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사회 각계가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교총은 절차의 투명성, 내용의 적절성과 중립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실제로 정부는 편찬기준과 집필진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현대사 집필자는 역사학자가 1명뿐으로 전문성을 의심받고 있다. 또 ‘대한민국 수립’ 표현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친일과 독재 미화 논란을 피하려는 듯 이승만 정부 독재, 5·16군사정변과 10월 유신, 민주화 운동의 성과 등을 중립적으로 서술하려 애썼지만 이 또한 한계를 드러냈다. 고교 한국사에서 근현대사 서술 분량이 절반을 차지한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을 정교하게 기술하는 등 비중을 높여 또 다른 편향성 시비를 낳고 있다.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욕이 1년만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내놓는 무리수로 이어진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왜 그토록 조급하게 국정화를 추진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검정과 국정의 찬반 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는지도 이제 되돌아봐야 한다. 그간 검정을 주장하는 역사학계와 집필자, 일부 교사들은 편향된 집필과 수업을 하지 않았는지, 반미와 종북 그리고 자학적 사관을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1일, 4차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TF를 열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도 청탁금지법에 위반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제자의 꽃 한 송이까지 부정 청탁으로 봐야 할 만큼 교단이 부정적으로 비쳐진 현실에 학교 현장은 허탈을 넘어 자괴감에 휩싸였다. 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 “사제 간의 정을 범죄로 모는 경직된 해석”이라고 재검토를 촉구했고 권익위를 항의 방문했다. 권익위는 부랴부랴 “결정한 바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해프닝은 일명 ‘김영란법’ 제정 당시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지난 60여 년 간 이어온 사제 간의 아름다운 전통을 법적 잣대로만 재단한 안타까운 결정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상징인 카네이션이 부정 척결의 대상이고 청탁 행위라는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 이는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제자가 스승에게 드리는 꽃 한 송이를 처벌하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경직된 해석은 결국 법을 희화화(戱畵化) 해 청탁금지법 전체의 입
20만 1072명. 한국교총이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시작해 이달 11일 마감한 입법청원운동에 서명한 교원 수다. 정부, 국회를 향해 20만 넘는 교원들이 뜻을 모아 ‘청하고 원한’ 것은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관리직교원 연봉제 도입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교육용 전기료 인하, 소규모학교 및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등 10대 과제다. 하나 같이 교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현안들이다. 이들 청원과제는 제36대 교총 회장단이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세 바퀴 반 돌며 현장의 애환과 바람을 ‘바위에 손톱으로 새기는 심정’으로 담아낸 숙원과제다. 근래 보기 드물게 20만 교원이 동참한 것도 그런 이심전심이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단에 자긍심과 활기를 불어 넣어 ‘가르칠 맛 나는 학교’를 만들자는 교육자의 뜻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히 표출됐다. 교육 본연의 역할과 교원의 자존감을 훼손시켜 온 잘못된 정책을 결단코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조만간 청원서를 국회와 정부에 공식 전달하고 입법, 정책 추진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청원은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리이며 국기기관은 이를 성실히 심사할 의무를 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응당
교권 침해에 대해 처벌을 강화한 ‘교권보호법’ 개정안이 11일 발의됐다.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 등 23명이 발의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은 크게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 조치 의무화, 교육활동 분쟁 조정․법률상담 등을 위한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심리치료 미이수 학부모에 3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가 그 골자다.그동안 교원 개인이 교권침해를 한 학부모 등 제3자를 대상으로 고소 등 법적 책임을 묻는 게 사실상 어려웠다는 점에서 지도·감독권자인 교육감이 직접 고발조치를 하도록 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진일보한 내용이다. 또한 교권침해를 한 학생이나 학부모가 특별교육․심리치료를 이수하지 않을 경우 벌칙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학교현장의 의견도 보완됐다.이번 개정안은 교권침해 행위와 수준은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법령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는 학교현장의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또 제36대 교총회장단이 ‘1호 결재안’으로 강력히 추진한 활동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이제 국회가 나서야 한다. 이미 18대 때도 여야의원 15명이 교원의 교육활동보호
도입 2년차인 시간제 교사를 내년에 더 확대하기 위해 교육부가 전환 사유와 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혀 현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21일 육아·간병·학업으로 명시한 전환 사유를 폐지하고 학운위 심의절차도 폐지하는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정부는 경력단절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지만 학교 현장은 되레 기간제교사만 더 양산하게 될까 노심초사다. 행정예고를 통해 찬반의견을 개진하라고 하지만 선례를 보면 의견이 반영될 지도 미지수다. 지난 2년간 시간제교사는 2015년 30명, 올해 71명에 그쳤다. 9개 시도는 아예 한 명도 전환시키지 않을 만큼 거부정서가 강하다. 그런데도 모든 제한을 풀어 누구나 시간제교사로 전환할 수 있게 한 것은 학교의 고충을 무시한 처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시간제교사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시간표 작성, 학생 생활지도, 교무 분장에서의 담당업무 및 담임배정 등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속성 없는 근무로 인한 손실은 그 어떤 가치로도 환산할 수 없다. 오전이나 오후 혹은 특정 요일에 특정학급의 수업이 몰리는 일도 생긴다. 시간제교사의 근무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강원도를 비롯해 충·남북, 경북, 전남 등 농어촌지역이 많은 시·도에서 초등 임용시험 응시자가 미달돼 비상이 걸렸다. 2017년도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강원 0.58대 1, 충남 0.57대 1, 충북 0.62대 1, 경북 0.82대 1로 3년 연속 미달사태를 맞았다. 반면, 광주 5.44대 1, 세종 2.33대 1, 경기 1.56대 1로 대조를 이뤘다. 예비 교사들이 대도시·수도권으로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몇 년째 심화되면서 교원 수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된다. 강원은 TF까지 꾸려 임용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초등 교사는 전국 11개 교육대학과 교원대, 그리고 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를 졸업한 자에 한해 시험자격이 주어진다. 문제는 해당 양성기관에 그 지역 학생보다 타지 학생들이 많아 탈출 러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농어촌 지역은 근무환경이 열악해 예비교사들이 기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 부족은 교단의 열정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땜질식 처방에 급급해서는 문제가 되풀이될 뿐이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초등 양성대학 입학 시 일정수의 학생은 지역 특례 입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고종황제가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칙령 제41호에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로 이즈음 학교, 사회 곳곳에서는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교총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맞서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널리 알리고 온 국민이 강력한 독도수호 의지를 다지자는 의미에서 2010년 전국 단위 민간 최초로 10월 25일을 독도의 날로 선포하고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24~28일을 독도교육 특별주간으로 정해 전국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25일 서울 양정고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어 안타깝다. 올해 일본은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일부에 ‘독도는 일본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 등 왜곡된 내용을 수록했다. 또한 최근 내각관방 홈페이지에도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이 추가 게시됐다. 일본 시네마현 청사에는 독도가 일본 땅임을 주장하는 자판기가 등장하는 등 끊임없이 독도 침탈을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하고 있지만 그 때뿐이다. 독도는 국제법상, 그리고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대
교육부가 올해 11~12월 치르는 2017학년도 초·중등 교사임용시험부터 심층 면접과 수업 시연(試演) 등으로 구성된 2차 시험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차 시험 최하 점수를 80점에서 60점으로 낮춰 1차 필기시험 상위 통과자가 대부분 합격하는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는 교육학 및 전공 지식을 평가하는 1차 시험이 당락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현행 제도가 역량과 자질을 갖춘 교사 인재 선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1차 시험 상위 합격자가 2차 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대부분 합격함으로써 2차 시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교사임용시험 개선 방침은 지필고사 점수로 당락이 결정되는 현행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활지도와 교권침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수업 개선에 나설 교사는 지필평가만으로 가려질 수 없다. 교사자격증은 교·사대에서 받지만 교사합격증은 노량진에서 받는다는 우스갯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하지만 귀 기울여야 할 현장의 우려도 많다. 우선 지필고사인 1차 시험에 비해 심층면접, 수업 시연 등 2차 시험은 계량화가 어려워
한국교총과 대한변협이 12일 교권보호를 위한 공동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공론화에 발 벗고 나섰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학생 수업과 생활지도, 추락하는 교권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법률 개정 등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교육계와 법조계를 대표하는 양 기관이 손을 잡은 것이다. 교권보호와 교권침해 처벌 강화는 제36대 교총 회장단의 첫 번째 공약사항이다. 그만큼 학교현장의 절실한 과제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교권은 ‘추락’이 아닌 ‘실종’됐다는 토로가 나왔을 정도다. 해마다 학생, 학부모에 의한 폭행·폭언 건수가 증가하고 최근에는 한 학부모가 교감에게 칼을 들이대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 교권의 현주소다. 이 때문에 교총은 지난 8월 4일부터 시행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보호를 위한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권침해에 대해 관할청의 고발조치 등을 의무화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특별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교총은 여야 수뇌부를 잇따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고 교육부 교섭과제로도 요구한 상태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18대 때도 여야의원 15명이 교원
지난 7월 하윤수 신임 교총회장이 취임사에서 ‘교육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 설치를 강력히 제기한 가운데 최근 교육계 안팎, 정치권에서 국가적 교육개혁 기구 구성을 잇따라 제안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실 개혁위 설치는 교총이 2001년 처음 제안한 숙원 과제다. 이후 교총은 제16대·제17대 대선 핵심 교육공약으로 주요 정당과 대선후보에게 채택을 요구한 바 있고 박근혜 정부에도 강력히 촉구해 왔다. 그 이유는 2000년 대 초반부터 정권과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정치적 손익계산에 따른 포퓰리즘 정책과 실험정책이 남발됐기 때문이다. 또 직선제 이후 이념색 짙은 교육감이 등장해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충돌을 빚으면서 학교가 오히려 갈등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실례로 정권 교체마다 교육과정이 뒤바뀌고 집중이수제, 문·이과 통합 등이 도입되며 학교는 개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그 와중에 고교다양화, 자유학기제 등 정권별 대표정책은 유지될 지도 미지수다. 교육재정은 무상급식·누리과정을 둘러싼 정치싸움에 학교기본운영비, 교육환경개선비 부족을 낳았다. 자사고는 교육감의 이념성향에 따라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 교원들은 예측할 수 없는 널뛰기식
김영란법 시행이 교직사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사들은 이제 제자들로부터 꽃 한 송이, 사탕 하나 무심코 받아들 수 없을 정도다. 그렇지만 학교현장은 일부 혼란 속에서도 깨끗한 문화를 조성하자는 차분한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교육감 측근비리가 잇따라 불거지며 찬물을 끼얹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신의 최측근인 전 비서실장이 이권에 개입해 수 천 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비서실장이 수 천 만원의 뒷돈을 챙겨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과 꼭 닮은 꼴이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도 학교 신축·이전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건설업체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조사를 받았다. 서울·인천교육감은 약속이라도 한 듯 수사 과정에서 사과를 했지만 도덕성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수사 중인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가 뒤늦게 번복함으로써 몸통 자르기라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진위를 알 수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4일 사과문을 발표한 교육감의 행동 역시 진정성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조교육감은 6일 국회 교문위가 실시한 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9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하 ‘학교개방조례’)이 학교 현장의 불만을 촉발하고 있다. 교원들의 의견조차 묻지 않고 학생의 안전을 도외시한 시의회의 전횡에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한 서울교육을 책임져야 할 시교육청이 시의회 눈치를 보느라 조례안 통과를 두 손 놓고 방치한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학교현장의 반발은 학교개방에 따른 그간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서울교총이 단 일주일 간 접수한 118건의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시설물 훼손 및 파손, 무단사용’이 31.4%(37건)로 가장 많고 ‘외부인의 음란행위를 포함한 교육방해 및 학생안전 위협’ 20.4%(24건), ‘학교 내 흡연, 음주 및 쓰레기 등 방치’ 16.9%(20건)도 상당 수였다. 어떻게 학교 안에서 학생 안전까지 위협하는 이런 일들이 빚어질 수 있단 말인가. 학교가 국민 세금으로 지어졌다고 지역주민의 편의시설, 생활체육시설쯤으로 여기는 시민, 단체들의 의식수준도 문제다. 학교가 겪어야 할 고충, 그로 인해 위협 받는 학생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뒤늦게나마 시교육청은 편법조례의 문제점을 깨
한국교총이 1일부터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교권침해 처벌 강화 등 10대 과제를 담은 50만 교원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청원은 교육본질과 교원의 자존감을 훼손시켜 온 잘못된 정책을 최대 교원단체인 교총과 교원이 나서 바로 잡겠다는 뜻이다. 또한 교육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려 ‘가르칠 맛 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신임 교총 회장단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청원과제로 내건 현안들은 교권 회복을 넘어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원성정책들이다. 도입 16년째를 맞는 성과급은 수업 등 교육본질을 왜곡해 온 대표적인 제도로 손꼽힌다. 평가 기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분발보다 ‘체념’을 조장하는 정책으로 전락한 지 오래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이 상실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해 유보됐던 교감·교장 연봉제 역시 불씨가 살아있다. 관리직 연봉제 도입은 교단에 성과주의를 만연케 해 교육력 제고에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년 새 3.6배나 급증한 교권침해도 처벌 강화 법제화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교권이 바로 서지 않으면 공교육 정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결정에 불복한 학부모의 도를 넘는 교권침해와 소송이 날로 증가하면서 고충을 호소하는 현장교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 철원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에게 내려진 학폭위 처분에 앙심을 품고 교감을 칼로 위협한 사건은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학교 현장에서 일상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한 건수가 2013년 764건에서 2015년 97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또한 행정·민사 소송으로까지 비화된 건수가 2012년 67건에서 지난해 139건으로 2배나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학폭위 결정을 불신한 학부모들의 협박이나 폭력은 통계로 다 잡히지 않는다. 학교와 교원은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걸친 송사에 휘말려 고통 받고 있다. 오죽하면 최근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관련 보험을 출시했는데 두 달 만에 가입 교사가 5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정도면 이미 학폭위의 정상적인 기능을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데에는 지금까지 특별한 대책 없이 수수방관해 온 당국의 책임이 크다. 흉기 위협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8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학교현장은 차분함과 혼란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사실 김영란법은 부정부패의 근본적 고리를 끊기 위해 필요하고, 선진국 도약을 위해 우리 사회가 한 번쯤 감내해야 할 진통이기도 하다. 그런 취지에 공감하는 교원들은 담담한 표정이다. 이미 이보다 훨씬 엄격한 ‘공무원행동강령’이나 시·도교육청의 ‘반부패와 청렴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란파라치’ 학원까지 등장하면서 교원들이 잠재적 법죄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법 시행을 둘러싼 이 같은 과열현상이 자칫 취지와는 달리 왜곡된 법 해석으로 선의의 피의자를 양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김영란법의 적용범위와 다양한 적용 사례를 정리해 매뉴얼을 만들고 학교에 안내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누구보다 책무성을 느껴야 할 교육부가 실질적인 매뉴얼을 제공하는 대신 ‘김영란법 신고사이트’부터 개설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교원들의 자존심을 앞장 서 상처 주는 교육부에 현장은 아연실색할 뿐이다. 교원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할 시·도교육청도 마찬가지다.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