당장 따돌리거나 무시해 버리는 인정 없는 현실을 방관만 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경쟁과 이기심으로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하며 물질의 과다에 삶의 가치를 판단할 뿐이다. 21세기의 디
청일전쟁, 동아시아 질서를 바꾸다! 中 조선 내정간섭, 중화제국주의적 행태 언급 없어日 침략전쟁 성격 모호하게 처리하는 서술방식 채택 ‘청일전쟁’은 19세기 말 동아시아의 국제질서와 한・중・일 세 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은 일대 사건이다. 명칭만 보면 ‘청일전쟁’은 청과 일본 사이의 전쟁 같지만, 이 전쟁의 이면에는 조선에 대한 종주권(혹은 지배권)을 둘러싸고 청과 일본 사이에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고 있었으며, 그 와중에 조선은 전쟁터가 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청일전쟁은 청・조선・일본이 뒤엉킨 가운데 발발한 근대 동아시아의 ‘국제전쟁’이자 청과 조선의 몰락을 예고한 전쟁이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동아시아의 종주국을 자처한 중국은 종래에 누려왔던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일본에게 빼앗겼고 심지어 일본에게 영토를 빼앗기거나 침략을 당하는 입장이 되었다.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구미와 대등한 위상을 확보하면서 동아시아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 전쟁으로 말미암아 동아시아 전통사회의 종주국으로 군림했던 청과, 한때 중국왕조에게 조공을 받치면서 섬나라 오랑캐로 멸시받아왔던 일본 사이의 위상은 역전
EBS는 중학교로 진급하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기본 도구 교과의 초보적이고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 접하는 학교 환경에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한 ‘중1 예비과정’을 방송한다. ‘중1 예비과정’ 편성의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다. ▶중학교의 주요 개념을 예습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기초 학력을 증진 시킨다. ▶중학교 교과에 대한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제시한다. ▶초등 6학년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중학교 1학년 1학기의 기본적인 내용을 안내한다. ‘중1 예비과정’의 교재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세 가지가 있으며 전국의 대형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방송은 12월 13일부터 2005년 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국어=월요일 10:10-40(본방송), 월요일 18:00-30(재방송), 토요일 15:30-16:00(종합편) *영어=화, 수요일 10:10-40(본방송), 월, 화요일 18:00-30(재방송), 토요일 16:00-17:00(종합편) *수학=목, 금요일 10:10-40(본방송), 월, 화요일 18:00-30(재방송), 토요일 17:00-18:00(종합편)
윤인경 한국가정과교육학회장(한국교원대 교수)은 내년 1월 5일 오전 10시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가정과교육의 도전과 전망'을 주제로 동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9일 오후 충북 청원군 내수면 초정스파텔에서 열린 충북교총 산하 제4회 여교원 정책위(회장 김운념, 율량초, 한국교총부회장)가 120여명의 유, 초, 중 여교원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충북 도내 각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여교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여교원 정책 및 여교원의 리더십 함양에 대한 특강도 듣고 분과토의도 하는 등 교육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벌어진 자리였다.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박노성 충북교총회장의 격려사, 장성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의 '여교원의 양성평등한 리더십 함양'이라는 주제의 특강이 있었고 저녁 식사 후에는 김수연(용성초 교감)과 장경숙(신송초 유치원교사)의 현장교육에 대한 발언 및 분과토의가 9시까지 이어졌다. 특히 여교원정책, 복지 및 수혜, 승진, 전보, 교총활성화 방안으로 나누어 진행된 분과토의에서는 여교원 휴게실 확보, 승진후보자 3배수 이내에서의 여교원 우선 임용, 교총 분회장의 교사화 등 여러 가지가 논의 됐다. 매년 2회의 세미나 및 2회의 친목행사를 주로 하는 여교원 정책위는 여교사들뿐만 아니라 여자 교장, 교감, 전문직 등이 모여 교육에 대한 논의의 장을 펼치는 단체로써 충북 여교원들을 이끄는 리더
최선호 한국법학회 회장(우송정보대학 교수)은 17일 우송정보대학 우송관 5층 세미나실에서 '사회적 혼란기에 있어서의 법의 역할'을 주제로 동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동아시아 근대화운동의 명암과 한・중・일의 운명 中 '양무운동' 폐단·한계 동시 지적, 실패의 근원 시사日 '명치유신' 성공원인 등 역사적 의의 언급 거의 없어 동아시아의 ‘근대’는 1840년 아편전쟁에서 시작되었다. 아편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동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었다. 따라서 아편전쟁에서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믿었던 청조가 영국에게 참패하자, 중국뿐만 아니라 조선과 일본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고 동아시아 각국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를 계기로 청을 비롯한 조선과 일본의 지도층은 서구열강의 침략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했는데, 이것이 ‘근대화’를 위한 운동 혹은 개혁이었다. 근대화운동의 배경 중국의 고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제2차 아편전쟁 이후 내우외환에 직면한 청조 내부에 양무파(洋務派)와 수구파(頑固派)가 형성되면서, 양무파는 열강과 함께 태평천국군(太平天國軍)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열강의 군사력과 기술이 우수하다는 점을 인식, 서방의 선진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청조의 통치를 유지하자고 주장한 데 반해, 옛것을 답습하고 지키자는 수구파는 모든 서양사물을 맹목적으로 배척하고 적대시하면서 변함없이 청조의 통치를 유지하
동아시아의 국제질서(정치·문화교류)조선·中·日 간 외교정책 핵심은 ‘사대·교린’ 中·日 모두 자국 우위입장에서 교과서 서술日 조선통신사를 ‘장군 축하사절단’으로 왜곡◈ 조공 외교의 성격 ◈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중화질서는 전근대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특징을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그것은 주로 조공(주변 국가들이 정기적으로 중국에 공물을 보내는 일)과 책봉이라는 의례적 외교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에 중국이 주변국의 내정에 관여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는 지배와 복속이라는 힘의 논리보다는 문화적·경제적 교류의 의미가 강하다. 그러나 일본은 중국과 일본의 조공체제는 경제적 관계가 주였고 양국 간 상하 지배질서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정학적 조건상 한국이 감당해야 할 국제정치적 상황이 과거나 현재나 유사하다는 점에서, 조선 시대 生存 外交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 朝鮮通信使(詳說日本史) ◈ 명과의 관계 ◈ 조선은 건국 직후부터 명과의 친선관계를 유지하여 정권과 국가의 안전을 보장받고, 중국 이외의 주변 민족과는 교린 정책을 취하였다. 이러한 교린 정책은 상대 국가가 달라지더라도 조선 전 시기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