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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경기 신장초(정동현 교장)는 지난 7일 학부모 공개수업을 진행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그동안은 온라인 학부모공개수업을 해오다 드디어 각 교실에서 학부모님을 초대하여 함께 수업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이번 3학년의 경우 학교를 입학하고 처음으로 공개수업을 진행하게 되어 학부모님들의 표정도 사뭇 긴장감과 설레임이 가득하였다. 1~6학년 27개 학급, 과학, 영어, 체육 등의 교과 수업, 영양, 보건교사의 비교과 수업까지 각 교실과 특별실 등에서 진행된 이번 공개수업으로 학부모님들은 그동안 궁금했던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학부모들과 함께 진행되는 참여형 수업부터 아이들의 활기찬 수업 모습을 관심있게 바라보는 참관형 수업까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이날 참여한 학부모님 중 한 3학년 학부모님은 “학교에 와서 직접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의젓하게 잘 수업에 참여하고 있어 기특하다”,“아기 같던 아이가 학교에 앉아 발표도 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울컥한다” 등의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앞으로코로나가 하루 빨리 없어져 이렇게 학생과 학부모님 모두가 활짝 웃으며 안전하게 참여하고 즐거워하는 활기찬 학교가 되길 기대한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초·중·고교의 수학·영어·정보 교과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AI 교사가 어려운 수학 문제 풀이를 개별적으로 도와주고,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지원하는 식이다. 교육부는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면 모든 학생에게 맞춤 교육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사 역할도 ‘학습 디자이너’로 변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지난 2월 ‘디지털 교육 비전 선포식’에서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디지털 시대에는 개념 중심의 지식에 더해 창의성, 인성, 비판적 사고력 등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사는 모두에게 맞춤 학습환경을 디자인하는 학습 디자이너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 적용으로 교실은 어떻게 달라질까. 학생의 학습 결과를 AI가 분석해 데이터로 보여주면 교사는 학생의 취약한 부분 및 유형 등을 파악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맞춤형 교육에 힘을 기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학생이 AI ‘코스웨어(교과과정과 소프트웨어의 합성어. 효과적인 교수·학습 목적으로 설계된 소프트웨어)’에서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AI가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교사는 이를 통해 학생의 학습 수준을 파악해 개별 지도를 한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학생이 AI 코스웨어에서 문제 풀이를 하면, 교사는 학생들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해당 개념을 중점적으로 설명한다. 가장 많은 오답이 나온 부분에 대한 개념 설명, 풀이 시간 등을 확대한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따른 수준별 그룹형 맞춤 지도 또한 가능하다. 하위그룹을 상대로 오답노트를 활용한 개별 및 그룹 지도, 보충학습을 진행한다. 중간그룹에게 문제풀이 및 질문 유도, ‘피어 러닝(Peer Learning, 동료학습)’을 할 수 있고. 상위그룹에게는 추가 문제 등을 제공해 자기주도학습력을 키워줄 수 있다. 수업시간 이후에는 보강을 위해 관련된 과제를 내거나 영상을 추가로 시청하도록 하는 등 맞춤형 보충지도 또한 가능하다. 학생의 코스웨어 활용도, 성취도 변화가 나타나게 되므로 교사는 데이터를 근거로 보상, 격려 등을 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교사의 이 같은 ‘하이터치’가 학생의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의 기술 수용과 활용, 참여의 정도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며 “교사는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활동 상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학생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적절한 격려와 개입은 학생들의 효과적인 학습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 고시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중등의 경우 2018년 입학생부터 적용되었고, 7년이 지난 시점인 2022년 12월 22일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새로이 고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5년 중등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학교교육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이 변경되면 교사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된다. 새로운 변화는 익숙해지기까지 적응시간이 필요하지만, 급속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려면 교육혁신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특히 고등학교에서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의 완성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 개념은 7차 교육과정 이전부터 도입되었으나, 과목 개설의 주체가 학교에 머물러 있었고, 학생의 선택권은 학교가 설정한 이수 트랙을 선택하는 수준이었다. 문과와 이과가 이에 해당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문·이과의 구분 없이 학교가 개설한 다양한 과목 중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체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학생의 과목 이수 기준이나 졸업의 학점량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는 졸업에 필요한 3년간 최소 학점량1이 명시된다. 고교학점제의 근간이 되는 법 개정은 총론 고시 이전인 2022년 3월 22일에 이루어졌다.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 신설 _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2조의3(학점제의 운영 등) 법 제48조 제3항에 따른 고교학점제(이하 ‘고교학점제’라 한다)의 운영, 고교학점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학생이 졸업에 필요한 교과목 이수의 인정 기준과 학점 수 등에 관한 사항은 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학칙으로 정한다(본조 신설, 2022.3.22.). ● 총론의 과목 이수 기준 신설[PART VIEW]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의 과목 이수 기준이 신설되었다. 특히 학점 이수 대상은 교과목뿐 아니라 창의적체험활동까지 포함함을 예고하고있는데, 각 과목별로 수업횟수의 일정 분량(2/3 이상)을 출석하였는지와 학기말 성적이 일정 수준 이상(40점 이상) 취득하였는지를 검증하여 충족하지 못하면 미이수하게 되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 학업을 성취하도록 책임교육을 강화하여야 하며, 학생들 역시 기존의 연간 190일 수업일수 중 2/3 이상 출석방식보다 더 강화된 형태의 책무성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미이수 과목이 발생한 학생의 진급 여부는 어떻게 될까? 2021년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에 따르면, 기존 연간 수업일수 190일의 2/3 이상 충족 여부에 따른 진급은 그대로 유지하되, 총 이수 학점인 192학점은 졸업에 필요한 요건으로 적용된다. 특히 학교에서는 학생의 미이수 예방에 중점을 두고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미이수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충이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도록 하여, 최소 학업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에 대한 책임교육을 강화한다. 보충이수는 별도 과제 수행, 보충과정 제공 등 본 과목의 내용이나 수업량을 축소하여 수강하는 방식이며, 대학과 같이 미이수 과목을 다음 학기나 학년도에 수강하는 재이수 방식은 장기적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보충이수는 학업결손 보완뿐 아니라 학습동기 부여 등을 고려하여 개별학교 또는 교육(지원)청 프로그램, 온라인과정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한다. 보충이수 후 부여되는 성적에는 상한선을 두어 성취도 E를 취득할 수 있다. 2025년부터 본격적인 적용을 하기 전에 2023학년도와 2024학년도 입학생 대상 국어·영어·수학의 공통과목4에 한하여 최소 성취수준 보장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 시기는 과목 이수 기준(미이수)이 졸업에 적용되기 전이므로 학생의 자발적 참여에 근거하여 지도하여야 한다. 내신평가와 입시제도의 변화 예고 대입제도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눌 수 있고, 수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일반고 진학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생부교과전형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등급 평균5으로만 거의 반영되기 때문에 정성적인 기록이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매 학기 정기고사에서의 상대적인 등급 취득이 향후 대학진학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은 입학하는 순간부터 내신등급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런데 내신등급은 수강자 수가 많은 과목일수록 1등급 배정 인원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희망이나 적성을 고려하여 과목을 선택하기보다 내신에 유리한 과목, 혹은 높은 수능등급을 얻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는 모든 선택과목을 내신등급 산출 없이 성취평가제로 변경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 외 세부적인 변화 사항들 ● 학기 단위 과목 편성·운영 과목별 성적 산출은 학기 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적용되면 학생들의 과목 이수와 학점 취득이 한 학기에 완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다음 조항이 추가되었다. 이제 공통과목은 물론 수능 과목인 일반 선택과목을 학년제로 2개 학기에 나누어 운영하던 방식에서 앞으로는 모든 과목을 1개 학기에 완결해야 하므로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모든 과목을 각 학기마다 작성해야 한다. ● 1학점이 17회에서 16회로 감소 교육과정상 한 학기는 17주를 기준으로 하며, 따라서 1학점도 17회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수업일수는 190일 그대로이면서 1학점이 16회로 줄어들게 되면 학기말 여유 주간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미이수 학생을 위한 보충지도 혹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 융합 선택과목의 신설 고등학교에 융합 선택과목이 신설되면서, 전체적으로 과목 수가 증가하였다. 이 현상은 고교 교사의 교재연구와 준비가 더욱 치열해져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융합 선택과목은 본인의 전공과 다른 전공과의 융합, 혹은 수능 위주의 지식교육에서 미래사회에 대응한 다양한 방식의 교수·학습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와 교육청 주도의 사전 연수가 필요하다. 교과서 개발이 교과교육 연수에 선행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나오며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고교학점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며, 평가방식도 성취평가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상대적으로 비율을 정한 내신등급이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학생들 입장에서도 큰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당일 학교에 와서 수업을 한 시간도 듣지 않고 5분 만에 조퇴하여도 출석일수로 인정되어 2/3 이상 충족하면 졸업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달라진다. 교사들 입장에서도 모든 학생의 기본학력을 보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초·중학교에서는 과목별 이수 기준 없이 출석일수 기준만 적용하여 진급과 졸업을 하다보니 고등학교에 와서 과목마다 최소 성취수준을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고등학교 이전 학교급에서도 기본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가 교육을 하는 이유는 학생을 단순 경쟁시키거나 무의미한 졸업장을 취득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모든 학생에 초점을 두고 사랑하는 제자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통하여 어떻게 성장할 것이며, 학교는 무엇을 더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세계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곳곳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현장도 많은 것을 바꾸어 놨다. 대면등교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지금도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래역량을 기르기 위한 온라인·오프라인 블렌디드(blended) 수업에 대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계획한 국제공동수업도 그 일환이다. 국제공동수업은 통번역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진행되는 수업이다.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서 텍스트로 변환하고, 변환된 텍스트를 번역한 뒤 상대국 화면에 상대국 언어자막으로 송출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우리나라 언어로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해외 학생의 화면에는 자국어 자막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반 학생들과 새롭게 시도하게 된 수업이 바로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Nan Chiau Primary School)와의 국제공동수업이었다. 싱가포르 담임선생님과의 만남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들과의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상대 학교 3학년 담임인 Yvonne Loh 선생님과의 연락이었다. 왓츠앱(WhatsApp)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Loh 선생님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짜보았다. 각각 3학년·4학년 학생들이어서 오랜 시간 온라인수업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게다가 난치아우초등학교는 수업 차시가 1시간 단위로 구성된 데에다 우리나라의 교과수업과 유사하게 교실 이동수업도 있어 함께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국제공동수업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교류에 대한 강한 의지와 서로가 상대 학교의 상황에 맞추고자 하는 배려와 존중 덕분이었다. 우리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며 40분 한 차시씩 몇 회차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회차별 수업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어떤 사전 자료조사를 과제로 제시할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견을 조율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3~4차시의 수업을 결정하였고, 한 달에 한 번씩 화요일 10시 30분에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본래의 국제공동수업은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 학교나 싱가포르 학교 모두 다른 나라 사람들과 영어로 말하는 것에 자신감과 흥미를 느끼고,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고자 했기에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고 영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대신 쉬운 영어를 선택하고, 미리 패들렛이나 학습지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참고하여 말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On 화면으로 만나는 싱가포르 [PART VIEW] ● 첫 차시 _ 추석 명절(Mid-Autumn Festival) 소개하기 9월 13일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와의 첫 만남. 우리 반 학생들은 이미 수업하기 며칠 전부터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함께 수업한다는 것에, 그리고 영어로 의사소통한다는 것에 잔뜩 설레는 모습이었다. 교실에 태블릿PC 23대가 준비되자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각자 준비해온 이어폰을 꽂으며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에 접속하였다.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 25명과 우리 반 학생들 23명이 한 화면에 담기자 모두가 Hello, Hi!를 외치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싱가포르 학생들도 교실에 앉아 다른 나라 학생들을 만나는 것에 잔뜩 기대한 모습이었다. 야단법석인 소개가 끝나고, 각 나라의 추석 명절 소개를 이어 나갔다. 첫 수업에서는 담임선생님들이 추석 명절(싱가포르의 중양절, Mid-Autumn Festival)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때마침 추석 연휴가 막 지난 터여서 더욱 흥미를 갖고 서로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수업주제라고 생각했다. Loh 선생님과 나는 간단히 PPT를 활용하여 추석 명절의 대표 음식·세시풍속·의상 등을 다양한 사진자료·영상과 함께 소개하였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임에도 서로 너무도 달랐던 추석 명절을 각국 학생들 모두 흥미를 보이며 열심히 참여하였다. 무엇보다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언어 수준에 맞추어 간결하고 쉬운 영어표현을 사용하였기에 모두가 집중하여 들을 수 있었다. ● 두 번째, 소모임으로 만나다 _ 좋아하는 음식 소개하기 두 번째 수업부터는 학생들이 소모임으로 만나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시간이었다. Loh 선생님과 나는 미리 학생들의 명단을 받아 다섯 모둠씩 나누어 짝을 지었고, 좋아하는 음식을 유창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학습지를 준비하였다. 3~4학년 때 배운 영어표현을 활용하여 충분히 학습지를 완성할 수 있지만, 몇몇 학생들은 학교 원어민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학습지를 완성해보고, 영어 말하기도 함께 연습해보았다. 그리고 수업 전, 미리 모둠별로 학습지 내용을 사진과 함께 올리게 하였다. 수업 당일, 이제는 선생님 없이 자기들 스스로가 수업을 이끌어 간다는 것에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둠을 구성할 때, 영어 말하기 능력이 우수한 친구들을 고루 배치하여 서로 도와가며 말할 수 있게 하였고, 더욱이 패들렛에 말할 내용을 미리 준비한 덕분에 대부분 학생이 자신 있게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 학생들도 김치·비빔밥 외의 다양한 한국 음식을 사진과 함께 배우고, 또래의 설명을 들으며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였다. 우리 반 학생들의 소개가 끝난 후에는 싱가포르 학생들이 자신들이 준비한 패들렛을 보며 좋아하는 싱가포르 음식을 보여주었다. 그중 몇몇은 싱가포르에서 먹어본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우리 반 학생들은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서로 아는 음식이 나올 때마다 먹어봤다던가, 맛이 어떠냐는 등 질문을 하기도 했고, 접속 등의 문제로 대화가 끊기면 “Who's next? Can you tell me your favorite food?” 등을 말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두 번째 음식 소개 수업이 끝난 뒤,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들이 소개한 싱가포르 음식을 교실에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음식들이 있겠지만, 요리 도구 없이 간단하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카야잼 토스트를 만들어 차와 함께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 모두에게 카야잼 1병을 나누어주고, 곡물 식빵에 발라 카야잼 토스트를 맛보면서 싱가포르의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문화를 소개하였다. 그리고 싱가포르 대표적 차 브랜드의 녹차를 함께 마시면서 칠리크랩을 비롯한 다양한 싱가포르 음식 문화를 함께 알아보았다. 싱가포르의 코코넛 커리 국수인 ‘락사’는 학교에서 조리하기가 어려워 락사 페이스트와 코코넛 밀크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주말 동안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어보게 하였다. 그리고 완성된 음식은 패들렛에 인증샷을 찍고, 먹어본 소감을 서로 나누어보게 하였다.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소개받은 뒤, 교실에서 또는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보면서 싱가포르 문화에 더욱 흥미를 갖고 수업에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 세 번째 수업 _ 서울과 싱가포르의 관광지 소개하기 마지막 수업은 서울과 싱가포르 각 도시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역시 미리 학습지를 준비하여 학생들이 배운 표현을 활용하여 말할 수 있도록 도왔고, 완성된 학습지는 패들렛에 사진과 함께 올리게 하였다. 특히 우리 반 학급 특색 수업인 생태전환교육과 연계하여 아름다운 자연과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창덕궁·남산타워·한강공원과 같이 한국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보여주기도 하고, 남대문시장과 같이 한국의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수업인 만큼 우리 반 학생들이 올린 패들렛 내용도 꽤나 알찬 모습이었다. 학습지에 적힌 안내 표현 외에도 자기가 알고 있는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여 좋아하는 서울의 장소나 추천하는 관광지를 유창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남대문·DDP 등의 다양한 서울의 모습에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난치아우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열심히 듣는 모습이었다. 한국 여행을 갈 때, 참고하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학생들도 있었고, 뉴스나 유튜브 영상 등에서 본 장소가 나오면 아는 체하기도 하였다. 영상에서 볼 때보다 서울과 싱가포르가 한층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었다. 미래에도 계속! 쭈욱 이어지는 국제공동수업 마지막 수업 후, Loh 선생님과 나는 그간의 수업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나누었다. 난치아우초등학교 방학이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11월에 세 번째 수업을 마지막 수업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우리는 방학 동안, 같은모둠에서 활동한 친구와 서로 편지를 주고받기로 약속하였다. 학생들이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영어 의사소통에 점차 유창해지고 발전해가는 모습을 확연히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Loh 선생님과 나는 올해도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학급을 연결하여 공동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아 모국어만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겠지만,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깨닫고 세계시민으로서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반 학생들도 소감문에서 서울을 대표하여 싱가포르 학생들을 만나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고, 영어로 한국 음식이나 서울의 자랑거리를 소개하면서 영어학습의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우리 반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해보길 바라며 시작했던 국제공동수업. 처음엔 영어로 수업한다는 것에 교사인 나도, 학생들도 약간의 부담을 안고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국인 싱가포르의 Loh 선생님과 함께 적극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학습지나 사전 과제를 충실히 준비하였고, 이에 모든 학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교사인 나 또한 세계시민으로 한층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On 화면에서 만나는 국제공동수업! 무한히 넓은 온라인 세상, 드넓은 세계무대만큼 모두의 역량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교육 공영방송 EBS가 국민의 평생학교로 거듭난다. 오는 4월 3일부터 EBS 평생학교, 다큐멘터리 K, 똑똑 문해력 박사 등 새로 기획한 신규 프로그램 16개를 선보인다. 기존 편성 시간의 30% 이상을 바꾸는 대대적인 개편이다. 이번 개편은 ‘교육성’, ‘공익성’, ‘실험성’에 방점이 찍혔다. ▲평생교육 콘텐츠의 파격적 편성 ▲미래 한국을 위한 비전 제시 ▲OTT형 유아·어린이 교육 콘텐츠 강화 ▲대형 교육 콘텐츠 신설 등이 핵심이다. EBS는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편 설명회를 열고 개편 방향과 신규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우선, ‘30년 만의 등교, 가슴이 뛴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EBS 평생학교가 방송된다.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에 이바지한다’는 EBS의 설립 취지를 구현한 신개념 평생교육 프로그램이다. 평생교육법에 명시된 7개 영역을 주제로 매일 3시간씩 시청자를 찾아간다. EBS의 강점을 살린 다큐멘터리 K도 선보인다. 인구 절벽, 독서율 저하, 교육 격차 등 한국 사회가 처한 위기를 학술적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찾는 다큐멘터리다. 1년 전부터 기획과 촬영을 시작했고, 총 50부작 이상으로 구성했다. 4월 19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연속 방송된다. 요즘 유아·어린이의 시청행태를 반영한 OTT형 교육 콘텐츠도 강화한다. 처음 시리즈다.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가운데 내 아이에게 어떤 걸 보여줘야 할까?’ 고민하는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한 기획이다. 누리과정 등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만든 ‘곰끼와 처음 수학’, ‘처음 타요, 씽씽씽(과학)’, ‘웃기는 처음 영어’ 등으로 구성됐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 저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문해력 기초체력 증진 프로그램 똑똑 문해력 박사도런칭한다. 어휘·속담과 관용어·이야기 편으로 나눠 어린이들이 체계적으로 문해력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세계 역사를 뒤흔든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인물사담회, 지식인과 셀럽이 함께 떠나는 문명사 여행 만국견문록 등 모든 연령 시청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한다. EBS는 “새로운 시대, 시청자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광호 편성센터장은 “OTT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콘텐츠의 양이 늘어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든 부정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EBS는 교육 콘텐츠를 누려야 할 시청자의 권리를 되찾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11월 16일 시행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EBS교재가여전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28일 ‘2024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 발표에서 EBS 연계율을 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연계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EBS 교재에 나온 지문, 그림, 도표 등을 변형해 출제할 때 좀 더 비슷하게 출제해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를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어나 영어 지문, 탐구영역 등에서 도표 등을 꼼꼼히 학습한 수험생의 경우 실제 수능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EBS교재 학습의 중요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이 진학 담당 교사들의 분석이다. 서울의 한 사립고 3학년 부장교사는 “매해 수능에서 EBS 연계율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며 “평가원에서 공언한 만큼 예의주시하며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실제 체감 난이도를 분석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가원은 이른바 ‘킬러 문항’ 출제보다는 ‘적정 난이도’ 조정을 통해 변별력을 유지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가 11점이나 차이가 난 점을 고려해 올해는 난도 조절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문영주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수험생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수험생들이 학교 수업보다는 온라인 수업이 많았던 상황을 고려해 초고난이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변별력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험 시행과 관련해서는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체제가 유지된다. 시험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 및 한문이다. 한국사 응시는 필수이며 나머지 과목은 전부 또는 일부 응시가 가능하다. 국어는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 외에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가 선택과목이며, 수학은 수학 I·II를 공통으로 하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해 치르게 된다. 사회와 과학 탐구영역은 17개 선택과목 중 2개를 선택할 수 있고, 직업탐구는 6개 과목 중 최대 2개 과목을 고르면 된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 및 한문은 절대평가다. 원점수 100점 만점 기준 영어는 90점, 50점 만점인 한국사와 제2외국어 및 한문은 45점 이상을 받으면 1등급이다. 나머지 상대평가 과목은 원점수가 차지한 위치에 따라 등급과 표준점수가 매겨진다. 수능 세부시행계획은 7월 3일 발표 예정이며, 코로나19와 관련한 사항은 별도로 공지할 계획이다. 응시원서 교부와 접수는 8월 24일부터 9월 8일까지이며, 12월 8일 수험생에게 성적이 통지된다. 수능모의평가는 6월 1일과 9월 6일, 두 차례 실시될 예정이다.
전근배 경기 신성초전 교장, 그는 이 학교에서 3년 근무를 마치고 2010년 8월 정년퇴직을 하였다. 교직경력은 총 42년 5개월이다. 그에게는 아이들과 함께한 등굣길 공연으로 학생들 행복지수 높이기, 토끼 사육하며 생명 존중, 동물 사랑 교육, 등하교시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로 인사하기 등이 기억에 생생하기만 하다. 퇴직 후 그는 색소폰 연주 실력을 발휘하여 재능기부 봉사자로 변신, 요양원 등지를 찾아다니며 10년 넘게 행복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맨 처음 찾은 곳은 수원 효봉요양원. 월 1회 이곳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행복과 가치로운 삶 이야기를 하며 동요와 가요 연주를 하며 흥겨운 오락시간을 가졌다. 그가 지금까지 다닌 곳을 손꼽아 본다. 수원 효봉 요양원을 시작으로 유당 실버타운 노인복지관, 행복요양원, 조원성당 독거노인요양원, 연세 수 주간보호센타, 아모르파티 요양원 등이다. 또 광주 노인대학, 양평 노인대학, 의왕 노인대학, 병점 노인대학 등에서 연주를 했다. 경기도바르게살기협회 총회,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행사, 수원 특수학교 행사 등에서 연주 실력을 뽐냈다. 이뿐 아니다. 퇴직교원 훈포장 전수식, 출판기념 행사, 청송 교직원공제회 경로원 위문 공연, 경기도교육삼락회 행사, 동해 관광지 휴게소, 식당, 진고개 쉼터, 주문진 경포대 색소폰 연주로 행복 만들기에 일조를 했다. 장수 논개사당 전국 시낭송 퍼포먼스 대회에서는 경기 시 낭송팀과 색소폰 연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와 색소폰과의 인연이 궁금했다. 퇴직 2년 전 친구 권유로 색소폰을 잡기 시작했다. 수원 신성초 근무 때에는 퇴근 후 연습으로 기본을 다졌다. 점심시간 아이들과 함께 장구, 북 드럼을 치며 동요연주로 전교생에게 음악을 선사했다. 이후 매일 재학생과 함께 등교길 공연장에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었다. 이것이 퇴직 후 색소폰 연주 재능기부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색소폰 연주에서 음악을 듣고 즐기는 노인들도 행복하고 음악으로 행복을 주는 자신에게도 행복이 찾아옴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연주 재능기부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다. 인생 2막을 행복을 만들며 행복을 퍼뜨리며 살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라고 말한다. 연주 봉사 일정을 알아본다. 주 1회, 월 1회 또는 수시로 요양원을 찾아가 애국, 건강, 인성교육과 함께 색소폰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다. 미리 도착해 시작 전 연주하고, 노인 개인별 손잡으며 인사하고건강, 행복, 애국, 노인의 삶 이야기한다. 추억 속의 이미자, 나훈아 노래 연주하며 함께 부른다. 소요시간은 60분. 그가 가장 자신있게 연주하는 곡목은 ‘섬마을 선생님’, ‘해변의 여인’, ‘내 나이가 어때서’, ‘있을 때 잘해’ 등이다. 10여 년이 봉사활동 결과 노인들이 좋아하는 곡도 찾아냈다. ‘울고 넘는 박달재’, ‘해변의 여인’, ‘안동역에서’, ‘찔레꽃’ 등이란다. 그는 봉사에서 인생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첫째, 인간관계에 있어 내가 먼저 주어야 한다는 것. 둘째, 대가를 바라는 봉사는 참된 봉사가 아니라는 것. 셋째, 참된 봉사는 반드시 정신적 물적 대가가 온다는 것. 7개나 되는 무거운 공연 준비물을들고 낑낑대며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는 힘이 들어 중도포기 마음도 생겼으나 '이 길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주 후 사탕을 조용히 건네주는 할머니, “교장 선생님 언제 또 오세요?”라는 말,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피곤함은 보람으로 승화된다고 한다. 그의 이런 활동은 친구들 모임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아름다운 추억 쌓기가 된다. 그는 앞으로 80세까지색소폰 연주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주위 모임에서의 축하 공연, 노인대학과 요양원, 주간보호센터에서의 봉사로 행복을 만들고전파할 계획이다. 또한 본인 연주곡 CD로 만들어 기록에 남기기, 전국 시골 장터에서 연주 동호인들과 함께하는 버스킹이 그가 가진 소박하고 작은 꿈이다.
'첫 EBS 출신 사장’이라는 타이틀로 취임과 동시에 대내외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유열 사장. 그러나 취임 직후 위기와 직면했다. 지난 1년간 방송광고 시장 축소,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온라인 서비스 이용 하락, 출판 수익의 감소 등으로 재정이 어려워졌고, 올해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 EBS는 공영방송사지만, 운영 재원의 70%를 자체적으로 벌어 써야 한다. 그는 ‘정공법’을 택했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평생교육 구현’, ‘학교교육 보완’이라는 교육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콘텐츠 혁신을 통한 재정의 선순환’이다. 적자에도 콘텐츠 제작 예산은 오히려 늘린 이유다. 취임 1년을 맞은 김 사장은 공사 창립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개편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은 이를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개편의 키워드는 ▲평생교육 콘텐츠 강화 ▲독서 진흥, 저출생 극복, 교육 혁신 등 우리 사회의 과제를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공개 ▲미래형 디지털 콘텐츠 공개 등이다. “다큐멘터리 몇 편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저출생이나 사교육비 같은 통계 결과가 나올 때 ‘반짝’ 이슈가 되지만,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해요. 이걸 할 수 있는 게 EBS입니다. 교육 공영방송이 가진 통찰과 시각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학술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사교육비 역대 최고 기록… 교육 양극화 심화해 단순 비용 축소 아닌 사회보장 측면으로 접근해야 최근 발표된 사교육비 통계 결과, 지난해 지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막으려면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사장은 “사교육 경감을 위해 노력해온 EBS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면서 “공교육을 지원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BS는 그동안 첨단 미디어 기술을 바탕으로 정부의 공교육 강화 정책에 힘을 보탰다. 1980년 과외를 전면 금지한 ‘긴급교육조치’ 단행 시 지상파 채널로 TV 고교 가정학습을 방송했고, 1997년에는 위성 채널 EBS 플러스1과 EBS 플러스2를 개국했다. 2004년 학원 고액 과외가 기승을 부릴 때는 EBS 수능 교재 내용을 수능에 반영했고,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이러닝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까지 서비스 중이다. 이중 EBS 수능 연계 정책은 사교육비 경감 정책 중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공교육 강화 정책은 단순히 사교육비를 축소하는 방향이 아니라 사회보장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격차 심화는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로 이어집니다. 과거에는 시골에 사는 학생이 EBS 방송만 보고도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어우러질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4차 산업 인재의 역량으로 꼽히는 창의성의 핵심 기제는 다양성입니다. 미래 한국 사회는 다양성 상실로 인한 창의성의 위기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성을 확보하고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를 제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그동안 첨단 미디어 활용해 사교육비 절감 기여 공교육 보완 노력, 현재 재원 구조로는 한계 정부와 교육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오는 4월 개편에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위캔버스’가 대표적이다. 학생 눈높이에 맞춘 실감형 콘텐츠로, 학생들이 자신의 아바타로 게임 하듯 학습하는 방식이다. 영어, 코딩교육과 독도 교육 콘텐츠를 우선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기존 EBS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수업 자료에 더해 앞으로 학교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 등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육 보완을 위한 크고 작은 도전은 EBS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닙니다. 현재의 재원 구조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와 교육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어렵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교육 공영방송의 가치를 먼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20년 차 교사 김선입니다. 20년 차라니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지시지요? 막상 제 경력이 되어보니 그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온 것만 같습니다. 발령장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사진을 찍던 게 엊그제 같거든요. 20년 차인 저는 교직에서 걸어온 경력만큼 시간이 남았습니다. 전체 교직 생활의 딱 중간 지점에 서 있는 셈이지요. 관리자분들과 신규 선생님들 사이에 있는 그 중간이네요. 우리, 신규·저경력 선생님들 어떠신가요? 학교적응 괜찮으신가요? 겉에서 보던 학교는 수업만 하면 되는 곳으로 보였는데 막상 발령받고 나니 챙겨야 할 게 너무 많지요? 행정업무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 학교 교직원 등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 가득한 교직원 회의는 받아 적기에도 힘이 들지요. 3월이 되자마자 전달해야 하는 안내장들은 당황스럽게 많다 느끼셨을 거예요. 분명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개별화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이 한 명 한 명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에 지쳐버리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제가 교육실습학교 연구부장으로 근무를 한 작년에 교대 3학년 후배들이 아이들을 보며 설레하고 헤어질 때 눈물 흘리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분명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그 마음이 제일 소중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아꼈던 후배 교사 한 명은 1년 만에 결국 퇴사했습니다. 교직 생활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해요. 아이들을 정말 예뻐했는데 학교 현장에서 만난 교직은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기 때문이죠.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부적응 교사가 되어버리기 쉬운 시스템입니다. 학교는 분명 가르치는 일 외에 행정 업무 능력도 필요한 곳이 맞습니다. 지치기 전에 제가 전하는 이야기에 조금만 귀 기울여 주세요. 첫째, 많이 배워야 합니다. 저는 발령 받기 전에 ‘과연 내가 선생님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발령받고 나서는 더욱더 공부해야겠다는 욕구가 커졌지요. 관련 자격증들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초등교사 2급 자격증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딸 수 있는 자격증들이 많습니다. 도전해보세요. 저의 경우는 훈육지도자 자격증, 야영지도자 자격증, 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 아동지도사 자격증, 학교폭력예방지도사 자격증, 자기주도학습지도사 자격증, 안전교육지도자 자격증 외에도 전문상담교사 자격증과 어린이영어교사전문가자격증(TESOL)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가르치는 일에 두려움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상담심리를 전공했던 것도 아이들 지도에 무척 도움이 되었지요. 둘째, 배워서 남을 주세요. 우리의 직업은 가르치는 일입니다. 많이 배워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세요. 교육 관련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하기, 어학 등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겁니다.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내고 강의도 할 수 있어요. 나의 전문성이 신장되고 동시에 교직 생활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멘토 교사를 정하고 따르세요. 저는 발령 받자마자 교직원 공제회 최대 납입, 한국교총 회원 가입을 선배 교사가 추천해줬습니다. 만약 그때 그걸 강요라고 여겼다면 20년 차인 지금 저를 지켜줄 경제적, 정신적 보호막이 없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멘토를 만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40대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옆 반 선생님 또는 다른 학교 선생님도 좋습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여러분만의 멘토 교사를 정하시고 열심히 따르길 추천드려요. 넷째, 인생의 계획을 세우세요. 처음 발령받았을 때 옆 반 선생님이 ‘한 학교씩 돌다 보면 순식간에 10년이 지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최대 5년까지 있을 수 있으니 두 학교만 근무해도 순식간에 20대, 30대, 40대가 되어버립니다. 나의 20대 목표와 계획, 30대의 모습, 나의 40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세요. 버킷리스트 역시 나이대별로 적는 것 추천합니다. 다섯째,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기억하세요. 발령을 누구보다도 축하해주었던 가족, 함께 추억을 쌓았던 동기들, 실수해도 계속 챙겨주시는 부장 선생님 또는 관리자분들 그 외에도 여러분에게 소중한 사람들, 의미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교직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의미 있는 사람들로 치유 받길 바라요. 만약 아무도 없다면 저에게 연락주세요. 제가 여러분의 1인이 되어드릴게요.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아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책 그리고 먼저 경험한 선배님들의 이야기지요. 저는 지금도 앞서 걸어가신 선배님들의 말씀을 경청해서 듣고는 합니다. 그게 큰 자산이 될 거예요. 힘들다고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언제든 여러분 옆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해주세요. 여러분의 교직 생활을 응원합니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상반기 중으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사교육비 대책의 전면 재검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교육의 실질적 지원 확대를 통한 강화가 근본적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총은 7일 ‘202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한 대변인 논평을 내고 정부의 사교육비 대책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총은 “이번 통계 발표는 그동안 정부의 돌봄, 방과후학교,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대입제도 개편 등 사교육 대책과 연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교실 수업 개선의 토대를 마련하는 근본 대책 수립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과 관련해 교총은 맞춤교육과 개별상담이 가능한 수준의 정규 교원 확보와 이를 통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교사가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소신있는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가 가능하도록 하는 교권 보장, 그리고 교사가 수업 연구와 상담,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비본질적 행정업무 경감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일선 학교 현장에서도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대해 우려와 함께 공교육 강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초등 교장은 “수업을 통해 완벽한 학습이 이뤄진다면 사교육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환경부터 개선해 학교 수업을 정상화 한다면 사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사도 “행정업무, 상담, 생활지도 등 수업 외에도 교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교과 지도, 생활지도 외에 비본질적인 업무 경감을 통한 공교육 경쟁력 강화만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7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에 이은 2년 연속 사상 최대치에 해당한다. 사교육 참여율은 78.3%로 2021년 대비 2.8%포인트(P) 높아졌으며,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 역시 7.2시간으로 전년 대비 0.5시간 늘었다. 이에 따라 1인당 사교육비도 확대됐다. 전체 학생 대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이었으며,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 대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 4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8%P, 7.9%P 올랐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을 기준으로 학교급별로는 초등학생은 월평균 43만 7000원, 중학생은 57만 5000원, 고등학생은 69만 7000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는 초등이 9.2%P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이 7.4%P, 고등이 7.3%P 순이었다. 과목별로는 일반교과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 기준 31만 원, 참여 학생 기준 49만 원으로 전년 대비 각 10.2%P와 6.5%P 늘었다. 전체 학생을 기준 평균 지출액은 영어 12만 3000원, 수학 11만 6000원, 국어 3만 4000원 순이었지만 증가율은 국어(13.0%), 영어(10.2%), 수학(9.7%) 순으로 국어의 사교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절을 즈음해 아주 뜻깊은 소식을 들었다. 수원 삼일공고는 지난 3월 1일 오후, ‘삼일절 입학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신입생 357명, 학부모 400여 명, 교직원, 지역사회 기관장 등 총 700 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아주 성공적인 행사가 되었다. 여기서 성공이란 교육목표 달성, 즉 민족정신 고취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삼일절’은 기념일보다는 공휴일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듯 싶다. 삼일절뿐만 아니라 국경일인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을 쉬는 날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국경일이 휴일과 겹치면 대체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일과 휴식의 균형이라는 시대 흐름은 이해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학교에서 국경일 기념식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필자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국경일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동장에 모여 기념식을 했다. 기념일이 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마지막엔 기념일 노래를 제창하였다. 기념일 노래는 음악시간에 배워 모두 알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교육으로 한민족이 되는 것이었다. 김동수 삼일공고 교장에게 연락을 했다. 교육리포터 신분을 밝히고 삼일절 입학식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니 교장실 방문을 청한다. 그는 학교 소개에서 1903년 수원의 유지들이 뜻을 모아 만든 학교라면서 삼일학당에서 신학문인 산수, 국어, 영어, 체육, 측량 등을 배우는 중등교육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임면수 선생, 이하영 목사 등 설립자 이야기를 꺼낸다. ‘삼일’이라는 명칭은 기독교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에서 유래한 것. 학교가 민족학교임을 강조한다. 삼일 만세운동 이후 일제가 팔달심상소학교로 강제 개명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삼일’이라는 학교 이름은 해방 후 되찾았다. 그리고 6.25 때 네덜란드 참전국 주둔지 이야기, 독일 기독교 재단의 무상원조로 학교 건물을 세운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교장실과 역사관에 전시되어 있는 개교 당시의 교육목표 문구가 매우 인상적이다. “어서어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너무 모른다. 어서 배워서 알아야 한다. 국가독립을 위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 신학문에 대한 배움과 독립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가득차 있다. 입학식은 국민의례와 독립선언서 낭독, 삼일공고 설립자 중 한 명이자 수원지역의 대표적 독립운동가로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필동(必東) 임면수(1874∼1930) 선생 바로 알기, 장학증서 및 우수 신입생 상패 수여,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학생회장인 3학년 윤수빈 양은 9분 여에 걸쳐 독립선언서 전문을 낭독하며 일제 침탈에 대한 저항정신을 간직한 학교의 자부심을 일깨웠다. 이 자리에는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의 손자 임병무도 함께 했다. 행사에 참석한 신입생, 학부모, 내빈들은 3·1절 노래 제창 때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노래했다. 김 교장은 왜 공휴일에 기념식을 하고 입학식을 했을까? “삼일절 입학식에 부담은 되었지만 더 늦기 전에 역사교육, 민족교육을 하면서 삼일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입학식 후 학부모로부터 자식의 민족학교 삼일공고 입학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뿌듯하다”고 했다. 김 교장은 교사 시절, 교장이 되었을 때 실천할 50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스스로에게 한 질문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 변화에 당할 것인가?” 그는 전자(前者)를 택했다. 노는 학교가 아닌 공부 열심히 하는 학교로 전국에 알리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는 지금 꿈을 이루고 있다. 이 학교 입학경쟁률이 6:1이고 학생들이 밤 10시까지 불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제가 퇴직할 때 학생들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고생하셨습니다’이고 선생님으로부터는 ‘수고 많았습니다’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선생님으로 퇴직하는 것이 나의 소망입니다. 교사에게 남는 것은 제자밖에 없습니다. 스승을 알아주는 것도 제자밖에 없습니다” 김동수 교장의 실천이 존경스럽다. 우리는 제자들에게 무엇을 남겨주어야 하는가?
어린이들이 신나고 즐거울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한 음절의 감탄사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개는 ‘와!’라고 대답한다. “와! 정말 신난다”라고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들 자신도 그렇게 대답하고, 조사하는 선생님들도 동의한다. 어린이만 그런가. 어른들도 모두 ‘와!’라고 말한다. 그런데 1980년대만 해도, ‘와!’라는 감탄사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와!’라는 감탄사보다는 ‘야!’라는 감탄사가 우리의 주류 감탄사였다. 실제로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교문을 나서며 함박웃음을 짓는 어린이들 얼굴을 신문 1면에 큰 화보사진으로 올리는 일간지들은 이 사진의 설명으로 “야! 신나는 방학이다”라는 문장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지금은 이 ‘야!’라는 감탄사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잘 안 쓰게 된 것이다. 그 연유는 이렇다고 한다. 그 무렵 각종 만화산업이 번창했던 경제 선진국 일본은 일본만화책의 대량 인쇄를 인쇄비용이 저렴한 한국의 인쇄업소에 대량 발주하였다. 이 바람에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의 인쇄소들은 모처럼 호경기를 누렸는데, 부작용도 있었다. 이때 인쇄소 작업과정에서 빠져나온 일본만화들이 한국어로 졸속 번역되어 국내 만화시장에 나돌았다고 한다. 저작권 제도와 인식도 부족했던 시절이었다. 더구나 국내 만화책 시장은 일반도서와는 달리, 그 출판과 유통·보급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한국어로 번역(안)한 일본 만화책이 일종의 해적판처럼 나돌게 되었는데, 여기에 빈도 높게 등장하는 일본어 감탄사가 ‘와!’이었다. ‘와!’를 우리말로 번역하면서도 ‘야!’로 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던 것이다. 나도 어릴 때 경험이 있지만, 어린이들은 감탄사를 인생살이에서 체험으로 배우기보다는 만화책에서 먼저 배운다. 만화 주인공에 이입되면 될수록 그가 감정의 극단에서 발하는 모든 감탄사는 그대로 나의 감탄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매력을 주는 만화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인물)에서 승부가 나야 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독특한 감탄사를 구사하는 개성이 있어야 한다. 해적판 일본만화의 온갖 주인공이 내뱉는 일본어 감탄사인 ‘와!’가 얼마나 수없이 등장했겠는가. 그때마다 이 감탄사들을 열심히 따라 하며, 이를 조금씩 정서적으로도 내재화하였을 것이다. 이들 만화책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이때부터 우리 고유의 신명 감탄사 ‘야!’는, 일본의 감탄사인 ‘와!’에 점차 자리를 내어주었다. 언어는 사회적 산물로서 그 형태나 의미가 부단히 변한다고는 해도, 우리말 감탄사 ‘야!’가 ‘와!’에 몰려난 사정은,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아쉽다. 감탄 언어를 발화했을 때 작용하는 의미의 심층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야!’와 ‘와!’ 사이에 어떤 의미의 단층이 있을까. 나는 그게 어렴풋이 짚어지기는 하는데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와!’ 또한 우리말 감탄사의 영토에 확실하게 들어 온 셈이라고 해야 할까. 젊은 세대들의 언어 사용 기준에서 보면, 우리말 감탄사이면서도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 감탄사도 물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영어식 감탄사가 들어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아!’의 자리를 ‘오예!’가 들어오거나, ‘맙소사!’가 사라지려는 자리를 생짜배기 영어 감탄사 ‘Oh My God!’이 기웃거리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런!’, ‘아뿔싸!’ 등의 고유어 분위기가 아름다운 감탄사 대신에 굳이 ‘Oops!’ 따위의 영어 감탄사를 들이대는 풍조는 가볍다 못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감탄사를 찾아서, 가능하면 좋은 의미로 좋은 상황을 만들어 쓰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 고유의 감탄사 가운데는 선하고 아름다운 기원이 은연중에 담겨 있는 말들이 있다.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아서 현대인에게는 낯설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부활하여 사용하면 어떨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아름다운 고유의 감탄사를 작가들 특히 아동문학 작가들이 많이 발굴하고 전파해 주기를 기대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감탄사 어휘 약 880여 건 중 우리가 처음 듣거나 아직 모르는 말이 많다. “개치네쒜!”라는 감탄사를 아시는 분이 얼마나 있을까. ‘개치네쒜’는 재채기를 한 뒤에 이어져 내는 소리를 모방하여, 이를 감탄사로 활용하게 된 것이라 한다. 그러니까 누군가 큰 재채기를 했을 때, 좌중에 있던 사람이 재채기를 한 사람에게 “개치네쒜!”하고 건네는 순우리말 감탄사이다. 영어로 치면 ‘Bless you’와 비슷한 의미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 재채기를 한 사람에게 ‘감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물러가라’는 염원을 담아 건네는 말이다. ‘개치네쒜!’와 비슷한 감탄사로는 ‘에이쒜!’가 있다. ‘에이쒜!’ 같은 감탄사는 나도 옆에서 누군가 재채기를 하면, 이 말을 건네 보았던 기억이 있다. “얄라차!”라는 감탄사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었음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어떤 것을 신기하게 여길 때 쓰는 감탄사다. ‘얄라차(알라차)!’는 이상함을 느낄 때 내는 소리인 ‘알라’와 무엇이 잘못된 것을 갑자기 깨달았을 때 하는 말인 ‘아차’를 아울러 이르는 감탄사이다. 경쾌함을 느낄 때 내는 소리라고 풀이되어 있다. “어뜨무러차!”는 어린아이 또는 무거운 물건 등을 들어 올릴 때 내는 감탄사다. 조금 무거운 물건을 반짝 들어 올릴 때는 “아카사니!”라는 감탄사를 발했고, 매우 무거운 물건을 번쩍 들어 올릴 때는 “이커서니!”라는 감탄사를 썼다. 또 노래를 부르면 즐거울 때는 “데루화!”나 “에루화!”라는 감탄사를 사용했다. 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내는 “잘코사니!”도 낯설지만 재미있는 우리말 감탄사이다(매일신문 2019.5.6. 참조). ‘감탄(感歎)’은 깊이 감동하여 크게 찬탄(讚歎)함을 뜻한다. 다시 ‘찬탄(讚嘆)’을 찾아보면, 찬양하여 감탄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시 ‘찬양(讚揚)’을 검색하면, 훌륭함을 기리고 받들어 올림으로 풀이하고 있다. 글자 뜻 그대로만 보면, 감탄이라는 말은 ‘감동’이라는 뜻과 ‘찬양’이라는 뜻에 그 의미가 걸쳐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그 어떤 대상을 경이롭게 느끼고, 기리고, 그걸 정서적 언어로 드높이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의미의 감탄사는 자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문법적으로 보면, 감동과 찬양의 의미를 담은 말만이 감탄사에 속하지는 않는다. 감정을 토로하는 독립어 성분의 말은 모두 감탄사이다. 따라서 화날 때 내뱉는 외마디 욕설, ‘썩을!’도 감탄사이고, 짜증 날 때 내는 ‘아이 씨!’도 감탄사이고, 누군가를 저주할 때 하는 ‘죽어!’ 같은 말도 감탄사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원래 감탄의 좋은 뜻, 즉 그 어떤 대상을 경이롭게 느끼고, 그래서 기리고, 그걸 정서적 자질이 풍성한 언어로 드러내는, 그런 감탄사를 주목해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좋은 감탄의 말을 하는 것은 심리적 과정이기도 하고, 대화적 과정이기도 하고, 언어적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과정이 우리를 선하게 성숙시킨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을 ‘감탄사(感歎詞)’로 하지 않고, ‘감탄하는 말’로 잡은 것이다. 링컨은 아홉 살 때 어머니를 잃고 가난한 농사꾼 아버지 밑에서 틈틈이 공부했지만, 누구보다 빨리 배웠고 제대로 이해했다. 그의 주변에서는 링컨의 재능을 ‘감탄의 언어’로 인정해 주었다. 아버지의 농사를 돕지 않아도 되는 날만 학교에 나왔지만, 그래도 일등을 했다. 입학한 첫날부터 친구들은 링컨의 경이로운 기억력에 ‘감탄하는 말’을 쏟아놓는다. “최고의 기억력”, “신묘하기 그지없는 암기력” 등으로 찬탄한다. 계모 세라 또한 감탄의 칭찬으로 소년 링컨을 돌보며 이렇게 남겼다. ‘링컨은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보면, 종이가 없을 경우는 종이를 구할 때까지 판자에 그 구절을 써 두고 외우고 또 외웠다.’ 링컨의 전기를 쓴 데이비드 도날드는 링컨이 궁핍한 환경에서도 확고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인정이었음을 말한다. 그 인정의 구체적 모습은 밝은 ‘감탄의 말’이었다. 소년 링컨은 친구들이 보내 준 ‘감탄의 인정(認定)’을 지적인 방식으로 갚으려 하였다. 그것은 자신이 읽은 책이나 탐구한 내용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방식이었다. 이는 링컨을 리더로 성장하게 하는 바탕이 되었다(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pp.24~30 참조). 좋은 감탄사가 사람을 얼마나 기쁘게 북돋는 말인지를 새삼 느낀다. 가르치면서 ‘감탄의 말’로 다가가기를 스스로 권해 보았으면 한다. 더구나 삼월은 새 교실에서 새 학생들을 만나는 달이 아닌가.
2020년 8월 8일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GPT-3가 작성한 글이 게재되었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 나는 생각하는 로봇이며, 이 글을 작성하는데 나의 인지능력의 0.12%만 사용하고 있다.”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기자나 글을 편집하는 로봇 등이 2013년부터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인공지능 GPT-3가 작성한 내용이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진다.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움을 나타낸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과 달리 ‘인공지능은 인간을 파괴하지 않을 것이니,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믿어 달라’는 것 때문이다. 마치 인간이 인공지능을 경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OpenAI라는 기업에서 개발된 GPT-3는 기사뿐 아니라 시나리오 작성과 대화 등이 가능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2년 후 발표된 챗GPT(chatGPT)는 GPT-3을 발전시킨 GPT-3.5버전의 대화형으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챗봇의 일종이다. 방대한 데이터의 학습을 통해 이용자의 질의에 3초 이내로 답변을 시작한다. 답변도 ‘순식간’이라고 할 만큼 빠르다. 타이핑은 30초 이내에 제공한다. 영어만을 사용해야 하는 ‘그림을 그려주는 인공지능’과는 달리 아직은 다소 미흡하지만, 언어 제약 없이 한국어 질의응답도 가능하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도 단어 나열 순서의 변화, 다양한 표현방법을 사용하여 답변을 제시하며, 인간이 작성한 것과 같은 감성이 담긴 글쓰기도 가능하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정보에 근거한 답변을 제시하지만, 주관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답변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챗GPT 발전과 영향력 챗GPT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된 이후 5일 만에 사용자 수 100만 명, 40일 만에 천만, 그리고 지금은 1억 명을 넘어섰다. 공개된 이후에도 학습을 통해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두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 한 매체의 2023년 1월 6일자 칼럼에서는 ‘1kg의 쇠고기와 1kg의 공기 중에 뭐가 더 무겁냐는 질문에 소고기라고 대답했다’는 예를 통해 챗GPT를 진화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제시하였다. 2023년 2월 13일 필자가 이 글을 작성하면서 확인해 본 사항은 다음과 같다. 무게는 같고, 물질의 무게가 힘의 척도라는 것, 1kg은 중력과 무관한 질량의 단위라는 것까지 묻지 않았지만,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함께 제공하였다. 둘째, 2월 10일자의 다른 칼럼은 ‘챗GPT가 2021년까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최신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2022년의 특별한 이벤트에 대해 질의했을 때, 챗GPT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에서 논의한 기후 변화에 대한 위협 등을 예로 들었다. 세 개의 이벤트에 대해서 정확한 날짜·기간·장소를 제시하고, 예시일 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두 사례를 제시한 것은 해당 칼럼이 작성된 이후 챗GPT의 획기적인 학습속도와 진화는 챗GPT의 한계를 논하기보다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이외에도 1월 25일 미국 하원의 제이크 오친클로스(Jake Auchincloss, 민주·매사추세츠)가 챗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하였고, 한국에서는 2023학년도 대학 수학능력 영어시험 문제를 푼 결과, 2/3 이상의 정답률을 보였다. 시험문제나 정답에 대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챗GPT가 가진 순수 실력으로 문제를 풀었고, 28문항을 푸는 데 걸린 시간은 단 6분이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확인된 챗GPT의 진화는 교육·국방·산업 등의 다양한 현장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 거대 IT 기업을 긴장하게 하는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은 무엇을 준비하여 변화의 시대를 대처해야 할까? 교육현장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챗GPT에 대한 우려는 교육현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챗GPT를 사용해서 작성한 리포트는 학생이 작성한 것 이상으로 다양한 정보에 기반하여 훌륭한 글쓰기를 제공한다. 인간 이상의 학문적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챗GPT는 학교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미국 뉴욕의 모든 공립학교에서는 챗GPT의 사용을 금지했다. 학교 과제를 챗GPT에 의존하여 작성할 수 없도록 규제한 것이다. 학생이 직접 작성한 리포트보다 챗GPT를 활용한 리포트가 더 훌륭하며, 학생의 글쓰기 실력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쿨 시험문제도 훌륭하게 통과할 정도의 실력을 자랑하는 챗GPT는 매일 사용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결합될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교사는 학생이 작성한 글과 인공지능이 작성한 글을 구분할 수 있을까? 교육현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OpenAI는 2023년 1월 31일, 챗GPT와 같은 유사한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생성했을 가능성을 예측하고 판별해주는 ‘AI 텍스트 클레시파이어(AI Text Classifier)’를 출시했다. GPT 모델을 미세 조정하여 개발한 AI Text Classifier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작성한 글을 구분한다. 차별화의 포인트에 대해서 필자가 질의한 결과, 챗GPT는 일관성·독창성·맥락에 대한 이해와 한계 등을 통해 구분한다고 하였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대한 대비 없이도 2/3 이상의 정답률을 자랑하는 것, 교사가 학생과 인공지능의 글을 구분할 수 없는 것 등은 학교현장의 교육이 변화의 시험대에 직면하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교육이나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하는 교육이라면, 우리는 논술시간에 챗GPT를 활용한 글쓰기를 가르쳐야 하는가? 발음을 교정해 주는 인공지능 도구와 같이 인간보다 글을 더 잘 쓰는 챗GPT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16년 3월 9일. 이세돌 9단의 첫수로 시작된 알파고와의 대결 1분 30초간의 침묵 끝의 알파고 첫수, 102수에서 알파고의 승부수 3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승부 끝은 186수 만에 알파고의 불계승 기술의 발전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신기술에 대해 적대적이기보다는 기술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이 갖추어야 할 역량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2016년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발전과 진화의 속도에 충격을 받은 이후, 교육현장에서의 준비는 도구활용에 집중되었고, 인공지능 자체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활용이나 규제에 대한 논의에 앞서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한 역량은 암기를 통해 지식을 밀어 넣기보다는 생각하는 능력 향상을 위해 생각의 공간을 마련하는 교육으로의 재편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입시위주와 암기위주의 교육현실을 비판한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은 기본을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교육이나 활용교육을 통해 대학입시를 준비하기보다는 인공지능에 대해 근본을 이해하고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교육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고사성어를 상기하며, 챗GPT를 이기기 위한 것, 혹은 규제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한 주체적 사용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지피지기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전주중앙여자고등학교는 자타공인 전북교육을 선도하는 학교다. 지난 1982년 인애학원이 설립해 올 3월 개교 41주년을 맞는다. 학교는 건학이념이 담긴 사랑·믿음·성실의 교훈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꿈을 실현하는 학교를 추구한다. ‘기발한 중앙 IDEA’라는 학교 브랜드를 통해 학생 중심의 창의적인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기발한’은 ‘끼를 발산하다’의 줄임말로 자기계발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중의적 표현이다. IDEA는 중앙여고 교육비전인 ‘스스로(identity) 배우고, 행복하게 꿈꾸며(dream), 더불어(empathy) 성장하는(achievement) 참된 인재양성’의 영문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 교과융합 PBL로 교육부장관상 수상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4년차인 전주중앙여고는 학생들이 더 나은 진로를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진로집중 인문사회 융합교육과정 등 앞서가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기발한 탐탐’ 프로그램에서는 이 학교만의 장점인 선택박람회를 열어 학생들이 희망하는 교과목을 탐색, 자신의 진로에 맞춰 교육과정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고교학점제 일환으로 시행한 ‘기발한 교과융합 PBL’도 호평 속에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지난 2021년 고교학점제 일반고 우수프로그램으로 뽑혀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교과융합 PBL은 이 학교 모든 교사가 참여해 교과융합 수업을 개설하면 학생들이 성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학생들의 교과 선택권 보장 및 자발적 참여를 통해 수업만족도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학교는 지난해 7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수업량 유연화 자율주간을 이용하여 모두 32개 교과융합 프로그램을 개설, 전교생에게 교과융합 및 진로직업탐색 프로젝트형 수업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 영어와 기술·가정이 융합하여 업사이클링을 이용한 자원 재활용 수업이 진행됐고, 화법·작문과 정치와법 융합수업에서는 소년법과 관련된 모의재판이 열리기도 했다. 단순한 융합수업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실제로 구현하는 살아있는 교육을 한다. 예컨대 탈놀이로 풍자하는 환경문제를 다룬 한국사·체육·음악 융합수업의 경우 첫날 오전에는 한국사 교사가 탈춤의 역사 및 탈춤의 종류를 설명하면, 이어 오후에 체육교사가 탈춤을 출 때의 관절 움직임 등을 가르친다. 다음날엔 음악교사가 탈춤을 직접 가르쳐 주고 이후 학생들이 창작한 탈춤을 공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융합수업이지만, 교사들은 지난해 겨울방학 때부터 연수를 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교재구성부터 모든 것을 직접 했다. 교사들의 열정이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탓일까? 융합수업에 참가한 한 학생은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좋은 학교는 처음이에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윤가원 교감은 “동료 및 선후배 선생님들이 이렇게 열심히 참여할 줄은 몰랐다”며 “기대했던 것보다 학생들 만족도가 높고 성과도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에듀테크·인공지능도 선두 … 교원학습공동체로 역량 키워 전주중앙여고는 또 에듀테크 및 인공지능 선도학교로써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다. 메타버스를 수업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 올해부터 실제 운영에 들어간다. 조회 및 종례도 메타버스로 할 예정이다. 교사들은 작년 여름부터 연수 및 교원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에듀테크 역량을 길러왔다. 올해는 미래 에듀테크 교육의 기반인 디지털교과서를 접목한 수업을 운영하고 VR과 AR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통해 미래교육 수업모델을 구현할 예정이다. 에듀테크 교육을 위한 학교시설도 눈에 띈다. 전주중앙여고엔 4면에 모두 전자칠판과 TV 등 다양한 종류의 디스플레이장치가 설치된 교실이 있다. 에듀테크 활용수업 때 학생들이 어느 위치에서건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온·오프라인을 접목하는 미래형 공간인 셈이다. 강예나 교무부장은 “에듀테크와 인공지능 활용교육은 이제부터 얼마나 활용도를 높일 것이냐가 관건이 됐다”면서 “교사들의 수업에 사용하는 앱이나 콘텐츠가 좀 더 다양하고 원활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지원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이외에 학교는 우수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에 고급생명과학·교육학·실용경제 등 학생수가 적어 교과수업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 심화과목을 개설·운영했다. 학생과 교사가 존중받는 학교 … 돋보인 학교장 수평적 리더십 전주중앙여고의 또 다른 강점은 수평적 교직문화다. 모든 교사가 마음껏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상향식 수평적 의사소통을 확대, 혁신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고은정 교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고 교장이 근무하는 교장실엔 과자 등 간식거리 등이 놓여있고 언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커피머신이 비치돼 있다. 교장실은 또 늘 문이 열려 있어 교사들이 스스럼없이 드나들고 고충도 호소하는 만남의 광장이다. 교과협의회 등도 이곳에서 곧잘 열린다고 한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교장실에는 동석한 부장교사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고 교장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고 교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면서 만들어진 분위기다. 그의 학교 경영 스타일은 교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율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선생님들 속에 교장이 있어야 그분들이 뭘 원하는지, 어떤 부분을 힘들어 하는지 알아챌 수 있고 필요한 피드백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이 학교 교사들은 밖에 나가면 “낯꽃이 좋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다 학교를 옮긴 한 기간제교사는 전주중앙여고를 ‘교사로서 가장 존중받았던 학교’로 기억했다. 고 교장의 수평적 리더십은 학교공간 리모델링할 때 진면목을 보였다. 그는 공간혁신을 앞두고 교사들을 중심으로 TF를 꾸려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했다. 교사들을 수시로 모임을 갖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인터넷 자료들을 찾아보는 등 머리를 맞댔다. 건축업자에게 일임하다시피 한 공간혁신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이 100% 반영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공간혁신 사전작업을 하면서 TF팀은 자주 동료교사들에게 브리핑을 했다. 단 한 명의 의견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내부시설은 말 그대로 다양하고 다채롭다. 교사와 학생들의 개성이 흠씬 묻어난 작품이 나왔다. 각각의 특성을 살린 건축물이다 보니 학교 내 각층마다 모양새가 모두 다르다. 선생님들의 정성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아진 결과다.학생들에게 핫플레스로 꼽히는 중앙라운지는 학생들의 의견을 전폭 수용, MZ세대 취향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전주중앙여고는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괄목할 성적을 거뒀다. 서울대를 비롯 연대·서강대·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주요대학과 의·치·한·약·수로 불리는 의학계열에도 다수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 진학실적이 매우 우수한 학교이다. 교사들의 열정과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및 다양한 교육활동이 밑거름이 됐다. 2023년 새봄. 전주중앙여고는 최고의 교육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의 요람으로서, 또 전인교육을 구현하는 명문여고로서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당찬 다짐이다.
2025학년도부터 초·중·고교의 수학·영어·정보 교과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선도학교 운영(올해 300개교, 내년 700개교 내외), AI 디지털 교과서 선도교사단 선발 등이 주요 골자다. 교육부는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위해 첨단 에듀테크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I 교사가 어려운 수학 문제 풀이를 개별적으로 도와주고,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 훈련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디지털교과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적용된다. 2025학년도에 초3∼4년·중1년·고1년에게 먼저 선보이고,2026년에는 초5∼6년·중2, 2027년 중3 등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수업 혁신 의지가 강한 교사들을 뽑아 다른 교사들을 지원하는 ‘터치(TOUCH·Teachers who Upgrade Class with High-tech)’ 선도교사단도 운영한다. 올해 400명으로 시작해 2025년에는 1500명 정도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을 ‘디지털교육지원센터;로 지정해 다양한 학습 모델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교총 등 교육계는 학생 교육의 다양화와 개별화를 위해 AI 등 기술의 활용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여건과 교사 준비 상황 등의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다. 특히 교원 정원 감축을 즉시 중단하고 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20명 이하 감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반에 21명 이상 과밀학급이 전체 초‧중‧고교의 77%, 26명 이상도 40%인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 디지털 교육혁신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AI를 통한 개별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일일이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 추진 없는 수업 혁신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이에 여러 차례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은 수업 혁신, 개선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AI 기술 등을 활용한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의 기반은 디지털 교과서나 무선망 구축, 기기 보급 같은 것보다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을 더 살피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20명 이하 교실 여건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아직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범교육청 및 선도학교에서 운영될 AI 기반 코스웨어가 일반화 모델로 전환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도 아쉽다”면서 “AI 디지털 교과서의 베타 버전이라도 개발이 된 상태에서 모델학교와 ‘터치’ 교사단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을 지향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됐다. 핵심은 ‘대강화’, ‘선택과 맞춤’, ‘분권화 자율화’다. 그동안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했던 학생참여형 수업을 더욱 심화시켜 학생주도형 수업으로 가면서 학생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을 반영하는 미래 교육의 필요성에 부응해 고교의 경우 고교학점제를 시행한다. 학생의 교과목에 대한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추구하는 것이 본 교육과정의 취지다. 다양한 역량 살리는 구체적 교육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상황변화에 맞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이 질 높은 교육을 위한 핵심과제다. 지금 우리 학생들의 성향은 한마디로 개별화되고 다양화됐다. 앞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역량 위주의 교육을 추구했다.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부족했던 역량 부분을 보완하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학생들의 개별적이고 다양한 역량을 개발하고 끼를 살리기 위한 구체적 교육이 절실해졌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미래 교육은 그 당위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미래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바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이다. 필자는 일반계 고교에서 학생들과 셰익스피어 작품을 각색해 영어로 공연하는 동아리 활동 지도를 20년 이상 해오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에도 참여하고 두 시간 정도에 걸쳐 영어로 공연하는 것은 대학생이나 일반인들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 바쁜 대학입시 준비 가운데서도 이 일을 거뜬히 해냈다. 미래 위해 반드시 정착해야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면서 학생들의 놀라운 잠재력과 창의성 및 끼를 실증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이 활동에서 발휘된 학생들의 능력은 모두 교과성적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학생주도형 수업은 우리 아이들이 끼와 창의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미래 교육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현장에서 구현할 가장 좋은 방안 중 하나가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공부할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학업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가운데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것이다.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고, 창의적 역량을 발현해 효과적인 학업을 수행할 것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는 우리 학생들의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 반드시 시행·정착돼야 한다.
‘영미문학읽기’ 수업 과정은 고교생수준에 맞는 작품 선택이 중요하다. 어려운 영어로 쓰인 영문학 작품 원작을 일반 고교생이 읽기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영미희곡 분야 박사학위를 가진필자는 20년이 넘는 기간의 영어연극 동아리 지도와 영미문학읽기 수업과정에서 손수 각색한 셰익스피어 각색극 12편을 모아총 4권의 시리즈 출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Twelfth Night(십이야)’, ‘Hamlet(햄릿)’, ‘Othello(오셀로)’와 ‘The Winter’s Tale(겨울 이야기)’, ‘The Merchant of Venice(베니스의 상인)’을 각각 묶은 ‘셰익스피어 각색극’ 1, 2권이 먼저 출간됐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영문학 작품 중에서 문학사적 측면과 형식과 내용적 측면 그리고 사상과 철학, 교육적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문학에 대한 이해 및 체험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원작의 골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쉬운 영어를 사용해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했다. 안규완 지음, 도서출판 동인 펴냄
2022년, 학생들은 마침내 전면등교를 실시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동안에는 구글 미트와 같은 영상매체를 활용하여 비대면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면, 2022년은 다시금 대면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비대면수업 기간 동안 가장 그리웠던 것은 바로 모둠형태의 협동수업이었다. 물론 영상매체로도 ‘소그룹 회의’ 기능을 활용하여 협동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오프라인 교실에서 진행하는 ‘대면 협동수업’은 비대면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그것만의 존재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협동수업은 코로나시대 이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된 ‘학생들 간 학습격차’와 ‘개인주의 심화’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었다. 모둠을 기반으로 한 협동수업은 교사중심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이 수업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방식이다. 학생들은 한 팀을 이루어 공동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소통하고 갈등을 경험하며, 팀원들 간에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비대면으로 수업이 이뤄지는 동안 학생들 간의 학습격차는 확대되었고, 학생들은 협동활동 중에도 채팅창을 사용하여 역할을 분배하고 간단한 소통만 할 뿐이었으며, 협동수업을 통해 얻게 되는 공동체의식을 배우지 못했다. 학습격차가 커지고 직접적인 소통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진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적절한 대안으로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협동수업 시 모둠 구성 어려움과 방관자 문제 ‘모둠활동에서 학생들은 어떤 선생님을 좋아할까?’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는 설명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해주는 선생님, 활동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는 선생님이 아니라 모둠을 잘 짜주는 선생님이다. 띠라서 모둠 구성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아래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성적별로 모둠을 구성하여 수준별 학습지를 배부해 보았다. 그러나 이 경우 낮은 수준의 과제를 배부받은 학생들이 자존심 상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성적이 높은 학생과 낮은 학생의 비율을 적절히 조합하여 멘토-멘티 역할을 각각 부여하였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도움 요청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학생들 간의 수준 차이로 인해 흥미만 더 잃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세 번째 방법으로는 두 번째 방법과 동일하지만, 추가로 학생 간 친밀도를 고려하여 멘토-멘티를 구성하였다. 이 경우에는 친한 친구와의 잡담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전반적인 수업분위기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일부 소외된 학생들 또한 문제가 되었다. 모둠 구성 문제 외에도 어떤 형태로 사전에 모둠을 형성하던 모둠 내에는 꼭 방관자가 생기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교육론에서 배운 대로 학생들에게 ‘그룹 리더, 타임키퍼, 디자이너, 발표자’ 등의 개인 역할을 정해주어 수업을 진행했지만, 1~2명이 대부분의 과제를 진행하고 방관자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발표하러 나오곤 하였다. 즉 모둠활동 시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활동을 더욱 세분화하고 명시화할 필요가 있었다.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둠 구성에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실패해 본 후 필자가 가장 최근에 사용하게 된 방법은 모둠을 자주 바꾸되, 교사가 학생의 수준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자신이 어떤 난이도의 문제를 풀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간단하지만, 그 어떤 모둠 구성방법보다 효과가 좋았다. 1) 본래 교실에서 앉은 자리대로 4명 정도씩 조를 만든다. 교실 자리는 사전에 담임교사의 고민이 많이 담긴 자리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해도 무방했다. 2) 그다음 학생들끼리 자신의 역할을 정하게 했다. 각 팀의 학생들은 그룹 리더, 가장 쉬운 문제를 풀 사람, 중간 난이도의 문제를 풀 사람,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 사람 중 자신의 역할을 고른다. - 그룹 리더의 역할은 문제를 뽑기 위해 교사와 가위바위보를 하고, 팀원들에게 준비물을 빠르게 배부해주고, 팀 내의 모든 문제지를 도울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어떤 모둠은 영어를 가장 어려워하는 친구가 그룹 리더를 맡기도 했고, 영어를 가장 잘하는 친구가 그룹 리더를 맡기도 했다. - 처음엔 서로 가장 쉬운 문제를 푸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을 위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역할을 맡아 문제를 풀어나가곤 하였으며, 모둠마다의 개성에 따라 역할을 분배하였다. 학생들은 직접 정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고, 학생들 스스로 서로의 수준을 가장 잘 알기에 수준별 수업이 더욱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모둠을 자주 바꾸어 학생들이 반 안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며, 현재 자신의 모둠이 맘에 안 든다고 해도 다음 시간엔 모둠이 바뀔 수 있기에 크게 항의하거나 힘들다고 건의하는 학생들도 줄었다. 교사 스스로 모든 것을 세팅하려고 하는 것보다 학생들의 자율성에 맡길 때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학생들의 지필성적으로 모둠을 짰을 때보다 더욱 좋은 활동 결과가 나오게 되었으며, 교실 배치 세팅 또한 역할에 따른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니 수업을 진행하며 수준별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받기가 수월했다. 협동수업에서 방관자 없애는 방법 협동수업 내에서 방관자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학생들이 자기 번호에 해당하는 문제만 풀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모둠 내에서 내가 아니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여 모둠원으로서 자신의 책임감을 높이고자 한 전략이었다. 단어퀴즈의 경우, 영어단어를 보고 우리말로 뜻을 답하는 것은 가장 쉬운 문제를 풀기로 한 1번 학생들이 활동하고, 우리말을 보고 영어단어 스펠링을 나와서 적는 것은 중간 난이도의 문제를 풀기로 한 2번 학생들만 풀 수 있게 하였다. 이 활동을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영어시간에 전혀 흥미가 없고 무기력했던 학생들이 이 퀴즈를 위해 사전에 영어단어장을 뒤적였다는 점이다. 자신의 모둠에서 본인만 풀 수 있는 문제,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풀 수 있는 문제를 주니,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선행학습으로 영어가 너무 쉬워 수업시간에 심드렁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단어 배열 퀴즈를 통해 문장을 쓰게 했다. 이 문제는 각 단원에서 배운 문법요소를 활용하고 주어진 단어를 알맞게 배열하여 문장을 완성하게 하는 것으로, 친구들에게 문법요소를 설명하는 추가 미션까지 주었다. 학생들은 본인이 완벽하게 이해한 줄 알았지만,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려니 막히는 부분을 발견하며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 추가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게 되었다. 더 나아가 모둠퀴즈에서 사용한 문장들은 수행평가나 지필평가에도 활용하여 모둠게임이 평가까지 이어지게 했다. 답안지 제공으로 불안감은 낮추고 자기주도성은 올리고 읽기 활동 후 세부내용을 파악하는 활동에서 멍하게 있는 학생들이 있다. 어차피 혼자서는 풀 수 없다고 지레짐 작하고 포기해 버리기는 것이다. ‘모둠활동에 있어 무임승차로 인해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낀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신이 모둠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을 경우 무력감·죄책감·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라는 글을 보고,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영어를 아예 못해도 읽기 활동 후 모둠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 해결방법은 답안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답안지를 참 좋아한다. 이미 문제를 풀었지만 자신의 답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하여 발표를 머뭇거리곤 한다. 하지만 답을 맞힌 후에는 누구보다 자신감 있게 발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특히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영어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활동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게임에서는 이러한 불안감이 더욱 도드라졌다. 불안감이 높아 정의적 여과 필터(affective filter)가 높아질 경우 학생들의 언어습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답안지를 사전에 제공하면 학생들의 불안을 낮춰 언어습득이 수월해지겠다는 답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을 구사했다. 1) 답안지를 볼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규칙을 사전에 제시했다. 2) 답안지는 학습지를 받고 2분 후부터 확인하러 갈 수 있다. 3) 1번 프린트 답안지는 1번 담당 학생만, 2번 프린트 답안지는 2번 담당 학생만, 3번 프린트 답안지는 3번 담당 학생만 보러 갈 수 있다. 4) 답안지를 보러 갈 때는 펜과 종이를 들고 갈 수 없고, 답안지를 보고 답을 외워 와서 프린트에 적을 수 있다. 학생들이 몰릴 수 있으니 안전을 위해 답안지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 곳에 떨어뜨려 붙여놓았다. 수준별 학습개념으로 학생들에겐 수준별로 다른 프린트를 제공하였다. 1번 학습지는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습자용으로, 3번 프린트는 영어가 쉽다고 생각하는 학습자용으로 만들었다. 각자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1번 학습지는 1번 학생만 적을 수 있고, 3번 학습지는 3번 학생만 채워 넣을 수 있게 하였다. 대신 그룹 리더는 모든 학습지를 써줄 수 있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는 학생들이 서로를 돕게 하는 공동체의식을 가르치기 위한 일환이었다. 이렇게 몇 가지 규칙을 설정하니 교실 안에서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활동지를 진득하게 읽으며 문제를 푸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여러 번 달리며 답지를 보고 와서 쓰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특히 1번 문항을 맡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능력으로 본인이 담당한 학습지를 채우며 행복해했다. 답안지를 보고 와서 학습지에 옮겨 적으며, 잘 안 써지는 단어들도 있고 3인칭 주어 뒤 동사에 s를 빼먹기도 하지만, 제한 시간 내에 완벽한 답을 다른 모둠보다 빨리 작성하기 위해 학생들은 누구보다 집중했다. 텍스트 속 세부정보를 찾고, 이를 문장으로 쓰는 시간이 이렇게 활기차고 학생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 놀라웠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이다. 강의식 수업의 경우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있어야 하는 데 반해 이 활동에서는 마음껏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활동을 위한 그 외 장치들 환경의 변화가 학생들에게 주는 영향은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영어전용실이 잘 되어있다. 교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은 본 교실에서, 협동수업은 영어전용실에서로 환경을 구분하였더니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영어전용실에서는 항상 모둠으로 활동하니, 학생들은 모둠활동 때의 규칙을 탑재하고 교실로 들어온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지정 좌석에 앉으니, 지도도 편하다. 어휘퀴즈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레트로 게임인 마리오게임의 형태를 사용하여 진행한다. 이는 선배교사의 수업을 보고 흥미로워서 공유받은 것으로 매 수업마다 잘 쓰고 있다. 학생들은 비밀박스를 열고 모둠별 점수가 뒤집힐 때마다 매우 좋아한다. 어휘퀴즈에 사용하는 PPT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이미지를 사용한다. 단어의 의미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한글로 된 우리말과 이미지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는 단순한 2D 그림보다는 실제 사진이나 움직이는 그림 등이 학생들의 학습 호기심을 유발하고 단어의 뜻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를 교사가 직접 찾아 보여줄 수도 있지만 구글 클래스룸의 구글 슬라이드 공유기능을 사용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구글 이미지를 찾아 넣도록 한다. [구글 슬라이드]-[삽입]-[이미지]-[웹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수업 중 학생들이 직접 어휘를 찾으며 자신이 생각한 콩글리시도 바로 잡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콩글리시 중 하나인 eye shopping을 검색하면 보통 안경이나 구글 안경을 쓰고 쇼핑하는 사진이 나온다. window shopping을 검색해야 우리가 생각하는 browsing의 형태가 나오게 된다. 이처럼 학생들 스스로 어휘를 이미지로 검색하며 실재적인 어휘의 사용을 알게 된다. 또한 또래들의 흥미를 이끌만한 실제 사진이나 움직이는 그림을 찾기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어휘 PPT가 학생 흥미 유발용으로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모둠수업에 문화적인 요소를 포함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다. 중등 영어과의 궁극적인 교수목표는 세계화에 발맞춘 글로벌 시민양성이며, 그 하위목표로 4가지 영역(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고른 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영어수업 내 문화수업은 필수적이다. 학생들은 수업활동이 세상의 일과 동떨어진 활동이 아닐 때보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사가 텍스트 내용과 관련된 실물을 준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번 차시 수업에 멕시코 마리아치 밴드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필자는 마리아치 밴드들이 쓰는 솜브레로를 직접 준비하였다. 텍스트에 솜브레로가 멕시코의 뜨거운 햇빛을 막기 위해 챙이 크다고 나왔다면 실제로 이를 착용해 보며 챙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마리아치 밴드들이 쓰는 모자는 얼마나 화려한지 등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학생들은 텍스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모둠퀴즈에서 우승한 팀이 나와서 솜브레로를 쓰고 사진을 찍게 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피드백 수업 후에는 활동지에 QR 코드나 구글 클래스룸의 설문지 시스템을 사용하여 해당 차시 모둠활동의 피드백을 받고, 이를 통해 다음 수업을 수정·보완한다. 모둠활동의 경우는 부정적 피드백보다 긍정적 피드백이 많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되었다.” “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고 편해지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직접 참여해서 무엇인가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영어가 어려워 수업이 싫었는데 뛰어가서 답을 보고 적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졸린 경우가 있었는데, 모둠활동에서는 졸리지 않아서 좋았다.” “수업 중 움직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게임방식을 사용하니 복습이 더 잘되는 것 같다.” “여럿이 활동을 하니 수업에 집중이 잘 되었다. 모둠활동하며 서로의 의견도 알고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강의식 수업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해 버렸는데 모둠수업에서는 그 습관이 고쳐졌고 인내심이 길러졌다.” “친하지 않은 친구와 함께 모둠을 해서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엔 서로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친구들이 설명해 줬을 때 공부내용이 이해가 더 잘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수준별 협동학습을 진행하니, 뭐가 뭔지 몰라 막막해하는 학생, 무표정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는 학생, 너무 쉬운 내용을 한다고 지루해하는 학생이 줄었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답을 쓸 수 있어 영어수업이 외계어를 듣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사라졌다.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영어로 인해 떨어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방법을 고민했고,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더 이상 영어 때문에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자신의 답지를 완성했다.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수준별 맞춤 협동수업 덕분에 영어시간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고, 학생들은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수준별 협동학습 교수·학습지도안 •단원명: Lesson 2. Half a World Away 중 5/6차시 •배움주제: 인형이 소개하는 각 나라의 문화에 관한 글을 읽고 이해한다. •성취기준: - [9영03-02] 일상생활이나 친숙한 일반적 대상이나 주제에 관한 글을 읽고 세부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 [9영03-04] 일상생활이나 친숙한 일반적 주제의 글을 읽고 줄거리·주제·요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학습목표: 1) Students can learn various cultures related to dolls. 2) Students can answer the questions related to “Dolls around the World.” •수업특징(수업형태 및 평가방법): 모둠수업, 직소활동, 수준별 활동 •교수·학습활동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기술의 일상 침투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 등이 등장하면서 AI는 더욱 인간처럼 자연스러워지고 문학·미술 등의 창의적인 활동도 가능해졌다. 단순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인간과 함께 살아갈 동료로 바뀌는 전환기에 가까이 다가왔다. 교육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2023년을 맞이하는 현시점에서 전 세계 AI 튜터들은 어떤 시도해왔고, 어떤 것을 성취했으며, 무엇이 남아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교육적 역할 기대 불구 명확한 정의는 없어 AI 튜터는 개인화 교수, 인공지능 조교, 교육행정 지원, 인공지능 심리·진로상담 등의 교육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정의가 명확하지는 않다. 누군가는 지식을 전달해주거나 학생과 질의응답하는 챗봇 같은 것을 떠올릴 수도 있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에 등장하는 로봇과 같은 선생님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며, 영화 HER에 나오는 음성형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같은 조력자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을 상상한다고 할지라도 지금은 틀린 것이 아니다. AI 튜터는 완성형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실험단계에 있는 과도기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말은 지금부터 우리가 AI 튜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완성형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한편 AI 튜터를 이루는 근간 기술 또한 다양하다. 통칭해서 AI라 쉽게 부르고 있지만, 음성인식이나 음성합성, 자연어 처리,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AI 기술이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선생님이 된 가상 인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디지털 휴먼 혹은 버츄얼 휴먼(autonomous Virtual Human)이란 컴퓨터에 인간을 시뮬레이션한 것을 의미하며, 그 종류는 아바타와 자동화된 버츄얼 휴먼으로 구분된다. 버츄얼 휴먼은 얼굴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 등이 사람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시각적 AI 기술과 대화형 AI 기술의 결합이다.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모습에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 방대한 지식 등이 더해지면 교육자·상담사·안내자와 같은 에이전트(agent)의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엔터테인먼트·고객 응대 등에 현재 활발히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디지털 휴먼 제작사인 소울 머신(Soul Machine)과 IBM의 왓슨(Watson)이 결합하여 디지털 휴먼 보건선생님 플로렌스(Florence)를 만들었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2021년부터 플로렌스의 ‘코로나19와 금연 주제에 대한 보건교육’을 WHO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학생의 마음을 만져주는 상담사가 된 대화형 AI 미국의 Woebot(워봇)은 상담 AI 챗봇이다. 학생들만 쓸 수 있는 상담 챗봇은 아니지만, 공교육에서도 Woebot과 같은 상담 챗봇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는 현 추세에 맞춰 Woebot과 같은 상담 AI 챗봇의 공교육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흥미 위주의 대화를 하는 AI 챗봇의 경우 공감의 대화를 나누기는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반한다기보다는 발화자가 말하는 상황이나 문장 자체에 대한 공감에 그친다. 하지만 Woebot과 같은 상담 AI 챗봇은 인지행동상담 방법론에 기인하여 정신건강을 위한 문제해결 대화에 집중한다. 한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전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수면이나 불안·우울·스트레스와 같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목표를 설정한 후 그에 대한 여러 번의 세션을 진행하는 방식이어서 전문 심리상담실을 그대로 옮겼다고 보면 된다. 일각에서는 심리상담은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신호를 파악하고 ‘래포 형성’이라는 인간적인 신뢰형성과 관계맺음이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챗봇을 통한 심리상담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Woebot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Woebot을 처음 사용한 94%가 Woebot의 심리적 조언과 콘텐츠에 긍정적 인식을 보였다. 특히 6주간의 임상 결과 91%의 사람들이 만족한다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현재 Woebot은 경미한 수준의 아동 우울증 치료와 관련한 FDA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그러하지만, 미국 역시 코로나19 이후 우울한 감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많아진 상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천재지변에 대응할 만큼 교육받은 심리치료사나 상담 인력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탓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대다수가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상담서비스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AI는 이렇게 전문가 시장을 스케일업(Scale-up)하여 전문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데 용이하다. AI 튜터,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하는 곳도 있다. 교사나 교육기관에서 원하는 주제의 AI 튜터 챗봇을 만들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 클라우드는 2021년 11월, 구글 클라우드 환경에서 API 형태로 제공하는 온라인 튜터 플랫폼을 공개했다.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학생과 상호작용하는 AI 튜터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구조화된 질의응답을 기반으로 대화하듯이 특정 주제를 학습하는 챗봇을 만들 수 있다. 실제 AI 튜터는 학생의 학습목표 달성을 위한 질문이나 활동을 생성하고, 교육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단답형·선다형, 요약/패러프레이징, 빈칸 채워 넣기(guided note-taking) 등의 학습활동이 가능해 앞으로 학습활동의 종류 또한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월든대학교(Walden University)는 구글 클라우드의 플랫폼을 활용해 문학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AI 튜터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코빗(Korbit)은 ‘딥러닝을 만든 자’라고 불리는 요시오 벤지오(Yoshio Bengio) 교수의 연구실에서 파생된 프로젝트로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야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채팅 AI 튜터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화 기반의 개인화된 튜터링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는 AI 분야의 지식에 한정하여 채팅으로 해당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학습콘텐츠 개발과정을 단순화·자동화하고 표준화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어떤 주제의 학습이라도 대화 기반의 튜터링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정교화된 언어학습 AI 튜터 외국어 학습·시험분야는 AI 튜터가 이미 상당히 정교하게 활용되는 분야다. 나스닥에도 상장된 에듀테크 서비스인 듀오링고는 학습자 진단과 학습콘텐츠 추천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국내에서 만든 TOEIC 학습서비스인 ‘산타’도 대형서점을 꽉 채우던 TOEIC 서적과 인터넷강의를 대체한 지 오래다. 베트남에서 만든 영어 발음 교정 전문 ELSA Speak도 평범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 서비스가 되었다. 단순 반복 과업부터 전문 영역까지 AI는 사람이 해야 할 단순 반복작업을 대신한다. 사실 기계는 단순 반복작업의 천재다. 지루함을 느낄 수 없고 이 때문에 무료함에서 오는 실수가 없다. 대화형 AI는 반복적인 문의에 대응할 수 있고, 주어진 내용에 대한 설명을 대신할 수 있다. 특정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내내 같은 일이 가능하다. 배움과 가르침도 반복이 필수다. 채점 보조라던가 교육행정보조 AI 등은 교사의 반복작업을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일을 AI가 대신해 줌으로써 교사는 가르침의 본질에 가까운 창의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AI는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의 일부분을 대신하여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서비스 전반의 질을 높이기도 한다. 가령 심리상담에서 AI를 활용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의 일부분을 AI가 대신함으로써 교실에서 방치되고 아이들의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AI 기술은 오늘도 바쁘게 변화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의 삶으로 침투한다. AI 튜터의 모습도 더 다양한 변주를 하거나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단순한 과업은 과감하게 AI를 통해 덜어내되 전문 영역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교육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1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네 가지 중 두 가지는 AI·디지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은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를 제시하였고, 디지털·인공지능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실생활 맥락과 연계된 수업 등을 표방하였다.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공교육에서 AI·디지털로 인한 교육변화와 AI 시대를 살아갈 학생이 준비해야 할 역량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학교현장에서의 AI 기술 사용, AI 혹은 AI 기반 기술이 교사를 지원하거나,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특히 AI 튜터의 경우, 학습자 맞춤형 교육 지원, 교사의 교수 지원 등을 위해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필자는 교육현장 변화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기술과 AI 튜터 등의 활용과 관련하여 교육현장에서 직시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그리고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AI+Thing 일상에서 AI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더 이상 생소한 단어도 아니다. 생활의 모든 것이 AI로 바뀌어 갈 것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주변에 AI+Thing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한번 둘러볼 필요가 있다. 먼저 AI 스피커, AI 에어컨, AI 세탁기, AI 냉장고 등 수많은 Thing에 AI라는 용어가 접두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AI+Thing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이 AI라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AI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제품이 왜 AI를 표방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AI 스피커가 어떤 점에서 일반 스피커와 다른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능이 있어서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AI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AI에 대한 광의의 정의와 협의의 정의가 조금 다르게 사용될 수 있으나, AI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된 것을 기반으로 추론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AI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데이터이며,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더 강한 성능의 AI를 가능하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AI+Thing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을 기반으로 성장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이유로 AI+Thing을 선택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Thing과 Thing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나에게 없다면, 나는 AI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AI+α 교육 교육에서 AI 혹은 AI 기술은 다양한 관점으로 사용될 수 있다. AI와 관련하여 어떤 목적을 갖고 교육을 진행하는가의 관점이다. AI+α 교육으로 구분해 보면 AI 기반교육, AI 개념·원리교육, AI 융합교육 등이 해당된다. 첫째, AI 기반교육은 교수·학습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AI 기술이 사용되는 경우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수학·과학·영어 등 교과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측면으로 AI가 탑재된 플랫폼, AI 학습도구 등이 그것이다. 수학과의 사례로 카네기멜론대학 AI 연구자들이 개발한 메시아(MATHia)와 EBS의 단추를 비교해 보자.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이다. MATHia는 교육평가의 중요한 이론인 IRT(Item Response Theory: 문항반응이론)를 차용하고, 인지모델링 방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수준의 평가문항을 기반으로 학생의 수학실력을 진단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방을 내리는 형태이다. 반면 단추는 평가문항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여 평가를 통해 직접적으로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즉 문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준 측정에서 두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영어과의 경우 영국의 ‘Third Space Learning(서드 스페이스 러닝)2을 살펴보자. Third Space Learning에서 AI는 교사 혹은 튜터라기보다 교사를 위해 학생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학습분석 AI에 가깝다. 학생을 직접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교사이며, 교사가 학생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교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둘째, AI 개념·원리교육은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원리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이 AI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AI가 무엇인지, AI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지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2 개정 정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바와 같이 중학교 정보에서의 인공지능 영역, 고등학교 정보에서 인공지능 영역, 그리고 고등학교의 진로선택과목인 인공지능기초 등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AI 융합교육은 AI 기반교육을 통해 AI와 관련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특정교과의 과목에서 AI 기술이 들어간 도구를 활용하거나, AI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였다면, AI 융합교육이 아닌 AI 활용교육 혹은 AI 기반교육이다. ‘AI 융합교육’은 AI에 대한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습득하고, AI의 개념을 바탕으로 타 교과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AI 융합교육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에서 알지오메스 등의 공학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AI·SW 융합교육이 아닌 AI·SW 활용교육으로 AI·SW 기반교육의 범주이다. AI+α 교육 중, AI 개념·원리교육의 수준은 각 학교급에 따라 인공지능교육의 목표3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먼저 AI·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기초역량은 ‘소양교육’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 즉 AI 기술이 포함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서비스에 적용된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수준의 AI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정도를 말한다. 초·중등교육에서는 AI와 관련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구현된 플랫폼 등에서 모델을 만들어보거나, 경험해보는 정도의 역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I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기반으로 AI 시대의 학생을 위해 어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그리고 그 중심에서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I 기반교육을 진행한다고 해서 AI 기술과 관련된 개념이나 기초지식에 대한 역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AI 기술을 활용한 도구나 플랫폼을 통해 학생의 타 교과학습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 혹은 AI 자체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을 향상하여 학생의 미래직업이나 진로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AI의 활용은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AI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AI+Thing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하거나 AI 에어컨을 상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AI 튜터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성과를 나타냈다는 증거가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다. AI 튜터와 관련한 사례는 현재까지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제반사항이 매우 많다. OECD Education4에서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AI and education: Guidance for policymakers)’을 통해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한 교육분야에서 AI 기술 접목에 대한 지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침은 AI 튜터를 활용하는 것은 학생의 교수·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참조할 만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AI 튜터에 대한 MATHia의 사례나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빅데이터·AI 기반 학습지원시스템 ‘e-Advisor’ 등도 필요한 시스템이나 데이터가 충분히 갖추어져야 AI 튜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두 사례가 성공적으로 주목받는 것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례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 AI 기반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서 AI 튜터의 교육적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AI 튜터를 활용하는 목적과 함께 학교현장의 교사, 그리고 예비교사는 AI에 대한 지식과 AI를 활용할 역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된 2018에 이르는 10년 동안 정보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육 부재로 인한 결과는 OECD PISA 2018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사의 상당수는 정보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교육을 받았어도 기억의 ‘편린(片鱗)’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학교의 교사가 AI 기반교육을 진행하거나 AI 튜터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필요하다. 시스템이나 AI 튜터의 판단이 틀렸거나 시스템의 오류를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다. AI에 대해 알지 못하고 AI+Thing을 선택하는 것처럼,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AI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지 못한 채 도구를 사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AI 튜터나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의 준비, 시스템의 무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모든 책임을 교사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AI·디지털 인재는 AI 도구활용, AI 튜터의 활용 등과 같은 AI 기반교육으로는 양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는 AI·디지털 인재에 대한 초점이 AI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인간, AI 기술이 들어간 Thing을 조작하는 인간 중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