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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부터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초3·5·6년, 중1·3년, 고1·2년으로 확대한다. 종전 초6, 중3, 고2에서 4개 학년이 추가된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내년 2~4월 시행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지원 대상을 이같이 확대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원래 신규 도입 계획에는 초5·고1 정도였으나 ‘초3·중1 책임교육학년’ 조기 도입으로 총 7개 학년 학생의 학력을 진단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향후 평가 대상을 더 확대해 초3부터 고2까지 전 학년의 학력 진단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학업성취도 학년 확대 움직임은 지난 2017년 전수평가에서 표집평가로 전환한 이후 기초학력 미달(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1수준) 비율이 3배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초·중학교 단계에서 정확한 학력 수준을 확인할 수 없게 된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해 평가를 치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실정이다. 이에 교육부는 올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내놓고 초3·중1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한 바 있다. 초3과 중1은 각각 교과 학습과 중등 교육이 시작되는 학년으로 자칫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쉬운 시기다.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한 초3·중1의 경우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전체 학생의 학력을 진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최근 몇 년간 학력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초3·중1 전체 학생들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적극 권고하고 이를 교육청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내년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2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시행한다. 개별 학교는 학급 단위로 희망하는 날짜를 선택해 내년 1월 9일부터 평가 시행일의 2주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학년별 국어·수학·영어 등 교과에 대한 학업성취 수준뿐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 등 비인지적 특성에 대한 진단도 가능하다. 초3은 읽기·쓰기·셈하기를 반영해 문해력과 수리력 2개 교과 진단 검사를, 중1의 경우 자유학기제 취지를 고려해 진로·적성 진단 검사를 제공한다. 학교와 학급별로 평가 시행일이 다른 점을 고려해 교과 검사 도구는 4종으로 제작한다. 컴퓨터 기반 평가(CBT)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초3은 발달 수준과 정보 기기 활용 경험 차이 등을 고려해 지필평가로도 응시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교과별 성취수준(4~1수준)과 학업성취 정보를 담아 학생, 학교(급)에 제공되며 학교는 진단 결과를 교수‧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일부 사교육업체가 온라인으로 고액 입시 상담을 제공하면서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업체 2곳을 각각 고발 및 수사 의뢰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유료 입시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음에도 관할 시·도교육청에 학원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해당 업체는 원서접수 대행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및 입시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불법 입시 상담 및 교습비 초과징수에 대한 제보를 12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받는다. 교육부는 정시모집 기간 편·불법 학원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불법 입시 상담 및 교습비 초과징수에 대해 특별 점검한다. 특히 시도교육청에 진학상담지도 교습과정으로 등록한 학원 등에 대해 교습비 초과징수 여부, 입학사정관 경력 등 거짓·과대광고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교육부는 최근 학원 교습비를 물가안정 관리품목으로 지정하여 매주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최근 높은 물가로 많은 국민이 힘든 와중에 일부 사교육업체가 대학 모집 시기에 불법으로 고액 입시 상담을 하고 있다”며 “물가안정과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해 공공 입시 상담은 강화하고 불법 고액 입시 상담은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서울시 강남구 소재 불법 고액 교습비 학원을 대상으로 8일 합동점검을 진행했다. 이번 점검은 최근 높은 물가로 인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주재하에 교습비 초과 징수, 교재비 등 기타경비 불법‧과다 청구, 가격표시제 미준수 등을 한 불법 고액 학원을 집중 점검했다. 신문규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은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대학 등록금과 학원 교습비를 교육부 관리품목으로 지정하고 매주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불법 고액 교습비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학부모님께서는 나이스 대국민서비스와 학원 옥외가격표시를 확인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전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비해 다소 까다로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표준점수 등을 분석한 내용에 대해 이처럼 요약했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이 확보됐다는 기존의 발표가 채점 결과에서 그대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표준점수는 개인이 획득한 점수가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은 경우 시험이 까다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전년도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134점)에 비해 16점 상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는 총 64명으로 전년도 371명 대비 307명 줄었다. 1~2등급 구분 점수는 전년 대비 높아진 것을 볼 때, 3등급 구분 점수(116점)는 전년도 수능보다 1점 낮아졌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구분점수는 133점으로 지난해 126점보다 7점 상승했다. 3등급 구분 점수는 116점으로 전년도 수능보다 1점 낮아졌다.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 대비 3점 높아진 148점이다. 최고점자 수는 612명으로 전년도 수능의 934명에 비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1등급 구분점수는 133점, 2등급 구분점수는 126점으로 모두 지난해 수능과 같았다. 특히 국어와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 감소에 주목했다. 전년도 수능 때 11점이었던 것이 올해 2점으로 좁혀졌다. 교육부는 “상대적으로 특정 영역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폭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어 영역의 경우 1등급 인원 비율은 전년 수능(7.8%) 대비 3.12%p 낮아진 4.71%였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낮다. 다만 2~3등급 인원 비율은 전년도 수능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국어·수학·영어영역은 지난해와 대비해 상위권에게는 까다로웠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평가원의 설명이다. 탐구 영역은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의 과목 간 1등급 구분 점수 차이는 최대 5점으로 지난 9월 모의평가(4점)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의 과목 간 1등급 구분 점수 차이는 최대 6점으로 지난 9월 모의평가(12점)에 비해 줄었다. 전 영역 만점자는 1명으로 확인됐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며 “지금까지 학생들이 킬러문항을 풀기 위해 사교육업체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사고력과 추론 등 전반적인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업 본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통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채점 결과를 8일 수험생에게 통지했다. 평가원은 개인별 성적통지표를 접수한 곳(재학 중인 학교, 시험 지구 교육청, 출신 학교 등)을 통해 수험생에게 교부하고, ‘성적통지표 교부 및 온라인 성적증명서 발급’에 대한 안내문을 수능 홈페이지(www.suneung.re.kr)에 게시했다. 수험생 진학 지도를 위해 ‘영역 및 과목별 등급 구분 표준점수 및 도수분포 자료도 공개했다.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4870명으로 재학생은 28만75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5만736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의 위세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팬데믹(Pandemic)의 공포는 너무도 끔찍했다. 세계적으로 강대국이라 불리는 이른바 G7을 비롯한 기타 복지 선진국들도 속수무책으로 코로나의 기습에 당하면서 국가적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외부와의 완전 차단 상태인 봉쇄 및 격리 조치가 있었다.우리의 모든 유⋅초⋅중등학교 및 대학교는 일제히 원격교육의 체제에 돌입하였다. 이는 학교가 문을 닫고 비대면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불가피한 조치였다. 돌이켜보면 당시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역사상 초유의 사건은 학교 교육의 완전한 온라인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재빠르게 선도적 조치를 취한 학교들은 냉혹한 현실에서도 빠르게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 그것은 언제부터라 할지 모르게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갖추어 온라인 수업으로 재빠르게 전환한 학교들은 역시 자타가 인정하는 우수한 학생들의 집단인 특목고와 자사고 등이었다. 한편 일반 학교들은 새로운 체제를 설계하고 시설을 갖추며 교사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학교마다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혼란이 날로 점입가경이었다. 그 속에서도 학교마다 IT 기술과 디지털 문명에 적응이 뛰어난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원격교육시스템의 구축은 순차적으로 이루어져 나갔다. 물론 여기에는 교육부와 교육청의 예산 지원과 각종 현지 컨설팅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소위 쌍방향 원격교육 시스템을 무난하게 갖추기까지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교사들의 우수한 역량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었다. 최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2’의 결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의해서 발표되었다. PISA는 만 15세 학생의 수학⋅읽기⋅과학 소양을 3년 주기로 평가하는 국제 비교 연구다. 대한민국은 첫 연구였던 PISA2000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번 PISA에는 OECD 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4개국 등 총 81개국에서 약 69만 명이, 한국에서는 186개교에서 6931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대한민국 원격교육의 힘이 드러난 긍정적이자 희망적인 것이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 학생들의 수학⋅읽기⋅과학 평균 점수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과 한국의 평균 점수에서 수학은 472:527, 읽기는 476:515, 과학은 485:525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PISA 2018 대비 OECD 회원국의 평균 점수는 모든 영역에서 하락한 반면 대한민국의 경우 모든 과목의 평균점수가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한마디로 전 세계적으로 악화된 교육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잘 발달된 K-원격교육 시스템의 승리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공교육 공백 상태에서 사교육의 힘에 의한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속하게 구축하여 실행에 들어간 한국의 유⋅초⋅중등의 온라인 교육체제는 나름대로 맨 땅에 해딩한 상태에서 일구어낸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원격교육이 실행 과정에서 드러난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의 교육체제에 ‘입에 쓰나 그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새로운 역사를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히 IT 선도국가답게 우리의 원격교육시스템은 이제 그 경험의 축적으로 앞으로 닥칠 어떠한 감염병 시대에도 나름대로 역할을 굳건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원격교육체제로의 구축과 실행, 적응에 따른 모든 교사들의 노고와 희생은 이제 새로운 원격교육시대를 대비한 시스템으로 정착되고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문제점으로 드러난 상하위권 학생 간 격차와 학교 간 격차 모두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심화현상에 따른 부작용이기도 해이는 국가가 나서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공교육 경쟁력 제고, 사교육 경감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국가의 교육과정, 교수 학습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에 학교별로는 교육과정의 공동화 및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해 나가는 특색 있는 운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노력도 조화롭게 병행해 나가야 한다. 최근 10년 내에 144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상처 시대’이자 교육의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길은 교사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교육환경을 혁신하고 인간의 존엄 사상을 공유하며 학생의 꿈과 끼를 살려 각자의 천재성과 잠재력을 발현하도록 이끄는 교육의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 정부의 교육개혁은 장기적인 교육 비전으로 온 국민의 공감과 지지 속에서 대한민국에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들어가며 예의 근본정신을 담고 있는 오경 중 하나인 예기(禮記)에 ‘樂心感自(낙심감자)’라는 말이 있다. 이를 해석하면 ‘즐거운 마음을 갖게 하면 표현도 너그럽고 완만하게 되는 사람이 될 것이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교육 중심의 지식 위주 주입식 교육활동이 팽배해 있고, 이와 함께 특히 학교폭력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학생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바탕으로 한 건전한 가치관 형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개인주의 문화에 따른 문화소비 방식의 변화, 디지털 전환, 지역소멸 등 여러 차원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사회·환경변화로 수요자 맞춤형 및 역량 중심 예술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인석(2016)에 의하면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질적·문화적 향유능력을 향상하고 문화소비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함과 동시에 국민으로서의 문화생활을 통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데 학교예술교육의 목적이 있다고 한다. 이에 학생 성장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사회적 편견 중 하나는 ‘예술은 취미이기 때문에 방과 후에 하거나 동아리활동으로 가면 된다’ 또는 ‘예술은 특정한 영재들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 내 예술교육의 중요성은 인지하지만, 그것을 담아낼 교육과정 시수나 교육공간과 시설,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부족 등으로 학교 내에서 축소되어 운영되거나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전망하는 차원에서 미래의 중요한 교육은 창의성 함양에 있으며, 그것은 현재의 과학적 발전에 예술적 상상력과 감성이 더해지는 것이므로 문화예술교육은 분명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다. 가. 학생 성장과 발달을 위한 교육적 특징 첫째, 감정에 집중(A Focus on Emotion)하는 교육적 발현이다. 예술은 감정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나는 어떻게 느끼는가’라는 감정표현이 중점인 교육인 것이다. 예술교육은 공감능력을 기르는 데 결정적이다. 배우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상대방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공감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즉 표현과 공감이 바로 예술교육의 중요한 지점이다. 감정을 표현하고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며, 창조할 수 있게 된다.[PART VIEW] 둘째, 다의성(Ambiguity) 교육이 이루어진다. 표준화된 시험은 옳고 그른 답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지만, 예술작품이 가진 의미는 많은 해석이 열려 있다. 즉 나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고, 교육과정에서 누구나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나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결국 다른 이들의 관점을 존중한다는 것과도 연결된다. 또한 다양한 관점과 대답은 스스로 성장하는 학생들이 자기 생각에 가치를 부여하고, 자기가 선택한 학습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도록 격려를 받아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해진다. 셋째, 과정지향성(process Orientation)이다. 완성된 결과만이 아닌 ‘제작하는 과정, 실행하는 과정, 구현하는 과정’이라는 과정지향적 예술학습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과정지향적 예술학습은 목적의식이 있는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과정에 집중하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진행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깨닫고, 차이를 만들어 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자신의 학습상황과 방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성찰하는 것을 판단하는 역할도 가져오게 한다. 넷째, 관계성(Connection) 교육과 관련이 깊다. 단체로 하는 교육활동은 공동체의식을 형성한다.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들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경험은 예술교육이 제공하는 중요한 점이다. 또한 공유된 경험의 힘으로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사회적 책임을 갖게 한다. 나. 디지털과 AI 시대에 대한 대응적 측면 과학기술 발전으로 온라인플랫폼·메타버스 등으로 일상 세계에 변화가 생겼으며, 이는 문화예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1인 크리에이터의 성장 및 새로운 예술형식도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변화는 법·제도·윤리의식 변화보다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여러 사회적·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하게 된다.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개입 같은 개인의 권리 침해문제가 발생하며, 인공지능이 만든 창작물이 대중에게 선보이면서 인간의 고유 영역, 즉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성 회복, 인간다움에 대한 방향성 측면에서도 문화예술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김세훈(2004)은 ‘문화예술교육이 미적 교육, 문화다양성 교육, 문화적 문해 교육 등 다양한 교육영역과 연계되어 개인의 미적·창의적·성찰적·소통적 역량을 북돋음으로써 개인의 발전과 성숙은 물론 사회의 문화적 성장과 성숙을 이끌어 낸다’며 그 중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학교 예술교육 활성화 방안 가. 학교의 예술교육 역량 강화 첫째, 교육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애플리케이션과 영상 콘텐츠를 개발하여 교실수업 운영 및 학습자 개인 맞춤형 예술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하여 검색 후 다운로드받아 실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영상자료 콘텐츠를 개발하여 온라인플랫폼에 탑재한 후 콘텐츠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용이하면서 우수한 자료를 개발·보급하도록 한다. 이때 예술교과내용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능 및 지식 습득에 활용되는 탐구과정을 고려하고, 예술교과에서 무엇을 알고 이해해야 하는지 내용 요소 및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예술교과를 통해 기를 수 있는 고유의 가치·태도·내면화 등에 대한 교육적 본질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둘째, 학교와 교원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사례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지역 및 다양한 자원과의 연계 다양화를 통한 미래지향적 학교예술교육 사례를 발굴하여 공유해야 한다. 팀티칭, 다른 교과와의 융합, 예술활동을 통한 학생의 사회적·정서적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수업사례 및 활동사례를 공유하고 역량강화 연수 및 워크숍과 연계하여 확산시킬 수 있다. 교육부(2023)에서는 학교예술교육포털을 활용한 학교예술교육 공모전을 통해 2022년 작년 한 해 4개 분야 159편을 접수하여 28편을 시상하고 자료집을 제작·배포하였다. 학교예술교육의 성과를 확산시키고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공모전을 기획·운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교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육청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정책 이해를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학교 관리자 및 교원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 인식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한다. 특히 교육과정 다양화 측면에서 학교 내 문화예술교육 연구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학교 내 예술표현과 실천중심 문화예술교육 전문적학습공동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교과연구회를 조직하여 다양한 연구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나. 학생 예술활동 기회 확대 첫째, 학교의 여건과 학생의 흥미·소질을 반영한 학생중심 문화예술교육과정을 수립·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청 단위에서는 학교중심의 특색 있는 예술교과의 통합적 운영방안 발굴과 적용, 주제중심의 예술교과와 일반교과의 융합수업사례 발굴과 지원, 문화예술교육 우수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 학교별 운영상황 장학과 컨설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학생예술동아리를 확대하고, 학급 단위 특색 예술활동 프로젝트 활성화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둘째, 예술활동 발표기회를 확대한다. 학교-교육청-전국 단위 온·오프라인 예술활동 공유의 장을 마련해서 학생의 예술활동 생활화 및 예술 참여 경험을 확장하도록 한다. 문화예술교육과정 운영방안(예시) • 교과활동과 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한 문화예술교육과정 수립 • 인문학 기반의 문화예술교육 추진기획·운영 • 문화예술 중심의 다양한 융합프로그램·협력수업·프로젝트활동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연극·뮤지컬·영상·애니메이션 등)과 연계한 교육과정 편성 학교 또는 교육지원청 단위의 전시 및 공연 등 상시 공유기회 확보를 통해서 자발적인 참여 중심 예술문화 조성을 유도하도록 한다. 학교와 교육청 단위의 학생 예술활동 공유행사와 연계하여 전국 단위의 온·오프라인이 병행된 공연과 전시행사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문화소외대상 학교와 학생에 대한 예술교육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적으로 취약한 여건의 학생과 학교에 대해 예술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소외계층 학생에 대한 예술 분야 진로교육 측면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소외지역의 환경요인을 고려하여 인근 학교와 연계 및 지역의 인적·물적 예술자원을 활용한 공동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거점 학교 및 기관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한다. 문화소외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중 예술캠프 또는 공연·전시회를 기획하여 개최하는 것도 지속적인 지원방안이 될 수 있다. 다. 학교 안과 밖을 연계한 협력교육 확산 첫째, 학교 밖 예술교육자원 연계 네트워크를 활성화한다. 지자체·교육청·유관기관과 협업 강화를 통해 지역 내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기부 자원을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한다. 지역문화재단이나 학교예술강사의 지역 운영기관 등 협업 유관기관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된다. 또한 지역 유관기관과 교육기부 자원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거점대학 중심의 학교와 지역협력 프로그램 모델을 개발·운영하도록 한다. 둘째, 학교예술교육 지원협의체를 강화한다. 지역 여건과 학교 수요를 반영한 교육지원청별 지역예술교육협의체를 활성화해야 한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의 기획 및 프로그램 개발, 지역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와 상호협력체계를 위한 연계망 구축, 그 밖에 학교문화예술교육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협의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지역의 예술단체·문화재단·지역대학 등과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교육지원청 단위 지역예술협의체에서 단위학교를 지원하고 지역예술자원을 발굴하여 보급하는 역할을 갖도록 한다. 셋째, 예술 관련 기관 연계 체험중심 예술교육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지역의 미술관·박물관을 활용한 문화예술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예술 유관기관과의 학생문화예술교육 심화형 연계를 다양화한다. 또한 지역의 문화예술 특성과 융합된 학교예술교육 구축 및 활성화를 지원하며,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지원 플랫폼을 구축함과 함께 학생자치회 주도의 학교 문화예술주간 운영 및 마을예술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와 마을, 학교와 학교 간 연계를 통해 마을주민과 함께하는 예술축제 운영으로 창조적 소통과 공감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가며 문화예술교육은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역량을 성장시키는 교육이다. 또한 상상력에서부터 사회적 책임까지 광범위한 교육적 효과가 있으며, 우리 학생들에게 인간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생각과 행동을 통해 인간존중과 인간존엄의 경험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우울증이나 심리적 문제, 삶의 질 문제 등의 개선에도 문화예술교육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지역 중심의 예술생태계 구축을 통해 학교예술교육활성화 기반이 조성되고 앞으로 학생 주도의 예술표현 기회 확대를 통해 학생의 예술감수성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중심 학교예술이 활성화되어 우리 학생들의 감성이 자라는 미래융합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자녀의 ‘등급’ 앞에서 ‘소송’도 불사하는 학부모 과학 서술형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화제다. 시험문제는 ‘전류의 세기를 크게 하도록 솔레노이드 도선을 감는 방법을 한 가지만 서술하시오’이다. 교사가 생각한 정답은 ‘많이 감는다’이고, 학생이 쓴 답안은 ‘촘촘하게 감는다’이다. 국어학적 관점에서 ‘많이’와 ‘촘촘하게’는 엄연히 다르다. 과학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왜 ‘많이’는 답이고 ‘촘촘하게’가 답이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교사가 학생 답안을 0점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후 진행과정엔 한국교육의 특징이 집약돼 있다. 학생은 전교 ‘1등’이고, 해당 문제를 틀리면 ‘2등급’이 된다. 화가 난 학부모는 ‘서울대’ 출신 ‘교수’ 친구와의 대화를 근거로 ‘촘촘하게’가 더 맞는 답안이라고 주장한다(실제 서울대 교수 친구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학부모는 소송까지 고민한다. 어떻게 해서든 ‘촘촘하게’를 정답으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학부모는 이 모든 과정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다. 이 논란은 왜 한국교육의 축소판일까? 학부모는 등수와 등급이라는 ‘서열’에서 자신의 자녀가 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학벌’과 ‘직위’를 내세운 권위를 인용한다. ‘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한다. 이처럼 서열·학벌·직위가 만든 공고한 위계시스템은 한국의 학부모들을 투사로 만든다. ‘민원’과 ‘소송’으로 무장한 학부모의 등쌀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단언컨대 이 학생의 목표는 분명 서울대일 것이다. 위계시스템의 정상에 올라가는 것일 테다. 최근 교육부는 논·서술형평가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논·서술형 문항만으로 내신평가가 가능하게끔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할 수 있게끔 판을 깔아 줄 테니, 막무가내로 부딪쳐 보라는 것일까? 물론 어느 정도 일관성 있는 정책도 포함됐다. 절대평가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5등급 내신체제를 도입한 결정에서 나름의 고민이 엿보인다. 학교 안에서만큼은 조금이나마 경쟁을 줄여 보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타협안이라 할 만하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는 교육 공동체의 불신이다. 교사·학부모·학생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교사는 부담과 두려움을 호소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를 의심한다. 한국에서 논·서술형평가 안착이 불가능한 본질적 이유 논·서술형평가가 교육과정 문서에 등장한 지도 10년을 훌쩍 넘겼다. 서술형평가는 6차 교육과정 문서에, 논술형평가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등장한다. 이후 논·서술형평가는 2차례에 걸쳐 확대 시행되었다. 2011년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에 따라 단위학교에 서술형평가가 의무화되었다. 2015 교육과정 이후 과정중심평가 흐름을 타고 논·서술형평가가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이제 세 번째 분기점을 맞이한 듯하다. 이 긴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이 논·서술형평가의 안착을 가로막았을까? 유럽과 미국은 가능하지만, 한국은 불가능한 본질적인 이유를 고민할 때다. 이는 한국교육을 지배하는 두 가지 유령, 객관성과 공정성 패러다임 때문이다. 전자는 학생의 능력이 한 치의 오차와 오류 없이 측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후자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객관성 패러다임은 한국교육이 선다형 지필평가 중심으로, 공정성 패러다임은 한국의 모든 교육정책이 사교육 억제를 중심으로 맞춰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 두 가지 패러다임을 뛰어넘지 못하면 논·서술형평가가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논·서술형평가가 객관적이지 않으며, 사교육 부담을 증가시키리라 단언하기 때문이다. 이미 논·서술형평가가 자리 잡은 해외는 오차와 오류를 주관성으로 보지 않는다. 심각한 오차와 오류는 상호 주관성에 의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학생이 쓴 글을 2명의 교사가 5점 만점으로 채점한다고 가정해 보자. 학생과 학부모는 2명의 평가자가 똑같은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만약 한 명은 3점, 한 명은 4점을 부여했다면? ‘서열’과 ‘변별’이 중요한 한국 교육시스템에서 이 같은 결과는 명백한 ‘민원’과 ‘소송’의 대상이 될 게 뻔하다. 그 과정에 ‘서울대’ 출신의 교수와 일타강사가 등장할 것이다. 해외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바로 사회적 신뢰 혹은 과도한 주관성을 보완하는 채점 절차다. 프랑스의 경우 오래된 시험 전통으로 바칼로레아 채점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편이다1. 평가유형은 다르지만 구술평가가 일반화된 덴마크의 경우 교실단위평가에서도 학생·학부모 이의제기는 전무하다고 알려져 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어떨까. IB의 경우 학교 내부평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나친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평가자료 일부를 외부 평가위원에게 보내 검토를 받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같은 방식을 한국교육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단기간에 사회적 신뢰를 쌓거나, 모든 학교에 외부평가를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적 설득이다 또 다른 방안은 없을까? 뉴욕주의 졸업시험인 리전트 시험(Regent Exam)을 살펴보자. 해당 시험은 역사가 100년이 넘었고,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대다수 미국교사가 학생의 졸업시험 통과를 신경 쓴다. 그러니 교실단위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3. 해당 시험은 어떻게 채점할까? 학교가 자체적으로 고용한 채점 인력 2명이 투입된다. 2명의 평가가 동일하면 해당 점수를, 1점 차이가 나면 평균을, 2점 이상 점수 차이가 발생하면 제3의 평가자가 추가로 채점해야 한다. 중요한 지점은 다음이다. 상세한 절차를 준수해 채점을 완료한 경우,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의제기가 어렵다. 이처럼 일정한 규정과 절차를 지켰을 경우 과도한 이의제기가 불가능하다는 제도를 만든다면? ‘점수’와 ‘등급’을 위해 소송까지 불사하는 학부모 민원을 막아 줄 방패막이를 조금이나마 만들어 준다면? 물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설득이다. 논·서술형평가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오류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이 오차와 오류가 교사의 ‘전문성’임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논·서술형평가 때문에 사교육이 확장한다는 논리 또한 허술하다. 안타깝게도 ‘서열’과 ‘변별’, ‘선발’과 ‘배치’ 중심의 현 교육시스템이 달라지지 않는 한 사교육은 줄일 수 없다. 상대평가와 등급이 존재하는 한 공교육의 내실화로 사교육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은 의미 없는 레토릭에 가깝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사교육은 모든 교육적 변화를 거부하는 가장 손쉬운 만능 근거가 된다. 수행평가를 확대하든, 학생부종합전형을 도입하든, 논·서술형평가를 확대하든 모든 교육정책을 반대하는 첫 번째 근거로 사교육이 등장하는 이유다. 모든 사람이 ‘사교육’을 한국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뽑으면서도, 모든 변화를 가로막는 근거로 ‘사교육’을 든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동안 교육부가 이 두 가지 유령을 없애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문제진단을 잘못하면 처방은 늘 엇나간다. 지난 시간 교육부는 논·서술형평가가 안착되지 못한 이유를 교사의 평가역량 부족으로 단순하게 진단해 왔다. 그래서 평가역량 강화라는 기계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을 뿐이다. 아무리 대규모 연수를 실시하고 자료집을 배포한들 두 가지 유령을 없애지 않는 한 교사의 평가역량이 나아질 리 없다. 교사는 단순히 평가지식과 기술을 쌓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평가를 둘러싼 사회·정치적 맥락을 수용하고 해석하는 평가 정체성(Assessment Idendity)이 바뀌지 않는 한 본질적인 변화는 일어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논·서술형평가를 비롯한 모든 교육적 변화가 경쟁과 서열시스템에서 벗어나려는 미래교육의 방향임을 설득하지 못하는 한, 사교육이라는 반대 근거 앞에 모든 노력은 수포가 될 것이다. 논·서술형평가를 제대로 하기 위한 선결조건 그러나 희망은 있다. 한국에서는 이상적이지만, 핀란드에서는 현실인 상황을 가정해 보자.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교사는 핀란드 교사보다 주당 5배 넘는 시간을 행정업무에 쏟아 붓는다. 한국 교사가 모든 근무시간을 수업·평가·연수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평가결과에 대한 과도한 이의제기를 막을 수 있다면? 일찌감치 5등급 체제 혹은 절대평가가 도입되어 서열·변별·경쟁이 줄어든다면? 단언하건대 논·서술형평가는 정착되고도 남았을 것이며, 이미 K-바칼로레아가 시행 중일지도 모르겠다. 현장교사들도 언제까지나 ‘객관성’과 ‘공정성’ 패러다임에 갇혀 변화를 거부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미래형 인재에게 필요한 능력이 ‘고차원적 사고능력’임을 부정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취지에 동의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대 근거로만 버티기도 힘든 때가 왔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수업과 평가라는 교사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소리쳐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업무 경감, 과도한 민원 금지, 평가 자율성 보장 등을 주장할 때다. 이후 진행될 교육부·평가원·교육청의 고민 없는 연수에도 쓴소리를 날려야 한다. 교사의 수준과 역량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일괄적인 연수에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조금 양보하고 많이 받는 것이다. 먼저 구체적으로, 크게,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효과적인 밀당전략을 구사할 때다, 논·서술형평가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이를 위해 제대로 된 환경이 필요하다고, 그러니 수업과 평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 어떨까?
한국·중국·일본 3국 영어 능력이 1년 전에 비해 나란히 하락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의 영어교육 기업 ‘에듀케이션 퍼스트’(EF)가 최근 발표한 ‘2023 영어능력지수’(EPI·English Proficienc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49위로 지난해의 36위에서 13계단 하락했다. 중국은 82위, 일본은 87위로 각각 지난해보다 20계단, 7계단 떨어졌다. EF는 2011년부터 자사의 영어 표준화 시험인 ‘EF SET’(Standard English Test) 결과를 분석해 비영어권 국가의 영어능력지수 순위를 발표해왔다. 올해 영어능력지수는 지난해 EF SET에 응시한 113개국 18세 이상 220만명 성적을 토대로 산출했다. 네덜란드가 1위를 기록하는 등 유럽 국가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아시아 국가에서는 싱가포르(2위)가 가장 높은 순위를 보였다.이어 필리핀(20위), 말레이시아(25위), 홍콩(29위)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베트남 58위, 인도·방글라데시 60위, 인도네시아 79위로 중국·일본보다 높았다. 한국이 속한 31∼63위는 ‘보통’ 평가 구간이고, 중국·일본이 속한 64∼90위는 ‘낮음’으로 평가된다. 1∼12위는 ‘매우 높음’, 13∼30위는 ‘높음’이다. 92∼113위는 ‘매우 낮음’이다. 이들 국가의 성적 하락은 코로나19 기간 이동 제한에 따른 미국 유학생 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F는 "지난 4년간 동아시아에서 성인 영어능력이 약화했고 특히 일본에서는 10년간 약화했다"며 "같은 기간 동아시아에서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가 크게 줄었는데 한국 학생은 2020년에 비해 올해 20%, 중국 학생은 30% 줄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서구 패권에 반감을 갖는 등의 국제 관계 변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미국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 최근 몇 년간 영어 교육이 퇴조세다. 중국 당국은 가정 경제 부담을 줄이고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겠다며 2021년 7월 초·중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雙減) 정책’을 시행한 뒤 사교육을 엄격히 규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EF 영어능력지수에서 중국의 순위는 2020년 38위, 2021년 49위, 2022년 62위 등 매년 하락하고 있다.
교육부가 학부모 지원을 전담하는 과장급 정규조직인 ‘학부모정책과’를 10여 년 만에 부활시킨다. 교원, 학부모, 학생을 지원하던 책임교육지원관은 교원학부모지원관과 학생건강정책관으로 나뉜다. 일몰되는 대학규제혁신국은 인재정책실로 이관된다. 교육부는 조직개편 추진을 위해 1일부터 8일까지 직제 시행규칙 입법예고를 진행한다. 법령 정비가 마무리되면 내년 1월 1일자로 시행할 예정이다. ‘학교폭력, 교권 침해, 학교 구성원의 건강 및 사회·정서 지원’ 등 각종 현안에 효율적·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책임교육정책실 내 ‘교원학부모지원관’ 및 ‘학생건강정책관’을 신설한다. ‘교원학부모지원관’은 교원정책과 학부모 대상 지원에 대한 독립적·전문적인 업무 수행체계 조성을 위해 만들어진다. 초·중등 교원정책,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교원 양성체계 총괄, 교원 연수 및 복리·후생, 교원단체 등과의 협력체계 조성 및 학부모 지원 정책을 맡는다. 특히 교육 주체의 큰 축인 학부모에 대한 보다 세심하고 촘촘한 지원을 위해 ‘학부모정책과’를 10여 년 만에 과장급 정규조직으로 되살린다. 지난 2013년 3월 이후 학부모정책 관련 업무는 임시조직을 통해 지원해 왔다. ‘학생건강정책관’은 건강, 인성, 예술·체육교육 및 학교폭력 대책에 관한 사항을 담당한다. ‘사회정서성장지원과’도 과장급 조직으로 신설된다. 유보통합, 늘봄학교 확대 등 과제를 담당했던 ‘교육복지돌봄지원관’은 ‘교육복지돌봄지원국’으로 분리된다. 지난 1월 1일 출범한 ‘대학규제혁신국’은 일몰된다. 잔여 사무는 인재정책실 등으로 이관된다. 또한 ‘사회정책분석담당관’과 ‘사교육·입시비리대응담당관’도 신규 자율기구로 설치된다.. 자율기구는 국정과제, 기관장 역점 사업, 국민 안전 등 긴급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임시정원’을 활용해 설치·운영하는 과장급 조직이다.
교육부가 최근 ‘2028 대입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9등급제로 운영하던 내신을 5등급제로 바꾸고, 국어, 수학, 사회/과학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해당 내용이 적용된다. 변화에 대비하고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바뀐 제도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면서 교육부 미래교육연구소장, 창의교육거점센터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대입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들의 궁금증과 우려를 해소하고, 대입 준비 전략, 아이 맞춤형 교육법까지 제시한다. 저자는 “새로운 대입 제도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에 학부모의 입장에서 혼란스러운 것 같다”면서도 “2028 대학 입시 제도 개편은 미래를 향한 교육 개혁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학교 교육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고교 내신 5등급제는 경쟁을 완화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기존 9등급제에서는 서열 매기기에 그쳤던 교사의 역할을 학생 역량의 종합적 평가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등급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교사는 학생의 다양한 학습 과정과 결과를 평가에 담아낼 수 있게 된다”고 덧붙인다. 수능시험이 공통과목 중심으로 개편된 것은 “학교 교육을 통해서 수능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게 한 기존 제도에서는 학교에서 모든 과목을 대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신 따로, 수능 따로 준비하느라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원문을 수록해 하나하나 해설을 곁들였다. 자녀의 대입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정확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략을 짤 수 있게 돕는다.정제영 지음, 포르체 펴냄.
“2025년까지 하고 싶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이날 분위기가 진담과 농담이 오가는 편한 자리였던 만큼 해당 발언은 이 장관의 깊은 속내로 보기에는 힘들다. 사실 장관의 임기는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당시 참석자들이 덕담 차원에서 ‘2025년’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이 장관 역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던진 한마디에 가깝다. 주목할 점은 ‘2025년’의 의미다. 취임 1년간 펼친 교육개혁의 결과가 도래하는 연도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유보통합, 늘봄학교,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도입, 글로컬대학 도입 등을 중장기 계획으로 세워 발표했다. 이전 정권에서 추진한 고교학점제도 2025년에 전면 도입된다.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도 발표한 상황으로,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유·초·중등·대학 전 영역을 아우르는 데다 각각이 매우 다루기 까다로운 이슈들이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교육 체계 구축, 지역 교육 발전 등 국가 비전까지 관여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이긴 하다. 그러나 일부 정책과 사업에 대해서는 ‘필수’임을 앞세워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출발점부터 한계를 보이는 사업도 눈에 띈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디지털 교과서의 경우 아직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을뿐더러 그 어디서도 검증된 바가 없는데 굳이 이르게 추진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K-대학’의 세계화를 표방하고 나선 글로컬대학에 대해서는 13일 본지정 발표 당시 지나치게 국·공립대에 치중한 부분이나, 5년간 1000억 원 지원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RISE 역시 일반대와 전문대,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차별 등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국립대 사무국장 제도 혁신,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사교육 카르텔 근절, 교권보호 대책 등 내외부적으로 진통을 겪은 뒤에야 마련된 ‘자의 반 타의 반’ 개혁은 이 장관의 리더십 발휘에 아쉬움을 드러낸 대목이다. 정책과 사업 대부분은 방향성을 올바르게 잡고 큰 무리 없이 진행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당수의 정책과 사업이 단기간만 놓고 보기에는 아직 알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정책들도 있어 교육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점도 따르고 있다. 다만 잇따른 잡음으로 이마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 교육계 인사는 “일부 성급한 결정이나 실수가 있긴 하나 선진국에서 이미 검증된 정책마저 음모론식으로 치부되고 공격받는 부분은 아쉽다”며 “교원 정서에 동떨어진 평가를 받는 정책도 있는 만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잘 짚고 가야할 것”이라고 평했다.
EBS와 입시 전문가들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초고난도 문항을 뜻하는 ‘킬러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16일 EBS 현장교사단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며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어영역은 표준점수(개인의 원점수와 평균 성적의 차이) 최고점이 134점으로 비교적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142점으로 변별력이 강화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더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수학도 올해 9월 모평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지적 받았던 최상위권의 변별력까지 보완한 것으로 파악했다. 9월 모평 결과 전체적인 난도는 높았으나 킬러문항 배제로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자)가 작년 수능의 3배 수준으로 증가한 바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 역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83%였던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봤다. 1등급이 4.37%로 급감했던 올해 9월 모평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입시업체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킬러문항 없이 난이도를 확보하면서, 지난 9월 모평 당시 지적받았던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수능의 실제 성적 분포에 대해서는 대거 유입된 n수생 비중,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의 학력 저하 등 변수 때문에 이전과 다소 차이가 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결시율은 10.6%(1교시 기준)로 지난해 수능(10.8%)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별도 조직 구성해 킬러문항 집중 점검 수능 출제위원단은 이날 출제 방향에 대해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출제위원단에 따르면 전 영역과 과목에 걸쳐 2015 개정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 기준 50% 정도다. 연계 방법은 지문이나 자료 활용, 문항 재구성 등이다. 위원단은 정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한 ‘공정수능’ 방침을 밝힌 뒤 처음 치러진 9월 모평을 출제 기준으로 삼아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킬러문항 배제를 위해 이를 걸러낼 ‘출제검토단’을 별도 조직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이들은 출제 시작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킬러문항 요소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검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출제 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출제 문제에 대해 검토하는 조직을 별도로 구성해 킬러문항 여부만 들여다봤다. 검토단으로부터 킬러문항 요소가 있다는 의견이 들어오면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사교육 카르텔’과 관련해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대학가에 따르면 감사원은 서울 주요 대학과 국립대 등 30여 곳의 최근 5년간 입학사정관, 6년간 퇴직자를 포함한 입학처 교직원의 전체 명단 등의 자료를 제출받았다. 대학 입학사정관이나 입학처 교직원 등이 입시 업무 중 얻은 정보를 사교육업체에 넘겨 불법적인 수익을 획득한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특히 한 입학사정관이 대학 여러 곳에서 일한 경력을 홍보하며 입시컨설팅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현장 조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교육부 등은 수개월 동안 조사 끝에 대형 입시 학원과 일부 교사들은 불법적인 출제 문항 거래를 하고 탈세한 혐의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도 사교육계와 결탁해 수익을 올린 사례가 드러난다면 적지 않은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통해 ‘사교육 카르텔’과 연루된 관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교육 카르텔’은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은 돈’이라는 그릇된 인식을심어준다는이유에서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공정성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할 입시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구열을 악용해 비정상적인 행태로 수익을 챙기려는 ‘사교육 카르텔’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이 기반이 되는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은 현재 대학입시의 두 축을 이루는 학생부의 교과성적 산출방식과 수능의 통합형·융합형 과목체제로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교육과정이 바뀌고 이에 따라 대입제도가 개편되면 고교는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할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표한 개편안의 두 축이 이미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하여 고교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개편안의 보완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교과평가의 변화 이번 개편안에서 교과평가의 변화는 교과등급 축소, 전 과목 성취도와 등급 병기 그리고 논·서술형 평가 강화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 그에 맞추어 대입이 바뀌는데 이번에는 대입을 개편하면서 교육과정 평가를 개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3가지 변화가 각각 고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석차등급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축소한 변화가 고교 교육에 미칠 영향은 여러 측면에서 예상된다. 먼저 대입에서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 성취도와 9등급을 병기하는 현행 방식보다 교과성적의 변별력이 약해져 상대적으로 수능 최저등급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고1 공통과목만 9등급을 병기하는 기존의 고교학점제 관련 방안보다는 훨씬 더 변별력을 확보하여 대입에서 학생부의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5등급 병기는 선택과목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관점에서는 퇴행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고교 교육과 대입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으며, 소인수과목의 불리로 인한 선택과목 왜곡, 변별력 약한 과목 수강생의 긴장감 완화, 절대평가로 인한 성적 부풀리기와 그에 따른 대입에서의 학생부 변별력 약화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온전한 고교학점제를 실현하기 위한 과도기적 방안이다. 급격한 변화로 인한 고교와 대학의 혼란을 완화한 현실적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래서 5등급제 도입은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는 초기단계의 고교 교육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선택과목 5등급 도입의 다른 이유는 고교학점제 도입 전제가 고교체제 개편(외고·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2에서 존치한다3로 바뀌어 교과성적에서 불리했던 학생들이 입시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게 되어 일반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현재 9등급보다는 자사고 등의 학생이 유리할 수 있지만, 선택과목 절대평가만 기재하는 방식보다는 일반고 문제를 많이 해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신에서의 불리함을 많이 극복한 이 학교들이 우수 학생을 독점할 수 있어 일반고의 약화로 인한 공교육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2019.11.28.)에 따른 학생부 교과 외 영역의 글자 수 축소나 미기재 또는 대입 미반영의 족쇄를 풀면 비교과가 전형요소로서 신뢰받게 될 것이다. 이는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를 유도해 일반고의 불리함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으로 구성된 교육과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논·서술형 평가만으로도 교과평가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기존 평가에 엄청난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그동안의 평가는 주로 단순암기형의 5지선다형이었는데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논·서술형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출제역량 강화와 평가에 대한 신뢰도 확보 등 다양한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행평가 도입기 때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평가방향이 시대적 요구에 적합하고 절대평가의 신뢰도를 제고한다는 측면, 학업역량과 사고력 향상을 위한 수업방법의 변화 등을 고려하면 고교 교육의 질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준비를 통해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수능에도 도입해 고교 교육과 대입의 연계성을 강화시켜 입시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당황스러운 고교 현장 입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수능은 이번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 고교 현장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기존 국어와 수학영역의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일반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한 것과 사회·과학을 융합하여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인 통합과학1·2와 통합사회1·2를 모두 응시하되 시험시간과 점수는 분리한다. 그리고 미적분Ⅱ와 기하를 절대방식으로 평가하는 심화수학 영역 신설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선택에 따라 점수 차가 많은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제를 폐지한다는 것은 불공정 시비를 종식시키는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일반선택과목인 대수·미적분Ⅰ·확률과통계를 보면 기존보다 수준이 하향된다. 그래서 이공·의학계열 대학에서 검토안인 심화수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2과목이 더 늘어나 학습부담이 증가하는 것이고, 선택과목에서 수학이 5과목이나 필수가 되면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어 선택과목제를 표방한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그만큼 퇴색할 수 있다. 한편 국어와 수학은 일반선택과목을 모두 공통으로 평가하면서 영어는 영어독해와 작문을 제외하여 교육과정 운영에 혼선을 주고 있다. 아마 기존 국·수·영 8과목에 너무 집착하여 ‘수능 등 대학입시와 연계한 일반선택5’이라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구분 취지를 간과한 것 같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과목별 기본 학점 축소(5단위→4학점)와 학기제 운영을 고려하여 교과 내용도 축소하였다. 그래서 굳이 과목 축소를 의식하지 않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였으면 좋을 듯하다.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 이번 수능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사회·과학 융합평가이다. 1학년 때 배우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평가하고 일반선택과목은 제외하였다. 사실 학기제 운영 때문에 1과 2로 구분하였지만, 지금으로 보면 2과목에 불과하다. 현재와 이수학점이 같으니 내용도 지금과 대동소이할 것이다. 기존의 2과목 선택과 비교해도 학습량이 증가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외형상은 기존과 비슷하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1학년 과목을 2년 뒤에 수능을 볼 경우, 학교 수업이 없으니 사교육으로 가거나, 학교에서 편법이 난무하여 사교육 증가와 교육과정의 파행이 예견된다. 또한 통합과학과 사회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가교(架橋) 수준이어서 교과내용 요소도 많지 않아 수능 출제가 쉽지 않고,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변별력을 갖추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로 결국 킬러문항과 같이 고교생 수준의 사고에서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 고교 교육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한편 대학 입장에서는 1학년 수준의 성적으로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없다. 특히 이공·의학계열은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다. 만약 대안이 대학별고사라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재현될 것이다. 수능과 학생부라는 두 축의 흐름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학생부가 수능에 비하여 약화되었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교육과정 입장에서는 다른 영역과는 달리 사회·과학만 1학년 공통과목에서 출제한다6는 것은 평가 과목의 학년 혼재와 과목 분류가 뒤섞여 학생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고, 교육과정의 취지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 일반선택과목이 8과목이라 수능과목이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 학습내용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일반선택과목이 기초지식을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을 다질 수 있으므로 일반선택과목을 수능에 포함하여야 한다. 굳이 과목 수가 부담이 된다면 8과목을 융합사회Ⅰ·Ⅱ, 융합과학Ⅰ·Ⅱ로 융합하면 좋을 듯하다. 수능을 준비하는데 학기 단위 이수는 불편함이 있다. 수능은 3학년 2학기에 보는데 그 이전에 이수했다면 2학기 때 수업들이 파행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으며, 2학기 때 이수 중이면 진도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응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수능과목만이라도 학년 단위 이수를 허용해주면 사교육으로 내몰릴 위험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대입제도는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개편안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과목을 위해 절대평가를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줄 세울 수밖에 없는 대입 사이의 현실적인 절충안이어서 양측의 대립이 만만치 않아 교육과정을 준비하는 고교는 더 혼란스럽다. 하지만 개편안을 곰곰이 보면 교육과정의 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여 현재의 입시준비와 큰 차이가 없다. 수능과목과 나머지 과목 선택에 대한 학교역량 강화에 집중하면 고교학점제는 현장에 연착륙할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부는 최근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2025학년도부터 적용될 고등학교 내신성적 산출방안으로서 모든 과목에 대해 석차 5등급제(상대평가)와 성취평가제(절대평가)를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2005학년도부터 적용되어 온 현행 석차 9등급제와 비교할 때, ‘등급단계 축소’라는 측면에서 큰 변화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 하에서 2021년 2월에 예고한 성취평가제 시행방안인 ‘고교 1학년이 수강하는 공통과목에는 석차 9등급제와 성취평가제를 병행하고, 2~3학년 때 배우는 선택과목에는 성취평가제만 적용한다’는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 그리고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가 교육본질에 부합하며, 2025학년도부터 실시되는 고교학점제 하의 학생평가방법으로 더 적합하다는 취지에서 모든 과목에 성취평가제만을 적용하여 완전한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교육계 일부의 주장과도 거리가 있다.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법에 대한 이번 교육부 개편 시안은 간단히 말해 우리나라의 대입 현실과 교육적 이상 간의 균형을 위한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본 글에서는 우선 이러한 절충적 안이 제시된 배경을 살펴보고, 이어서 석차 5등급제와 성취평가제 병행방안과 관련하여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을 각각 정리해 보고자 한다. 상대평가(1~5등급) 및 절대평가(A~E) 병기방안이 제기된 배경 2005년 이전 수·우·미·양·가를 사용하던 기존 절대평가 방식은 내신 부풀리기를 조장하고 결과적으로 대입에서의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현실적 이유로 도입된 석차 9등급제는 고교 내신성적 산출방법으로서 오늘날까지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우선 상위 4%까지만 가장 높은 1등급이 부여됨에 따라서 같은 반 학생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였다. 그리고 만점자가 기준보다 많으면 모두 1등급이 아니라 2등급이나 3등급을 받게 되는 규정 때문에 변별목적으로 시험을 비정상적으로 어렵게 출제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마지막으로 한 과목을 듣는 학생수가 13명 이상이 되어야 1등급 학생이 한 명이라도 나올 수 있지만,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서 소인수과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농산어촌의 경우 1등을 한 학생이 내신 1등급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통과목에서만 석차 9등급과 성취수준을 병행하고, 선택과목에서는 성취평가제만 적용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대입에서 고교 1학년 성적이 과도하게 중시되어 중학교와 고교 1학년에서의 경쟁 및 사교육비 문제가 한층 가열될 수 있다. 그리고 고교 1학년과 2~3학년 때의 내신성적 산출방법이 다르다는 다소 비정상적 학생평가방식이 실행되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1학년 공통과목들에서 만족할만한 상대평가 등급을 받은 학생은 편한 마음으로 2~3학년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자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거나 정시 위주의 대입준비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덧붙여서 각 학교마다 수시전형에서 상위권대학 합격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일부 우수한 학생들에게 몰아주기식 지원을 하는 관행을 생각해 보면, 1학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이후 선택과목을 수강할 때 절대평가 결과를 불공정하게 후하게 받는 현상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교육적 이상을 추구하는 견지에서는 완전한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왜냐하면 학생 개개인의 무한한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성장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교육본질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취평가제 위주로 내신성적을 산출할 때는 현실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우려된다. 먼저 절대평가로 정확하고 공정한 성적을 부여하려면 매우 높은 수준의 교사 평가역량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교사 평가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확립될 필요가 있지만, 현실이 이와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대입에서 유리함을 위한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각 학교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또한 절대평가 결과로 내신성적이 산출될 때 이제까지와는 달리 대입 수시전형에서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는 실질적 우려가 존재한다. 교실 내 과도한 경쟁 줄어들 것 이번에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은 상대평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완전한 성취평가제를 대비하는 과도기적 내신성적 산출방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기대사항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석차 5등급제는 소인수과목에서의 1등급 산출을 용이하게 하며 등급 수 축소로 인한 경쟁 완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존 석차 9등급제 하에서는 각 학교에서 지필평가를 출제할 때 상위 4% 학생을 구별해 내기 위하여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을 출제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러한 비교육적 현상, 즉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해야 할 교사가 학생 대부분이 틀리기를 기대하면서 시험문항을 출제해야 하는 어색함이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기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안과 달리, 1학년 성적만 과도하게 중시되는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중학교 사교육 과열문제나 1학년 성적에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공부를 대하는 자세가 급변하는 문제 등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등 모든 과목에서 절대평가 위주로만 성적을 산출하지 않고 상대평가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교사의 평가부담 증가, 성적 부풀리기 문제, 대입에서 특정 고교유형 학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우려 등을 상당 부분 피해 갈 수 있다. 셋째, 모든 과목에서 성취평가제와 석차 5등급제를 병행하는 절충적 방안을 통해, 향후 완전한 성취평가제 시행에 대비한 이해 관계자들의 경험을 축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 입장에서는 석차 5등급제뿐만 아니라 성취평가제 결과를 대입 전형요소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절대평가 결과 및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술 등을 살펴서 학생을 선발하는 효과적 전형 방법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부모들 내신 혼란, 사교육 의존 늘 수도 2025학년도부터 시작되는 고교학점제하에서 가장 적합한 학생평가방법은 성취평가제이다. 하지만 대입이라는 현실은 고등학교에서의 절대평가 전격 실시를 망설이게 하고, 상대평가와 완전히 헤어지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교육부의 계획안이 이상과 현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안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우려 사항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성취평가제와 석차 5등급제가 병행될때 각각의 장점이 발휘되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다. 동일한 학습결과에 대하여 두 가지 방식으로 성적이 부여되고 두 종류의 결과 모두 대입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성적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대학의 내신평가 방식이 어떻게 될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가 각 대학의 선택에 따른 유·불리문제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시 컨설팅 의존이 증가할 수 있다. 둘째, 절대평가 결과가 상대평가 결과에 동조화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학생평가를 직접 수행하는 교사 입장에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비교해 보면 당연히 후자가 훨씬 수월하다. 성취기준에 대한 이해 및 재설정, 학기단위 성취수준의 기술, 지필평가에서의 분할점수 설정, 적합한 평가도구의 선택 및 작성 등 정확한 성취평가제 실시를 위해 해야 하는 교사의 업무가 방대할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평가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때 석차 5등급제 하에서 성적순위 및 비율에 따라서 자동으로 부여된 1~5등급 성적이 성취평가제하에서 A~E 등급을 부여할 때 일종의 지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석차 9등급제가 석차 5등급제로 바뀔 때의 여러 시행착오와 혼선이 우려된다. 평가 등급의 조정은 평가제도 전반을 개혁하는 것과 맞먹는 충격을 줄 수도 있으므로 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를 구체적 질문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1등급 비율이 기존 4%에서 10%로 늘어나면서 상위권 경쟁 완화에 대한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격화될 가능성은 없는가? 예를 들어 기존에도 치열한 의대 진학 경쟁이 한층 가열되지 않을까? 기존 9등급제에서 내신성적을 받은 재수생(2023년 현재 중3)이 대학에 지원할 때 성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교 현장에서 9등급 체제에 맞추어서 누적된 수많은 진학지도 정보를 계속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기대에 부응하고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 필요 교육적 이상을 추구하는 측면에서 볼 때 절대평가 시행은 우리 교육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데에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완전한 성취평가제로의 전환을 서두르자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돌다리를 두드리는 것과 같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이 심모원려(深謀遠慮)의 과도기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만 동일 교육과정에 두 개의 평가기준을 적용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2025학년도부터 실시가 예정된 교육부의 내신성적 산출방안이 앞에서 제시한 기대사항들에 확실하게 부응하면서, 동시에 우려사항들을 해결해 나가려면 남은 기간 치밀한 대비가 요구된다. 나아가 교사의 평가역량 및 전문성 증진, 대입 전형방법의 혁신적 변화, 학생평가에서 논·서술형 등 수행평가 비중의 실질적 증대 등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주체 및 교육당국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23년 10월 10일, 교육부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라는 꽤 희망적인 그리고 책임감 있는 제목의 발표를 한다. 적어도 2028 대입제도 개편은 ‘미래사회를 대비’한다는 시대적 큰 목표를 가진 ‘시안이겠다’라는 희망을 잠시나마 품었다. 하지만 교육부 시안의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희망은 의구심과 실망으로 쉽게 바뀌게 된다.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2025년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된다. 또 이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8년 대학입시 또한 이런 바뀌는 교육과정과 교육과정의 핵심제도인 ‘학점제’를 통해 성장한 학생에게 맞는 대입제도의 변화는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부의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현 중학교 2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성실하게 3년을 학교생활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상급학교 진학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하는 제도라는 점에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교육부의 시안은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대입제도라는 부분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잘 담아 평가하고 그것을 통해 대학과 연계교육의 튼튼한 고리 역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로서 이번 교육부의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 고등학교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수능 강화 현재 대학입시보다는 내신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반면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되었기 때문에 2019년 이후 정시 확대 이후 꾸준히 늘어온 자퇴생과 N수생의 증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혹시 내신의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에 자퇴생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수능 9등급제의 상위권과 5등급제 상위권의 범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능의 절대적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내신 및 수능의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는 더 이상 존치해서는 안 되는 평가방식이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과 인재 선발방법에 대해 지속돼 온 연구와 결과치를 바탕으로 미래 인재 선발에 많은 투자와 인력풀 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상대평가 존치 교육현장에서는 정시비율을 40%로 강제한 상황에선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정상적으로 교육현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본인의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학년이 아닌 학기별로 총 40~50여 개의 과목을 이수하게 되는데, 수능과 정시(수능위주전형)가 변하지 않고 기존의 비율과 평가방법을 유지·확대되는 상황에서 과연 학교와 학생들은 수능 출제범위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 희망 진로에 맞춰 꾸준한 학습이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논·서술형 평가 도입 현재 각 학교는 시험기간만 되면 초긴장 상태다. 시험문제에 대한 비상식적 민원이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상대평가가 문제라고 생각된다. 이런 상황에서 논·서술형 평가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 미래교육을 위해서는 논·서술형 평가 도입이 필요하지만, 평가를 담당하는 교사에 대한 안전장치 없이 확대 도입하는 것은 민원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성취도 중심의 절대평가 하에서는 우려하는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 참고로 서울대에서 이번 교육부 시안 중 내신 5등급제에 따른 변별력 확보와 관련해서는 “같은 점수와 내신등급이 나와도 어떤 과목을 얼마나 깊이 있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했느냐가 고교학점제의 취지인 만큼 주의해야 할 점은 있지만 방향성에서 변화는 있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하게 성적(점수)만 보는 것이 아닌 그 학생의 고등학교에서의 학습계획과 실천과정, 그리고 태도까지도 함께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미래 학생선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물론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10년 넘게 학생들을 선발해 온 노하우를 충분히 살리고 발전시키면서, 사회적으로도 인재 선발의 중요성을 인식, 인재 선발방법 개발에 많은 투자와 지원이 되도록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육은 현재보다는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학습과중, 사교육 증가 ‘수능 선택과목 폐지’와 ‘내신 5등급 체제’ 모두 대입에서 변별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르는 만큼, N수생 확대, 의대 열풍, 사교육비 폭증 등 현재 대입을 둘러싼 현안은 결국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 ‘킬러문항’ 이슈에 따라 수능이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N수생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과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상위권 이과생을 가려냈던 미적분Ⅱ·기하·과학탐구 등의 선택과목이 모두 폐지되면서 의대 쏠림 현상도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수능 선택영역 과목으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을 시안에 포함하고 있는데, 이미 수학은 공통범위가 늘어 있고, 상위권 대학과 일부 인기학과 및 자연계 학과의 선택이 많이 된다면 학습부담 및 사교육 의존도를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자퇴생·N수생·반수생 급증 학교 밖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대학 중도탈락학생은 여러 가지 이유로 증가하고 있다. 종로학원의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 동안 ‘의·치·한·수’ 중도탈락자는 2020년 357명, 2021년 382명, 2022년 457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본과 전 예과 단계의 중도탈락률이 88.9%로 적성에 안 맞아서라기보다는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위권 대학(소위 SKY)에서도 중도포기학생 비율 역시 계속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래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을 떠받칠 이공계특성화대(KAIST·포스텍·지스트·DGIST·UNIST·한국에너지공대)까지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더 충격적이다. 뚜렷한 진로를 바탕으로 입학한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경우 중도탈락학생 비율은 3.03%로 전년 2.47%에서 0.56%P 확대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2025년, 미래 100년은 아니더라도 10년 이상은 내다보고 교육정책은 실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입시제도는 그간 많은 상처로 이제는 더 이상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또다시 인공호흡기를 끼고, 심폐소생술을 하려는 교육부의 셈법이 몹시 궁금하기만 하다. 이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고 총명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백년지대계’를 올바로 세워주셨으면 한다.
들어가며 코로나19 이후 교사와 교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의 무반응이다. 수업을 나름 재미있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냥 무표정으로 쳐다볼 뿐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어도, 질문이 있느냐고 물어도 그냥 앉아 있으면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뚝 떨어지게 된다. 질문이 있느냐고 물을 때 질문이 없으면 없다고 답을 하고, 질문이 있는 사람은 조용히 있으라고 했더니 몇 명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조용히 있는 학생들을 지명해서 읽어온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 준비한 질문을 제법 잘했다. 왜 학생들이 더욱더 방관자처럼 변했을까? 어려운 이론을 이해시키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면서 함께 수업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양계장 닭’ 이야기와 ‘판소리의 추임새’ 이야기를 하며 연습시켰다. ‘양계장 닭’ 효과 “요새 닭들은 범판이(반푼이)가 되어 아무 데나 알을 낳고, 알을 낳아도 장닭이 울지도 않는구나”라며 어머니가 혀를 끌끌 차셨다. 내 어린 시절 고향 집의 닭은 자기가 낳은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데리고 다녔다. 병아리들은 어미 닭을 따라다니며 먹을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는 법, 흙 속의 지렁이를 찾기 위해 발로 땅을 헤집는 법 등 다양한 삶의 기술을 배웠다. 여러 마리 암탉을 거느리는 수탉은 나름 하는 일이 많았다. 마당 한쪽에 알 낳을 보금자리를 만들고, 암탉이 알을 낳으면 담장 위에 올라가 온 마을이 떠나갈 듯한 큰 소리로 알리기도 했다. 수컷 병아리들은 수탉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수탉의 역할을 배웠다. 그러나 요새는 시골에서도 양계장에서 한 달 이상 큰 닭을 사 와서 기른다. 이 닭들은 앞세대로부터 어떠한 삶의 기술이나 문화도 전수받지 못한 채, 뇌에 기록되어 있는 본능에 의존해서만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서툰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암탉 10여 마리와 수탉 두세 마리를 함께 키우면, 수컷끼리 치열하게 싸워 승자가 암컷을 독차지한다. 수컷끼리 서로 싸워 암컷을 독차지하는 본능은 뇌에 강하게 각인되어있는 것 같다. 그런데 커오면서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해서 그런지 알자리 만드는 것을 비롯해 과거의 수탉이 했던 여러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머니가 이들을 범판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러한 닭들도 시골 마당에서 병아리를 낳아 기르며 몇 년 살다 보면 알자리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츰차츰 잊힌 기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문화를 재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학생들도 양계장 닭과 비슷한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원래 신입생들은 입학식 전에 대학과 선배들이 마련한 예비대학에서 대학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다양한 문화를 전수했다. 3월이 되면 전체 선배들과 함께 MT를 가서 자기가 다닐 학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학과와 동아리활동을 통해 각 대학의 고유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져갔다. 그런데 코로나시대의 대학생들은 선배들로부터 아무것도 전수받지 못한 채 집에서 혼자 대학생활을 해야 했다. 이들은 배운 것 없이 선배역할을 해야 했고, MT·대학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주관해야 하다 보니 모든 것이 어색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가 끝난 뒤인 2022년 가을 대학 축제장에 가보니 참여율이 낮을 뿐만 아니라, 참가한 학생들도 노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학생처 직원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는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형국이었다. 수업시간의 참여도 마찬가지다. 교수의 강의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만 힘든 것이 아니라 교수들도 힘들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호응·반응을 기대하며 강의를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교수들은 뻘쭘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기는 하다. 그러한 학생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이들의 처지를 이해하며 모든 것을 하나하나 새롭게 가르쳐야 할 때이다. 우리의 추임새 유전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강의와 강연을 할 때 힘든 것 중 하나가 학생과 청중의 무반응이다. 이들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가르치는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강의 첫 부분에서 어떻게 감동을 주고,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학생과 청중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내 강의를 받아들이게 될까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기법을 개발했다(박남기, 2017: 141-148). 그러다가 광주교대 최원오 교수(고전문학 전공)를 통해 ‘수업반응 훈련기법’을 알게 되었다. 오래전, 판소리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공연에 갔었다. 그날 판소리 시작 전에 청중들에게 추임새 매기는 법을 가르쳐줬다. ‘얼씨구’, ‘좋다’, ‘그렇지’, ‘아먼(암)’ 등의 무척 어색한 추임새를 몇 번 함께 따라하게 하더니 추임새가 왜 필요한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도 곁들여 주었다1. 청중들의 추임새는 소리꾼의 흥을 북돋아 소리를 더 잘하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청중들의 감동도 더 크게 해준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날 청중 중에 귀명창들이 많았는지 여기저기서 추임새가 나오더니 나중에는 청중들의 추임새가 판소리와 어우러지고 있었다. 추임새가 어색하던 나도 차츰 자신 있게 추임새를 하며 판소리에 빠져들었다. 심청이가 아버지와 헤어지는 대목과 다시 상봉하는 대목에서는 함께 간 어머니와 아버지만이 아니라 판소리를 자주 접하지 못했던 나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원래 추임새는 판소리에 감동한 청중이 자연스럽게 내는 소리인데 왜 명창 소리꾼이 청중들에게 추임새를 가르쳤을까? 예전 사람들은 마을 당산에 소리꾼이 오면 빙 둘러서서 추임새를 매겨가며 함께 만들어 가는 판소리에 익숙해졌다.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추임새 매기는 법을 익혀 소리꾼과 구경꾼들이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내가 어릴 적, 마을에 굿판이 벌어지면 굿을 하는 사람과 구경꾼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신명나게 어울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현대의 대부분 공연에서는 소리꾼이 무대 위로 올라가 우리와 멀어지게 되었다. 커오면서 어깨너머로 보고 들으며 추임새를 익히던 경험도 거의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소리꾼은 반응 없는 소리를 하면서 힘이 들었을 것이고, 생각다 못해 내놓은 묘책이 추임새 매기는 법을 배우지 못한 청중들에게 이를 가르쳐주는 것이었으리라. 방송국에도 가보면 공연 시작 전에 청중들에게 반응 연습을 시키는 사람이 있다. 반응 연습으로 예열된 청중들은 가수들이 나오면 뜨겁게 맞이하고, 그 열기에 힘입어 가수들은 열창을 하게 된다. 이러한 판소리와 마당극 문화 덕인지 우리나라 청중들의 반응 모습은 아시아 국가만이 아니라,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대단하여 이에 감동하는 외국가수들이 많다. 비욘세(Beyonce)는 한국공연에서 마지막 곡 ‘Irreplaceable’를 부른 뒤 무대에서 내려와 긴 드레스를 입은 채 아이처럼 껑충껑충 뛰며 만족해했다. 그녀는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나와 어쩜 그렇게 잘 맞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마룬 파이브(Maroon5)는 아시아 투어 중 어느 나라가 가장 인상 깊었느냐는 홍콩에서의 기자회견 질문에 모두 다 입을 모아 “Korea, Seoul. 우리는 전 세계 공연을 다 돌아보았지만 그 같은 공연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들 이외에도 뮤즈(Muse), 미카(Mika) 등 한국공연을 한 외국가수들은 청중들의 반응에 크게 기뻐하며, 비록 공연 수입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적더라도 다시 오곤 한다2. 수업반응 훈련 강의나 강연을 하는 사람들도 학생과 청중의 반응을 받으면 더 신나서 열정을 쏟으며 수업하게 될 것이다. 어느 대학 심리학 교수가 그 대학에서 강의를 재미없게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한 인류학 교수의 수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인류학 교수에게는 비밀로 하고 수강생들에게 다음 사항을 주문했다. 첫째, 교수의 말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들을 것, 둘째, 얼굴에는 약간 미소를 띠면서 눈을 반짝일 것, 나아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간혹 질문도 하면서 강의가 매우 재미있다는 반응을 겉으로 드러내며 들을 것 등이 주문 사항이었다. 한 학기 동안 실시된 이 실험결과는 흥미로웠다. 재미없게 강의하던 그 인류학 교수는 줄줄 읽어 나가던 강의노트에서 눈을 떼고 학생들과 시선을 마주치기 시작했고, 가끔은 한두 마디 유머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하더니, 그 학기가 끝날 즈음엔 가장 열의 있게 강의하는 교수로 면모를 일신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학생들의 변화였다. 처음에는 실험 차원에서 열심히 듣는 척하던 학생들이 이 과정을 통해 정말로 강의에 흥미롭게 참여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2명의 학생이 아예 전공을 인류학으로 바꾸기로 결심하였다(박경현, 1980: 11)3. 1990년대 중반, 내가 근무하는 광주교대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강의반응팀(기쁨조)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해당과 학생들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기쁨조는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 남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강의실 중앙 앞부분에 앉아서 교수가 강의할 때 미소를 띠며 눈을 마주치고, 질문에 열심히 대답도 하며, 때로는 전혀 재미없는 농담이더라도 깔깔대며 웃어주어 교수로 하여금 분위기가 좋은 반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 교수는 학생들이 정말 자기 강의를 좋아하는 줄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 그 아이들의 설명이었다(박남기, 2017: 83). 학생들이 기쁨조를 운영한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성적은 한 학기에 수강하는 여러 반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각 반의 분위기에 대한 교수들의 관점이 성적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학생들은 기쁨조를 배치한다고 했다(박남기, 2017: 82-83). 이 말을 들었던 당시에는 조금 황당하고, 학생들에게 속은 느낌이었는데 인류학 교수 수업관련 연구결과를 보니 교수만이 아니라 학생들도 학습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원오 교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최 교수는 소리꾼이 청중에게 했듯이 학생들에게 강의시간에 반응보이는 방법(강의용 추임새)을 소개하고 훈련시킨다고 한다. 앞서 소개한 인류학 교수 대상 실험 소개와 함께,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니 예비교사는 잘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잘 반응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는 점 등도 설명한다고 한다. “여러분은 수업을 들으면서 ‘아하, 그렇구나’ 등의 호응하는 말과 함께 공감의 표정·몸짓 등을 해주면 좋겠어요. 처음엔 어색해도 내 수업에 반응하다 보면 차츰 집중력과 재미를 느낄 거예요. 그러다 보면 수업은 결코 교사 혼자서 주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교수와 학생의 관계도 친밀해지고,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도 점차 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나중에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 것인가 숙고하는 학생도 생겨났다고 한다. 학생들이 소리와 몸짓으로 반응을 보이려면 강의에 집중해야 하니 학습효과가 올라간다. 추임새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판소리 심청가에 몰입하여 눈물을 쏟았던 경험도 유사한 사례이다. 교대 학생 대상의 경우에는 그 자체가 교사교육이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르치는 대상이 예비교사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며, 공감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효과는 기대할 수 있겠다. 이 방법은 초·중·고생에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맺는말 외국가수들이 입을 모아 한국 청중의 열광적 반응에 감동하였다는 말에서 보듯이 우리의 안에는 반응과 추임새 밈(문화유전자)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비록 근세 이후 관객과 무대가 분리되고 청중과 공연자가 분리된 서양공연이 들어오고, 클래식 음악공연장에서는 기침소리도 내지 않아야 하는 서양 음악회 감상 문화가 들어와 우리를 한 겹 싸고 있지만, 그 얇은 포장지 안에는 뜨거운 동참과 추임새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미국에서 야구장에 간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분위기가 달랐다. 같이 온 사람들끼리 맥주 마시고, 소시지 먹으며, 말 그대로 관람만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함께 응원하고, 춤추며, 하나 됨을 느끼는 맛으로 야구장에 가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미국 야구장 모습을 보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흥이 많은 민족이라는 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에 우리나라 말고 떼창을 위해 본 영화를 또 보러 가는 나라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예: 보헤미안 랩소디)만이 아니라 아이들(예: 겨울왕국)도 그렇다. “떼창은 단지 가수의 노래를 따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가수와 관객, 공연과 현실,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주체가 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입니다.”(브런치, 2019.02.17.). 제도로 막지만 않으면, 그리고 조금만 흥을 돋아주거나 연습을 시키면, 우리 아이들은 그 흥을 표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같은 강의라는 글에서 배우 혼자서 만들어가는 서양 모노드라마 같은 강의가 아니라 배우와 공연자가 서로 호흡을 맞추며 함께 만들어가는 마당극 같은 강의가 되게 하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박남기, 2017: 185). 우리나라 사람들 안에 내재되어 있는 흥, 주거니 받거니 하는 추임새 문화를 살리는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보자. 주어진 짧은 시간에 어려운 기본 개념을 이해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학생주도형·학생참여형 보다는 강의형이 더 효과적이다. 설명을 위한 교사 주도의 강의형 수업을 하더라도 학생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 방법의 하나가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강의 반응기법(강의용 추임새 및 질문방법)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수업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낯설고 어색하지만 적극적인 반응을 하다보면 판소리 공연 때 추임새를 매기다가 저절로 몰입이 되어 눈물을 쏟은 나처럼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몰입도, 학습량, 그리고 수업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이른바 교권4법(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교사들이 교권보호를 체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2일 경남 창원문성대 컨벤션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학교교육·대학입시정상화특별위원회, (사)한국초중고교장총연합회, 대한사립교장회가 공동주최한 ‘공교육정상화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교권4법과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있다”며 “100% 교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교권보호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최우선으로 활동해 온 정 회장은 12월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제화했다. 이후 올 7월 서울서이초 교사의 비극적 사건 이후에는 긴급기자회견, 교육권 보장 현장요구 전달 기자회견, 교권보호입법 촉구 국회앞 릴레이 1인 시위 등을 전개하며 교권4법 개정을 주도해왔다. 정 회장은 “교권침해 현황을 보면 2020년 이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교원치유지원센터 이용 현황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적은 숫자로 그만큼 선생님들이 ‘교실 일은 내가 책임진다, 내가 스승이다’라는 책임감 때문에 감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찾아 상담 및 심리치료, 법률지원 등을 받은 횟수가 1만8973건이었음에도 교권침해 건수는 3035건에 불과했다.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된 교육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교육부 장관이 매주 현장 교사들과 간담회도 열고 있고 국민의힘도 노력하고 있어 이번에야말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학부모와 교사는 교육의 동반자이자 협력자로 서로 신뢰 속에 학교 교육을 살려나자”고 당부했다. 사교육카르텔 혁파와 공정한 대학입시,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담론을 모으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한 국민의 힘 학교교육·대학입시정상화특위는 현장 중심적 정책 마련과 국민적 관심 제고를 위해 전국 순회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혼자라 느낀다면 옆을 봐, 나는 여기 있어. 나는 너를 믿어. (…) 그토록 간절한 네 꿈과 맞닿은 곳, 그때까지 같이 뛸게….’ 지난달 23일 EBS 유튜브 채널에 특별한 영상 한 편이 공개됐다. 3분 30초 길이의 이 영상에는 노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흘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리듬은 영상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길었다. 수험생을 위한 응원곡을 만든 주인공은 김재현 강원 실내초 교사. 그는 2017년 꿈장학생으로 선정된 인연을 계기로 이번 수험생 응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꿈장학생은 어려운 학습 환경 속에서도 공교육과 EBS 고교강의만으로 훌륭한 학업 성취도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장학제도다. 김 교사는 “수험생 때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건 불안감이었다”고 말했다. “수능을 준비할 때,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불안감이었어요. ‘잘할 수 있을까?’ ‘잘 안되면 어떡하지?’하는 불안감에 시달렸죠. 그때 누군가가 옆에서 ‘잘하고 있어’, ‘너를 믿어’라고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자신을 믿으라고,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군대 전역 후 24살 때 교사의 꿈을 품었다. 학창 시절에는 래퍼를 꿈꿨다. 홍대 거리로 나가 공연하는 걸 즐겼고, 노래를 만드는 데 빠져있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교사는 “군대 전역 후 알바도 하고 음악도 하면서 지냈는데,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뿐이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군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거웠죠. 이 모든 것이 맞물려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교사가 돼서도 음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당장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막상 공부하려고 하니, 막막했다.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 학원에 갈 형편도 아니었다. 그때 떠오른 건 EBS였다. EBS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면서 시험을 준비했고 1년 만에 교대 합격증을 받아 들었다. 김 교사는 “매달 모의고사를 보던 때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서 모의고사를 치르려면 졸업한 학교에 양해를 구해야 했어요. 그곳에서 매달 후배들과 모의고사를 치렀죠. 싸 온 도시락을 먹으면서요.” 느지막이 꿈을 이룬 경험은 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줬다. 특히 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바라볼 때가 그렇다. 그는 “공부를 못했던 시절이 더 길었기 때문에 공부가 재미없고 하기 싫은 그 마음을 안다”면서 “이런 부분까지도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초등학교 때는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아이들의 첫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친구와 감정이 상했을 때 대처하는 법, 공감하는 법, 위로하는 법 등 사회성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죠.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예의 바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교육 열풍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사교육 의존 현상의 저변에는 공교육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선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 교사는 “공교육과 사교육은 그 역할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교과목이 전부가 아니다. 학교는 전인 교육을 하는 곳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건 학습 능력 향상이다. 그 역할을 백 퍼센트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EBS다. 공교육에서 인정받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강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꿈을 이루고 싶지만,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를 물었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요. 남들은 제가 음악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겠지만, 교사를 목표로 정했고, 이뤘고,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어요. 못 이룰 꿈은 없어요. 더디거나 돌아갈 수는 있지만, 멈추지만 않으면 이룰 수 있죠.”
교육부는 1일부터 30일까지 입시비리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기존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가 입시비리까지 단속을 시작하면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및 입시비리 신고센터’로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신고 및 조사 대상은 대학과 대학원의 신・편입학 과정에서 공정한 경쟁을 침해했거나 침해하고자 시도하는 행위다. 중・고교 입시비리 사안도 신고센터로 신고할 수 있으며 해당 사안은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조사·대응한다. 적발된 비리 사안에 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해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교육부령)' 개정을 통해 입시비리 연루 교직원에 대한 징계를 강화한다. 현재 3년인 징계시효를 10년으로 연장하고 관련 징계양정 기준을 명확히 할 예정이다. 이번 신고 내용, 조사 결과 분석 등을 토대로 추가적인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대입제도 마련을 위해 이번 신고센터 확대・개편으로 입시비리 신고의 문턱을 낮추고, 신속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교육업계와 유착된 입시비리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입시 카르텔 근절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교육부는 신고된 사안을 철저히 조사함과 동시에 제도 개선을 병행하여 입시비리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