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720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북 가은초(교장 유영희)는 4일전교생을 대상으로 가은읍 원북리 일원 작목장에서 2025학년도 지역연계 프로젝트 학습 ‘손모내기 체험’을 실시하였다. 사라져가는 토종벼를 전통 방식으로 손모내기하여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느끼고, 우리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 실시한 이번 행사에 가은초학생과 병설유치원 원생 및 교직원,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체험에 앞서 교실에서 논의 변화와 기능, 우리 토종 쌀의 중요성 등에 대한 생태 수업을 진행하였고, 이번 모내기 체험학습은 못줄은 이용한 전통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선후배가 함께 배움을 실천하고 우정을 나누기 위해 조직된 여섯빛깔 가온(溫)누리 가족별로 손모내기에 참여하여 힘을 합쳐 농사일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5학년 진ㅇㅇ학생은 “우리가 먹는 쌀을 전통방식으로 직접 손으로 모내기를 해보니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고, 가족별로 선후배가 함께 도와가며 손모내기 하여 좋았다”라고 말했다. 가은초는 교실 안과 밖이 연계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의 문제해결력과 공동체 역량을 기르기 위해 2학기에는 마을연계 프로젝트 학습 ‘벼베기 체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경기보평초(교장 윤정)는 지난 5월 27일오전, 본관 앞 광장에서 학생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등굣길 음악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날 음악회는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활기찬 아침의 시작을 음악으로 채우며 큰 호응을 얻었다. 연주곡은 ‘크시코스의 우편마차’(헤르만 네케)를 시작으로, ‘그랜드 마치’(베르디 오페라), ‘캉캉’(오펜바흐), ‘라데츠키 행진곡’(요한 슈트라우스 1세) 등 다채로운 클래식 곡으로 구성되었으며, 마지막은 편곡된 보평초교가를 학생들과 신나게 따라 부르며 마무리되었다.이번 등굣길 음악회에 참여한 보평초 오케스트라 단원은 총 68명으로, 학생들은 수개월간의 연습 끝에 수준 높은 합주를 선보이며 큰 박수를 받았다. 오케스트라를 지도한 하은 교사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합주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협동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연주를 들은 보평초 학생들에게도 음악의 생활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정 교장은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교육입니다. 오늘처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음악회는 예술을 통해 마음이 자라고, 공동체의 울림이 깊어지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오케스트라 활동의 의의를 강조했다. 보평초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예술적 감수성, 사회성, 자존감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교권침해와 교사 폭행 사건이 초·중·고등학교를 막론하고 점차 증가하면서, 교사들은 교육현장에서 신체적 위협뿐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고통까지 심각하게 겪고 있다. 학교에서 다수의 폭력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연령대의 학생이 학교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교육현장의 심각한 위기를 보여준다. 교육현장 속에서 교사는 여러 요인으로 인한 고통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고통을 학교 차원, 학생 차원, 학부모 차원, 정책 차원으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학교 차원 _ 업무 과중과 수업 방해 먼저 학교 차원에서 느낄 수 있는 교사의 고통은 주로 업무 과중과 수업 방해로 나타난다. 2023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정서·행동 위험군 학생지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업 중 방해를 경험한 교사의 비율은 무려 95.3%에 달했고, 이 중 79.8%는 심각한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교육환경 내 갈등은 교사들에게 스트레스·우울·무기력감, 심한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까지 유발하고 있다. 학교 측의 제대로 된 지원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상담 및 생활지도의 어려움과 행정업무까지 가중되면 교사들은 더 큰 고립감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 ● 학생 차원 _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과 감정조절 문제 다음으로 학생 차원에서 겪는 교사의 고통은 학생들의 폭력적 행동과 감정조절 문제에서 비롯된다. 학생들이 규칙을 어기거나 감정통제에 실패한 학생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거나, 징계로만 대응하거나, 때로는 신체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특히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일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교사는 교육하는 과정에서 큰 정신적 부담을 느끼거나 지속적인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학생들의 폭력적인 행동은 교사들에게 단순한 생활지도 업무가 아닌 정서적 위기로 다가온다. ● 학부모 차원 _ 부모의 무리한 요구와 기대 다음으로 학부모 차원에서 겪을 수 있는 교사의 고통으로는 부모의 무리한 요구와 기대가 교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의 문제를 교사 잘못으로 돌리거나 교사가 제시한 해결책을 무작정 거부할 때, 교사는 스스로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며 심리적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또한 부모가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민원을 제기할 때, 교사는 개인의 정서적 고통과 함께 현장에서 자기 역할에 대한 갈등을 느낄 수 있다. ● 정책 차원 _ 지원체계 부족과 불완전한 교육정책 마지막으로 정책 차원에서 겪는 교사의 고통은 지원체계 부족과 불완전한 교육정책에서 비롯된다. 교육정책이나 제도적인 지원이 현실적이지 않을 때 교사는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에서 전문적인 지원체계가 부족하거나 교사의 안전을 보장하는 법적 보호 장치가 미비할 때 교육현장에서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당국이나 학교의 정책이 단기적인 해결책에 집중할 때, 교사들은 현실성이 없거나 형식적인 대책으로 느끼고 장기적인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결국 정책의 불완전함과 현장과의 괴리에서 오는 결과는 교사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을 준다. 이 네 가지 차원에서 발생하는 고통은 교사의 일상과 직무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감정조절과 자기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교사는 학생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해 교사들은 단순히 수업을 진행하는 것 이상의 부담을 안게 된다. 결국 교사들이 매일 마주하는 교육현장은 더 이상 ‘가르침의 공간’이 아니라 ‘위험을 감수하는 공간’으로 인식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가르치는 일보다 방어하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이는 교육의 본질이 훼손되는 매우 위험한 징조다. 교사의 고통은 곧 교육의 위기이자, 학교 공동체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임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교사들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은 무엇이 있나?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안전이 위협받는 사건들이 증가하면서 학생의 폭력,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갈등상황 등 다양한 형태로 교사의 신체적·정서적 안전이 흔들린다. 특히 교사가 수업 중 폭언·폭력을 겪고도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가해학생이나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현실은 많은 교사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다. 학생의 성장과 배움을 책임지는 교사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교육의 본질도 지켜질 수 있다.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학교·학생·교사·학부모·정책·지역사회 등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제는 교사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감성적 호소나 도덕적 요청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적·사회적 대응으로 뒷받침해야 할 때다. 교사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을 학교·학생·교사·학부모·정책·지역사회의 여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 학교 측면 _ ‘긴급 호출 시스템(비상벨)’ 등 신속한 대응 체계와 안전망 구축 학교는 안전을 가장 1순위로 책임져야 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신속한 대응 체계와 안전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즉각적인 보호 조치를 위해 보호 인력을 호출할 수 있는 ‘긴급 호출 시스템(비상벨)’을 모든 공간에 설치 하고, 언제든지 보호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한다. 또한 위기대응계획 수립을 강화하여 행동중재(BIP)1·위기개입(CPI)2 등과 같은 전문적 개입 체계가 학교에 확산되어야 한다. 아울러 교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 또는 폭언 등 교권침해가 있으면 적극 대응하도록 하고, 법적 절차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행정적 결단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 학생 측면 _ 책임 의식과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 맺기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안전하게 유지되려면 학생들 스스로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 의식과 타인과의 긍정적인 관계 맺기 방식에 대해 배워야 한다. ● 교사 측면 _ 교권침해 발생 시 자기 보호를 위한 법률 교육과 대응 절차 숙지 교사는 교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률 교육과 대응 절차 숙지가 필요하다. 피해교사는 사건 이후 심리상담·휴직·복귀 프로그램 등 휴식 시간 내 충분한 휴식과 안정,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탄력성을 가져야 한다.4 또한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정서교육을 비장애 학생과 장애 학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며, 모든 인간은 지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는 존재임을 이해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자기인식·자기조절능력뿐만 아니라 타인 이해와 포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또한 장애 학생뿐만 아니라 비장애 학생 또한 학생의 특성·능력·요구에 맞춘 개별화 교육과 행동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공격적 행동을 예방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와함께 정기적인 행동 평가 및 조정을 통해 학생의 행동을 관리한다면 교육현장에서 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 학부모 측면 _ 적대적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임을 인식 학부모는 교육에 있어서 교사와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임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와 가정의 소통 구조를 개선하여 교육적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일관성 있는 교육을 위해 학부모는 학생의 행동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아 가정에서도 일관적으로 대응하도록 한다. 아울러 학부모 또한 학생의 행동에 대한 이해와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 교사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민원 제기 또는 위협적인 언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강화된 학부모 교육을 통해 학교에 대한 신뢰를 쌓는다. 학생의 권리가 충분히 지켜질 것을 믿고 학생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을 시 학교 차원에서는 어떻게 학생을 보호하는지에 대해서도 숙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사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폭언 등이 있으면 학교 차원에서 교사 보호를 위해 대응하고, 법적 절차가 적극적으로 지원됨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 정책 측면 _ 교육 현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법·제도·예산 마련 정책 측면에서는 교육현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법·제도·예산으로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 「교권보호법」 개정 및 적용 강화로 2023년 9월 통과된 ‘교권보호 4법’이 긍정적인 변화의 출발점이며, 이 법에 따라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민원 배제, 교사의 고발 시 직위해제 유예 등의 조치가 가능해졌다.5 또한 ‘교권보호 5법’에 아동학대처벌법을 추가하여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고 교권침해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시키고자 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권침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를 시작점으로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완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률과 정책이 더욱 강력하게 강화되어 교사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 및 교권침해 대응을 위해 충분한 전문가 배치와 전문가 연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며 피해교사에게는 병가·공무상재해 처리 기준 완화, 심리치료비 또는 상담비 지원, 가해학생 전학 조치 등의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지역사회 측면 _공동체적 대응과 교육문화 형성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측면에서는 공동체적 대응과 교육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학교는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 있는 교육기관이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와 함께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안정된 교육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학생의 사회성과 정서발달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제적으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또 학생의 공격적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감 있는 시민의식을 갖도록 지역 주민들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또한 지역 교육청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역 언론을 통해 사건을 자극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고 사람의 안전과 권리를 강조하는 보도 윤리를 지키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교사 대상 폭력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위기다. 학생의 권리와 교사의 권리를 균형 있게 보장하며, 조기 개입과 정서·행동 지원, 사회·정서교육 강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 등 다양한 차원의 대응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교육은 모두가 안전한 공간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이상 방관이나 일시적인 처방이 아닌, 진정성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존중받는 학교, 그 출발점은 바로 교사의 보호와 회복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팬데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는 반복되는 사건·사고 속에서 큰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학교 역시 이러한 위기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많은 학생이 심리·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위기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치유와 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Wee) 프로젝트 활성화, 다양한 상담 및 병원과 복지 서비스 연계 시스템 구축, 회복적 생활교육 실천과 더불어 최근에는 학생들의 감정조절능력과 대인관계향상을 위한 사회정서교육이 등장했습니다. 분명 이러한 노력이 교육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학생이 병들어간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교육부(2022)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만 12세~17세)의 현재 정신장애 유병률1은 9.5%, 평생 유병률2은 18.0%로 나타났습니다. 대체 어떤 이유로 이렇게 아이들이 병들고 위기에 빠지는 것일까요?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과 이유가 모두 다르고, 다양한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알려져 있듯 학생들의 이런 정서행동의 어려움은 유전적 요인과 신경화학적 이상, 정서적 학대 경험, 가족관계 갈등, 학업성취와 관련된 스트레스, 또래관계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위해 학교현장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교육정책이나 행정적 차원의 접근도 중요하지만, 이 글에서는 상담교사로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학생 개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학교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정서 위기는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시기를 놓쳐서 위기상황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던 학생이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등 갑작스러운 문제행동을 보여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지요. 사실 심각한 위기행동을 보이기 전에 조금씩 징후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에 평소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생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관찰을 통한 예방 효과를 넘어서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교사와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학생은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게 되거나, 문제행동을 줄이며, 교사의 기대에 반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교사들이 서로 학생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공유하고, 지도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문화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동료교사와의 협력을 통해 소진을 줄이고, 학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예기치 못한 위기 사안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다른 교사들로부터 학생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은 덕분에 원활한 상담 개입을 할 수 있었던 경험과, 여러 교사의 관심과 지지 속에서 학생이 적응적으로 변화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학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업시수, 행정업무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서 학생을 향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교사들이 학생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교육환경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학생들의 손상된 자기 가치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가치 조건에 얽매여 살고 있습니다. 즉 자신의 가치가 성적이나 친구관계 등과 같이 특정 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담 중 ‘굳이 뛰어나게 잘나거나 뭔가를 특출나게 잘하지 않아도, 너는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에 학생들의 눈물 버튼이 눌리곤 합니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다는 학생, 아무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학생, 머리로는 알지만 와닿지 않는다는 학생 등 반응도 제각각이지만, 어쩌면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학교에 근무하며 만났던 한 학생은 고등학생 시절 반복된 자살 시도와 위기행동을 보였지만,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와 자신의 과거 경험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학생일 때 당장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큰 벽이 너무나도 높고 거대해서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인생이 이미 끝나고 망한 줄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 '왜 남들만큼 못 해. 왜 이렇게 느려’라고 다그치는 사람들 속에서 그 커다란 벽 외에 다른 길은 도저히 눈에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괜찮다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고 인정해 주며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 벽으로부터 점차 멀어지는 법을 배웠고, 벽은 결국 작아져서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노력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때때로 어른들의 인정·인내·지지가 위기상황을 ‘지나갈 수 있는 길’로 안내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기 가치감의 훼손은 심각한 우울 등 내면화 문제를 겪는 학생들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외현화 문제를 보였던, 즉 항상 남 탓만 하며 주변 모든 사람이 다 잘못했고 나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는 학생도, 폭력과 일탈행위를 일삼는 학생도, 분노로 간혹 흉기를 소지했던 학생도, 깊은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훼손된 자기 가치와 깊이 깔린 자기혐오가 발견되고는 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분명 많은 학생이 그랬습니다. 그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괜찮다고 용인하거나 정당화해야 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폭력성, 충동적인 행동,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을 단호하고 명확하게 지도하되 그 학생들 내면에 존재하는 기본적인 욕구, 즉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며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고 싶은 마음을 알아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그 아이가 노력하고 있는 작은 부분이라도 찾아서 지지해 주며, 변화 가능성을 믿어주는 게 무엇보다 필요할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때때로 교묘하고 영악한 방식으로 좋은 교사 혹은 부모이고 싶은 어른들의 욕구를 마구 좌절시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주고, 기다려주며, 중요한 존재로 인정해 주었을 때 더디더라도 분명 성장과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생깁니다. 셋째, 교육공동체의 연대와 전문적 개입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회복은 학교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가정은 학생 발달의 가장 중요한 환경이기에 보호자의 협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학교현장에서 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학부모·관리자·교사들이 함께 모여 위기학생의 치유와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협조적으로 잘 이루어졌을 때, 학생의 변화가 수월하게 이루어지고는 합니다. 그러나 교사가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얘기해도 학부모가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민원의 소지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교사 소진 원인 1위가 학부모의 민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많은 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대한 피로도가 쌓여있다 보니, 위기학생 지도와 지원을 위해 학부모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점점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며 기꺼이 협조하는 분위기, 교사에게 힘이 되어주는 학교문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부모와 같은 성인 역시 지치고 마음이 병들 수 있으며, 이런 고통은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악순환되고는 합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문적 개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담 및 심리치료기관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도움을 받을 기회를 놓쳐버리는 일이 수두룩합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 마음이 병들 수 있음을 인정하고 개인 차원, 혹은 가정 차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적 개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문제는 주변 어른들의 도움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기에 전문적인 치료와 상담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그 효과는 이미 수많은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졸업생이 군복무 중 우울감이 심해져서 정신과 진료 및 상담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저 잘한 거 맞죠?”라는 메시지에 대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힘들고 괴로운 상태를 인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것, 모두에게 필요한 중요한 삶의 기술일 것입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학생을 대함으로써 서로의 마음이 병들어가는 것을 알아차리고, 적극적으로 상담 및 치료에 임할 때 비로소 학교와 사회가 안전해질 것입니다. 입시 중심의 문화 속에서도 개인의 가치감이 손상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의 정신건강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라며,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과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분께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5년 새해의 시작은 가혹했다. 지난 2월, 대한민국 교육 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대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는 40대 여교사였고, 피해자는 이제 갓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였다. 부모의 억장이 무너지는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없었던 건, 학생 보호시스템을 갖춘 학교에서 학생을 보호해야 할 주체인 교사와 교사에게 보호받아야 할 학생이 이번 사건을 구성했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 이후 교육 사회는 혼돈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당장 학교와 시도교육청은 무너진 학교안전시스템의 결함과 해법을 찾아야만 했고, 이 과제는 대전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교육 사회에서는 학교안전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고,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교사 중심으로 학교안전의 본질에 관한 성토가 이어졌다. 그리고 한 달 뒤,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학교안전정책과 관련해 흥미로운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가 열리기 며칠 전 정치권에서는 학교안전정책과 관련해 다수의 법률 개정안이 쏟아졌는데, 그중 교육공동체가 주목했던 건, 김소희 국회의원이 발의하고 다수 의원이 동참한, ‘학교전담경찰관의 역할 확대’와 관련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었다. 학교전담경찰관 역할 확대 관련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법률을 개정하는 절차는 사회학에서 보면 거대한 ‘사회변동을 인정하는 절차’에 해당한다. 따라서 학교안전을 위해 학교전담경찰관, 즉 경찰관이 학교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도로 사회가 변했는지를 궁극적으로 따져 묻게 된다. 이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는 교육의 정체성을 보장받아야 할 교육 영역에서 학교를 구성하는 요소로 ‘경찰’을 포함해도 가능한지가 쟁점이 될 것이다. 맞다. 이번 개정안이 중요했던 이유는 새로운 교육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인정할 것에 관한 딜레마였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바로 법률 조항이 가진 문장 해석이다. 우선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의 예방’이라는 문장을 해석하려면 당장 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지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죄를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강력 범죄만을 포함할 것인지 말이다. 또 두 번째로 ‘경찰관을 학교마다 배치하여야 한다’라는 문장은 재량 규정이 아닌 의무 규정이다. 즉 법률이 개정되면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학교전담경찰관을 배치해야 하고, 인사혁신처는 2만여 명이 넘는 경찰공무원을 추가로 선발해야 한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건, 법률이 지닌 ‘확장성’이다. 위 개정안대로 경찰관을 1인 1학교에 배치했을 때 학교안전에 관한 효과성은 분명히 있겠지만, 학교 안이라는 교육 사회에서 교육적 해결보다 사회적 해결이 증가할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또 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결국 학교는 담당 경찰관에게 순찰권·조사권·정보수집권 등과 같이 교사에 준하는 교육적 권한도 부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담당 경찰관에게 역할만 주고 권한을 주지 않는다면 이 제도는 단순 경비 병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연구자로서 개정안 자체는 존중하지만, 개정안의 실효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폭력 제로센터 정책 모델을 통한 ‘학교 자원’ 중심의 학교안전 추진 교육부는 2023년 3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2023.4)’ 일환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에 학교폭력 제로센터를 신설해 운영했다. 운영 계획단계에서 다양한 우려가 있었지만, 1년의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센터 내 기능별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2,248명, ‘피해학생 전담지원관’ 1,220명, ‘피·가해학생 관계개선지원단’ 2,513명 그리고 ‘피해학생 법률지원단’ 525명까지 교육자원을 선발해 운영했다. 성과를 보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총 4만 687건의 지원 실적을 올렸고, 피해학생 전담지원단은 총 2,316건, 관계개선지원단은 총 4,665건, 법률지원단은 총 2,707건의 지원 실적을 거두었다. 어쩌면 학교폭력 제로센터 제도는 학교폭력 관련,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주도해 내부적 문제를 내부적 제도로 성공시킨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제로센터 제도를 통해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제도도 가능하겠다는 희망도 주었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 참석해 학교폭력예방 정책으로 ‘학교전담경찰관 제도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현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는 행정의 이원화로 인한 책임소재의 모호성과 정보 공유의 부재 그리고 조사권과 의사권이 없는 부실한 구조 체계를 가진다. 말 그대로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예방활동이 실효성을 거두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또 학교폭력의 성격과 덩치가 10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진 만큼 학교폭력의 문제가 이제는 ‘협업’보다는 학교 주도의 새로운 제도가 신설되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참고 사례로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하는 ‘SRO(School Resours Office)’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학교경찰을 ‘경찰 자원’이 아닌 ‘학교 자원’의 개념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이렇게 제안을 마무리하고 싶다. ‘협업은 대체의 개념이 아니라 보완의 개념이다’라는 걸 지난 10년 이상 학교와 협업하면서 알게 됐다. 지금의 학교폭력 문제와 학교안전 문제 또한 더 이상 협업을 통한 ‘보완’의 개념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현재 학교폭력과 학교안전의 위기는 경찰과의 협업에서 실효성을 거두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제 교육현장은 학교안전을 담당할 전문적인 교육자원을 찾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
CCTV의 역할과 한계성 최근 발생한 학교 내 범죄 발생으로 인해 CCTV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CCTV의 역할과 한계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CCTV의 설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범죄 발생 억제를 통한 범죄예방이고, 두 번째는 범죄수사를 위한 증거력 확보이다. 두 가지의 목적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은 ‘증거력 확보’이다. 영국 철도경찰(British Transport Police)의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동안 발생한 범죄 중 약 45%에서 CCTV 영상자료를 사용하였으며, 이 중 65%의 수사에서 유용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보고서에 따르면, CCTV는 10건 중 8건의 대규모 학교 총격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CCTV가 대규모 폭력사건을 사전에 방지하는 데는 제한적일 수 있음을 제시, 범죄예방에는 아직 많은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2 학교현장의 CCTV 영상이 증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CCTV의 촬영 가능 거리와 각도를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촬영 각도와 피사체 거리는 반비례한다. 촬영 각도를 높이면 넓은 면적을 볼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피사체는 작아져 증거력이 감소한다. 따라서 해당 공간의 특성에 따라 확보되어야 하는 영상 수준3을 고려하여 설치된 CCTV 카메라의 설정환경을 수정하여야 한다. 둘째, 영상 저장 장치의 용량을 확인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해상도가 높아지는 것에 비례하여 증거력 확보 수준도 증가할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일반적으로 설치되고 있는 200만 화소 정도의 해상도면 증거력 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해상도가 높아짐에 따라 저장용량이 거의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에 저장장치 용량을 추가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저장기간이 단축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여 오히려 증거력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범죄예방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중장기적 측면에서 지능형 CCTV를 설치해야 한다. 현재도 해당 공간의 재실 여부를 지정된 관리자에게 알림하는 기능은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CCTV 카메라를 건물 주출입구 및 부출입구에 설치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외부인 출입 관리를 수행할 수 있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모니터링 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 20인치 모니터를 기준으로 할 때, 최대 4개 분할, 즉 4대의 CCTV 영상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경비실(배움터지킴이실)의 위치는 일반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학교운동장 출입구가 아닌 건물 출입구에 배치할 경우([그림 1]), 외부인에 대한 실질적인 출입통제 및 건물 내부에서 발생하는 긴급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경비실 크기 및 내부구조도 [그림 2]와 같이 설계 및 시공하면 CCTV 모니터링이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학교공간재구조화에서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적용방안 CCTV가 범죄수사단계에서의 증거력 확보에는 유효하지만, 범죄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건물에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해야 한다. 미국 범죄예방연구소(National Crime Prevention Institute)의 정의에 따르면, 범죄예방환경설계(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란 ‘적절한 디자인과 주어진 환경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범죄 발생 수준 및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7 감시(Surveillance), 접근통제(Access Control), 영역성 강화(Territorial Reinforcement), 명료성 강화(Legibility), 활용성 증대(Activity Support), 유지관리(Maintenance) 등 6가지 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법」 제53조 2의 1항에서 국토교통부장관은 범죄예방 기준을 정하여 고시하고 있으며, 범죄예방 건축 기준 고시 제12조(문화 및 집회시설·교육연구시설·노유자시설·수련시설에 대한 기준)에 따라 출입구는 자연적 감시 성능을 확보하고, 출입문·창문·셔터는 적합한 침입 방어성능을 갖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교육시설법」 제26조(교육시설의 디자인) 2항을 보면, 범죄예방 등 학생안전과 건강에 필요한 디자인 기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학교시설에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하여 범죄 발생 감소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한 인식까지 개선한 사례들이 있다. 학교공간재구조화사업은 특성상 학교를 개축하거나, 전면적으로 리모델링을 실행하는 형태라서 기존의 학교에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하기 매우 유리한 사업형태이다. 하지만 공사 시 학생 통행 안전 확보에 대한 안전대책만 주로 언급될 뿐 범죄예방환경설계에 관한 내용은 별로 없어 아쉽다. 따라서 본 글에서 필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몇 가지 방안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범죄예방에 유효한 공간 재배치가 필요하다. [그림 3]의 사례는 2학년 교사연구실을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하던 복도 끝 화장실을 일반교실 위치로 이전하여 학교폭력 발생 건수를 50% 이상 감소시킨 사례이다. 추가적으로 볼록거울을 교사연구실 앞에 설치하여 화장실 및 화장실 주변 상황이 교사연구실 창문을 통하여 관찰이 가능한 구조로 개선하였다. 둘째, 자연적 감시가 확보될 수 있는 창호설계를 적용할 수 있다. [그림 4]는 시설개선사업 전 학교의 복도와 창호를 보여주고 있다. 폐쇄형 창호 계획으로 인해 내부 상황을 외부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출입문은 폐쇄적인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고, 창문에는 불투명 시트지가 부착되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림 5]를 보면, 출입문은 투명한 강화유리도어를 설치하여 개방감을 확보했다. 또한 벽면에는 고정창을 설치하여 자연적 감시 기능을 확보함과 동시에 정숙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CCTV를 복도에 설치할 경우, [그림 5]와 같은 창호 디자인을 적용하여 수업 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내부 상황을 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환경이 확보된다. 셋째, 개방형 공간을 적절하게 조성하여 활동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림 6]은 시공 전 사물함 전용공간으로 활용되었던 홈베이스 공간이다.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범죄예방 효과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에 [그림 7]과 같이 학생들이 휴식시간, 방과후 시간, 심지어 수업시간까지도 어느 정도 활용될 수 있는 개방적인 학생라운지로 조성하여 활동성을 강화하였다. 넷째, 사용자 참여디자인 기반의 범죄예방환경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는 교육부의 셉테드 컨설팅 사업에 약 5년간 참여하면서 앞에서 다루었던 범죄예방환경설계 기법들 외에 수많은 기법을 적용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교사의 지도로 아이들이 해당 학교의 공간을 둘러보고, 위험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범죄예방환경설계 아이디어를 [그림 8]과 같이 제안하여 [그림 9]와 같이 적용하는 ‘사용자 참여디자인 기반의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수행한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교사와 학생은 범죄예방 측면에서 유익한 요소(예를 들어 CCTV 위치 등) 및 위험한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고, 동시에 대응책도 고민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학교 범죄예방환경설계는 일반적인 범죄예방환경설계와 달리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 있다. “학교공간 범죄예방환경설계란 사용자 참여 기반의 적절한 디자인과 교육적 활동을 통해 교사와 학생들에게 안전한 학교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도출할 수 있는 환경 제공에 기여하는 것이다.”
집단토의, 이제는 실천 전략이다 집단토의는 더 이상 단순한 ‘의견 발표의 장’이 아니다. 기조발언으로 시작해 자유토의와 정리발언으로 마무리되는 전형적 구조를 넘어, 이제는 실천 가능한 교육정책을 구체화하는 협업의 장이 되어야 한다. 본 원고는 ‘기조발언 → 자유토의 → 정리발언’이라는 기본 구조에 더해, 실제 시험장에서의 전략·유의사항·평가기준 분석을 종합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집단토의의 실전 적용력을 높이고자 한다. 집단토의의 구조를 이해하라 … 집단토의는 논술이 아닌 실천 담론 집단토의는 문제해결형 소통이다. 기조발언에서는 방향을 제시하고, 자유토의에서는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며, 정리발언에서는 공감과 실천의지를 다진다. 각 단계는 단순한 순서가 아니라 평가항목과 직접 연결된 실천의 장이다. ● 기조발언 _ 두괄식, 관점 제시, 문제의식 강조 •발언의 시작은 명확해야 한다. “저는 학부모 협력 관점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와 같이 관점을 분명히 제시하고, 주제와 연결된 현안 및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해결방안 제시는 자유토의로 미루되, 방향성과 주제 분류를 제안함으로써 논의의 골격을 잡는 역할을 수행한다. •핵심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구조적으로 짚어내는 것’이다. ● 자유토의 _ 경청과 융합, 구조화된 접근 •자유토의는 소통과 협업의 무대다. 타인의 의견에 구체적으로 공감하고, 그 연장선에서 자신의 의견을 연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발언은 관점별(교사·학생·학부모 등) 또는 소주제별(프로그램·연수·행정지원 등)로 구조화하면 토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예시) “학생 맞춤형 학습을 위해 AI 진단도구와 함께 학부모 상담프로그램이 병행된다면 효과가 클 것입니다. 3번 선생님의 말씀처럼 진단시스템이 전제되고, 저는 상담과 가정 협력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사회자 제안을 자연스럽게 하는 발언도 점수를 높일 수 있다. 예시) “시간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간단히 사회자를 정해보면 어떨까요?” •발언의 품질은 ‘발언 시간의 길이’가 아닌 ‘발언 구조의 명료함과 연결성’에 달려 있다. ● 정리발언 _ 명언·경험·실천의지로 마무리 •정리발언은 논의의 결론이자 실천의 다짐이다. 주제와 관련된 명언이나 실제 경험을 활용하면 발언의 진정성과 설득력이 살아난다. 예시) “저는 학창시절 선생님께 받은 격려 한마디가 제 삶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학생들의 마음에 닿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기조발언의 역순으로 진행되므로, 앞선 발언 내용을 되짚어 정리하는 방식으로 흐름을 정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상입니다”로 마무리하는 예의 바른 태도도 중요하다. 고사장의 실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집단토의는 준비에서 실전까지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 절차별로 다음과 같은 대비 방안을 갖추면 실전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PART VIEW] ● 시험 전 _ 전략적 준비 •배경지식을 확보한다. 해당 교육청의 주요 교육정책과 최근 교육 이슈를 문제점 및 해결방안 중심으로 정리한다. •집단토의 절차를 숙지하고,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모의 집단토의를 반복하며 연습한다. •연습 시 반드시 동영상 촬영을 통해 발언 구조와 시간을 점검하고, 자기성찰 기회로 활용한다. ● 구상실 _ 핵심 구조 설계의 시간 •문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조발언 → 자율토의 → 정리발언 순으로 핵심 단어 위주로 메모한다. •문장보다는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고, 관점 분류(교사/학생/학부모)나 소주제 분류(교육과정/연수/지원책 등)를 염두에 둔다. •관련 있는 교육 용어나 명언, 실제 경험 등도 함께 메모하여 발언에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 평가실에서는 '비언어적 표현'도 메시지다 •발언자가 말할 때는 반드시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채점자는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말하지 않을 때의 태도까지 관찰한다. •예의 바른 인사, 명확한 음성, 균형 잡힌 태도는 평가에서 기본이자 핵심이다. ● 기조발언은 논리의 설계도 •기조발언에서는 사회적 현황, 문제점, 주제 정의를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제시한다. •여러 가지를 제안하기보다는 뚜렷한 하나의 주제와 관점을 정해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급한 마음에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것은 피하고, 방향성과 논의 틀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둔다. ● 자율 토의는 협업의 현장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사회자를 선정하거나 자율적으로 발언 순서를 조율한다. •관점별 토의(예: 교사-학생-학부모)나 소주제별 정리(예: 원인-해결-실천) 등 구조화된 흐름을 제안하는 것이 좋다. •발언 내용보다 상호존중과 경청, 연결 중심의 태도가 중요하다. •진행이 막히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주도적 발언도 가산점이 된다. 채점 기준, 이렇게 읽고 준비하라 집단토의는 지식보다 태도와 역량을 평가한다. 다음의 기준을 명확히 이해하고, 각 항목에 맞는 행동을 연습해야 한다. ● 리더십 •다른 구성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논의 흐름을 정리해 주는 발언이 평가 요소이다. •사회자 제안, 발언 순서 조율, 침묵 시 주제 환기 등으로 드러나며, 회의 진행이나 결론 도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예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각자 한 가지씩 핵심 의견을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주의할 점: 기존 태도를 고수하며 협의에 소극적인 태도는 감점 요인이다. ● 주도성 •새로운 주제나 논점을 제시하거나,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끄는 발언이 평가된다. 예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으니 이제 실행 가능성과 비용 측면을 함께 검토해 보면 좋겠습니다.” •사회자나 타인의 요청 없이 스스로 의견을 제시하며, 합의를 위한 타협을 유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타인의 발언 중간을 끊지 않고 기다리는 태도도 주도성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 협동성 •타인의 의견을 끊지 않고 연결하며, 감정 대립이나 공격적인 태도를 지양한다. •공동의 해결방안 도출을 위해 구성원 간 조화를 이루는 태도는 가점 요소이다. 예시) “3번 선생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그 방안을 학부모상담과 연계해 실천하고 싶습니다.” •주의할 점: 자신의 의견만을 강조하거나 타인의 발언을 억누르는 행동은 협동성에 부정적이다. ● 의사소통능력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이를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해야 한다. •주장과 근거를 명확히 구분하고, 창의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내용이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예시) “교사의 정서지원이 중요하다는 것은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됩니다. 이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제안합니다.” ● 기본 소양 및 자질 •경청하는 태도(시선 일치, 고개 끄덕임), 자신감 있는 말투, 시간 준수 등 기본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되었을 때 차분히 극복하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며 절충하는 태도도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예시) “제가 말씀드리려던 내용이 이미 나왔습니다만, 다른 한 가지 측면을 보완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와 같이 평가기준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단순히 발언 수나 강도가 아닌, 협력적 문제해결자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실전에서 주의할 것과 실천할 것 1. 토의 순서에 따른 전략 •초반부에서는 대안이나 결론을 말하지 말고 토의 순서와 방향을 제시한다. 예시) “우선 논의 순서를 정해 본 뒤, 각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나눠보면 어떨까요?” •중반부에서는 앞사람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자신의 의견과 융합해 제안한다. 예시) “2번 선생님의 지역사회 연계 아이디어에 공감합니다. 저는 거기에 학부모 참여 방안을 더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자신의 역할과 각오를 이야기한다. 예시) “이런 방안을 토대로 현장에서 실천하며,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2. 토의에 임하는 자세 •시선은 언제나 발표자에게 두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의 태도를 표현한다. •여유 있는 태도로 사회자를 추천하거나 순서를 조율한다. •조급하게 튀려고 하기보다는 팀워크와 균형을 고려해 발언한다. •발언 내용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 •발언 비중을 골고루 분배하고, 핵심 단어를 간단히 메모하여 구조화된 발언을 준비한다. 3. 발표 내용 구성 •두괄식 발표: 결론 → 근거 → 실천 방안 순으로 구성한다. •교육 관련 사자성어, 독서노트의 문장, 교육통계, 시사 내용 등을 인용해 신뢰도를 높인다. •시급성과 효율성을 분리하여 대안을 구체화하고, 주제 관점을 선도한다(예: 교사·학생·학부모 관점 등). •타인의 의견을 칭찬하고 자신의 의견과 융합시켜 새로운 제안을 도출한다. •실현 가능한 대안을 중심으로 말하고, 단순한 주장보다는 설득력 있는 연결을 보여준다. •논쟁보다는 합의를 지향하는 토의적 접근방식을 선택한다. 4. 이건 아니올시다. •장광설·횡설수설·중언부언을 피하고 발언은 1분 이내로 마무리한다.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지 않으며, 발언 순서를 어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비판하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감점 요인이다. •엉뚱한 내용을 말하거나 토의 흐름을 왜곡하는 발언은 삼가고, 정해진 방향 내에서 자기생각을 표현한다. •자기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유연하게 타인의 의견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치게 자주 발언하기보다는, 필요한 순간에 명확하고 가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전문직의 핵심 자질은 집단토의 집단토의는 단순히 ‘잘 말하는 사람’을 선별하는 방식이 아니다. ‘같이 가는 사람’, 즉 공동체적 감수성과 실천적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는 과정이다. 교육전문직이란 교육의 복잡한 문제를 동료들과 함께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집단토의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그 자체가 ‘교육전문직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협력·공감·실천을 중심에 두고 준비한다면, 집단토의는 더 이상 두려운 과제가 아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진심과 실력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기획안과 글쓰기의 기초(띄어쓰기) 글쓰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면 대체로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라고 반응하고, 글쓰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로 ‘두서없는 내용을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서없는 내용은 보통 글이 논리적이지 않아 스토리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흐름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데’, ‘뭔가 내용은 많은 것 같은데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있긴 다 있는 것 같은데 스토리가 조금 이상한데’, ‘내용이 너무 자주 점프하는 느낌이 드는데’, ‘스토리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등의 지적은 스토리라인과 관련된 내용이다. 스토리라인은 자신이 분석한 결과물을 논리적으로 잘 구조화하여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으로, 기획안의 논리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라인은 기획의 뼈대이다. 제대로 잡혀 있지 않으면 뼈대가 흔들려 기획의 틀 자체가 무너지게 된다. 스토리라인을 설정하는 기준으로 ‘유의미성·논리성·명료성’을 들 수 있다. 유의미성은 기획안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보고를 받는 사람에게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토리라인은 기획안의 핵심 메시지이므로 단순히 팩트나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 기획안의 내용은 상대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논리성은 기획안의 앞장과 뒷장의 메시지가 연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논리성의 핵심은 핵심 메시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하위 메시지 간의 연계성이다. 명료성은 핵심 메시지적인 스토리라인이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는 의미다. 기획안은 보고를 받는 사람이 앞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기획안의 메시지가 불분명하면 보고 받는 사람은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라고 말하게 된다. 카먼 갤로(Carmone Gallo)가 최고의 설득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고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여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라’는 지적과 마찬가지로 논리적 근거도 중요하지만, 정서적으로 기획 내용에 공감하고 몰입하게 하는 요소인 ‘하지만’의 관점을 적용하는 것은 기획안 작성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스토리는 결국 나만의 관점과 논리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동일한 재료로 요리를 해도 맛이 다르듯이, 스토리도 어떤 관점과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수용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띄어쓰기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띄어쓰기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뜻을 파악하는 데 혼선을 빚게 된다. 띄어쓰기를 정확하게 한 글은 독자에게 신뢰감을 주지만, 틀린 띄어쓰기는 글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린다. 띄어쓰기의 대원칙은 ‘단어와 단어는 띈다’라는 것이다. 한 단어이면 붙여 써야 하는 게 원칙이다. ‘구직 활동’, ‘정서 함양’을 예로 들어보자. 이 경우 모두 두 단어가 결합한 것이므로 ‘구직 활동’, ‘정서 함양’처럼 띄어 써야 한다. 띄어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의존명사나 관형사 같은 것을 어떻게 띄어쓰기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첫째, 의존명사는 띄어쓰기해야 한다. 의존명사는 하나의 단어로서, ‘것, 바, 줄 만큼, 따름, 뿐, 데’ 따위가 이에 속한다. 의존명사는 일반적인 명사와 달리 다른 말에 의존해서 쓰이기도 하는데, 그 말과 분명히 구분해서 띄어 써야 한다. 둘째, 조사는 띄어 써야 한다. 조사는 명사나 의존명사 뒤에 붙어 쓰인다. 조사는 ‘은, 는, 이, 가, 을, 를, 에게, 로부터, 까지, 조차’와 같이 단어이기는 하지만, 앞에 오는 명사·의존명사에 붙여 쓴다. 예를 들어 ‘만큼’의 경우 ‘일찍 일어나는 만큼 많이 일한다’와 같은 경우 의존명사이므로 앞에 오는 말과 띄어 쓴다. 하지만 ‘나도 너만큼 키가 크다’와 같은 경우는 조사이므로 앞에 오는 단어에 붙여 써야 한다. [PART VIEW] 셋째, 단어인지 구인지 잘 구별해서 단어면 붙여 쓰고, 구라면 단어와 단어 사이를 띄어 써야 한다. ‘큰집에서 제사를 지낸다’의 문장에서 ‘큰집’은 단어이므로 붙여 쓰지만, ‘대궐처럼 큰 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꿈이다’에서 ‘큰 집’은 구이므로 띄어서 쓴다. 구와 단어를 구별하는 방법은 국어사전을 활용하는 것이다. 국어사전에 구는 실려 있지 않고 단어가 실려 있기 때문에, 국어사전에 없으면 구이므로 띄어 쓴다. ‘볼거리·먹거리·놀거리’는 사전에 있으므로 붙여 쓰지만, ‘말할 거리’는 사전에 없으므로 띄어 써야 한다. 넷째, 의존명사와 어미를 구별해야 한다.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하다’, ‘무엇을 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할 때 ‘데’는 의존명사이므로 앞에 오는 ‘하는’과 띄어 써야 한다. 그에 반해 ‘지금은 비가 오는데 내일도 비가 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의 경우 ‘오는데’의 ‘데’는 의존명사가 아니고 ‘-는데’ 전체가 어미이므로 어미는 앞에 오는 어간과 붙여 써야 하며, 어미 자체를 갈라서 표기하면 안 된다. 어미와 의존명사를 분간하기 어려우면 마찬가지로 국어사전을 활용한다. ‘본인은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의 경우 ‘바’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그에 반해 ‘그는 자기주장만 옳다고 고집하는바, 그의 주장을 따를 수 없다’의 경우 ‘-는바’는 어미이므로 붙여 쓰는 것이 맞다. 기획안 작성의 실제 연습 다음과 같은 기초 자료가 제공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기획안을 관점의 흐름을 적용하여 재구성해 보자. ● 기초 자료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이하 DS)는 스마트 미디어의 대표 분야로 TV·PC·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평가 •DS는 미디어와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하여 디스플레이 산업과 광고 산업의 활성화, ICT의 고부가 가치화를 견인할 미래형 전략 산업 •특히 국내 DS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산업과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 •반면 국내에서는 수익 모델인 광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신수요 창출도 미흡하여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 위 내용을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의 수립 배경으로 재설정할 때, ▲산업 전망, ▲보유 역량, ▲산업 기반 관점으로 정리해 보기로 하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다음과 같이 정리할 때 기획안의 설득력이나 영향력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생각해 보자. ● 산업 전망 _ 디지털 사이니지는 제4의 스크린으로 미래형 전략 산업 •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nage, 이하 DS)는 스마트 미디어의 대표 분야로 TV·PC·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평가 • DS는 미디어와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하여 디스플레이 산업과 광고 산업의 활성화, ICT의 고부가 가치화를 견인할 미래형 전략 산업 ● 보유 역량 _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여 미래에도 지속적인 시장 확대 가능 • 특히 국내 DS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산업과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 ● 산업 기반 _ 기존 및 신규 수요 창출의 한계와 법 제도 정비 필요 • 반면 국내에서는 수익 모델인 광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신수요 창출도 미흡하여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 기획은 패턴이다. 관점을 구조화하여 위와 같은 패턴으로 재구성·재작성해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여러분의 기획력은 어느 날 급성장하였음을 스스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Tip _ 기획자를 위한 질문거리 - 내 기획안에는 상대방이 읽을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이 담겨있는가? - 나는 어떤 관점으로 현황·문제점·해결책 혹은 과제 등을 정리하고 있는가? - 기획안을 작성할 때 질문을 통해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는가? - 문제해결을 위해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 기획안을 시각화할 때 생각이나 관점이 아닌 이미지나 디자인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가? - 기획안에서 두루뭉술한 내용이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로 근거를 제시하였는가? - 기획할 때 속도를 중시하였는가, 품질을 중시하였는가? - 기획의 스토리를 구상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였는가? - 기획안의 스토리라인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가? - 보고하는 대상에 따라 스토리를 다르게 구성하였는가? - 설득력 있는 기획을 위해 에토스·파토스·로고스를 활용하였는가? 출처: 박경수, 기획의 고수는 관점이 다르다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교육부의 2025년 진로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안)을 분석해 본다. 디지털 대전환, 급속한 기술 발전에 대응하여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실생활 및 교육과정과 연계된 진로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진로설계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 진로교육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진로교육 지원 계획(안)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소개하는 계획안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과 내용 및 단어 중 고딕으로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하도록 해보자. 1. 진로연계교육 운영 지원을 통한 학교 진로교육 내실화 █ 추진 개요 •(목적) 초·중등 진로연계교육의 현장 안착과 초등 교과중심 진로교육지원 및 교원 역량 강화 등으로 내실 있는 학교 진로교육 운영 도모 •(운영 방법) 전문기관 위탁 운영 - (진로연계교육) 시도별 특별교부금을 균등 배분하고, 주관교육청을 통해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1:1 비율 시도별 대응투자) - (초등 진로교육 가이드라인 개발) 시도별 특별교부금을 균등 배분하고, 주관교육청을 통해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1:1 비율 시도별 대응투자) - (초등 진로교육 전문가 양성과정) 시도 자체 예산 확보 및 주관교육청을 통해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 █ 주요 사업 내용 •진로연계교육 역량 강화 지원 - 새로운 진로연계교육의 현장 안착 및 학교급별 진로연계교육 설계역량 함양 지원을 위한 중앙 단위 연수 운영 - 선도교원 및 시도 추천교사로 구성된 팀을 중심으로 기개발된 ‘진로연계교육 교원 이해도 제고 프로그램’ 적용 •초등학교 학년(군)별 ‘교과중심 진로교육 가이드라인’ 개발·보급 -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단계적 적용 - 시기에 맞춰 교과별 성취기준 및 창의적체험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진로교육 자료 개발 •초등 진로교육 내실화를 위해 기존 시도 평가(진로교육)와 초등 진로교육의 운영 및 성과를 포괄하는 신규 시도교육청 진단지표 적용 - 초등 진로교육 전문교사 및 관련 교과의 부재를 해소하기 위한 초등 진로교육 전문성 함양의 기반 조성 2. 미래 사회 대비 진로탐색 지원: 신산업 분야 진로교육 모델 운영 및 확산 █ 추진 개요 •(목적) 미래 기술발전, 산업 변화 등에 대비한 신산업 분야 진로교육모델의 현장 확산을 통해 학생의 미래 사회 대비 진로개발 역량 신장 •(운영 방법) 시도별 특별교부금 균등 배분 및 시도 자체 계획수립을 통해 운영(1:1 비율 시도 대응투자) █ 주요 사업내용 •(모델 운영 지원) 학생들이 미래 사회 대비 진로개발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신산업 분야 진로교육 강화 지원 -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과 연계한 다양한 신산업 분야 진로체험 프로그램 설계·운영을 위한 교원연수·학습공동체 운영 등 역량 강화 지원 ※ 개발한 신산업 분야 진로교육 모델 활용 등 시도별 자체 연수계획을 수립하여 지원 •(신산업 체험 생태계 조성) 지역사회 신산업 분야 진로체험 활성화를 위한 교육청·지자체·진로체험지원센터·신산업기관 등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 ※ 신산업기관과의 협의회 운영, 시도 자율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 신산업 진로체험 생태계 조성
지난 호에는 문제(논제)를 가상으로 만들어보고 개요를 짜서 논술을 작성하는 과정을 해보면서 적용력·응용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상황적인 요소에 따라 크게 학교교육 밖의 큰 범주와 학교교육 안의 작은 범주로 접근할 수 있는데 지난 호에서는 큰 범주로 접근하였고, 이번 호에서는 학교교육 안의 작은 범주로 접근하여 다루어 보고자 한다. 지난 호에서 큰 범주의 학교 교육정책 방향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학교교육의 혁신과 정상화가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격차 완화를 매개로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교육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라’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작은 범주로 교육지원청이나 학교 수준에서 접근하여 상황을 분석하고, ‘지역 단위 수준에서 학교교육의 혁신과 정상화는 무엇이고, 이것이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격차 완화를 매개로 연결되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교육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가설을 배경으로 논제와 논술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사례로 담았다. 배점 기준 가. 배점 비율 근거 - 현황 분석 및 논제 설정에 따른 명확성에도 상당한 비중(40%)을 부여하여 글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평가 - 논술의 논리적 전개(논술 작성+논리성과 일관성)에 높은 배점(50%)을 배정하여 논리적 설득력을 강조 - 객관성과 문장 표현력(10%) 등도 반영하여 전체적인 글의 완성도와 신뢰성 평가 나. 최근 전형에서 제시한 논술 평가 내용 준거 참고자료 - 교육정책(시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여건·실태에 맞게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 - 현행 교육제도·사회현상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적 해석과 비판을 통해 교육정책을 분석하고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능력 -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사항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구안할 수 있는 능력 - 전체 흐름에서 논리적·비판적 사고 등 객관성과 타당성 다. 기타 - 본 논술 배점 예시는 작성 시간을 최대로 잡아서 설정한 것이며, 실제로는 출제 위원들이 모여서 함께 협의하여 작성 시간과 논제에 맞게 가감하여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임. 현황 분석(20) 이제 논제와 배점을 기준으로 문항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자. 다음은 주변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이 혼합된 30~40학급 정도의 초·중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교육지원청 장학사로서, 학교 교육혁신과 정상화를 통한 교육본질 회복 추진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현황을 분석한 내용이다. 본 분석은 ‘지역 단위 학교교육의 혁신과 정상화가 사교육비 부담 완화 및 교육격차 해소를 매개하여 궁극적으로 학생 학업성취도 및 교육만족도를 높인다’라는 정책방향에 근거하여, ‘OO초·중학교’의 현 상황을 자세히 진단하고 향후 실효성 있는 지원 및 개선방안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아파트와 일반주택이 혼재된 지역적 특성과 30~40학급의 학교 규모를 고려하여, 잠재적 교육수요의 다양성과 교육격차 발생 가능성에 주목하며 다각적으로 분석하였다. 다각적 분석 영역으로는 학생 및 지역사회 특성, 사교육 의존도 실태, 교육격차 현황(잠재적 요인 포함), 학업성취도 수준 및 분포, 학생·학부모 만족도 및 교육적 요구, 학교 내부역량(교육과정·교수학습·방과후 및 교원의 조직문화·지원체계 등), 기존 교육(지원)청 지원 현황 및 효과성 등이다. [PART VIEW] 분석에서 도출된 문제점은 ‘OO초·중학교’의 아파트·일반주택 혼합 지역의 특성상 다양한 교육적 요구와 잠재적 교육격차 요인(학교생활과 학습의 수준차로 인한 교원들의 대응 고민 등 포함) 그리고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학교 내 구성원들의 갈등 등을 동시에 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학생 간 학업성취 및 교육경험의 편차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학교 교육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육혁신을 위한 노력과 의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자원·교원역량 강화 지원이 더욱 요구될 수 있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학교생활과 학습 등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의 갈등도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본교에 대한 향후 지원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①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공교육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교육과정 및 방과후 프로그램 강화 ②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학습 안전망 구축 및 학생 지원시스템 강화 ③ 교원의 전문역량 제고 ④ 학교 내 구성원들의 협력적 학교문화 조성 지원 이상 분석에서 중요한 핵심적인 결과를 다음과 같이 찾을 수 있었다. - 학교 내 교육격차는 학생들의 학습경험과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다. -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완화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이다. 논제 만들기(20) 이상의 내용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은 논술문제로 문장을 만들 수 있다. 1) 큰 범주의 정책방향에 따른 논제(지난 호에서 다룸) ‘학교교육의 혁신과 정상화가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격차 완화를 매개로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교육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시오.’ 2) 작은 범주의 논제 주변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이 혼합된 30~40학급 정도의 초·중학교 사례에서 학교 내 교육격차는 학생들의 학습경험과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다.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완화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이다. 지역교육청 장학사로서 이를 위한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완화 방안을 제시하세요.’ (기본 요청 사항: 현황 분석, 논제 만들기, 논술 작성) 논술 작성(30) 다음은 사례로 제시한 현 학교상황을 분석하여 도출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한 문제점과 해결방안 예시이다. 가. 서론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 발전에 필수적인 동력이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심각한 교육격차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학업성취도의 차이를 넘어, 학생들이 경험하는 학교생활의 질과 미래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학교는 교육격차 발생의 주요 현장이자 동시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따라서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 요소를 줄이고, 학생들의 수준 차이에서 비롯되는 학습격차를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 과제이다. 이에 교육지원청 장학사로서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학습격차 완화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학교 내실 강화 방안을 논하고자 한다. 나. 분석에서 도출한 문제점 분석에서 도출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OO초·중학교’의 상황은 아파트·일반주택 혼합 지역의 특성상 다양한 교육적 요구와 잠재적 교육격차 요인을 가지고 있다. 가정과 지역의 생활 수준과 방식에 따른 차이에서 발생하는 학생 간의 학교생활 적응 정도와 교우관계 갈등과 어려움 등으로 학교폭력이나 마음·정서의 불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학교 내 갈등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해치고 학습 집중도를 떨어뜨려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둘째, 사교육 의존도가 높고 학생 간 학업성취 및 교육경험의 편차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학교 교육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아파트 지역을 중심으로 사교육의 증가가 연쇄적으로 잇따르고, 반대로 일반주택에서는 위화감을 느끼면서 학교교육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셋째, 교육격차의 주요 요인인 학교생활과 학습의 수준 차로 인한 교원들의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고,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학교 내 구성원들의 갈등을 동시에 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교육혁신을 위한 노력과 의지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자원·교원역량 강화 지원이 더욱 요구될 수 있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학교생활과 학습 등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과정에서의 갈등도 존재할 수 있다. 다. 학교생활 내 갈등 줄이기(긍정적 관계 형성 및 안정적 환경 조성) 학교 내 갈등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해치고, 학습 집중도를 떨어뜨려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갈등을 줄이고 긍정적인 학교문화를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회복적 생활교육의 방향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처벌보다는 관계 회복과 공동체 복원에 초점을 맞춘다. 피해학생의 회복을 돕고, 가해학생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대화모임(동아리)·또래조정 등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여야 한다. 둘째, 마음·정서를 강화하여 심리적 안정과 사회관계 형성을 지원한다. 상담 및 심리 지원시스템 강화로 심리적 안정과 바른 사회 관계성을 회복하도록 한다. 자기인식·자기관리 및 관계기술, 사회적 인식, 책임 있는 의사결정능력을 교육과정에 통합하여 가르친다.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공감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도록 돕는다. 학교상담(Wee클래스 등)의 접근성을 높이고, 전문상담 인력을 확충하여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즉각적이고 전문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셋째, 긍정적 또래관계 형성을 지원한다. 교우관계, 가정문제, 학업 스트레스 등 다양한 고민을 터놓고 도움받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다. 협력학습·동아리활동·멘토링 프로그램 등 학생들이 서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는 학급 및 학교문화를 조성하도록 한다. 넷째, 자발적 참여를 통한 교사역량을 강화하도록 한다. 교사를 대상으로 갈등관리·생활지도·상담기법 연수를 강화하여 학생들의 문제상황에 효과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라. 수업에서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해소(맞춤형 학습지원) 한 교실 안에 다양한 학업 수준의 학생들이 함께 배우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개별화·맞춤형 수업설계 및 실행이다. 학생들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하여 학습목표를 다르게 설정하거나, 동일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학습내용 및 자료를 제공하도록 한다. 수준별 소그룹 활동, 흥미 기반 프로젝트 그룹 등을 통해 유연한 학습집단 구성으로 전체 학습, 소그룹 학습, 개별학습 등 학습내용과 목표에 따라 유연하게 집단을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한다. 또한 탐구보고서·만들기·발표·영상제작 등 다양한 학습활동 및 과제를 제시하도록 하고 학생들의 수준과 학습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학습활동과 결과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교육과정상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형성평가 활성화 및 피드백을 강화하도록 한다. 수업 중 질문·관찰·자기평가·동료평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수시로 확인하도록 한다.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에게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습방향을 잡아주고 성장을 지원하도록 한다. 평가결과를 다음 수업설계에 반영하여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개별 맞춤지원을 강화한다. 협력학습 활용 모둠활동, 또래 가르치기, 액션러닝 등 활동과 참여의 활성화로 학생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학습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앞서 나가는 학생은 배운 내용을 심화하고, 뒤처지는 학생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AI 기반 학습플랫폼 및 에듀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한다. AI 도우미, 맞춤형 학습콘텐츠 추천 시스템 등을 활용하여 학생 개개인의 학습속도와 수준에 맞는 학습경로와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한다. 학습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습 진척 상황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제공하는 데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넷째, 학습부진학생 지원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규수업 외 시간에 학습지원 도우미, 대학생 멘토 등을 활용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하도록 한다. 「기초학력보장법」의 취지와 방향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상의 성취기준을 활용하여 기초학력 진단 및 지원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도록 한다. 학습결손이 누적되지 않도록 조기에 개입하고 지원하는 데 집중력을 보다 높여야 한다. 마. 교사의 전문성 신장 및 학부모 등 지역사회의 협력 문화 조성 교사들이 동료교사들과 수업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며 협력하는 연구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학교생활 정도와 학습 진척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지원하는데 중요한 매개적 선제 조건이다. 개별화교육, 에듀테크 활용, 학습부진학생 지도 등에 대한 교사연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교·교사·학생·학부모 그리고 교육당국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그리고 충분한 자원투자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안정적인 학교환경 속에서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펼치고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바. 결론 지역 교육지원청 장학사로서 교육격차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학교교육의 중요한 과제이며, 그 해법의 중심에는 학교가 있다. 학교 내 갈등을 최소화하여 모든 학생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환경을 조성하고,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하는 것은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핵심전략이다. 이는 회복적 생활교육, 사회·정서학습, 개별화수업·형성평가·협력학습, 에듀테크 활용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교육격차 해소는 학교 내 갈등을 줄이고 학습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사회·정서적 안정 지원과 개별학생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교육 제공이라는 두 가지 축이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이는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우며, 학교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 그리고 교육당국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때 실질적인 교육격차 해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논리성과 일관성(20) 1) 현 학교의 분석에서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완화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를 분석해서 도출하였다. 2) 학교 내 교육격차는 학생들의 학습경험과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였다. 3) 학교교육의 분석에서 학교생활 내 갈등 해소와 수업 중 수준 차이로 인한 학습격차 완화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적인 과제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논리성을 확보하였다. 문장 구성과 전체 흐름(10) 1) 논제 중심으로 명확한 주제 문장을 구성하고, 긴 문장은 피하며, 간결하면서도 의미가 명확한 문장을 사용한다. 서론-본론-결론으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조를 짜서 글의 통일성을 확보한다. 2) 문장 구성과 관련하여 참고로 연재 1호의 제시 내용을 요약·언급한다. - 논술의 기본 문장 구성 요건은 독립투입변수와 종속변수로 이루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매개변수나 상황변수를 넣어서 논술 문장을 확장할 수 있다. - 두괄식은 중심 문장을 먼저 제시하여 명확하게 이해하게 하고 세부적으로 설명을 하는 보조 문장 제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교육의 논술이나 기획에서는 두괄식으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 우선순위에 따라 핵심 아이디어를 정하도록 한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중언부언보다는 핵심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가지고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핵심을 담은 문장을 우리는 일명 ‘꼭지’라고 하였다. 아이디어(꼭지) 모두를 말할 수도 있지만, 분량이 정해져 있어서 우선순위에 따라 3~4가지 정도를 담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이상으로 작은 범주의 지역교육청 수준에서 논술을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 사례를 실제로 살펴보았다. 여기서 우리는 논술역량이 기획과 더불어 과정 및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교육적 열정과 학교현장의 문제해결력과도 연결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련의 과정에서 문장력·어휘력·통찰력 및 교육적 식견 등이 쌓여서 기획에서 기안이 만들어지면 그 기획안이 정식 문건으로 만들어진다. 이 문건을 가지고 관계자에게 설명하는 언어로 표현할 때도 논술의 역량이 그대로 작용한다. 최근 교육전문직원 전형은 시도교육청의 주요 업무방향과 더불어 그해 교육현안과 지역 여건을 반영하여 다양한 논제를 만들어 가는 실제 작성과정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그 일련의 과정을 반복해서 익히면서 숙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수련(Water Lilies, (1919)은 평생에 걸친 수련 연작 가운데 말년에 그려진 작품으로, 후기 모네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한 예이다. 모네가 돌보던 빛의 정원 수련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말처럼, 정원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살아있는 작품 그 자체였다. 모네는 말년에 “내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다”라고까지 자부했는데 실제로 그는 자신이 가꾼 정원을 수백 점의 그림에 담아냈다. 이렇듯 정원은 화가의 눈에 캔버스 밖으로 확장된 팔레트였을 뿐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교감하고 사색해 온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한 폭의 회화와 한 폭의 풍경 정원에 깃든 예술적 미감과 사유의 깊이를 함께 느껴보자. 시간과 빛을 그리는 예술, 인상주의 모네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1874년 해돋이(Impression, soleil levant)를 발표하여 인상주의라는 명칭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평생 빛과 자연의 순간을 포착하고자 했다. 그는 풍경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변모시켜, 인상주의 화법을 새롭게 정립하였다. 예를 들어 빛의 조건에 따라 같은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해 그리는 연작(series) 기법은 모네가 고안하여 발전시킨 독창적인 표현 방식으로, 인상주의 전반의 특징이 되었다. 그는 야외에서 직접 자연을 관찰하며 그리기를 실천했고, 날씨와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의 효과를 집요하게 캔버스에 담아내려 했다. 전통적 아카데미의 역사·신화를 소재로 하기보다는 현대 도시, 교외의 삶, 야외 풍경 등을 다루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은 이동식 이젤과 튜브 물감 등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바깥에서 직접 관찰하고, 순간의 시각적 인상을 담아냈다. 그들은 형태와 배경의 분명한 선보다는 짧고 분절된 붓질, 전통적 구도를 벗어난 구성, 밝고 순수한 색조를 선호했다. 기존 풍경화에서 보던 어두운 색조 대신, 인상주의자들은 빛의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그림자에도 푸른색이나 보라색 등 풍부한 색채를 묘사했다. 대상의 묘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찰나의 분위기와 감각적 인상을 화면에 담았다. 이러한 즉흥적이면서 감각적으로 보이는 화풍이 사실은 치밀한 관찰과 과학적 사고가 바탕이라는 점은 의외다. 이처럼 인상주의는 전통을 거부하고, 현대성을 추구했다. 수평선이 사라진 풍경 모네 작품의 미학은 수련과 연못의 표면 위에 떨어지는 미묘한 감각적 경험이다. 새로운 차원의 시각적 경험 자체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려는 모네의 구성이라 볼 수 있다. 화면은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연못의 물빛, 수련의 색이 다채롭게 겹쳐 있다. 연못을 이루는 주된 색조는 부드러운 연녹색과 청색의 다양한 톤 그리고 하늘빛과 구름을 암시하는 옅은 자주색과 회청색 등으로, 이들이 어우러져 물결과 빛의 떨림을 만들어낸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수련잎과 꽃은 밝게 빛나고, 전체적으로 볼 때 부드러운 녹색과 보랏빛 안개 같은 색층 속에 노랑과 분홍색의 꽃잎들이 반짝이는 모습은, 한낮의 햇살 아래 반짝이는 연못의 인상을 환기시킨다. 특히 작품의 중앙에서 비추어 물 위에 드리운 햇살과 하늘빛의 흔적들이 화면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이 작품은 해 질 무렵 연못 위에 반사된 석양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고도 한다. 실제로 화면 오른쪽 상단의 녹색과 주황을 머금은 붓질에서 저무는 햇빛의 잔영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림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물 위에 떠 있는 수련잎과 꽃, 그리고 빛의 조각들만이 끝없이 펼쳐진다. 미술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는 모네의 후기 작품들이 “지평선도 해안도 없는 끝없는 물결”로 추상미술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모네는 점차 사물의 형태를 해체하고 색채와 붓질로 감각의 회화를 완성해 나갔다. 그의 붓놀림은 빠르고 자유로웠고, 물감의 두터운 질감과 색채의 다양함은 감상자를 연못 어딘가에 함께하게 한다. 이처럼 수련(1919)은 관람자에게 풍경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색채 속으로의 몰입을 준다. 정원, 마음의 회복을 꿈꾸다 프랑스 지베르니의 아침은 늘 물안개와 함께 찾아온다. 클로드 모네가 정성스레 일구었던 정원, 그 가운데 놓인 연못에도 여지없이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연못 위 수련잎들이 마치 조용한 숨결처럼 일렁이며 햇살을 반사할 때면, 그곳은 더 이상 정원이 아니라 색과 빛의 찬란한 교향곡이다. 모네는 자신의 정원을 두고 “내가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걸작”이라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수련 연못을 조성하고 식물을 심으며, 자연과 어우러지는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제1차 세계대전의 고통 속에서 모네는 정원과 연못의 수련을 그리며 자신의 불안을 달랬고, 결국 전쟁이 끝난 후 프랑스 정부에 거대한 수련 연작을 기증하였다고 한다. 그의 작품이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방문하여 명상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될 것이다. 모네의 정원을 바라보며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된다. 모네가 정원을 가꾸듯, 우리는 교육자로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누군가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 모네의 정원과 인상주의 예술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마음을 돌보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해 본다. 우리 주변의 꽃·나무·연못 등 정원 속에서 삶의 새로운 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인상주의 미술이 섬세한 순간의 포착을 추구했듯이, 우리도 섬세한 눈으로 자연을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하면 어떨까. 교실이란 공간은 아이들이 저마다의 빛깔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정원이다. 교사는 정원사처럼 학생들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며, 섬세한 관찰과 애정으로 그들이 자연스럽게 꽃피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모네의 정원에서 발견되는 또 다른 통찰은 감각의 회복이다.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모네는 끝까지 자신만의 색채를 추구하며 아름다움을 놓지 않았다. 이처럼 교사도 자신의 감수성을 일깨우고, 세상의 다양한 색채와 감각을 경험하면 좋겠다. 모네의 수련(1919)은 단지 아름다운 그림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교육에 깊은 영감을 준다. 그림 속에 담긴 고요한 빛과 색은 오늘도 우리 마음의 정원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그 정원을 가꾸기 위해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 호에서는 2회에 걸쳐 교원의 휴직제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공과를 논하는 상훈과 징계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상훈은 교원의 사기를 진작함과 동시에 조직이 지향할 가치와 목표를 보이는 긍정적 제도라면, 징계는 교원의 의무 위반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 교육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직기강을 세우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훈과 징계의 세부내용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상훈 개요 가. 의의 - 교육공무원으로서 장기간 뛰어난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하는 경우와 단기간 공적을 세운 유공자에 대해 표창을 수여함으로써 교원으로서의 자긍심을 주고자 하는 것 나. 법적 근거 - 「상훈법」, 「정부표창규정」,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등 2. 포상 가. 교원의 주요 포상 나. 교원 포상 추천 기준 다. 재직기간 산정 방법 1) 공무원경력, 군인 또는 군무원 재직기간 및 병역기간, 국공립학교 교원경력, 사립학교 교원경력 2) 직위해제기간: 직위해제기간은 제외(단, 징계무효·취소·무죄 확정 등의 경우는 기간 포함) 3) 휴직기간: 「공무원 임용령」 제31조 제2항에 따라 산입 여부 결정 4) 임시직 경력 제외: 촉탁 및 일용·잡급·기한부·무급조교·시간강사 등 ※ 유·초·중등 강사경력 불인정(대학 유급조교, 전임강사 경력 인정) ※ 기간제교사 경력은 인정. 단, 임용권이 학교장으로 위임되기 전 경력은 불인정 [PART VIEW] 재직기간 산정 • 여러 가지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각 경력을 합산하며, 12월은 1년으로, 30일은 1월로 각각 계산함. 최종 합산하여 일수가 15일 이상일 경우 1월로 계산함. ※ 예시: 재직기간을 합산한 결과 32년 11월 15일이 될 경우 33년을 재직한 것으로 봄. • 재직기간은 연·월·일까지 계산하되, 력(曆)에 의한 방법으로 계산함(「민법」 제160조 참조). 참조:「민법」 제160조(曆에 의한 계산) ① 기간을 주(週), 월(月) 또는 연(年)으로 정한 때에는 력(曆)에 의하여 계산함. ② 주(週), 월(月) 또는 연(年)의 처음으로부터 기간을 기산(起算)하지 아니한 때에는 최후의 주(週), 월(月) 또는 연(年)에서 그 기산일(起算日)에 해당한 날의 전일(前日)로 기간이 만료함. ③ 월(月) 또는 연(年)으로 정한 경우에 최종의 월(月)에 해당일이 없는 때에는 그 월(月)의 말일(末日)로 기간이 만료함. • 기간 계산에 있어 임용일은 산입하고, 퇴직일은 제외함. 단, 군복무기간의 퇴직(전역)일 또는 근무기간이 정해진 계약직공무원 등의 계약기간 만료일은 산입함. 재직기간 산정 예시❶ • 예시❶ _ 2018년 1월 5일 임용, 2019년 3월 9일 퇴직한 경우 / 경력기간: 1년 2월 4일 - 2019년 2월 5일부터 2019년 3월 4일까지는 실제일수가 28일이나 월력에 의해서 1월로 계산함. ※ 기산일의 전일에 해당하는 날로 만료되는 때는 1월로 계산하되(예: 2.5.~3.4.), 기산일의 전일에 해당하는 일자가 없는 경우에는 그달의 말일까지를 1월로 계산함. (예: 1월 31일을 기산일로 하여 1개월은 2월 30일이어야 하나, 2월에는 28일까지 밖에 없으므로 1월 31일~2월 28일까지를 1월로 계산함.) • 예시❷ _ 7월 2일 임용, 12월 31일 퇴직한 경우 / 경력기간: 5월 29일 - 실제일수는 5월 30일이나 월력에 의하여 계산하면 5월 29일로 계산하여야 함. 따라서 7월 2일 임용된 자나 7월 3일 임용된 자 모두 경력기간은 5월 29일임. ※ 기산일의 전일에 해당하는 날로 종료되지 않는 경우, 기산일부터 순차적으로 실제일수를 계산함. 이 경우 실제일수가 30일이 될지라도 29일로 산정. 라. 대상자 추천 절차 - 포상관련 공문확인 → 교원인사자문위원회 개최 → 최종 추천대상자 선정 → 공적조서 제출 → 표창 전수(인수) → 표창 내용 등재 마. 포상 추천 제한 기준 1) 재직공무원 •감사 또는 수사 중이거나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자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분을 받은 자(재직 중 1회 200만 원 미만 벌금형의 경우 추천 가능하나, 주요비위의 경우 추천 제외) ※ 주요비위란 「공무원징계령시행규칙」 제4조 제2항(징계를 경감할 수 없는 경우) 해당자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자 또는 징계처분 요구 중인 자 •징계 또는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자(사면·말소된 경우 추천 가능하나, 주요비위자는 제외) •선거에 의해 취임하는 공무원 •「상훈법」 제8조 및 「정부표창규정」 제19조 등에 따라 정부포상이 취소된 적이 있는 자 •세금 체납 중에 있는 자 •사회적 물의 유발자 2) 퇴직공무원 •감사 또는 수사 중이거나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자 •재직 중의 행위 또는 합산 경력기간 중의 행위로 법금형 이상 형사처분을 받은 자(재직 중 1회 100만 원 미만 벌금형의 경우 추천 가능하나, 주요비위 및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행위로 형사처분을 받은 자는 처분 종류 및 횟수와 관계없이 추천 제외)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자 또는 징계처분 요구 중인 자 •퇴직포상을 이미 받은 자로서 공무원으로 복직한 자 •선거에 의해 취임하는 공무원 •「상훈법」 제8조 및 「정부 표창 규정」 제19조 등에 따라 정부포상이 취소된 적이 있는 자 •세금 체납 중에 있는 자 •사회적 물의 유발자 •퇴직포상 훈경이 기 포상 훈격 이하인 경우 추천 불가 3. 징계 개요 가. 개념 - 공무원의 의무 위반에 대하여 공무원 관계의 질서 유지를 위해 국가가 그 사용자로서의 지위에서 과하는 행정상 제재 나. 징계사유 - 「국가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다. 징계대상 - 경력직(일반직·특정직) 및 특수경력직 중 별정직(정무직 제외) 라. 징계시효(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 1) 징계의결요구 - 징계사유 발생한 날로부터 3년 ※ 징계시효 경과 후 징계의결 요구 불가 - 금전·물품·부동산·향응 등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공한 경우, 횡령·배임·절도·사기 또는 유용한 경우 5년 -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성매매·성희롱의 경우 10년 2) 징계절차 중지 - 감사원에서 조사 중인 사건은 조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절차 중지 - 검찰·경찰 등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음. 3) 징계시효에 관한 특례 - 감사원 조사 또는 수사기관의 수사 중인 사건(「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2항) : 감사원 또는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임을 사유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여 징계시효기간이 경과하거나, 그 잔여기간이 1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징계시효기간은 그 조사나 수사의 종료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날에 만료 - 중앙행정기관의 자체감사 진행 중인 특정 사건(「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4조) :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특정사건에 대한 조사 중임을 사유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여 시효기간이 만료되거나, 시효의 남은 기간이 1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조사종료의 통보를 받은 날 또는 처분 요구나 조치사항을 통보받은 날부터 1개월이 경과한 날에 만료 -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 또는 취소의 결정이나 판결(「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3항) : 징계위원회의 구성·징계의결 등 - 그밖에 절차상의 흠이나 징계양정 및 징계부가금의 과다를 이유로 소청심사위원회 또는 법원에서 징계처분 등의 무효 또는 취소의 결정이나 판결을 한 경우에는 징계사유의 시효기간이 경과하거나 잔여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도 그 결정 또는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는 다시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음. - 휴직기간과 징계처분(강등·정직·감봉)의 집행기간이 중첩되는 경우 집행을 정지시키고 휴직 종료 후부터 집행 4. 징계위원회(「교육공무원징계령」 제2조∼제4조, 「사립학교법」 제62조 제1항) 가. 일반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은 그 설치기관 장의 차순위자가 됨. 나. 위원은 그 설치기관의 장이 임명 또는 위촉 - 공무원 위원은 소속 공무원(장학관, 교육연구관, 5급 이상 일반직공무원) 중 임명 - 민간 위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50% 이상이 되도록 임명(위촉)하되,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반드시 1명 이상 포함되도록 함. ①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서 교원 위원이 아닌 사람 ② 법관·검사 또는 변호사로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③ 대학에서 법률학·행정학·교육학을 담당하는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 중인 사람 ④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하고 퇴직한 사람 ⑤ 그밖에 교육이나 교육행정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인정되는 사람 다. 교육지원청 일반징계위원회의 경우 위원 중 일부를 그 관할구역 안 학교의 교장 또는 교감으로 임명할 수 있음. 라. 일반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 특정 성(性)이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수의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징계사유가 성폭력 범죄나 성희롱에 해당하는 징계 사건이 속한 일반징계위원회의 회의를 구성할 때는 피해자와 같은 성별의 위원이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3분의 1 이상 포함되어야 함. 마. 2명 이상이 관련된 징계 등 사건으로서 관련자의 관할 징계위원회가 다를 때에는 관련자의 관할 징계위원회 중 최고 상급기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직근 상급기관이 없는 징계위원회의 경우에는 그 징계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함. 바. 위원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음. 5. 징계절차 6. 징계의 6. 징계의 종류 -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79조·제80조 -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 - 「교육공무원징계령」 제1조의2 - 「공무원연금법」 제65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 「공무원보수규정」 제14조 7. 징계의 감경(「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가. 감경 사유 1)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에게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적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를 감경할 수 있으나, 교육공무원이 징계처분이나 이 규칙에 따른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이나 경고처분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 공적에서 제외함. 가) 「상훈법」에 따른 훈장 또는 포장을 받은 공적 나) 「정부표창규정」에 따라 국무총리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교사의 경우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인 청장(차관급 상당 기관장을 포함한다) 이상 또는 교육감 이상의 표창을 받은 공적) 다) 「모범공무원규정」에 따라 모범공무원으로 선발된 공적 2) 징계의결이 요구된 사람의 비위가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것으로 인정되거나, 제2항에 따른 감경 제외 대상이 아닌 비위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라고 인정될 때는 그 사정을 참작하여 징계를 감경할 수 있음. ※ 감경대상 공적이 여러 개일 경우에도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별표3] ‘징계의 감경 기준’에 따라 1단계만 낮은 양정으로 의결하여야 함. 나. 감경 제외 비위(「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1)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위(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등)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2)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비위(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등)를 신고하지 않거나 고발하지 않은 행위 3) 시험문제를 유출하거나 학생의 성적을 조작하는 등 학생 성적과 관련한 비위 및 학교생활기록부 허위 사실 기재 또는 부당 정정과 관련한 비위 4) 「교육공무원법」 제52조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성(性) 관련 비위로 징계 대상이 된 경우 5)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른 음주운전 또는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음주측정에 대한 불응으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6)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 행위를 하여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7) 신규채용·특별채용·전직·승진·전보 등 인사와 관련된 비위 8)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학교폭력을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아니한 경우 9) 소속 기관 내의 성 관련 비위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아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및 성 관련 비위의 피해자에게 2차 피해(피해자 신상정보의 유출, 피해자 권리구제의 방해, 피해자에 대한 폭행·폭언, 그밖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일체의 불리한 처우)를 입혀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10)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로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 11)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등록의무자에 대한 재산등록 및 주식의 매각·신탁과 관련한 의무 위반 12)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 13) 소극행정(「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2호 또는 「지방공무원 적극행정 운영규정」 제2조 제3호에 따른 소극행정을 말한다. 이하 같다.) 14)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른 부정청탁 15)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른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16) 직무상 비밀 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행위 17) 우월적 지위 등을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 등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등의 부당행위(「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8. 징계의 말소 가. 말소권자 - 소속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 정본을 보관·유지하면서 해당 공무원의 임용권을 행사하고 있는 기관장(5급 이상의 경우 임용권자나 임용제청권자) 나. 말소대상 기록 1) 징계사항 가) 당해 공무원의 인사 및 성과기록카드 ‘징계/형벌’란에 등재된 강등·정직·감봉·견책을 말함. 나) 징계처분이 무효·취소 결정 또는 판결로 확정된 경우에는 파면이나 해임도 말소대상에 포함. 2) 직위해제 사항 - 직위해제 처분은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각호의 직위해제 사유를 불문하고, 당해 공무원의 인사기록카드에 등재된 직위해제 처분을 말함. 3) 불문경고기록 -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의한 불문경고도 인사기록카드의 ‘비고’란에 기록하게 되는바, 이에 관한 기록도 말소대상임. ※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따른 불문(경고)이 아니고, 각 기관별로 운영 중인 ‘경고’, ‘훈계’, ‘계고’, ‘훈고’, ‘주의’ 등은 인사기록카드의 등재 사항이 아니므로 말소대상이 아님. 다. 말소제한기간 1) 징계 등 처분기록의 말소제한기간(「교육공무원 인사기록 및 인사사무 처리 규칙」 제8조의2, 「교육공무원징계 등 기록말소제 시행지침」) 2) 말소제한기간은 제도의 취지상 실제로 직무에 종사한 기간을 의미하므로 휴직기간 등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은 제외되나, 다음의 기간은 포함하도록 함(2022년도 징계업무 편람). 가) 질병휴직 중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기간 나) 병역·법률의무수행·노조전임자·고용휴직기간 다) 유학휴직은 그 휴직기간의 50% 해당하는 기간(다만 말소제한기간에 포함되는 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음.) 라) 육아휴직기간 - 자녀 1명에 대한 총휴직기간이 1년을 넘는 경우에는 최초의 1년으로 하되,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그 휴직기간 전부로 함. - 첫째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모두 휴직하는 경우로서 각 휴직기간이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기간 이상인 경우 - 둘째 자녀 이후에 대하여 휴직하는 경우 3) 소청·행정소송에서 징계 또는 직위해제 처분이 무효·취소로 확정된 경우 말소함. 4) 징계처분에 대한 사면이 있는 경우 말소함. 라. 말소 절차 - 말소 사유 발생 → 징계 등 처분기록 말소 계획(신청)서 작성 → 말소권자의 결재 → 처분기록 말소 → ‘징계등처분기록말소통지서’로 말소 사실 통보(말소 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 → 말소기록관리대장 정리 마. 말소 방법 1) 인사기록카드 상에 말소 사실 표기 - 징계 등 각 처분이 기록된 란에 다음과 같은 청색고무인을 찍도록 하고, 말소일자를 기입한 뒤 인사담당자(기록정리책임자)가 날인하도록 함. ※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기록은 위 방법에 준함. 2) 전력조사 통보 및 경력증명서 발급 시 - 재직자 또는 퇴직한 공무원에 대하여 「공무원 인사기록·통계 및 인사사무 처리 규정」 제11조에 의한 전력조사 회보 및 제32조 제2항에 의한 경력증명서를 발급할 때에는 말소된 징계 등 처분기록을 기재하지 않도록 함. 바. 말소 기한 1) 말소권자는 말소 사유가 발생하면 당해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위 말소 방법에 따라 말소 조치를 완료하고, 해당 공무원에게 ‘징계등처분기록말소통지서’로 말소 사실을 통보하여야 함. 2) 다만 14일 이내에 이와 같은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징계 등 처분을 받은 자는 ‘징계등처분기록말소신청서’를 작성하여 말소권자에게 말소신청을 할 수 있음. 사. 징계등처분기록말소대장 정리 - 말소권자는 ‘징계등처분기록말소대장’을 작성·관리하여야 함.
깊이 있는 학습이 중심인 2022 개정 교육과정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급변하고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및 불확정성이 특징인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지구촌을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깊이 있는 학습은 학생의 삶과 연계한 실생활 맥락 속에서 학습한 내용을 습득·적용하고 실천하는 삶과 연계한 학습, 여러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서로 연결하고 통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교과 간 연계와 통합, 그리고 학생 스스로 자신이 어떻게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는지 학습과정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지식과 기능, 정의적 특성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학생들의 미래시민역량이 구현된다고 보았다. 학생 주도형 개념기반 PLUS+ 프로젝트 그렇다면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삶과 연계된 주제에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일까? 2022 개정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에서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학생 참여형 수업에서의 참여란 학생들이 활발하게 활동에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서, 수업내용에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삶과 연계된 개념을 배우는 개념기반 탐구학습에 기초한 학생 주도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관점과 해석을 유도하는 탐구질문을 바탕으로 참여하는 학생 주도형 개념기반 PLUS+ 프로젝트를 적용하여 학생들이 각 교과의 핵심 개념과 아이디어를 내면화하는 깊이 있는 학습에 도달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를 적용한 실시간 국제공동수업 특히 개념기반 PLUS+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실시간 국제공동수업을 활용하여 지구촌 친구들과 함께 토의하며 ‘문화 다양성’, ‘기후위기’, ‘자연과의 공존’ 등과 같은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탐구하였다. 또한 실시간 화상회의(ZOOM)뿐만 아니라 스팟버츄얼·스페이셜과 같은 메타버스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지구촌 학생들이 주제에 대해 배움을 확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학생들이 메타버스 공간을 탐색하며 배운 내용을 표현할 때 지구촌 친구들과 협업하여 그림을 그리고, 공간에 앉아 실시간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토의를 진행하며, 글로벌역량을 신장하였다. 먼저 탐구질문으로 설계하는 문화 다양성과 관련된 국제공동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사회과 사회·문화 영역 핵심 아이디어를 확인하였다. 그 이후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영역별로 사회과 핵심 내용 요소를 분석하여 선수학습과 후속 학습내용을 파악하고 사회과 수업내용의 계열성과 연속성을 유지하였다. 또한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학습요소를 추출하였고, 사회과의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해 타 영역과 타 교과 연계방안을 찾았으며, 사회과의 학습내용을 실생활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연계 전략을 수립하였다.[PART VIEW] 개념기반 실시간 국제공동수업(문화 다양성 존중) 학생들이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제시했던 탐구질문 중에서 이번 수업시간에 적합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탐구질문을 선정하였다. ● 활동① _ 일본 친구들과 줌으로 만나기 이를 위해 ‘활동①’에서는 일본 친구들과 실시간 화상회의(ZOOM)에서 만나 서로의 전통 음식문화 및 전통 놀이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 통역지원단 선생님의 도움을 받거나 인공지능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었다. ● 활동② _ 한국과 일본의 전통 음식과 놀이 체험 ‘활동②’에서는 서로의 문화를 탐구해 볼 수 있도록 양국 친구들이 모두 한국의 한과를 만들고, 일본의 후쿠와라이 전통 놀이를 체험해 보았다. 이를 위해 실시간 국제공동수업 한 달 전에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한과 만들기 키트를 구매하여 국제택배로 일본 선생님께 보내드렸다. 그래서 양국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한과 만들기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다. ● 활동③ _ 다양한 문화 존중을 위한 실천 다짐 마지막 ‘활동③’에서는 양국 친구들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디지털 도구인 패들렛에 올리고, 실천 행동을 발표하며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양국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탐구하며 존중하는 행동 실천을 다짐함으로써 문화 다양성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삶과 연계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특히 실시간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양국 학생들이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한 행동을 연대해서 실천함으로써 삶과 연계한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 활용 실시간 국제공동수업(기후위기·멸종위기생물·자원순환) 양국 학생들이 실시간 국제공동수업에 참여할 때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기후위기·멸종위기생물·자원순환을 탐구하고 실제 삶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활용 실시간 국제공동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특히 메타버스 공간을 구성할 때 교사 혼자 공간을 꾸미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메타버스에 필요한 구성요소를 논의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메타버스 공간을 완성하게 되었다. 구의초 학생들이 일본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은 그림 그리기 활동 및 토의활동 등을 고려하였고, 일본 초등학교에서도 메타버스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일본 선생님과 많은 협의과정을 거쳤다. 메타버스 활용 실시간 국제공동수업을 한 후 일본 친구들은 생애 처음으로 메타버스에 접속해 보았는데, 배운 내용이 인상 깊었다는 피드백을 남겨주었고, 구의초 친구들도 일본 친구들과 기후행동을 같이 실천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하다는 소감을 남겨주었다. 개념기반 탐구학습 적용 국제공동수업 교수·학습과정안 •과목(영역): 사회(사회·문화) •단원명 및 차시: 4-2-3. 사회 변화와 문화 다양성 / 총 10차시 중 9차시 수업 •프로젝트: 우리 모두 多가치 프로젝트 •핵심 아이디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문화를 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단원 탐구질문: 우리는 왜 다양한 문화를 존중해야 할까요? •차시 탐구질문: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교과역량: 의사소통 및 협업능력, 문제해결력 및 의사결정력 •성취기준: [4사03-02] 사회에 다양한 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긍정적 효과와 문제를 분석하고, 나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평화·정의·포용 •수업 유형: 실시간 국제공동수업 / 상대국가: 일본 •교수·학습방법: 문제중심학습 •평가계획
음악수업, 삶과 연결되다 “10년 후, 우리 학교 산책로의 소리는 어떻게 들릴까?” 음악수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연주나 감상 등 악보 해석 중심의 음악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심미적 경험과 감수성을 기를 수는 있었지만, 좀 더 학생들의 삶과 정서에 닿는 배움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과 사회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이 고민 속에서, 삶을 주도적으로 인식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힘을 ‘소리’와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수업을 구성하였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아이디어를 찾게 되었다. 학교 공간 중 ‘힐링 공간 산책로’를 활용해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직접 찾아보고 생태감수성을 높여주고 싶었다. 자기 삶에서 자연과 문화환경을 조화롭게 존중 및 발전시키면서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인식하기 위하여 사운드스케이프 수업을 디자인하여 학교 산책로에서 소리풍경을 느끼면서 걷는 새로운 수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생태감수성과 음악창작을 잇다 본 프로젝트 수업은 자신의 주변 환경에서 들리는 소리 탐색을 기반으로 생태감수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학교와 가정에서 생태환경 지킴이 활동을 실천하며 배움을 삶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깊이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공동체적인 삶의 가치를 인식하며 삶의 실천적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학생자치회와 연계하였다. 더불어 멘토 중심의 모둠활동과 밴드랩을 활용해 캠페인송을 만드는 과정에서 음악의 기초 이론 이해와 사회적역량과 창의·융합역량을 함양하도록 하였다. 단순한 음악수업을 넘어 학생들의 생태감수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키우기 위한 수업이다. 또 학생들이 ‘소리’를 새로운 감각으로 인식하고, 그 소리가 담고 있는 환경적 의미를 고민하며, 음악으로 표현하고 실천까지 하도록 구성한 프로젝트 수업이다. 프로젝트는 세 단계로 구성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음악적 창의성을 발휘하며 음악을 매개로 생태문제를 인식하고, 자신만의 표현으로 이를 전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협업과 실천적 삶의 태도를 기를 수 있었다. ● 교육과정 연계 수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다음 성취기준을 기반하여 구성했다. •[12음01-03] 음악의 구성을 이해하여 음악작품을 만든다. •[12음02-01] 고등학교 수준의 음악 요소와 개념을 구별하여 표현한다. [PART VIEW] ● 수업목표 •생태감수성 향상: 교내 산책로의 소리를 탐색하고 환경문제 인식 •음악적 창의성: 리듬·박자·코드 등의 기초 개념을 캠페인송 창작에 활용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협업 능력: 밴드랩·구글어스·패들렛 등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한 창작 •공동체적 가치 함양: 음악을 통해 공동 실천의 메시지를 전하고, 실천을 경험 ● 지도상 유의점 학생 주도 프로젝트 수업 흐름 ● 소리로 감각을 깨우다 • 소리빙고 게임: 학생들이 주변 환경의 소리를 인식하고 분석 • 사운드스케이프 이해: 지오포니·바이오포니·안드로포니 개념학습 • 소리 채집 활동: 학교 산책로의 소리를 직접 채집하고 기록 및 분석 첫 활동은 소리 빙고게임 활동으로 평소 생활하면서 듣는 소리를 작성하고, 자신의 주변 환경의 소리를 분석하였다. 그 후 교내 산책로를 돌며 다양한 소리를 녹음하고, 패들렛과 구글어스를 활용해 ‘소리산책지도’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바람 소리와 새소리, 학생들의 웃음소리, 공사 소리 등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던 소리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했다. 소리 분석 활동 후 대부분의 학생은 주로 듣는 소리들이 좋아하는 소리보다 싫어하는 소리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단지 소리를 듣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소리 분석 활동과 함께 그 이유를 찾아보며 ‘청각적 풍경, 우리는 어떤 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장해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을 자극할 수 있었다. ● 감수성을 확장하고 실천을 계획하다 • 소리산책지도 제작 • 10년 후 생태환경에 대한 모둠 토의 •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성찰보고서 작성 ‘소리산책지도’를 제작 후 소리 풍경을 경험하며 청각으로 전달되는 학교의 다양한 울림을 경험한다. 이 활동이 마무리된 후, 모둠별로 “10년 후 지금 학교 산책로의 소리는 어떻게 변화할까?”를 주제로 모둠토의를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인공 소음의 증가와 환경파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 안에서 실천가능한 생태 보호 방법을 도출해 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줄이기’, ‘텀블러 사용 캠페인’, ‘산책로 정화 활동’ 등 자발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학생자치회와 연계하여 실천주간을 운영하였다. 소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지만, 실천 가능한 활동들이 자발적으로 이어졌다. 이 수업이 이루어진 시기는 7월로 기말고사 이후였다. 평가와 관계없이 자신이 매일같이 듣는 소리를 인식하면서 생활 환경을 돌아보고, 산책로를 직접 걸으면서 소리를 채집하고 들어보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소리를 어떻게 인지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 왜 우리가 공동체로서 생태환경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하는지 체험을 통해 진심으로 깨닫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유레카를 외치는 눈빛을 느꼈을 정도로 학생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이 활동은 단순한 환경수업이 아닌,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키우는 기회가 되었다. ● 캠페인송 창작: 음악으로 말하다 • AI(뤼튼) 활용 가사 작성 • 밴드랩(BandLab) 음악 제작 앱 활용 • 음악 이론 이해: 리듬과 코드 • 모둠별 협업을 통한 학급 공동 캠페인송 제작 음악적 표현활동으로 기초 리듬 연습, 코드학습(C-G-Am-F 진행), 가사 창작 등의 과정을 거쳐 생태환경 캠페인송을 제작하였다. 각 모둠은 자신들이 기록한 소리와 주제를 바탕으로 AI(뤼튼)를 활용하여 가사를 쓰고, 밴드랩(BandLab)을 활용하여 작곡하였다. 캠페인송은 모둠별로 4마디씩 작곡한 멜로디를 합쳐 학급 전체가 협업한 학급 캠페인송을 완성하고, 학생들은 그 결과물을 공유하며, 단순히 만든 음악을 발표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토론하고 공유하는 과정은 음악수업의 확장된 가능성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음악수업으로서의 학급 캠페인송 활동은 창작 심화활동을 위한 기초 수업이었다. 음악활동 중 작곡은 가장 어려워하고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 활동으로 게임을 통해 음악이론을 쉽게 이해하고, 태블릿의 밴드랩을 활용하여 기초이론을 실음으로 바로 작곡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모둠 멘토링활동을 통해 모두 수업에 집중하며 참여하고, 수업 중 실습 과제물은 바로 화면녹화하고, 디지털 포트폴리오에 업로드하여 개별 피드백을 통해 성장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기반 수업 운영을 위하여 ● 기술이 아닌, 배움의 흐름이 중심 디지털 도구를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도구 자체에 수업의 초점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다. 수업 초반, 밴드랩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은 일부 학생들은 창작보다는 기능 익히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구는 배움의 수단이지, 목적이 되지 않도록 수업목표를 명확하게 정하여 학생의 표현을 확장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움의 흐름을 잘 설계해야 한다. ● 연결을 설계해야 진짜 협력이 일어난다 디지털 수업은 효율적이지만, 자칫 ‘개인화된 고립’으로 흐를 수 있다. 각자 기기 앞에서 작업하고, 결과만 공유하는 수준이라면 형식적인 협업에 그친다. 디지털 포트폴리오(Padlet)도 단순히 ‘업로드용 공간’이 아니라, 상호 피드백과 감상 공유를 유도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다. 그 연결을 수업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모둠 구성 방식, 피드백 순서, 결과물 공유 구조 등 학생 간 상호작용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설계가 중요하다. ● 배움의 과정에 집중 디지털 기반 프로젝트 수업은 종종 ‘결과물이 얼마나 멋진가’에 초점이 맞춰질 때가 많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며 절실히 느낀 것은, 학생들이 음악을 탐색하고 협업하고 표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 교사는 설계자이자 조력자 디지털 기반 수업을 하면 종종 학생들이 초기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멈칫한다. 특히 디지털 작곡이나 AI 도구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은 “이게 맞나요?”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고, 방향을 알려주고, 기다리는 것이었다. 가끔은 불안하고 느리지만, 학생 스스로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개입은 최소화하고 관찰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수업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시행착오 속에서 출발하곤 한다. 모든 수업에 기술을 적용하려 하기보다는, 학생의 배움과 수업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순간, 적절한 도구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업안에서 학생이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고 그 배움을 삶의 태도로 이어갈 수 있다면, 도구나 형식을 넘어 그 수업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학생과 더불어 함께 성장해 가는 행복하고 즐거운 음악 수업이 되길 소망한다. 수업에 활용한 에듀테크 소개
농촌 소외지역에서 근무하다 보니,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다. 좋은 점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꼽을 수 있고, 어려운 점은 교통·문화·교육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100여 년이 가까운 역사를 가진 학교라 다른 도시지역 학교와는 사뭇 다른 환경이다. 사계절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학교의 큰 자랑거리다. 소외지역에서 학교도서관은 그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전형적인 독서교육의 거점이기도 하고, 휴식처이기도 하며, 문화센터이기도 하다. 때론 비상교실로도 활용하고, 도서관 활용수업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생업으로 너무 바쁜 보호자들은 아이들의 독서나 학습을 찬찬히 돌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학교의 역할이 더욱 크기도 하다. 대체로 독서력도 좀 낮은 편이라 처음에는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 학교에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데, ‘동시 쓰고 시화 꾸미기’다. 우리 학교는 2009년부터 3~6학년까지 동시를 쓰게 하고, 그 작품을 시화로 꾸며서 학교 화단에 있는 스테인리스 액자에 넣어 전시하고 있다. 작품이 많을 때는 복도에도 전시하고, 학교 전자게시판에도 올려서 모두가 감상하고 있다. 6학년은 봄, 5학년은 여름, 4학년은 가을, 3학년은 겨울을 소재로 학교의 자연환경·학교생활·가정생활 등 다양하게 연결 지어 쓰도록 하고 있다. 동시 쓰기 수업은 도서관에서 이뤄진다. 보통 2차시로 운영되는데, 느린학습자가 많을 때는 3차시로 연장하기도 한다. 수업 운영은 다음과 같다. 사전 준비하기 ● 수업계획 세우기 수업계획은 학기 초에 미리 세워둔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미리 2차시로 담임교사와 협의하여 시간을 조정한 후 공지하고, 수업은 1~2차시를 연결해서 운영한다. ● 수업에 필요한 PPT 만들어 놓기 수업에 필요한 동시 쓰기 방법과 시화 꾸미기에 대한 PPT를 작성해 둔다. PPT를 미리 만들어 두면 학생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고 수업시간을 맞추는 데 유리하다. [PART VIEW] ● 수업에 필요한 자료 준비하기 수업하기 ● 4학년~6학년 수업: 수업 시기 _ 봄(3월), 여름(6월), 가을(9월), 겨울(11월) 우리 학교는 3학년부터 동시 쓰기와 시화 꾸미기를 해마다 2차시씩 하고 있기 때문에 4학년~6학년 학생들은 동시에 대한 이해와 동시 쓰기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양한 어휘와 글감 선택하기, 운율 살리는 법, 행과 연 가르기 위주로 수업한다. 습작하는 동안 어휘 선택과 리듬감, 전체의 흐름이 잘 어울리는지, 은유와 직유의 방법을 적절히 사용하였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또한 여러 번 고치는 과정을 지루해하지 않도록 적절한 보상과 칭찬을 하였다. 가장 많이 고쳐 쓴 학생에게 그 노력을 칭찬하고, 간단한 간식으로 보상하기도 하였다. 유명한 시인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수정을 한다고 알려주었다. 이렇게 하니 퇴고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마땅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동시집 서가에서 동시집을 하나 골라서 읽어보게 하거나, 국어사전을 찾아보게 한다. 학교의 자연물을 소재로 할 경우에는 도서관에 비치된 동물도감과 식물도감을 참고하여 그 특징에 대해 알아보게 한다. 완성된 작품은 친구들 앞에서 읽어주는데, 학생이 원할 경우는 스스로 나와서 읽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교사가 읽어준다. 이때 시의 제목은 읽어주지 않고 본문만 읽어준다. 친구의 시를 감상하고 나서 제목 맞추기를 하니 2차시를 연이어 진행해도 지루해하는 학생이 없다. 시화 꾸미기의 경우 완성된 작품을 화면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생각하도록 하고, 미술적 요소를 가미한다. 시화 꾸미기는 작품과 감상자 모두에게 시적인 감성과 미술적 감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 3학년 수업: 동시 쓰기와 시화 꾸미기 초보 단계 3학년은 준비한 PPT를 보면서 동시 쓰기의 중요성과 방법에 관해 먼저 공부한다. 서가에서 동시집을 고른 후, 가장 마음에 드는 동시 1편을 선택해서 각자 낭독한다. 낭독을 해봄으로써 동시의 어휘와 리듬감이 우리가 쓰는 산문 문장과의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경험치가 부족한 학생들은 시의 글감 선택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계절과 연상되는 것들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유목화하도록 하고, 각자 다른 소재들을 선택하게 할 때도 있다. 학생들이 습작하는 동안 교사는 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울리는지 확인한다. 자기가 쓴 동시를 글자 하나하나 짚어가며 소리 내 읽도록 지도하는데, 이것은 틀린 글자나 문맥이 이상한 것 또는 띄어쓰기가 잘못된 것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를 읽어보고 고쳐 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은 필요하다. 포기를 쉽게 하는 학생들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많이 고친 학생들을 격려하고, 간단한 간식으로 보상하고, 가장 많이 고치고 다시 쓴 친구를 다 같이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다. 고학년과 마찬가지로 동시 제목 맞추기 퀴즈를 잠깐 한다. 이렇게 하면 발표하는 학생에게 집중(경청)하고, 여러 가지 연상활동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사고력을 높일 수 있다. 수업이 끝나갈 때는 포스트잇에 수업 참여 소감을 적도록 하며, 이것을 따로 모아서 코팅하여 학교 뜰 또는 복도에 전시한다. 업그레이드하기: 동시집 출판에 도전하기 오랜 세월 학교의 아름다운 전통인 ‘동시 쓰고 시화 꾸미기’ 수업을 도서관에서 해왔다. 학생들의 천진하고 아름다운 시화 작품을 전시만 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문집보다는 정식 동시집 출판에 도전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가능한 일이냐”면서 “너무 좋다고 기대가 된다”고 하였다. 출판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단기간에는 어렵고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할 문제였기 때문에 동시집 출판에 필요한 사항들을 알아보고 계획안을 만들어 학교에 제출했다. 다행히 “학생들의 학력 향상은 물론 정서 함양과 바른 인성을 기르기에 아주 좋겠다”며 교장선생님은 흔쾌히 예산을 배정해 주셨다. 올해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년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는 소규모학교라서 동시집에 전교생 작품을 싣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직 한글 해득이 안 된 저학년이나 동시 쓰기를 무척 어려워하는 배움이 느린 학생까지 모두 참여시키기 위해서 저학년은 학급 담임이 동시 수업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는 사서교사의 협력으로 학생들의 입말로 지은 동시를 채록하여 원고를 수집하기로 하였다. 정식으로 동시집을 출판할 계획인 올해는 동시 쓰기와 시화 꾸미기를 예년보다 조금 앞당겨서 10월 초까지 완료한 후, 10월 한 달 동안 독서동아리 부원의 협조를 얻어 학생 스스로가 동시집 기본 디자인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출판기념회도 학생 스스로 개최할 예정이다. 독서동아리 부원들은 벌써 관심이 매우 높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능력이 많다. 우리의 편견과 선입관을 버리면 얼마든지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동시 쓰고 시화 꾸미기’는 이미 지역 언론에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 올해는 동시를 쓰고, 시화를 꾸미고, 전시하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식으로 동시집을 출판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비봉초등학교의 아름다운 전통이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역사로 남게 될 것 같다. 맺는 글 독서교육의 갈래는 매우 다양하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동시집을 독서로 들어가는 입문서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는 그림책도 좋지만, 동시집도 좋은 자료가 된다. 게다가 동시를 감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어휘를 익히고, 감성도 풍부해지고, 표현력과 상상력도 향상된다. 동시집 출판은 교육적으로 의미가 크다. 동시를 쓰고 동시집을 출판하는 것은 도서관이 지식의 보고라는 인식에서 더 나아가 지식 생산의 장으로 그 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서력이 낮은 학생들도 독서력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문예감수성 향상과 도전정신도 기를 수 있다, 출판 후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은 학생의 삶에도 긍정적이다. 요즘 책 쓰기가 대세다. 책 쓰기를 하는 곳도 꽤 있다. 책 쓰기를 하는 학교에서는 사실 책이라기보다는 팸플릿 수준의 책 쓰기 기본을 익히는 것도 보았다. 짧은 시간 안에 책의 물성적 특성을 공부하기에 좋은 점도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완벽한 책으로서의 동시집 출판도 좋다고 생각한다. 소규모 학교에서는 동시 감상부터 동시집 출판과 출판기념회까지의 과정에 전교생이 참여하는 것도 좋다.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는 규모가 커서 독서동아리 1년 프로젝트로 동시집 읽기부터 시작하여 동시 쓰기와 동시집 출판을 한 적이 있다. 학교의 형편과 사정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여 도전하기를 권한다.
받아쓰기와 노트 정리 우리는 스마트기기가 사람 말 그대로 받아 적어주고, 녹음파일도 텍스트파일로 바꿔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학생들이 수업내용을 그대로 받아쓸 필요는 거의 없어졌다. 그렇다고 하여 노트 정리할 필요도 없어진 것일까? 노트 정리란 그대로 받아 적는 활동이 아니라, 학습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정리하여 기록하는 것이다.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인지발달단계에 따라 노트 정리가 기억력 향상, 개념 이해도, 수업 몰입도, 장기 학습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글에서는 ‘인출’이라는 관점에서 노트 정리의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인출로서의 필기 고급 역량을 기르려면 배우는 개념과 원리 및 사실을 잘 이해하고 기억해야 한다. 배운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필요시에는 이를 능숙하게 회상할 수 있어야 분석력·비판력·적용력·창의력 등의 고급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뢰디거와 맥다니엘(Roediger and McDaniel, 2014)의 주장처럼 지식의 탄탄한 토대가 없는 창의력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나노로봇을 통해 뇌에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지 않는 한, 인간의 뇌는 스스로 노력을 통해 어렵게 배워야, 지식을 포함한 필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뢰디거와 맥다니엘은 학습효과 증진의 방법으로 ‘인출’ 개념을 제시한다. 인출이란 말 그대로 꺼내는 활동이다. 많은 교사가 수업 종료 5분 전에 모든 교재와 노트를 덮고 그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질문, 쪽지시험, 핵심 개념 떠올리기, 지식 활용 등의 활동을 하는데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뇌에서 꺼내도록 하는 인출 활동이다. 이렇게 할 때 새로운 대상을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재부호화하고 통합하면서 단단히 뿌리 내리게 할 수 있고, 쉽게 꺼내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수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도 크다. 뢰디거와 맥다니엘의 인출이라는 개념을 확장해 보면, 인출은 배운 후 꺼내는 활동을 하는 ‘사후 인출’만이 아니라 배우기 전에 꺼내는 활동을 하는 ‘사전 인출’, 그리고 배우면서 동시에 하는 ‘즉시 인출’로 나눠볼 수 있다. 사전 인출 _ 연습과 필기 사전 인출이란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거꾸로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쉽게 말하자면 학생들이 예습하도록 유도하는 활동이다. 사전 인출에 대비하는 것을 ‘사전 인출 연습’이라고 한다. 인출 연습이란 주어진 문제해결을 위해 자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떠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반복해서 교재를 여러 번 읽는 것보다는 읽은 내용의 요점과 궁금한 점을 노트에 적고, 노트를 덮은 후 학습한 내용을 떠올려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인출 연습은 뇌에 저장된 것을 필요할 때 꺼내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 사전에 작성한 노트는 수업 중에 꺼내놓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기까지 한다면 학습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즉시 인출 즉시 인출이란 배우는 장면에서 즉시 꺼내는 활동, 쉽게 말하자면 노트 정리를 의미한다. 인출로서의 노트 정리는 눈과 귀로 들어온 정보를 뇌로 보내어 분석·정리한 후, 이를 손으로 보내어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대로 받아적는 것과는 다른 활동이다. 받아적기에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주의가 분산되어 학습활동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 특히 아직 노트 정리에 미숙한 초등학교 저학년은 노트 정리나 받아적기에 애쓰느라 정작 내용 이해를 놓칠 수도 있다. 이를 근거로 노트 정리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타당한 주장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듣고 나서 메모나 복습 없이 두뇌에만 의존하면,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가 주장한 망각곡선에 따라 며칠 내로 상당 부분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필기를 안 해서 집중을 높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학습내용의 기억 유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많은 연구의 결론이다. 노트 정리 효과는 학습자의 인지발달단계, 필기 방식과 능력, 교과목 특성에 따라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인다. 노트 필기는 단순한 정보 기록을 넘어 뇌 신경회로의 활성화 패턴을 변화시키는 고차원적 인지 과정이다.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하는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노트 필기 훈련, 즉 ‘즉시 인출’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면 이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 손 필기와 디지털 필기 효과 분석 최근 10년간의 신경과학 및 교육학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손 필기와 디지털 필기는 각각 독특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연령별로 최적화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Blackwell, 2024; Hu, 2024; Ihara, 2021). 초등학생이 손 글씨를 쓸 때 전전두피질과 소뇌의 협응이 활성화되며, 이는 뇌의 감각-운동 통합 네트워크 발달을 촉진한다. 2024년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의 fMRI 실험에 따르면 8~10세 아동이 손 필기를 하면 두뇌의 베타파 동기화 수준이 타자로 입력하는 경우보다 42% 증가하였다. 이는 주의력 조절능력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u, 2024). 2020년 미시간대 연구에서 고등학생 1,200명을 대상으로 한 3년간 종단연구 결과, 손 필기 노트를 사용한 집단이 디지털 입력 집단보다 논리적 오류 감소율이 27% 높았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Flanigan and Titsworth, Oct 2024). 하지만 의대생 대상 손 필기와 디지털 필기 비교 연구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Wiechmann and Edwards, 2022). 학습방식의 개인차 공부기술(2002)이라는 책을 낸 조승연은 노트 필기 무용론을 주장한다. 그는 예습을 통해 수업내용을 미리 학습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했다가 수업시간에는 필기 대신 그 부분 이해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는 손으로 필기는 하지 않지만,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사전 인출, 즉시 인출, 그리고 사후 인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 학생들의 경우에는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수업시간에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필기를 할 때 학습효과가 더 크다. 손 필기보다는 디지털 필기가 더 익숙한 학생도 있다. 학생들의 개인차는 인정해 주되, 학습과정 중에 개인에 적합한 방식으로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은 꼭 길러줘야 할 것이다.
지난 4월 28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는 기자회견을 통해 저출생 대책을 제21대 대선 핵심 교육의제로 발표했다. 교직단체가 교사의 교육권 보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저출생 대책을 첫 번째 의제로 부각한 것은 얼핏 특이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저출생 문제 해결이야말로 교육기관으로서 학교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다. 그간 정부는 아이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로 학교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교원 수는 감축해 왔다. 반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학교에 돌봄과 보육 기능만은 대폭 강화했다. 학교투자의 주요 기준이 수업과 생활지도를 중심에 둔 본연의 역할 지원이 아니라, 저출생 문제가 학교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교육여건 개선 소홀 → 사교육비 증가 → 저출생 심화 악순환 끊어야 교원 감축 기조로 이어진 저출생 문제는 교단의 비정규직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개별화 교육, 과밀학급 문제 등 교원 증원이 절실한 정책적 과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학생이 줄고 있다는 이유로 교원 수요를 기간제 교원으로 임시 충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규 교원 대비 기간제 교원 비율이 급격히 올라가, 2005년 초·중·고교의 기간제 교원 비중은 3.5%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5.4%로 폭증하였다. 중학교는 21.9%, 고교는 23.1%에 달하며, 사립은 더 심각해 중학교 35.0%, 고교 36.0%가 기간제 교원인 상황이다. 저출생 문제에 따른 교원 감축 추세는 교육여건의 핵심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총 21만 9,918개 학급 중 학급당 학생 수가 21명 이상인 학급은 15만 7,628학급으로 무려 전체의 71.7%이고, 26명 이상인 과밀학급도 7만 645학급(32.1%)에 달하는 등 과밀학급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한편 저출생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사교육비는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작년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초·중·고 전체 학생 기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4,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5.8% 증가하였고, 참여 학생 기준으로는 55만 3,000원으로 5.5% 증가하였다. 초·중학생은 학교 수업보충이나 선행학습이, 고등학생은 학교 수업보충과 진학 준비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 수업만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방증하고 있다. 공교육에서 학생 개인에게 맞는 다양하고 충분한 학습과 진학 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사교육은 줄어들 수 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 회복과 만족도 향상만이 저출생을 부추긴 사교육비 경감의 근본 대책인 것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현재의 저출생 위기를 뒤집어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니, 교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교원을 늘려도 학급당 학생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교육환경에 대한 대대적 개선이 가능해짐을 생각해야 한다. 학생 수 감소를 핑계로 교육여건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다면 저출생의 원흉인 사교육비 문제를 잡기는 요원하다. 공적 돌봄 한계 … 가정 중심 양육과 학교 교육력 강화 병행 필수 여러 저출생 다큐멘터리에서는 대체 왜 2030이 아이를 낳지 않는지 파헤치고 있다. 그중 자주 회자하는 것이 학교 돌봄 문제이다. 부모들은 학교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학교 돌봄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택의 여지 없이 아이들이 학원만 전전하게 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 오래 생활하는 것을 버거워하고 집에서 지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타 시도에 비해 공무원이 거주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세종특별시의 경우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통계청 자료 기준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다. 공공기관·공무원·교사들의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이 육아휴직을 비롯한 복무의 용이성과 고용 안정성, 경력단절 위험이 적다는 데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학교를 비롯하여 ‘남이 대신’ 내 자녀를 돌봐주는 것은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부모임은 당연하고, 젊은 세대는 전전긍긍하며 타인의 손에 아이를 맡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낳지 않는다. 공적 돌봄을 우선시하는 정책만 확대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를 이상적인 제안으로만 치부한다면, 저출생 문제의 탈출구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녀를 부모가 직접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면 전 사회적 지지 기반이 필요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여건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OECD는 2024년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 강화가 대한민국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하면서, 단순한 아동현금수당이 아닌 보육의 질과 양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공공지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늘봄학교가 주요 저출생 대책으로 국정과제로 추진됐지만, 서울 등 출산율이 낮은 지역의 참여율은 낮고 되레 출산율이 높은 지방이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에게 의미 있는 정책일 수 있지만, 질적인 충분성과 출산율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돌아볼 일이다. 오히려 학교에 돌봄 기능이 강화되면서 공간 부족, 학교행정과 민원 증가, 학기 초 적응활동교육의 어려움 등으로 학교가 정규교육과정에 전념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분산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공적 돌봄을 무작정 확대하는 것보다 효과성이 입증된 결혼·출산·육아제도를 정비하여 사회 전반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출산율 제고의 방법이다. 특히 노동인력 지원, 세제 혜택 등 기업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혜택을 제공하여 ‘가정 중심 양육’ 정책 전환에 민간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방과 후 돌봄은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 불가피한 차선책이어야 한다. 교권보호, 행정업무 분리, 학교의 필수공익사업장 지정도 중요 학교가 여러 역할을 적당히 한다고 해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학교는 교육기관으로 정체성을 명확하게 확립하는 것이 맞다.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그 교육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교총은 교육여건 개선과 연동한 저출생 대책과 함께 학교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공약도 제시하였다. 먼저 교권보호 9대 핵심 과제를 내세웠다. 1.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적 학대행위’ 개념 구체화 2. 무혐의 및 교육청에 정당한 교육활동 의견 제출 사안은 불송치 3.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인정 4.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를 위한 현장체험학습 제도 개선 5. 학교폭력의 정의를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안으로 한정 6. 학교전담경찰관(SPO) 단계적 전 학교 배치 7. 교권보호위원회 교사 위원 비율 상향 8. 시도교육청으로 성고충심의위원회 이관 9. 학생·교원의 마음건강 증진 지원제도 정착 교육과 무관한 학교행정업무를 완전 분리할 것도 강조했다. 학교 외부기관으로의 이관 타당성이 높은 업무부터 우선 이관을 추진해야 한다는 방향성과 구체적인 이관 업무를 제시했고, 학교 밖 요인으로 유발되는 행정업무에 대한 과감한 규제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시도교육청의 비법정기구로 설치되어 있는 ‘학교지원전담기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인력과 예산 지원을 전폭 확대해야 함도 제시했다.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도 주요 교육공약이다. 교육공무직의 잦은 파업으로 학교현장에서 급식·돌봄 대란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차원이다. 장기 파업으로 인해 초등학생이 한 달 넘게 대체식을 받는 것은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면 보건·급식·돌봄활동에 대해 파업 시 대체 인력 투입이 가능해진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도 보장하면서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는 대안이다. 교육현장의 염원이 정치에 적극 반영되길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머지않았다. 대선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톡톡 튀는 교육정책을 발표하는 데 애쓰고 있다. 하지만 역대 정부마다 새로운 교육정책을 추진해 왔음에도 그에 대한 학교현장이나 국민의 신뢰도는 낮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과연 실험적인 제도가 부족한 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필요한 것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신경 써줄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개별화된 관심과 맞춤형 교육으로 학습의 질을 담보하고, 학생의 정서를 배려하며,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극대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육여건의 획기적 개선으로 학교를 살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저출생 국가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차기 정부는 국정 운영에 있어서 교육을 사람 중심의 국가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학교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란다. 교육을 통해 사회와 미래를 바꾸겠다는 철학과 실천의지를 지닌 대통령이 당선되길 소망한다.
평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직자의 정년퇴직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국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공무원임용령」 제42조 제2항에 따라 정년퇴직 예정 공무원에게 사회적응능력 배양과 퇴직 후의 삶을 보람 있게 설계할 수 있도록 공로연수제도(이하 ‘퇴직준비교육’)를 운영하고 있다. 근무지를 떠나 6개월에서 1년까지 교육받는 이 제도는 공직자가 명예롭게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돕는 매우 의미 있는 정책이다. 교원만 배제되는 퇴직준비교육 제도 퇴직준비교육은 모든 공무원(현재 120만 명 추정)과 직업 군인이 대상이며, 정년퇴직을 앞둔 공직자는 이 제도를 활용하여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오직 교원만이 퇴직준비교육에서 배제된 채 정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사회적 지위를 우대해야 한다’라는 「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원이 존경받고 긍지와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2조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교원을 담당하는 교육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원의 퇴직준비교육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 방학이 있어 퇴직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방학은 학생이 계속되는 학업에서 벗어나 심신을 재충전하고 다음 학기의 학업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더위와 추위 또한 방학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즉 방학은 학생을 위한 제도이지 교사의 휴식을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방학 중 교원이 근무 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법에 따라 교원은 방학 중에 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는 다양한 연수를 받는다. 아니면 재택근무를 하거나 출근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방학 중에도 교장·교감·보직교사는 공문 처리, 시설관리 감독, 교육과정 수립 등으로 상시 출근하며, 상당수 교사는 법정연수, 다음 학기 수업 준비, 보충수업, 캠프 운영 등으로 근무한다. 방학은 근무의 연속이기에 방학 중 개인적인 여행을 가려면 별도의 휴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교육부가 방학을 근무의 연속이라고 인정하는 증거이다. 이처럼 방학이 근무의 연속임에도 방학 때문에 교원에게만 퇴직 준비 시간을 부여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면에서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첫째, 퇴직준비교육은 단순한 실근무 기간에 따른 보상이 아닌, 장기간 공직에 헌신한 것에 대한 예우이자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제도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방학 때문에 실근무 기간이 짧아서 퇴직준비교육 시간을 주지 못한다면 재직 중 연가·병가·학습휴가·장기재직휴가·휴직 등으로 복무기간이 짧은 일반공무원 또한 퇴직준비교육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더욱이 교원의 정년은 62세로 일반공무원보다 오래 공직에 헌신하기에 오히려 실근무 기간이 적지 않음에도, 퇴직준비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것은 장기간 헌신한 교원집단에 불이익을 주는 명백한 차별 행위이다. 둘째, 퇴직준비교육은 정년 직전에 사회적응능력을 체계적으로 배양하기 위해 제공되는 교육이다. 매년 반복하는 방학 때문에 퇴직준비교육 시간을 주지 않는다면, 신규 임용 시점부터 방학마다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주장이 된다. 나아가 방학으로 모든 교육을 대체할 수 있다면, 6개월에서 1년간 파견을 통해 전문성을 함양하는 교사의 학습연구년제도 방학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하다는 모순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방학은 교원의 역량개발을 위한 연수기간이자 근무의 연속이지 퇴직 후의 삶을 위한 준비시간이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셋째, 퇴직자의 사회적응능력 배양의 필요성은 일반공무원뿐만 아니라 교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반공무원에게 사회적응능력 배양을 위한 퇴직준비교육을 제공하면서, 교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은 교사에게는 퇴직 후 사회적응능력이 필요 없거나, 덜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교원 역시 퇴직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성공적으로 삶을 설계하기 위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 퇴직준비교육은 이러한 준비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며, 교원에게도 동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더욱이 교원은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8조의5 제1항 제1호에 따라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해 연간 수백만 원의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또한 교원은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한다’라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일반공무원과 달리 학기 중 연가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근로자 중심의 시대에 연가 사용권을 제한받는 것은 큰 불편이다. 이처럼 방학이 근무의 연속임에도 휴가로 오해받고, 연가보상비 미지급, 학기 중 연가 사용 제한 등 방학에 대한 대가를 이미 충분히 치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학을 이유로 퇴직준비교육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은, 차별을 반복하고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는 처사이다. ● 교원의 퇴직준비교육 제도 도입에 따른 ‘정원 및 예산 문제’를 제기하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은 교육대학과 사범대 졸업자가 충분한 상황이므로, 퇴직준비교육 도입이 교원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교육부가 걱정하는 것은 교원 부족이 아니라, ‘정원 증원’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초등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2,500명의 교사를 임기제 연구사로 파견하며 정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교원정원 확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정부 핵심 정책사업을 위해 교원정원을 늘릴 수 있다면, 수십 년을 헌신하고 영예로운 정년을 맞이하는 교원을 위한 정원 확보 역시 충분히 가능하며, 오히려 퇴직준비교육은 교원 임용 적체를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 예산 확보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행정안전부의 2023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 통계’에 따르면 31만 3,014명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정년퇴직자는 5,596명(1.7%)이며, 이 중 퇴직준비교육을 받는 공무원은 4,293명이다. 이는 전국 시도교육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6만 8,244명과 경찰·소방·외무 등의 공무원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실제 퇴직준비교육 대상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국교육개발원 KESS의 2023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37만 4,741명의 초·중등교원 중 정년퇴직자는 4,658명(1.2%)에 불과하다. 교육부가 늘봄학교에 수천억 원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교사들을 위한 소규모 예산 배정조차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사들의 헌신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퇴직준비교육제도가 도입되어도 모든 정년퇴직 예정자가 퇴직준비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희망자에 한해 교육기회를 제공하기에, 실제 소요되는 예산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과 예산 확보가 어렵다면, 퇴직준비교육을 인센티브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장기간 보직이나 담임업무를 묵묵히 수행한 교사들에게 우선적으로 퇴직준비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보직 및 담임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교원의 퇴직준비교육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방학이 있는 교사에게 퇴직준비교육까지 제공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는 일반 대중의 시각을 고려할 때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방학은 수업의 연장선이며 휴식이나 퇴직준비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퇴직준비를 위해 활용되어서는 안 되는 기간이다. 일반공무원은 장기재직휴가·학습휴가 등 새로운 휴가제도가 도입되어 휴가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수업과 생활지도를 병행해야 하는 교원은 수업 때문에 이런 휴가를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연근무조차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7월부터 국가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장기재직휴가제도가 부활할 예정인 상황에서, 교원만 퇴직준비교육 대상에서 계속 제외된다면 더욱 심각한 차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다. 교육부가 교원의 특수성을 간과한 채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면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책임회피와 다름없다. 교원의 헌신을 인정하고, 교원에도 퇴직준비교육 시간 보장해야 교육부의 ‘2024년 의원면직과 명예퇴직 현황’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7,467명의 초·중·고 교원이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교권침해와 학교폭력 등으로 인해 교직생활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정년을 채우지 않고 학교를 떠나는 교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실하게 정년까지 근무한 교원에게는 그 노고에 합당한 예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직에 헌신한 이들이 명예롭게 퇴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원공로연수법’ 제정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평생을 교육에 헌신한 공직자로서, 퇴직을 앞두고 자신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교원의 헌신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퇴직 준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교직에 대한 존중은 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첫걸음이며, 형평성과 공정성에 기반한 정책은 모든 공직자가 자긍심을 갖고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이다. 공직에 헌신한 교원이 퇴직을 준비하며 보람 있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헌신한 교원의 마지막을 예우하는 것이 곧 교육을 바로 세우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반드시 만들겠다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공간이자,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되어야 할 곳입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고와 위험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에,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예방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훈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이사장은 새교육과 가진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이하 ‘공제중앙회’, 이사장 정훈)는 2007년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설립한 기관으로, 설립 이후 ‘모두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라는 비전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2만여 개 교육기관 약 580만 명의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보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로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정훈 이사장은 30여 년간 대학에서 교수·부총장·명예총장 등을 역임하며, 대학교육혁신·산학협력·평생직업교육 등에 기여한 교육현장의 전문가이다. 2023년 5월 이사장 취임 이후, 학교안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대표적으로 2023년 9월 학교안전 대국민 홍보 캠페인 및 선포식을 통해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학교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힘쓴 결과, 2023년 조선일보 ‘아이가 행복입니다 어워즈’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부문 대상과 행정안전부 ‘2023 안전문화대상’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제중앙회는 제2의 도약을 위해 2024년 1월 마포에서 여의도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국내 최초로 ‘세계학교안전 콘퍼런스 및 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학교안전에 대한 국제교류의 장을 마련하였으며, 새로 개발한 대국민 학교안전종합포털 학교안전지원시스템은 디지털 혁신을 인정받아 ‘웹어워드코리아 2024’ 공공분야와 공공안전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러한 학교안전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정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국민교육발전 유공자로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공제중앙회는 2024년 12월 통계청으로부터 ‘국가승인통계작성기관’으로 지정되어 데이터 기반의 전문 조사·연구기관으로서의 역량도 인정받았다. 특히 ‘대학안전사고보상공제사업’은 현재 전국 346개 대학이 가입하여 국내 보험업계 중 가입률 1위를 달성했다. 공제중앙회는 2025년 4월 23일 일본 도쿄국제교류관 플라자 헤이세이 미디어홀에서 ‘한·일이 함께 만드는 안전한 학교’를 주제로 한·일 학교안전 국제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 최대 교육박람회인 ‘제16회 동경교육종합박람회(EDIX Tokyo 2025)’에 참가해, 공제중앙회의 예방사업과 안전교육 콘텐츠를 소개하고 체험 부스를 운영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2024 세계학교안전 콘퍼런스 및 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한·일 양국 학교안전 전문가들이 모여 제도 발전 방향과 국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패널토론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학교안전 정책 추진 현황과 향후 발전 방안을 주제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양국은 내년에도 서울에서 공제중앙회 주관으로 학교안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박람회에서는 공제중앙회가 운영한 메타버스 기반 학교안전사고 예방 체험존이 일본 교육 관계자와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 체험형 안전교육 콘텐츠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학교안전 교육패러다임을 제시하며, K-학교안전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공제중앙회는 올해 ‘안전지킴 봉사단’을 공식 발족하여 노인무료급식소 배식봉사, 한강공원 환경정화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교안전을 넘어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책임 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한 학교안전 전문기관으로서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학교안전공단(가칭)’ 설립을 통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이사장은 “학교는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며 “우리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학교안전공단(가칭)’ 설립은 분산된 학교안전 관련 업무를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함으로써 교육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앞으로 K-안전교육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학교안전의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안전 전문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크라스 지방의 카르스트 지형을 찾아 지리 교과서에는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지하수에 녹아 만들어진다는 카르스트 지형을 다룬다. 카르스트라는 말의 어원은 슬로베니아 남부에 있는 크라스(Kras) 지방의 독일어식 명칭에서 유래하였다. 슬로베니아 남부지방에서부터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까지, 아드리아해를 따라 길게 펼쳐진 이 지역은 다채로운 지형 경관을 가진 여행 명소이며, 또한 중세 시대에 지어진 문화유산 속에서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독특한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또한 맑은 날이 많은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을 반영해 눈부시게 맑고 화창한 날씨의 영향으로 이미 많은 유럽인의 여름 휴양지로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이 여행은 크로아티아 남부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출발해 디나르알프스 산맥의 석회암 지대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카르스트 지형의 성지인 슬로베니아 남부 크라스 지방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는 아름다운 장소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지형적 특징이 눈에 띄는 장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달마티아 지방의 하얀 도시들,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 달마티아 지방은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 연안을 따라 길게 펼쳐진 지방으로 보통 자다르에서 두브로브니크까지 이어져 있다. 알프스산맥의 연장인 디나르알프스 산맥을 따라 석회암 산지가 일정한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으며, 일부는 섬이 되었다. 달마티아 지방에는 지리적·역사적 배경이 다른 도시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석회암이나 대리석을 이용해 도시를 조성하여 눈부실 정도로 밝은 인상을 주고 있다. 여행의 시작은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도시, 두브로브니크이다. 15~17세기에 중개무역으로 번영했던 라구사 공화국이 자리했던 도시로, 당시의 건축물을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는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두브로브니크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구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스트라둔 대로의 바닥은 대리석 블록을 깔아두었고, 라구사 공화국 때부터 이어져 왔을 건축물들은 주황색에 가까운 붉은 지붕 아래에 하얀 석회암을 재료로 지어져 있다. 높은 곳에 위치한 요새에 오르면 붉은 지붕이 빼곡하게 들어찬 구시가지와 그 뒤로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반대편으로 가면 가파른 성벽 아래에 있는 바다를 볼 수 있고, 구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스르지산은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에 오르면 바다를 배경으로 성장한 두브로브니크의 위용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스플리트는 현재 크로아티아에서 자그레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아드리아해 연안의 역사적 요충지로 각광받은 도시이다. 로마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자신이 은퇴한 후 거처로 사용할 궁전을 지은 것이 이 도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사망한 후 이 궁전은 방치되었고, 인근의 큰 도시인 살로나가 외적의 침입을 받자 그곳의 피난민이 이 궁전을 재건해 살게 되었다. 지금도 스플리트의 구시가지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만든 궁전 안에 지금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공간이다. 궁전의 유적은 구시가지 내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마치 주민들이 유적과 함께 뒤섞여 거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궁전 내에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호텔·식당·기념품점·의류매장 심지어 코인세탁방과 같은 편의 시설이 산재되어 있는데, 어떤 것들은 궁전의 유적 일부를 개조하여 이용하고 있다. 대리석을 이용한 눈부신 건축물만큼이나 유적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스플리트였다. 카르스트 지형의 지상 세계, 크르카 국립공원과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석회암의 주요 구성성분인 탄산칼슘은 하천과 지하수에 의해 녹는데, 이 탄산칼슘이 퇴적되면서 흐르는 강에 천연 댐을 형성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댐과 호수, 그리고 그 댐을 따라 물이 떨어지는 폭포가 만들어지며 환상적인 경관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유명한 장소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플리트비체 외에도 조금 작은 규모로 알차게 볼 수 있는 장소가 또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은 스플리트와 자그레브 사이에 있는 도시 쉬베닉(Šibenik) 인근 스크라딘(Skradin)에서 갈 수 있다. 스크라딘에서 티켓을 예매하면 배를 타고 이동하는데, 배에서 내려 조금 걸어가면 스크라딘스키 부크(Skradinski Buk)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폭포를 볼 수 있다. 탄산칼슘이 퇴적되어 만들어졌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여러 갈래의 폭포가 몇 개의 단을 이루며 떨어지는 장면은 감탄을 지어내기에 충분하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크로아티아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국립공원이다. 면적이 매우 넓은데 그 안에 크고 작은 16개의 호수가 있는데, 크게 상부 호수와 하부 호수로 나뉘며 그 사이로 전기보트가 운행한다. 상부 호수는 잔잔한 호수와 함께 내려오다가 간간이 시원한 폭포를 마주하는 구간이다. 포토 스팟을 찾기는 좀 어렵지만, 카르스트 지형의 대자연 깊숙한 곳을 느끼며 천천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구간이다. 이후에 전기보트를 타고 하부 호수로 내려오게 되면 호수의 규모는 조금 작지만, 눈에 띄는 폭포와 절벽이 많아진다. 특히 가장 아래쪽에 있는 벨리키 슬라프(Veliki Slap, 큰 폭포라는 의미)라는 폭포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폭포이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흐르는 코라나 강이 흘러 내려간 곳에 라스토케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약 10년 전 ‘꽃보다 누나’라는 예능에서 찾아가면서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사실 이곳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속하지는 않지만, 앞서 두 국립공원처럼 탄산칼슘이 쌓여 만들어지는 호수와 폭포 위에 아예 마을이 형성되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 마을은 크지는 않지만 가볍게 산책하며 폭포와 작은 호수, 그리고 집 건물이 이루어낸 조화를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알고 보면 더 감동적인 지하 세계, 슈코챤 동굴과 포스토이나 동굴 카르스트 지형의 어원이 되었다는 크라스 지방에 들어섰다. 이 지역의 지형을 연구해 보고 이렇게 생긴 곳을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부르기로 했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다채로운 지형이 있을지 기대가 되는 곳이었다. 이 지역은 지표를 흐르던 하천이 동굴로 숨어 들어가는 현상이 빈번하며, 그만큼 석회동굴이 많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는 지리 교과서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포스토이나 동굴이 있는데, 의외로 포스토이나 동굴은 아직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는 등재되지 않았으며 대신 슈코챤 동굴이 등재되어 있다. 슈코챤 동굴(Škocjan Cave) 탐방은 가이드 투어로만 진행된다. 투어가 시작되면 구덩이처럼 푹 파인 돌리네 안에 있는 동굴 입구로 향하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 구간은 ‘고요한 동굴’이다. 완전히 메말라 성장이 끝난 구간으로 종유석과 같은 동굴 생성물이 있지만 한국의 석회동굴에서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게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갑자기 넓게 탁 트인, 슈코챤 동굴의 하이라이트인 거대한 지하 협곡 구간을 만나게 된다. 유럽에서 가장 큰 지하 협곡으로 그 높이가 100m에 이른다. 엄청난 규모에 감탄하며 한참을 바라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동굴을 흐르는 강물이 동굴 안쪽 깊숙한 곳을 향해 흘러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슈코챤 동굴은 지표를 흐르던 레카강이 지하로 흘러 들어가는 동굴로, 이 물은 이곳에서부터 34km 정도를 지하로 더 흘러가 이탈리아 동부에서 솟아나 2km 정도 길이의 짧은 강인 티미바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다고 한다. 동굴을 나와서도 놀라운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동굴의 출구는 과거 동굴이었던 곳의 천장이 무너져 형성된 돌리네 속에 있으며, 인접한 다른 돌리네와 짧은 동굴을 추가로 관찰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을 볼 수 있는 동굴이라는 점을 알고 간다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장소였다. 다음 찾아간 동굴은 포스토이나 동굴이다. 전체 길이는 24km에 달하며 개방된 길이만으로도 5km에 달하여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긴 동굴이다. 관광을 위해 동굴 내에 미니 열차가 운행되고 있고, 이 열차 때문에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유명한 동굴이다. 열차를 타고 찬바람에 떨며 들어가면 화려한 종유석·석순 등의 동굴생성물이 열차를 맞이한다. 열차에서 내리면 약 1.5km 정도를 가이드와 함께 걷게 되는데, 눈을 돌리는 곳마다 엄청나게 많은 종유석·석순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석회동굴에서는 독특한 모양의 종유석·석순 등에 이름을 붙이지만, 이 동굴에서는 아마 동굴 생성물의 수가 너무 많아서인지 종유석마다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포스토이나 동굴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거리에는 프레드야마성이 있다. 이 성은 절벽에 붙어있는 모양이 독특한데 사실은 동굴 입구에 지어진 성이다. 이 지역의 영주였던 에라젬 루에거가 이 성에서 은둔해 있었는데, 이 성과 연결된 동굴을 통해 비밀리에 대피하거나 물자를 공급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성 자체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성과 관련한 스토리가 흥미를 더해주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다시 아드리아해 연안으로 오면, 중세 유럽 때부터 무역을 통해 발전한 작은 도시들이 있다. 크로아티아의 로비니(Rovinj), 슬로베니아의 피란(Piran)은 여행객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도시이다. 두 도시 모두 걸어서 돌아보는 데 부담이 없을 정도의 규모이면서, 소위 ‘엽서 같은 풍경’으로 도시의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예쁜 풍경을 자랑하여 여행객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도시이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에는 앞서 소개한 곳들 이외에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혹하는 장소가 많다. 많은 사람이 좋은 풍경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선호하고 있지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과정도 여행에 재미를 줄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여러분의 여행에도 그러한 재미가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중견 작가 서유미의 단편 토요일 아침의 로건은 어느 날 갑자기 뇌종양 판정을 받은 50대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그는 벌써 4년째 토요일 아침마다 영어선생님 젤다와 2시간씩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로건은 그의 영어 이름이다. 영어도 늘고 회사에서도 승진해 미국 지사 발령을 앞두고 있는데 위기가 찾아온다.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삶이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행도 힘들 것 같다. 우선 젤다에게 영어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소설은 로건이 결국 통보하기까지 4주 동안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로건은 왜 통보를 망설였을까. 수업하는 카페에선 한강에 있는 오리배들이 밧줄에 묶여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묶고 있는 밧줄을 풀면 오리배들은 어디로 떠내려갈까. 영어 수업을 그만두게 되면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시안셔스 꽃다발 주문하지만 … 그런 로건이 회사 임원 식사 자리에 참석했을 때 장미 비슷한 꽃이 화병에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흰색·분홍색·라벤다색·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꽃이었다. 여러 번 온 레스토랑이지만 꽃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꽃들은 장미처럼 여러 겹의 꽃잎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름은 알 수 없었다.’ 로건은 꽃 이름을 알고 싶어 휴대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둔다. 토요일 아침, 그는 알람소리에 눈을 떴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후드집업을 걸치고 지하철역 근처의 플라워샵에 가서 미리 부탁해 놓은 꽃다발을 찾았다. 이틀 전 퇴근길에 꽃집에 들렀을 때 꽃집 주인은 그가 찍은 사진을 보더니 리시안셔스네요, 하며 연한 분홍색의 꽃 한 단을 꺼내 보여주었다.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있던 꽃보다 더 건강해 보였다. 주인이 리시안셔스는 자른 상태에서 더 피지 않는 꽃이라며 수명이 긴 게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얇고 부드러운 꽃잎을 보다가 꽃다발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로건은 리시안셔스 꽃다발을 젤다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끝내 주지 못한다. 4주째 토요일에야 로건은 젤다에게 수업 중단을 통보한 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자신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알게’ 됐고, 비로소 마음이 아픈 것을 느낀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소설이었다. 작가는 토요일마다 소설 작법 수업을 한다는데, 수강생들에게 전범(典範)을 보여주듯 흠잡을 데 없는 소설을 쓴 것 같다. 4주간 영어 수업을 하면서 주인공이 본 장면과 느낀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 감정과 겹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리시안셔스는 주인공이 몸의 이상을 안 다음 보이기 시작한 것 중 하나다. 소설에서 상당한 비중을 가진 소품이다. 아마도 중년의 위기에서 그제야 꽃이라는 생명 또는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한 것을, 이전과 다른 관심과 애정이 생긴 것을 보여주는 장치 아닐까 싶다. 리시안셔스, 장미와 카네이션 중간 느낌 소설에 나오는 대로 리시안셔스(Lisianthus)는 얼핏 보면 장미로 착각할 정도로 장미 비슷하게 생겼다. 장미와 카네이션의 중간 정도 느낌을 주는 꽃이다.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좋은 꽃말을 가져 결혼식 부케로 많이 사용하는 꽃이다. 물오름이 좋고, 절화(折花) 수명도 길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꽃이라고 한다. 리시안셔스는 용담과의 한해살이풀로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다. 장미와는 꽃은 물론 줄기와 잎 모양에서 차이가 있다. 줄기에 가시가 없고, 잎은 마주나면서 타원형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꽃도라지’이지만, 리시안서스·리시안사스 또는 속명인 유스토마(Eustoma)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홑꽃과 겹꽃이 있는데 겹꽃은 꽃잎이 겹쳐져 있는 모습이 터키 터번을 떠올린다고 터키꽃도라지라고도 부른다. 장미 비슷하게 생긴 절화가 하나 더 있다. 라넌큘러스(Ranunculus)인데 이 꽃은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 그즈음에만 꽃집에서 살 수 있다. 원종은 선명한 황색으로 꽃잎이 5장이지만 원예종들은 겹꽃이 대부분으로 빨간색·노란색·주황색·분홍색·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꽃이 비교적 오래 가고 꽃잎이 많고 풍성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꽃이라고 한다. 라넌큘러스는 미나리아재빗과 미나리아재비속에 속하는 식물이니 국내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와 닮은 데가 많다. 한마디로 라넌큘러스는 미나리 같은 줄기에 장미처럼 화려한 꽃이 피는 식물이다. 라넌큘러스라는 이름은 라틴어 ‘Rana’에서 유래했는데 ‘작은 개구리’라는 뜻이다. 주로 연못이나 습지 등 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라넌큘러스를 가장 쉽게 식별하는 방법은 많은 꽃잎이다. 얇은 꽃잎이 겹겹이 겹쳐 피는데 꽃잎 수가 300장이 넘는다고 한다. 주로 알뿌리로 번식하는 구근 식물이라는 것도 기억해 둘 만한 것이다. 요즘엔 초봄 길거리 화단에도 심는 꽃이다. 서유미 작가는 꽃과 나무 등 식물을 좋아하는 작가임이 분명하다. 그가 최근에 낸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엔 토요일 아침의 로건말고도 식물이 나오는 작품이 많았다. 육아로 자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주부와 학습지 방문교사의 생활을 그린 밤의 벤치엔 등나무와 전나무,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가정의 균열을 조용히 체감하는 하루를 그린 그것으로 충분한 밤엔 실내식물 스투키, 부유하고 선망받는 위치에서 내려와 별 볼 일 없던 친구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여성을 그린 지나가는 사람엔 벚꽃, 전 배우자를 독촉해 위자료를 받아내야 하는 여교수를 다룬 기다리는 동안에는 대표적인 실내식물인 스킨답서스가 나오고 있다. 또 표제작인 밤이 영원할 것처럼에서는 ‘좌천 아닌 좌천’을 당한 주인공의 심리적 충격을 벤자민고무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벤자민고무나무는 광택이 나는 작은 잎이 아름다운 관엽식물이다. 작가들의 꽃에 관한 관심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에 소설을 읽다가 마주한 꽃들은 팬지 등 화단 꽃과 야생화 위주였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 보면 고무나무 같은 실내식물, 리시안셔스 같은 절화, 플루메리아 등 해외식물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서유미 소설집이 이런 패턴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