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9,61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
맨발의 여학생들이 돌길을 지나 진흙탕 길을 걸으며 고통의 아우성을 지른다. 10일 오전 봄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전북 정주고(교장 강진갑) 교정이 여학생들의 비명으로 가득한 이유. 바로 신발 없이 생활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을 체험하고 그들을 돕는데 마음을 모으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정주고 신발 없는 하루’ 행사는 600여 명의 전교생 중 38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교복 차림의 학생, 체육복을 걷어 올린 학생 등 제각각의 모습이지만 맨발로 하루를 지내며 아프리카 친구들의 삶을 직접 느끼겠다는 마음은 똑같다. 지난해 이 행사를 기획했던 김아롬(3학년) 학생은 “진로탐색을 하다가 우연히 T사의 신발 기부 이벤트를 알게 됐고 학창시절 의미 있는 일을 생각하다 친구들과 함께 맨발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1회 ‘정주고 신발 없는 하루’는 2학년 한 학급에서만 진행됐다. 김 양의 아이디어가 담임선생님의 배려를 얻어냈고 학급 친구들과 운동장을 걷는 것으로 조촐히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는 당시 참여하지 못했던 다른 반 학생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전진영 교사의 적극적인 추진이 더해져 규모가 제법 커진 행사가 됐다. 앞으로는 정주고만의 뜻깊은 전통이 되어갈 분위기다. 올해 ‘신발 없는 하루’ 행사는 김양의 조언을 받아 후배 안주해(2학년) 학생이 친구들과 합심해 준비했다. 학생들의 참여는 뜨거웠다. 인솔자를 따라 운동장을 돌고 주저 없이 돌과 흙을 밟으며 주어진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학생들은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적고 주머니 속 동전 하나라도 돕겠다는 마음에 모금함으로 향했다.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는 1학년 안성정 학생은 “돌도 밟고 흙도 밟으며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 익숙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 거 같다”고 말했다. 전진영 교사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자발적으로 기획한 행사가 확대돼 학교의 축제처럼 된 것 같아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며 “5월에는 특색사업을 벌여 기금을 마련해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보내는 기획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정주고 학생들. 배려와 나눔을 통해 인성을 키워가는 그들의 웃음이 만연한 봄꽃만큼 아름다웠다.
교총, 초·중·고 교원 설문 일선 교원의 10명 중 8명은 교육부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학습금지법) 시행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총이 8∼9일 교육부의 선행학습금지법 시행령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초·중·고 교원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교원 87.5%가 ‘2학기 시행에 따른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이해와 준비가 충분하다’는 답변은 10.4%에 불과했다.그래픽 참조 교총은 응답에 대해 “정부가 제도 시행과정에서 학교급별,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대비와 현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매뉴얼 등 정확한 지침을 내릴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풀이했다. 교원들은 제도 시행과정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교가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으며(61.1%), 수능대비 고3학생을 위한 대안으로 ▲학년단위 편성 허용(36.3%), ▲고3은 선행학습법 적용대상에서 배제(29.8%), ▲학기당 이수과목 수 8개 이내를 10개 내외로 편성 허용(18.9%), ▲학기 중 시수 변경(5.9%)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교현장 안착 및 입법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대입 및 고입 등 입시문제의 출제범위와 관리·감독 엄격 관리’(30.3%)와 ‘예산 및 인력 확대 등 학교현장 지원 강화(29.8%)에 이어 ‘학원규제 강화’(28.3%), ‘교육과정 난이도 완화’(9.4%) 순이었다.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완화의 효과성을 묻는 질문에는 51.24%가 ‘그렇다’, 48.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이견이 팽팽했다. 교총은 “사교육과 선행학습 유발 원인에 대한 근본 처방 없이 규제만으로 선행학습을 제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는 기계적으로 시행령만 마련해 학교 현장에 제시할 게 아니라 시행에 따라 현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애로는 무엇인지를 시뮬레이션 해 어려움은 지원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후속조치를 치밀히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주 모여 연습·연말 정기공연 학생 기타 동아리도 직접 지도 게임중독 아이…통기타에 몰입 사제지간 돈독하게 해준 매개 정보 공유·결혼식 축가도 나서 “기타 잡으면 잡념 사라져 위안” 7일 오후 7시 강원 태봉초. 매주 월요일은 원주지역 교사 통기타동호회 ‘통함’의 정기 연습일이다. 어둑어둑 텅 빈 교정이 통기타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의 연습곡은 버스커버스커의 ‘정말로 사랑한다면’. 10여 명의 교사들이 서로 코드를 맞추면서 연습을 시작하자 통기타 특유의 깊이 있고 따스한 음색이 4월의 밤공기를 포근하게 적셨다. “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주세요/사랑한단 그 말들도/당신의 행동 하나 진심만을 원하죠/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주세요/그댈 위해 참아줘요” 문현영 일산초 교사가 기타와 피아노, 드럼 반주에 맞춰 노래를 더하자 어느새 음악실이 활기를 띠었다. ‘통함’ 소속 교사들은 이렇게 매주 월요일이 되면 오후 6시 즈음 모여 연습했던 곡을 공유하고 노하우를 나누며 9시가 넘도록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타 삼매경에 빠진다. 연습곡은 회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해지며 한 곡당 한 달 정도 연습기간을 갖는다. 저녁을 배달시켜 먹고 담소를 나눈 후 개인연습을 하기도 하고 연습중인 곡을 잘 아는 회원에게 강습 받는 등 정기연습은 이처럼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 된다. ‘통함’은 춘천교대 통기타동아리 ‘한울림’ 출신인 이두혁(구곡초), 문현영(일산초), 곽대근(태봉초) 교사가 주축이 돼 2010년 결성된 됐다. 통기타연습은 물론 연말 공연, 기타 활용 수업연구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기타 동아리를 만들어 지도하는 교사들도 있다. 문현영 일산초 교사는 “통기타 동아리가 사제 간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 매개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원주지역 학생 기타동아리는 일산초의 ‘푸른꿈소리’, 태봉초의 ‘태봉어쿠스틱’으로 4~6학년이 대상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의 기타 주법이나 코드를 가르치기도 하고 졸업식이나 정기공연 때에는 실력을 뽐낼 기회도 제공한다. 문 교사는 “담임이 직접 운영하는 동아리는 방과 후 교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면서 함께 노래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악기 자체에 흥미를 갖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동부프로미 농구단 개막식에 초청 받아 아이들과 함께 애국가를 연주하기도 했고, 원주 연세대에 소풍을 떠나 기타도 치고 캠퍼스 구경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 ‘슈퍼스타K’, ‘K-POP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통기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남학생들의 관심이 좀 더 높은 편인데, 게임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기타에 빠져 하루 3~4시간 씩 연습 할 정도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어요. 교과서에 수록된 곡이나 동요도 골고루 다루니 정서 순화에도 도움 되고요.(문현영)” 2년 째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이두혁 회장은 “회원들이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젊은 교사들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맡는 업무도 비슷하다”며 “기타로 모이기는 했지만 동호회는 정보를 교환하고 노하우를 나누는 교육의 장(場)으로서의 역할도 크다”고 강조했다. “우리 동호회에도 정보 업무를 받은 교사가 3명, 학교폭력을 담당한 교사가 2명 있어요. 방금 전에도 서로 ‘컴퓨터실 계약을 어떻게 했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전임 교사보다는 친한 동호회 친구에게 도움 받는 것이 훨씬 편한 거죠.(이두혁)” 최근에는 동아리 내에서 회원이 결혼하는 경우 팀을 만들어 축가 공연을 해주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두 명의 회원이 결혼하면서부터였다. 축가를 맡은 팀은 연습을 위해 여러 번 모이면서 더 친해지고, 받는 입장에서도 진심으로 축하받는 기분이 들어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제 결혼식에서는 스윗소로우의 ‘좋겠다’를 공연해줬다”면서 “처음엔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전 동호회에 가입해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민수연 교동초 교사는 “기타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했는데 지금은 기타 자체를 사랑하게 됐다”며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기타를 치면 잡념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풀려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입한 지 1년 된 김은혜 남원주초 교사는 동호회에서 처음 기타를 접했다. 그는 “취향이 비슷하다는 것, 같은 교직에 있다는 것 자체가 끈이 돼 서로 잘 통한다”며 “가끔 교실에서 기타연습을 하면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소통할 거리가 늘어나 만족스럽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함’에 관심 있는 교사들은 인터넷 카페 ‘통기타와 함께하는 즐거운 교실’(club.cyworld.com/edu-acustic)에 방문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니혼대(日本大) 학생 A씨(21)는 함께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취업 희망 기업의 채용설명회 소식을 들었다. 오전 11시 정각, 온라인 참가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사전에 등록한 이름과 대학명을 확인하고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스마트폰 채용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화면에는 모든 설명회 일정의 신청이 마감됐다고 떴기 때문이다. 취업 인기 순위 상위권 대기업들의 채용설명회가 접수 몇 분 만에 마감되는 일은 흔히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너무 빠른 게 아닌가 생각됐다. 그는 이상하리만큼 신청이 빨리 마감됐다는 생각에 같은 회사 설명회 참가신청을 한 조치대(上智大)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신청이 마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에 A씨는 충격을 받았다. 말로만 듣던 기업 채용의 ‘대학 서열화’라는 강한 의구심도 들었다. 학벌로 소위 ‘필터링’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일본에서 ‘학력 필터’로 불리는 이 같은 행위는 채용 설명회 참가 등에서 기업이 대학을 서열화 시켜 차별화하는 행태다. 해당 기업 홍보 담당자는 “우리 기업의 채용은 출신대학과는 무관하다”며 “신청마감이 된 것은 접수 시스템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채용관계자들은 많은 기업에서 ‘대학 서열화’에 따라 채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에도 채용 관련 저서로 알려진 취업·채용 컨설턴트 츠네미 요헤이(常見陽平)는 기업들이 실제로 이런 학벌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설명회 정원이 100명이면 80명 정도는 도쿄대 등 상위권 대학에 배정하고 나머지 20명 정도를 다른 대학에 배정한다. 명문대생이 아닌 학생들은 신청하고 싶어도 항상 좌석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다는 것이다. 인사채용전문 연구소인 리크루트 웍스의 특별고문 에비하라 츠기오(海老原嗣生)는 “설명회 안내 메일 발송 시기부터 이미 대학 서열에 따른 차별이 이뤄진다”며 “때로는 별도의 설명회 안내 없이 특정대학에만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기업이 출신대학을 채용 근거로 삼는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사회적 파장과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그동안 쉬쉬하고 있을 뿐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마이나비’, ‘리쿠나비’ 등의 구직정보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직원 채용에서 학벌 활용이 노골화됐다. 누구라도 간단한 사이트 접속만 거치면 원하는 기업에 지원할 수 있게 돼 인기 기업에는 수만 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고, 기업은 채용 전형의 수고를 덜기 위해 학력 필터를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쿠슈인대 3학년생인 B씨는 “같은 설명회와 세미나에 참석한 릿쿄대 친구에게는 채용담당자의 연락이 오는데 자신에게는 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대학서열화로 차별받는 학생들 사이에는 불만과 열등감이 만연해 있다. 기업의 채용을 지원하는 도쿄 소재 벤처기업 토라이후(トライフ)는 특정 분야의 인재를 구인하고 있는 기업을 위해 상위권대학 출신 학생만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에는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오사카대, 고베대 등 이른바 명문대생 약 6000명이 등록돼 있다. 보통 8~9월경부터 채용을 의뢰하는 기업체에서 어떤 대학의 학생을 원하는지 연락이 ‘채용의뢰서’ 형식의 연락이 온다.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등록된 학생 중 원하는 학생을 골라 설명회에 참가시키게 되며 이 구직 사이트는 기업으로부터 소개 수수료까지 받는다. 기업이 특정 조건의 학생을 요구할 경우 수수료는 더 올라간다. 각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채용 후에도 능력을 발휘해 회사에 공헌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효율성을 생각하면 대학 서열화에 의한 채용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력 필터’ 등을 활용한 채용방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이 특정대학만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채용정보가 많은 구직자에게는 공개되지 않아 원천적으로 취업기회를 잃게 되는 불평등 등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이다. 기업 중에는 학력보다 개인이 가진 능력과 특기, 도전정신 등을 채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학력만을 중시해 인재를 선발하는 것보다 구직자가 가진 다양한 능력과 인성을 고려한 기업이 글로벌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소금(小芩)·싱잉보울 활용한 힐링 메마른 학생들 마음에 ‘감성 쉼표’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 속 헤매냐/밤벌레의 울음 계곡 별빛 곱게 내려앉나니/그리운 맘 님에게로 어서 달려가 보세/밤벌레의 울음 계곡 별빛 곱게 내려앉나니/그리운 맘 님에게로 어서 달려가 보세/어서 달려가 보세”(송학사 中) 1978년 도포를 입고 삿갓을 쓴 채 돌연 브라운관에 나타나 ‘망부석’과 ‘송학사’를 히트시킨 가수 김태곤. 7080세대라면 누구나 기억할 법한 이름이다. 데뷔 이후 줄곧 ‘힐링 음악’으로 대중에게 위안을 준 그가 이번에는 인성교육에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서울 지부 인성계발음악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입시와 경쟁에 지친 학생들에게 명상음악을 통해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래 ‘송학사’의 가사처럼 “도달하고 싶은 곳, 즉 ‘행복’은 산 넘어 멀리에 있지 않고 산모퉁이 돌자마자 가까이에 있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 참 바쁘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늘 불안하고 초조해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명상음악을 들려줍시다. 편안한 정서 상태에 있을 때 우리 뇌에서는 알파파가 나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시냇물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 특히 잘 나오죠.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도 분비되고요.” 김 위원장은 1일 있었던 인터뷰 자리에 자신이 공연에 주로 사용하는 소금(小芩)과 풍경(風磬), 싱잉보울(singing bowl)을 가져와 직접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싱잉보울은 금속 그릇의 일종으로 막대기로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데 이때 발생하는 음파가 맥놀이를 이루면서 울림을 형성하는 악기다. 그는 “싱잉보울은 둥근 모양이고 열려있는 형태로 생겼기 때문에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며 “봄에 만물이 소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듣는 사람에게 에너지와 생기를 불어넣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예민한 것도 기운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앉은 자세로 공부만 하다 보니 신체활동도 부족한 탓이죠. 지난해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코멘토’로 활동하면서 종종 명상음악을 들려줬는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거죠. 인성교육에는 이처럼 ‘감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큽니다.” 전국 초·중·고를 비롯해 각종 교육기관에서 명상음악 강연을 10년째 해오고 있는 김 위원장은 “서울인실련 인성계발음악위원장으로서 앞으로도 인성교육을 위한 음악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엔 학생들을 위한 명상·힐링음악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대나무는 매듭을 지으면서 성장합니다. 이 매듭은 더 곧게 성장하기 위한 ‘쉼표’이자 심한 비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을 가져다주죠.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학생들의 감성에도 ‘휴식’이 필요해요. 단 5분이라도 명상의 기회를 자주 마련해 줍시다. 분명 아이들의 인성에 중요한 ‘감성 쉼표’가 될 것입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거의 누구나 대학을 갈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대학 입학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이 사회 진출이다. 하지만 대졸자가 급증한 반면 이들을 수용할 전문·관리직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대학졸업장을 갖고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 지원하는 일자리까지 찾아 헤매기 일쑤다. 최근 공개된 캐나다 통계청의 ‘25~34세 그룹 대졸자 취업현황’을 살펴봐도 현장과 동떨어진 학력과잉문제를 확연히 엿볼 수 있다. 2011년 현재 남녀 대졸자의 17.7%, 18.3%가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 요구되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전문대 졸업자는 40.5%, 39.2%에 이른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졸 학력과잉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20년 전인 1991년에도 상존한 문제다. 이때도 대졸로 고졸 이하 수준의 일을 하는 남녀 비율이 각각 17.8%, 39.0%, 전문대 학력수준 종사자는 남녀 공히 39.0%로 2011년과 별 차이가 없다. 당시에도 대졸 학력과잉 논란이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 층 취업자 중 대졸 비율이 채 20%도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가령, 1991년도에는 25~34세 취업자 중 대졸자는 남자 33만8000명, 여자 31만8000명이었으나 2011년에는 각각 46만 명, 63만800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취업자 중 여성 대졸자가 남성을 추월했을 뿐 아니라 그 비율이 거의 배에 달한다. 첨단 지식사회 가속화로 예전보다 더 많은 교육이 요구되고, 고등교육에 걸맞은 전문·관리직종이 많이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현재 학력과잉 문제의 주범은 일자리 수보다 월등히 늘어난 대졸자 양산이다. 그 결과, 캐나다 대졸자 및 재학생 상당수가 취업을 위해 고교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전문대로 유턴’하는 것이 시대 조류일 정도다. 대학, 대학원을 나와 전문·관리직에 진출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돈벌이가 절실하면 부득불 차선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캐나다 취업 현장의 과잉학력 논란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중 하나는 ‘대졸 이민자’ 문제다. 25~34세 젊은 층이지만 연간 25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의 상당수가 대졸자임을 감안하면 이들로 인한 통계 착시현상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외 외국 대학출신자들의 고졸 이하 학력 일자리 취업현황은 심각하다. 특히 여성 대졸 이민자의 경우, 캐나다 출신 또는 미국대학 출신 이민자보다 학력수준 이하 업종에 전전하는 비율이 배에 달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소위 ‘캐나다 생활 이력 부족’을 빌미로 좀처럼 성인 이민자의 교육수준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캐나다 정부에서는 과거 교육과 경력 위주로 이민비자를 주던 방식에서 탈피해 선 캐나다 대학 이수 후 직장을 구한 젊은 층 위주로 방침을 바꿨을 정도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캐나다에서 필요한 인력을 수혈할 수 있고 또 이민자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든 지금의 대학 학력과잉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대학교육이 21세기 신 의무교육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수많은 대졸자를 다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그 어떤 나라에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불행히도 그 해결책은 정부나 학교당국이 아닌 오로지 학생·학부모 개인책임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이러니다. 취업난 속에 각광받는 ‘STEM’ 전공 수많은 대졸자들이 취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되면서 최근에는 희소성이 있는 남다른 전공을 찾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캐나다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이 ‘STEM(스템)’, 바로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이다. 절대다수인 문과계열 전공보다 대학 졸업장에 걸맞은 취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STEM 교육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2011년부터 한국에 도입된 융합인재교육(STEAM)의 원조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STEM에 ‘Arts’가 추가됐다. 캐나다의 대학 전공학과 별 취업현황을 보면 왜 그토록 STEM을 외치는지 이유가 분명해진다. STEM 과목 전공자 중 고졸 이하 학력수준 업무에서 헤매는 비율은 대개 10% 전후다. 건축 및 수학 전공자가 9.1%(여 11.9%), 수학·컴퓨터 전공 9.3%(여 20.8%), 보건의료계열 전공자는 13.4%(여 8.8%)로 문과계열 전공자의 절반 이하다. 이에 반해 역사, 문학, 철학 같은 순수 인문학 전공자의 경우, 근 3분의 1(남 32.5%, 여 32.%)이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면 충분한 일을 하고 있다. 문과 중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된다는 법학을 포함한 사회과학과 경영, 행정학 전공자도 별반 다르지 않아 각각 24.7%(여 23.8%) 및 21.7%(여 21.6%)가 고졸 학력 수준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법원은 지난 2월 ‘독일 학교의무교육법 위반행위는 미국법에 의해 보호될 수는 없다’며 독일에서 이주한 로마이케씨 가족의 교육망명 신청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렸다. 독일 바덴뷰텐베르크 주에 살던 로마이케 가족은 지난 2008년 자녀의 학교교육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7000유로(약 1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미국으로 이주·망명을 신청했다. 로마이케씨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신이 직접 가정에서 교육하길 원했으나 독일에서는 홈스쿨링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이들을 학교에 입학시키지 않은 데 대해 계속된 법적 제재와 청소년청 등 관공서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던 것이다. 독일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교육하는 홈스쿨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919년부터 학교교육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반 시에는 벌금형을 받게 된다. 계속해서 시정하지 않으면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헤센 주 지방법원이 홈스쿨링에 대해 다시 한 번 불허 판결을 내렸다. 부모는 벌금형을 받았다. 헤센 주 지방법원 판결에서 판사는 “학교는 단지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경험하는 장소”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관련 재판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아직 독일 내에서 홈스쿨링을 허락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그럼에도 독일에는 약 500여 명의 어린이가 불법적인 홈스쿨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종교적인 이유 때문으로 젝테(Sekte)로 불리는 사이비기독교단체에 소속돼 있는 경우가 많다. 홈스쿨링을 원하는 부모 대다수는 종교적인 이유를 갖고 있지만 드물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두 자녀를 홈스쿨링 방식으로 교육한 노이브론너 부부가 그 대표적 사례다. 이 부부는 수년 동안 이를 위해 학교의무교육법과 맞서 싸워 왔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독일을 떠나 스페인과 프랑스를 전전하며 자녀들을 키웠다. 노이브론너 부부는 독일제도권 교육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자녀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홈스쿨링을 선택하게 된 경우다. 종교적 배경이 아닌 순수한 홈스쿨링의 사례이면서 학교교육 없이 부모에 의해 성공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예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 2013년 큰 아들 모리츠는 16세가 되면서 독일로 돌아와 정규학교에 입학했고 반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모리츠가 다녔던 브레멘 학교의 헬무트 슈니쳐 교장은 “모리츠의 경우는 예외적인 사례”라며 “이로 인해 홈스쿨링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모리츠와 같은 예외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독일의 학교의무교육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리츠가 12세, 그 동생 토마스가 9세였던 2005년에 브레멘 법원은 정규학교를 거부하고 가정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킨 노이브론너 부부에게 두 아이들을 정규학교에 입학시키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당시 판결문에서 “학교를 무시한 채 가정에서만 이뤄지는 교육은 지식 전달과 아이들 개인 특성에 따른 교육방법을 선택하는 이점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공부하지 못해 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지를 관철시키는 능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배울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른 인격형성을 위한 교육은 당연히 학교와 연계해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라며 “타인과 어우러지지 못하는 교육은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매번 홈스쿨링 관련 재판의 판결문에는 ‘이웃과 함께하지 못하는 최고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독일사회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교육부가 초등돌봄교실 1193개를 확대․설치해 학생 3만910명을 추가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교총은 8일 논평을 내고 “교육부는 양적인 팽창보다 현재 운영 중인 돌봄교실의 문제점 해소 등 질 개선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돌봄교실 확대로 일선 학교가 시설, 운영, 인력 및 학생안전 관리에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설치로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큰 만큼 초등돌봄교실 제도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돌봄교실 운영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으로 ▲학교장과 교사의 업무부담 과중 및 수업전문성 약화 ▲안전 및 학습·생활지도를 책임질 인력 및 시설 부족 ▲야간 돌봄 학생 귀가 안전 ▲한 교실 적정인원 초과 ▲재정 미확보로 정책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지방자치단체에 ‘초등돌봄교실지원센터’ 또는 ‘거점센터’를 설치해 돌봄교실을 정착시키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센터 등 인프라를 연계․구축하고 돌봄교실 질 관리와 운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돌봄교사 확보 및 연수 실시, 돌봄 교실 프로그램 개발․보급, 운영 매뉴얼 제작 등도 담당하게 된다. 교총은 “학교는 근본적으로 교육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인력․시설 관리, 학생 안전 등의 책임이 학교장이나 담당교사에게 부과돼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교육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 승진 및 중임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교원들의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교총이 이처럼 억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집단소송에 나선다. 교총은 이를 위해 14일부터 2주 간 교장 임용제청에서 부당하게 배제된 교원들을 대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한다. 업무수행 중 과실, 관리 소홀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고 승진제한기간이 경과 했음에도 교장임용(초·중임) 제청에서 배제된 경우 소송인단으로 신청할 수 있다. 4대 비위(금품·향응수수, 학생폭행, 성폭행, 성적조작)로 인한 임용제청 배제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총은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소송인단 적합유무를 판단, 5월 중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교총이 처음으로 집단소송에까지 나선 것은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1일자 교장 승진 및 중임 심사부터 기존의 ‘승진제한기간’을 넘어선 ‘징계기록 말소’(강등 9년, 정직 7년, 견책 3년)라는 새 기준을 적용해 교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이선영 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원들이 30년 가까이 준비해온 기대이익을 저버리고 사전에 충분한 고지와 관련 법령 개정 없이 교육부가 지침만으로 과도한 심사기준을 적용해 교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총은 앞으로 부당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도 집단 소송을 준비해 ‘교권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문의=교총 교권강화국 02-570-5613
이번 발표대회에서는 정상채 경기 운양고 교사가 ‘현장교육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강했다. 제5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면서 수많은 연구대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정 교사는 이날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노하우를 나눴다. 정 교사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 달기’”라고 강조했다. “심사위원들이 수백편의 출품작을 전부 꼼꼼히 살피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제목에서 궁금증을 유발해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밝힌 연구주제 진술의 핵심은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의 관계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을 실제 학습 활동에 적용해 ~한 효과를 거둔다’는 꼴이 기본적인 형태로 예를 들어 ‘가치판단의 신장을 위한 토의․토론 학습방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잡았다면 이는 좋은 제목이 아니다. 독립변인 후에 종속변인을 진술해야하므로 이 제목은 ‘토의토론 학습방법을 통한 가치 판단력 신장에 관한 연구’로 앞 뒤 변인의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사는 이날 강의 자료에 그동안 연구대회에 출품됐던 보고서 200여 편의 제목을 뽑아와 교사들과 함께 어떤 것이 1등급을 받을 만한 ‘좋은 제목’인지 가려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분과 선정을 신중히 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제목은 연구 도중 수정해도 상관없지만 분과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택해야 한다”며 “연구의 핵심은 ‘실천 활동’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손쉽게 적용하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교사가 평소 관심과 열정이 있던 분야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강을 들은 김은조 서울 오봉초 교사는 “내년 연구대회에 도전해 볼 생각으로 참관했는데 자리가 부족한 것을 보고 연구 열정을 지닌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았다”며 “연구에 도움 될 만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지만, 국외 여행을 하다 보면 ‘팁’을 주고받는 문화가 일반화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팁(tip):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 예) 호텔을 나오면서 침대 위에 팁으로(→봉사료로) 1달러를 놓고 왔다. 이 ‘팁’이라는 말은 ‘봉사료’로 바꿔 쓸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때는 ‘팁’이 다음과 같은 뜻으로 쓰는 일도 있다. (2) 놀음차: 잔치 때 기생이나 악사에게 놀아 준 대가로 주는 돈이나 물건 (3) 젓가락돈: 예전에 양반이 기생에게 젓가락으로 집어 주던 화대 =해웃값, 꽃값 돈과 관련해서 요즘은 그런 일이 없겠지만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자기 자식을 잘 봐 달라는 뜻으로 찔러 주는 돈을 ‘촌지’라고 한다. 하지만 이 ‘촌지’라는 말은 원래 그런 부정적인 뜻을 지닌 말이 아니다. (4) 촌지(寸志):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 / 정성을 드러내기 위해 주는 돈 예) 그 기자는 촌지를 받았지만 나중에 조용히 되돌려 주었다. ‘촌지’는 원래 마음이나 정성을 담아 건네는 작은 선물이나 돈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 말이 뇌물성 돈 봉투를 가리키는 말로 변질됐다. 좋은 뜻의 ‘촌지’가 나쁜 뜻의 ‘촌지’가 됐을 때 이것은 ‘뇌물’이 된다. (5) 뇌물(賂物):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해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해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 예) 박 회장은 뇌물(=꾹돈) 수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남에게 뇌물로 주는 돈을 ‘꾹 찔러주는 돈’이라는 뜻으로 ‘꾹돈’이라 한다. 국어사전에는 북한어로 나와 있지만 살려 쓸 만한 말이다. 이렇게 뇌물성이거나 부정한 돈을 ‘검은돈’이라고도 한다. (6) 검은돈: 뇌물의 성격을 띠거나 그 밖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고받는 돈을 이르는 말 예) 금융 실명제는 검은돈의 흐름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검은돈’에는 ‘리베이트’가 있다. (7) 리베이트(rebate): 판매자가 지급받은 대금의 일부를 사례금이나 보상금의 형식으로 지급인에게 되돌려 주는 일. 또는 그런 돈. 이 ‘리베이트’를 ‘음성 사례비’라고도 한다. 리베이트가 ‘뇌물’이고, ‘꾹돈’이고 ‘검은돈’의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한편, ‘거마비’, ‘급행료’, ‘커미션’이라는 말이 있는데, ‘커미션’은 ‘수수료’나 ‘중개료’로 바꿔 쓸 수 있다. (8) 거마비(車馬費): 수레와 말을 타는 비용이라는 뜻으로, ‘교통비’를 이르는 말 (9) 급행료(急行料): 일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뜻에서 비공식적으로 담당자에게 건네주는 돈 (10) 커미션(commission):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그 기관이 특정한 사람을 위해 공적인 일을 했을 때, 그 보상으로 받는 요금 좋은 뜻의 ‘촌지’가 더는 ‘꾹돈’이나 ‘검은돈’으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최근 교육부가 초등학교 돌봄교실 희망 학생들을 추가 수용하기 위해 ‘초등돌봄교실 추가 설치 및 운영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월 기준 초등돌봄교실은 전국 5910개교, 1만702개의 교실에서 학생 22만2866명을 수용하고 있다. 이번 추가 설치로 전용교실 250개, 겸용교실 943개 등 1193개가 늘어날 예정이고 3만910명의 학생들이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된다. 초등돌봄교실 확대는 국민행복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공약이며 교육 정책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초등돌봄교실은 개설 학교와 교실수, 수혜 학생수, 운영 시간 등이 대폭 늘어났다. 하지만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 개선과 제고는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계량적인 확대보다 실질적인 운영 내용을 견실하게 다져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초등돌봄교실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인적·물적 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다. 특히 전문 인력 충원과 예산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여건, 프로그램, 예산, 인력, 시설 등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을 하고 단위 학교에 적합한 맞춤식 운영을 해야 한다. 더불어 돌봄 운영의 핵심 인력인 돌봄전담사의 전문성 신장과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구안·적용돼야 한다. 초등돌봄교실은 ‘보육’과 ‘교육’이 함께 강조돼야 한다. 단순히 학생들을 ‘데리고만 있는 차원’이 아니라 ‘의미 있는 교육 활동’이 이뤄지도록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돌봄활동을 지자체, 지역사회,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 운영하고 있는 외국의 우수 사례를 참고해 학교와 교원들의 부담도 경감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시설 등 인프라 구축, 담당 인력의 처우 개선, 예산 및 재정 확충, 학생 안전 귀가 및 생활지도 등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번 교육부 발표가 초등돌봄교실이 ‘추가 설치’인 양적 확대와 더불어 ‘내실화’인 질적 제고가 균형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래야 초등돌봄교실이 정규 교육과정 외 또 다른 교육 패러다임으로 안착하고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총이 정부의 공무원연금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총력 저지투쟁을 선언했다. 최근 안전행정부는 ‘공무원연금제도개선전문위원회’ 구성에 착수, 6월 이후 개정안 초안을 마련해 교총 등 공무원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쳐 가을 정기국회에서 연금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선 교단은 벌써 근거 없는 괴담에 술렁이고 있다. 이에 교총은 8일 규탄성명을 내고 “교총은 50만 교육자의 생존권 수호를 위해 강도 높은 저지 투쟁을 전개, 교원 연금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전 국민 대상 사회보장 형태의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은 과거 낮은 보수에 대한 후불적 성격과 신분상 영리행위 및 겸직금지 제약 등에 따른 불이익 보상을 통해 직업공무원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인사정책적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비해 높은 연금기여금(과세소득의 7%, 국민연금은 4.5%), 민간의 퇴직금보다 훨씬 적은 퇴직수당, 징계 시 연금액의 50%까지 감액하는 제한, 국민연금은 가입 10년 이후 수령이 가능하지만 공무원연금은 20년이 넘어야 가능한 것도 다른 구조다. 또한 지난 2009년 연금법 개정으로 2010년 신규 공무원부터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밀리며 총 연금액이 25%나 감액됐고 유족연금도 10%p 삭감되는 등 이미 상당 수준 고통분담이 이뤄진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교원 등의 노후생존권을 또다시 위협할 경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연금법개악저지특위’ 가동 △여타 교원단체·사학 및 공무원단체·노조와 공동투쟁기구 구성·연대 △연금법 개악저지 전국교육자대회 개최 △50만 교원 입법청원 서명운동 △투쟁기금 모금 등 단계적, 전면적 투쟁에 돌입한다. 교총은 “기금 고갈을 불러온 정부가 모든 책임을 공무원에게 전가한다면 50만 교육자, 100만 공무원이 결집해 총력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은 연금법 논의와 함께 현장에 퍼진 ‘명퇴제도 폐지’ ‘연금기득권 상실’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오해와 동요보다는 개악 저지를 위해 뜻과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명퇴는 연금법과는 전혀 다른 근거법률로 운용되는 만큼 무관하며, 또한 연금법이 개정되더라도 적용은 개정 이후 불입기간에만 적용되므로 기존 납입기간에 대한 기득권은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 연금법 개정 때에도 기득권은 보장됐다. 연금개정 Q A ▲공무원연금 개정 상황은. 11일 현재 정부 차원의 구체적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안행부는 공무원연금 개정 논의를 위해 전문가 15인 이내의 장관 자문기구(공무원연금제도개선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단계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의 집단반발 등은 큰 부담이기 때문에 선거 후에나 개정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안행부는 6월 이후, 전문위원회의 초안에 대해 공무원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기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교총은 이 과정에서 공무원단체 등과 연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소급적용으로 불이익 없나. 개인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연금은 법률 개정 이전 시점에 소급적용할 수 없다. 기존의 연금납입기간에 대해서는 법 개정 이전의 지급산식이 적용되며, 법 개정 이후, 새로운 연금 납부 및 지급 방식은 남은 연금불입기간에만 적용된다. 2009년 개정 시에도 개정된 사항은 법률 개정 이후에만 적용됐다. 예를 들어 연금을 30년 불입하고 3년이 남았다면 30년은 기득권이 인정돼 기존 방식대로 연금액을 산정하고, 남은 3년만 개정 법률대로 적용한 후, 이 둘 금액을 합산해 지급하게 된다. 연금불입기간이 33년에 가까울수록(고경력자일수록) 연금수령액의 불이익은 거의 미미하다. ▲연금법 개정되면 명퇴 없어지나. 연금과 명예퇴직은 근거법률과 제도운영 목적이 전혀 다른 제도다. 교원의 명예퇴직금은 국가공무원법 제72조2 제1항에 따른 국가공무원명예퇴직수당등지급규정 및 교육공무원명예퇴직수당지급에관한특례규정에 따라 지급된다. 공무원연금법 개정과는 전혀 무관하고 연금법 개정으로 명퇴가 없어지지 않는다.
4월은 과학의 달이고 4월 21일은 제47회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달을 맞아 각급 학교는 학생과학 행사를 운영하고 있고 전국 단위로도 다채로운 과학교육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의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과정이다. 기초과학은 자연과학의 기초 원리와 이론에 대한 학문으로 공학·응용과학의 밑바탕이 된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 및 근본 원리에 대한 탐구를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성장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기초과학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은 국가의 성장 동력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그간 축적한 모든 지식들을 집약하고 자본과 노동을 투입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으나 어느 순간에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나라도 응용과학기술 및 산업기술의 힘으로 지난 50~60년 동안 경제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 왔다. 남들을 따라하는 추격형 전략으로 이만큼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남들이 하지 않는 창조적이고 선도적인 전략을 해야만 앞서 갈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이유도 남이 하지 않은 창조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초과학 연구를 통한 새로운 지식의 출현 및 축적은 다양한 응용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기초과학을 배우는 학교과학교육은 순수기초과학의 비중만큼이나 중요하다. 학생들의 본성은 순수기초과학의 특성과 비슷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주변 세계와 사물에 대해 끝없는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려는 본능적인 탐구자다. 따라서 과학교육은 학생이 주변 세계와의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해 호기심과 흥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또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시켜 봄으로써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을 계발하고 확장할 수 있는 과학 활동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한다. 학생들은 과학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의 다양한 현상을 탐구해 봄으로써 생활환경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과학교육의 발전과 진흥은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따라서 과학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적 태도와 소양을 갖춘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관찰·실험 등 과학활동 기회 줘야 과학수업에 대한 가장 흔한 불평은 따분하다는 것과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과학교육은 더욱 흥미로워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일정 부분의 학습은 읽고 쓰는 기존의 학습법을 따르겠지만 이에 더해 학생들이 과학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커질 것이다. 현재 학교현장에서는 상시평가, 상시수행평가, 상시교사별수행평가가 화두다. 이에 발맞춰 현장을 이끌고 있는 과학 교사들이 수업 중에 상시교사별수행평가로 과학 관찰․실험․체험․탐구 활동을 운영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수석교사로서 과학의 날, 과학 주간, 과학의 달 행사를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시․공간적, 경제적으로 운영하기에 버거운 학생과학 활동을 외부 기관 및 단체에서 기부하고 지원하는 행사야말로 학교 과학교육의 내실을 지원하는 커다란 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학교육문화의 기부가 4월 한 달에 국한되지 않고 년 중 지속적으로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4월 국회 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본회의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 교육용전기료, 초등돌봄교실 등 다양한 교육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9일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는 초등돌봄교실이 화제가 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교육부의 돌봄교실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초등학교 1만702개 교 중 7158개교(66.9%)가 20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교육부가 펴낸 초등돌봄교실 운영 길라잡이에 나온 운영방침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배재정 의원도 “초등돌봄교실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 지원이 따르지 못해 충남의 경우 절반 이상이 민간위탁형태로 운영돼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장관은 교실수와 교사 확대에 대해 다각도로 지원방안을 마련해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용 전기료 인하와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내 협의가 원만히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 장관은 교육용 전기료 지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지난해 예산 반영 시 부대의견으로 첨부한 800억원 지원은 이미 시행했으며, 교육용 전기료 4% 인하도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4월 중으로 가능하냐”고 묻는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에 앞서 8일 열린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의 대정부질문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에 대한 장관의 인식인 논란이 됐다. 서 장관은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도입과 관련해 이미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많은 선생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답해 현장과 동떨어진 의식을 보인 것. 서 장관은 정진후 정의당 의원의 시간선택제 교사 관련 질의에 “시간선택제 교사는 교육과정에 탄력성을 제대로 회복하기 어렵고 학생의 다양한 선택권이 부여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학교 운영에 탄력을 줄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교육계가 시간선택제 교사를 반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서 장관은 “처음 이 제도 이름이 나왔을 때 정부가 추진하려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총이 설문조사를 해서 그렇게 나왔다”며 교육계의 반대이유를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 탓으로 돌렸다. 이와 관련해 교총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는 기본적으로 교직의 전문성과 현장 적합성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라는 점에서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하고 반대하는 것”이라며 “교원들이 제도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장관의 인식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역사유적지 탐방 직무연수 신청 접수 광주교총(회장 강효영)은 19일부터 1박 2일 간 ‘근대문화 역사유적지탐방 직무연수’를 실시한다. 15시간 과정, 1학점으로 인정되며 목포·군산 개항장 역사유적지와 근교 주요 역사·문화 유적지를 답사한다. 신청기한은 16일까지며 참가비는 2만원이다. 신청 양식=홈페이지(www.kjfta.or.kr) 참조, 문의=062)528-6447 ○···대구교총, 엠스클럽 등과 업무협약 대구교총(회장 이종목)은 7일 골프장 엠스클럽(대표 신현구·경북 의성 소재)과 업무제휴를 맺고 교총 회원에 한해 코스 사용료 20% 할인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또 9일에는 하우스웨딩홀 오월의정원(대표 양덕균·수성구 월드컵경기장 내)과 협약을 맺고 회원 및 직계가족 이용시 양가 피로연 대금 등에 대해 5~7% 할인가를 적용키로 했다. ○···경남 인실련 출범식 개최 경남 인실련 출범식이 11일 경남교총회관 강당에서 개최된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경남 인실련 발기인 일동이 △사회 각계 인성교육 실천 기획·추진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 △인성교육 구체화 및 실천체험을 위한 학교 교육 프로그램 확대 △예체능 및 독서교육 강화를 통한 학생들의 소통·공감능력 향상 △민간주도 인성교육 실천 프로그램 공모 인증 체제 구축 및 우수 사례 발굴·확산 △위기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회복 힐링센터 설치 운영 지원 △학생 언어 문화 개선을 위한 범사회적 캠페인 및 대언론 홍보활동 전개 등에 대해 결의한다. 경남 인실련은 앞으로 중앙 본부와의 연대사업 뿐 아니라 교과별 우수 인성수업과정안 발굴 및 보급,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독서이야기 마당, 자녀와 함께하는 둘레길 걷기 대회, 지역 사랑 전개 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다. ○···인성교육 인증프로그램 활용 기관 선정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과 교육부는 9일 ‘2014년 인성교육 인증프로그램 활용 희망기관’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공모는 각급 학교, 단체, 기관 등에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함으로써 인성교육을 활성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최종 선정된 81개 기관에는 원활한 프로그램 운영과 체험활동을 위한 지원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선정된 기관은 신청한 프로그램 매뉴얼에 따라 7월까지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운영보고서와 설문지를 작성해야 한다. 인실련과 교육부는 이번 신청결과를 토대로 우수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평가제도를 수정·보완해 우수 프로그램이 인증받을 수 있는 장치와 더 많은 기관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한 학생’이란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 가슴과 지혜의 젊음을 지속시킬 수 있게 하는 배움의 길로 나서야 하리라.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새해에는 배움의 길목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몇 해 전 교육신문을 읽다가 이 글이 마음에 너무 와 닿아서 몇 해째 다이어리 제일 앞 장에 적어 다니고 있는 글이다. 교직 17년차, 아직은 ‘교사’라는 이름이 부끄럽기만 한 부족한 사람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아름다운 미래, 희망 가득한 교육을 위해 이름 없이 수고하시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송구할 따름이다. 수상 소식을 접하고 삶의 이유를 만들어 주는 사랑하는 가족들,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분들, 내가 늘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이쁜 나의 제자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나에게 항상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믿어주고 인내하게 해주는 힘의 근원을 만들어 준다. 올해도 ‘교사’라는 이름표를 달고 해마다 ‘만남’이라는 새로운 출석부를 기다린다. ‘또 어떤 아이들을 만나게 될까?’ 3월이면 어김없이 가슴이 설레인다. 나에게 꿈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나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내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 주신 바로 그 선생님...... 내가 만난 아이들의 마음 한 구석에 수많은 선생님들 중의 한 사람이 아닌 그 아이들의 가슴에 남을 수 있는 진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함께’라는 이름으로 웃음꽃 피는 교실. 그 속에서 함께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하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 더 많이 힘쓰고 애쓰는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다. “I am not a teacher, I am the teacher.”
파란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을빛이 내린 운동장을 바라보는데 ‘띠링’ 스쿨 메신저 알림벨이 울린다. 보건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시지이다. “선생님, 우선관심군 학생인 K는 잘 지내고 있나요? 특이사항 있으면 저에게도 연락주세요.” K군은 ADHD가 의심돼 심층사정평가가 필요한 학생이지만 학부모님이 거부 의사를 밝혀 담임인 내가 집중 관찰하며 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일지를 꺼내 작성하는데 문득 9년 전 ADHD 아이를 처음 담임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교육경력 8년차, 3학년을 맡게 됐다. 해마다 그렇듯 설레는 첫 만남을 기대하며 교실로 들어갔다. 10살의 어린 천사들이 두 눈을 말똥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아이, 한 아이 일일이 눈을 맞추며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자기 소개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갑자기 교실 문이 드르륵 열렸다. “안녕하세요?” 새 학년 첫날부터 지각인데도 미안한 기색도 전혀 없이 교실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인사하며 교실 문을 들어서는 아이. 민욱이었다. 깜짝 놀라 토끼눈이 된 나를 보며 우리 반 아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쟤, 원래 저래요. 2학년 때도 맨날 그랬어요.” ‘음, 네가 바로 그 유명한 민욱이구나’ 진작부터 민욱이에 대한 소문을 들어온 터라 ‘으이구, 골칫덩어리!’ 라는 문구가 먼저 내 머리 속에 들어와 박히는 순간이었다. “안녕? 어서와! 만나서 반가워. 늦었구나. 여기 앉도록 하렴.” 민욱이와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내 마음 안에 가득 피어났던 기쁨꽃이 갑자기 꽃샘추위에 시들어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신없이 바쁜 3월과 함께 민욱이의 활약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민욱이는 무슨 일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했다. 친구에 대한 배려도, 단체생활에 대한 질서도 전혀 없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무조건 떼를 쓰기 시작했다. 3학년에 맞지 않는 행동이 반복되고 교사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막무가내인 행동들로 인해 반 아이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졌다. 8년 교육경력의 힘을 빌어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학단원평가 시간, 갑자기 민욱이가 짝의 시험지와 오답공책을 확 찢어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짝이 자기 시험점수를 틀리게 적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학부모 상담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막상 상담을 하려고 하니 여러 가지 생각들로 내 머리가 복잡해졌다. ‘부모님이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해주실까? 아이의 상황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계실까? 집에서는 괜찮은데 괜히 함부로 말했다가 역반응이 나타나는 건 아닐까?’ 어머님이 학교에 방문을 하시고 그동안 수없이 했던 고민을 어렵게 꺼냈다. 3월부터 있었던 민욱이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하자 어머니는 큰 반응 없이 1, 2학년 때 담임선생님들께서도 병원에 가보란 말을 했다고 하셨다. 민욱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어머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 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제는 어머니가 아니라 바로 아버지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민욱이의 아버지는 주관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사람의 말에 절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완고한 사람이었다. 1, 2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선생님들을 몰상식한 인간으로 취급하면서 어릴 때는 다 그렇게 크는 거라며 헛소리 하지 말라고 병원 치료를 강력하게 거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께 다음에 상담을 오실 때는 아버님도 함께 오시면 좋겠다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민욱이를 위해서는 상담이 계속 필요하고 특히 아버님과의 상담이 가장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민욱이 아버님께 내가 직접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더니 그건 더 안 된다고 펄펄 뛰셨다. 자신이 최대한 남편을 설득하고 민욱이를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보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돌아가셨다. 상담을 하는 동안 어머님이라도 호의적인 상태라 마음이 놓였다. 뭔가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욱이를 위해 무엇인가 해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겨났다. 그러던 어느 날, 심하게 감기를 앓느라 도저히 출근할 상황이 되지 못해 병가를 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하는데 교실 문 앞에 누군가가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민욱이었다. “민욱아, 여기서 뭐하니?” 아이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더니 말했다. “선생님! 어제 왜 안 오셨어요? 선생님이 보고 싶었어요.” 나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동안 민욱이로 인해 힘들었던 많은 순간들이 따스한 봄 햇살에 눈이 녹아내리듯 사르르 녹아내렸다. “정말? 선생님도 민욱이가 너무 보고 싶었단다. 선생님을 걱정했구나. 고마워, 정말 고마워.” '보고 싶었다'는 민욱이의 그 말이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 말로 인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졌다. 새 학년이 시작된 날부터 혼나기 시작해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많이 들었을 텐데 그 누구보다 나를 제일 많이 걱정해주는 이 아이의 마음이 나를 너무 부끄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말도 잠시 조절이 안 되는 아이의 행동은 또다시 반복됐다. 제발 오늘은 아무 일없이 무사히 넘어가길 가슴 졸이며 하루하루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영어시간이었다. 주사위게임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책상과 의자가 뒤에서부터 마구 넘어지면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아~~~~~~~~ 아!!!!” “무슨 일이예요?” “민욱이가 책상을 발로 찼어요.” 넘어진 책상과 의자에 등이 부딪친 아이가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었다. 그 순간, 민욱이가 “니가 주사위 조작했잖아?” 하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붙잡으려고 쫓아갔지만 순식간에 학교 밖으로 뛰어 나가 사라져 버렸다. 옆 반 선생님께 우리 반을 부탁하고 민욱이를 찾으러 나갔다. 집에 전화를 드리고 아이를 찾아 큰 길 쪽으로 정신없이 헤매고 다녔다. 1시간을 정신없이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데 민욱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사히 돌아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나는 차를 몰고 집을 물어물어 찾아갔다. 그 아이의 집은 학교 도로 건너편에 있는 한 꽃집이었다. 가게 안쪽 작은 방으로 들어가니 아버님이 담배를 피시며 인사하는 나를 본 척 만 척하며 다짜고짜 “낼부터 우리 아는 학교에 안 보낼 테니 그리 아이소.” 라며 집이 떠나갈 듯 소리치셨다. 처음 겪는 상황에, 지난 번 상담 때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여러 가지 말들이 생각나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나는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어쩌면 어머니가 그 아버지께 하고 싶었다고 생각하는 말들까지 모두 포함해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버님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생이 내보다 우리 아를 더 잘 아는가? 평생 봐온 내보다 우리 아를 더 잘 아는 것같이 이야기하니 참 어이가 없구만.”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아이의 상태와 치료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러자 아버님은 어디어디 소아정신과 원장이 친구이고, 형님이고…. 이러시면서 나보다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으니 더 이상 간섭하지 말고 돌아가라며 언성을 높이셨다.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말을 했다. “아버님, 민욱이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정말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는지. 저는 민욱이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교사로서 민욱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가 아이를 사랑으로 지도한 것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그건 민욱이가 더 잘 알겁니다. 제가 어떻게 아버님보다 이 아이를 잘 알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이 아이를 사랑합니다. 이것이 민욱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갑자기 민욱이가 방에 들어오더니 말했다. “아빠, 우리 선생님한테 와 이라노? 선생님이 나를 얼마나 좋아해주시는데……”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민욱이 아버지께서 조용히 담뱃불을 끄시며 눈을 감으시더니 “선생님, 그만 가 보이소.”라고 말하셨다. 나도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정중히 인사를 드리고 민욱이에게 내일 꼭 보자고 말한 후 돌아왔다.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그 날의 일들이 꼭 악몽을 꾼 것처럼 힘든 하루였다. 다음날, 민욱이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믿었다. 그 아이가 꼭 학교에 오리라는 것을. 병가를 낸 다음 날 ‘선생님이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던 민욱이의 얼굴을 생생하게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틀 후 민욱이는 학교로 왔다. 부모님께서는 나를 믿고 선생님의 말씀에 적극 따르겠다며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까지 주셨다.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는 나의 신념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당시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ADHD. 그 이후 민욱이는 놀이와 심리 치료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과잉행동도 점점 줄어들었고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과도 어울리며 학교생활에 적응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민욱이 덕분에 ADHD와 상담에 관한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됐다. 그 후 정신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연수를 받으며 학생지도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민욱이가 나를 선생님으로 인정하고 믿어주었다는 것이다. 민욱이가 꼭 변할 수 있다고 믿었던 내 신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 민욱이를 바꾸어야겠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민욱이가 변할 수 있다고 믿은 그 믿음이 인내를 만들어 주었고, 그 마음과 진심이 아버님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주었다. 그렇게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ADHD 민욱이는 그 후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을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선물해주었다. 2013년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올 해 다시 만나게 된 ADHD가 의심되는 우리반 K를 볼 때마다 민욱이를 떠올리게 된다. 그 때의 경험이 큰 힘이 돼 이제는 ADHD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나에겐 ‘사랑과 믿음’이라는 큰 치료제가 있으니까. 요즘 세태를 보면 교실 붕괴, 교권 부재 등의 부정적인 말들과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사이의 사소한 오해로 빚어지는 심각한 갈등들이 학교와 교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의 진정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사랑’만이 소통의 최고 열쇠라는 것을, ‘사랑과 진심’이 닫혀진 마음과 무너진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내 마음에 담아본다. 가을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문득문득 그 때 민욱이의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부모보다 내 아이를 더 잘 아나?’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사실은 그 말에 가슴이 뜨끔했었다. ‘네, 부모님보다 아이를 더 잘 압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새 나도 교육 경력 17년차, 사계절로 비추어보면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거나 마찬가지다. 이젠 좀 더 성숙된 모습으로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선생다운 선생이 되어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며 살아가고 싶다. 내일은 찬바람을 맞으며 들어선 우리 반 아이들이 이 교실에서 가족 같은 따뜻함을, 엄마 같은 포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많이 보듬어주어야겠다. 나로 인해 더 행복해지는 아이들, 그들이 내 나라 대한민국의 희망이기에….
많은 아이들이 상담실에 와서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선생님, 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공부는 적성이 아닌 것 같고요”라고 말한다. 요즘은 중1만 돼도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고민이기 보다는 부모의 요구에 의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고민을 하는 대부분 아이들의 특징은 음악이나 미술 등 뭔가 특출난 재능이 없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예체능 쪽으로 뛰어난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을 초라하게 느낀다. 그렇다고 공부를 특별히 잘하는 것도 아니니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 공부를 잘하면 공무원이나 의사, 판사, 외교관 등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를 잘하는 능력도 적성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공부를 하는 목적이 오직 직업을 갖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난 이런 아이들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는 것과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 후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야함을 알려준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이해인데 이 부분에서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아는 방법도 모른다. 자기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성격검사와 진로검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학생들은 검사로 자신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자신의 과거경험 속에서 자신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 이해시키는 쪽을 훨씬 잘 받아들인다. 그러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난 것이 무엇이 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남들과 무엇이 다른가’를 아는 것이다. 뛰어난 것을 찾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자기 자신을 무능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을 찾는다면 느낌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자신의 다른 점을 찾기 위해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다가 국어시간에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동화를 듣고 자신도 모르게 그 동화 속의 주인공이 돼 상상의 나래를 폈던 경험을 떠올리고는 동화작가가 되기로 했다. 또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팽이치기를 할 때 자신은 팽이치기 판을 가지고 가서는 시합을 붙이고 돈을 벌었던 기억, 즉 놀이보다 놀이를 통해 늘 돈을 벌 생각을 해왔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자신의 진로를 경영학과로 결정했다. 또 연애소설, 동화 등의 책에는 관심이 없던 아이가 탐정소설에는 너무도 몰입했던 기억을 떠올려 법의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분명 내가 남과 다르게 뭔가에 몰입한 경험을 찾을 수가 있다. 똑같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는데 유독 다른 아이들보다 더 슬퍼했던 기억이 있거나 길 가던 사람이나 불쌍한 사람에게 유독 친절한 행동을 보였거나 감성이 풍부해서 다른 아이들보다 조그마한 것에도 눈물이 많은 아이들이 있다. 또 섬세하고 미세한 감각이 있어 손재주가 뛰어나거나 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고 속마음을 잘 알아주는 공감능력이 뛰어난 아이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다른 점을 찾다보면 참으로 많은데 이를 잘 관찰하지 않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기 때문에 숨겨져 있는 재능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진로는 이처럼 자신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자신의 특별한 점을 찾아주는데서 시작했으면 좋겠다.
가정·학교 울타리에서 방치된 학교 밖 아이들 28만 명… 빈곤층, 범죄자 될 가능성 높아 공부보다 꿈·끼 키울 수 있는 ‘오고 싶은 학교’ 만들어야 최근 우리나라 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의 학교 이탈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2013년 현재 초ㆍ중ㆍ고교 취학 연령 청소년 713만 명 중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국가가 파악하지 못한 ‘학교 밖 아이들’이 무려 28만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대안학교, 유학, 직업훈련기관, 병원 등에 당해 연령대에 있어야 할 아이들 중 28만 명이 오리무중인 것이다.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는 아이가 672만 여명, 특수학교·방송통신고·직업훈련기관·대안학교 같은 곳에 다니는 아이와 장기 입원 중인 아이가 8만 여명, 조기 유학생이 3만 여명, 소년원·소년교도소에 수감됐거나 보호관찰 중인 아이가 2만여 명이다. 나머지 28만 명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국가 통계에도 잡히지 않았다. 학령기 인구의 4%가 학교 밖을 맴돌고 있지만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가는 전혀 파악도 관리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교육부·통계청·여성가족부·고용부·법무부 통계를 교차 분석한 결과다. 이 통계에서 28만 명은 지금 학령기인 아이들만 따진 수치다. 배울 기회를 놓친 채 이미 성인기에 접어든 수치를 합치면 규모는 훨씬 커진다. 28만 명 중에는 더러 학교는 떠났지만 홈스쿨링을 하거나 사설 학원에 다니며 충실하게 앞날을 다지는 아이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저임금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집 안에 틀어박힌 채 '은둔형 외톨이'로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는 이들 청소년들을 보듬어 줄 사회적 배려 시스템이 결여돼 있는 것이 아닐까? 학업 중단 청소년들은 이제 저소득층을 넘어 중산층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학교 밖을 맴도는 이들 28만 명을 방치하면 그 아이들 개개인의 미래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은 의무 교육의 배려도 받지 못하고 교육의 이단아로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 종합적 ‘학교 살리기’ 대책만이 이탈 학생을 예방하는 최선책이다. 교육복지를 논하기에 앞서 학교 밖에 방치된 이들에 대한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학교를 중단하는 청소년들의 사유는 다양하겠지만 대부분은 입시와 학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등지고 있다. 이제는 학교, 교원, 부모, 친구, 친척, 경찰 등 사라진 아이들을 보살피고 보듬어줘야 할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자성해야 할 때다. 공부를 못하고 문제아라며 이들을 방치해 결국 학교 밖으로 나가게 한 직무유기, 배임의 책임이 없는지도 성찰해야 할 것이다. 학교를 중퇴하고 사라진 학생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다시 학교로 돌아오도록 할 묘안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명문 상급 학교 진학률만 높이려고 안달을 하지는 않았는지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사실 학업 중단 이후의 많은 청소년이 적절한 보호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학업 중단 학생 대부분이 결손 가정 아이들이라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학교 밖 아이들의 문제를 개인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아주 중요한 사회적, 국가적 현안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를 중단한 청소년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사회 적응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지 못함으로 인해 비숙련직, 낮은 임금을 받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고 결국 이 사회의 저소득 빈곤층을 형성하게 된다. 그에 따른 복지비용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범죄나 비행에 연루된 청소년들은 사회를 위협하는 성인 범죄자로 문제 계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 학업 중단 청소년의 문제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간주돼야 마땅하다. 이제라도 학교는 사라진 아이들도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학교는 학업에 흥미를 잃고 떠나간 청소년들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으로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학교 공부에는 흥미가 없는 학생들일지라도 음악, 미술, 춤, 과학, 기술, 체육, 컴퓨터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즉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터전으로 학교 교육행정 체제와 교육과정 체제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 진학교육과 더불어 신나는 학교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풍성한 동아리 활동과 같은 인성교육도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