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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목표 알면 ‘선행’ 여부 분명 대입 등 ‘심화’ 규제하겠다는 것 아냐 “교과서마다 내용의 심화정도가 달라 선행과 교과서 내 지도 및 출제, 평가를 판단하기 애매하다.”(서울의중학교 교사) “학생 선발 자율권침해 여부를 떠나 출제 내용이 고교 교육과정을 분명하게 벗어나는지 아닌지를 어떤 잣대로 가를 것이냐.”(상위권 대학 입학처장) 강은희 의원(새누리당)이 대표 발의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을 놓고 교사의 교수‧평가권 침해 또는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강 의원은 ‘교과서 내’ 출제 발언처럼 ‘개념 혼돈’에 따른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선행’과 ‘심화’의 구분을 강조하면서 “선행 여부 판단은 어렵지도 애매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 교육과정 지침 규정이 분명하며, 특히 대학 논술고사 변별력은 ‘심화영역’으로 판단할 부분을 ‘선행학습’ 개념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교과서를 재구성해 수업하고 평가하면 그 문항은 당연히 교과서 밖의 것들이 상당수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사교육과 선행학습 유발 가능성은 적다. 예를 들어 보자.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김소월의 ‘산유화’라는 시에서 가르쳐야 할 ‘목표’가 ‘운율의 이해’라면, 시험에 김춘수의 ‘봄’, 박두진의 ‘해’, 박목월의 ‘산도화’ 등 다른 교과서에 실린 또는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은 시를 지문으로 한 운율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심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산유화’ 지문이라도 ‘꽃이 의미하는 바를 신(神)으로 해석하면’이라는 문제가 나온다면, 중1 범위를 ‘넘어서는’ 출제가 된다는 것이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교육과정의 목표를 알면, 기준 설정이 모호하지 않다는 뜻이다. 논술 가이드라인 등 행정조치(2005년 8월)가 시행되고 있으니 법제화까지 필요 없다거나 학교자율성 침해, 수월성교육 포기니 하는 말들은, 이처럼 심화와 선행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선행 출제가 더 쉽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으려는 쪽이거나 말이다. 정작 문제 삼아야 할 것은 교육과정심의위원회 구성이다. 법안은 △교육부 또는 시‧도교육청 소속 관련 공무원 △교육과정, 학습이론 및 대학 입학전형 등 관련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 △학부모, 학부모단체 소속회원 및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을 위원으로 정한다고 했다. 이야말로 모호한 기준이다. 구색이 아니라 선행과 심화를 가려낼 능력이 있는 전문가로 채워져야 한다. 또 법이 명시하고 있는 15명 이내 구성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와 심의를 할 수 없다. 아무리 대학전형을 간소화한다 하더라도 201개 4년제 대학(2012년 현재)의 논술 등 각종 전형을 공정히 평가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벌써 공교육정상화법은 사교육 금지가 포함되지 않아 ‘공교육만 잡는 법’이라는 비판이 무성하다. 또 다시 현장까지 전달되지 않고 주변에서 변죽만 울리다 사장(死藏)되는 정책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선행’과 ‘심화’의 의미를 적어도 교사들에게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학교 현장을 움직일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이 시작된 1일 서울 묵동초(교장 김수일)는 ‘묵동가족걷기대회’를 열고 교사·학부모·학생이인근에 위치한 중랑천 일대를 걷고, 게임을 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묵동가족걷기대회’는 학교와 가정의 연계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과 집단 활동의 즐거움을 알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점프하는 긴줄넘기, 목표 지점에 공을 던지는 원형타킷, 제기차기, 투호놀이 등 학부모들도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들로 진행 돼 가족의 단합과 공동체의식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수일 교장은 “학생들의 인성 및 교과 지도는 교사와 학부모가 어떤 관계 속에서 협력 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며 “가정의 달을 맞이해 준비한 이번 행사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한 팀워크가 학생들에게 긍정적 효과로 전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 2·6학년에 자녀를 둔 학부모 조미영 씨는 “행사를 준비하며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게임을 준비하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학부모로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묵동가족걷기대회’는 가족이 꼭 손을 잡고 걷게 한다. 부득이하게 부모가 참여하지 못한 학생은 교사가 손을 잡아주거나 친구들끼리 손을 잡게 한다. 한 교사는“가족이 손을 잡고 걷는 작은 실천이 마음을 소통하고 사랑을 전달하는 촉매제가 되는 것 같다”며 “아이들을 위한 행사의 의미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당 시의원들 낙선운동 펼칠 것” 서울시의회가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사립학교 투명성 강화 특별 위원회’ 구성을 가결하자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회장 오정석)가 “사학 죽이기 특별위원회”이라며 “위원회 구성에 관여한 의원들에 대해 내년 선거에서 낙선 운동을 펼치는 등 법인협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법인협의회는 “특별위원회 구성은 전체 서울시 사학을 비리사학으로 몰아 일상적 관리감독 차원을 넘은 정치적 압박, 표적통제를 염두에 둔 민주당 의원들의 횡포”라며 “결의안 통과의 근거로 든 지방자치법 제56조는 의회의 합리적인 안건 처리를 돕는 것이지 의회 다수세력의 정치적 목적 달성의 수단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협의회는 “서울시의회가 법령상의 감독기관인 교육청을 제쳐놓고 스스로 특별위원회 구성하며 사학 통제에 나서는 것은 의회의 고유 역할 범위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며 “교육청의 규제에 이은 이중규제라는 비판과 함께 의회가 교육청의 감독기능을 불신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사학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의해 투명성 강화를 위한 혹독한 규제감독 장치가 마련돼 가동 중인 상태”라며 “비리를 포함한 투명성 문제가 발견되면 시정 또는 징계 요구나 고소, 고발 등의 다양한 조치를 통해 얼마든지 감독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30일 제246회 4차 본회의에서 ‘사립학교 투명성 강화 특별 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재석의원 76명 중 찬성 40명, 반대 26명 기권 10명으로 가결했다. 결의안은 남재경 의원(새누리당), 김연선 의원(무소속)을 제외하고 최홍이 교육위원장 등 민주당 성향의 의원·교육의원 10명이 제안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산하 교육연구소(소장 이명희·이하 한선교육연구소)는 한국교총·좋은학교운동연합과 함께 30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회의실에서 ‘교사가 바로서야 나라가 산다’를 주제로 연구소 오픈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국가와 교육을 바로세우는 핵심은 교사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국가 교육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기조발표를 통해 “5·31 교육개혁 이래 정부는 일관되게 학생·학부모 입장의 ‘수요자’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봄으로써교직 사회에 개혁 피로감과 사기 저하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행복교육의 조건은 교사가 바로 설 수 있는 교원정책”이라며 “수요자 중심의 편향된 교육정책 기조, 교육본질과 관계없는 포퓰리즘 정책 남발, 학교현장을 외면한 채 강행되는 교육정책 추진과정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교원정책으로 △교권보호법 제정 △교원정원관리권 교육부 이관 △교원복지 추진 등을 제안하고 △‘교사애환 찾기 운동’을 정부와 교원단체, 사회가 공동으로 전개해 교원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명희 한선교육연구소장(공주대 교수)는 ‘국가 백년대계로서의 교사정책 구상’ 주제발표를 통해 전 사회가 인재를 기르고 또 인재 기르기는 잘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교육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육국가의 교육목표는 학습 과정에서 창조적 활동이 일상적으로 도입되는 창조교육”이라며 “교사들이 교육적 지식 창조활동을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 구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울러 현재처럼 교육내용·교육방법에 대한 전문성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해(학생이해 등), 학습, 도덕성, 글로벌 마인드 등을 추가해 교사 전문성 기준 재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제상 공주교대 교수는 꿈과 끼를 키우는 교원의 전문 역량 강화 방안으로 △미래형 교원양성체제로의 개편(대학원수준의 교원양성체제 검토, 종합대학에서 교원양성), △미래형 교육과정에 적합한 임용체제 구축(외부인사 교직임용 확대, 학교·교육청 단위 교사임용제도 확대 등)△교직생애 발달에 따른 맞춤형 교원연수체제 구축 △ 우수 교원 유인체제 강화(학습연구년제 확대, 우수교사 인증체제 구축, 교원평가시스템 일원화, 교직 전문성 반영하는 보수체계 구축)등을 제시했다.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외협력실장은 “학습자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스마트교육은 창조교육을 위한 강력한 도구”라며 “스마트 교육 시대에 교사는 지식전달자에서 학습의 설계자로, 창의적 지식학습을 실행하는 실천가로, 교과서 내용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수집·가공해 수업자료를 생산하는 생비자(prosumer)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굴하고 계발하는 생애 멘토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대한민국 선진화와 한반도 통일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006년 창립했으며 선진화 정책연구, 교육 공동체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산하에 조화사회연구소, 창조국가연구소, 선진통일연구소, 교육연구소 등 6개 연구기관이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방정기(47·사진) 전 강원도지사 비서실장을 장관 정책보좌관에 임명했다. 방 정책보좌관은 1998년 지방선거에서 김진선 전 도지사를 만난 뒤 12년 동안 비서실장 등으로 김 전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직능분야를 총괄했으며,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겸 기획보좌관으로 활동한바 있다. 홍천고와 강원대 토지행정학과, 강원대 경영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 중 하나인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이 발의됐다.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 급 학교의 내신시험과 입학시험에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내용을 배제하도록 한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시험을 막아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것이 법 취지지만 교원 징계, 대학 재정삭감, 학생정원 축소 등 처벌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수업과 시험 모두 금지=법안은 초중고교 교육과정, 중고교 입학전형, 대학 입학전형 등 세 단계에 걸쳐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초중고교에서는 수업과 시험 모두 국가와 시도가 매 학년, 매 학기에 정해 놓은 교육과정을 넘어 가르치거나 출제하면 안 된다. 법안은 학교장이 선행교육을 하지 않도록 지도, 감독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하고 있다. 이 원칙은 방과후학교 과정에도 적용된다.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학교별로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학교의 입학전형은 해당학교 이전단계의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에서 출제하도록 했다. 또 입학전형에 대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받도록 하고 그 결과를 다음년도 입학전형에 반영하도록 했다. 특히 대학의 입학전형에서 대학별고사로 ▲적성검사 ▲구술시험 ▲논술시험 ▲면접시험 ▲실기시험 등을 실시하는 경우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넘어서는 출제 및 평가를 못하도록 하고, 대학별 고사에 대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 심의와 처벌 강화=선행학습을 시행하거나 이를 유발하는지는 교육부 산하 교육과정운영심의위원회와 시도교육감 소속의 시도교육과정운영심의위원회가 감시한다. 이 위원회들은 정기적으로 개별 학교 수업 및 시험을 심의하고 조사한다. 선행교육 금지, 학교의 입학전형 및 대학 입학전형 관련 규정을 위반 시 교육관련 기관에 대한 시정명령 및 시정명령 불이행시 관련 교원 징계, 재정지원 중단 및 삭감, 학생정원 감축 등 행정처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법안의 특징이다. 강 의원은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통해 대학별 고사는 고교 교육 과정 내에서 출제하고, 창의․인성․잠재력을 중시하는 전형을 실시함으로써 중․고교는 정상 교육이 회복되고 학원 등은 보충 역할을 하는 선순환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교육지원 늘려야 정상화”=하지만 강 의원의 기대와는 달리 현장 교원, 학부모, 교육단체에서는 법안의 보완사항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교육업체의 선행학습 규제관련 조항 누락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설문조사 결과 초․중․고 학부모 78.5%가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속에 학원 등의 선행교육 상품 판매 및 규제가 포함돼야 한고 응답했다”며 “동 법률 속에 학원의 선행교육 상품 규제 관련 내용을 빠트린 것은 국민의 뜻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법안을 토대로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담을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3개월 정도 정책연구를 거쳐 연말까지 시행령을 다듬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강 의원 측은 사교육의 선행교육 금지는 법 시행에 따른 영향 등을 지켜보면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등 다른 법률을 통해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한국교총 대변인은 “난이도 조정에 실패하고 있는 수능을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하고, 논술과 면접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면 선행 사교육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 효력을 높이려면 수능 문제은행식 출제, 교사 수업여건 보장 등 근본적인 전제조건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기수 동아대 교수는 “수업의 질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교육 활성화”라며 “학급당 학생 수와 행정업무 경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교원 전국조직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학전연)’이 교원 정년환원과 교육위원 일몰제 폐지 등을 교육 당국에 요구했다. 학전연은 지난달 29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시․도별대표자회의를 갖고 ▲중학교 교원수당 조속 지급 ▲교육감선거제도 개선 ▲OECD 수준 교원 정원 확보 ▲사학법 개정 ▲건강보험료 시정 ▲교육위원 일몰제 폐지 ▲교원정년 65세 환원 등 7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한국교총 등 교육단체와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조금세 학전연 회장은 “비록 은퇴 교육자들의 단체이지만 경력과 전문성을 살려 학생의 인성교육과 교육정책을 바로세우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결의한 내용이 교육 당국에서 관심을 갖고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학전연은 교육과 교원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난해 12월 발기인대회를 갖고 한국평생교육회로 출범해 2월 현재 명칭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으로 바꿔 활동하고 있다.
■김은희 대구동덕초등학교 교장 ■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교장선생님! 케이크 드세요. 방과후학교 요리시간에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윤현이가 이걸 다 만들었어? 맛있겠다! 잘 먹을게~” 교장선생님을 대하는 아이들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애교가 넘친다. 학생들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대화를 나누는 교장선생님의 얼굴엔 사랑이 가득하다. 김은희 대구동덕초등학교 교장은 어릴 적에 교장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행복했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공모교장으로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전교생 215명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다. 일단 교장실 벽면에 전교생 얼굴 사진을 붙이고 틈나는 대로 이름을 외우고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이름을 불러줬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교장선생님께 마음의 벽을 허물고 행동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1교시 시작 전 20분, 중간놀이시간 20분을 활용해 전교생 상담도 시작했다. 5명씩 아이들을 교장실로 불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이들에게 높기만 했던 교장실 문턱은 서서히 낮아진다. “교장이 학생한테 사랑과 관심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학생들은 나쁜 행동을 하려다가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친구와 거의 매일 싸우던 3학년 남학생이 있었는데 김 교장이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며 상담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는 등 관심과 사랑을 줬더니 4학년이 된 요즘 교우관계가 매우 좋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이들 사랑이 유별난 교장, 교사들에게는 부담이지 않을까? [PART VIEW] “아이들 지도는 담임교사뿐 아니라 전 교직원의 의무죠. 오히려 본인들의 영역을 교장이 대신해 주니 상담에 대한 부담도 줄고 생활지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김 교장의 순수한 열정이 통한 때문이리라.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따고 대학원에서 초등상담을 전공한지라 그 누구보다도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그에게 진정한 사제동행을 위해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답변은 단호했다.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 학교는 지난해 8~10월 전국적으로 실시된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0’을 기록했다. 작은 관심 하나, 말 한마디로 아이들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교사다. 그렇기에 김 교장은 “교사는 사명감과 진실한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의 인생 멘토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오지영 인천 강화중학교 교사 ■ 학습부진 개선은 교사에게 달렸다 사명을 다하며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정한 교사들이 있기에 여전히 우리 사회는 교육의 희망을 얘기한다. 여기, 교사의 소임을 ‘잘 가르치는 것’을 넘어 ‘책임지는 것’으로 확장해 분투하고 있는 교사들도 있다. 학습부진아라 하더라도 누구 하나 뒤처지는 일 없이 책임지고 지도해 모두를 온전하게 다음 학년으로 올려 보내기 위한 것이다. “학습부진아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이 연계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학습부진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 구체적인 수준별 개별화 학습을 한다면 학습부진아는 학습법을 터득하고 정상적인 학습자로 거듭날 수 있어요.” 학습부진의 이유가 능력 미달이 아니라 수업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상실에서 오는 것이라는 오지영 강화중학교 교사의 말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은 기초학력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여서 이 때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학습결손이 누적돼 영원히 부진학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런 이유로 강화중에서는 학년 초에 국가수준 진단평가 시험을 통해 기초학력부진아로 선정된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에 따라 1학생 1교사 상담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날 배운 교과목에 대한 기초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멘토교사와 질의응답을 통해 보충하고 공부법, 공부하는 습관 기르기, 공부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한 상담도 한다. 과다업무에 시달리는 교사에게 사제 간 1:1 상담시스템, 힘들지 않을까? 지난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진이 다 빠졌다”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그만큼 힘든 일을 강화중 교사들이 계속하는 이유는 학습부진으로 인해 학생이 미래를 설계해 나가지 못한다면 국가적 손실이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오 교사는 주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을 상담한다고 했다. 아이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지도법을 찾고 일상의 얘기를 나누면서 보다 더 친밀해지기 위해서다. 한 번은 상담 중 3학년 전학생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겨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같은 반 친구들을 불러 이를 공유하고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아이들이 흔쾌히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체육시간에 이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후 그 전학생은 점점 안정을 찾았고 학업 성적도 올랐다. 졸업식 때는 ‘선생님 덕분에 저의 존재감을 찾게 돼 감사드린다’는 편지도 줬다. 오 교사는 “교단의 힘겨움을 일순간에 치료해준 가장 좋은 치료제였다”고 말한다. “교사 초년병 시절엔 공부 잘하는 학생이 예뻐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시각이 완전히 변했죠. 학습부진학생은 발전가능성이 누구보다도 많고 긍정적 변화의 여지가 훨씬 많아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참고 기다리며 노력하면 아이들은 환히 웃으며 다가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어렵고 힘들지만 소외받고 부족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그들의 능력을 한 단계, 한 단계 올려주는 것이 진정한 교사의 자세라 믿는다는 그가 교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교육에서만큼은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 파이팅!”
■ 최명희 파주 자운학교 교사 ■ 아이들의 자립, 내가 특수교사인 이유! 파주 자운학교 초등 2학년 교실에서 만난 최명희 교사는 막 수업을 마치고 교실 청소를 하는 중이었다.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얼굴에서 얼핏 묵직하고 단단한 기운이 느껴졌다. 자운학교는 중증장애를 지닌 학생들이 많은 특수학교다. 특히 정신지체와 지체장애의 중복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특수교사 사이에서는 아이들 밥을 먹일 때 아이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으면 특수교사의 자질이 있다는 말을 해요. 예전에는 시설이 좋지 못해서 한 그릇에 밥과 반찬을 비벼서 먹이거나 국에 말아서 식사를 시켰는데 어느 날 보니까 아이 한입, 저 한입하면서 밥을 먹고 있더라고요.” 특수교사 경력 20년. 그간 다양한 경험을 한 최 교사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통합교육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의 성향이 중요하지만 교사의 태도도 중요해요. 일반학생들은 교사의 태도를 따라하거든요. 어떤 교사는 장애학생이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도 앉으라는 얘기를 못해요. 장애학생이기 때문에 지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데, 아닌 것은 아니라고 알려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가 커서도 나는 장애인이라 잘못을 해도 괜찮다는 태도를 보이게 되거든요.”[PART VIEW] 최 교사가 특수교사로서 갖는 교육목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도록 하자’이다. 아이들의 배움이 더디고 느리지만 한 해에 한두 가지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쌓이다보면 생활에 꼭 필요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집에서 혼자 하는 행동은 학교에서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줘요. 그리고 반드시 혼자서 해결하기로 선생님과 약속한 후 꼭 지키도록 하죠.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일부러 못 본 척 해요. 선생님이 보면서도 허용해주면 아이는 약속을 안 지켜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학생과 교사의 약속은 학부모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약속은 집에서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수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는 학생과의 관계보다 더 긴밀하다. “처음에는 부모님에게 자주 연락드리는 것이 부담스러웠어요. 그러나 지금은 카톡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답니다.” 도와야 한다는 생각도 편견 특수교사와 학부모가 한마음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자립을 위해서다. 아이가 자라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아이가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부모의 노력 외에도 사회적인 인식과 제도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우리 아이들은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있어요. 모든 사람이 자기 위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죠. 그것은 사람들이 말하기도 전에 필요한 것을 다 해주기 때문이에요. 도움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줘야합니다. 도움을 요청할 때, 하려고 하는데 잘하지 못할 때 도와주면 되는 거예요. 그래야 아이들도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고 도와주는 사람도 부담이 덜 됩니다. 장애인에게는 도움을 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장애에 대한 편견이에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먼저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해요.” 최 교사는 아이들이 따라줄 때, 선생님을 알아주고 믿어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원활한 소통이 힘들어도, 배움이 더디고 변화가 느려도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일 때 느끼는 기쁨은 어느 것에도 견줄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일반학교에서 눈치를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는 학군으로 갑니다. 어느 학교든 장애아는 있기 마련이에요. 학교에 지원센터가 있어서 장애아가 온다고 생각하지 말고 특수학급이 있어서 아이들을 지원해준다고 생각을 바꿔줬으면 좋겠어요.” 최 교사가 남기는 마지막 당부에는 첫인상의 묵직하고 단단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진지하게 곱씹어 생각해볼 말이다. ■ 조연주 전남 진도고등학교 교사 ■ 허기와 관심의 배고픔을 채워주다 조연주 교사는 2010년 3월 진도 조도고에 부임한 후, 편부모나 조손가정 등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이 저녁을 굶거나 컵라면으로 허기를 채우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는 주머니를 털어 학생들의 저녁을 먹이면서 학교의 저녁 급식까지 맡게 됐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2년여. 조 교사는 지난해 ‘대한민국 스승상’의 첫 대상 수상자가 됐다.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저 엄마의 마음으로 밥을 해먹이고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 옆에 있어줬을 뿐이에요.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는 배고픔을 해결해 주고 따뜻한 관심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물질적, 비물질적 지원 모두가 필요하다. 사랑과 관심이 있어야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 자존감이 있어야 미래를 향한 의지, 힘, 목표가 생긴다고 조 교사는 말한다. “어느 정도 행정적인 시스템은 갖춰져 있어요. 복지와 상담 등 아이들을 돕는 체계가 마련돼 있죠. 하지만 이와 더불어 아이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그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이에요.”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나 지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교사다. 그러나 교사 한 명의 노력으로는 어느 것도 이룰 수 없다. 교사에 대한 믿음,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사회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관하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교사들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 교사는 강조한다.
■ 신세미 인천시교육청 Wee센터 전문상담사 ■ 옆에 있어줄게~! 기다림과 교감 “센터에 오는 학생들은 다양한 문제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요. 그래서 학생들에 대한 상담은 각 학생이 겪고 있는 문제에 따라 각각의 목표를 정하고 진행해요. 순간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접했을 때 상담사가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인천시교육청 Wee센터의 신세미 상담사는 최대한 학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학생을 대면하는 것,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상담사로서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모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상담 의지가 없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부류가 상담하기 가장 어려운 대상이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서 기다려주거나 그 학생으로부터 오는 느낌에 대해 이야기해주면서 그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해요. 또는 게임을 통해 아이가 자연스럽게 말할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스스로 자신과 주변에 대해 바라볼 수 있을 때, 즉 문제를 인지할 때 답을 구할 수 있기에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조급하게 다가가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두르기보다는 옆에 있어주고 교감해주는 것이다. “오랫동안 학교폭력으로 자존감 저하와 분노 억압에 대한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초반에는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도 매우 힘들어 했었는데 분노를 표출하게 하고 어느 정도 분노가 해소된 후에는 점차 자신의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됐어요. 처음 왕따가 되었을 때 당황스러웠고 답답하고 슬펐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관계 패턴이나 주변 아이들에 대해 이해를 하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게 됐어요.”[PART VIEW] 신 상담사가 생각하는 위기청소년은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도 장소도 없는 아이들이다. 가정불화, 학교에 대한 불신 등 자신을 힘들게 하는 환경에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다가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자신을 먼저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상담사가 가정이 돼주거나 학교가 돼줄 수는 없지만 학생 스스로 자신과 주변에 대해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는 있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던 아이들이 상담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분노와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편해지는 모습으로 변화할 때 상담사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제동행 캠프, 새로운 관계의 발견 지난 2월에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생님과 친해지기’라는 목표로 2박 3일간의 ‘사제동행 희망캠프’를 진행했다. 교사와 학생이 1:1로 짝을 맺어 20개팀을 구성해 제주도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동질감과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캠프 이후로 자기들끼리 자주 어울리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친구가 생긴 것이죠. 그리고 함께 한 선생님을 인간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해요. 캠프 이전에는 선생님은 지시하고 화만 내는 감시자였는데 이제는 다양한 모습을 지닌 인간으로 느낀대요.” 학교가 아닌 다른 공간, 수업이 아닌 다른 시간 속에서 경험한 새로운 관계는 이전에 느꼈던 학생과 교사 관계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앞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가능하다면 정서적 지원이 전혀 없는 가난한 나라에 가서 그곳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 정서적 지원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생계의 어려움보다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나 동기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정서적인 지원은 꼭 필요하다는 게 신 상담사의 생각이다. 신 상담사가 위기청소년들에게 주고 싶은 것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돌아보면 가족과 학교,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해나갈 일이다. ■ 김지영 경기 능동중학교 Wee센터 전문상담교사 ■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 편견과 부정의 눈초리, 어른들이 세운 이해의 벽에 막힌 청소년들은 스스로 세상에 대한 벽을 쌓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둬버린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일. 꿈을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이 선택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김지영 경기 능동중학교 전문상담교사는 이런 청소년들을 대할 때, 그들이 가진 긍정성과 자율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학생들도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이를 채우려고 하는 추진력 그리고 높은 자율성과 자유분방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진 강점으로 단점을 정화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대안교실의 형태로 ‘Fun-Grow 돌봄과 성장교실’을 운영하던 김 교사는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자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학생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드림클래스’는 학생들 자신이 계획하고 추진해서 만든 성과였다. ‘드림클래스’를 통해 자신의 비전 및 학교적응 계획을 선언하고 모의직업체험, 기초학습 다지기, 멘토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은 스스로 꿈을 찾는 계기를 만들었고 즐거움과 자율성, 적극성과 도전의식이라는 희망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못미더운 마음도 있었어요.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켜볼 때, 그들의 변화하는 모습과 함께 변화하는 저의 마음도 볼 수 있었어요.” 믿음은 믿음을 가지고 지켜볼 때 커지는 것이다. 위기청소년들은 그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믿음을 무엇보다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관동대학교 ■ 멘토-멘티, 취업까지 연결된 밀착 지도 대학에 사제동행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스승과 제자 관계가 성립돼 가고 있다. 관동대학교는 자기주도적인 실무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두 가지 형태의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나는 학생들이 목표설정에서부터 목표달성에 이를 수 있도록 교수가 학생들의 멘토가 돼 밀착 지도하는 사제동행세미나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 중심의 자기개발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이다. 관동대의 사제동행세미나는 학과 소속 재학생들을 소그룹으로 편성, 담당 지도교수가 멘토 역할을 하면서 졸업 후 진로까지 지도하는 맞춤형 교육에 중점을 둔다. 세미나 과목은 1~4학년에 걸쳐 대학생활지도에서부터 자기탐색, 학습방법, 독서와 토론, 취미생활, 진로지도, 취업지도 등의 주제를 세분화한 커리큘럼으로 8학기동안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개개인의 목표수립과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노력, 어려움을 만났을 때 해결하는 방법 등을 지도교수로부터 배운다. 과거와 달리 좀 더 밀착된 지도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졸업 후 사회에서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자기개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창의 리더십, 친화 리더십, 글로벌 리더십, 섬김 리더십 등 4개의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공연·전시·현장실습·프로젝트 수행·취업 경쟁력 강화 활동·해외 문화탐방 활동·글로벌 경쟁력 강화 활동·봉사활동 등과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시한다. [PART VIEW] 지리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하은총 학생은 “한 학기에 한두 번 정도밖에 지도교수님을 만날 수 없었는데 사제동행세미나를 하면서 매주 지도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일대일 상담을 통해서 나의 장래희망을 성취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또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관동대학교는 사제동행세미나 시행 후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7.3%에서 4.8%로 감소했고, 취업률 역시 48.4%에서 64%로 높아졌다.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성취감과 취업률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 국민대학교 ■ 소통을 강조하는 ‘동행’ 국민대학교는 2000년 1학기부터 사제동행세미나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국내 최초의 실험 강좌인 셈이다. 학부제가 실시되면서 전공이나 학과에 대한 소속감과 유대가 약해진 학생들에게 교수와의 친밀감을 높이고 직접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다 창의적인 수업운영을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48개 학과 전공 107개 과목으로 출발했는데 현재는 194강좌로 늘어날 만큼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과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높은 상태다. 국민대 사제동행세미나는 학과 특성을 살려 자유롭게 운영되고 있다. 수업방식은 물론 공간에도 제한이 없다. 강의실은 물론 기업체 견학, 극장, 공장, 박물관, 복지시설 등 학생들과 교수가 함께 의논해서 정한 장소가 곧 강의실이 되고, 외부인사 초청 특강이나 토론, 발표 등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이 아닌 소통하는 수업이라는 데 차별성이 있다. 강좌별 수강인원도 15~20명으로 제한을 둬 학생과 교수 간 소통에 막힘이 없도록 운영하고 있다. 국사학과의 사제동행세미나는 매주 토요일, 서울 성곽과 근교 궁궐, 박물관 등의 유적지를 교수와 학생이 함께 답사한다. 답사를 위해 사전 자료를 조사하고 현장에서는 준비한 자료를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실감나는 강의가 진행된다. 이로써 문헌 자료가 가지는 제한성을 극복하면서 살아있는 지식이 학생들 머리와 가슴에 새겨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치외교학과의 경우 한국 정치를 이끌고 있는 주요 인사를 초청, 북악정치포럼으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 정치 현안 문제를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율이 상당히 높다. 시각디자인학과 역시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하면서 관심 분야에 대한 리서치도 수행한다. 해당 분야 실무에 대한 지식은 물론 전체적인 흐름을 익힐 수 있도록 안목을 키우는 데 중심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2000년부터 사제동행세미나에 참여한 경영학부 백종현 교수는 “정해진 강의계획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미나를 듣는 동반자, 즉 학생들의 성격, 상황, 취향 등을 반영해서 쌍방향으로 수업을 만든다는 점에서 타 수업과 차별화된다”고 말하면서 “정형화돼 있지 않다는 점이 이 수업만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제동행세미나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또 들으면서 교수와 제자를 떠나서 인간적으로 소통하니까 인간성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졸업한 제자들은 대학시절에 나를 차갑고 날카롭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따뜻하고 이해심도 넓은 교수라고 한다며 의아해 합니다. 학생들은 물론 나도 행복해지는 걸 느끼죠.” 소통을 강조하면서 따뜻하게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백 교수는 사제동행세미나의 선순환적인 효과를 실감한다. “복도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먼저 다가와 손을 잡으면서 자판기에서 캔 음료를 뽑아줍니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캔 음료를 뽑아주니까 연구실로 돌아올 때쯤이면 음료가 수북하게 쌓여요. 그것을 보면 학생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느끼죠. 이것이 동행의 의미이고 효과인 것 같습니다.” 국민대 사제동행세미나는 교수와 제자라는 공식적인 관계에 감정적, 정서적 이해를 더하고 채워주면서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의 간극을 좁혀가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서 양면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청소년기에 전두엽의 미성숙에 따른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이해할 줄 아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믿음을 갖고 권한과 책임, 자율성을 부여하는 태도다. 청소년들은 이해와 믿음을 받았을 때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훌륭하게 과제를 수행한다. 필자는 이런 점에 확신을 갖고 2005년부터 생활교육부장을 담당하면서 학생의 자율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사제동행 활동을 시도해 왔다.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제동행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학생선거관리위원회 통한 역할 부여 학생에게 자율권을 주고 사제동행의 문화를 조성하는 첫걸음은 학생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학생회장단 선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선거관리위원회 주관의 선거를 실시했다. 교사의 지도와 조언을 받으며 각 학급에서 추천받은 선거관리위원들이 선거관리위원장, 부위원장, 서기 등을 선출하고 이들에게 각각의 역할과 책임,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다. 선출된 선거위원단이 직접 선거 과정을 주관하도록 했는데 이렇게 선출된 총학생회장단과 대의원을 중심으로 교직원 부서(멘토)와 연계한 학생회 부서(멘티)를 조직했다. 부장교사와 학생회 각 부서 간의 업무협조 및 사제동행 활동의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PART VIEW] 학교폭력 예방도 사제동행 활동으로 극~복! 대체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일방적인 방송교육이나 강당 집체교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필자는 자기주도적인 다양한 사제동행 활동을 실시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실례를 소개한다. ●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교사 및 학생회 임원들이 격주 1회 아침자율학습시간에 순번제로 돌아가며 방송 및 자체제작 PPT, 영상 등을 활용해 실시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이다 보니 흥미를 갖고 감상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학기말 고사 후에는 학생회 임원과 상의 해 학교폭력 골든벨 퀴즈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자율적 학습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 10분 이내의 학교폭력 동영상 10여 편을 가정통신문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시청 후 소감문을 생활교육부장 개인 메일로 전송하면 1편당 상점 1점씩을 부여했다. 우수작 또는 UCC를 제작한 학생들은 학교장 표창 및 발표대회를 가짐으로써 학생 눈높이에서 학교폭력 예방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 생활교육부장이 지도교사를 맡고 학생회 임원, 학교폭력 가해 또는 피해 학생, 일반 희망 학생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 역할극 동아리를 결성했다. 상대방 입장을 다양한 배역을 통해 체험함으로써 가슴에서 울리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효과를 거두고 있다. ● 2012년까지는 매월 1회, 2013년부터는 격주 1회, 학생회 주관으로 학교폭력 추방 및 학생 생활 전반에 대한 사제동행 캠페인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학기별로 UCC대회와 학예대회 등도 동시에 운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 2011년부터 ‘학생 스스로 만들고 학생 스스로 지키는’이라는 기치아래 학생자치법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판사, 변호인, 검사, 배심원 등의 역할을 부여받아 과 벌점 학생, 학교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학생들의 억울함을 눈높이에서 해결하고 또 해당 학생들이 긍정적인 부과과제를 수행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파악하고 고쳐나가는 풍토를 기르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 매월 1회 전 교직원이 간식과 격려의 글을 준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문맞이 사제동행 프리허그’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담임교사의 경우 학급 학생들에게, 학교장 이하 비담임 교사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따뜻한 포옹과 함께 간식과 격려의 글을 나누는 이 행사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 높게 쌓여있던 벽을 허물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제동행, 그 시작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교사가 먼저 학생을 믿고 다양한 기회와 방법을 제공해주면 학생들은 분명 책임감을 가지고 훌륭하게 책임을 완수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준비하고, 토의하며, 서로간의 정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학교문화는 건설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학교가 또 하나의 단란한 가정과도 같은 분위기로 변화될 때 학교폭력은 물론 각종 비행 등으로 교사와 학생이 어려움에 처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교가 진정한 배움의 장소가 되기 위해……’ 여기에서 ‘진정한’은 ‘참되고 올바른’이란 뜻을 갖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배움이란? 평소 내가 존경하는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해 봤다. “배움이라는 것은 이곳저곳 여기저기 나눠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것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깨달음을 얻고 멋진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배움이 아닐까?” 선배의 말이다. 5년 동안의 ‘왕따’ 그리고 친구 나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5년 동안 집단따돌림, 흔히 말하는 왕따를 당했다. 매일 아침 학교에 가면 내 물건에 형형색색 그 고운 색깔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설이 쓰여 있었고 교과서에도 낙서가 잔뜩 돼 있었다. 사물함에도 항상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운동회나 소풍을 가면 같이 앉을 친구가 없어 소풍가기 며칠 전부터 마음을 졸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전혜린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안티카페도 만들어졌는데 그때 그 카페 주소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나를 더 심하게 괴롭힐 때까지 부모님께 단 한마디도 못했다. 다만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아직까지 웃고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로 특별한 친구들이 내게 손을 내밀어 주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애가 별났으면 따돌림을 1~2년도 아니고 5년이나 당했겠어?” “애가 문제가 있으니까 따돌림도 당하지. 애들이 괜히 괴롭힐 리가 있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손을 내밀어준 내 친구들은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모두들 무척 특별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거인’이었으니까. 친구들은 모두 나보다 키가 30㎝는 더 컸고 나이도 나보다 2배는 더 많았다. 정신적으로도 나보다 훨씬 컸던 이 특별한 내 친구들은 다름 아닌 선생님이었다. [PART VIEW] 이 친구들로부터 나는 참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 함께한다는 의미와 나를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내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앞서 진정한 배움에 대해 얘기해줬던 선배의 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곳저곳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배움 속에서 나는 내 친구들 덕에 정말 중요한 것들을 하나씩 찾아 배워나갈 수 있었다. 내 인생의 선장님을 만나다 학교가 진정한 배움의 장소가 되기 위해 선생님께 바라는 점은 단 하나다. 모든 학생과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지닌 친구가 되는 것. 아무도 없던 내게 선생님이라는 분은 기둥이자 버팀목이었고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는 힘의 원동력이었으며 내 인생의 일부분을 슬프지만 빛나는 이야기로 멋지게 장식해 줬던 친구였다.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 또 다른 학생에게 이런 ‘친구’가 돼 참되고 올바른,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통해 알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학교가 진정한 배움의 장소가 되기 위해 선생님께 바라는 점이다. 오래 살진 않았지만 내 인생에서 파도를 만나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선장님이 돼 이끌어 주시고 지금은 내게 그 자리를 물려주신 뒤, 뒤에서 든든하게 지원해주면서 흔쾌히 선원이 돼 준 내 친구, 우리 선생님, 나의 선장님.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는 많은 학생들에게도 내게 그래주셨던 것처럼 든든한 친구, 존경스러운 선장님이 돼 주시길 선생님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든든한 친구가 돼 주셨던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Oh, my captain!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청소년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속이 울렁거린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들이 하나같이 곱지 않을 뿐더러 사뭇 공격적이다. 우리말 실력이 그리 밀리지 않는 나조차 해석이 필요할 지경이다. 낯선데다 거칠기 짝이 없다. 대체 이 말은 어느 별의 언어일까? 청소년기는 원래 질풍노도의 시기인지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염려의 대상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을 충분히 감안한다고 해도 요즘 우리 아이들의 언어습관은 이미 선을 한참 넘었다. 지난해 교과부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언어사용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75초에 한 번꼴로 욕을 하고 있다. 한 마디 걸러 한 번씩 욕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해 11월 정부에서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56만 건에 달하는 유형별 피해 건수 중에 ‘심한 욕설’이 19만 건(33.9%)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욕설은 이제 단순히 나쁜 언어습관이 아니라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폭력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아이들 일상에 채워진 비속어와 욕설 더 심각한 것은 비속어, 욕설 사용이 일부 학생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교 1등을 하는 자신의 딸을 입버릇처럼 자랑하는 김 부장. 예쁜데다 공부도 잘하고 부모 말도 잘 듣는, 요샛말로 ‘엄친딸’이 바로 자신의 딸이라며 자랑을 하던 김 부장이 어느 날 무거운 목소리로 고민을 토로했다. 며칠 전 딸과 대화를 했단다. 딸이 다니는 학원에 이웃 학교에서 전교 1등하는 아이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하더니 잠시 후에 밥을 먹다 말고 “○○년, 이번 모의고사에서 아주 갈아 마셔버릴 거야”라고 혼잣말을 하며 이를 ‘오드득’ 갈더란다. 나무랄 데 없이 착하고 곱게 잘 키운 모범생 딸이 그렇게 험악한 욕을 하는 걸 본 아빠로서는 눈앞이 캄캄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김 부장은 지나친 경쟁 때문에 딸의 정신상태가 이상해진 건 아닌지,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무슨 일 있어? 왜 그렇게 흉한 욕을 하는 거야?” 조심스레 묻는 아빠에게 딸이 픽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야말로 왜 그래? 욕도 아닌 걸 가지고. 요즘 애들 다 이쯤은 하고 살아.” [PART VIEW] 문제는 또래 습관이다. 친구가 비속어를 쓰고 욕을 하면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따라하는 게 대개의 청소년이다. 욕을 하는 것이 왜 나쁜지, 자기가 입에 담은 말이 어떤 뜻인지, 무엇을 표현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호기심 반 장난 반 덩달아 어울린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거침없고 고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친 말을 쓸수록 주도권을 잡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다분히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용된 비속어와 욕설은 다른 이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자기 통제력을 약화시켜 폭력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언어를 통해 사고하는 인간 세계적인 언어학자 칼 야스퍼스(Karl Theodor Jaspers)는 “사람은 언어를 통해 비로소 사고한다”고 주장했다. 구소련의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 역시 “언어와 사고는 서로의 발전을 촉진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말과 생각은 분리될 수 없는 깊은 연계성을 맺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출발은 단순한 재미와 기분풀이로 시작되었을망정 비속어, 은어, 욕설 등의 사용은 생각과 행동을 서서히 변화시킨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욕을 사용하는 이유로 ‘평소 말투라서, 습관적으로’ 혹은 ‘기분이 나빠서’를 꼽는다. 자신들의 공격적인 언어가 다른 이에게 폭력이 된다는 사실조차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아무 생각 없이 튀어나오는 대로 내뱉는 욕설을 SNS에 실어 보내고 휩쓸려서 혹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누군가를 왕따시키는 일에도 동참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누군가의 심장을 도려내는 막말이 되고 인터넷의 악성댓글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언어폭력의 사용 빈도를 줄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비속어나 욕설을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또래집단이라는 점이다. “우리 학교엔 욕하는 애들이 없어요. 말이 거칠면 이상하게 쳐다보고 어울리지 않거든요. 그래서인지 문제를 일으키는 애들도 없고…… 선생님들도 우리한테 함부로 대하거나 막말을 하지 않으세요. 서로 존중해서 신사적으로 대하는, 한마디로 품격 있는 분위기인 거죠.” 학교와 학우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한 아들 녀석의 이야기다. 어디서 비롯됐건 바람직한 언어문화가 형성돼 학교 분위기까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학생이 먼저 알아차린다. 언어습관 개선 노력들 “애들이 엄청난 욕을 하는 거예요. 게다가 말끝마다 짜증나, 미쳐 같은 부정적인 말로 투덜거리고. 일단 재밌게 해서 관심을 갖도록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먼저, 짜증나 대신 자장면이라고 바꿔 말하라고 했어요. 친구 자장면을 제일 많이 세어 오는 아이에게 자장면을 사주겠다고 했죠.” 모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의 경험담이다. ‘짜증나’를 ‘자장면’으로, ‘○나’를 ‘종달새’로, ‘○발’을 ‘살랑’으로 바꿔 부르게 했다. 그리고는 그 욕들의 뜻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처음에는 말 바꾸기가 재미있어서 그저 헤헤거리던 아이들의 입에서 두어 달 만에 욕이 사라졌다고 했다. 비록 지금은 욕을 하고 있지만 그 폐해와 심각성을 깨닫게 되면 언어습관을 바꿀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도 우리 아이들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학교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언어습관 개선에 나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연천 전곡고등학교는 학생끼리 ‘비밀 짝꿍’을 정해 서로의 언어습관을 기록한 뒤 몰래 전달했다. 대부분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욕을 하는지 몰랐는데 친구가 적어준 기록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수원 안용중학교 역시 학생들에게 ‘욕 사전’을 직접 제작하게 함으로써 욕의 어원과 뜻을 알게 해 욕을 삼가도록 만들었다. 제주 월랑초등학교에서는 자주 쓰는 욕설을 종이에 써서 버리는 ‘욕설 휴지통’을 설치하는 등 그동안 무심코 사용했던 욕설의 심각성을 발견해 스스로 언어습관을 고치고 있다. 아예 언어습관 개선 동아리를 만든 학교도 있다. 서울 경희여자중학교의 동아리 ‘너나들이’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의 개사 활동을 통해 무심코 흥얼거리는 가요 가사에서 자극적인 단어를 찾아 변환해 부르는가 하면 그래도 욕을 하는 학생에 대해 벌점이나 꾸지람 대신 시를 외우게 하는 방법까지 도입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이런 개선 방법을 찾아내고 시행하는 것 자체가 희망적이다. 흔히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品格)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세 개의 입구(口)로 이뤄진 품(品)자는 사람의 격에 있어 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말은 생각을 담는 마음의 그릇이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맑은 빛이 도는 단단하고 고운 그릇을 안겨주자. 그 그릇이야 말로 우리의 미래이니. ---- 하민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삼성경제연구소 CEO 패널, 사단법인 브랜드경영협회 이사, MBC 브랜드 자문위원, 현대지방의정연구원 전임교수 등을 지냈다. 현재 (주)이미지21, (주)와우이미지, 봄갤러리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위미니지먼트로 경영하라, 안테바신의 도시, 바라나시 등이 있다.
나의 종례 역사 종례신문은 종례의 오랜 역사의 산물이다. 오래전부터 종례는 그야말로 마치는 예의 즉 인사만 했다. 일부러 마음먹은 일도 아닌데 어느 날부터인가 종례시간에 할 말이 없어진 데서 비롯된 것이다. 종례신문을 시작하게 된 사연인 즉슨 매일 종례 시간에 들어가서 조회사항을 반복하느니(시끄러워 말도 안 듣는데)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다 종례신문을 생각해낸 것이다. 대형문구점에서 전지 절반 크기의 화이트보드를 사다가 교실벽 시간표 옆에 붙여 놓고, 수업시간 준비물, 과제, 전달사항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기록은 학습부장에게 보드마커 (흑, 적, 청)와 지우개를 주고 맡겼다. 그 후 종례시간에 들어가서 화이트보드를 가리키며 “얘들아 알지?”하면 학생들은 “네”하고 끝나게 됐다. 하루 종일 이 게시판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보게 되니까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기록하는 습관이 없는 학생들이 있어 좀 더 궁리를 해 보았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습관화된 ‘알림장’을 준비해 오도록 했다. 중학생이 됐으니 ‘플래너’라고 이름만 바꿨다. 그리고 원래 다른 요일이던 HR시간을 학생부에 건의해 월요일 1교시로 변경하고 이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일단 학생들에게 플래너를 책상에 꺼내놓도록 한 후 요일별 행사나 준비물 등을 칠판에 적으면서 설명을 곁들여 안내했다. 그리고 이를 학생들 각자의 플래너에 기록하도록 했다. 이 때 교사인 필자 역시 조그만 수첩에 같이 기록했다. 플래너에 기입한 것을 검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를 적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을 테지만 강제성을 두지는 않았다. [PART VIEW] 그러나 이후 한 번 설명해 준 사항을 학생이 질문하면 플래너를 확인하도록 하고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설명이 불충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절대 다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서 집중력 강화 훈련을 한 것이다. 3월 초 조회시간에 금방 말한 것을 되묻는 학생이 있으면 “너 내 말 씹냐?”하고 핀잔을 줬다.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하니까 처음에 학생들은 아연실색했다. 나중에는 되묻는 학생이 있으면 다른 학생들이 오히려 짜증스럽다는 표정으로 그 학생을 쳐다볼 상황까지 되었으니 집중력까지 향상되는 부수입이 있었던 셈이다. 또 준비물을 가져 오지 않아 불이익을 당해도 모두들 본인 책임으로 생각하게 됐다. 실제로 학년 말에 교과서 대금을 안 내 책을 못 받은 학생이 생겼는데 나머지 학생들이 그 학생에게 ‘플래너를 확인하지 않은 네 책임’이라는 눈길로 쳐다봤다. 한 번 설명한 내용을 플래너에 기입해 스스로 확인하고 지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테니 모두들 집중력을 갖고 플래너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스스로 실행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담임으로서 내가 강조한 것은 오로지 집중력 하나였다. 또 하나, 돈 걷는 일의 경우 액수가 크지 않으면 내가 미리 행정실에 대납해 버리고 돈이 걷히면 천천히 담임에게 내도록 했다. 돈 걷는 잔소리를 안 해도 되니 할 말이 많이 없어졌다. 위와 같이 하면서 종례하러 가서는 빼꼼히 문 열고 입구에 서서 “애들아 잘 가라”하고 인사할 일만 남았다. 점점 조회시간조차 전달사항이 줄어들자 어지간한 잔소리는 하지 않고 감동적인 훈화를 들려 줄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청소 지도 문제가 해결되니까 더 이상 종례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됐다. 어린이는 비평보다는 본보기를 더 필요로 한다. Children have more need of models than of critics. _ 윌리엄 워즈워스 (W. Wordworth,영국시인) 인격적인 설득이 가능한 종례신문 이런 종례의 역사를 거치면서 ‘어떻게 하면 잔소리와 전달사항을 줄여볼까’ 하는 요량으로 2005년 3월 초부터 우연히 종례신문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학생들과 의사소통하는 양과 질이 훌쩍 커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하는 법 3가지를 보면 이토스, 파토스, 로고스가 있다. ‘이토스’는 인간이 가진 본연의 인격적인 면으로 설득하는 것인데 이것이 60%의 효과가 있고 ‘파토스’는 감성을 터치해 설득하는 것으로 30%의 효과가 있다. ‘로고스’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인데 이는 10%의 효과만 있다고 한다. 잔소리는 10점, 감동은 30점짜리인데 인격적인 설득이 60점짜리라는 뜻이 되겠다. 종례신문은 글을 통해 남 얘기하듯 인격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최고의 훈육법인 셈이다. 사실 종례신문은 전날 방과 후에 준비하지만 평소에 좋은 글귀,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틈날 때마다 ‘도배’라고 할 정도로 홈페이지에 올려놓기 때문에 이를 검색해서 쓰면 된다. 때로는 주제별 속담도 시의적절하게 쓰면 촌철살인의 효과가 있다. 종례신문을 만드는 일은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하루에 20분 이상이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종례신문을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종례신문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됐다. 그래서 모임을 통해 다른 선생님들께도 권하기 시작했다. 종례신문 제작 돌입 종례신문 제작에 필요한 종이는 다행히 몇 년 전에 정기고사 답안지로 쓰던 A4크기 OMR 카드가 인쇄실에 수천 장이 남아있어서 이면의 여백에 인쇄해 사용했다. 늘 이 종이를 쓰다 보니 금년부터는 교무실 사환이 모의고사만 보고나면 남은 답안지 수백 장을 버리지 않고 챙겨 뒀다가 내게 가져다준다. 나눠준 종례신문은 다시 모아 교사연수 때 선생님들께 실물 자료로 나눠 줬다. 종례신문은 즐거운학교 홈페이지(ket21.com)에 2년분의 종례신문을 고스란히 탑재해 놓았다. 홈페이지 왼쪽 검색창에 날짜로 검색하면 그간의 종례신문을 볼 수 있다. 종례신문을 운영해 본 결과 아이들의 자존감과 소속감을 향상시키는 도구이자 학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도구로 으뜸임을 자부한다. 많은 선생님이 공유해서 보다 효율적인 학급 운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1인 1역 종례팀장 학생의 소감문 종례신문을 처음 접했을 때 새로운 종례방법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종례신문은 그냥 선생님께서 말로 설명하시는 것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종이에 글로 써서 나눠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종례시간이 따로 필요 없어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례신문을 읽으면 선생님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저희를 진심으로 아끼고 생각하시는 마음이 종례신문을 읽으면 저절로 느껴집니다. 선생님을 이렇게 가깝게 느껴본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은 부모님과의 대화시간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종례신문이 생긴 후부터 제가 먼저 부모님께 다가가서 대화를 시작하고 종례신문에서 나온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이야깃거리가 생기면서 대화 시간이 늘었고 늘어난 대화시간은 부모님과의 거리를 좁혀주기까지 했습니다. 이제 저희 부모님께서는 저보다도 먼저 종례신문을 보시고 내용에 대해 물어보시며 저와 함께 상의하십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컴퓨터 실력도 늘어가고 저와 부모님의 사이도 컴퓨터로 인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됐습니다. 저는 종례신문을 '저녁식사'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종례신문은 정말 대만족이고 앞으로 더 많은 선생님들께서 종례신문이라는 기가 막힌 의사소통을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송형호 2012년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로서 비폭력 평화교육을 전담, 200여 개교를 순회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부 학교폭력 QA 공동연구, 교과부 문제행동의 이해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교사 리더십을 다룬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집필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돌봄치유교실(http://cafe.naver.com/ket21)’을 통해 새로운 생활교육 시스템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 학교폭력 예방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오늘 인터넷 중독 집단상담 받는 김○○, 이○○, 조○○, 서○○는 수업 끝나고 상담실로 와.” 학교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대화다. ‘문제’ 있는 학생들을 별도로 ‘구분’하고 특별한 ‘조치’를 취해 문제를 해소하는 상황들이다. 학교 밖 비상식이 때로 학교 안에서는 상식이 되곤 한다. 학생들은 일단 그 ‘특별한 그룹’에 속하게 되면 졸업할 때까지 ‘인터넷 중독자’로 낙인찍힌다.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 과다사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숨긴다. 이것이 문제가 점점 곪아가는 동안 아무도 그들을 도울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 가정에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인터넷 또는 게임을 과도하게 사용한다고 생각되면 꾸짖거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아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아이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려 하거나 꾸짖는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적 충돌로 인해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이러한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정부의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을 해소한 청소년의 약 70%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가족의 관심과 도움’을 꼽았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으로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경우 대체로 처음엔 부모님과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상대화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여가활동을 하면서 인터넷 중독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너무도 아이러니한 결과다.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했던 많은 노력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와 독이 돼 인터넷 중독이라는 병을 만들었다. 그런데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것 같던 그 병이 함께 대화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치유가 됐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를 알아주지 않은 아이들이 야속하다고도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이었던 것이다. [PART VIEW] 낙인 찍기는 그만 다시 학교로 시선을 돌려보자. 일단 교사는 교내에 인터넷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학생이 있다면 선입견을 버리고 그들의 어려움을 우선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교사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본인이 알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해주고 참여하게 해 인터넷 중독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문제가 외부적으로 발생한 것은 명백하지만 사실 이는 심리적인 내부 원인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식의 접근은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교육, 상담, 관리로 이어지는 프로그램 연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관심일 것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학교 공간에서 본인이 문제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을 원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본인이 원하고 좋다고 인식해야 효과가 높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아이들을 다른 친구들 앞에서 ‘인터넷 중독자’로 낙인찍지 말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작은 모임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은 현실에서 교감하고 소통하는 재미를 완연히 느껴야만 온라인을 통한 소통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치유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들이 늘 함께 생활하고 어울리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보다 관대하고 긍정적 시선 사회는 어떤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입시경쟁이 과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마음 놓고 스트레스를 풀거나 친구와 함께 여가를 즐길 문화가 부족하다. 이런 현실에서 온라인 게임은 친구들과 여럿이, 저렴한 비용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좋은 놀이문화이고, 인터넷은 경직된 생활 속에서 타인에 대한 경계를 풀고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미디어 사용이 현실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 생활에 활력을 주는 좋은 수단이 될 텐데, 적지 않은 아이들이 이를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대중에게 보급되면서부터 정부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오랜 기간 인터넷 중독 해소정책과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정책이 실제 우리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모두 체감하는 정도가 다를 것이나 나는 학교 현장에서 예방차원의 교육과 캠페인, 해소차원의 상담, 병원치료, 캠프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많은 청소년들을 봐왔다. 때문에 우리의 선진 정책이 그래도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소회도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 스스로 느끼고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의식제고 노력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많은 논란이 있었던 강제적 사용규제 정책과 인터넷 중독자가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킨다는 관점의 방송과 보도는 현장에 있는 상담사로서 매우 유감스러웠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를 마치 방송 속의 대상과 동일하게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고, 인터넷을 많이 쓰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구분해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여기는 분위기도 아쉽다. 나는 인터넷 중독은 감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작은 처치로 쉽게 나을 수 있는 감기 말이다. 감기를 오래두면 폐렴 등의 다른 병으로 발전될 수 있듯이 인터넷 중독도 오래 방치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회는 보다 관대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대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주홍글씨 A는 새로운 가능성 α로 아이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인터넷 중독자로 낙인찍혔다고 생각되면 삶의 무기력감을 느끼고 친구들과 선생님을 포함한 주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견뎌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주변 친구들을 인터넷 게임에 끌어들이거나 함께 PC방에 가자고 꼬드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어른들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형성에도 어려움이 생긴다고 한다. 때문에 더욱 더 온라인 관계형성에 몰입하게 된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요즘 같은 정보화 사회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과정이며, 더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는 데 필수불가결한 성장통으로 생각하면 된다. 어쩌면 인터넷 중독 아이들을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과 소질이 뛰어난 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된 환경에서 지금 아이들에게 닥친 일시적 인터넷 과다사용 문제가 더 큰 심리적 상처를 주는 주홍글씨로 확대돼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런 주홍글씨 때문에 아이들이 더욱 더 온라인 세상에 몰입하게 되고, 현실에서의 적응이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 A가 사실은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α로 전환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우리 어른들의 인식과 배려에 달려있음을 기억하자. --- 박은희 동아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표현예술치료와 전문상담을 수료했다.서울교육정보연구원, 중랑구청상담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대응센터, 청담고등학교, 홍대부속초등학교 등에서 전문 상담가로 활약했다. 현재는 청원여자고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로 일하고 있다.
찾아가는 유치원 인성교육 유아기는 놀면서 배우는 시기다. 친구와 역할놀이를 하면서 사회성을 배워가고, 친구와 다투면서 조절능력을 형성하게 된다. 싸운다고 꼭 나쁜 것도 아니고 착하기만 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자신이 지닌 특성에 맞게 그룹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친구와 갈등을 조정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 매주 영어 유치원 아이들을 방문해 예술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몸도 마음도 쑥쑥 커가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아이들의 사회성 능력에 대한 평가와 그림검사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이를 토대로 각 그룹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행한다.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회, 친구와 만나 인사하고 쑥스럽게 자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은 과자로 ‘표정꾸미기’를 하는데 반은 꾸미고 반은 먹으면서 신나는 시간을 갖는다. 친구가 만든 얼굴에 관심을 보이고 친구의 과자를 집어먹으며 어느새 서로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가는 모습들이 보기 좋다. 자기 정서에 대한 이해는 타인을 공감하는 기초가 된다. 자연스러운 놀이 속에서 자기 마음을 인식하고 표현해 보는 시간을 통해 공감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기의 마음을 알고 난 후에는 친구의 마음을 만나 줄 차례다. ‘이런 마음’ 코너를 통해 유치원이나 가정에서 일어날 만한 상황에 대해 상담사가 이야기하면, 아이들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표정카드를 들어서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이럴 때 화가 나는데 친구들은 괜찮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다. 또 ‘활동작업’을 통해 큰 공간 안에서 자기 것을 표현하는 방식과 협동화를 통해 함께하는 즐거움, 배려의 필요성을 배워가고 있다. 인성은 체득하는 것이다. 그룹에서 활동작업을 통해 함께하는 방법을 몸소 익혀가고 있다. 월 1회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매월 아이에게 적합한 양육 가이드를 제공하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전문상담사와 교사, 학부모의 관심이 건강한 인성을 가진 유아, 건강한 리더십을 가진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다. 배려와 소통 배우는 예술활동 놀이[PART VIEW] “학교가기 싫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침을 싫어하는 이유다. ‘학교를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없을까?’ 하는 발상에서 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초등학교로 찾아가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방과 후 주 1회씩 8회를 진행하거나 또는 학교에서 연 2일 진행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예술활동 놀이를 하면서 친구와 사귀고 친구를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간을 통해 같은 반 친구지만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프로그램 중 ‘감정온도계 색칠하기’는 자기만의 색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화가 나서 빨간색을 칠한 아이, 너무 신나서 노란색으로 칠한 아이, 서로서로 신기해하면서 설명을 듣는 눈망울이 반짝인다. 친구가 말한 것에 대해 “어. 반대로 나는 그럴 때 좋던데~”라며 자기 의견을 말하기도 하면서 표현능력을 높일 수 있다. 친구끼리 등을 맞대고 ‘색종이 접기’를 하면서 내가 한 말을 친구가 잘못 알아들을 때의 답답함을 토로하고,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경험하기도 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 소리 지르는 아이, 다시 차근차근 설명하는 아이 각양각색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면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배려와 소통’의 중요성을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다. 석고로 ‘손가락 본뜨기’를 할 때는 자기만 손가락을 마음껏 쓸 수 없는 경험을 통해 반에 있는 장애우의 마음을 이해했다며 숙연해지기도 한다. 혼자만 다른 느낌이 꼭 왕따 같다며 친구들에게 잘해줘야겠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다. 마지막 시간에는 ‘친구 칭찬하기’를 통해 친구의 강점을 찾아주고 칭찬해 주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활동 속에서 친구를 알아가고 놀이 속에서 화해를 배우고 함께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경험하면서 인성교육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시간이다. 헤어지는 날, 학생들이 “자고 가세요”, “언제 또 와요?”, “매일 학교오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즐거운 학교를 만들 때 교육이 참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다시금 느낀다. 행복한 학교를 위한 교사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의 축인 교사들을 만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은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다뤄야할지 고민이 많다. 때문에 실제 교사들이 고민하는 것들을 아이들의 태도와 교사의 반응유형에 따라 컬러코칭하고 있다. 교사를 대상으로 CPTI(컬러성격유형) 검사를 실시해 교사의 성향을 파악하고, 더불어 아이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한 컬러코칭 질문 1 극히 소심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여학생이 자기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 친구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결정하고 학교생활 대부분을 친구관계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교사나 친구들의 관심과 사랑을 지나치게 받으려고 한다.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답변 1 이런 아이는 컬러로 이야기하자면 YELLOW 유형의 성향을 좀 더 많이 갖고 있을 수 있다. YELLOW 아이들은 발랄하지만 소심하고, 주변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이런 친구들에게는 교사의 칭찬,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유아스럽다고 하기보다 좋은 것, 잘 하는 것을 칭찬해주면 좀 더 주도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일단 교사와 좋은 관계를 맺은 후 조금씩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 질문 2 교실에서 우두머리 역할을 하며 교사에게 버릇없이 대하는 아이 때문에 힘들다. 효율적인 지도 방안은 없을까? 답변 2 교사를 당황시키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RED의 장악력을 쓰는 아이들일 가능성이 있다. 아이를 비난하거나 혼내기보다는 아이의 힘을 인정해주되 건강하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아이와의 힘겨루기는 아이와 교사 간에 첨예한 갈등만 만든다. 그러나 RED의 긍정이 나오면 좋은 리더십의 재목이 될 수 있으므로 교사는 한발 물러서 아이와 소통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아이에게는 행동의 이유가 있다. 그것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진지한 질문과 답변 이후에는 교사들의 스트레스를 담아 발산해보는 ‘봉투 터뜨리기’ 활동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새로운 긍정의 힘을 축적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교사들의 모습에서 이전보다 더 아이를 이해하게 된 신나는 교사의 모습을 발견한다. 교사가 즐거워야 학급이 즐겁다. 한국예술심리상담협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아이-교사-상담사의 삼박자를 통해 더 건강한 사회, 즐거운 사회, 사람이 희망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 중에서도 요즘 같은 봄철엔 알레르기비염이 자주 발생한다. 알레르기비염은 어떤 외부 물질에 대해 콧속 점막이 면역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알레르기비염의 원인 항원물질로는 꽃가루가 대표적인데 봄철엔 수목화분, 초여름엔 목초화분, 가을까지는 잡초화분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비듬과 털,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 등도 알레르기비염의 원인 항원물질이다. 특이하게 MSG 등 음식물첨가제나 특정 음식 때문에 알레르기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비염의 증상과 치료 알레르기비염의 주요 증상은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다. 증상이 코감기와 비슷해 감기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도 많지만 코감기와 알레르기비염은 엄연히 다르다. 코감기는 일반적으로 콧물과 인후통, 전신 근육통을 동반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반복되는 맑은 콧물과 연속적인 재채기, 눈과 코의 가려움증, 코 막힘이 특징이다. 또 증상이 장기화되면 두통, 후각능력 저하 등 만성적으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고 천식 발생위험도 3배가량 높아진다. 따라서 애꿎은 감기약만 먹지 말고 이비인후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비염의 치료도 정확한 원인 파악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선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을 찾는 피부반응검사나 비강세포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우선 알레르기비염의 4대 증상인 재채기 발작, 맑은 콧물, 코 막힘, 가려움증 증상에 대해 환자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 점막의 색깔, 점액성 분비물 등을 확인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코와 부비동 단순방사선검사(X선검사), 부비동 초음파, 부비동 내시경(코내시경), 비강통기도검사 등 상세한 검사가 잇따른다. 알레르기비염 초기일 때는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항알레르기 약물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증상인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이 모두 발생하면 비강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나 혈관수축제로 치료한다. 코 막힘이 만성화돼 숙면을 취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약물로는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레이저나 코블레이터로 코 속 점막을 살짝 태워 예민한 코 점막의 민감도를 낮춰주는 수술이 효과적이다. 코 점막의 염증이 심해지면 비강 안쪽 아래편에 있는 선반 모양의 점막이 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부은 점막의 부피를 줄이기 위한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의 예방 알레르기비염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항원을 피하는 ‘회피요법’이다. 봄철에 알레르기비염 환자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항원은 꽃가루다.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시간은 오전 5~10시 사이이므로 이 시간대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간다. 부득이하게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항원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봄철에 꽃가루만큼이나 조심해야 하는 것이 황사다. 최근에는 흙먼지 속에 미세먼지를 비롯해 카드뮴이나 납 같은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비염 환자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 이는 꽃가루 때문에 민감해져 있는 코 점막을 더욱 자극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외부활동 시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보자.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료해 나가는 것이다.
교권추락은 잘못된 정책에서 기인 학교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교권침해, 대다수의 교사들은 이의 주요 원인으로 학생인권조례와 교원평가를 들고 있다. 현재는 수업 시간에 학생이 마음대로 떠들어도 제재를 가할 수 없고 학교 교칙을 어겨도 이를 지도할 방법이 없다. 학생이 잘못했을 때 잘못을 지적하면 뉘우치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인권조례 운운하며 대든다. 사정이 이러니 교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지도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생의 인권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교사의 교육활동에 불응하는 학생을 제재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갖춰져야 할 것이다. 교원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학생들에 의한 교원평가도 고쳐져야 한다. 교사에 대한 평가를 학생에게 하라고 하는 것은 자식에게 자신의 부모를 평가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교육서비스는 일반적인 상품서비스와는 그 목적과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인 상품은 사용자인 소비자에게 평가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교육의 문제는 그 특성상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예절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교권추락의 한 요인이다. 가정에서 부모, 웃어른, 친구에 대한 예절 교육과 질서 교육이 필요하다. 학부모가 학교와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부모가 교사를 무시하면 자녀도 교사를 무시하게 된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만 잘하면 학교나 가정에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실정이니 결국에는 통제 불능의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찾는 교권회복 [PART VIEW]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교교육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사들 스스로 교권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가정에서의 올바른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사회·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교육 현장에 설 때 바른 교육이 가능하다고 본다. 교권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교권회복 방안, 무엇이 있을까? 첫째, 교권회복의 효과적인 방안을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찾고자 한다. 학교생활기록부를 객관적이고 사실대로 기록한다면 학교교육을 정상화하고 교권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현재 각급학교에서는 담임이 학교생활기록부를 입력하고 출력해서 학생들에게 확인(?)받는 절차를 거친다. 이러니 어느 담임이 객관적으로 쓸 수 있겠는가? 행동발달상황란과 종합란까지 학생 확인을 거치는 것은 교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초·중·고교에서 담임과 교과담당 교사가 학생을 보고 관찰한 내용을 객관적이고 사실대로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담임교사는 학급 학생의 전반적인 행동발달 상황을 기록하도록 하고 상점, 벌점 내용은 물론 처벌받은 내용도 객관적이고 사실대로 기록해야 한다. 교과담당 교사는 수업 시간에 가장 가까이에서 학생을 관찰하고 학생의 발달상황을 판단해 교과 세부사항에 기록하도록 한다. 수업 준비, 수업 태도, 지시 이행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면 학생을 이해하고 지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공동체 신뢰 확보 최우선 이렇게 작성된 초·중·고교 학교생활기록부를 대학입학사정관제도에 반영한다면 학생도 학교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되고, 학교교육 또한 정상화되며 교권도 회복될 것은 당연한 이치다. 최근 입학사정관제에 제출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돈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담임교사도 입시철이 되면 학생의 대학입학 추천서를 쓰느라 그 업무가 매우 무겁다. 이렇게 힘들여 쓴 추천서와 자기소개서가 과연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일까? 입학사정관은 짧은 기간 내에 그 많은 자료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런 부작용의 대안으로 학교생활기록부를 활용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그 어떤 추천서나 자기소개서보다 효용가치가 높다고 믿는다. 초·중·고교의 학교생활기록부를 대학에서 100% 믿고 입학사정관제도에 100% 반영한다면 학생의 학교생활태도도 현저히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교권을 바로 세우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교권 확립은 우선 학생이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따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학생이 학교와 교사를 믿고 따르려면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의 인성교육에 힘써야 한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절을 가정에서 잘 가르친다면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다고 본다. 학생이 학급 담임과 교과 담임을 믿고 따를 때 학교생활이 즐거울 것이고 학교생활을 즐길 때 성적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자녀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지름길은 부모가 학교와 교사를 신뢰하는 것에 달려 있다. 부모가 학교와 교사를 믿지 않는 것은 자녀들의 인생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학생인권조례·교원평가 재검토 셋째, ‘대학입시 올인 교육’ 또한 고쳐져야 한다. 입시과목 위주의 학교교육은 인성교육을 망치고 결국은 교권을 추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대학입시에서 국·영·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보니 학생의 관심은 국·영·수뿐이다. 다른 교과목 담당 교사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넷째, 학생인권조례와 교원평가가 교권추락의 핵심이요 교실붕괴의 주범이라는 것은 많은 현장 교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나 철모르는 학생에 의한 교원평가는 빠른 시간 내에 폐지돼야 마땅하다. 다섯째,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적절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교권이 바로 서고 학교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교실 수업을 마음 놓고 할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고 본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경우 수업분위기 개선을 위해 지난 3월부터 ‘행복한 수업 분위기 조성을 위한 특별지도’를 추진하고 있다. 매월 한 차례씩 교과 담당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의 이름과 수업 방해 행태를 적어내면 그 유형에 따라 개별 상담, 학부모 상담, 특별 프로그램 운영, 서약서 작성 등의 조치를 취한다. 만약 개별 상담 및 특별 프로그램에 불참하는 경우 선도위원회에 회부해 개선 의지 및 경중에 따라 징계하고 있다. 교사나 학생들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수업분위기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학부모의 교권침해에도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단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할 때는 사전 약속을 한 후 반드시 출입증을 발부 받아 학교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 학부모의 항의가 있을 때는 교장이나 교감이 학부모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원칙에 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요컨대 추락한 교권을 되찾는 길은 학교교육의 정상화에 달려 있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국가의 올바른 교육정책을 바탕으로 가정과 사회,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독도교육 강화에 나선 교육부는 일단 전국적인 독도전시회를 개최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춘 체험 중심의 독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독도관련 교육을 다양화하기로 했다. 또 교사들이 보다 체계화된 논리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자료를 개발해 보급하고 연수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국 순회·찾아가는 독도전시회’ 개최 교육부는 지난달 9일부터 시작한 ‘제1기 전국 순회 독도전시회’와 함께 올해는 새로운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독도전시회’를 연말까지 이어간다. 찾아가는 독도전시회는 전국 순회 독도전시회 방문이 어려운 중·소도시의 농·산·어촌 주민들을 위해 인근 소재 5개 독도지킴이거점학교를 중심으로 독도전시회 상설전시관을 마련해 진행하는 새로운 방식의 전시회다. 독도전문가가 주변 지역 학생과 교사를 직접 방문해 독도교육 및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지난달 초 시작한 제1기 전국 순회 독도전시회는 오는 26일까지 용인문화예술원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독도의 역사와 자연을 접목시킨 입체적·종합적 전시로 독도 모형 만들기, 독도관련 5분 스피치, 독도 에필로그 작성하기 등 다채로운 관람자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몄다. 특히 이번 교과서 문제와 일본의 역사왜곡과 관련, 일본과 우리나라 초·중·고 교과서를 전시해 양국의 입장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척시립문화예술회관에서 7월 17일~8월 25일 진행하는 제2기 독도전시회는 강원도 삼척의 독도관련 축제인 ‘이사부 축제’와 연계해 독도교육과 홍보의 시너지 효과를 꾀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 결과물은 동북아역사재단 홈페이지에 공유해 독도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시기간 중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독도 교수-학습사례 공모전’도 개최한다. 독도지킴이거점학교의 동아리 중심 독도교육 사례는 물론 독도교육실천연구회 연구 성과 및 독도부교재 활용 등을 통한 우수 실천사례를 발굴, 보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독도전시회 일정 구분 권역 장소 전시기간(일수) 전국 순회 독도 전시회 수도권 용인문화 예술원 4.9∼5.26 (48일) 영동권 삼척문화 예술회관 7.15∼8.25 (42일) 찾아가는 독도 전시회 농·산·어촌의 독도지킴이 거점학교 충남 운곡초 4.25∼4.29 (5일) 전남 고흥중 6.10∼6.14 (5일) 강원 호명초 9.23∼9.27 (5일) 충남 만리포고 10.21∼10.25 (5일) 전북 적성초 11.18∼11.22 (5일) 체험 중심의 독도교육 강화 체험 중심의 독도교육 실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독도지킴이거점학교를 확대하고 독도아카데미 등을 운영한다. 독도지킴이거점학교는 공모를 통해 총 60개교를 선정할 예정이며 일선학교에서는 독도지킴이반, 독도사랑반 등을 운영토록 할 계획이다. 동북아역사재단과 독도수호국제연대는 올해 12월까지 전국의 중·고등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독도아카데미를 운영한다. 관련 이론교육 후 2박3일의 울릉도 독도 탐방을 계획하고 있다. 또 동북아역사재단과 사단법인 한국 이사부학회는 전국의 초·중·고 학생 1만 3500명을 대상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하는 ‘이사부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교원은 물론 5급 공무원까지 독도교육 확대 교원의 역량 증진 방안도 마련했다. 일단 학생용 독도부교재와 교사용 지도자료를 개발·보급한다. 교사용 지도자료는 일본의 독도영유권에 대한 억지 논리나 주장들을 반박할 수 있는 우리 측 논리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교사들의 독도부교재 활용 수업실천 경험과 독도지킴이 활동 우수사례들을 충분히 반영했다. 이와 더불어 독도교육에 대한 교원의 교수-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교원 연수를 확대한다. 2011년 4월부터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찾아가는 사이버 독도교실’ 온라인 연수를 금년에는 그 대상자를 5급 공무원까지 확대해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