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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기획에 적합한 인간형 기획에 적합한 인간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알차고 유익한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고자 할 때, 어떤 태도와 자세를 견지하고 어떤 형태의 기획적 습관을 반복하여 체득화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우석이 나열한 기획에 적합한 인간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우석은 기획에 적합한 인간형으로 ▲커뮤니케이션형 인간, ▲호기심형 인간, ▲창조형 인간, ▲전략형 인간, ▲비전형 인간으로 분류하였다. 첫째, 커뮤니케이션형 인간은 자기보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한다. 커뮤니케이션형 인간은 ‘상대방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방이 처한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를 좋아할까, 상대방의 새로운 욕구는 과연 무엇일까’ 등의 생각을 기초로 앞서 나가는 기획, 성공하는 기획을 창출하고자 노력한다. 상대방의 생각·태도·신념·가치관을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결코 기획의 출발선을 넘을 수 없다. 둘째, 호기심형 인간은 호기심이라는 에너지와 수단으로 수많은 아이디어와 기획 재료 등을 모으고, 기획 역량을 축적해 가는 타입이다. 호기심이 없으면 아이디어를 낼 수도, 기획할 수도 없기에, 호기심형 인간은 항상 ‘왜’라는 단어를 붙들고 모든 사물에 관심을 기울인다. 호기심은 항상 새로운 것을 접해야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보고 듣는 것의 관점을 조금 달리하여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만들고 그를 구체화하는 동력이 된다. 셋째, 창조형 인간은 호기심형 인간이 되려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는 인간형이다. 창조형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파괴성이다. 창조형 인간이 파괴성을 띠게 되는 것은 기존 질서와 체계에 안주하여 익숙한 것에 자신을 맡기기 보다는 새로운 질서와 비일상적 체계를 실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 보는 사고·행동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창조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을 삶의 목적으로 삼는 습관이 필요하다. 창조형 인간은 익숙한 것을 많이 보고 다르게 생각해 보는 자세를 가진다. 넷째, 전략형 인간은 전략을 짜는 사람이라기보다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다. 전략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감정을 배제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성취욕·과시욕·경쟁심·조급함 등의 감정적 요인이 전략 수립과정에 개입하게 되면 기획안의 시야와 사고의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감정을 배제하고 대상을 바라보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현시점에서 어떤 목표가 수립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하여 날카로운 관찰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PART VIEW] 전략적 사고의 의미는 객관적 자료가 전략을 이끌어 낸다는 점을 알고 실천한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전략형 인간은 훌륭한 전략의 비밀은 객관적이고 충실한 자료들에 기초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전략적 사고는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적 사고와 차원이 다르다. 창의적 사고는 자유분방한 발산형 사고가 요구되지만, 전략적 사고는 분석적·과학적·체계적·입체적 사고의 틀과 도구를 기초로 한다. 전략적 사고는 결과를 예측하고 여러 대안을 강구한다. 유능한 전략형 인간일수록 한 가지 목표나 과제에 대하여 다양한 대안을 수립한다. 대안을 대상으로 장단점을 파악하고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매겨둔다. 마지막으로 비전형 인간은 미래 지향적 인물이다. 축적하는 모든 지식과 경험은 미래를 예측하고 헤쳐 나가는 것에 역점을 둔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지 않으며, 새로운 변화에 진취적·발전적·생산적으로 접근한다. 비전형 인간은 반드시 공통의 과제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 성취를 위해서 모든 조직원은 시스템적·유기적 협동체제가 필수임을 감지한다. 비전형 인간은 항상 미래를 위해 몸과 마음을 열어놓고 동료·팀원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 손을 잡고 공동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기획에서 왜(why)의 존재 의미 기획과 계획의 차이점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문제의식(why)이나 목적의식이 있는가에 있다. 기획은 제일 먼저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시작한다. 기획의 명확한 이유와 목적을 파악하고 기획을 구상한다. 기획의 목적은 ‘왜’로 집결된다. 목적에 따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결정되므로, ‘무엇’을 먼저 생각하고 계획하는 활동과는 그 결과가 달라진다. 기획에서 ‘왜’가 중요한 이유는 ‘왜’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기획의 목적과 본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why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기획을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why를 고민하지 않고 계획만 하면 기획의 본질이나 문제핵심에 다가가지 못한 채, 피상적 수준의 해결책만을 강구하게 된다. why에서 시작하는 ‘기획’과 what에서 시작하는 ‘계획’은 큰 차이가 있다. ‘왜 그렇게 해야 하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처럼 why를 토대로 한 생각은 일의 목적·본질에 접근하여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것이 최선인가?’ 등의 사고를 이끌어 내고, 결국 what에서 시작하는 사고와는 다른 차별화된 해결책을 창출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기획에서 why부터 시작하는 사고가 중요한 이유이다. 기획은 계획과 다르게 ‘왜’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제시하여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설득의 과정이며, 문제해결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why에서 시작하는 문제의식을 통해 일의 목적을 생각하고, 이를 구조화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로 이어지는 기획력은 남들과 차별화된 역량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기획에서 다루는 문제는 기대(요구)하는 수준과 현재 상태 수준과의 차이, 또는 현재 수준과 미래 기대 수준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바라는 것과 현실과의 차이’로 규정한다면, 문제는 목표와 현재 수준과의 차이로 해석될 수 있다. 기획에서 말하는 요구 수준과 기대 수준은 결국 목표로 연결된다. 문제는 현재 수준과 목표의 차이이며, 달성된 목표는 또 다른 현재 수준이 되어 새로운 목표와 문제를 만들어 낸다. 이때 현상과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현상은 어떤 ‘문제’로 인해 나타난 결과이며,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현상은 문제라는 본질을 둘러싸고 있는 가시화된 사실일 뿐이며, 진짜 문제는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본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현상을 문제로 착각하지 않고 진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현상 속에서 문제를 어떻게 발견하고 정의하는가에 따라 그 해결책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것은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과정에서 해결책이 자연스럽게 도출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문제에는 이미 해결책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기획에서 ‘과제’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행 가능한 형태의 ‘일 또는 방법’이다. 결국 기획에서 문제해결은 발견하고 정의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시행 가능한 형태인 ‘일·방법·과제’로 변환하여 시행에 옮기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의 선정과 시행 과정이 기획에서의 문제해결이 된다. 기획안 작성 시 필요한 사고 유형 기획은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사고과정이다. 기획안은 이러한 기획을 통해 도출한 문제와 해결책을 가지고 기획 대상을 설득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이며, 향후 기획을 시행해 나가는데 필요한 설계도나 지도와 같은 문건이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는 시스템적 사고가 필요하다. 시스템 사고란 전체와 부분을 균형감 있게 볼 줄 아는 사고이다. 비유컨대 숲도 보고, 그 안에 있는 나무도 볼 수 있는 사고를 의미한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기획에 있어서 전체와 부분을 통합적으로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시스템 사고는 여러 면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된다.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순간부터 부분적인 정보가 아닌 전체 정보 속에서 파악해야 제대로 문제를 찾아낼 수 있다. 또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도 문제를 입체적·다각적으로 모색해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사물이나 현상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빠짐없이 체크하거나,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준다는 상호 관련성을 파악하고,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통합적으로 생각하는 것 등은 시스템 사고에 해당한다. 전체적으로 진단하고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시스템 사고는 일의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볼 수 있게 해 준다. 가설 지향적 사고도 필요하다. 가설 지향적 사고란 기획의 시작 시점이나 정보 수집 시점에서 잠정적인 해결책인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지향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기획은 자신이 발견한 문제와 해결책(가설)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여 주어진 정보 및 경험을 통해 나만의 잠정적 결론, 즉 해결책을 선정하는 것이 기획에서의 가설이다.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분석하여 근거로 제시하며, 설득하는 과정이 바로 기획인 것이다. 기획안 작성 시 용어·분류체계·인과관계를 분명히 할 때 요구되는 논리적 사고 역시 필요한 사고과정이다. 용어의 정의를 명확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며, 정보와 정보 또는 현상과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논리적 사고의 기초가 된다. 논리적 사고의 토대가 되는 인과관계 흐름은 대체로 ‘So what?’, ‘Why so’의 질문으로 명확해진다. ‘So what?’은 어떤 사실로부터 결론을 도출해 내거나 원인에서 결과를 찾아내는 질문이고, ‘Why so’는 결론이나 결과를 두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질문이다.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2024년의 교육 트렌드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에 관한 정책안을 분석해 본다.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2023)의 추진배경과 디지털시대 교육의 대전환 방향에 초점을 맞춰, 디지털 기반 교육에 관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개념을 정리해 보고, 기획안 작성에 시사하는 바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Ⅰ. 추진배경 ■ 모든 학생을 인재로 키우기 위한 맞춤교육 필요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개별 학생의 역량 및 선호·학습 속도에 최적화된 맞춤교육 체제 실현이 중요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교육으로 모든 학생이 자신의 삶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 필요 ※ (영국) ‘Third Space Learning(에듀테크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1,200여 곳에 도입, 교사는 학생별 학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수시로 난이도 조정 ■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교육의 질 제고 가능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누구나 자신의 역량에 맞는 교육목표를 자기주도적으로 성취 가능 ※ AI는 기존의 표준화된 획일적 교육에 혁신을 불러와 교육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로 평가된다(Baker, Smith Anissa, 2019). •첨단 기술을 통해 시·공간 한계 극복이 가능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객관적 교수·학습으로 수준 높은 교육 가능 ※ AI는 불가피한 이유로 집·병원 등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에게 또는 긴급·위기 상황에서도 교육이 지속되어야 하는 때에 도움이 될 것이다(UNESCO, 2019). ■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공교육의 내용과 방식 전환 요구 증대 •민간에서는 디지털기술을 빠르게 교육에 적용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교육 현장의 변화는 더딘 상황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게 교육내용·방식의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공교육에서도 과감한 변화 노력과 시도가 필요 ※ AI는 교육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학습도구와 방법, 지식 접근성, 교사 양성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오드레 아줄레 UNESCO 사무총장, 2018). ☞ 추진배경이나 필요성은 기획의 명분이며 방향성을 제시한다. 현상과 사실에 기초한 사실을 토대로 기획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감정에 호소하거나 당위적 주장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객관적이고 타당한 문제의식을 표출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Ⅱ. 디지털시대 교육의 대전환 방향 ■ 기본방향: 교육 본질의 회복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창의성·비판적사고력·인성·협업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개념 중심, 문제해결 중심 교육 강화 •모든 학생이 자신의 학습목표·학습역량·학습속도에 맞는 맞춤교육을 받고, 교사와 학생이 인간적으로 연결되는 체제 구현 ■ 학생: 자기주도적 학습자로 성장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을 넘어, 프로젝트·협력활동·토론 등을 통해 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능동적 학습자로 성장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역량·학습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학습경로를 구축하고, 희망할 때 손쉽게 보충·심화학습 가능 ■ 교사: 학습멘토·코치, 사회·정서적 지도자 역할 확대 •‘AI 튜터’의 분석을 기반으로 학생 개인의 특성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역할 수행 •학생 개인의 학습성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학습설계와 함께, 사회·정서적 변화를 관찰·진단하여 안정적인 상담·멘토링 제공 ■ 수업: 토론, 프로젝트학습, 거꾸로학습(Flipped learning) 등 확대 •지식의 습득보다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두고, 프로젝트 학습, 팀 학습, 자유토론 등 학생 간 상호작용과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는 수업으로 전환 •학생들은 다양한 수업활동을 통해 자기표현·상호존중·협력 등 사회적·정서적 역량을 자연스럽게 체득 ☞ 방향이나 지향성은 기획의 제목이나 목적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획이 궁극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기술해야 한다. 디지털시대 교육의 대전환 방향은 교육 본질의 회복에 있다고 보고, 그를 위해 학생과 교사들의 나아갈 방향과 역할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수업이 어떤 형태를 띠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른 교육공무원 평정의 개관, 교원의 경력평정, 교원의 근무성적평정 및 연수성적평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공무원의 가산점평정 및 승진후보자명부작성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교육공무원 승진 및 평정업무에 대한 안내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산점 평정 가. 평정대상: 해당 직위 또는 전직 이전의 직위에서의 가산점 평정대상 실적 또는 경력 1) 교육전문직원 경력이 있는 교감: 교감자격증 취득 후의 사유에 한함. 2) 교육전문직원: 교감·장학사·교육연구사의 직위에서 취득한 가산점에 한함. 나. 평정시기: 매 학년도 종료일 기준으로 실시하거나 명부조정시기에 실시. 다. 평정경력기간 계산: 월 수를 단위로 하여 계산하되, 1개월 미만은 일 단위로 계산함. 라. 가산점 종류: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구분 1) 공통가산점: 가산점 취득사유가 있는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적용 가) 공통가산점 평정항목 및 평정점(총 3점 이내) 나) 직무연수 이수실적에 대한 가산점 평정 •평정대상 연수: 직무연수(인사기록카드에 직무연수실적으로 등재된 학점) ※ 학위취득실적, 자격연수, 연구실적, 자격취득실적 학점은 평정대상이 아님. •평정상한점: 시·도별 연수여건 등을 감안하여 연도별 상한점(0.12점 이내) 및 총상한점(1점 이내)을 정함. 1학점은 15시간 연수임. [PART VIEW] 2) 선택가산점 가) 평정항목 및 평정점: 총합계 10점 범위에서 명부작성권자가 항목 및 점수의 기준을 정하여 산정하고, 그 기준은 평정기간이 시작되기 6개월 전에 공개함. 나) 휴직, 직위해제 및 정직기간의 제외(「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 제11조) •선택가산점 평정 대상기간 중 휴직, 직위해제 및 정직기간이 있는 때에는 그 기간은 당해 대상기간에서 제외함. 마. 가산점의 중복평정 금지 1) 동일한 평정기간 중의 경력이 중복되는 경우에는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만을 인정해야 함. 2) 명부작성권자는 동일한 평정기간 중 2 이상의 가산점 경력 또는 실적이 중복하는 경우에는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만을 인정하는 기준을 정할 수 있음. 가) 공통가산점의 경우, 교육부장관 지정 연구학교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중복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만을 인정하는 기준을 정할 수 있음. 나)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 간 경력 또는 실적이 중복되어 그중 하나만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통가산점이 우선함. 바. 참고사항 1) 사립학교 근무 경력자의 가산점 평정 •교육공무원으로서 당해 직위 또는 전직 이전의 직위에서 「도서·벽지교육진흥법」 규정에 의한 도서·벽지에 있는 교육기관 또는 교육행정기관에 근무한 경력에 대해서는 소정의 가산점을 평정하고 있으며, 이 경우 공립과 사립의 근무경력에 차이를 두고 있지 않으므로 사립학교 근무 경력자가 공립학교 교원으로 임용되었을 경우, 당해 교원의 사립학교 근무 중의 경력 및 실적을 인정함. ※ 도서·벽지의 지역과 그 등급 구분 - 1967.4.12.~1985.12.31.까지는 지역단위로 구분(사립학교 평정의 근거가 됨.) - 1986.1.1.부터는 기관단위로 구분(「도서·벽지교육진흥법」 시행규칙 1985.12.31.) 2) 시·도간 전출입자의 가산점 •시·도간 전출입 등으로 인하여 명부작성권자를 달리할 경우에는 피평정자가 소속한 기관의 가산점 규정을 적용함. 가산점 평정 관련 교육부 질의 회신 사례 Q. 파견교사의 연구학교 근무경력 •국립사대 부속중학교에 파견근무한 교사의 ‘파견기간 중의 교육경력’에 대한 가산점 부여 여부 •파견요건이 「국가공무원법」 제32조의4 제1항 및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7조의3의 요건을 충족하는 파견근무이며,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7조 제1항 규정에 의거한 직무수행과정이었다면 가산점 평정 가능 Q. 통합학교 교원의 가산점 부여 •초·중 통합학교가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운영할 때, 학교급이 다른(초↔중) 교원이 연구학교 운영에 기여한 공을 학교장이 인정할 경우, 유공교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연구학교 유공자로서 인정될 경우, 가산점 부여 대상이 됨. 통합학교는 2개의 학교가 아니라, 1개의 학교로 간주되므로 통합학교 교원의 경우, 연구학교 가산점 인정권자(학교장 및 심사위원회 등)가 유공교원으로 인정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고 판단함. Q. 방송통신고등학교 겸직근무 경력 •방송통신고등학교 겸직근무 경력에 대한 공통가산점 부여 •종전 전국 공통으로 부여하던 가산점 제도를 개선하여 시·도교육감이 당해 지역의 교육적 환경 및 특수성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선택가산점 제도를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음. 가산점 제도 개선 취지는 가산점 항목 중 공통가산점 항목을 필요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해당 지역의 학교 교육력 제고와 관련된 실적이나 경력을 시·도교육감이 선택가산점으로 지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함으로써, 지역별 특색을 살린 승진 가산점 제도를 운영하는 데 그 목적이 있음. •따라서 방송통신고등학교 겸직교사 근무경력을 공통가산점 항목으로 신설하여 가산점을 일률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가산점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다만 선택가산점은 시·도교육감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 부여가 가능할 것임. 승진후보자명부 작성 가. 명부의 작성 1) 교육공무원의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교육공무원법」 제13조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자격별 승진후보자명부를 순위에 따라 작성·비치하여야 함. 2) 자격별, 승진될 직위별로 나누어 작성해야 함. ※ (예시) 초등학교 교장, 중등학교 교장, 특수학교 교장, 장학관, 교육연구관 나. 승진임용의 원칙 •동종의 직무에 종사하는 바로 하위직에 있는 자 중에서 승진임용함. ※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 승진후보자명부는 그 직위별로 바로 하위직에 있는 자를 대상으로 각각 작성하여야 하므로 장학사·교육연구사를 통합하여 명부를 작성할 수 없음. 다. 평정요소: 경력평정+근무성적평정+연수성적평정+가산점 라. 승진평정점의 구성(「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0조) ※ 장학관·교육연구관 승진후보자: 경력평정점 70점, 근무성적평정점 100점, 연수성적평정점 15(18)점 마. 근무성적평정점 등 산정기간 1) 교장·장학관·교육연구관 승진후보자 명부작성대상자: 최근 3년 반영 근무성적평정점 = (최근 1년 이내 평정점×34/100) + (최근 1년 전 2년 이내 평정점×33/100) + (최근 2년 전 3년 이내 평정점×33/100) 2) 교감 승진후보자 명부작성대상자: 최근 5년 이내 유리한 3년 반영 근무성적평정점 = (명부의 작성기준일부터 가장 가까운 연도의 합산점×34/100) + (명부의 작성기준일부터 두 번째 가까운 연도의 합산점×33/100) + (명부의 작성기준일부터 세 번째 가까운 연도의 합산점×33/100) ※ 소수점 이하는 넷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셋째자리까지 계산함(「승진규정」 제40조 제6항). 바. 명부작성권자: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 중에서 교육부장관이 지정함. 사. 명부의 분할 작성 •명부작성권자는 교원수급상 필요한 경우, 교육공무원의 소속 기관별 또는 담당 과목별로 명부에 분할하여 작성할 수 있음. ※ 단, 교원수급상 불가피하거나 타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만 명부를 기관별 또는 담당과목별로 분할 작성하도록 하여 민원발생 등 인사관리상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유의 아. 명부작성 시기: 매년 3월 31일 기준으로 작성 자. 명부조정: 다음과 같은 사유발생으로 작성권자가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수시조정 가능 •교육공무원의 전입이 있는 때 •신규채용·승진·전직 또는 강임된 자가 있거나 상위자격을 취득한 자가 있어 그때부터 2개월 이내에 경력평정을 하였거나(「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6조 단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20조 제2항·제5항 및 제7항의 규정에 의하여 근무성적평정 또는 다면평가를 한 때 •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32조에 의한 연수를 이수하였거나 제34조에 의하여 연구실적의 인정을 받은 자가 있는 때 •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2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의1에 해당하는 자격을 취득하거나 그 자격기준에 달한 자가 있는 때 차. 명부 동점자의 순위결정 1) 명부작성 시 동점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다음의 순서로 그 순위자를 결정 •근무성적 우수자, 현직위 장기근무자, 교육공무원으로 계속 장기근무한 자 2) 위 순위에 의해서도 순위가 결정되지 아니할 때에는 명부작성권자가 그 순위를 결정 카. 명부 제출 •명부작성 시기로부터 10일 이내에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에게 제출 타. 명부순위 공개 •명부에 등재된 교육공무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본인의 명부순위를 알려주어야 함. 승진후보자명부 작성 관련 교육부 질의 회신 사례 Q. 명부조정 •명부작성권자가 필요에 의해 승진후보자 명부를 조정할 때에는 연수성적평정과 가산점평정을 2가지 모두 평정해야 하는 것인지 여부 •승진후보자명부 조정을 위해서는 승진규정 제31조 제1항 및 제41조 제7항의 규정에 의해 연수성적과 가산점의 2가지를 모두 평정해야 함. Q. 교육전문직원 승진후보자명부 작성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 승진후보자명부를 작성함에 있어 인사의 합리적인 처리를 위하여 동 승진후보자명부를 장학사·교육연구사의 직위별로 각각 작성하지 아니하고 통합하여 작성하여도 무방한지의 여부 •장학관 또는 교육연구관의 승진후보자명부는 그 직위별로 각각 작성하여야 함(「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0조 제1항). Q. 국가유공자의 승진임용 관련 •국가유공자인 교육공무원 승진임용 시 「국가공무원법」 제4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우선임용 적용가능성 여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서 국가유공자의 취업보호를 위한 우선 채용의 직종은 동법 시행령 별표8의2에 따른 일반직공무원 등(동법 시행령 제50조 참조)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 교육공무원의 승진임용 시 ‘국가유공자의 우선임용’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사료됨. Q. 3배수 우선임용 규정의 적정성 여부 •「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6조의 ‘교육공무원을 승진임용하고자 할 때에는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된 순위에 의하여 승진 예정 인원의 3배수 범위에서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시·도의 인사관리 기준에 ‘교감·교장의 승진임용은 당해 연도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된 순위에 의하되 승진 예정 인원의 3배수 범위에서 임용일을 기준으로 하여 ① 정년퇴임 일까지 만 1년 남은 자, ② 자격증 취득일이 1년 이상 경과한 자는 우선 임용할 수 있다’고 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이 적정한지 여부 •교육공무원 승진후보자명부의 3배수 범위에서 교육감이 정한 기준에 따라 임용 가능하다고 사료됨. 「교육공무원법」에서 교육공무원의 승진임용은 승진후보자명부의 3배수 범위 안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인사위원회 등을 통하여 명부의 3배수 범위 안에서 임용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여 그 기준에 따라 임용할 수 있을 것임. Q. 3배수 범위 내 선취득자 우선 임용 관련 •승진 예정 인원의 3배수 범위에서 자격증 선취득자를 우선 임용해도 인사관리규정에 위배되지 않는지 여부 •질의한 「교육공무원법」 제14조 제2항,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14조 제1항 규정은 법령 해석상 다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임용권자의 임용권 행사에 관련한 정책적인 판단을 구하는 것임. 다만 임용권자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승진임용을 위해 선취득자를 우선 임용하는 등 자율적으로 인사규정을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제정하는 것은 관련 법령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서 적정한 조치라 사료됨. 다만 이 경우 교원의 인사와 관련하여 교직사회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능력과 실적 중심의 교원인사가 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임. Q. 임용결격 교사의 교감자격증 유효성과 승진임용 관련 •1. 임용결격 교사의 사실상 근무기간 중 취득한 교감자격증 유효 여부 2. 교감자격증 유효 시 승진임용 가능 여부 •임용결격 교사가 기 취득한 교감자격증 유효 여부와 교원의 승진평정 시 사실상 근무기간의 교육경력·각종 연수실적·가산점 등의 인정문제는 별론으로 해야 할 사항이므로, 「임용결격공무원 등에 대한 퇴직보상금지급 등에 관한 특례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동 자격증은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임. 교감자격증은 유효하므로 해당 교원을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할 수 있으며 등재 후 승진임용 여부는 임용권자인 시·도교육감의 고유권한으로 귀 청에서 판단할 사항임.
들어가며 에듀테크(Ed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다양한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는 제품·서비스를 총칭한다. 또한 ‘에듀테크활용교육’이란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교수·학습·평가, 교육행정 및 정책 수립 등의 활동을 말한다. 최미애(2021)에 의하면 에듀테크는 이러닝과 스마트러닝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미래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실천에 적합한 것이라고 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에듀테크 활용의 기회와 폭이 넓어졌으나,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교육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최첨단 디지털기술이 적용된 에듀테크 활용은 교육도구로서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업무와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도록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미래교육 체제로서의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측면에서 학교 교육에서 다루어지도록 강하게 요구되고 있는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필요성과 특성 그리고 교육현장에 적용 시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필요성 가. 디지털 전환 시대 대비 미래사회로의 체제 전환 및 디지털 전환에 관련해서 모든 영역에서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높은 수준의 디지털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기술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정서를 갖고 있으며, 디지털기술을 사교육에서는 더 빠르게 교육에 적용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교육 현장의 변화는 더딘 상황이다. 따라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게 교육내용과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공교육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 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학생들은 자신의 역량에 맞는 교육목표를 자기주도적으로 성취가 가능하며 기술을 활용한 수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디지털 소양은 한층 더 함양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은 바로 디지털 전환 시대에 살아갈 우리 학생들을 위한 미래형 교육인 것이다.[PART VIEW] 나.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실현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개별 학생의 역량 및 선호·학습 속도에 최적화된 맞춤교육체제 실현이 중요하다. 에듀테크 기술 도입에서 더 나아가 학습과정과 방법에서 접근하여 교육환경에서 교수자와 학습자의 학습과정을 지원하게 된다. 도구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개별 맞춤형 학습환경 제공이 가능하게 되므로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학생의 수준을 고려한 모둠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학업 결과물에 대한 더 세심한 피드백을 가능하게 하며, 학업성취 결과의 데이터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와 역량, 학습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학습경로를 구축하고, 희망할 때 손쉽게 보충·심화학습이 가능하게 되며,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수업 진행이 더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반영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에 따라 미래형 교육과정이 강화되어야 한다. 주요 개정사항이 지속가능한 미래 대응을 위한 교육 강화와 디지털과 인공지능 소양 함양 교육 강화로 제시되어 있다. 언어·수리·디지털 소양 등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학업과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성을 강화하며, 디지털 기초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교급별 발달단계에 따라 내용 기준을 개발하고, 모든 교과에 디지털 소양을 강화한다. 2025년 수학·영어·정보 등 AI 디지털교과서의 본격 도입에 따른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활성화 토대가 마련되었으며 디지털 혁신 기술의 기초·심화 원리 학습을 위해 학교별 자율적인 정보 교과목 편제와 교육과정 편성 기준을 마련하고 교과별 교육과정에 반영하게 되었다. 에듀테크활용교육의 특성 에듀테크는 교과수업, 학생 지원, 행정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듀테크를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하여 개별화교육, 학습격차 해소, 교원업무 경감, 학교구성원 간 소통 강화, 학생의 학업 몰입 등 교육현장이 목표로 하는 다양한 과제의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첫째, 다양한 온라인 학습플랫폼, 학습관리시스템(LM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학습자들은 이러한 도구를 사용하여 개별적이고 맞춤화된 학습경험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학습플랫폼은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료와 동영상 강의, 상호작용적인 학습 모듈 등을 제공하고, 학습관리시스템은 학생들의 학습활동과 성과를 추적하고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학습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학습자료에 접근하고 학습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에듀테크활용교육은 학습자의 학습 습관과 능력을 분석하고 개인에 맞는피드백과 개인화된 맞춤형 학습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온라인 학습플랫폼과 디지털도구를 활용하여 학습자료와 리소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세대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활용하며, 개인의 관심사와 학습 스타일에 맞는 자료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셋째, 온라인 협업도구와 소셜 러닝 기능을 제공하여 디지털 네이티브세대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등 더욱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세대는 팀워크와 소통능력을 향상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각과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에듀테크활용 기반 학교 교육 발전방안 에듀테크활용을 통해 학생들은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개인적·사회적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자가 되어 미래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첫째, 교사들이 쉽고 편하게 에듀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의 제도·환경을 디지털 친화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1인 1스마트 기기 보급 및 유무선 환경 지원, 유지보수 지원, 학습지원플랫폼, 협력강사 및 AI 튜터를 활용하여 디지털 교육환경을 지원하고맞춤형 학습환경과 디지털리터러시역량을 함양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에듀테크에 대한 정보탐색·구매·수업활용까지 전 단계를 준비해야 하기에 교사의 부담이 큰 구조이기 때문에 구매의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에듀테크 관리 인프라 및 기술지원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교사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정보 교류, 구매 플랫폼 구축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보격차 및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온·오프라인 연계 교육 운영 및 디지털 기반 삶과 학습을 연계한 공간 구성 및 재구조화를 실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에듀테크 기반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습자 주도 교육환경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에듀테크 기반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AI 코스웨어를 통해 학생이 학습을 선택하여 AI 튜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며, 단위 차시 수업에서도 협력교사의 지원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한다. 에듀테크기반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미래사회에 변화해야 할 도전과제와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확대해야 미래형 교육과정을 열어갈 수 있다. 그래야 학생의 진단에서부터 학습 맞춤형 지원까지 가능한 교육환경으로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주도적 교육과정을 열어가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또한 학습자의 적성·흥미·수준 등을 분석하고 학습자별 맞춤형 학습지원을 강화하는 빅데이터 기반 학습 분석을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K-에듀 통합 플랫폼’ 구축과 연계하여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가칭)학습 빅데이터 센터’ 설립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교원의 디지털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지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교 교육에서의 에듀테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에 왜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학교구성원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역량 강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에듀테크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여전히 개인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원의 역량강화를 통해서 에듀테크 기반의 학교 교육체제 구축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여 교사의 리터러시 역량강화가 교육과정으로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 중 중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융합적 콘텐츠 교원연수를 확대하고 교육연구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교내외에서 시행되는 전문가 초청 연수나 워크숍, 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AI 및 에듀테크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보거나 이를 활용한 우수사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 활용 역량 차이로 인한 교육격차 및 디지털 격차 예방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 및 ‘학교미디어교육센터’를 구축하고 학부모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디어 활용 교육을 지원한다. 넷째, 지역과 연계한 에듀테크 기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지역과 연계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SW 코딩, AI 기초교육 등을 대학과 연계한 디지털새싹캠프 등으로 운영하거나 지역의 미래교육협력지구와 연계한 디지털 교육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키움으로써 에듀테크 기반의 디지털 인재양성을 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나 디지털 전문가로 하여금 교수·학습이론을 이해하고 에듀테크를 설계·개발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육성 모델을 관련 협회나 엑셀러레이팅 전문기관과 공유하고, 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민간·개인(교원) 등이 참여하여 유·무료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공유·확산하는 개방형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 등을 수업목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물 제도개선을 실시하여 안전한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한다. 저작권지원센터(KERIS)를 운영하고, 교육청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업목적 저작물 활용 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또한 언제·어디서든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적 배려대상 학생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개발·보급해야 할 것이다. 나가며 미래교육에서는 디지털기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여 학생 스스로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자기관리역량과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학습자주도성을 신장시켜야 한다. 에듀테크활용교육은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향상하는 동시에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학습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 교육시스템에서는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학생들의 학습경험을 향상하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역량을 개발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 결국 교육 본질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학생들의 배움의 심화를 위해 어떤 디지털도구를 활용해야 할지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어떤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켜야 하는지 명확하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반복과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도구로서 바라보고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업설계 및 학생 피드백 수업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 시대적 배경 _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OECD 교육 2030에서는 미래사회를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갈등 증대 등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사회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펜데믹 사회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변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금의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 교육의 변화 _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 OECD 학습 나침반에서 제시하는 ‘학생의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과 더불어 교실수업의 주된 변화 중 한 가지는 바로 ‘학습자 주도성’이다. 그렇다면 학습자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을 의미할까? 정의내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이 배움의 주체자로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성찰하며,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수업을 뜻한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은 삶으로 나아가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 학생의 요구 _ 흥미와 탐구가 함께 있는 수업 사회과는 암기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러한 탓에 외우는 것을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사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과목이다. 따라서 사회수업에 대한 흥미를 높이면서도 깊이 있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색다른 배움 설계가 필요했다. 특히 우리 반 아이들은 코로나 시기에 입학한 세대라서 타인과 소통하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등의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이 많이 저하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습자를 위한 맞춤형 교실수업으로의 개선이 필요했다. [PART VIEW] 연구를 통해 무엇을 기르고자 하는가? 사회과 교육과정은 시민의 자질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미래 시민역량을 선정하고 주도성이 발현되는 탐구수업을 통해 이를 기르고자 했다. DIVE IN 탐구수업이란? ‘DIVE IN’은 ‘~ 에 빠져들다’, ‘몰입하다’라는 뜻으로 학생주도 배움 설계(Design), 협력적 탐구(Inquiry), 가치의 발견(Value), 배움 확장(Expand)의 단계로 이어지며 학습자의 주도성을 발현시키고 배움을 삶과 끊임없이 연결(Network)·성찰(Introspect) 하도록 돕는 학습과정이다. 특히 성찰과 연결은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이루어지며, 학습한 내용에 대해 끊임없이 점검하고, 자기 피드백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여 배움에 대한 주도성과 책임감을 지속적으로 갖도록 한다. 어떤 시민으로 길러낼 것인가? 우선 미래 시민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주도성(D)·창의성(E)·포용성(E)·지속성(P)의 네 가지로 선정하였다. 주도성은 자기 삶과 학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구성하는 능력, 창의성은 삶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포용성은 공동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태도, 지속성은 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곳에 연결하고 삶 속에서 끊임없이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각각 의미한다. DIVE IN 탐구수업을 위한 실천과제의 선정 미래 시민이 갖추어야 할 역량을 기르기 위해 실천과제를 ‘① 리드해(海)’, ‘② 해결해(海)’, ‘③ 함께해(海)’, ‘④ 실천해(海)’의 4가지로 선정하였다. 또한 각각의 실천과제 안에서 DIVE IN 탐구수업을 통해 연구자가 설정한 4가지 D.E.E.P 시민역량(주도성·창의성·포용성·지속성)이 각각 중점적으로 함양되도록 하였다. DIVE IN 탐구수업 중 ‘②해결해(海)’의 탐구내용 두 번째 실천과제인 ‘해결해(海)’에서는 ‘주민참여’의 개념을 활용하여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탐구하여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실제적인 실천을 해봄으로써 민주시민의 기초 자질 함양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먼저 지역문제와 관련된 경험을 떠올려보고, 성취기준·교과서 등을 살펴보며 궁금한 내용을 질문으로 만들어보도록 하였다. “선생님, 우리 학교 등굣길에는 왜 인도가 없어요?” 이 질문은 이번 프로젝트의 시발점이었다. 좁은 골목에 위치한 우리 학교, 불법주차와 이면도로가 많은 학교 주변은 언제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존재했다. 학생들로 하여금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느끼고 문제해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전문제 해결을 프로젝트의 주제이자 목표로 삼게 되었다. 학생들이 만든 질문을 공유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통해 핵심 질문을 선정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질문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구성해 보도록 하였다. 해결해(海) 프로젝트 학습의 핵심 질문 ① 공공기관은 지역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② 우리 지역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③ 주민참여는 왜 중요하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가? 이를 위해 DIVE IN 탐구수업을 다음과 같이 적용하여 실천하고자 하였다. 지역문제를 홍보하고 해결방안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우리 지역문제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지역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조사해 보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자료조사를 위하여 면담·답사·설문조사, 통계자료 분석, 뉴스 기사 검색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자료 수집 및 문제해결 과정에 주도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료를 직접 수집하며 정리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면밀히 사전계획을 세우고 공유되도록 하였다. 또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역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다양한 자료를 제작·홍보하도록 하였다. 또한 실제적인 주민참여가 되기 위하여 시(구)청에 주민참여 제안사업을 제안하였다. DIVE IN 탐구수업의 결과: 미래 시민으로의 성장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시민으로서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학생들은 본 프로젝트를 통해 주도성·창의성·포용성·지속성 등 다양한 역량이 함양되었다. 특히 1년 동안 함께 설계하고 실천한 네 번의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주체성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자기 삶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은 궁금한 내용을 질문으로 만들고,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며,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고 성찰할 수 있는 ‘학습할 수 있는 역량’ 또한 많이 향상되었다. 역량을 키우기 위한 4가지 실천과제를 통해 본 변화 및 성장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주도성(주도적 학습역량) 학습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나 수업·토의 등에 참여하는 태도 등이 처음보다 많이 향상되었다. ● 창의성(창의적 문제해결력) 자신의 삶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해결방법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고, 문제해결에 적용하게 되었다. ● 포용성(공동체적 가치 존중) 타인을 배려하며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사회 변화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려는 태도와 실천의지가 높게 드러났다. ● 지속성(배움의 연결과 실천) 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상황에 연결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많이 드러났다. 특히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습득한 개념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고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며 성찰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은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아이들은 미래를 변화시킨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미래의 문맹은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이들이 자라날 미래에는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끊임없이 학습하며, 이를 연결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본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동기는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1년 동안 함께 한 DIVE IN 탐구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삶과 배움을 주도하며 미래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성장하는 시민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2023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전국대회) 시상식에 참가하여 중등분과 대표 수업사례 발표까지 정신없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가슴 깊이 남아 있는 문구가 있었다.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혁신을 이끄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 ‘교사’가 주도하는 것이며, AI는 도구이자 보조교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내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마치 프랑스대혁명 당시 혁명에 참여하며 민주주의의 태동에 동참한 프랑스 시민들처럼 수업변화와 혁신을 넘어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모든 학교에서, 한 명 한 명의 교사를 통해 ‘교실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는 원대한 상상과 함께 나 스스로 사뭇 비장한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훌륭한 교수자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있다.” EBS 미래교육플러스 ‘우리가 바라는 미래교육’에서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및 인구 구조의 변화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엘렌 케이와 피트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2023년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교사로서 미래교육의 변화에 대응하며 나아가 내가 가르치게 될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작년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의 미래 교실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씨앗과 같은 소망과 기대’를 품고 수업 연구의 문을 열게 되었다. 지금부터 전국 어딘가에서 교실수업에 대한 고민으로 몸부림치며 ‘교실혁명’을 꿈꾸고 계실 어느 ‘한 분’의 선생님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되고자 수업사례를 나눈다. 수업 고민, 연구의 출발점 ‘챗(CHAT) GPS로 미래핵심역량 CPR 키우기’라는 연구 주제 선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수업 고민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첫째, 교사 주도 수업에서는 잠만 자는 아이들, 어떻게 배움에 참여하게 할까? 둘째,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에듀테크(인공지능·메타버스) 활용 수업은 어떨까? 셋째, 정답만 찾는 교육에서 미래핵심역량을 키워주는 수업혁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PART VIEW] 또한 다음과 같은 수업 고민을 해결할 세 가지 열쇠로 연구의 문을 열게 되었다. 첫째,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위한 에듀테크 환경 조성하기 둘째, 디지털 네이티브 학생들의 의사소통 환경 조성하기 셋째, 지속가능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국제문제해결위원회(GPS) 활동하기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란?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는 학습자 스스로가 국제 문제라고 인식한 현상을 찾아 진로계열이 유사한 동료 학습자들과 각종 국제문제해결위원회(Global Problem Solving Committee)를 조직하여 모둠별 프로젝트 핵심 질문을 선정하고, 영어와 타 교과 지식, 개인별 선정 도서와 영어신문 읽기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융합하여 학생 수준의 실현 가능한 해결방안을 찾아 제시하는 학습자 참여 중심 프로젝트이자 영어과 교수·학습모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챗(CHAT)은 영어수업에서 학생들 상호 간에 토의·토론(Chat)을 활성화하고, 에듀테크(인공지능·메타버스)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활발히 상호작용하도록 함으로써 교실 안팎, 온·오프라인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할 기회를 최대한 자주 제공하도록 설계한 영어과 교수·학습모형이다. 또한 GPS는 Global Problem Solvers의 약자로, 지속가능한 삶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진취적이고 소통에 능통한 학생들을 말한다. 프로젝트 설계단계에서 무엇보다 강조한 점은 위원회별로 핵심 질문(Key Questions)을 선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란 수업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뼈대가 되는 질문이다. 학생들이 수업시간 내내 가지고 가야 하는 의문이며, 학습 요소에 대해 탐구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말한다. 인공지능시대에 대비하여 챗(CHAT) GPT와 같은 하이테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습자들이 정확하고 적절한 질문을 제시하는 능력을 교실수업에서 반드시 갖추도록 해야 한다. ‘심폐소생술’같은 수업을 꿈꾸며 수업모형은 다음과 같이 C.H.A.T.라는 4단계로 구성하였으며, 이러한 수업모형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핵심역량인 C.P.R.(의사소통역량·문제해결역량·비판적성찰역량)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연구의 이론적 배경, 현상 기반 학습과 스테이션 교수법 수업 연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설계해 보았다. 첫 번째, 현상기반학습(Ph-BL)은 핀란드 교육과정에서 착안하였다. 현상을 중심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며, 이를 위해 교과를 융합하고 학습자가 필요한 지식을 자발적으로 심화시켜 나가는 참여중심 학습방법(Lonka, 2019)이다. 기존의 교과중심 과목 구분이 아닌, 학습자가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 하나의 주제가 되어 과학적 탐구를 통해 해결하는 프로젝트수업의 일종이다. 둘째, 스테이션 교수법(Station Teaching)은 교사가 교육과정 내용을 두 개 혹은 여러 개로 나누어 각 내용에 맞는 스테이션(Station)을 준비하고 학습자들이 각 스테이션을 돌며 학습활동이 이루어지는 방식의 교수법이다. 학습자들을 여러 개의 소그룹으로 구성한다. 이는 일방적 교사 주도의 수업과는 달리, 스테이션 소그룹 내에서 학습을 스스로 하게 됨으로써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김정은, 2011). 첫 시작은 학생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교육부터 에듀테크 활용을 위해서는 교사 개개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학생들의 역량 강화도 사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먼저 국제 미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와 동기를 찾도록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GPS(Global Problem Solving) 관련 국제 컨퍼런스 교육영상을 시청하도록 하였다. 나아가 교사가 각 위원회 대표인 위원장들에게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도서와 영어신문을 선정하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북크리에이터(Book Creator) 활용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어서 각 국제문제해결위원회별로 메타버스 기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산출물을 제작하기 위한 코스페이시스 에듀(Cospaces Edu) 활용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후 각 위원장은 다시 자신의 위원회로 돌아가 자신이 배운 에듀테크 기술을 모둠원들과 공유하고 멘토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 개발 및 적용의 실제 ● 핵심 질문: 늘어나는 플라스틱 폐기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GPS ON 챗(CHAT) GPS 수업 속으로 ● 수업 속 과정중심평가(‘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_ 교사 피드백 국제문제해결위원회별로 영어 토의·토론을 통해 프로젝트 핵심 질문을 선정하였으며, 핵심 질문의 타당도와 영어표현에 대해 교사가 댓글로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 학생 활동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재(‘토의·토론 활동’을 중심으로) 국제 문제 해결 프로젝트 활동에서 기계화학연구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일회용품의 남용으로 인한 국제 문제와 그 원인에 대해 모둠원들과 함께 심도 있게 토의함. 또한 심각한 기후 위기에 직면한 지금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모둠원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전개하였음. ● 수업혁신을 위한 일반화(인공지능·메타버스 리터러시 교육) 도구 활용 시 학생들이 자신들이 가진 의문점을 Chat GPT에게 질문하고 답은 찾아보되, 그것이 제공하는 답변에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함. 즉 학생들 스스로 학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사의 지도가 필요함. 도구 활용 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VR·AR 콘텐츠에 실재감을 느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활용하되 사전에 학습목표를 명확히 전달하고 시작해야만 단순 체험을 넘어 본래의 교육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 연구의 끝, 그리고 또 다른 시작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에서는 늘 자기만 하던 두 명의 학생이 인공지능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학생 주도 활동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디지털 세계와 가상공간에서는 새로운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제작해 냈다. 이들이 보여준 긍정적 변화는 주변 학생들의 배움과 창작 욕구를 자연스럽게 자극해 내어 교실 전체의 열정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과 함께 완성도를 갖춘 결과물들이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교육은 영어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이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의미한 교육적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성을 반영하여 영어과 교수·학습모형인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를 개발하였다. 둘째, 에듀테크(인공지능·메타버스)를 활용한 챗(CHAT) GPS 융합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학습에 대한 흥미도와 만족도가 증가하였다. 셋째, 프로젝트 활동 결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미래핵심역량(의사소통역량·문제해결역량·비판적성찰역량)을 신장하였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교육은 ‘하이터치 교사가 주도해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에듀테크나 인공지능은 선생님들의 수업을 돕는 보조교사일 뿐 우리가 매일 교실에서 마주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최첨단 기술보다 교사 한 명 한 명의 휴먼 터치를 기대하고, 그로 인해 성장한다고 믿는다. 인공지능은 할 수 없지만, 우리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들의 심리상태와 정서변화에 따라 교실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며 학생들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 학생 지도가 어렵고 교사의 권위가 점차 추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 교사들은 새롭게 도입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라는 다가올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미래역량 신장과 수업혁신을 위한 연구에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교실혁명’은 ‘우리 교사’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교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의 수업혁신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지난 2022년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이미지·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일종의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예술·작문·의료·금융·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산업부문에 걸쳐 응용되며 다양한 시스템이 나오고 있다. 대화 형식으로 정보를 얻고,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시스템이 탄생한 것이다.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정보에 언제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편리함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학생들의 문해력 부재의 심각성이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때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비판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매일 많은 정보가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여러 정보 속에서 신뢰성 있는 정보를 골라내기 어렵다. 특히 빠른 속도로 정보가 전파되는 소셜 미디어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거짓 정보에도 노출되기 쉽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실제적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문해력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사고와 가치 판단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학교도서관 중심의 ‘창의융합 과제 연구’ 실제적인 창의적 사고력 및 문제해결능력 함양을 위해서는 학습한 내용을 종합하여 문제해결에 활용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교양과목인 ‘창의융합 과제연구’는 공통과목 등에서 학습한 지식을 토대로 학습자가 연구문제를 선정하여 소규모 연구를 실제로 수행하는 과목으로 사서교사 단독 수업의 형태로 학교도서관에서 진행된다.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교수·학습센터로서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자원을 기반으로 학생 주도의 과제 연구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과제 연구의 방법을 습득하고 이를 실제 적용해 봄으로써 탐구능력을 함양한다. 또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자료를 수집·활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PART VIEW] 이처럼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심층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실제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기초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이때 연구 및 보고서 작성을 위한 개인 정보화기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본교는 기숙형 자율 공립고로 학생들은 노트북 등의 개인 정보화기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별 태블릿PC를 제공하고 있다. 학술정보 활용교육을 통한 ‘정보 문해력’ 기르기 수업은 1년 과정으로, 주 1회 2시간의 블록타임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인문·사회·자연과학·예술 등의 분야에 관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위한 질문을 설정한다. 자신의 연구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문적 소양과 탐구능력, 창의력 및 문제해결력을 기르게 된다. 개인별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기 전, 올바른 연구 및 정보자료의 활용을 위한 ‘학술정보 활용교육’이 5주 동안 이루어진다. ● 1차시 _ 학문적 정직성과 연구 윤리 학술정보 활용교육은 학문적 정직성 및 연구윤리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시작한다. ‘학문적 정직성’은 학생의 과제 연구과정에서 타당하고 진정성 있으며, 정직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 및 행동을 하는 토대가 된다. 이를 통해 책임감과 배려심이 있는 미래사회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가장 기본이 된다는 점을 학생들이 이해하고,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학생이 과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켜야 할 윤리적 지침을 알고, 여러 사례를 살펴보며 올바른 연구 윤리에 대하여 모둠별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연구관을 정립한다. 이는 연구의 모든 과정에서 윤리적 지침을 준수하며 책임감 있는 태도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 2·3차시 _ 학술정보 리터러시(literacy) 학생들은 각기 다양한 주제를 통해 연구 질문을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연구 질문을 해결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정보를 탐색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미디어 매체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하게 다양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지만, 많은 정보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정확히 구분하고 학술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즉 양질의 연구와 보고서 작성을 위해 ‘정보 문해력’이 필요한 것이다. 2·3차시는 정보 문해력을 함양하기 위한 ‘학술정보 리터러시(literacy)’ 수업이 이루어진다. 학술 자원의 정의와 필요성에 대하여 이해하고, 신뢰성 있는 학술정보를 얻기 위한 다양한 정보원을 알아보고, 검색 방법과 정보의 평가 기준을 학습한다. 특히 학생들이 정보 검색을 위해 흔히 사용하는 상용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논문·연구보고서 등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검색 사이트의 차이점을 알고,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료 수집 방법을 익힌다. 흔히 논문이나 연구자료는 아무나 읽을 수 없고, 요금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요금을 지불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자료들도 있지만, 국내 대학에서 생산되는 학위논문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학술자료들은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또 인터넷의 발달로 이러한 자료들은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이것은 ‘오픈 액세스(openaccess)’ 운동을 통해 전 세계의 각종 기관 및 학계에서 자료들을 무료 공개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200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표된 ‘부다페스트 오픈 액세스 이니셔티브(Budapest Open Access Initiative: BOAI)’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누구나 장벽 없이 인터넷을 통해 학술정보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문헌에 대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은 연구를 촉진하고, 교육을 풍부하게 하고, 부자가 학습한 것을 가난한 자와 나누고, 가난한 자는 부자와 공유하고, 이러한 문헌을 최대한 유용하게 만들고, 인류를 공동의 지적 대화 및 지식에 대한 탐구 속에서 하나로 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_ 부다페스트 오픈액세스 선언 中 오픈 액세스는 지식이나 정보가 누군가에 독점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공유되어야 더욱더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가 만들어지고, 인류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이러한 가치를 알고,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하는 학습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 4·5차시 _ 참고문헌 인용 및 작성법(Reference)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자료를 찾았다면, 자신의 연구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각 정보와 내용에 대하여 정확하게 출처를 표기하여 정직하게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도서·논문·연구보고서 등 다른 사람들이 생성한 지식 정보를 활용하여 자신의 연구 질문을 해결하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신뢰성 있는 자료를 토대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보고서의 타당성을 높여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때 참고한 자료에 대한 출처를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는다면, 타인의 지식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표절’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 4·5차시에는 학생들이 저작권을 준수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참고문헌과 인용의 정의와 필요성을 알고, 올바른 작성을 위한 규칙을 이해하는 수업이 이루어진다. 이때 논문 작성 등에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미국심리학회가 정한 참고문헌 작성 양식인 ‘APA 양식’을 통해 주요 기술 요소와 인용 방식, 자료 유형별 구체적인 작성 방법을 학습한다. 또 도서·논문 등 인쇄 자료 외에 인터넷 자료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의 출처 표기법을 알고, 저작권을 준수하여 활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익힌다. 이후 모둠활동을 통해 온라인 참고정보원으로 학술정보를 검색하고, APA 양식 규칙에 맞게 참고문헌 목록을 작성한다. 이때 학생들이 공동작업을 할 수 있는 ‘구글 슬라이드’를 활용하여, 모둠별 슬라이드를 제작하고 발표를 통해 서로의 검색 방법과 출처 표기 정보 등을 확인한다. 나가며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시대에서 비판적으로 정보를 평가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정보 문해력’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중요한 핵심역량이다.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협력하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의 이러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중요한 교육적 공간이다. 전통적인 인쇄 매체와 디지털 자료를 통해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고, 학문적인 지식을 넓히는 동시에 비판적사고와 정보평가능력을 기를 수 있는 수업과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은 지식을 창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미래의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적극적인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학교에 출근하려고 하니 설렘 반 우려 반으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설마 작년과 같은 침울한 일이 학내에 또 벌어지겠나 싶지만, 왠지 자꾸 불안합니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위로는커녕 불길한 예감을 떨쳐내지는 못하겠습니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담담해진 것인지 무덤덤한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분해야 합니다. 둘 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상태지만, 담담함은 현실의 괴로움을 초월한 것이고, 무덤덤은 현실을 외면하고 무시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후자는 마음이 이미 무덤에 들어가서 생기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무심한 사람하고 같이 살 땐 생활이 힘들고 사활이 걸린 문제만큼 괴로운 것입니다. 왜 학교는 점점 정을 붙이기 힘든 곳이 되었을까요. 아예 학교에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사람이 교육자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 정이 없습니다. 그냥 기분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정한 곳입니다. 우리는 교육목표가 인지적(생각) 영역, 정의적(감정) 영역, 심리·행동적(신체) 영역 등 세 가지라고 배웠지만, 막상 학교현장에서는 지덕체(인지·도덕·신체)를 내세웁니다. 그러니 교사가 배운 내용과 학교 현장이 추구하는 내용이 불일치합니다. 정의적 영역이 송두리째 빠졌습니다. 실제로 학교에 ‘정(情)’이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말장난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이야기입니다. ‘정’ 영역의 교육목표가 사라진 곳에 인정이 베풀어지고 사정이 헤아려지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활발한 소통과 좋은 관계가 있을 리 만무하고, 공감력이 배양되지 않는 곳에는 자기중심적 사고와 갈등이 판을 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 학교가 왜 이리도 삭막하고 야박한 곳이 돼 버렸는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학교가 다시금 정다운 곳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 ‘정의적 교육목표’가 복원되어야 하는 이유가 네 가지 있습니다. 첫째, 지덕체는 일제 잔재로 1900년대 초 우리나라에 강제 이식된 교육관이어서 청산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우리의 지적 전통에는 지덕체에 ‘정’이 추가되어 있었고,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우리는 정(情)의 핵심을 인(仁)으로 여겼고, 측은지심의 원천으로 보았습니다. 흔한 한자 뜻풀이에 어질 인(仁)은 두 사람을 표시한 것이라고 하니 정은 인간관계에서 중심 개념이며, 공감력이 있어야 연민을 지닐 수 있다는 정교한 사고관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지식·이해·분석과 계산능력이 나오는 인지 영역을 강조합니다. 당연히 인지가 작동하는 ‘시비지심(是非之心)’만 발달하여 사사건건 시비를 가리기 위해 법리를 내세우고 권리를 주장합니다. 그 결과 학교 현장이 상당히 피폐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적 전통과 현대 교육학이 강조하는 정의적 영역을 회복해서 교육의 근간을 바로 잡아야 하겠습니다. 둘째, 감정은 행동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눈·코·입·귀·피부 등 오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외부 자극은 신체에 오감을 불러일으키며 두 가지 신호분자인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동원해서 몸을 움직입니다. 큰 근육이 움직이는 행동, 작은 근육이 움직이는 표정, 그리고 미세한 성대 근육이 움직이는 말과 억양을 조정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라는 부정적 자극을 받으면 분노·슬픔·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이 생겨서 폭언·폭행·중독·자해 같은 부정적 행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배려와 나눔 같은 바람직한 행동은 편안함·감사함·사랑 같은 긍정적 감정 상태에서 나타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고 올바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합니다. 셋째, 감정은 소통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표정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표정·억양·몸짓은 다 움직임(motion)이며, 표출된 감정(emotion)이지요. 미간을 찌푸리고 눈에 힘이 들어가면 ‘나 지금 화났으니 건들지 마’라는 메시지이고, 처진 입꼬리가 삐죽거리고 눈에 초점이 사라지면 ‘나 지금 너무 슬프니 위로해 달라’는 메시지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직감적으로 알아듣는 비구어적이며 매우 위력적인 의사전달 수단입니다. SNS에 이모티콘이 넘쳐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에게 문법과 글쓰기를 훈련시키듯이 비구어적 소통방식도 가르쳐야 학생들이 온전히 소통하고 공감하여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넷째, 감정을 조절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정서지능이 인재의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IQ가 학업에서 성공을 돕지만, 직업에서 성패는 EQ에 달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바람직하게 행동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버드대 졸업생을 90년간 추적하여 연봉, 사회적 지위, 결혼 상태, 몸 건강 상태, 생활습관, 수명 등을 상세하게 비교 분석한 그랜트 연구의 결론을 연구 책임자는 단 한 줄로 요약하였습니다. ‘인생 성공에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사실은 인간관계가 여러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 유일하게 중요하다는 결론입니다. IQ, 부모의 재력, 외모 등 다른 요소들이 인생 성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코앞 성공에 매달리지 말고 장기전을 치르기 위해 반드시 사회·정서적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에 정서적 영역을 어떻게 회복하나요. 너무 골몰하지 마세요. 그러면 고민만 늘어날 것입니다. 그냥 실천하세요. 당장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됩니다. 감정을 허락하고, 느끼고, 관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우세요.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만큼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아무쪼록 말을 생각나는 대로 내뱉지 않고 심사숙고한 후에 해야 하듯이 감정도 느낀 대로 표출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표현해야 합니다. 뭐 이 정도 갖고 무슨 효과가 있겠나 싶겠지요.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낙담하지 마세요. 정이 떨어져 나가는 데 수십 년이 걸렸으니 다시 정을 붙이는 데도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할 가치가 있습니다. 정떨어진 곳에서 일하는 것이 성인에게도 힘든데 사회생활을 처음 배우는 학생 입장에는 비극입니다. 만약에 학교에 온정이 없고, 애정 어린 보살핌이 없고, 다정한 대화가 없으면 학생의 마음에 열정은 식고 냉기만 가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인생 첫 19년을 정떨어진 곳에서 보내면 한국 전체가 바로 그러한 곳이 돼버립니다. 학교가 사회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사회가 학교의 산물이기도 한 순환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학교의 기능을 돌봄으로 확대해서 아이를 도맡아 키우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가장 먼저 학교에 정이 넘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가는 부모를 자녀양육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양육 자체가 행복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가정에도 정이 가득해야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좋은 인간관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없는 생활을 해왔다면 훗날 누가 부부지간이나 부자지간 같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려고 할까요. 저출산율은 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지요. 나라가 사라지지 않으려면 ‘전(錢)’이 아니라 ‘정(情)’이 해답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이번 새 학기에는 학교가 정이 넘치는 곳이 되도록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학교가 정다운 곳이 되어야 출근할 때 우리의 발길이 가볍고 심지어 경쾌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 멀리서 “스승님!”하고 부르는 정겨운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이제 해외유학생 유치는 학령인구 부족으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의 관심사만은 아니다. 국가적으로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생산가능인구와 부족일자리에 대한 대체 수단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인구소멸 대응으로서 그리고 교육청에서는 줄어들고 있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입학 대체 자원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가장 시급한 정책 대안이 되고 있다. 필자는 132개 국내 전문대학 협의체인 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으로서 최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학과 지난해 8월 발표한 교육부의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 그리고 최근 발표한 9개 교육청이 참가하는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을 보면서 유학생 유치가 필요한 이유와 그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문제점 그리고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 정책 2022년 말 현재 국내 전체 유학생 숫자는 181,842명이다. 이는 학위과정과 어학연수생을 포함한다. 중국인 유학생이 전체 68,065명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베트남(43,361명), 우즈베키스탄(10,409명)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은 일반대학과 대학원에 많은 수가 입학하는 반면, 전문대학에는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입학한다. 지난해 발표한 ‘Study Korea 300K Project’는 2027년까지 유학생 수를 3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양적인 목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네 가지 정책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학생 유치 교육국제화특구 설치, 한국교육원의 유학생 유치 거점센터화,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 개선 그리고 유학생 유치 지원을 위한 규제 혁신’이 그것이다. 교육부의 유학생 유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를 통한 불법체류자의 양산을 막고, 유학생을 국내 부족인력직군과 지역의 정주인력으로 키워내기 위한 국가전략이 내재되어 있다. 비자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입장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양적 확대는 마냥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이미 베트남·몽골·네팔·우즈베키스탄 등 유학생이 오는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미얀마·인도네시아·키르기스스탄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유학수요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당수가 한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공부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근로를 통해 돈을 벌려고 하는 목적이 상당하다. 그런 이유로 비자요건을 완화하거나 무분별하게 유학생을 유치할 때는 불법체류자 양산에 대한 우려가 있다. 법무부와 교육부는 ‘교육국제화역량인증제’를 통해 유학생들의 비자요건을 강화하고 불법체류율이 높은 대학에 대해서는 ‘비자발급제한대학’ 등의 제도를 통해 이를 규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Study Korea 300K Project’의 네 가지 정책적 목표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대학의 국제교류원이 오롯이 책임을 지고 학생을 유치했던 관행에서 벗어나 정부와 지역이 함께 유학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한국어교육원과 한국어인증센터(토픽센터) 역할만을 해왔던 한국교육원이 유학생 유치 거점센터로 변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교육부 산하 전 세계 43개 한국교육원 중 올해 10개 센터가 시범으로 유학생 유치 거점센터 역할을 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도 유학생 유치를 위해 ‘해외인재 유치를 위한 교육국제특구’를 설치할 수 있다. 이미 경북·전남·전북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유학생 유치를 위한 교육국제화특구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뛰어들었다. 또한 지역의 부족일자리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는 ‘지역특화비자(F-2-R)’가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지역 외국인 유학생 정주여건 확대를 위한 주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 주목할 만한 점은 ‘Study Korea 300K Project’에서 담고 있는 중요한 정책목표 중 하나가 ‘교육청과 협업을 통해 고등학생을 유학생으로 유치한다’는 목표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고등학생을 유학생으로 유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지난 1월 9일 교육부는 ‘한국어교육 기반 국제교류 활성화 사업’ 대상 교육청으로 광주·경북·대구·부산·서울·인천·전남·충남·충북 등 9개 교육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정책은 시·도교육청과 한국교육원이 협업해 해외에서의 한국어교육을 활성화하고, 한국유학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교육청이 유학생 유치에 나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었다.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위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잦은 입시정책 변화, 학령인구 감소 등 정책과 환경변화는 직업계고의 위기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최근 10년간 특성화고 입학정원·입학자·충원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0년 특성화고 입학자 수는 69,528명으로 2011년 대비 47,940명이 감소하였으며, 충원율은 91.1%에 그쳤다. 전체 특성화고 중 입학정원 미달학교도 증가하여 2019년에는 전체 463개교의 49.8%에 해당하는 231개교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성화고 입학생 수가 감소한다고 해서 특성화고를 마냥 줄일 수만은 없다. 국가 산업화를 위한 직업기술인력 양성의 요람으로서 특성화고의 역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보면 직업계고 유학생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생산가능인구가 2019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30만~40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그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2021년부터 노동투입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병역자원 역시 2020년 33만 명에서 2027년 24만 명으로 4분의 1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인구증가 시대에 설계된 교육·병역제도의 정합성도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특히 지역소멸 위험지역은 2021년 108개로, 전체 시·군·구의 48%에 육박하는 등 지역소멸 위험도 확산되고 있다. 출생률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유학생 특히 고등학교 단계에서부터의 유학생 유치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이다. 유학생 유치 연착륙을 위한 제언 세 가지 관점에서 유학생 유치의 연착륙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유학생 유치는 학교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부·법무부·지방자치단체·교육청 그리고 단위학교가 모두 유학생 유치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인재유치지원협의체’와 같은 거버넌스가 만들어져 유치단계에서 학업 후 국내 정착에 이르기까지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국내에 정착해서 산업과 지역에 정주하는 외국인력은 국가 생산력의 중요한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두 번째, 유학생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직업기술교육을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과 순수학업을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 로드맵은 다르다. 특히 직업기술교육을 목적으로 오는 유학생의 경우 국내 산업과 지역 정주인력으로 관리하는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 유치단계에서부터 학생들에게 진로지도를 해야 한다. 진로가 분명하면 불법체류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직업기술교육을 담당하는 직업계고와 전문대학의 협업을 통한 유학생 유치는 매우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학생 유치를 단지 부족한 입학생 수를 채우는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유학생 유치는 국가 사회적으로 분명한 목표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다문화사회와 다인종사회로의 급격한 이행은 예기치 않은 사회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문화상대성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똘레랑스(tolerance, 관용)’ 정신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 한다.
대학 교단에 서보니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입학 당시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거나, 캠퍼스 생활을 해보니 도전하고 싶은 전공이 생겼다는 학생도 있다. 적성과는 상관없이 고교 내신과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예 공부에 흥미를 잃고 휴학하거나 반수를 하는 학생도 있다. 대학과 전공을 ‘점수 줄 세우기’가 결정하는 대한민국 입시는 여전한 병폐다. 청춘들은 그런 병폐를 극복하려 안간힘을 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입학 당시의 전공만으로 졸업하는 학생이 드물어지는 추세다. 전공을 하나 더 공부하는 복수전공자나 부전공자가 적지 않다. 일부 대학에서는 부전공을 의무화하거나 복수전공을 권장하기도 한다. 아예 대학에서 전공을 갈아타는 전과제도를 활용하는 학생도 있다. 서울대는 연합전공이란 제도도 운영한다. 여러 학과가 협력해서 융합적인 교육을 하기 위한 새로운 전공을 만들고 다른 학과 학생들을 교육한다. 연합전공은 주로 이공계열이다. 어떤 형태든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적성과 맞지 않는 공부를 하다가 다른 전공을 공부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고교, 학생 적성보다 대학 간판 우선시하는 풍조 여전 대학생들의 ‘전공 바꿔 타기’ 욕망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그중 하나는 고교 입시지도의 현실에서 찾을 수 있다. 고교 담임이나 진학반 교사들은 상위권 대학에 많이 보내라는 학교 측의 압력을 받는다. 사립고교는 교장의 직(職)이 진학 성적에 달려 있을 정도니 교장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니 학생의 적성보다는 학교 간판을 보고 합격시키려는 경향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예컨대 경영학 전공을 원하는 학생이 서울대 지원은 간당간당하니 그다음 대학의 경영학과를 가겠다고 하면, 담임이 서울대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과를 지원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면 학생 적성과는 상관없이 ‘어느 대학 ○○명 합격’ 같은 성적표가 담임교사와 학교 측에 날아든다.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입학 당시의 전공이 4년 내내 족쇄가 된다. 물론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이 있고, 전공을 아예 바꾸는 전과제도가 있어도 그 문호는 좁다. 전과하려면 성적이 최상위권이어야 하기 때문에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억지로 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복수전공은 원래 전공 외에 새로운 전공을 42학점 이상, 부전공은 21학점 이상 취득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8학기에 졸업하지 못하고 한 두 학기를 더 다녀야 가능한 시스템이다. 입학 후 전공 선택하는 무전공제, 학생들에게는 장점 많아 그런 점에서 교육부가 새로운 카드로 꺼내 든 ‘무(無)전공 입학’은 학생들에게 호응받을 만한 제도다. 무전공 입학은 전공 구분 없이 1학년으로 입학한 뒤,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는 입시형태다. 교육부는 처음엔 의욕이 넘쳤다. 수도권 사립대학과 국립대학(거점대·국가중심대)은 2025학년도에 각각 20%와 25% 이상, 2026학년도에는 각각 25%와 30% 이상의 무전공 입학생을 설계했다. 전체 신입생의 20~30%를 무전공으로 뽑으면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구상이었다.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뽑으면 대학별로 최소 76억 원에서 최대 155억 원을 배정하려는 계획도 언론에 흘렸다. 등록금 동결로 배고픈 대학들에겐 달콤한 사탕일 수밖에 없다. 애초 교육부가 구상한 인센티브 대상은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을 통과한 수도권 대학 51곳과 37개 국립대 등 88개 대학이다. 지방 사립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했다. 교육부는 대학진단 통과 대학에 나눠주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8,852억 원) 중 40%(3,540억 원)를 무전공 입학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무전공 선발을 통해 전공 재구조화에 나서지 않으니 돈을 줘서라도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관치(官治)이기는 하나 대학이 안 움직이니 교육부가 나서는 것을 나무랄 일만은 아니었다. 교육부, 형식적으론 ‘무전공’ 유보 … 혁신사업에 ‘가점’ 편법 그러나 대학들이 반발했다. 이른바 ‘문사철’로 불리는 학과들은 ‘무전공 입학이 확대되면 순수학문이 고사한다’는 논리를 편다. 대학들도 ‘준비가 부족하다’며 반대 분위기에 동조했다. 무전공 입학자들이 인기학과에 몰리면 수강신청 대란이 일어나고, 강의실·실험실·교수 부족 문제도 일어날 것이란 주장이 거셌다. 그러자 교육부는 형식적으로는 제도를 유보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무적으로 부담을 느낀 듯도 하다. 하지만 골격은 달라진 게 없다.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무전공 모집비율에 따라 최대 10점까지 가점을 주기로 한 것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심사 때 특정 대학의 무전공 모집비율이 25% 이상이면 정량평가점수가 10점 추가돼 인센티브 등급 자체가 달라진다. 인센티브 등급은 네 개가 있다. S(95점 이상), A(90점~95점 미만), B(80~90점 미만), C(80점 미만) 등급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에 무전공 비율 가점을 주니 무전공 도입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등급 자체가 달라지는 구조다. 사실상 무전공 입학제도가 도입된 거나 다름없다. 무전공제와 상관없이 전공 재구조화는 대학의 필수 교육부가 사실상 편법으로 무전공제 실행 의지를 밝힌 것은 인위적이다. 대학 자율을 보장한다면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학을 더욱 옥죄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대학이 움직이지 않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대학이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대학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전공 재구조화로 학령인구 감소시대에 살아남느냐 고사하느냐는 기로에 섰다. 전공 재구조화와 특성화를 통해 백화점식 학과를 슬림화하는 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학 전공이 일부 리모델링되었다고는 하지만, 밀려오는 학생 감소 태풍을 견디기에는 허술하다. 특히 인문사회계열과 사범계열이 심각하다. 따라서 순수학문분야는 지방 거점 국립대 중심으로 유지하되 중소 국립대나 일반 사립대는 과감히 손을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 해 25만 명밖에 태어나지 않는 시대에서 현재의 대학 수, 현재의 전공을 유지하는 건 드라마 ‘전원일기’ 시대의 추억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정 대학 특정 학과의 졸업장을 사회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4년간의 노력을 누가 보상하겠는가? 특정 대학 특정 전공의 취업률이 30%도 안 된다면 폐과하는 것이 학생들에 대한 예의다. 특정 전공을 고집하는 것은 오로지 특정 학과의 교수들뿐이다. 물론 교수들이 고뇌의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당장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단계적으로 전공을 재구조화하려면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그게 바로 무전공 입학을 포함한 학생의 전공 선택권 확대다. 전공별 무전공 선발 인원 비율 정하고 전공 간 경쟁해야 방식은 간단하다. 예를 들어 특정 학과 정원이 30명이라면 첫해는 20명만 특정 전공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10명은 무전공 인원으로 내놓는 것이다. 다른 전공도 이런 방식으로 해서 전체 전공의 30%를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특정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1학년 때 전공탐색을 하고,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할 때 특정 전공을 한 명도 선택하지 않으면 그 전공의 정원을 20명으로 줄이는 식이다. 물론 2학년 때 학생들에게 100% 전공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당연히 입시 판도가 변화하고 특정 전공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무전공인 자유전공을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하면, 수학과 과학탐구과목에서 유리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특히 대학의 이공계열 전공은 장비와 시설, 교수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무전공을 시행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프라와 교수 인력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자칫 특정 전공에 과부화가 발생하면 학생들의 학습권만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교육부는 당장 올해 대입부터 밀어붙인다. 일선 고교에서는 어떻게 진학지도를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할 수 있다. 의대 입학정원이 늘어나고 무전공 입학이 확대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입시 판도의 파고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무전공은 인위적 전공 재구조화 … 대학의 자체 의지가 더 중요 여러 상황을 고려해도 학생 입장에선 무전공 입학은 긍정적인 제도다. 국문과 학생이 경영학을, 수학과 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려고 전과했거나 복수전공을 한 경우도 보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무전공 입학은 인위적 전공 재구조화의 신호탄이다. 대학 자율이 아닌 교육부의 관치에 의해 타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쉽다. 무전공 전형을 늘리는 대학에 국민 세금으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은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 감소 절벽에 선 대학들의 전공 재구조화가 자체 의지로 발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도권 대학에 무전공을 확대하려는 교육부의 구상은 학령인구 감소와는 상관관계가 없다. 수도권 대학 무전공 확대와 ‘가점’ 미끼는 외려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만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시대에는 담대한 정책비전이 필수다. 무전공 학생 숫자에 비례해 교원 증원과 학습인프라 지원을 병행하고, 글로컬대학 육성사업과 라이즈(RISE) 사업과의 연계 등 정책의 톱니바퀴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고교현장은 어수선하다. 의대 정원 증원과 무전공 전형 확대, 2028학년도 대입 개편 태풍이 교사에게 몰려오고 있다. 교육부의 명확한 의지와 나침반이 없으면 무전공은 산으로 갈 공산이 크다. 관치교육의 한계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업계에서 여걸(女傑)로 통한다. 적자생존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학원계를 두둑한 뱃심과 리더십으로 4년째 이끌고 있다. 지난 2020년 회장에 당선된 이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미술학도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사교육업계에 뛰어들어 34년째 외길을 걷고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협력적 공존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그는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향점이 같다고 말한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 등록된 학원 수는 약 9만 1,600여 개. 업계에서는 학원 강사 등 사교육 종사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양질의 교육이지 값싼 교육이 아니다” 2024년 봄, 학원계가 날카롭다. 늘봄학교 초등 전 학년 시행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정부 발표대로 하루 두 시간씩 늘봄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학원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타격이 크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게 학원계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역대 정부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사교육 잡아 민심 달래기’가 또 시작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정부 땐 민생사범으로 규정하고 학원들을 희생양 삼더니, 윤석열 정부에선 ‘사교육 카르텔’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사교육을 잡아야 민심을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늘봄학교까지 끌어들여 영세학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학교 선생님은 물론 일반직 공무원과 공무직까지 모두 늘봄학교에 반대하는 것을 보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학원총연합회 차원에서도 늘봄학교 대책 특별위원회 등을 구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될 경우 연간 1조 3천억 원의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늘봄학교에서 하루 2시간씩 무료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학원 뺑뺑이’는 없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인력도 공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늘봄학교에 수조 원을 쏟아붓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바우처를 제공, 학원에서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이 더 경제적이고 교육 효과도 높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거나 각 지역별로 거점학원을 지정, 돌봄기능까지 맡도록 한다면 늘봄학교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양질의 교육이지 값싼 교육이 아니다”라면서 “해외에서도 부러워하는 한국의 사교육 인프라를 무조건 배제하겠다고 나서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올 2학기부터 늘봄학교가 전국에서 시행된다. 오는 2026년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되는데 학원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소규모 영세학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본다. 반면 대형학원들은 끄떡없을 것이다. 또 서울 등 대도시는 학원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충성도가 높아 영향이 적겠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학원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학원 강사 등 100만 사교육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가장 위협받는다. 정부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아직은 관망 단계여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가칭 ‘늘봄학교대책특별위원회’ 등을 구성, 대응을 준비 중이다. 국회 토론회 등을 열어 학원계의 입장을 전달할 생각이다.” - 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자는 의견도 있다던데. “속으로야 부글부글 끓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건 아직 없다. 올 1학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행동에 나설지 판단할 생각이다.” - 늘봄학교 시행 전에 교육부와 학원연합회 간 협의는 없었나. “저출산 해소라는 국가적 시책에 학원계도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협조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없다.” -늘봄학교에 대응해 학원 바우처 시스템을 구상 중인 것으로 들었다. “학생들에게 정규수업이 종료된 후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고 음악·미술·컴퓨터·태권도학원이나 보습학원·공부방 등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수강료는 정부·지자체·수요자가 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3분의 2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거나 각 지역에서 지정한 거점학원 차량으로 학생들의 이동을 돕고 돌봄기능까지 맡도록 한다면 늘봄학교를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는 물론 일반직과 공무직까지 반대하는 데 이를 무릅쓰고 학교에만 욱여넣으려는 것은 어리석다. 잘 갖춰진 학원 인프라를 활용하면 사교육비 경감과 돌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데 무조건 학원은 배제하겠다고 나서니 답답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월 의무교육을 받는 초등학생 1학년부터 고등학생 3학년까지 학기가 시작하는 3월과 9월 새 학기 도약 바우처 5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마련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아이의 발달과 성장을 지원하고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목적이다. 다만 바우처가 학원비로 쓰이지 않도록 사용처를 제한했다. -윤석열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 척결을 명분으로 사교육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 같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역대 정부마다 사교육을 잡으면 민심을 잡는다고 여기는 듯하다. 일부 대형입시학원들의 부정이나 불법 고액과외를 빌미로 사교육을 악마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모든 학원을 없애 버리는 게 이 정부의 목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아직도 사교육 프레임에 갇혀 있더라.” - 고액 수강료를 받는 대치동 일타강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교육이 먼저 명분을 제공한 것 아닌가. “우리도 자성할 부분이 있다. 소위 스타강사들이 고가의 외제차량을 자랑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처신을 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건 직후 연합회 차원에서 해당 학원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즉각 조치했다.” -초·중·고교는 학생수 감소로 폐교가 늘고 있다. 학원 상황은 어떤가. “우리나라 학원은 대략 9만 1,6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 저출산 등 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 보니 버텨내는 것 아닌가 싶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공교육 못지않게 사교육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는 물론 중동에서도 우리의 사교육 시스템을 많이 부러워한다. 실제 학원들을 찾아 자신들에게 노하우를 가르쳐 달라고 할 정도다. 특히 예체능 분야는 중동 국가들이 많이 원한다. 이제는 정부도 학원을 무작정 때려잡자고 나설 것이 아니라 교육산업으로 보고 지원할 때가 됐다. 학원을 교육서비스산업으로 인정해 준다면 해외 수출길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엄청난 블루오션이 눈앞에 있다.” -학원도 영리만 추구할 게 아니라 사회적 공헌 활동도 필요해 보인다.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한다는 말처럼 수많은 학원이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미혼모·한부모가정·저소득층 등 소외계층 지원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 얼마 전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MOU를 맺어 소외계층 학생들이 저렴하게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회장을 맡고 계신 배우 최불암 선생께서 도움을 요청해 흔쾌히 수락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대한민국도 모든 교육이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앞 글자를 따서 편 가르기 할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상생하면서 저출산 등 국가적 위기에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선생님이든 학원강사든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절강성은 중국 동해안가에 위치한 곳이다. 성도(省都)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항저우. 상하이에서 3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상해~소주~항주’로 이어지는 여행코스는 중국여행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지만, 절강성은 아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다. 요즘 신선거와 설두산 등이 언론과 중국여행 마니아들에 의해 소개되면서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태주(台州)시 선거현(仙居縣)에 있는 신선거는 중국 사람에게는 꽤 유명하다. 신선거의 원래 이름은 영안(永安)이지만, 이곳을 찾은 북송의 진종 황제가 산세의 기이함과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신선거’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신선거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선이 살 만할 정도로 압도적인 풍경을 지닌 곳이다. 중국인들은 이곳에 대해 “장자제(張家界)의 기이함과 화산(华山)의 험준함, 태항산(太行山)의 웅장함과 황산(黃山)의 수려함을 고루 갖췄다”라고 표현한다. 신선들의 놀이터 신선거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상해공항에 내려 3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3시간 거리는 옆 동네일 뿐이다. 신선거 가는 도중 왕복 6차로의 항주만 대교를 지나는데, 2003년 공사를 시작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개통한 이 다리는 총연장 35.7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다리 길이만 32km에 달하며 수심 7m~12m 바다 한가운데 1,428개의 교각을 세운 뒤 70m 길이의 상판 540개를 끼워 맞췄다.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다리 위 분리대를 무지개색으로 칠한 것이 특징. 이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닝보와 상하이를 오가는 시간이 평균 6시간에 달했지만, 지금은 2시간 정도로 단축됐다고 한다. 신선거를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튼튼한 두 다리로 걸어가든, 아니면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신선거를 즐기든. 어느 것을 선택하든 자유다. 하지만 걸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각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두자. 3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만만하게 볼 코스가 아니다. 대부분의 코스가 가파른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개를 뒤로 최대한 젖혀야만 까마득한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바라보기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10분 정도만 걸어도 ‘케이블카를 탈 걸’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케이블카를 타더라도 신선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으니, 등산을 좋아하는 이가 아니라면 굳이 걸어서 오르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게다가 걸어서 걷는 코스를 따르다 보면 케이블카를 타고 볼 수 있는 북관대·하관대·동승대·낙수대의 절경을 놓칠 수 있다. 신선거 입구에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정도가 걸린다. 길 주위에 편백나무가 울창하다. 걷기에 딱 좋다. 심호흡을 하면 상쾌한 편백나무 향이 가슴 깊이 스민다. 걷는 동안 편백나무 위로 신선거의 삐죽삐죽 솟은 기암괴석이 눈에 들어온다. 남자의 성기와 비슷하게 생겨‘여자를 부끄럽게 하는 봉우리’라는 뜻의 수녀봉(羞女峰)을 지나는 중에는 아주머니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이 터진다. 수녀봉을 지나면 일범풍순(一帆風順)이라는 바위가 보인다. 이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고 해서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금계보효(金鷄報曉)·선옹축복(仙翁祝福)·천마행공(天馬行空)·우후춘순(雨後春筍)·신필화천(神筆畵天)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돛단배가 됐다가 황금닭벼슬·신선·천마·붓모양 그리고 비온 후의 죽순으로바뀌는 것이다. 1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가서 내리면 불해법음(佛海梵音)과 화병연운(畵屛煙云)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화병연운(畵屛煙云)쪽으로 가야 북관대·하관대가 있는 전망대로 갈 수 있다. 북관대와 하관대를 돌아보고 불해법음 지역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북관대에서 하관대를 가는 길은 아찔하다. 아찔한 절벽을 따라 허공에 붕 떠 있는 잔도(棧道)길을 따라가야 한다. 가파른 벼랑에 골격을 세우고, 철근을 박고,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만들었다.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소름이 돋고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다리가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관대의 하이라이트는 불조봉(佛祖峰)이다. 부처님의 옆얼굴을 꼭 닮았다. 눈을 지그시 감고 참선에 든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불조봉을 지나 불해범음(佛海梵音) 지역으로 들어서면 거판애(鋸板崖)~소요협(逍遙峽)~동승대(東升台)~낙수대(樂壽台)~북해관(北海館) 순서로 돌아본다. 처음에 신상음간(抻象飮澗)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나오는데 코끼리가 코를 늘여 계곡물을 마시는 것 같아 이렇게 이름 붙었다. 동쪽을 바라보는 동승대 역시 거대한 바위덩어리. 곡식을 쌓아 놓은 창고를 닮아 천하양창(天下糧倉)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기이한 바위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남천교에 닿는다. 120m의 출렁다리다. 천 길 낭떠러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다. 남천교 오른쪽으로 망봉대와 천마분등(天馬噴騰)이라는 두 개의봉우리가 보인다. 남천교를 건너면 관음봉이 보인다. 높이 919m를 자랑하는 이 바위는 신선거 대표 경관 중 하나다. 영락없이 부처님이 합장하는 모습이다. 이 풍경이 신선거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남천교 앞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가 신주항모(神州航母)인데, 이는 신이 타고 다니는 항공모함이라는 뜻이다. 이곳부터는 남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면 된다. 케이블카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북송의 황제가 왜 이곳에 신선이 살고 있을 거라며 ‘신선거’라는 이름을 지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신선거는 무협영화 천룡팔부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골짜기마다 숨은 폭포의 아름다움 신선거와 쌍벽을 이루는 여행지가 설두산(雪窦山)이다. 영파(宁波)시 서북 9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국가급풍경명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산 정상 유봉(乳峰)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백색이어서 샘의 이름을 ‘눈이 흘러나오는 구멍’이라는 뜻의 설두(雪窦)라고 불렀고, 이 때문에 설두산(雪窦山)이라 불린다. 설두산은 폭포로 유명하다. 모두 15개의 폭포가 숨어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고 아름다운 폭포는 천장암(千丈岩) 폭포다. 역시 케이블카를 이용해 관람할 수 있다. 높이가 156m에 달한다. 무지개를 피워 올리는 폭포의 광경 앞에서 모두가 감탄사를 쏟아낸다. 삼은담(三隐潭)에도 가보자. ‘가까이 다가가기 전까지 그곳에 폭포가 있다는 걸 모른다’는 의미다. 설두산 묘고봉에는 타이완의 국부라 불리는 장개석의 별장 묘고대(妙高台)가 있다. ‘오묘한 경치를 자랑하는 높은 자리의 건물’이라는 뜻이다. 설두산은 예부터 곳곳에 사찰이 많았는데, 묘고대가 있던 곳도 원래 사찰이 있었지만, 장개석이 1930년에 이곳을 별장으로 꾸몄다. 풍수지리에 심취했던 장개석은 이곳 묘고대 자리가 천하의 명당임을 알고 절을 없애고 개인 별장을 지었다. 장개석은 정치에서 물러나 있을 때도 이 별장에 있으면서 측근들을 통해 정치를 막후 조정하였다고 한다. 묘고대 덕분인지는 몰라도 대만으로 가서 총통이 되었고, 아들도 대를 이어 총통이 됐다.묘고대는 전망을 잘 볼 수 있도록 앞쪽으로 ‘ㄷ’자 형태의 테라스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전시실에는 장개석이 다닐 때 사용하던 가마도 전시되어 있고, 그가 묘고대 주변의 명소를 다니면서 찍은 사진도 걸려 있다. 설두산에서 내려와 설두사에 들른다. 설두산은 구화산·오대산·보타산·아미산과 더불어 불교 5대 명산 중 하나. 미래에 올 부처인 미륵보살을 모시는 미륵성지로 이름이 높다. 설두사는 1,700년 전 진(晋)나라 때 건립된 거대한 고찰로 수차례에 걸쳐 중건했다. 최근에는 시진핑 현 중국 주석이 2008년 저장성 성장으로 있을 때 개축했다. 설두사에는 56m의 거대한 미륵보살상이 볼거리. 높이만 56m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여 톤의 청동으로 만든 거대한 미륵불이 발아래로 세상을 굽어보고 있는데 전망대인 연꽃 좌대까지는 별도로 요금을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역사의 흔적 속을 산책하다 영파시에는 장개석의 흔적이 또 남아있다. 장개석 가족 일가의 주거지역인 장씨고거(蒋氏故居)다. 장개석은 이곳에서 16세까지 살았다. 그의 아들 장경국도 여기서 태어났다. 장개석의 아내 4명에 대한 스토리도 깃들어 있다. 중국 통일 후 모택동은 이곳 장개석 생가를 비롯해 사당 등 기타 고 건축물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특별히 지시했다. 1930~40년대 지은 풍호방·소양방 등의 건축물과 장개석의 아버지가 경영했던 소금판매상점인 염포도 아직 남아있다. 양자강 하구에 자리한 절강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절강에 풍년이 들면 천하가 그해에는 굶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절강성 동쪽 해안에 자리한 영파는 당나라 때는 ‘명주(明州)’라 불렸던 곳으로 한반도와 가장 교류가 가장 많았던 중국 항구 중 하나다. 당나라로 향한 거점 항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항구이기도 하다. 영파 자체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자성고진(慈城古陣)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명·청시대 시가지로 오래된 낡은 건물과 고목들, 녹슨 대문, 좁은 도로, 울창한 가로수 아래 다닥다닥 붙어있는 오래된 집들이 이 도시의 긴 역사를 반영한다. 고을을 다스렸던 관아와 서당이었던 명륜당, 옛 공공건물들 사이를 걷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것만 같다.
2024년 올해! 20년 만에 역대급 오로라가 지구에 펼쳐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오로라에 대한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준비해 봤습니다. Q1. 오로라하면 모습이 워낙 예뻐서 천상의 커튼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오로라는 왜 생기는 거예요? 일단 오로라가 왜 생기는지 말씀드리자면, 태양은 핵융합을 해서 엄청난 에너지 입자들을 우주 사방으로 뿜어냅니다. 이런 걸 태양풍이라고 해요! 태양이 계속 자기 몸속에서 만들어낸 분비물을 우주로 흩뿌리는 거예요. 방귀뀌고 트림하는 거죠. 태양풍이라고 해서 바람은 아니고, 방금 설명한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입니다. 이런 고에너지 방사선 입자들은 지구까지도 날아오는데, 지구 대기에 있는 공기분자들이랑 고에너지 입자들이 부딪히면 알록달록한 빛이 생성되고 그게 우리가 보는 오로라입니다. Q2. 올해 아주 예쁜 오로라가 자주 관측될 전망이라고요? 이걸 놓치면 1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왜 이런 주기가 있는 거예요? 사람도 사춘기가 오면 특징이 어떤가요? 여드름도 많이 생기고, 다소 감정적이고, 예민하며, 다혈질이 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태양도 평온할 때가 있고, 사춘기가 와서 엄청 활발하게 활동할 때가 있어요. 태양은 흥미롭게도 사춘기가 한번 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해요. 이러한 태양의 사춘기 주기가 11년입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나는 것처럼 태양도 일종의 여드름이 있습니다. 바로 흑점이라고 하는데요, 마치 우리가 사춘기 시절에 피지 분비가 활발한데 한쪽이 막히면 피지가 계속 쌓이다가 여드름이 터지는 것처럼, 태양의 흑점이라는 지역은 표면에 강한 자기장이 태양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에너지 플라즈마를 계속 막고 있다가 ‘여드름 터지듯이 한 번에 빵~’ 하고 계속 쌓아두었던 에너지를 터뜨려요. 이걸 흑점 폭발이라고 하는데, 이때 엄청난 플라즈마 입자들이 터져 나오고,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태양의 여드름 흑점이 많이 쌓이는 주기가 11년입니다. 11년 주기로 흑점이 아주 많아지는 시기를 흑점 극대기라고 합니다. 그 돌아오는 주기가 바로 2024년 올해이고요! 과학자들의 전망에 의하면 20년 만에 가장 흑점이 많은 시기라고 합니다. Q3. 오로라는 왜 한국에선 안보이고, 극지방에서만 보여요? 우리 지구에는 이러한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있습니다. 우리가 게임할 때도 보호막 기술이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지구 전체를 거대하게 보호하는 보호막이 지구에서 만들어지는데, 그게 바로 지구에서 나오는 자기장입니다. 지구도 하나의 큰 자석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지구의 남극에서 뿜어져 나온 자기장이 북쪽으로 들어가면서 거대한 자석을 만들어내는데요, 이러한 거대한 자기장 자체가 태양풍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해요. 이러한 보호막을 발견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밴앨런대(Van Allen belt)’라고 불러요! 실제로 오로라는 그린란드나·캐나다·아이슬란드·북극·남극 이런 극지방 근처에서만 보이는데요, 지구의 자기장이 남극에서 나와서 북극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보니, 자기장이 나오고 들어오는 남극·북극은 자기장이 약하고, 오히려 저위도·중위도 지역은 자기장 선이 아주 두껍게 형성되어 있어서 태양풍을 잘 막아줍니다. 결국 북극·남극 쪽은 자기장 보호막이 약해서 쉽게 태양풍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선을 따라 지구의 양쪽 극(남극·북극)지방 지구 대기까지 쏟아져 들어오고, 결국 이 입자들이 지구 대기랑 부딪혀서 우리 눈에 아름다운 오로라로 보이는 거죠! Q4. 오로라가 예쁘다고 무조건 우리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면서요? 네, 결국 오로라는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것이고, 이건 방사선 입자거든요. 당연히 우리에게 방사선은 좋을 게 없죠. 사실 많은 항공사가 최대한 빠르게 가려고 북극항로를 많이 이용해요(북극의 제트기류 활용). 이것 때문에 기장이나 승무원은 생각보다 많은 우주방사선에 피폭되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백혈병 등과 같은 암에 걸리는 비율도 일반인보다 높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는 북극항로를 주로 비행하던 기장이 암으로 사망했고,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은 판례도 나왔었죠. 그런데 11년 주기로 흑점이 동시다발적으로 너무 크게 터지면 엄청나게 많은 태양풍 입자가 날아와서 아예 이러한 보호막까지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극지방뿐만 아니라 중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종종 관측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많은 위성이나 전자기기·발전소 등이 고장이 나는 경우도 많지요. Q5. 왜 전자기기들이 고장나죠? 혹시 EMP(Elctro magnetic pulse) 폭탄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게임에서도 나오고 무기로도 많이 쓰는데, 이 EMP 폭탄은 말 그대로 전자기파 폭탄이에요! 이런 강력한 전자기파는 전자기기를 전부 고장 내버립니다. 실제로 핵폭탄이 터질 때도 이러한 EMP가 나와서 모든 통신설비가 고장 나버려서 패닉에 빠지고, 제대로 된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EMP 폭탄처럼 태양풍도 고에너지 전리 입자들이 지구를 뚫고 들어오면 주변에 돌아다니는 인공위성들도 전자기기라서 고장이 납니다. 실제로 지구 주변을 도는 인공위성이 가장 바깥쪽에 있으니 가장 취약해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이 태양풍으로 인해 인공위성 40개가 추락해 약 600억 원의 손실을 입기도 했어요. 우리가 쓰는 무선통신은 지구 대기의 전리층을 향해 전자기파를 쏴서 반사되는 원리로 통신하는데 거기도 뒤죽박죽이 되어서 무선통신이나 GPS가 심각하게 오작동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게 너무 강해지면 지상의 전기시설과 금속 파이프들로 유도 전류가 발생하게 되는데, 만약 여기에 대한 대비가 부실하면 결국 폭주하는 전력 시스템을 제어하지 못해 시설이 하나씩 고장 나고, 결국 대정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1989년에 캐나다의 퀘벡발전소가 고장이 나서 퀘벡시와 몬트리올에 대정전이 발생한 적이 있고, 1994년에는 미국의 뉴저지주발전소가 고장 나서 큰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지요. 몬트리올 대정전 때에는 워낙 강력한 오로라가 발생해 밤에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Q6. 올해가 가장 흑점 폭발이 많이 일어난다는데, 이런 방사선 입자가 지상에까지 도달하고 그런 건 아니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우리 눈에 오로라가 알록달록 보인다는 것 자체가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 상층부의 공기입자랑 부딪히면서 에너지를 잃고, 파장이 짧은 위험하지 않은 가시광선으로 바뀌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거든요! 즉 우리가 사는 지상까지 방사선 입자가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올해를 놓치면 아주 크고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11년을 또 기다려야 하니 올해는 오로라 관측여행을 계획하시는 건 어떨까 추천 드려봅니다.
매서운 추위가 지나고 화사한 꽃과 따스한 햇살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봄은 가족·친구들과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다가 별을 관측하면서 추억을 쌓기에 좋은 계절이다. 봄이 오면 밤하늘에서 찬란한 별자리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황도 12궁’ 중 하나인 처녀자리는 단연 돋보이는 봄철의 대표 별자리다. 봄철의 대표 별자리, 처녀자리 3월부터 6월까지 가장 눈에 띄는 봄철 별자리는 바다뱀자리·처녀자리·큰곰자리다. 바다뱀자리는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머리 아홉 달린 음습한 늪의 괴물 히드라를 나타내는 별자리로,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아주 밝은 7개의 별로 구성된 큰곰자리(북두칠성)는 가장 잘 알려진 별자리 중 하나다. 일 년 내내 북반구의 밤하늘에서 보이지만, 특히 4월에 관측이 잘 된다. 이외에도 봄철 별자리에는 사자자리·게자리·목동자리·왕관자리·천칭자리·육분의자리·까마귀자리 등이 있다. 사자자리는 밤하늘의 서쪽 게자리와 동쪽 처녀자리 사이에 자리 잡은 황도 12궁의 별자리 중 하나다. 히드라와 함께 헤라클레스에게 퇴치된 그리스신화 속 괴물 사자를 나타낸다. 게자리 역시 황도 12궁에 포함된 봄 별자리이며, 사자자리와 히드라 사이에 보인다. 게자리는 헤라클레스가 살해한 고대 그리스신화의 괴물 게를 상징하는 별자리다. 그중에서도 ‘황도 12궁’ 중 하나인 처녀자리는 단연 돋보이는 봄철의 대표 별자리다. 알파별 스피카(Spica)는 밤하늘에서 15번째로 밝은 별이며, 두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근접 쌍성이다. 지구에서 약 262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스피카’라는 이름은 ‘처녀의 이삭’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 그리스와 로마신화에서 처녀자리는 수확의 여신 데메테르 혹은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를 상징하며, 스피카는 여신이 손에 쥐고 있는 밀 이삭과 관련이 있다. 북반구에서 처녀자리를 보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4월이다. 처녀자리의 스피카, 목동자리(Boötes)의 아르크투루스(Arcturus), 사자자리 데네볼라(Denebola) 등 세 개의 별은 ‘봄의 대삼각형’을 이루며, 봄철의 다른 별자리들을 찾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북두칠성의 국자 자루 곡선을 따라 남쪽으로 30도 정도 쭉 내려오면 목동자리의 알파성인 아르크투루스가 보이고, 다시 그만큼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처녀자리의 알파성인 스피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북두칠성 자루에서 시작해 아르크투루스를 지나 스피카까지 이어지는 곡선을 ‘봄의 대곡선’이라고 부른다. 가을에는 태양이 처녀자리 근처를 지나가기 때문에, 처녀자리는 가을 밤하늘에서는 볼 수가 없고, 태양이 처녀자리의 반대편인 춘분점에 가 있는 봄에 잘 보인다. 처녀자리 은하단 처녀자리는 머리털자리와 함께 은하계 밖의 은하나 은하단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다. 처녀자리 은하단은 최대 2,000개 정도 은하가 한 무리가 된 거대한 은하단으로, 우리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단이다. 우리로부터의 거리는 약 6,000만 광년이며, 약 초속 1,180km의 속도로 멀어져 가고 있다. 이 은하단은 별들로 가득 찬 은하들뿐만 아니라 아주 뜨거운 가스도 포함하고 있다.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 영화 스타워즈에서는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인 ‘타투인(Tatooine)’ 행성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뜨고 지는 광경이 나온다. 이 영화 속 상상의 장면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천문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두 개의 태양을 가진 외계행성 두 개를 발견한 것이다. 이 두 개의 외계행성은 처녀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5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행성에 갈 수만 있다면, 영화에서와 같은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을 앞서간 놀라운 사례다. 처녀자리에 얽힌 두 가지 신화 처녀자리는 다양한 문화권의 여러 여신들과 관련돼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이시타르, 고대 이집트의 이시스, 고대 그리스의 아테나, 로마신화의 케레스,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Astraea),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Persephone) 등이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처녀자리 이야기는 아스트라이아와 페르세포네 신화다. 화가들은 그림에서 이 여신들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 정의의 여신 아스트라이아 제우스와 티탄족의 여신 테미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트라이아는 정의의 여신이다. 한 손에는 법률의 여신이었던 어머니 테미스에게 물려받은 천칭(저울)을 들고 정의와 불의를 공정하게 판단했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칼을 들고 인간 세상의 죄를 엄중하게 처벌했다. 처녀자리 근처에는 천칭자리가 있다. 제우스는 아스트라이아가 들고 다니던 천칭을 하늘에 올려 인간들이 그녀의 업적을 기억하도록 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이 별자리를 항수(亢宿)라고 부르는데, 재판과 송사를 담당하는 별자리다. 이 때문에 동양에선 재판이 있기 전날, 천칭자리의 별이 빛나면 송사에서 이길 징조라며 반겼다고 한다. 동서양 모두 재판과 관련된 신화를 가지고 있는 별자리인 셈이다. 천칭자리는 황도 12궁 중에서 가장 늦게 만들어졌고, 물병자리와 함께 유일하게 생물체가 아닌 물건을 나타낸다. 로마시인 오비디우스(Ovidius)가 쓴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에 의하면, 태초에 인간은 크로노스(사투르누스)가 다스리는 황금시대에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신과 인간이 어울려 같이 살며, 죄나 전쟁은 물론 어떤 고통도 없이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누렸다. 또한 먹을 것이 풍족하여 애써 일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한 제우스가 세상을 다스리는 은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의 시대에는 추위와 더위가 생기고, 땅을 힘들여 경작하는 수고를 해야 했으며, 농업으로 잉여 생산량이 늘자 인간들 사이에 다툼과 갈등이 생겼다. 그러자 신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버렸는데, 아스트라이아만은 세상을 떠나지 않고 인간들을 교화하려고 했다. 청동시대가 되자 인간은 더욱 사악해졌고, 청동으로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벌였다. 이어서 철의 시대에는 불의·폭력·살육 그리고 황금 숭배가 극도에 달했고, 끝까지 지상에 머물며 정의를 설파하던 아스트라이아마저 결국에는 하늘로 올라가 순수와 결백을 상징하는 처녀자리가 되었다. 살바토르 로사의 ‘아스트라이아’는 철의 시대가 오자, 인간들의 타락과 불의에 실망한 정의의 여신이 지상을 뜨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두 쌍의 목동 커플이 고결한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자신들을 떠나는 것을 슬퍼하고 있다. 특히 한 명은 아스트라이아의 손을 잡고 만류하는 것 같다. 16세기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가 그린 정의의 여신도 있다. 당시 교황 율리우스 2세는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를, 라파엘로에게는 바티칸 궁전의 네 개의 방에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그 네 개의 중 하나가 교황들이 직무를 보고 문서에 서명했던 서명의 방(Stanza della Segnatura)이다. 서명의 방 천장에는 저울과 칼을 든 정의의 여신을 묘사한 프레스코화가 있다. ●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 한편 처녀자리는 대지와 곡물, 생장의 여신 데메테르, 혹은 그녀의 딸 페르세포네와도 관련이 된다. 어느 날 페르세포네가 바다의 요정들과 함께 꽃밭에서 놀고 있는데 아주 예쁜 수선화가 눈에 띄었다. 꽃을 꺾으려 발걸음을 옮기자 갑작스레 땅이 갈라지면서 저승의 신 하데스가 탄 검은 마차가 나타나 그녀를 납치해 하계로 들어가 버린다. 페르세포네가 감쪽같이 사라진 후, 데메테르는 슬픔에 빠져 딸을 찾아 헤매며 대지를 돌보지 않아 땅은 메마르고, 곡물이 자라지 않았으며, 사람들은 굶주렸다. 그러자 신들의 제왕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하계에 보내 하데스와 협상하도록 했고, 하데스는 페르세포네가 지하세계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지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를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던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에게 석류를 주었고, 그녀는 석류씨 네 알을 먹었기 때문에 일 년 중 4개월은 죽음의 세계에서 살아야 했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페르세포네와 떨어져 사는 이 기간은 땅이 황폐해지는 불모, 혹은 죽음의 시간이다. 페르세포네가 지상으로 다시 올라와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봄은 대지가 되살아나 활기를 띠게 되고 곡물이 생장하고 열매를 맺는다. 어머니 데메테르가 대지의 여신이라면, 페르세포네 역시 씨앗의 여신이다. 처녀자리는 봄이 되면 동쪽 하늘에 나타나기 때문에, 고대인은 지하세계에서 올라오는 페르세포네의 모습으로 상상한 것 같다. 처녀자리를 아스트라이아가 아닌 페르세포네와 연관시키면, 알파별 스피카는 그녀가 손에 보리 이삭을 들고 있는 모양새로 해석된다. 스피카는 ‘곡물의 이삭’이라는 뜻으로, 옛사람들은 밤하늘에 스피카가 뜨면 씨 뿌릴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페르세포네 신화는 생장과 소멸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공존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죽음 속에 생명이 있고, 생명 속에 죽음이 있다. 사실 페르세포네가 하계에 머무는 4개월은 죽음의 시간이 아니라, 언 땅속의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재생을 위한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페르세포네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계절의 변화를 인간과 자연의 ‘죽음과 재생의 영원한 순환’으로 설명한 방식이었다. 오늘날에는 계절 변화가 지구 축의 기울기 때문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은 자연의 주기를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시적 상상으로 이해하려 했고, 덕분에 우리는 이토록 매혹적인 이야기의 유산을 갖게 되었다.
칸이 사랑한 ‘블루칼라의 시인’ 두 번 은퇴 선언을 했던 켄 로치 감독(케네스 찰스 로치, 1936~)이 돌아왔다. 나의 올드 오크라는 작품을 들고서. 미안해요, 리키(2019)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88세를 맞는 켄 로치 감독이 아직 세 번째 은퇴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아는 이들이라면, 시네필이라면, 누구나 짐작하고 있다. 이것이 거장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것을. 한 인터뷰에서 그는 “기억력 감퇴와 시력 저하로 영화 작업이 어렵다. 나의 올드 오크가 마지막 장편 영화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60년간의 작품 활동의 마지막을 암시한 바 있다.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켄 로치 감독은 누구인가? 영국의 소셜리스트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극단에서 활동했다. ‘BBC’에서 TV 드라마 연출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관료주의 시스템과 홈리스 문제를 꼬집은 캐시 컴 홈(1966)으로 영국 사회를 강타하며 대중에게 자신을 이름을 각인시켰다. 첫 장편 영화 불쌍한 암소(1967)로 데뷔하면서는 노동·빈곤 등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소셜 리얼리즘의 대가로 떠올랐다. 켄 로치 감독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칸 국제영화제다. 신념을 저버리지 않는 굳건한 작품관으로 일찍부터 칸의 주목을 받았다. 노동자 소년과 매의 우정을 통해 현실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계급의 한계를 그린 케스(1969)가 비평가 주간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숨겨진 계략(1990), 레이닝 스톤(1993),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2013)로 3번의 심사위원상을 수상함과 더불어 3번의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2번의 에큐메니컬상(Ecumenical Jury)을 수상하며 칸에서만 총 10개의 트로피를 석권했다. 칸의 사랑은 유난했다. ‘아일랜드 독립’이라는 역사의 광풍 앞에 놓인 두 형제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과 영국 내 복지 시스템의 허점을 비판한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거머쥐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번 받은 감독은 전 세계에서 9명뿐이다. 나의 올드 오크는 그의 칸 영화제 18번째 상영작이자 15번째 경쟁 초청작으로 역대 감독 중 최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칸이 사랑한 거장’ 임을 입증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 이은 북동부 영국 3부작의 완결편 켄 로치 감독은 그간 영국의 역사적 과오가 남아있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기회의 땅 미국과 혁명의 불씨를 꿈꾸는 남미 등 전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삶의 형태를 포착해 왔다. 두 번째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돌아오면서부터는 과거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직격으로 맞닥뜨린 영국 북동부 지역에 집중해 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찬사를 받는 영국 복지제도가 어떻게 약자를 배제하는지 한 목수를 통해서, 미안해요, 리키에서는 불평등 계약 앞에 놓인 현실을 평범한 행복을 꿈꾸는 택배노동자를 통해서 날카롭게 묘사했다. 이른바 영국 북동부 시리즈 완결편으로 불리는 나의 올드 오크는 2016년 영국 북동부의 한 폐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오래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테이브 터너)는 어느 날 마을로 들어선 낯선 버스에서 사진작가가 꿈인 시리아 소녀 ‘야라’(에블라 마리)를 만난다. 마을 주민들은 불쑥 찾아온 야라의 가족을 반기지 않는다.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동네가 활기를 잃었는데, 난민이 유입되면서 동네가 슬럼화하고 집값도 떨어진다고 불만들이다. 동네 청년이 망가뜨린 야라의 카메라를 고쳐주면서 TJ와 야라는 올드 오크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야라가 카메라를 들고 동네 주민들의 일상을 찍으면서 우울함과 분노로 채워졌던 마을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TJ는 광업이 흥했던 때에 함께 모여 밥을 먹으며 가족처럼 살았던 사진들을 보여준다. ‘함께 나눠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라는 구호를 실천하면서 이렇게나 따뜻하게 서로를 챙겼던 시절이 있었지만, 야라를 향한 혐오는 끊이지 않는다. 이제는 TJ에게까지 혐오의 폭력이 이어진다. TJ와 야라로부터 시작된, 난민과 마을 주민들에게 일주일에 두 번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려고 했던 계획이 누전사고로 불과 일주일 만에 끝나버리고 만 것. 이 모든 것이 공짜냐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던 아이들은 “괜찮아요. 원래 좋은 건 오래가지 않거든요”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간다. 힘들어하는 TJ에게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은, 바로 누전사고가 올드 오크 펍의 단골 4인방, 그러니까 TJ의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이들에 의해 ‘고의로’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올드 오크 펍을 닫게 된 TJ는 친구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한다. “찰리, 동네 꼴이 어떤지 좀 봐. 지난 몇 년간 우리가 겪은 일들, 네가 겪은 일들, 내가 겪은 일들, 우리 아버지들이 겪은 일들을. 난민들이 오기 한참 전부터 이미 망가지고 있었어. 넌 멍청한 놈이 아니잖아.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 삶이 힘들 때 우린 희생양을 찾아. 절대 위는 안 보고 아래만 보면서 우리보다 약자를 비난해. 언제나 그들을 탓해. 약자들의 얼굴에 낙인을 찍는 게 더 쉬우니까.” 지역사회를 지탱하던 산업이 몰락한 후 남겨진 사람들 희망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절망이 드리운다. 폐광촌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철저한 사전 조사다. 1984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마가렛 대처는 비효율성을 이유로 국영 탄광을 폐쇄하고, 약 2만 명에 이르는 광산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수많은 광부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2년여에 걸쳐 대규모 파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국가의 승리로 돌아가며 많은 이들은 생계를 잃었다. 나의 올드 오크는 지역사회를 지탱하던 산업의 몰락 이후 사회로부터 단절된 마을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곳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켄 로치 감독은 그와 오랜 기간 협업했던 인권변호사 출신 각본가 폴 래버티와 영국 북동부 더럼주를 배경으로 실제 광산 마을이었던 머튼(Murton)과 호덴(Horden), 이징턴(Easington)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폴 래버티 작가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해당 지역의 실제 거주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갔다. 2016년이라는 시간적 배경도 의미가 있다. 영국 정부가 시리아 난민을 처음 받기로 결정한 해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시리아 난민 가족들과 폐광촌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들었던 켄 로치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건물과 철강, 탄광을 운송하는 오래된 산업은 저물었고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만의 전통과 연대 그리고 지역 스포츠와 문화활동으로 자부심이 넘치던 공동체가 위협받은 순간, 광산 마을의 많은 사람들은 보수당과 노동당의 모든 정치인으로부터 잊혔습니다. 많은 가족이 떠났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학교·도서관·교회 그리고 다른 많은 공공장소 역시 문을 닫았습니다. 일이 사라진 곳에는 희망이 빠져나가고 소외·좌절·우울이 대신 자리를 채웠습니다. 또 다른 전환점은 영국 정부가 끔찍한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온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 비하면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했지만, 그들은 어딘가로 가야만 했습니다. 이때 북동부 지역이 다른 곳들보다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왜냐? 집값이 싸고 미디어가 거의 주목하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이었죠.” 그러니까 켄 로치 감독은 폐광촌을 떠나지 못하는 주민이라는 공동체와 전쟁으로부터 도망쳐온 트라우마를 가진 이방인 집단의 이야기를 병치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끌고 간다. 켄 로치 감독은 “‘이러한 힘든 시대에 희망이란 어디에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어려운 질문에 관한 답을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죠”라며 관객들에게 묻는다. 이 두 공동체는 과연 연대할 수 있을까? 희망을 상상하는 것조차 용기를 내야 하는 이 시대에서 절망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렇게나 힘든 시대에 과연 희망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연대는 자선 활동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도움받는 것”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마지막 상영 직후 이어진 연설에서 켄 로치 감독은 ‘희망’을 화두로 던졌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계속 싸우다 보면 결국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언제나 보통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희망을 이야기해 온 켄 로치 감독은 나의 올드 오크를 통해서 각각 다른 이유로 소외된 두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으며 ‘함께’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올드 오크의 마지막 장면은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리아에서 탈출하지 못한 야라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 마을이 애도한다. 죽음을 통한 이 눈물겨운 화합의 불씨는 두 공동체에게 서로가 타의에 의해 각자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중요한 건 소수를 구별 짓는 것이 아닌 누구나 소수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말이다. “연대는 자선 활동이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물론 어려움과 저항, 연대를 기반으로 한 다른 지역들도 있겠지만, 그것들의 마지막 단계는 우리의 ‘힘’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결집되고 단단해져서 그 집단적 연대가 어려움과 투쟁을 모두 끝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기다려왔어요.” 거짓말은 나쁘다. 하지만 북동부 삼부작 완결편 나의 올드 오크가 그의 마지막 장편 영화일 것이라는 소식은 슬프다. 부디 이 영화가 그의 가슴 벅찬 피날레가 아니길. 켄 로치 감독의 마지막 은퇴작이었다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를 곧 들을 수 있길. 그리하여 그의 새로운 영화를 보러,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의 메시지를 찾으러 극장으로 달려갈 수 있길.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이시한 지음, 북플레저 펴냄, 328쪽, 1만9,800원) 항상 각종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는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과도한 도파민에 중독될 때 사고는 정지된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다르다. 사고력을 키우는 기초는 ‘질문’이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법부터 AI의 생산성을 이끌어내는 질문법 등 질문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서동욱 지음, 피스빌딩 펴냄, 508쪽, 2만5,000원) 회복적 학교문화 조성에 필요한 이론과 실천을 담았다.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교문화를 바꾼 사례를 기반으로 개별 학교에서 학교 특색에 맞는 변화를 시도하는데 도움을 준다. 회복적 생활교육이 왜 프로그램을 넘어 궁극적인 목표로서 학교문화의 변화로서 실천돼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공부머리 대화법 (강환규 지음, 도마뱀 펴냄, 264쪽, 1만8,000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시험별·학년별·과목별 성적 향상 솔루션을 제시한다. 주요 과목별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겪는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안내한다.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것은 부모-자녀 간의 관계다. 관계가 좋은 아이가 성적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즐겁게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길러줄 것을 권한다. 가르침의 재발견 (거트 비에스타 지음, 곽덕주·박은주 번역, 다봄교육 펴냄, 276쪽, 1만6,800원) 교육철학자 거트 비에스타의 네 번째 교육이론서. 그는 ‘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학습의 통제권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넘어간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한다. ‘가르침’ 자체가 중요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가르침이 어떻게 중요하고, 무엇을 위해 중요한가를 질문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갈등이 선물이 될 때 (반은기 지음, 푸른들녘 펴냄, 292쪽, 1만7,000원) 갈등해결에 초점을 맞춰 청소년기 발달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한다. 저자는 다양한 갈등을 ‘문제’로만 여기지 말고 그 안에서 ‘나란 존재’의 참모습을 찾아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권한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친구나 가족관계에서 오는 복잡성, 학업과 진학에 대한 사회의 압박 등 다양한 고민에 대한 실용적 조언을 제시한다. 공격 사회 (정주진 글, 철수와영희 펴냄, 248쪽, 1만7,000원) 장애, 참사 피해자, 빈곤, 난민, 노조,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기후변화, 젠더 갈등 등 아홉 가지 주제로 피해자와 약자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일어나는 원인과 문제를 살펴본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약자와 피해자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분노와 적대감은 사회의 불공정과 부정의, 사회적 차별에 대한 정당한 분노 표출과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를 키워 주는 생각의 힘! (노유경 글, 폴아 그림, 소년한길 펴냄, 328쪽, 1만6,800원) 구글 등 미국의 테크산업에서 오랜 기간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의 세계를 살아갈 어린이들을 위한 문제해결법을 정리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스스로를 관찰하며 공감하기’, ‘해결하고 싶은 문제 고르기’, ‘여러 가지 아이디어 떠올리기’,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게 실험해 보기’, ‘잘되지 않은 부분 다시 고쳐 보기’ 등 5단계로 알려준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편의점 (임지형 글, 김완진 그림, 이지북 펴냄, 84쪽, 1만2,000원) 진열대에 먼지만 쌓여가는 가난한 편의점을 홀로 지키는 동연. 황금파이를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지만, 내놓지 못해 속상함을 느낄 무렵 특별한 친구들이 찾아와 황금파이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한 번뿐. 이후 계속되는 실패에 서로를 탓하게 된다. 동연이와 친구들은 실패를 딛고 손님에게 황금파이를 내놓을 수 있을까?
교직을 택한 나의 선택은 맞았을까?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신입생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젊은 직장인들도 덩달아 흔들리는 중이다. 조금(?) 늦었지만, 이참에 수입 많고 사회적 지위 높은 의료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우리 교직이라고 별다르지 않을 듯싶다. 다시 대입을 치르겠다는 선생님이 많지는 않지만, 교직원의 급여나 복지가 다른 직업에 견주어 매력을 잃어버린 지는 꽤 오래된 탓이다. 거듭된 연금제도 변화로 노후에 대한 걱정도 여느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되었다. 이럴수록 교직만족도는 떨어지고, 아쉬운 수입 탓에 재테크에 눈을 돌리는 분들도 생겨난다. 선생님들은 대부분 모범적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게다가 공부도 꽤 잘하셨던 분들이다. 비슷하게 학교생활을 보냈어도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잘나가는 동창들을 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이 길을 택한 나의 선택은 맞았을까? 지금이라도 새로운 선택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젊을수록, 아직 다른 기회가 많다는 믿음이 클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어찌하면 좋을까? 행복해지려면 뭐가 필요할까? 이런 고민으로 머리가 어지럽다면, 철학자 에피쿠로스(Epicuros, 기원전 341~271)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 보자. 에피쿠로스라면 마음 흔들리는 선생님들께 이렇게 물을 듯싶다. “당신이 행복해지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당뇨병 환자는 끊임없이 단것이 당긴다. 하지만 달디 단 음식은 그에게 독약과 같다. 건강하고 싶다면 입맛을 이겨내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참을성 있게 담백한 식단을 지켜야 한다. 행복에 대한 처방도 다르지 않다. 돈이 아주 많고 명성을 아주 많이 누리면, 온갖 걱정에서 놓여나 신나는 인생을 살게 될까? 절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언제나 널려 있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부자들의 얼굴에는 질투와 시기가 사라지는 법이 없다. 이름값 있는 이들도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해 안달이지 않던가. 게다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잃는 것도 추락할 때의 아픔도 크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 또한 부와 명예를 못 누리는 이들보다 많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자. 우리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 부자가 되려고, 명성을 누리고 싶어 선생님이 되었을 리는 없다. 교직은 돈과 명예를 얻기에 적당한 자리가 아니다. 이를 원했다면 다른 길을 갔어야 옳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이름도 떨치지 못한다며 우울하고 힘 빠진 일상을 보낼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매일 매일 동료들을 눈으로 보며 확인한다. 교사는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직업이다. 돈과 명성에 애먼 사회의 잣대에 휘둘리느라 교사로서 행복을 가꾸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뿐이다. 선생님으로서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필수적인 욕망에 머물러라.”에피쿠로스는 쾌락을 세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필수적인 쾌락이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행복해지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의 급여가 이 정도는 채워주는 듯싶다. 적어도 선생님은 대표적인 사회의 중산층으로 여겨지지 않던가. 반면 자연적이지만 필수적이지 않은 쾌락도 있다. 더 좋은 음식, 더 좋은 옷, 더 좋은 집이 그것이다. 평범한 차보다 외제차를 몰고, 평범한 브랜드보다 명품 옷을 입으려 애쓸 때를 생각해 보라. 무리하느라 돈도 많이 들어 생활 곳곳이 삐걱거릴 터다. 갖고 싶은 욕망과 이미 가진 자들에 대한 질투로 마음도 편할 날이 없다. 그렇다고 그토록 바라던 것들을 손에 넣고 행복해졌던가? 당연히 그렇지 않다. 며칠만 기분 좋을 뿐, 여전히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을 누리고픈 갈망에 휘둘릴 뿐이다. 목마른 처지에 소금이 든 음료를 계속 들이키는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자연스럽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이 있다. 에피쿠로스는 명예나 권력을 누리고픈 갈망의 예로 든다. 인기나 명성은 신기루와 같다. 바람같이 왔다 사라질뿐더러, 자리에서 밀려나면 세상은 금방 나를 잊어버린다. 그런데도 여기에 맛 들이면 약물중독자가 약을 못 끊듯 계속해서 매달리게 된다. 불행을 자청하는 꼴이다. 에피쿠로스는 우리에게 ‘필수적인 욕망’에만 머무르는 삶을 살라고 가르친다. “결핍에서 오는 고통만 없다면 검소한 음식도 호화로운 식탁 못지않게 즐겁다.” 에피쿠로스의 말이다. 이제 우리의 삶을 찬찬히 살펴보자. 선생님이 부티 나는 옷을 입고 명품 차를 몰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되레 이런 것을 누리고 있다면 세상은 우리를 새삼스럽게 볼 터다. 우리에게는 ‘필요 없을뿐더러 자연스럽지도 않은 욕망’에 흔들리지 않을 조건이 확실하게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나아가 에피쿠로스의 잣대로 볼 때 우리는 제대로 행복을 누릴 만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진정한 행복조건, 우정과 자유 그리고 사색 에피쿠로스는 돈과 인기가 진짜 행복을 주지 못한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정말로 편안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고 싶다면 우정과 자유 그리고 사색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부모님이나 진짜 친한 친구 앞에서는 있어 보이려 애쓰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줘도 나에 대한 애정이 변하지 않음을 아는 까닭이다. 반면 모르는 이들 앞에서는 입성을 제대로 갖추어 입고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 신경 쓴다. 그렇다면 있어 보이려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진짜 바라는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우정’ 아니었을까? 안타깝게도 돈과 인기를 잔뜩 얻은 사람이 진짜 우정을 얻기란, 평범한 이들보다 더 어렵다. 자기가 누리는 부와 권력 때문에 나에게 다가오는지, 진짜 내가 좋아서 그러는지 알기 어려운 탓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처지를 다시 살펴보자. 사기꾼이 아닌 한, 우리에게 돈을 바라고 다가오는 이는 없다. 높은 명성에 기대어 무엇을 얻고자 나에게 달려드는 자가 있을 리도 없다. 밝은 웃음으로 나를 맞아주는, 처지가 나와 별다르지 않은 동료들과 반가운 표정으로 나를 맞는 학생들, 학급을 떠나며 고마움을 전하는 학부모님들을 떠올려 보라. 그들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는가? 나는 무엇을 누리고 있는가? 교사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인 ‘우정’을 제대로 누리는 직업이다. 교육에 몸 바칠수록, 그래서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을수록 내 주변에는 따뜻하고 좋은 인연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직은 진짜 행복의 두 번째 조건인 ‘자유’를 누리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욕망하기 마련이다. 모두가 좋은 대학에 목을 매면 어느새 나도 진학을 절실하게 바라게 되는 식이다. 부동산에, 승진에 관심이 온통 쏠려 있는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학교 사회는 어떨까? 교직에서 불필요한 욕망이 자리 잡을 곳은 애초에 별로 없다. 선생님이 왜 부자가 아닌지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다. 급여도 고만고만할뿐더러 사회적 지위가 아주 높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은 까닭이다. 반면 선생님이 충분히 여가를 누리지 못하고, 좋은 소양이 엿보이는 일상을 가꾸지 못할 때는 혀를 차는 이들을 많이 마주치게 될 터다. 그만큼 교사라는 사회적 위치는 세속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간다운 삶을 가꿀 조건을 우리에게 쥐여 주고 있다. 교직이란 행복해지기에 좋은 직업 마지막으로 에피쿠로스는 ‘사색’을 행복한 인생의 필수조건을 꼽는다. 어른은 몸이 아플 때 쓴 약을 스스로 찾아 먹는다. 입에는 써도 몸에는 좋다는 사실을 아는 덕분이다. “느껴지는 대로 느끼지 말고, 느껴야 하는 대로 느낄 것.”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은 이 한마디로 갈무리해도 좋겠다. 돈 잘 벌고 잘나가는 이들을 보며 마음 초조해질 때,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 되물어 보자. “나는 왜 선생님이 되려 했을까?” 부자가 되고파서, 명성을 누리고 싶어서 교직에 들어섰을 리는 없다. 우리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불필요한 욕망을 좇으며 더 높은 풍요를 누리지만 늘 초조한 삶, 다른 하나는 꼭 필요한 욕구를 채우는 데서 그치지만 우정과 자유와 사색을 제대로 채워주는 삶. 우리는 두 번째 선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다. 3월, 새 학년도가 시작되면서 교사의 일상도 새로워지는 시기다. 학교나 부서가 바뀌며 동료도, 마주하는 학생도 바뀐다. 새 학년도에는 주변에서 좋은 욕망을 품은 선생님들을 많이 사귀시기를, 그리고 따뜻하고 열의 있는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진정한 애정을 받으시기를. 교직이란 행복하기에 너무 좋은 조건을 갖춘 직업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2023년 가을학기 강의를 시작할 때, 의대 등 다른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첫 강의에서 “재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예 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괜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자신들의 시험공부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대었다. 교무처에 연락하여 다른 교수들 수업에서도 이런 학생이 없도록 전체 공지가 나가도록 했다. 내가 담당한 강의 중에서 한 반은 25명 중 7명이, 다른 반은 25명 중 5명이 다음 수업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성적을 매기며 보니 이름이 남아 있었다. 모두 F 처리를 했더니, 그 탓인지 몰라도 역대 가장 낮은 강의 평가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평가와 무관하게 다음 학기에도 원칙대로 강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강의 평가가 낮더라도 일정 점수 이상만 취득하면 되는 정교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사의 경우에는 점수가 낮으면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맡기지 않는 대학들도 있다. 이 때문에 강사들은 학생들의 요구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강사를 상대로 수업 부담 감축을 포함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의 수업권 침해는 대학 내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로는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부교수나 조교수들도 은근한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 대상의 폭력이나 교사의 수업 및 생활지도 어려움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대학 교수의 수업권 침해는 아직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 이 글에서는 미국에서 발생한 두 가지 사건을 바탕으로 대학 수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해보고자 한다. #01_엄격한 수업 진행 교수 해고 유기화학 분야 최고의 권위자이며, 우수강의상 수상은 물론 뉴욕대학에서 가장 멋진 교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던 메이트랜드 존스(Maitland Jones Jr.) 교수가 2022학년도 봄학기를 끝으로 대학에서 해고되었다. 그는 2007년 프린스턴대학을 은퇴한 후, 1년 단위의 계약직 교수로 뉴욕대학에서 재직 중이었다. 2021년 봄학기에 대면수업을 진행했는데 수강생 350명 중 82명이 그의 해고를 원하는 청원을 대학에 제출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핵심은 가르치는 내용이 너무 어렵고, 그 결과 학점이 너무 낮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 과목의 낮은 학점 때문에 의전원 진학이 어렵게 된 것이 청원 제출의 핵심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학 학장이 학생들 성적을 조정하거나 소급하여 수강신청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이를 거부했다. 주로 의사가 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기에 낮은 학점을 주었고, 유기화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없으며, 그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기에 자신의 결정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차제에 가르치는 일을 그만둘 생각인데, “이런 일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여 명의 화학과 교수들이 그의 해고에 반발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그중 한 명인 나타니엘 트라셋(Nathaniel J. Traaseth)은 학생들의 탄원서 제출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조치는 교수들이 엄한 기준에 따라 수업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교수들의 교육활동이 특히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Saul, 2022). 이는 우리나라 강사들, 그리고 정년보장 이전의 조교수나 부교수들에게도 적용되는 우려이다. #02_수업 수칙 준수 거부한 학생 때문에 사직서 제출한 교수 2021년 8월에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어윈 번스타인이 수업 도중 마스크 착용 때문에 사직하였다. 번스타인 교수는 ‘고급 심리학 세미나’ 강의를 개설하면서 ‘수업 중에 마스크 미착용 학생이 있으면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수칙을 제시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업에 임했고, 지적하자 다른 학생이 건넨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숨쉬기가 힘들다며 코를 내놓았다. 이에 바르게 착용해달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듣지 않자 바로 강의를 중단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문지영, 2021). 기사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니 그의 나이가 88세, 우리 나이로 하면 구순이다. 대응책❶ _ 교수의 수업경영 역량 증진 필요 미국 대학은 종신제이기 때문에 종신을 보장받은 교수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대학이 해고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고령의 교수들이 많다. 위에서 든 두 사례도 고령의 교수이다. 어쩌면 고령의 교수가 학생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주위의 젊은 교수들마저도 요새 학생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정년이 코앞인 한 여교수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20대 때 교수가 되었는데 자신은 늘 하이힐을 신고 다녔단다. 연구실은 계단 옆 3층이고, 강의실은 계단 옆 2층인데 1980년대에는 수업하러 연구실을 나서서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며 몇 걸음만 이동해도 2층 강의실이 조용해지더란다. 1990년대가 되니 거의 강의실 앞까지 도착했을 때 떠드는 소리가 사라지고 강의실이 조용해졌단다. 2000년대가 되니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야 떠들기를 멈췄고, 2010년대가 되니 교탁 앞에 서서 5초 이상 학생들을 바라보고 서 있어야 조용해지더란다. 지금은 강의를 시작할 테니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해도 떠들기를 멈추지 않는단다. 교수 권위가 추락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총장 시절 수업 중에 강의실을 둘러본 적이 있다. 잠자는 학생들을 그대로 둔 채 강의하고 있는 교수들이 있어서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떠드는 학생들보다는 더 낫기에 그냥 둔다고 했다. 지금은 교수라는 직위가 주는 권위는 사라진 시대이다. 교수가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수업 중에 학생들이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MZ세대에 적합한 수업경영역량을 갖춰야 한다. 과거의 순종적이던 학생을 잊고, 요즈음 학생들을 이해하며,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주어야 한다. 물론 비교육적인 방식으로 학생들과 타협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이 교수의 기대 수준에 맞게 열심히 하도록 교육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학습동기를 부여해야 하며, 삶을 어루만지는 소통도 해야 한다. 박남기(2017)의 최고의 교수법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하는 교수(교사)들에게 보탬이 될 것이다. 대응책❷ _ 교수 수업권 침해예방 및 처벌제도 마련 자신의 불안정한 지위, 학생들의 태도를 핑계 삼아 교수가 가르쳐야 할 내용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학생들과 타협하며, 비위를 맞추는 방식으로 수업을 대충 진행하면 학생들은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한 채 졸업하게 될 것이다. 포기하면 교수 마음도 편하고 학생도 편하겠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대학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태 예방을 교수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보다는, 대학과 정부 차원에서 학생들이 교수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법과 학칙을 정비할 때가 되었다. 교사들은 평가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대학에서는 교수 강의 평가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그 결과가 성과연봉에까지 반영되고 있다. 강의 평가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역작용도 커지고 있다. 현시점을 기준으로 그 효과와 문제점을 재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재정립해야만 대학교육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인성이 경쟁력이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결국 성패는 인성에서 좌우된다. 손흥민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실력보다 뛰어났던 인성 덕분이다. 누구나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는 것 또한 인성교육. 개념 자체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데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그럼에도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인성교육의 꽃을 피운 학교가 있다. ‘온·화·함’ 교육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대전 목상초등학교에서 해법을 찾아본다. 바르고 따뜻한 인성을 가진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목상초는 대전시 외곽의 대덕 제3산업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다. 한부모 및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많은 소규모학교. 특히 3교대 근무를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보니 불규칙한 생활로 방임되는 학생들 역시 많다. 게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심리·정서적 지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 고심하던 학교는 지난해 인성교육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고, 시행 1년 만에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비결이 뭘까? 키워드는 온(溫)·화(和)·함(咸)이다.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의미의 단어지만, 한자어 개념을 살려 바르고 따뜻한 인성을 가지고 진정한 어울림을 통해 함께 실천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바람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온’은 ▲바른 인성과 아름다움을 알고 실천하기,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자아존중감 높이기, ▲인성 핵심가치 함양하기 등에 목표를 둔다. ‘화’는 ▲상호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진정한 예의 알기, ▲건전한 또래문화가 있는 학교 만들기, ▲우정과 협력의 즐거움 체험하기 등이며, ‘함’에서는 ▲학교에서 배움을 실제 삶으로 연결하기,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바른 인성의 중요성을 알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선 인성교육 기반을 튼튼히 한 뒤 교육과정을 구안하고 학교수업과 연계를 시도했다. 학년별 인성교육 수업시수를 확대하고, 주제중심 프로젝트를 재구성하여 수업에 적용했다. 인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하지만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 목상초는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들을 마련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달라졌다.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전교육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초등 저학년 인성실태조사에서 공동체역량과 자기관리역량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교육개발원(KEDI) 인성검사에서도 심리적감성역량과 공동체역량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어떻게 시행 1년여 만에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목상초 학교구성원 모두가 혼신의 힘을 쏟았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재미있게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생활과 연계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 우선 일종의 인성 실천활동 기록장인 ‘목상행복통장’이 눈에 띈다. 학교 측이 제시한 인성교육 활동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공기놀이 등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활동도 포함돼 있다. 목상초 대표적 인성교육 활동 행복해효(孝)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실천하는 행복해효(孝) 역시 목상초의 대표적 인성교육 활동이다. 부모 사랑과 공경으로부터 시작해 가정·이웃·공동체 및 나라를 한 몸으로 여기는 효의 의미를 인성교육이라는 큰 틀에 담았다. 예컨대 3월은 설레여효(孝), 4월 소중해효(孝), 5월 사랑해효(孝), 6월 감사해효(孝) 등을 주제로 정해 활동에 옮겼다. 그달의 주제는 전교어린이회에서 정한다. 이후 주제별 실천내용을 각 학급과 복도에 게시한다. 학교 방송부는 이를 영상으로 제작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내용도 다양해 어떤 달은 주제에 맞는 드라마를 선보이기도 하고, 따라부르기 쉬운 동요를 제작하거나 영상편지를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4월에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보호해요! 동물의 숲’과 ‘높임말 송’을 제작했고, 가정의 달 5월에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돼지책’ 이야기 영상과 ‘부모님께 보내는 영상 편지’를 제작했다. 이렇게 이뤄진 인성활동은 온화함 소식지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돼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가정과 연계되도록 했다. 인성교육 활동 중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친구사랑 라디오 방송 행사다. 친구와 나누고 싶은 기억이나 하고 싶은 마음속 말을 사연으로 적어 보내면 아침시간에 교내 방송으로 사연이 소개된다. 사연이 채택된 반에는 간식이 제공되다 보니 방송시간이면 교실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학생들이 보낸 사연은 대부분 채택돼 사실상 모든 학급에 아이스크림 등 간식이 제공된다고 학교 측은 귀띔했다. 라디오에 사연이 뽑힌 한 학생은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어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며 “친구에게 직접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로 써서 전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기뻐했다. 이외에 매주 금요일 등굣길에는 전교어린이회와 학급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6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목상수호대’는 매일 아침걷기시간에 고운말 캠페인을 진행하고, 학교장과 만남을 통해 학생참여 지원활동과 또래 고민상담도 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교사들도 화답했다. 인성교육 관련 수업시수를 늘리고 목상초만의 프로젝트 기반 교수·학습프로그램을 실천했다. 트리(TREE)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단계별로 차시 수업안에서 진행된다. 트리(TREE)는 각각 Think, Rethink, Experience, Extende의 앞 글자를 모은 것이다. 한미숙 연구부장은 “Think는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상황에 직면하는 단계이고, Rethink는 상황 안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도덕적 가치와 문제해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인성요소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거나 자신의 생활태도를 성찰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 “Experience는 소통과 상호작용 활동을 통해 갈등해결을 경험하는 단계이며, Extende는 의사소통능력 및 생활실천을 하는 가치덕목을 내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 부장은 “학교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인성 관련 계획 및 행사들이 일회성이 아닌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다. 교사들은 학년별 6개의 팀으로 구성된 전문적학습공동체와 교육청 지원을 받은 2개의 일상 수업나눔공동체를 통해 동료교사와 수업나눔을 공유하며 인성교육 중심 수업이 확산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로 인성중심 생활교육 기반 마련 인성교육이 실생활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의 유기적인 관계형성이 관건이다. 목상초는 그간 소통과 존중의 관계형성을 통해 학교·교사·학부모가 학생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학생 성장을 위해 바른 교육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지역사회와 인성교육 협력활동도 활발하다. 한밭수목원·한국효문화진흥원 등 15개 이상 지역 유관기관으로부터 물적·인적지원을 받아 인성교육 협력체계를 강화했다. 목상초의 인성교육이 결실을 맺기까지 한영숙 교장의 리더십을 손꼽는 이들이 많다. 그는 매일 아침 등굣길 인사를 통해 학생 및 학부모와 자연스러운 만남을 갖는다. 특히 등교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불러주며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눈다. 친밀감도 높이고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쑥스러워 못 본 척 지나치던 학생들도 얼마쯤 시간이 지난 후엔 먼저 달려와 인사를 할 정도로 변했다. 학생들과 소통에도 힘을 기울여 교장실에 ‘사랑의 과자’를 마련하고,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교장실이 있도록 했다. 대학원에서 상담교육을 전공한 한 교장은 교사들의 생활지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장실을 개방했는데, 이제는 누구에게나 부담없는 목상초의 사랑방이 됐다고 한다. 한 교장은 “선생님들이 열정적 노력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지역사회와 연계를 더 강화해 인성교육을 확장시키는데 주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통해 저출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지역의 교육발전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는 국가 프로젝트이다. 또한 지자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는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일반행정을 포함한 지역의 모든 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화된 교육혁신을 이끌고, 이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지역협력과제이다. 즉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대학·공공기관·지역기업 등이 참여하는 일반자치-교육자치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지역 프로그램이다. 교육발전특구의 가능성 교육발전특구는 여러 측면에서 정책적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취·창업하여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는 지역교육생태계 조성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책무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 수요와 여건에 맞는 상향식 지역교육 전략과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립·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교육규제를 완화 또는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넷째, 지역 내 유치원-초등학교-중등학교-지역대학-지역산업체 등과의 연계협력체제를 강화할 수 있다. 교육발전특구는 유아부터 대학에 이르는 종합적·체계적 지역교육 발전전략 구상과 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선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내실화를 통해 학부모 수요에 부응하는 양질의 보육 및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둘째,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의 좋은 학교 육성을 위해 협력하고, 보다 많은 지자체의 교육경비지원을 유도할 수 있다. 셋째, 학업·진학·과학기술교육·직업교육·예체능교육 및 최신 분야 학습 등 지역 맞춤형교육을 제공하여 개별학생 맞춤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넷째, 지역인재특별전형 확대와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 정주를 유도할 수 있다. 다섯째, 학교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혁신을 위해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체의 우수 인력과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교육발전특구 사례 교육발전특구는 지역마다 그 여건과 상황이 달라서 그 추진전략과 사업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시범지역 선정과정에서 다양한 특구 유형과 사례 분석을 통해 교육발전특구의 효과적인 모델들을 창출·확산할 필요가 있다. 아래에서는 최근 필자가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달성군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운영연구’에서 제안한 핵심 사업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술한 교육발전특구의 의의와 효과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 달성군 교육발전특구 전략과 과제 달성군은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군 지역이다. 달성군은 대구광역시에서 평균 연령이 적은 지역이며, 청장년층의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지역으로 부모들의 아이 돌봄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달성아이통합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하여 달성군 아이 돌봄 및 늘봄학교를 지원할 거점센터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아울러 달성군은 달성복지재단·달성교육재단·지역대학 등과의 협약을 통해 늘봄학교를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단위학교에서의 돌봄학교 운영을 지원하거나, 달성아이통합지원센터에서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달성군은 첨단산업단지가 입지해 있고, 5개 국책연구기관과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지역대학이 상주해 있는 지역으로 기업과 공공기관의 임직원 자녀들을 위한 명품 고등학교 조성이 필수적인 지역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대학 및 공공기관 협약형 일반고(자공고 2.0) 추진으로 진로 트랙형 정규교육과정 및 고교학점제 공동교육과정의 운영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 대학·공공기관 협약형 진로 트랙별 교육과정 운영 예시 자공고 2.0 추진과 함께 달성군은 지역산업체 및 공공연구기관 입지 등을 고려하여 공공기관, 대학협약형 융복합/하이테크 전문연구원 양성 및 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달성군은 DGIST, 대구지역 공과대학 및 공공(연구)기관과의 협약을 맺고 특성화고 및 일반고 직업반을 대상으로 융복합 전공교과목, 캡스톤 디자인 및 공공(연구)기관 현장 인턴십도 운영할 계획이다. 달성군은 진로 트랙형 자공고 2.0 또는 융복합/하이테크 특성화고 및 일반계 직업반 프로그램을 초·중학교까지 확대·적용하여 법무 및 프로파일러, 공공의료, AI, 크리에이터, K-컬쳐, 기업경영 및 창업 등 관내 초·중학생 수요 맞춤형 창의적체험활동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달성군은 디지털 및 AI 시대를 살아갈 지역 학생들에게 지역대학의 AI 교육센터 등과 연계한 디지털 초등 영재육성을 위한 캠프, 중학생 대상 AI·SW 진로탐색캠프를 개설·운영할 계획이다. 더불어 디지털 관련 1인(학생) 1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교 정보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고등학생의 디지털 분야 대학 전공 수강 허용을 통한 AP 과정 또는 고교학점제 과목 이수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달성군은 이주노동자와 가족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초·중학교에 중도이주·다문화학생지원센터 설치하고, 대학협약형(예: 계명대 대구경북사회혁신지원단, 대학별 한국어학당 등) 중도입국학생 및 다문화학생을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과 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학생 지원을 위한 외국인 대학생 멘토링제 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유치원-초등학교-중등학교-지역대학-지역산업체 등과의 연계협력체제를 강화하여 지역 교육력 제고와 지역 정주 조건을 구축하는 국가-지역 협력 프로젝트로서 정책적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만간 정부는 2월교육발전특구를 위한 시범지역을 선정·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의 연착륙을 위해 정부는 각 지자체에서 제출한 교육발전특구 기획서를 종합적·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특구 유형별 모델과 사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시범 지정된 교육발전특구에 대한 전문적 컨설팅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공교육’ 발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교육발전은 ‘특구’라는 기제를 통해 지역교육 혁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규제를 혁파함으로써 공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의 인구유출을 억제하고, 결혼과 출산을 촉진시키며, 지역산업에 요구되는 우수인재를 양성해서 산업체에 공급하고, 나아가 주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게끔 하겠다는 것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도입배경과 정책 메커니즘 그리고 지향하는 목표들은 오랫동안 정책입안자들이 늘 고민해 오던 것이었다. NURI 사업, RISE 사업, 글로컬 사업 등이 특구사업과 같은 문제인식과 정책목표로 추진되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번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고등교육 차원에서 더 나아가 K-12 교육 그리고 영·유아교육까지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거대한 정책의 성공에 기대가 크다. 따라서 제대로 성공하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치한 정책설계와 강력한 주도 그룹, 이를 실무적으로 이끌어갈 행정지원체제, 그리고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수반되는 재정의 확보·투자계획 등이 필요하다. 지역발전의 두 축과 순환론 지역발전에는 크게 두 가지 축이 있다. 바로 ‘산업(먹거리)’과 ‘사람(인재)’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국가산업공단을 만들겠다, 대기업을 유치한다, 공공기관을 유치한다, 철도를 건설하겠다, 국도·지방도를 건설하겠다는 등 일자리 마련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 위주의 선거공약들을 제시했고, 이를 위해 중앙정부·국회 등과 부단히 접촉하고 설득하고 있다. 또 이러한 성과들이 바로 시장·군수들의 가장 큰 업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정작 우수인재 양성과 지역인재 유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왜 그럴까? 분명히 인구절벽이니 지역소멸이니 위기라고 외치면서도 지방선거에서는 누구도(?) 아이를 잘 기르고 교육을 잘 시키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교육과 인재양성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또 유권자들에게 어필되지 않으니까 무관심 상태였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일반자치와 교육자치의 법적인 독립과 구분 때문이기도 했다. 필자는 2022년 지방선거에 도교육감 후보로 출마했었다. 도 단위 선거라서 사실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하고, 후보의 정책을 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필자가 출마한 도 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장(시장·군수) 후보들과 정책연대를 제안했다. 지역발전에는 산업뿐만 아니라 교육도 중요하니까 교육감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에 동의한다면 선거 후 그 시장·군수-교육감 간에 MOU를 체결하고, 그 시·군에 우선적으로 교육투자를 하려고 했다. 지금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안타깝게도 보수후보든 진보후보든 단 한 명의 후보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역발전을 위해 ‘먹거리’와 ‘사람’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장착하면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출생 및 유입), 이들을 우수인력으로 길러서(우수 교육), 그 지역의 산업체에 취업하여, 생산활동(나은 일자리)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지역산업 인력정책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식의 ‘순환론’에 빠져있었다. 교육계는 ‘일자리 우선론’(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그 지역에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오고) 입장이었으며, 산업계는 ‘인재 우선론’(우수한 인력이 없으니까 산업발전이 어려움)이었다. 대학에서 취업 업무를 해보면 알 수 있다. 졸업생들은 근무조건이 열악한 지역의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으려고 한다. 반면에 지역산업체는 우수인력은 모두 수도권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무엇이 우선일까? 대학에서 외국 우수 학자(인재) 유치 업무를 해본 적이 있는데, 자녀교육 여건이 매우 중요했다. 포항에 포항제철을 건설하면서 제철초·제철중·제철고를 만들고, 포항공과대학도 동시에 설립하였다. 우수인재가 그 지역에 유입되고, 정주하기 위해서는 자녀교육 환경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교육발전특구사업은 ‘일자리론’과 ‘인재론’의 순환고리를 하나로 합치는 정책 기제를 만들었다.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산·학·관 협력을 통해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여 저출산을 해결하여 지역균형 발전을 하고자 한다. 논리적으로는 타당한 정책으로 보이는 교육발전특구사업이 실질적으로 적합한 정책설계를 하고, 다양한 주체 간 협력체제를 만들어 실제로 정책 효과를 내도록 가동되기에는 더 강력한 추진력(리더십)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교육발전특구사업의 주관과 책임 지역의 행정에는 일반행정(종합행정)을 하는 일반 지방자치단체(시장·군수·도지사 등)가 있고, 교육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교육감)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 일부 서로 협력하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교육행정(정책)은 전문성·자주성 확보라는 이름하에 든든한 장벽을 치고 스스로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칩거했다. 이번 교육특구사업은 기존의 자치법령체계 안에서 이 장벽을 철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중요하고도 큰 역할을 맡을 것인지, 지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사람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지역발전에 핵심적인 5자간 서로 협력해 봐라’ 그리고 ‘우리 다 같이 모여서 잘해봅시다’라고 해서만은 안 된다. 실제 이끌어갈 총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것도 강력한 권한이 있고, 실제 영향력이 있는 주체 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와 시·도교육청, 지역산업체와 대학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역의 5주체 중에서 누가 협력발전체제를 이끌고 앞장서야 할까? 어쩌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이다. 사실 지역에서 이 5자가 서로 만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그리고 지방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책으로 실효성이 얼마나 될까 싶다. 자칫 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교육계가 잘못해서 인구감소에 대해 책임을 고스란히 안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최근 교육부의 국립대학 사무국장직 폐지 움직임처럼 대학 개혁을 가로막는 것이 마치 사무국장 탓인 것처럼 왜곡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국가인적자원개발(NHRD) 업무를 주관한 적이 있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관련 각 부처를 아우르는 국가인적자원개발 부총리를 두어 총괄하게 하였고, 지방에는 지역인적자원개발을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만들게 했다. 사실 이렇게 했는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교육발전특구사업은 지역의 관련 주체들이 스스로 논의하고 합의해서 거버넌스를 만들라는 입장이다. 올해는 시범사업 시기이니까 22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지역의 혁신성·창의성·리더십·협력성을 발휘해서 이 사업에 성공하는 시·군·구가 10여 개라도 나와 모델링이 되었으면 한다. 특구로서의 성공요인 우리나라에는 교육분야뿐만 아니라 경제·산업·문화 등에서 각종 특구사업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실효성이 있는 것이 경제자유특구이다. 교육분야에서는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교복투)이 그래도 가장 성공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구사업의 성공요인은 바로 규제 혁파와 재정 투입이다. 정부예산이든 민간재원이든 그 지역에 투자할 돈을 끌어오는 게 관건이다. 이번의 교육발전특구사업도 여러 교육규제를 풀어주고 교육재정(특별교부금)이든 일반재정(지자체)이든 예산을 지원하겠다고는 한다. 그러나 사실 지역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규제를 풀 것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특목고 유치나 자사고 설립, 심지어 국제학교 설립 등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런 형태의 학교 설립은 불허하는 입장이고, 공립학교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율형 공립고(자공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교육규제를 푼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왜 공립고 개혁이 아니라 이러한 형태의 학교 설립을 선호할까를 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특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하게 취급한다는 의미이다. 이 특별한 대우는 바로 예산투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도교육감 선거 당시 정책공약으로 ‘경북형 유보통합’을 제시했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니까 유보통합이 난망하지만, 시·군 단위에서의 유보통합은 시·도교육청 예산만으로도 충분히 재정 충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유보통합과 영·유아양육 그리고 교육국가책임제만 해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 교육특구사업을 위한 예산지원 규모는 너무 작다. 물론 이제 시범사업 기간이고, 기획재정부로부터 국비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국가예산 배분은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교육특구사업을 보면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상이몽인 것 같다.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더 많은 역할과 재원 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반대로 국가로부터 예산(국비)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정책 입안과 수행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데도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행정력이다. 정책도입단계에서 정책목표가 주어지고 기본 얼개만 던져놓는다고 저절로 도입되고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실무적인 행정력이 반드시 요구된다. 만 5세 아동의 초등학교 입학정책 사례처럼 필요성도 있고 목표도 타당하지만 어떤 수순으로, 어떤 이해관계집단을, 어떤 논리와 감성으로, 어떻게 설득하고 타협할지도 중요하다. 어쩌면 이 특구사업의 마지막 완성의 방점이 실무적인 추진력과 행정기획력에 있지 않을까? 시대적으로 성공해야 할 사업 교육발전특구사업이 교육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에 대한 정치·사회 대책으로 나왔고, 이를 주도하는 곳이 지방시대위원회로서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대적으로 적절한 문제인식이고 타당한 정책이지만, 종으로는 영유아부터 초·중등교육-고등교육-산학협력을 꿰뚫는 프로젝트이고, 횡으로는 지방자치단체-시·도교육청-고등교육기관-지역산업체-사회단체 등을 엮는 거대한 정책어젠더로서 초유의 시도이다. 요구되는 재정 규모도 제대로 하려면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처럼 앞서가는 모델이 만들어지면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의 장점이 좋은 것은 따라 하는 것이다.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정권과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계속되는 정책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