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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감사원이 김석준(사진) 전 부산시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교사를 특별채용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다. 감사원은 지난 2018년 부산시교육청에 전교조소속 해직 교사가 부당하게 특별채용됐다는 의혹에 대해 김 전 교육감이 채용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개입한 혐의 등을 포착했다고 4일 발표했다. 김 전 교육감은 전교조 부산지부로부터 해직교사들의 특별채용을 요청받은 후 담당 부서에 검토를 지시했고, 이후 담당자들에게 위법한 채용이라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부산대 교수 시절전교조 가입 경력이 있다. 해직교사들은 지난 2005년 교원을 대상으로 통일학교를 운영하면서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의 자료집을 만들어 강의해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처분을 받은 이들이었다. 담당자들은 교원 특별채용 대상을 ‘통일학교 관련 해임교사’로 제한할 수 있는지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등 3곳에 자문을 의뢰한 결과 모두 ‘부적절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법령은 특정인을 구제할 목적으로 채용을 방지하는 취지의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담당자들은 ‘교육활동 관련으로 퇴직(명예퇴직자 포함)한 자’, ‘관내에서 교육공무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자’를 채용 대상으로 한 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김 전 교육감은 ‘명예퇴직자 등을 포함하면 대상자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퇴직자가 아닌 해직자로 변경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부교육감이 반대 의사를 보이며 결재하지 않았으나, 교육감은 별도 문구를 기재한 후 결재해 시행하도록 했다. 감사원이 시교육청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해직된 23명의 사유를 확인한 결과 교육활동 관련으로 해직된 교사는 국보법 위반으로 해임된 4명뿐이었다. 채용공고가 나간 후 지원자는 통일학교 해직교사 4명 뿐이었고, 14일 만에 2차 시험을 치르는 속전속결로 특별채용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조치를 수행한 당시 시교육청 장학관·국장·과장은 징계 시효가 끝났지만, 비위 내용을 인사자료로 남길 것을 통보했다. 김 전 교육감은 2014년교육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후 2018년 재선에 성공해 지난해까지 부산교육감을 지냈다. 지난해 9월부터는국가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아동학대 신고가 증가하면서 안타깝게도 교원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이 이뤄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직위해제는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승급·보수 등에서 불이익한 처우를 받게 되는 인사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합니다. 직위해제 처분에 따른 조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직위해제 사유 「교육공무원법」 제44조의2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직위해제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자 2.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 청구된 자는 제외) 4. 아래의 비위행위로 감사원·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 가. 횡령·배임·절도·사기 또는 유용 등 나.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다. 「성매매처벌법」에 따른 성매매·성매매알선·성매매 목적 인신매매 등 라.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행위 마. 「아동복지법」에 따른 금지행위(성적·신체적·정서적 아동행위 등) 2. 복무상의 불이익한 조치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서는 직위해제 기간을 연가일수 산정을 위한 재직기간에 산입하지 않고, 직위해제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가 있는 연도에는 이를 당해 연도의 연가일수에서 빼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례) 직위해제 처분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한 일수가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42일이 됨. 당해 연도에 부여받은 연가일수는 21일인 경우, 연가일수 공제에 따라 21일(42일-21일)의 연가가 초과하게 됨. 이때 초과된 연가일수는 결근으로는 보지 않고, 잔여 연가일수가 없게 되는 것임. 3. 승급·승진 제한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직위해제 중인 교원에 대해서는 해당 기간 동안 승급을 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가 징계하지 않기로 의결한 경우, 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이나 법원의 판결에 의해 직위해제 처분 또는 징계처분이 무효·취소된 경우 등에는 직위해제처분기간에 대해 승급기간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6조에 따라 직위해제 중에는 승진임용도 제한됩니다. 4. 급여 감액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사유로 직위해제된 경우에는 봉급을 80%만 지급하게 됩니다. 또한 비위행위로 인해 직위해제된 경우는 봉급의 50%를 지급하며, 직위해제일로부터 3개월 이후부터는 봉급의 30%를 지급합니다. 정근수당 가산금·가족수당·특수업무수당 중 교원 등에 대한 보전수당은 직위해제 기간 동안 봉급의 감액 비율과 동일하게 감액 지급됩니다. 정근수당은 직위해제 1개월에 대해 수당액의 6분의 1을 감액합니다. 시간외근무수당·관리업무수당·정액급식비는 직위해제로 근무하지 않은 달에는 지급하지 않으며, 월 중에 직위해제 처분이나 복직한 경우에는 근무일수에 따라 일할 계산해 지급합니다. 명절휴가비는 지급기준일(설날·추석날)에 직위해제 중인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습니다. 직위해제 처분이 무효·취소 또는 변경된 경우에는 복귀일이나 발령일에 원래의 정기승급일을 기준으로 한 당시의 급여와의 차액을 소급해 지급하게 됩니다. 다만 이때 특수업무수당 중 교원 등에 대한 보전수당·시간외근무수당·관리업무수당·정액급식비는 소급해 지급하지 않습니다. 5. 기록 말소 교육공무원 인사기록 및 인사사무 처리규칙에 따라 직위해제 처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났을 때 직위해제 처분 기록을 말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직위해제 처분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기 전에 다른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을 때에는 각 직위해제 처분마다 2년을 더한 기간이 지나야 합니다. 또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나 법원에서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 또는 취소 결정이나 판결이 확정되었을 때에는 기록을 말소해야 합니다. 예시: 2020년 5월 9일 직위해제 후 같은 해 8월 9일에 복직했다가 2022년 2월 27일 다시 직위해제가 된 경우에 기록 말소일 계산 방법 선행 직위해제 처분 종료 시점인 2020년 8월 9일부터 기산해 두 직위해제 처분의 말소제한기간을 합한 4년이 경과한 2024년 8월 9일 자로 2개의 직위해제 처분을 동시에 말소 처리
“쏠 미레 스텔라 리쿠스 블루 청호 청호~.”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청호초중학교 학생들은 매일 아침 태양과 바다, 별, 푸른 호수라는 뜻이 담긴 라틴어 교호(校號)를 외치고 하루를 시작한다. 아이들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가는 청호가족의 다짐인 셈이다. 지난 2021년 개교한 청호초중학교는 이름에서 보듯 통합운영학교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책으로, 학교의 적정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학교급간 교육과정을 연계하는 새로운 모델의 학교형태이다. 두 학교가 통합되면 교장이 1명으로 줄고, 행정실·학교운영위원회·학부모회·학생회 등 각종 위원회를 하나로 운영한다. 통합운영학교는 창의적체험활동이나 동아리활동과 같은 비교과 교육활동을 같이 운영할 수 있다. 또 초·중 연계교육이 이뤄지고 학교 행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 다양한 교육활동이 전개된다. 올해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총 123곳의 통합운영학교가 운영 중이다 청호초중학교도 마찬가지. 교육과정 연계부터 진로교육·방과후학교·동아리활동은 물론 학교시설과 교구까지 함께 사용한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하나가 돼 각종 현안에 머리를 맞댄다. 개교 3년 만에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로 평가받으며,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려는 교육관계자들이 찾는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설립 인가를 받고 개교를 준비할 즈음부터 인천지역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통합운영학교 개교를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학교폭력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유언비어와 함께 중학생들에게 자녀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았다. 통합운영학교 배정을 기피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접수된 것만 총 2만 8,901건. 무려 3만 건에 육박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반대 집회와 교육청 점거 등으로 이어지면서 관할 인천교육청은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결국 교육청이 두 손을 들었다. 통합운영학교 출범을 포기하고, 초·중학교로 각각 분리해 개교를 했다. 설계 당시부터 통합운영학교를 염두에 두고 지어진 탓에 시설 등 공간분리 작업이 다시 진행됐다. 운동장을 반으로 잘라 가운데 통학로를 내고 양편에 철책을 설치해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 했다. 하나의 복도로 이어진 실내에는 두꺼운 유리문을 세워 학생들 왕래를 차단했다. 심지어 교정에 심어진 소나무까지 개수를 딱 반으로 가를 정도였다. 물론 등하교 시 출입문도 달리했다.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권영민 교장은 난감했다. 물리적 분리보다 갈라선 마음이 더 아팠다. 고심을 거듭하던 중 화합의 실마리는 뜻밖의 상황에서 찾아왔다.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학생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하고, 단원 모집에 들어간 것이 계기였다. 악기를 다뤄본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하려 했는데 신설학교다 보니 인원을 채우기 힘들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단독으로는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서 선택은 하나. 초·중학교 학생들을 한데 묶어 연합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것이 해법으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얼마 뒤 청호초중학교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그래도 걱정은 남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섞인 상황이다 보니 혹여 다툼은 없을까 신경이 쓰였다. 기우였다. 중학생들은 동생처럼 돌봐줬고, 초등학생들은 형처럼 따랐다. 어른들의 우려와는 달리 한 울타리에 있기 때문에 갈등을 해결하고 회복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그즈음 한편에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치어리딩 동아리가 결성돼 바람을 일으켰다. 학생들이 의기투합, 자발적으로 만든 최초의 동아리다. 치어리딩 동아리는 지난해 인천시 대회에 출전 1위를 차지,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높은 기량을 자랑한다. 이후 초·중 연계 프로그램은 순풍을 타듯 방과후학교와 창의적체험활동을 거쳐, 정규교육과정으로 영역을 넓혀갔다. 학생들은 창체활동시간을 이용, 초·중 연계 공동자치회를 구성하고 탄소중립 캠페인,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학교축제와 바자회 등을 열었다. 아침 독서시간에는 중학생들이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동생들에게 책 읽어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방과후학교는 영어·수학·과학·체육과목을 중심으로 초·중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정규교육과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생태환경교육·세계시민교육·디지털 미래교육 등을 주제로 한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예컨대 ‘초등 도덕’과 ‘중등 음악’이 함께한 생태환경 연계 수업에서는 생명과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음악으로 구성해 작품을 만드는 수업이 진행됐다. 권 교장은 “통합운영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정”이라며 “학생들이 정해진 급별 교원이 아닌 다양한 교원에게 알차고 풍성한 수업을 듣고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원활한 초중학교 교육과정 연계를 위해 수업시간도 섬세하게 조정했다. 대개 초등은 40분, 중학교 45분 수업이지만 청호초중학교 수업시간은 초등 42분, 중학교 43분이다. 쉬는 시간은 초등 8분, 중학교 7분이다. 2학기에는 초등과 중학교 수업시간을 43분, 42분으로 각각 맞바꿔 운영할 예정이다. 초·중연계 교육과정의 핵심은 뭐니 뭐니해도 교사의 역량이 관건. 청호초중은 수준 높은 교육과정 연계 활동을 위해 통합운영학교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예상되는 문제들을 조율해 나갔다. 전문적학습공동체 역시 초·중학교 교사들이 함께 섞여 수시로 활동하면서 전문성을 높였다. 학교운영위원회·급식소위원회·도서관운영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도 초·중 연계를 위해 하나로 통합했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분리에서 통합으로 새롭게 변신한 청호초중학교. 베를린 장벽처럼가로막던 철책이 허물어진 지금, 초등학교 운동장에선 중학생들이 달리기를 하고 중학교 운동장에선 초등학생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장담그기 행사에는 초·중학교 학부모들이 모두 모여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줬다. 3년이 지난 지금, 학교가 달라졌다. 3만여 건의 민원이 말해주듯 한때 대표적 기피학교였던 청호초중학교.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선호학교로 탈바꿈했다. 영재학교나 특목고로 진학하는 학생이 부쩍 늘었다. 게다가 학교폭력은 찾아볼 수 없는 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그래서일까.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계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학교는 신입생이 늘었다. 중학교는 경쟁률이 2대 1을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는 전언이다. 학교 측은 “더 이상 학생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유휴교실이 단 한 칸도 없다”고 털어놨다. 얼마 전 통합운영학교 성공모델을 보기 위해 학교를 찾은 제주도 교육계관계자들은 “감동적이다”는 말로 지난 3년 학교 측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라는 권 교장,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바로 청호교육이 추구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권영민 교장은… 초등교사 출신으로 인하대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했다. 교육부 동북아역사대책팀장, 교육과정정책과장, 중앙교육연수원 교원능력개발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입제도 개편과 함께 가장 어렵다는 교육과정개정(2009)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 임시학교를 세워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막았고,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을 당시에는 대입업무를 맡을 정도로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
필자가 디지털교과서를 처음 접한 것은 학교에서 디지털교과서 관련 연구학교를 진행하기 시작한 2017년이다. 그 당시 디지털교과서로 제작된 과목은 과학·사회·영어교과만 있었다. 하지만 과학수업은 주로 강의식으로 이뤄졌다. 때때로 시범 실험 등을 통해 수업을 진행했지만, 학생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수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마침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이번 기회에 나의 과학수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겨울방학에 디지털교과서 강사 교원연수를 받으며,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처음 디지털교과서를 살펴본 솔직한 생각은 그냥 기존 서책형 교과서를 PDF 파일로 변환하고, 거기에 몇 개의 보충·심화자료, 동영상자료, 이미지자료, 평가문항 등을 추가한 형태였다. 그나마 과학 디지털교과서는 중간에 실감형 콘텐츠(AR·VR·360)가 있어서 학생들에게 조금은 흥미를 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상했던것 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또 수업에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려고 했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학생들의 에듀넷 계정 생성부터 부족한 디지털기기(처음에는 1인 1기기가 안된 상황), 무선 인터넷 환경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하기에는 부족한 환경뿐이었다. 차라리 디지털교과서 활용수업을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라는 의무감(?)으로 수업을 이끌어가야 했다. 하는 수 없이 학기 중에 또 한 번 디지털교과서 활용 교사연수를 받았다. 디지털교과서 활용수업의 긍정적 효과 연수 이후 나의 디지털교과서 활용수업은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교과서의 보급 취지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구성 중점 사항에 맞게 학생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고 행동함으로써 학습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교사가 안내하고 이끌어 주는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한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 실제로 학업성취도 향상이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다음의 그래프는 동일한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로 학습하기 전(1학년 때) 2학년 3월 초의 진단평가 평균점수(왼쪽 그래프)와 디지털교과서로 2학년 때 1년간 학습을 진행한 후, 3학년 3월 초의 진단평가 평균점수(오른쪽 그래프)이다. 과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은 서책형 교과서로 일반적인 강의식 수업을 했고, 과학은 디지털교과서로 1년간 학생 참여형 수업을 진행한 결과다. 디지털교과서 수업의 학업성취도가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은 학생과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었고, 하루하루 새로운 수업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얼마쯤 지나 디지털교과서에서 기능적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학습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불필요한 기능도 보였고, 간헐적인 오류가 나타나 수업의 흐름을 끊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필기 기능, 검색 기능, 노트 기능 등은 간혹 매끄럽지 못하게 작동하는 바람에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제약을 주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탐구활동관련 실험 동영상의 경우, 출판사에서 제작한 실험 동영상이 탐구활동의 과정을 안내하는 부분과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오는 부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재생된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탐구과정을 안내하는 부분은 많이 건너뛰고, 결과가 나온 부분만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탐구과정을 살펴보고, 결과에 대해 고민하고 예상해보는 것은 학습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활동이지만, 구조적으로 이 부분이 미흡했던 것이다. 디지털교과서의 단점 개선 디지털교과서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할 부분이 있다. 먼저 학생의 자기주도학습과 교과서의 질문에 대한 상호작용 촉진을 위해서라면 탐구활동에 관한 영상의 과정과 결과를 하나로 연결해 재생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그보다는 탐구과정을 안내하는 영상 뒤에 결과를 예측하는 질문을 넣어 예상 답변을 제출하게 한 후, 실험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구성을 바꿔야 한다. 또한 기존의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교과서 내에 저장된 예시(모범)답안이 있어서 질문에 어떤 답변(내용)을 하든지 상관없이 예시(모범)답안을 볼 수 있다. 때문에 학생들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생각하고 입력하기보다 예시(모범)답안을 먼저 보기 위해 형식적인 답변(심지어 한 글자만 입력)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 빛이 있는 곳에 둔 시험관 A의 물 높이는 낮아지고, 빛이 없는 곳에 둔 시험관 B의 물 높이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것은 A에서는 광합성으로 기체가 생성되어 시험관의 윗부분에 모이지만, B에서는 빛이 없어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실험을 통해 식물의 광합성으로 기체가 생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시험관 A와 B의 물 높이 변화에 차이가 있는가?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을 토의해 보자. 1. ◯ [질문에 대한 답변란에 아무 내용(빨간 원)을 넣어도 답안이 제시됨] 이와 같은 단점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추진된다는 AI 디지털교과서에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이 교과서에 제시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입력했을 때, 데이터 서버와 연결되어 질문에 대한 유사한 답변을 찾아 예시답안으로 제시해 줌으로써 학생 스스로 학습(생각)에 대한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상(유사)답변과 많이 다르거나 엉뚱한 답변을 한 경우에는 답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개의 용어(힌트)를 제시해 줌으로써 질문에 적합한 답변을 유도해야 한다. 현재 교육부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속도·수준 등에 따라 학습자료를 제시하고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와 목표성취를 돕는 방향으로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가 성공적으로 학교현장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개발되는 교과의 수를 늘리기보다 디지털교과서에서 지적된 단점을 보완하여 학생의 능력과 수준에 맞춰 개별화학습이 가능하도록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기존의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우수 수업사례만을 보급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디지털교과서 학습콘텐츠의 질·기능,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 등 개선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한 후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이외에 디지털교과서 내의 학습콘텐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교사가 다양한 학습콘텐츠를 쉽고 간편하게 탑재(물론 현재도 자료연결 기능으로 탑재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 간의 학습자료 및 학습내용에 대한 상호의견 교환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교과서 내에 커뮤니티 기능(현재는 위두랑이라는 학습커뮤니티 앱과 연동은 가능함)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인사동에서 점심 모임이 끝나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매우 두꺼운 신간으로 나온 말씀 등불 밝히고를 찾았다. 저자(김기석)가 신학자이자 목사이고, 목회 현장의 설교를 책으로 낸 것이어서, 나는 당연히 이 책을 ‘종교’코너로 가서 찾았다. 그러나 책은 그곳에 없었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책이 있는 곳을 검색하여 알려 준다. 책이 있는 곳은 ‘인문학’코너였다. 나는 이 책을 소개하는 북 토크(Book Talk) 영상을 이미 보아 두었다. 저자가 목사이면서 문학평론가였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는 서점이 이 책을 인문학 서적으로 분류하여 배치해 놓은 데에 흔쾌히 동의하였다. 신학자인 저자는 성서를 다양한 인문학 코드(특히 문학적 코드)로 불러와서 해석의 정교함과 수월성을 보여 주었다. 많은 인문 고전이 성서로 와서 성서 해석의 풍성함을 도움으로써, 성서를 통한 실천적 지향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서점을 나오려다가 작년 여름에 내가 편저한 책 한글의 최전선, 지구촌 한글학교 스토리가 궁금했다. 이 책은 지구촌 각지에서 디아스포라 코리안으로 살아가는 750만 재외동포들이 각기 거주지역 커뮤니티에서 주말학교를 세우고, 자녀들에게 한글과 한국어 그리고 우리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는 한글학교 이야기를 담았다. 한글학교 설립과 운영의 애환, 그 좌절과 보람의 역정을 한글학교 교육자들의 체험 내러티브로 모아서 편찬한 책이다. 이국땅에서 살아가며 민족정체성을 이어가려는 한글학교 교육자들의 표정과 마음이 잘 담긴 책이다. 책을 내어 본 분들은 아시리라. 서점에서 내 책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는 다시 서점 직원에게 가서 내 책이 있는 곳을 검색해 달라고 해서, 해당 서가로 갔다. 아! 그곳은 좀 엉뚱한 자리였다. 그 책은 ‘국어사전 코너’에 있었다. 아마도 분류 담당자는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이 책의 제목에 ‘한글’이란 말이 들어가 있으니, 그리고 ‘한글학교’란 말도 들어 있으니, 게다가 책의 두께도 상당하니, 한글사전의 일종으로 보았음직하다. 저자인 내 생각으로는 이 책이 학교에 관한 책이니 ‘교육코너’에 있거나, 생생한 증언의 이야기들로 되어 있으니, ‘산문·수필코너’에 있는 것이 적합하다. 좀 낯선 발상으로 인문학의 여유 있음을 인정한다면, 이 책이라고 해서 ‘인문학코너’에 있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다. 분류란 근대 학문과학의 체계를 도우며 진화한 근대의 이성적 산물이기도 하다. 분류란 전체의 체계를 반듯하게 해 주지만, 분류된 개체(분류의 대상이 된 개별 텍스트)는 그 분류의 울타리를 넘어가지 못하고, 분류의 벽 안에 갇히기도 한다. 내 책은 이상한 곳에서 감금되어 있었다. 분류가 완강하면, 지식도 활성의 동력을 얻지 못하고 경직된다. 인문학도 마찬가지이다. 천체물리학자이며, 외계생물학의 권위자인 칼 에드워드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의 명저 코스모스를 읽었다. 과학자인 그가 지닌 인문학적 지식과 사유에 나는 탄복한다. 천체물리학에는 완전 문외한인 내가 이 책에 상당한 지적 흥미를 유지하며 읽어 갈 수 있었던 것은, 과학자인 세이건이 구사하는 뛰어난 ‘인문학적 코드’ 때문이었다. 매력적이었다. 책의 첫 장에 나오는 고대 알렉산드리아 이야기에는 세이건이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역사·문화·풍속·지리 등을 매우 심도 있게 섭렵하였음을 알게 한다. 이는 모두 인문학의 콘텐츠이고 인문학의 지경(地境)에 속한 것이다. 그는 고대 학문의 자리에서 과학을 설명하고, 과학의 심층(deep structure)을 추리하며 간파해 낸다. 세이건의 인문학 내공은 인문학자 못지않다. 내게 경이로운 것은 과학을 설명하고 추리하는 데에 인문학이 저렇듯 생산적 융합을 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교육영역이 관심을 쏟아야 할 대목으로 나는 여겨졌다. 세이건이 저술을 통해서 남긴 어록도 인문적 초점을 향하는 것이 많다. 그것을 의도했다기보다는 자신의 융합적 탐구정신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그의 어록이 그러하다. ‘과학은 영성(靈性)과 양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은 영성의 심오한 원천입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의 영성을 논하면서 어떤 고정관념을 견지한다. 영성이란 과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어떤 초월적 의식 내지는 신비의 차원을 전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는 과학과 영성의 상관성을 피력한다. 인문학자나 신학자가 할 법한 말을 하는 것이다. 다음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과학자로서 인문 소양의 끝판왕처럼 보이던 학자가 있다.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현대의 다윈으로 평가받고, 최고의 진화 과학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윌슨(Edward Osborne Wilson, 1929~2021)이 바로 그다. 윌슨 교수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 생명사랑(biophilia) 개념을 만들어 내고, 지구생명 보전운동을 펼친 생태주의자였다. 나는 그가 쓴 통섭(統攝/Consilience)을 읽으며, 형용할 수 없는 경이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다양한 인문학의 주제들을 불러 모아서 그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즉 통섭의 관점으로 인문학의 주제들을 재발견할 것을 주장한다. 그가 전문가 수준으로 다가간 인문학의 영역은 다채롭다. 역사·문학·신학·철학·예술·종교·풍속·경제 등 거의 모든 인문사회 영역을 망라하는 수준이다. 나는 윌슨의 이 과학서적을 인문학 탐구로 간주하고 읽어도 큰 무리는 없겠다고 생각해 본다. 물론 인문학 텍스트는 아니지만, 인문학 이해의 한 맥락에 가담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역사학을 전공한 정통 인문학자이면서 과학기술 지식을 해박하게 구사하는 저술가로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를 빼놓을 수 없다. 하라리는 히브리대학의 역사학자로서 세계적 스테디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내가 근년에 읽은 그의 저술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은 그의 인문학이 얼마나 과학·기술의 지식을 향하여 유연하게 확장된 경지를 보여 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하라리는 인문학의 역사적 상상력으로, 과학과 기술이 지배할 미래 인류에 대해서 현실성 있고 합리적인 예언을 한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 예컨대 환멸·일·자유·평등·종교·문명·이민·테러리즘·전쟁·세속주의·무지·교육·명상 등은 미래 과학을 공부하고 그것을 메타 인지(meta cognition)하지 않으면 제대로 서술할 수 없다. 나는 이 책을 인문학의 현실적 효용을 높이는 시도로도 평가하고 싶다. 그의 이런 융합적 담론이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계에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평을 듣기 때문이다. 인문소양을 바탕으로 교육학을 전공한 나는 이들 책을 읽으면서, 학문과 지식(또는 앎의 생태)에 대한 나의 인식론을 발전해 갈 수 있었다. 이후 나의 전공인 국어교육의 내용 범주와 교육방법에 관한 생각을 좀 새롭게 다듬을 수 있었다. 윌슨의 경우, 그가 모든 지식을 과학적 환원주의로 설명한다는 비판을 듣기는 했지만, 자신의 학문적 논점을 강화하기 위해서 윌슨이 수용하고 통찰하는 인문학의 주제들은 참으로 다양하고 일정한 심도를 갖춘 것이었다. 인문학을 학문 범주로만 규정하면 전통 인문학도 분류의 경직성에 갇혀 버릴 수 있다. 물론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은 문(文)·사(史)·철(哲)의 범주 전통을 분명히 함으로써, 분류가 담보하는 학문 정체성을 온전히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라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감당하는 교육의 영역에서는 인문학이 좀 더 유연하고, 좀 더 확장된 모드(mode)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이를 ‘인문학의 교육적 진화’라 하면 어떨까. 원래의 전통 학문체제에 속했던 인문학은 삶의 현장이나 교육 역동적 작용으로 와서 호응하려는 역할이 미흡했다. 이는 학교가 문학이나 역사나 철학 등의 교과를 더 잘 가르치라는 말이 아니다. 인문학이 인문학 아닌 것과 좀 더 친하게 상관을 맺고 ‘교육 일반’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확장된 인문학’이라 부르고 싶다. ‘확장된 인문학’은 학생들의 발달에도 유익할 뿐 아니라, 선생님들에게도 교육역량을 높이는 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인문학의 대립항(對立項)을 굳이 자연과학으로 고착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풍경화구성법에서 강·산이 무의식의 세계라면, 밭(논)·길은 의식의 세계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강·산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밭(논)·길은 필요하다면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궈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법의 열 가지 항목(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에서 강·산·밭(논)·길이 자리 잡게 되면 풍경화는 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나머지 요소들은 사이사이에서 ‘관계’를 맺으며 위치한다. 모든 심리검사가 그렇듯 풍경화구성법 역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징하는 그림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현재의 경험·환경·나이·성격 등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보다 빨리 찾아내서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번 호에서는 의식의 영역인 밭(논)·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꽃·동물·돌의 상징적 의미도 함께 설명한다. 집·나무·사람은 다음 호에서 HTP 검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다룰 예정이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 밭(논) 밭(논)은 일·직업 등과 같은 사회활동을 의미한다. 학생이라면 학업과 진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밭(논)의 크기와 위치, 경작하고 있는 농작물의 종류·상태 등으로 현재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열심히 하고자 하는데 잘 안되는지, 목표가 얼마나 크고 실현가능성 있는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지, 의존적인지 등 다양한 것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밭(논)을 잘 가꾸고 있고, 곡식이 풍성하며, 수확 역시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한다면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 꾸준히 노력하며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잡초가 무성하거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밭(논)이며, 수확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답한다면 현재 무기력한 상황이거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태일 수 있다. 밭(논)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진로의식을 탐색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밭(논)에서는 무엇이 자라고 있니? 농작물의 상태는 어때? - 이 밭(논)은 누가 가꾸고 있니? - 수확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을까? ● 밭(논)을 가꾸고 있는 사람 일반적으로 많은 학생은 풍성한 밭(논)을 그린다. 일곱 번째 구성요소인 사람이 밭(논)에서 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밭(논)이 학업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종종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이나 등교거부를 하는 학생 중에도 밭에서 일하는 그림을 그리곤 한다. 현실에서의 자기 행동에 대한 일종의 보상적 행동이다. 그림 1과 그림 2는 똑같이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는 느낌은 조금 다르다. 그림 1은 전체적인 구도가 안정되어 있고, 경운기(추가요소로 그려 넣음)까지 동원하여 체계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그에 반해 그림 2는 전체적인 구성이 어딘가 엉성하다. 특히 토끼가 보인다. 토끼·소·말은 등교거부 학생들이 그리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토끼는 민감함·겁 많음·의지할 곳 없는 등의 속성이, 소·말은 과로(공부)로 인한 번아웃 등을 상징한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동물의 해석은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생태·이미지 등에 맞추며, 현재 마음을 동물로 대변한 것이라고 본다 . 대부분 아이는 개·고양이를 많이 그리며, 분노감이 많은 아이는 호랑이·사자·곰 등의 맹수를 선택한다. 만약 새를 그린 학생이 있다면 ‘자유로움’을 갈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잡초가 되어 버린 밭(논) 지난 호에 처음 소개했던 그림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돌로 길이 막혀 드넓었던 밭이 잡초로 변해버렸던 그 그림말이다. 깊은 우울감으로 무기력에 빠진 학생들이나 환경에 대한 분노, 잦은 좌절감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없이 현재를 살고 있는 학생들의 밭(논)은 잡초로 변해버리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기도 하다. 그림 3은 독사가 밭을 지키고 있어서 접근하기 힘들다. 그래서 아무것도 심지 못하고 있다. 나무 역시 돌봐주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으며, 강물엔 사람이 빠져 죽어 오염되어 있다. 집 옆에 놓인 집채만 한 돌덩이가 학생의 현재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돌은 장애물, 고민거리, 해결하기 어려운 걱정, 무거운 짐 등을 상징한다. 많은 학생은 돌을 강이나 길의 경계석으로 사용하거나, 징검다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종종 강·산·밭·길·집 주변에 큰 바윗덩어리를 그려 넣기도 한다. 돌은 위치도 중요하다. 밭에 돌이 있다면 자신의 현재 일에 걸림돌, 즉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집 근처에 있다면 가족문제에, 강·산에 있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경제적·환경적 장애물이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림 4는 화려한 꽃이 피어있는 곳이 밭이다. 원래는 밭이었지만 가꾸는 사람이 없어서 사라졌고, 이제 꽃이 피었다고 했다. 강에 퐁당 들어가 수영하며 놀 정도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문제행동을 자주 하며 학교를 겨우 다닌 학생이었는데, 동물로 어김없이 토끼가 등장하고 있다.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나 마을 사람이 밭의 주인이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럼 넌 뭘 먹고 사니?라고 물으면 시장에 가서 사 먹는다, 모르겠다 등의 대답을 한다. 밭을 그리라고 해서 그리기는 했지만 도통 관심이 없다. 그림 5에서 무성하게 자란 농작물은 마을 사람의 것이다. 자신은 키우는 강아지와 물장난치면서 놀고 있다.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이 학생은 오늘만 사는 것처럼 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전교 꼴찌를 도맡아서 하던 학생이었는데, 고3 여름방학 즈음 대학에 가야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고, 서울에 있는 전문대에 입학해서 이제 졸업반이다. 세 그림의 차이가 있다면 그림 3은 이제 더 이상 밭을 일굴 의지도 힘도 없는 상태, 좌절로 인한 무기력감에 빠진 경우이고, 그림 4는 현실을 회피하며 다른 것으로 결핍을 충족하고 있는 중이며, 그림 5는 현재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며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 길 길은 무의식을 의미하는 강과 반대로 의식적 영역, 즉 자아의 상징이다. 청소년의 경우 삶의 방향·진로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길이 넓고, 곧으며, 꽃이 피어 있는 길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강 위에 다리가 있고, 길이 다리와 연결되어 있다면 의식과 무의식을 잘 연결하여 소통하고 있는 상태로 본다. 길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길은 어디에서 어디로 연결되어 있니? - 이 길은 얼마나 넓은 길이니? - 이 길을 따라 끝까지 간다면 어디에 도착할 수 있니? ● 강과 이어져 각 구성요소와 잘 연결된 길 그림 6처럼 강과 이어진 길을 그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답하더라도 직접적으로 다리를 그려 넣는 경우보다 강을 따라서 길이 이어지거나, 산에서부터 집까지 길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추가요소로 다리를 그리거나 돌을 그려 넣을 때 징검다리를 만들기도 한다. 꼭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 않더라도 길이 집과 밭(논), 산 등과 잘 연결되어 있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마을로 연결된다고 답한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 끊어지고 막힌 길 그림 7을 그린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대인관계를 극도로 회피했고, 무서워했다. 길은 강 앞에서 끊어졌지만, 징검다리를 건너면 마을로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깊은 숲을 지나야 하는데, 할머니와 자신밖에는 길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 마을은 매우 안전하다. 지금은 밭에서 할머니가 씨앗 뿌리는 것을 구경하면서 농사를 배우는 중이다. 이런 그림을 보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기에 길이 끊어지고, 깊고 깊은 숲으로 방어막을 쳐놓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끊어진 길과 징검다리를 연결하고, 숲에 작은 오솔길이라도 낼 수 있도록 상담목표를 설정하고 싶었지만, 학생은 거부했다. 더 이상 사람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행히 법적보호자인 할머니와의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어, 졸업 후 미래설계에 초점을 두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썼다. ● 구불구불 산으로 이어진 길 그림 8처럼 산으로 구불구불 이어지거나 그림 9처럼 산꼭대기에 있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그림 8은 산을 돌고 돌면 다른 마을이 나오고, 우리 집과도 연결되어 있지만, 그림 9는 마을과 연결되어 있지도 않다. 이 그림에서도 자동차와 토끼가 등장한다. 때문에 그림 2와 같이 현실에서의 자기 행동에 대한 일종의 보상적 성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림 8·9 역시 사람 만한 돌이 눈에 띈다.
[교사] 세상에 없던 아이들이 온다 (마크 프렌스키 지음, 허성심 번역, 한문화 펴냄, 284쪽, 1만5,000원) 미래학자인 저자가 21세기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1세대인 지금의 청소년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역량과 가치관을 가진 신인류다. 날 때부터 테크놀로지와 한 몸을 이룬 ‘하이브리드형 인간’이기도 하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20년 후의 세상에 초점을 맞춰 아이들을 이끌 해법을 제시한다. 대치동 글쓰기 (여성오 지음, 일상이상 펴냄, 464쪽, 1만9,500원) 2028년 이후 서술형·논술형 수능이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력·사고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 책은 이러한 대입제도의 변화에 맞춰 대입에 필요한 글쓰기 방법을 소개한다. 수행평가·학생부와 관련한 글쓰기부터 구술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문제유형 분석과 솔루션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담았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메타버스 성교육 (김민영·이석원 지음, 249쪽, 1만7,000원) 메타버스는 알파세대에게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세계다.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성범죄나 학교폭력 같은 문제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 책은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성문제와 관련해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 생활과 성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낱낱이 드러내고, 트렌드에 맞는 성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개념 기반 교육과정 수업설계의 이론과 실제 (조호제 등 지음, 박영스토리 펴냄, 388쪽, 2만 2,000원) 최근 지식교육, 개념 기반 교육이 부각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육과정 개발 방향의 하나로 ‘깊이 있는 학습’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책은 개념 기반 교육의 본질을 탐색하고, 개념 기반 교수·학습설계의 목적과 기본방향, 단원계획, 교수·학습설계 모형 및 단계별 전략을 제시한다. 이해중심 교육과정과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IB PYP 프레임워크도 다룬다. [청소년] 나의 열여섯 살을 지켜준 책들 (곽한영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20쪽, 1만6,800원) 청소년기에게 힘이 될 만한 소설 16편을 소개한다. 데미안·프랑켄슈타인·플랜더스의 개·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등 고전을 청소년의 삶에 밀접한 4가지 키워드별로 나눠 담았다. 작품별 줄거리와 작가의 삶,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비화를 재미있게 전개한다. 작품에 비친 다양한 문제를 통해 오늘날 사회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사계절 기억책 (최원형 지음, 블랙피쉬 펴냄, 352쪽, 1만7,500원) 생태·환경·에너지 전문가가 희미해지는 계절을 기억하기 위해 날마다 쓰고 그린 기록을 모았다. 곳곳을 누비며 접한 여러 생명체의 이야기를 직접 그린 100여 점의 세밀화와 함께 선보인다. ‘나비와 꿀벌이 날아다니는 봄과 가을소풍을 떠나는 가을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멀지 않았다’는 작가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린이] 로베르 선생님의 세 번째 복수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사진, 윤미연 번역, 북극곰 펴냄, 220쪽, 1만5,000원) 못된 아이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선생님이 된 학교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소설이다. 원대한(?) 계획을 갖고 교단에 선 주인공. 하지만 무너진 교권 탓에 되레 말썽꾸러기들에게 고통받는 나날이 이어진다. 참다못한 주인공은 결국 제자들을 향해 복수를 계획하는데. 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번역, 다봄 펴냄, 68쪽, 2만1,000원) 디지털기술의 발전 속에 공동체의 가치와 인간의 자율성이 옅어지는 데 대한 작가의 염려를 담은 그림책이다. 눈들이 24시간 내 주변을 맴돌며 나에게 필요한 걸 모두 대신해 주는 시대. 주인공 빅스는 뭐든 스스로 하고 함께 어울려 놀고 싶지만, 가족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항상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알고리즘의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의 머지않은 미래 이야기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네. 둘리 둘리~’ 빙하를 타고 서울시 우이천으로 떠내려 와 심술궂은 고길동 아저씨 집에 더부살이하게 된 ‘아기공룡 둘리’의 노래가 귀에 익숙하게 감긴다면?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호이! 호이!’, ‘짠!’, ‘깐따삐야~!’,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고 외치며 해 질 무렵까지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면? 아마도 1980~90년대를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보낸 세대일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만 남아 있던 아기공룡 둘리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 이하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극장에서 재개봉한 것. 어? 귀염둥이 둘리가 벌써 마흔 살이나 되었다고? 그렇다. 1983년 4월 22일생 둘리는 경기도 부천시에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은 어엿한 주민이다. 둘리 시리즈는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를 시작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계에서 둘리는 콘텐츠 산업의 태동기를 일군 캐릭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팬시 제품까지 둘리 캐릭터 상품만 2천 종에 달하는 대표 캐릭터. 기억 속 둘리는 늘 고길동 아저씨에게 구박당했다. 밤마다 쫓겨나 담벼락에 쓸쓸히 기대어 고길동 아저씨가 잠들면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둘리에게는 친구들이 있다. 부끄럼쟁이 여자 타조 또치, ‘타임 코스모스호’를 타고 지구에 불시착해 지구인을 애완동물로 여기는 도우너, 가수를 꿈꾸는 이웃집 음치 청년 마이콜까지. 고길동 아저씨의 조카 희동이도 둘리가 살뜰히 돌봐야 하는 아이다. 고길동 아저씨는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닌다. 재산이라곤 쌍문동 집 한 채가 전부인데, 주택융자가 5천만 원에 사채까지 있는 캐릭터. 도마뱀인지 공룡 새끼인지도 모를 모호한 생명체가 갑자기 집에 살게 되고, 그 와중에 정체가 불분명한 친구들까지 자꾸 데리고 온다. 쫓아내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둘리 일당은 똘똘 뭉쳐서 고길동 아저씨를 괴롭힌다. 둘리가 마흔 살이 되면서 어느덧 나이를 먹고 인생살이의 팍팍함을 경험한 팬들에게는 그런 고길동 아저씨가 새롭게 보인다. ‘고길동 아저씨가 불쌍해지면 비로소 어른이 된 것’이라는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지만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는 “나이가 들었다고 배신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김수정 작가를 만났다. 살 같이 흐른 세월이 우리를 변하게 한 것일까? “어린 시절 둘리를 절대적으로 좋아하고 지지하던 팬들이 이제는 고길동을 짠하게 생각한다고요? 어릴 때는 그렇게나 고길동을 싫어해서 적으로까지 생각했던 분들이 40대가 되고,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배신을 때리면(?) 안 되죠(웃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둘리도 둘리지만 고길동에 대한 애정이 크고, 사실 악독한 사람이 아니고 능력자였다는 재평가가 있다는 기자의 말에 김수정 작가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고길동과 둘리 모두가 소중한 캐릭터라며, 둘리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라는 주문과 함께. 사실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는 둘리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팬들에게 보낸 손 편지에서 이렇게 쓰기도 했다. “오랜 시간, 울고 웃으며 둘리와 함께했던 순수했던 유년의 시간을 밀어내고, 우리 가슴속에는 어느새 길동씨가 전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살 같이 흐른 세월이 우리를 변절하게 한 것일까? 아니면, 굴절된 기억이 우리를 변하게 한 것일까요? 길동씨를 이해하면 어른이 된 거라고요? 정말 그럴까? 바로 지금이 그 추억과 그리움,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요?” 김 작가의 말처럼 얼음별 대모험을 보면 변한 건 관객이지, 둘리나 고길동이 아니다. 이야기는 여전히 같은데 단지 우리의 입장·위치·환경이 변한 것일 뿐. 그저 둘리를 좋아했고 지지했던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나본다면? 어쩌다 보니 고길동에게 빼앗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서 말이다. 풍성한 색감, 지금 봐도 새로운 캐릭터들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극장판을 디지털 복원한 작품이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색감이 눈에 띈다. 둘리를 다시 극장에서 만나는 관객들도 많다(6월 10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5만 명). 얼음별 대모험은 둘리 일당이 고장 난 타임 코스모스호를 타고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다. 2023년에 다시 봐도 바요킹·핵충·가시고기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어떻게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었을까? 김 작가의 답변이 걸작이다. “우주라고 하면 흔히 할리우드식으로 생각하는데요.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아이들만의 상상력을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했죠. 우주에 공중전화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는데 이렇게 가다간 우주가 쓰레기장이 될 수 있을 거란 상상도 했어요. 그런 지저분한 우주에 뭐가 살지 알 수 없으니, 바이킹을 패러디한 ‘바요킹’도 나오고요, 핵폐기물을 먹고 사는 ‘핵충’이라는 괴생명체도 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세계를 영감을 발휘해 풀어가야 하는 것이 작가들의 영원한 숙제인 거죠.” 한국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이 흥행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둘리만큼 장수하는 캐릭터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다. 특히 올해는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을 일컫는 말) 열풍이 일어난 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460만 관객을,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은 550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계 소식은 암울하다. 검정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최근 저작권 분쟁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 사태까지 마주하게 된다. 김 작가는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세히 알고 있는 사안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더 안타까운 건 이런 사례가 앞으로 더 일어날 소지가 많다는 거예요. 이제는 1인 작업시대가 아닙니다. 모든 작업이 협업이죠. 지적소유권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는 거예요. 후배들에게는 작업 초기부터 각자의 저작권·지적소유권에 대해 명확히 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하지만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확신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툰시장을 보면 젊은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 놀란다고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보다 한국 애니메이션과 웹소설에서 훨씬 자유로운 구조를 발견한다는 것. 김 작가는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웹툰 중에 현대화된 문화 속에서 서구지향적인 소재가 많지만, 한국문화의 뿌리에 관심을 두는 작가도 곧 출연할 것으로 예상한다.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 ‘가뭄에 콩 나듯’ 투자하는 자본시장이 좀 더 안정된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세계를 무대로 훨훨 날아갈 날들이 멀지 않다는 예측이다. 극장판 준비로 출판만화 중단한 것이 가장 아쉬워 40년. 통상 한 세대를 30년으로 간주해도 긴 세월이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둘리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작가는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친근함’이야말로 둘리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둘리의 정신연령은 7살 어린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장난칠 법한 것들을 둘리 캐릭터에 녹여낸 것. 둘리뿐만이 아니다. 음치 마이콜은 실제 김 작가가 쌍문동에 거주할 당시 이웃집에 살던 가수 지망생을 참고했고, 고길동은 80년대 40대 직장인의 모습을 녹였다. 직장인의 모습·습성을 관찰하기 위해 오피스들이 가득한 빌딩 숲을 누비기도 했다. 평생을 만화가로 살아온 영원한 둘리 아빠 김수정 작가. 혹시 만화가로의 삶을 후회한 적은 없을까. 어떤 삶이나 후회가 있겠지만, 오히려 만화를 더 그리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느라 출판 만화에 손을 놓은 것이 바로 그것. 1인 작가 체제로 오랜 세월을 보내온 그가 둘리를 비롯한 여러 출판 만화를 그리면서 극장판 애니메이션 총감독까지 맡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룬 것에 대한 만족은 모르는데, 놓친 것은 후회스럽죠. 물론 힘들었지만, 출판 만화를 하면서 애니메이션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있어요. 우리 일이라는 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눈 나빠지고 손 떨리면 못해요. 젊어서는 앞으로 할 일을 계획했지만,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를 역으로 생각해요.” 둘리의 새로운 모험 이야기를 극장에서 또 볼 수 있을까? 김수정 작가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3년 개봉을 계획했던 극장판이 있었어요.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대침공(가제)라는 애니메이션인데요, 둘리 일당이 얼음별에 가서 난장판을 만들었다면, 후속편에서는 반대로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이야기입니다. 둘리와 친구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외계인을 막아내면서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죠. 우선 중단했던 만화책을 먼저 출판할 계획입니다.”
체코 프라하역에서 야간열차를 탔다. 부다페스트까지 약 9시간이 걸린다. 6명이 함께 타는 비좁은 쿠셋(침대칸) 꼭대기 칸에서 선잠을 잤던 것 같다. 덜컹거리는 소리에 가끔 잠에서 깼고, 지금쯤 국경을 넘어가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가끔 차창을 스쳐 가는 가로등 불빛에 눈이 부시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였다.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역사 밖으로 나오니 이방인을 제일 먼저 반기는 건 역시나 잿빛의 하늘이었다. ‘동유럽표 가을 하늘’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우중충한 하늘. 어디에선가 잔뜩 몰려온 두터운 먹구름이 부다페스트 시내를 뒤덮고 있었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며 반질거리는 돌바닥 길을 가는 동안 귓전에는 내내 ‘글루미 선데이’의 아련한 선율이 맴돌았다. 헝가리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음악. 1935년 헝가리의 무명 작곡가 레조 세레스는 연인인 헬렌에게 실연당한 아픔을 담아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을 썼다. 그런 사연이 있어서일까? 음반이 출시된 지 8주 만에 헝가리에서만 187명의 자살자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이 노래를 들으며 목숨을 끊었다. 레조 세레스 역시 자기 노래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자살했다고 한다. 롤프 슈벨 감독은 이 믿기지 않는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만들었다. 영화는 자보와 일로나 그리고 안드라스라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만들어 내는 특별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미로처럼 좁은 골목을 걸어가는 동안,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던 일로나의 모습과 그녀를 바라보던 안드라스의 강렬한 눈빛 그리고 영화 내내 흐르던 치명적인 피아노 멜로디가 머릿속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가 사라지곤 했다. ‘당신을 잃겠느니 당신의 반쪽이라도 갖겠소’라던 자보의 안개 같은 목소리도 골목 저편 어디선가 들리는 듯했다. 어쨌든 야간열차는 8시간의 어둠 속을 느리게 달려서는 몽환처럼 어슴푸레한 부다페스트의 풍광 속으로 여행자를 내려놓은 것이다. 부다와 페스트, 서로 다른 풍경 호텔에 부랴부랴 짐을 맡기고 처음 찾은 곳은 ‘세체니 다리’다.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밤에 불을 밝히는 전구가 멀리서 보면 사슬처럼 보인다고 해서 세체니(사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다뉴브강을 연결하는 8개의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세체니 다리 양 끝에는 커다란 사자상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자는 혀를 갖고 있지 않다. 별명이 ‘혀 없는 사자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조각가가 깜박 잊고 혀를 만들지 않았다’, ‘더 이상 싸우지 말라는 의미로 일부러 안 만들었다’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혀가 없으니 울지 못한다. 그래서 헝가리 사람들은 ‘가능성 없는 일’을 이야기할 때 종종 ‘사자가 울면’이란 문구를 인용한다고 한다. 부다페스트는 원래 하나의 도시가 아니었다. 다뉴브(도나우)강을 사이에 두고 각각 발전하던 부다와 페스트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도시다. 인구는 약 2백만 명으로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 가운데 하나다. 부다는 귀족과 부호의 영역, 페스트는 상인의 활동무대였다. 고대 로마의 군사기지로 개발되기 시작해 1361년 헝가리의 수도가 됐다. 13세기 이후 헝가리 왕들이 거주했던 왕궁을 비롯해 역사적 유물과 건축물들이 산재해 있다. 페스트가 도시로 형성된 것 역시 13세기 무렵, 상업과 예술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두 도시는 16~17세기엔 터키와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왕조 지배하에 있었으나 1872년 합병하여 하나의 도시가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주변 작은 도시들까지 합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이 때문인지 부다 지역과 페스트 지역은 각기 서로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왕이 살았던 부다 지역은 어딘가 중후한 분위기를 풍긴다. 왕궁과 성당 등 역사적 건축물이 즐비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몫했으리라. 부다 지역에 가장 큰 볼거리는 야트막한 부다 언덕에 다 모여 있는데, 부다성과 마챠시 사원, 어부의 성채 등은 반드시 찾아야 할 곳이다. 부다성은 13세기에 지어졌다. 전성기 시절, 빈과 함께 합스부르크 제국의 공동 수도였던 부다페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만신창이가 된다. 전후 50년 동안 지속된 공산주의 통치 역시 건물 대부분을 파괴해 버린다. 현재의 부다성 안에 있는 부다 왕궁은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것을 복구한 것이다. 고풍스럽고 우아하던 실내장식이 현대식으로 다 바뀌었다고 한다. 성은 역사박물관과 국립박물관·국립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다. 왕궁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88m 높이의 첨탑이 있는 거대한 마차시 사원과 만난다. 1200년대 중반에 건축된 이 사원은 헝가리의 역사에 따라 한때는 교회로, 또 한때는 이슬람 사원으로 이용되기도 한 특별한 내력을 가지고 있다. 네오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있으며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외관이 돋보인다. 기하학적 무늬의 타일로 장식된 본당 지붕도 시선을 끈다. 이곳은 마차시 왕을 비롯해 역대 국왕의 결혼식과 대관식 장소로 이용되던 곳. 온통 황금으로 장식된 주 제단이나 대관식에 사용된 베일과 성물 등 전시물이 상당히 화려하다. 터키에 점령당했을 때는 이슬람 사원으로도 쓰였는데 지금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뾰족한 지붕을 가진 흰색 건물들이 회랑을 이루며 길게 늘어선 어부의 성채 또한 볼 만하다. 100여 년 전 건축된 네오 로마네스크식 건물인데, 다뉴브강 연안에 있는 요새 중에서는 가장 오래됐다고 한다. 과거 어부들이 이곳에서 파수를 맡아 적들을 방어했다고 해서 어부의 성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적용된 반원형 아치와 고깔 모양의 탑들이 동양적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이곳에서는 강 건너편의 페스트 지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데, 세체니교의 끝자락에 위치한 아담 클락 광장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언덕 위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부다 언덕에서 봤을 때, 페스트 쪽 강변에 성처럼 솟아있는 건물이 부다페스트가 자랑하는 국회의사당이다. 건국 1천 년을 기념해 1904년에 완성한 것으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입법 건물 중 하나다. 그 위엄과 화려함을 지키기 위해 십수 년째 보수공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 일부만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어서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야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영웅광장에 서면 36m의 중앙탑 위에 세워진 헝가리의 수호천사 가브리엘과 헝가리 독립을 위해 싸운 근대지도자와 왕들의 동상이 위엄 있게 여행자를 기다린다. 헝가리 건국 1천 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헝가리 역사를 빛낸 영웅들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중앙기둥의 대좌에는 9세기경 헝가리에 온 마자르족 수장들의 동상이 서 있다. 다른 유럽 국가와는 다르게 의상과 무기가 독특하다. 부다 지역에 비해 페스트 지역은 젊음과 활기로 넘친다. 특히 다뉴브강변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바치거리는 보행자 전용 거리로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부다페스트의 명동’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곳이다. 수많은 상점과 사무실·은행·레스토랑 등이 몰려 있어 페스트 지구 내에서도 가장 화려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노천카페·레스토랑·기념품샵과 고급 호텔 등이 이어진다. 키라리거리 역시 페스트 지역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지하철 데악광장역(Deak Ferenc Ter)에서 내리면 된다.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동네로 세련된 멋으로 가득하다. 작은 골목에는 멋진 펍과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데, 상당히 오래된 빈티지 제품을 취급하는 가게도 많다. 바치거리 끝에 중앙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1897년 개장했다. 헝가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과일을 비롯한 농업국가 헝가리를 대표하는 신선한 농수산물과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와 다이애나 왕비가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1층에는 갖가지 채소·과일·치즈 등을 파는 식료품 가게가 자리하고, 2층엔 요기할 수 있는 작은 식당이 줄지어 있다. 민예품과 골동품을 파는 상점들이 몰려 있어 예전 공산권 시대의 유품 등 간단한 액세서리나 선물용품 등을 사기에도 좋다.
워런 버핏 주주총회에서 얻은 깨달음 교직에 있던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미국 오마하로 가서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보는 것이었다.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주주총회가 있고, 전날은 버크셔해서웨이의 계열사들이 부스를 여는 쇼핑데이가 열린다. 이날 연매출 20%를 기록하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로 4만 명 넘는 관광객의 큰 손들이 기념품과 계열사 제품들을 사들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즈캔디·버핏 캐릭터가 새겨진 기념품·의류가 인기가 많고, 캠핑카·모듈하우스·타일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전날 쇼핑센터에서 잔고증명서 또는 증권어플을 보여주며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1주당 4장까지 입장권을 준다. 다음날 주주총회에 제대로 된 자리를 앉으려면 5시부터 줄을 서야 한다. 입장은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이날은 미국에 있는 금융인들은 다 모였다 할 정도로 뉴욕에서 보던 월가 사람들을 미국 중부 시골 오마하에서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패키지 투어로 올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버핏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발언권도 가지고 있었다. 버핏투어를 기획한 중국 펀드 회장과 버핏 자택 앞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의외로 중국에 가치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동거리 부담만 없다면 한국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기업의 주주총회에 마치 월드컵 경기장에 몰려든 관람객에 맞먹는 인파가 몰리는 것을 보며 전율이 느껴졌다. 미래에는 한국에서 이런 투자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미국인은 왜 날씬할까? 미국 방문 당시 최대 이슈는 ‘140만 원짜리 살 빼주는 약’ 이야기였다. 원래는 당뇨 치료제로 나온 약인데, 살 빼는데 효과적이라는 소문 때문에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오마하·워싱턴·뉴욕·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를 갔을 때, 애틀랜타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에서 뚱뚱한 미국인을 보지 못했다. 햄버거·콜라·피자를 달고 사는 미국인이 날씬하다니 의외였다. 다시 생각해보니 미국의 부자동네만 방문했었고, 부자들만 만나고 왔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이든 밤이든, 공원이든 시내든 조깅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고, 샐러드와 채소음식 가게는 인기가 있었다. 그리고 식단·운동·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체형관리를 위해서는 돈이 아끼지 않았다. 140만 원짜리 살 빼는 약까지 도입되면 이제 빈부격차가 체형에서부터 드러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명품을 걸치고, 비싼 음식을 먹는 시대에서 자기 건강과 체형을 관리하는 것이 부를 뽐내는 시대가 되면 부자들은 어디에 돈을 쓸까? 투자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전기차를 외치지만 전기차가 없는 미국 테슬라로 인해 미국이 전기차가 제일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 전기차를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전기차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고, 유럽·미국 모두 그 수준에 비하면 전기차 보급률도 인프라도 부족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테슬라가 정말 흔하게 다녔다. 하지만 미국의 중부·동부 도시에서는 각각의 이유로 전기차를 볼 수가 없었다. 중부는 땅이 넓고 도시 간 거리가 멀다. 또한 기름이 저렴하다. 인건비가 비싸고, 스스로 집을 수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SUV나 픽업트럭이 유행한다. 전기차는 가격도 비싸고, 주행거리도 짧아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소도 보기 어렵다. 반면 동부는 오래된 도시들로 길이 좁고, 주차할 공간도 부족하다. 전기차 충전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 소득이 높고 기름값도 높아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인프라 문제로 전기차가 들어오기 어렵다.미국은 넓은 땅이고, 소득·물가·인구밀도가 제각각이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미국을 하나로 보고 평가한다. 미국은 이래서 전기차가 없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없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세계의 천재들이 몰린다. 애플·구글·페이스북·테슬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몰려 있다. 엔지니어로 불리는 이 천재들은 엄청난 몸값을 받으며 직장을 자유롭게 옮겨 다닌다. 이들이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를 세우면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탄생된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국 청년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알아주는 천재들인데 이 실리콘밸리에 이런 인재들이 득실거렸다. 미국이 강한 이유는 전 세계의 천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훌륭한 인재들을 미국으로 빼앗기고 있다. 인재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전 세계 인재들이 다니고 싶은 기업이 한국에 굳건히 있어야 하고, 한국 인재만 뽑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있다면 누구든지 올 수 있도록 이민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박완서 작품 중 서 있는 여자라는 장편소설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박완서 관련 평론이나 대담집 등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많은 여성이 이 소설을 80년대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1982~1983년 주부생활에 ‘떠도는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인데 제목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기와 나는 절대적으로 동등하기, 알았지?” 약혼식 후 주인공 연지가 철민에게 한 말이다. 연지와 철민은 이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둘은 한 명은 일해서 돈을 벌고 한 명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기로 약속한다. 우선 철민이 공부하고 연지가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는데, 하나씩 갈등이 쌓인다. 철민은 묵묵히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하는 것 같지만, 일부러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연지도 남의 이목을 생각해 손님이 오면 별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장만을 도맡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기는 낙태 때문에 생겼다. 실수로 아기가 생기자, 연지는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중절수술을 한다. 얼마 후 철민은 이 사실을 알고 연지를 폭행하고 일을 그만두라며 연지의 중요한 원고마저 찢어버린다. 연지는 이혼하려고 했지만, 친정 부모가 말리는 바람에 참는다. 잠시 유지한 결혼생활은 철민의 외도로 끝장난다. 연지는 이 결혼이 뭐가 잘못된 것일까 고민하다 ‘한 남자를 사랑하기보다는 바로 남녀평등이란 걸 더 사랑’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니 경숙 여사는 딸 연지와는 반대로 전통적인 여성관에 매여 있다. 그래서 어머니와 딸의 선택은 정반대였다. 경숙 여사는 대학교수로 학문에 빠져 자신을 소홀히 하는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어깃장을 놓는다. “그래요, 난 일부종사 못 했어요. 하고 싶어도 남편이 하나를 줘야 하죠. 당신이 한 번이라도 나에게 당신의 하나를 다 준 적이 있어요? (중략) 백분의 일쯤이 얼추 들어맞을 거예요.” 경숙은 먼저 이혼한 친구들 생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이혼 순례’를 떠난다. 여기서 석류나무가 경숙이 이혼 뒤에 꿈꾸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나오고 있다. 여고 동창인 닥터 박은 경숙의 남편이 기르는 석류나무가 작다며 자기 집에는 그보다 훨씬 무성한 석류나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닥터 박의 집 석류나무는 그녀의 이야기와 사뭇 달랐다. 경숙은 기대가 무너지는 서운한 기분을 느낀다. 경숙은 돈과 직업이 있지만 불안정하고 고독하게 사는 친구 모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 순례지인 은선네 집은 깔끔하지만 자식과 관계가 삐걱거리고, 내연남과 관계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 경숙은 이혼녀들의 이 같은 모습에 실망해 남편 없이는 못 살겠다는 결론을 내린다. 연지는 이혼의 아픔을 딛고 기자를 그만두고 자기만의 글을 써보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 대목에 노란 장미가 나오고 있다. 그녀는 불을 켤까 하다가 먼저 노란 장미를 항아리에 꽂았다. 그걸 방바닥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쓰는 밥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노란 장미가 등불이라도 되는 것처럼 한동안 불을 안 켜고도 불편 없이 파를 다듬고, 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벗은 양말과 속옷을 세탁기에 처넣었다. 그녀는 예쁘고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따라서 쟁반에 받쳐 들고 장미 옆에 앉았다. (중략) 그녀는 정교한 모습으로 입을 다물고 있는 장미 송이에 코를 댔다. 아름다운 이의 옷깃에 향수를 한 방울 살짝 뿌렸을 때처럼, 그녀는 그녀만의 정적과 고독에 한 다발의 노란 장미를 더한 것을 행복하게 생각했다. 행복감이 미주(美酒)처럼 그녀의 피돌기를 훈훈하고 활발하게 했다. 마치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연지라는 인물의 새로운 출발을 노란 장미로 축하해 주는 것 같다. 소설에도 나오듯이 다른 색보다는 좀 희귀한 노란색 장미로. 작가는 이처럼 석류나무와 노란 장미를 대비시키면서 결혼생활과 이혼문제를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은 많은 여성이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하고 있었다. 결혼 4년차라는 여성은 블로그에 ‘이 소설이 1980년대 초반에 나왔으니 벌써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연지의 모습은 82년생 김지영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 씁쓸한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다른 여성은 ‘연지는 지금까지 읽은 박완서 소설 속 여주인공 중 가장 멋진 여자’라고 했다.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장미 장미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고 가꾸는 꽃이다. 그래서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온갖 품종을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1만 종 이상의 품종이 있고, 해마다 200종 이상의 새 품종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잉글랜드·룩셈부르크·루마니아·불가리아 등 여러 나라의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월 중순쯤부터 9월쯤까지 장미꽃을 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 장미에 관한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적어도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201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 30%가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장미를 꼽았다. 20년 넘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2위는 국화(11%), 3위는 코스모스(8%) 순으로 나타났다. 우 우리나라에서 저절로 자라는 식물 중에서 해당화·찔레꽃 등이 장미의 할아버지뻘이다. 하나같이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진하다. 찔레꽃은 주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지름 2㎝ 남짓의 하얀 꽃잎이 다섯 장이고, 꽃송이 가운데에 노란색의 꽃술을 촘촘하게 달려 있다. 분홍색이 살짝 들어간 찔레꽃도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해당화는 진한 분홍색 꽃잎에 노란 꽃술이 아름다운 꽃이다. 산기슭에도 피지만, 바닷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에는 화단이나 공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탐스럽게 달리는 주홍빛 열매도 볼거리 중 하나다. 남부지방 해안이나 산기슭에서는 땅이나 바위를 타고 오르며 자라는 돌가시나무(땅찔레)를 볼 수 있다. 이름은 돌밭에 사는 가시나무라는 뜻이다. 흰 꽃이 피는 것이 찔레와 비슷하지만, 포복성으로 땅을 기며 자라는 것이 다르고, 꽃도 지름 4cm 정도로 찔레꽃보다 크다.
지방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연합대학체제를 만든 후 SKY에 맞먹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 ‘한국대’ 졸업장을 주자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대는 한국연합대학의 약칭. 파리 1대학·2대학 하듯 국립대들이 연합해 별도의 대학 체계를 갖춘 형태를 말한다. 물론 아직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합종연횡을 요구받는 고등교육환경을 감안하면 신개념 대안이다. 이러한 구상을 처음 내놓은 인물은 정태주(57) 안동대 전기·신소재공학부 교수(사진). 지난 3월 안동대 총장선거에서 1위를 차지, 1순위 후보로 추천됐다. 대학 총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현재 지방소멸 위기와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의 대도시에 소재한 대학도 위기지만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위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역대학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지금과 같은 교육정책이 유지된다면 지역대학 붕괴와 지역소멸은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국립대 학생 중 성적이 우수한 20% 정도의 학생을 대학들이 선발, SKY급 이상으로 엄격하게 졸업 역량을 관리하고, 이를 국가와 사회가 인정하는 한국대(한국연합대학) 방식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대 구상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주장처럼 수직적인 학벌 구조를 바꾸고,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안으로 평가된다. 또 수능성적보다 대학에서 얼마나 노력했느냐를 중시하는 개념이어서 치열한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정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 용문고를 나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모두 마쳤다. 2002년 안동대 교수로 임용된 후 창업보육센터장·기획처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일문일답. - 한국대를 만들자고 했는데. “처음 한국대 이야기를 꺼낸 게 2018년경이다. 지역소멸과 함께 지방대의 몰락이 눈에 뻔히 보이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대가 요구하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지역대학은 문 닫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제안했다. 그러려면 연합체제를 통해 힘을 모으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지방국립대 연합체제를 통해 견고하기 이를 데 없는 대학 서열화를 깨고 싶었다. 대학입학 당시의 성적 차이는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대학 서열이 되고 학벌주의 사회를 고착화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대학에 들어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느냐 하는 점 아닌가.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국립대가 배출한 우수 인재들에게 ‘한국대’ 졸업장을 수여하고 이들이 지역의 공공기관 등에 취업 때 우대해 준다면 지역대학도 살고 수도권 집중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 지방국립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하는 것은 또 다른 차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물론이다. 모든 국립대 학생에게 한국대 졸업장을 주자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을 선발해 적어도 SKY를 넘어설 정도의 실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한국대 졸업장이 권위를 인정받고 그들 또한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나.” - 관건은 지방국립대 교육의 질이다. 어떻게 높일 것인가. “A 국립대에 입학한 학생이 2년간 A 대학에서 학업을 이수하고 남은 2년은 B나 C 등 다른 국립대에서 이수하도록 해 공동학위를 수여한다면 학생들의 지역경험 및 역량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덧붙여 국립대 인증제 같은 것도 시행해 봤으면 싶다. 공학교육인증제처럼 전공별로 인증제를 실시해 국립대 졸업생이면 어떤 학문을 전공했건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구나 인정해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학교교육인증제는 공학도가 배워야 할 공학교육의 수준을 설정하고, 실적평가에 기반한 인증을 통해 학과의 교육수준이 국제적 수준에 동등함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 '한국대'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려는 대학들의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그리고 지자체도 지역대학에 우수 인재양성을 위한 물적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정부 역시 우수 인재들이 지역에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대 정책이 실현된다면 우수졸업생 배출→ 취업의 질 제고→ 지역사회 활성화→ 우수 입학생 유치 등으로 이어지는 인력의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 지방대학의 현실은 어떤가. “한때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역소멸 순위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사립대들은 이미 크리티컬 포인트(임계점)에 놓여있다. 지역소멸과 지역대학은 서로 직결돼 있다. 안동지역의 경우 인구가 15만 명쯤 되는데 안동대 교직원과 학생이 7~8천 명가량이다. 가족까지 합치면 족히 2~3만 명이다. 서울대가 없다고 서울이 흔들리지 않고, 경북대가 없다고 대구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안동에 안동대가 없다면 상황은 심각하다. 그만큼 중소도시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재와 같은 교육정책이 유지된다면 지방의 중소도시부터 지역대학이 붕괴될 우려가 있고, 그 여파로 지역붕괴와 지방소멸이 뒤따르게 될 것이다.” - 정부가 글로컬 대학이나 RISE 사업으로 지방대학 살리기에 나섰는데. “글로컬 사업으로 지방대학 30개를 육성하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과제가 남는다.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됐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대학 서열화가 존재하는 한 지방대학 살리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인적자본이 중요한 지식산업시대다. 유능한 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있다. 인재를 분산시키면 기업이 분산되고 그래야 지역이 골고루 살아날 수 있다. 이것이 핵심이다.” - 글로컬 사업은 정부가 5년간 1,000억을 지원한다. 하지만 대학들은 재정난 해결에 부족한 액수라고 하는데. “학생수는 줄고 등록금은 15년째 동결이니 대학 재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립대도 마찬가지다. 직원들 인건비는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공공요금이나 학생활동비 등은 모두 대학 부담이다. 특히 최근 공공요금이 많이 올라 대학 재정이 힘들다. 지방사립대들은 우리보다 더 열악할 것이다. 아마 생존을 위협할 수준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처럼 대학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 RISE 사업으로 대학지원 권한이 교육부에서 지자체로 넘어간다. 어떻게 보나. “대학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대학은 독립기관이다. 지자체가 대학 운영에 지나치게 지시하고 간섭하려 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 2028 대입개편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입 개편에 대한 생각은.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자연계를 지원하는 학생조차 과학과목을 다 이수하지 않고 대학에 온다. 특히 물리·화학 같은 과목을 대학에 들어와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모든 과목을 두루 공부한 후, 대학에서 전공을 선택해 살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현행 제도는 6개 대학까지 수시 원서를 쓸 수 있다. 학생의 선택권을 늘려준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따지고 보면 서울에 있는 몇몇 사립대학들만 혜택을 누리고 지역대는 씨를 말리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이 6번의 선택기회 대부분을 서울 소재 대학에 쓰고 나머지 한두 장만 지역대학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고할 필요가 있다.” - 안동대 총장 1순위 후보다.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외형적으로는 경북의 거점국립대학으로 육성하고 싶다.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부족 등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대학 간 통합과 연합을 통해 돌파할 생각이다. 교육부가 지방대 육성 정책을 추진할 때 대학이 위치한 지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안동대가 경북 북부지역의 교육 중심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공공의대 설립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의대의 정원을 늘리는 것이 돈도 적게 들고 손쉬울 수 있겠지만, 의료낙후 지역에 의료 여건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이 소멸되느냐 안 되느냐를 판가름하는 정주여건은 교육과 의료가 관건이다.” - 안동의 슬로건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이다. 그만큼 자부심이 있다는 뜻인데 안동대 역시 인문학이 특화된 대학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무리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다. 우리 대학은 인문학과 디지털기술을 융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또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인문학자를 길러내겠다는 의미다. AI 시대,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인성이다.”
교육부가 교사의 인사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수업가산점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교원승진 및 보수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 새로운 인사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교원역량혁신추진위원회(추진위)는 지난 3월 30일 1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들을 논의했다. 이날 교육부가 추진위에 상정한 교원역량혁신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수업 잘하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가칭)수업력 제고 유공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수업력제고 유공가산점은 공통가산점으로 분류돼, 확정되면 승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디지털교과서 적용을 기점으로 교실수업의 혁명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교육부가 디지털 역량을 수업가산점의 주요 척도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교육부는 추진위 연구·검토를 거쳐 내년에 교원 승진규정 개정을 포함한 인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업가산점의 주요 척도로 디지털 역량 거론 수업을 잘하는 교사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학교교육의 중심을 수업에 두겠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시도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디지털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사의 수업전문성은 학생 성장과 학교교육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교원단체에서는 교사의 수업력 향상과 이에 대한 보상책을 다양하게 실행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수업·생활지도·교육자료 영역에서의 현장연구대회는 가장 긴 역사를 지닌 수업연구대회이며, 1990년대 교사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시작한 열린교육운동은 교실수업개선 실천사례라는 연구대회를 탄생시켰고, 전국의 수많은 젊은 교사들이 참여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EBS 역시 교육방송 활용 수업연구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2011년 수석교사제가 생기고, 수석교사에게 수업코칭을 자발적으로 의뢰하는 수업성장 욕구가 높은 교사들도 등장했다. 반면 단위학교 수업장학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업개선에 대한 교사의 노력과 책무는 자율이라는 미명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이 학교현장의 불편한 진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중심으로 하는 동료장학과 수업전문성 제고의 노력도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전보 탓에 잦은 구성원의 변화를 초래, 공동체의 체계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수업가산점제의 기대와 우려 그렇다면 교사가 수업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전문성을 갖추어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수업가산점제가 필요할까? 수업가산점제를 실행하게 된다면 교사들과 학교현장은 어떤 반응과 변화를 보일까? 쉽게 재단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수업연구대회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긍정적인 측면은 수업연구대회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수업고민과 수업실행 과정, 결과물을 정리하며 실질적으로 전문성 신장을 경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연구점수나 가산점을 보상으로 받아 관리자로 승진하거나 수석교사로 선발된 교원들은 수업가산점제 시행에 적극적이다. 반면 우려되는 측면으로는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수업이 전문성이 있는지, 성장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느냐 하는 지적이다. 교실마다 다른 수많은 상황과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수업이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또 수업연구의 보상책이 승진의 도구로 전락한 관행이 되풀이 된다면 수업가산점 역시 수업에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에게는 냉소적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현재 교원 인사제도에서 수업 관련 연구활동에 대한 보상은 연구점수로, 그 외 생활지도나 업무에 따른 실적·근무환경이 열악한 학교에서의 경력은 가산점으로 보상체제가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새롭게 시작되는 수업가산점은 과연 교사의 연구활동으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연구와 관계없이 업무적 접근, 즉 교사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자에게 주는 가산점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또 하나 디지털 기반의 수업전문성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에듀테크 활용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수업을 잘하고 학습지도를 잘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수업은 교수·학습자료를 잘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가 성취기준에 적합하도록 교수·학습할 내용을 조직하고, 선정하며,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에 맞게 매체를 매칭 하는 디자인 능력이 필요하다. 교실에서의 실행 능력 모두를 포함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학습과정과 결과를 피드백해 주는 평가영역을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새내기 시절 선배교사들이 현장연구에 참여하면서 수업과 평가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며, 교원단체나 교육 유관기관에서 시행하는 수업관련 연구대회나 공모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물론 학생지도 경험 부족과 연구논문 작성의 미흡함으로 탈락하는 경험도 가졌고, 이를 계기로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며 다양한 연수와 선배교사와의 교류를 통해 하나씩 채워나갔다. 승진을 위한 보상을 얻기 위해 참여했다기보다는 한 해 한 해 학생들과의 수업경험에 대한 정리, 인성교육에 대한 누가기록, 교육자료 제작에 대한 공유를 목적으로 18번의 연구대회에 참여했다. 어떤 선배교사들은 “관리자가 될 생각도 없으면서 왜 그런 활동을 하느냐”고 묻거나 의아해했지만, 이러한 도전은 교사로서의 성장욕구였다. 아니 어쩌면 교사로서 당당하게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은 갈망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수업가산점 제도가 교사와 학교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사가 자신의 수업개선을 위해 제도적으로 마련된 다양한 선택지들을 실행하며, 숀이 주장하는 ‘반성적 실천가’로 성장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교육수요자들이 바라는 교사상이 아닐까. 비록 가산점이 목적이라 하더라도 교사들이 학교교육에서 실천하는 활동들을 정리하여 현장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실보다는 득이 훨씬 많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성장이라는 목적이 가산점이라는 수단에 매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기를 맞아 미래사회는 변화의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미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질 것이며, 교육의 중심인 학교에서부터 그 방향을 바르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자율·균형·미래’의 3대 원칙을 바탕으로 기본과 기초를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기초역량과 기본 인성교육 강화, 인공지능 기반 에듀테크 활용 교육 확대, 지역교육협력 플랫폼 구축으로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고 미래사회에 걸맞은 교육의 방향을 세워가고자 한다. 기초역량의 강화 기초역량은 무엇보다 학생이 갖춰야 할 행복의 중요 조건이다. 향후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미래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초체력을 포함해 의사소통능력·학습력 등 기초역량을 먼저 갖춰야 한다. 경기교육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멘토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1:1 학습운영, 기초학력학습지원 전문교사 인력풀을 구성해 학생의 기초에서부터 심화에 이르기까지 학습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기초체력과 학습, 사회성 회복을 위해 초등 3·4학년을 중심으로 맞춤형 ‘더(T·H·E) 자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담임교사 중심의 학습지원(Teaching), 신체건강 지원(Health), 사회성 및 심리·정서 지원(Emotion)을 통한 개별 맞춤형 성장 지원 프로젝트다. 또한 체육·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감기 태권도대회 육상대회 등을 재개하고 ‘아빠와의 만남, 아빠와 함께해봄’ 프로그램을 운영해 체력과 인성을 동시에 기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형 IB 프로그램을 통해 정답을 찾는 수업에서 질문에 답을 찾는 탐구수업, 과정중심 피드백 및 논술형 평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관심학교 25교를 운영 중이며, IB 선도 교원양성으로 학생들의 사고력 확장을 위한 수업과 평가를 보다 확산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기본 인성교육 확대 타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것은 기본 인성이다. 새로운 경기교육은 인성교육을 강화해 성장 단계별 인성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위해 교권보호지원센터를 권역별로 확대하고 교육지원청별로 화해중재단을 운영해 학교폭력예방과 갈등의 교육적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격 형성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단계부터 인성교육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초·중·고 대상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자녀교육은 학교와 가정이 모두 관심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 가정과 연계한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해 아버지 교실을 운영하고,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책임 공유, 학부모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 추진 학교현장에서 스마트기기 활용이 보편화된 사회가 되었다.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는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은 필수다. 경기도교육청은 초3부터 고3까지 스마트기기 보급을 완료하고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AI 활용 맞춤형 개별학습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의 학습 이해도를 점검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줌으로써 맞춤형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나가겠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고,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해 초4·중1·고1에 시범 적용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전체 학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디지털 활용 확대에 따른 시민교육 강화를 위해 실천학교를 운영하고 학생의 올바른 디지털 시민성 함양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역교육협력체계 구축 오늘날 학교는 지역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교실뿐 아니라 학교 밖의 모든 인적·물적자원이 협력해 소중한 우리 학생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활동을 돕는 지역교육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올해 25개 교육지원청과 31개 시·군이 미래교육협력지구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교육구성원 모두 신청하고 참여하는 지역단위 공유학교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지자체와 협력해 학교시설 복합화를 추진하고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문화·체육시설을 설치하는 등 교육의 공공성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 우리의 돌봄은 ‘교육이 있는 돌봄’이다. 돌봄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며, 교육이 있어야 한다. 현재 경기도형 늘봄학교 80개교, 257실 4,7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초등 돌봄교실 대기수요 6,914명의 연내 100% 해소를 목표로 함께 노력하고 있다. 경기교육의 변화는 계속 진행 중 경기교육을 받은 학생이라면 자기 나름대로 적성과 진로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직업계고 학생 지원을 위해 산학연계 신산업분야의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신기술 분야 하이테크 직업계고 설립을 추진해 학생의 진로와 취업을 돕고 있다. 학생들의 대학 진학정보 제공을 위해 학생·학부모 대상 진학정보 서비스 확대와 교원들의 진로교육 역량 강화에도 힘써 나가겠다. 과대학교·과밀학급 해소는 경기도의 주요 현안이다. 취임 이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제도 시행 이후 최초로 2022년도 하반기부터 3회 연속 중앙투자심사를 100% 통과했다. 교육부와 적극적 협의를 통해 300억 원 미만 학교 신설과 복합화 시설 학교 설립 추진 시에는 중앙투자심사를 면제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했고, 투자심사 규칙 개정을 반영 중이다. 도청과 협력해 학교용지 부담금 중 120억 원을 과밀학급 해소용 증축 예산으로 확보함으로써 쾌적한 학교 환경개선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맛있고 질 높은 급식 제공도 중요한 과제다. 이에 초·중·고등학교 75개교에 자율선택 급식 모델학교를 운영해 학교현장에 맞는 급식환경을 조성하고, 향후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현장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교원역량 강화와 우수 교원 대상 인센티브를 높이기 위해 교사 연구년제와 수석교사 선발을 부활했다. 교원 석사학위 과정의 예산 지원을 확대해 역량 있는 교원의 연구역량을 높이고 교원 생애 단계별 연수를 운영해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교육활동 중심 행정지원과 교직원 학교업무 경감을 위한 본청 총괄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지속적인 학교업무 간소화 과제 발굴로 현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개선토록 노력하겠다. 새로운 경기교육의 원동력은 자율성 자율성을 실행동력으로 할 때 각자의 다양한 역할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자신이 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주도적으로 실행할 때 책임 있는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해 힘써 왔다. 등교시간을 자율화해 학교구성원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 예산 편성의 자율성을 강화해 학교 특성에 맞게 운영비를 편성하고 집행하도록 했다. 올해는 지역교육청 교육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성을 확대해 지역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중용에 집기양단(執其兩端)이라는 말이 있다. 양극단을 바로잡아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경기교육은 편향적인 시각으로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자율·균형·미래’의 정책 기조에 따라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교육정책 방향을 추진하겠다. 균형 있는 교육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교육의 본질은 충실하게 지키고, 미래교육을 위해 변화해야 할 정책은 과감하게 변화를 가하겠다. 기존 정책을 아우르며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좋은 정책은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 경기교육이 변화하면 대한민국 교육이 변한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교육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경기교육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기초와 기본을 충실하게 익히고 첨단 에듀테크 활용과 다양한 지역협력 체계를 튼튼히 구축해 미래교육의 중심, 새로운 경기교육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
“교육혁신은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세계가 급변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미래의 직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워야 합니다. 교육혁신을 통해 학생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챗봇의 의견입니다. 교육혁신에 대한 2,000자 칼럼을 써달라고 부탁하자마자 챗봇이 불과 3~4초 만에 뚝딱 써낸 글의 서두입니다. 놀랍도록 논리적이지만 다음 문장이 한층 더 놀랍습니다. “교육혁신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교육혁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혁신을 위한 노력은 정부·학교·학부모·학생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챗봇은 혁신의 가장 어려운 심리적인 부분마저 예측합니다. 서둘지 말라, 그리고 서로 탓하지 말고 협업하며, 각자 해야 할 부분을 책임 있게 하라고 애정 어린 조언마저 곁들였습니다. 힘든 만큼 좋은 결과도 있을 테니 견디어 내라고 격려까지 합니다. 이 답변에 감탄하면서도 섬뜩하고 초라해지는 묘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생각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꿰뚫어 보는 것 같고, 우리를 마치 달래야 하는 어린애로 취급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챗봇이 더 오만해지기 전에 제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놀라움과 두려움과 수치심은 뒤로하고 냉철하게 현실을 따졌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에는 주판을, 중학생 때에는 T자 모양의 계산자를, 고등학생 때에 처음으로 휴대용 계산기를 사용했습니다. 비록 덧셈·뺄셈·곱셈·나눗셈 기능만 있는 계산기였지만, 그 당시에는 신기한 혁신제품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휴대용 계산기가 학생의 기본 수학실력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우리는 결국 계산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챗봇은 수학만이 아니라 모든 교과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초혁신 제품입니다. 지금은 규제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역시 교실에 전격 허용될 것입니다. 정답을 추구하는 전통 교육의 종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챗봇에게 또 물어봤습니다. 그럼 앞으로 교사의 역할이 무엇이냐고요. 답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챗봇이 더 정교해짐에 따라, 그들은 현재 선생님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더 많은 일을 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는 커리큘럼 설계, 학생 학습평가, 개인화된 지원 제공과 같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그나마 존댓말로 답을 해줘서 망정이지 내용은 상당히 매몰찹니다. 챗봇이 점점 교사를 대처할 것이라고 하네요. 교사가 설계와 지원하는 일 위주로 맡게 될 거라는 말은 뒤집어 보면 교실현장에서 퇴출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챗봇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누가 허락하고 말고를 정한단 말인가요. 누가 누구의 상전인지 헷갈립니다. 아, 제 심사가 많이 뒤틀려 있나 봅니다. 챗봇이 교사를 돕는다는 뜻으로 좋게 해석할 수도 있을 텐데,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제 심정이 불안해진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리 놀라지 않아도 될 법합니다. 챗봇이 뱉어낸 답은 결국 사람들이 여태껏 해온 말과 글의 요약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다 제기한 문제이며 제시한 해결책들입니다. 창의력 교수법, 교육경험 디자인 기술, 개인화된 지원에 필요한 감정코칭 기술과 회복탄력성 기술 확보 등 일부 선도적인 교육자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는 방향이며 시도하고 있는 방안들입니다. 이제는 일부가 아니라 대다수가 실천해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10년 후에 다시 챗봇에게 물어볼 계획입니다. 한국 교육혁신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가? 아래는 제가 예측하고 기대하는 챗봇의 답입니다. “한국은 교육혁신을 위해서 정부·학교·학부모·학생들이 함께 노력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하여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습니다.”
도서관보다는 놀이터가 익숙하고, 독서보다는 공놀이를 더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사서교사가 된 후로는 여가시간에 독서를 한다. 외출할 때 가방에 책 1권, 혹시 모르니 1권 더 챙긴다. 여행 갈 때는 여행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캐리어에 넣는다. 취미란에 한 번도 독서를 적어본 적 없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선생님 책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에 자신 있게 책을 골라주는 나를 보며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뛰어놀던 아이에서 책을 읽는 사서교사가 되었다.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학생들에게도 경험시켜주고 싶다. ‘사서교사는 어떤 수업을 하면 좋은가?’ “사서교사는 무슨 일해요?”, “수업도 하나요?” 사서교사가 되고 꽤 많이 받은 질문이다. 아직 사람들에게 사서교사라는 직업은 생소하다. 참고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업도 한다니. 어떤 수업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건 사서교사인 나에게 늘 숙제 같은 일이다. 교과서와 정해진 시수가 없는 어려움은 있으나 어떤 주제로든 독서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나의 독서수업 운영 큰 주제는 ‘도서관과 친해지기’이다. 세부주제는 수업시수나 학년별로 달라지겠지만, 도서관과 책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도서관을 친숙하게 생각하고 책 속에서 여러 가지 답을 찾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인이 되었을 때 수업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거쳐 간 학생들이 독서수업과 책, 사서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이 남아있게 된다면 나는 그 정도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수업의 실제 ● 좋아요, 싫어요, 재미있었어요. 말고도 다양한 감정표현이 있단다. 감정표현은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조절하는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감정을 구별하고 표현하는 단어를 풍부하게 익힌다면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되어 그림책 심리학회 학술대회 참여, 자기 사랑법 연수 수강을 하면서 자기감정을 바로 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 좋은 걸 어릴 때부터 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왜 그때는 감정수업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2015년 이후로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서교사로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하태완 상담교사(단양 상진초)와 협력하여 6차시에 걸친 감정수업을 계획했다.[PART VIEW] ● 1차시 1·2차시에는 다양한 감정표현을 이해하는 수업을 한다. 이토록 많은 감정표현이 있다는 걸 아이들은 감정수업을 통해 배우게 된다. 도입단계에서 오늘의 신체점수와 마음점수를 손으로 표현하고, 옥이샘의 감정툰 출석부를 이용하여 하루의 감정을 나눈다. 6차시 동안 자연스럽게 나의 감정에 대해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컬러몬스터를 읽은 후 모둠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감정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무슨 색깔인지, 여러 감정이 섞여 있지 않고 감정을 정리해서 한 가지 감정을 하나의 병에 넣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었던 경험, 자신이 자주 쓰는 감정은 무엇인지, 내 보관병에 담고 싶은 감정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부 정적 감정을 느끼는지 모둠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 2차시 2차시 감정은 무얼할까? 그림책을 읽으며 더욱 세분하여 다양한 감정에 대해 알아본다. 책에서 감정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보고, 등장인물 표정도 세심하게 관찰한다. 책을 읽은 후 마음에 드는 감정에 대해 짤막히 발표하는 시간도 가진다. 1~2차시 동안 배운 여러 가지 감정표현이 아직은 낯설 수 있기에 아이들이 직접 입으로 감정단어를 내뱉을 수 있도록 감정카드를 활용하여 게임을 한다. 첫 번째는 감정 빙고게임이다. 5×5 빙고판에 단어를 적은 후 빙고게임을 한다. 단순하지만 단어를 익히는데 이보다 좋은 놀이가 없다. 두 번째로는 감정툰 뒷면 보고 감정 맞히기 게임이다. 감정툰 카드를 뒷면이 보이게 쌓아 놓는다. 제일 위에 놓인 카드의 뒷면 문구를 보고 그 카드가 나타내는 감정을 맞춘다. 정답을 맞히면 그 카드를 획득한다. 카드를 제일 많이 가져간 모둠원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 1~2차시 수업만으로도 변화가 찾아온다.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감정단어를 활용하여 표현하는 모습을 금방 볼 수 있다. 감정카드를 활용한 다양한 놀이방법은 아이스크림몰 옥이샘의 감정툰 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3차시 감정 중에서도 분노에 해당하는 ‘화’라는 감정의 속성을 이해한다. 화가 날 땐 어떡하지?라는 그림책에는 화라는 감정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을 돕고, 더 나아가 스스로 화를 가라앉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사소해 보이지만 아이들이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예시들도 나와 있어서 책을 읽은 후 모둠별로 ‘화’가 나는 상황, ‘화를 가라앉히는 법’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수월하다. 모둠별로 앉아서 각자 화가 나는 상황을 알아보고 대형 포스트잇에 적어본다. 화가 났을 때 나는 어떻게 변하는지, 상황에 따른 해결법도 적는다. 브레인스토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둠원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비판하지 않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 4차시 우리는 한 사건에 하나의 감정만 느끼지 않는다. 감정이 엉켜서 이유 없이 화가 날 때는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이성적으로 감정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화가 나는 상황을 깊게 들여다보며 시간 순서대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 4차시에는 대형 포스트잇에 적었던 ‘화가 나는 상황’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을 단계적으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언니가 내 라면을 한 입 뺏어 먹었을 때 들었던 감정을 시간 순서대로 표현하면, 미리 라면을 먹겠냐고 물어봤는데 안 먹겠다던 언니가 라면을 먹어서 첫 번째 느낀 감정은 ‘짜증남’,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한 입을 줘야 해서 두 번째 느낀 감정은 ‘억울함’, 언니가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느낀 세 번째 감정은 ‘행복함’.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변화를 표현한다. 학생들이 감정표현을 할 때 되도록 3가지 감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쉽게 붙이고 뗄 수 있도록 옥이샘의 감정툰 카드에 나온 감정단어를 라벨지에 프린트하여 나누어 준다. 시간 순서대로 감정 정리하기 활동을 할 때 감정카드를 중앙에 펼쳐놓고, 시간 순서에 따른 감정카드를 가지고 와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리한 후 모둠원에게 위의 예시처럼 설명한다.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은 모둠원은 친구가 선택한 감정을 제외하고도 느꼈을 감정이 있다면 감정카드를 골라 발표자에게 건넨다. 감정카드를 건넬 때는 자신의 감정카드를 고른 이유도 같이 말한다. 발표자가 모둠원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감정을 돌아본다. 감정카드의 감정을 느꼈다면 내가 선택한 카드와 함께 놓아두고 아니라면 제자리에 놓는다. 최종적으로 감정카드 나열이 끝났다면, 감정단어 라벨지에서 해당 감정을 찾아서 대형 포스트잇 내 상황 옆에 붙여준다. 그런 후 내가 고른 감정카드는 가운데 놓아둔다. ● 5차시 3~4차시 동안 모둠끼리 나눈 대화를 정리한 대형 포스트잇을 교실 곳곳에 붙인다. 갤러리워크를 하여 다른 모둠원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두 가지 색깔 하트 스티커를 준비한다. 먼저 분홍 스티커 3개를 제공한다. 갤러리워크를 하면서 친구들의 결과물을 확인한다. 화가 나는 상황에 대한 글을 읽고 공감되는 부분에 스티커를 붙인다. 두 번째는 초록 스티커 3개를 제공한다. 한 번 더 갤러리워크를 하면서 화를 다스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읽는다. 화를 다스리기는 방법 중 공감이 되는 부분에 초록 스티커를 붙인다. 갤러리워크가 끝이 나면 스티커가 붙은 ‘화가 나는 상황’과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한 번씩 읽으며 전체 학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 ● 6차시 스토리텔링 카드와 사티어의 의사소통유형 간이검사를 활용한 상담수업을 진행한다. 다양한 감정표현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변화에 대해서도 배웠으니 스토리텔링 카드를 이용하여 상황을 상상해 보고, 그 상황에서 등장인물이 느낀 감정에 대해서도 브레인스토밍해 본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이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다. 독서수업을 하면서 종종 ‘내가 계획했던 대로 수업이 진행되었으면’ 하는 초조한 마음에 학생들의 행동을 나도 모르게 통제할 때가 있었는데, 상담교사는 수용적으로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들어주고 아이들이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상담교사 덕분에 아이들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상담교사가 학교에 필요한 이유를 함께 수업하며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유형 간이검사를 통해 자신은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의사소통 중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볼 수 있다. 검사 해석을 분석하는 단계에서 자신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결과를 참고하여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면 더 나은 의사소통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수업정리단계에서는 6차시 동안 감정수업을 한 소감을 발표하고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감정을 하나씩 골라본다. 막대사탕에 마음에 드는 감정을 붙이고 우울한 날에는 당을 충전하며 마음에 드는 단어를 마음속으로 세 번 외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비록 짧은 6차시 수업이었지만 감정수업이 진행되었고 앞으로 생활지도를 할 때도 감정 그림책이나 감정카드를 활용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표현력이 높은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래동화 영화감독이다! ‘적서를 적시에 적자에게’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시기에 맞는 책, 다양한 수준과 개성에 맞는 책을 골라 읽도록 해야 한다. 사카모토 이치로가 개발한 독서 흥미의 발달단계에 따르면 초등학생(8세~12세)에게는 옛날이야기·우화·생활동화·신화·전설·모험·감상소설·과학이야기·소년소녀문학·가공이야기 등의 자료를 읽도록 유도해야 한다. 요즘 들어 옛이야기·전래동화 등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 스스로 전래동화를 찾아 읽기란 더 어렵다. 학생들에게 전래동화를 재미있게 읽을 방법을 고민하던 도중 예능 시베리아 선발대에서 배우들이 했던 ‘할리우드 골든 에이지’ 보드게임이 생각났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보드게임 참가자가 제작자가 되어서 배역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임이다. 이 보드게임을 각색하여 전래동화 충무로 보드게임을 만들게 되었다. ● 1차시 1차시에는 전래동화 읽기의 중요성, 전래동화 영화 보드게임 제작에 대해 안내를 한다. 도서관에 있는 전래동화를 수집할 수 있게 도서관 소장 도서목록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도서를 선정한다. 한동안 전래동화를 읽지 않은 아이들에게 전래동화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책이다. 그러므로 1~2차시 동안 전래동화에 푹 빠질 수 있는 온 책 읽기 시간을 가진다. 자유롭게 읽는 시간을 주면 성실하게 책을 읽는 학생도 있지만, 공상에 빠지는 학생도 속출한다. 그럴 경우를 대비하여 1차시에는 릴레이 독서(윤독)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선정한 책을 속독하여 읽는다. 조금의 긴장감을 주기 위해 책은 돌려 읽는다. 내 앞에 책이 쌓여 갈수록 아이들은 속도감 있게 책을 읽는다. 단 정확한 읽기가 안 될 수 있으므로 2차시에는 정독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또한 릴레이 독서 중 정체구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적절한 자리 배치가 필요하다. ● 2차시 1차시에 읽은 책 중 모둠별로 각기 다른 4권의 도서를 선정하여 다시 읽는다. 1차시에는 속독을 했다면 2차시에는 정독을 하며 깊게 읽는 시간을 가진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게 읽은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인다. 이야기 전개와 사건·등장인물 등 흥미로운 부분을 표시해 놓으면 수업 말미에 모둠원과 토론할 때 막힘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 수업 후반부에 모둠별로 보드게임으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 3가지를 고른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 왜 영화로 만들고 싶은지 모둠원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최종 결정을 한다. ● 3·4차시 3·4차시에는 모둠별로 고른 3가지 이야기를 분석한다. 이야기별로 등장인물을 파악하고, 주연과 조연 배역이 몇 명 필요한지 모둠원과 상의한 후 등장인물 수를 정하고, 본인들이 느낀 등장인물의 특징을 정리한다. 캐스팅 미스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의 특징을 정리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특징을 정리할 땐, 긴 글을 써야 하는 활동지의 경우 학생들이 막막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1~2문장을 쓸 수 있는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 5차시 5차시에는 캐스팅을 위해 배우를 물색한다. 어떤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 적합할 지 모둠원과 상의하는 시간을 가진다. 직접 감독·스태프·작가가 되어 진지하게 한국 배우들을 조사한다.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본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아직 만 10~11세인 학생들에게 한국 영화의 벽은 높은 편이니 각종 드라마·영화 예고편을 보며 충분히 조사한다. ● 6차시 5차시에 예고편을 본 후 배우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면 6차시에는 전래동화 3편에 필요한 배역 후보를 뽑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모둠원들이 생각했던 배우는 누구인지, 적합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토론을 한 후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한 등장인물에 후보 3명을 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1편의 전래동화 영화에 5명의 배역이 필요하다면 배우 15명을 후보로 정하면 된다. ● 7차시 7차시는 보드게임을 실행하기 전 준비단계이다. 선정한 배우의 연기력·작품 등을 고려하여 1~3점의 별점을 정하고 직접 선정한 전래동화 각본, 제작 타일, 경매에 필요한 돈, 트로피 등 각종 활동지를 제작한다. 보드게임 사용방법을 익히는 시간도 필요하다. 보드게임·규칙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게임 진행이 원활하고 흥미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처음 접해보는 보드게임이라 낯설 수 있겠으나 여러 번 게임을 하다 보면 금세 자신들이 만든 전래동화 충무로 게임에 익숙해진다. ● 8차시 8차시에는 보드게임을 활용하여 직접 영화감독이 되어 본다. 보드게임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보드게임 방법 1. 각 참가자는 4개의 각본을 가지고 시작한다. 각본에는 최소 각본 가치 별점이 부여되어 있다. 장르별 색깔이 다르다(빨강: 코미디/ 파랑: 모험/ 초록: 드라마). 2.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제작 타일. 주사위를 굴려 해당하는 숫자만큼 지퍼백에서 제작 타일을 꺼낸다. 경매 낙찰이 되면 원하는 제작 타일을 가져올 수 있다(단, 경매 낙찰 후 가져온 제작 타일을 각본에 한 번 붙이면 다시 뗄 수 없다). 3.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사용되는 돈은 각 참가자가 12억을 소지하고 게임을 시작한다.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경매 낙찰에 쓰인 돈은 나머지 참가자가 1/n 씩 나눠 가진다. 딱 떨어지지 않는 금액은 참가자들이 가위바위보 하여 이긴 사람이 가져간다. 4. 완성된 영화에는 평점을 붙인다. 최소 각본 가치 + 제작 타일 점수 = 영화 평점이다. 만일 평점이 8점인데, 먼저 8점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면 한 점수 아래 평점인 7점을 가져가야 한다. 5. 참가자 인원만큼 경매가 진행되었다면 한 라운드 종료. 한 라운드가 끝나고 완성된 영화 평점을 확인하고 라운드별 최고 영화상 시상(5점)을 한다. 1~3라운드까지 라운드별 최고 영화상(5점)을 수여 받을 수 있다. 6. 마지막 라운드까지 끝낸 후 최고 영화상(10점), 최악 영화상(-10점)을 수여한다. 평점이 높은 각본에는 최고 영화상, 최저 평점 각본에는 최악 영화상을 수여한다. 7. 완성된 영화 점수 + 라운드 최고 영화상(5점) + 최고 영화상(10점) + 최악 영화상(-10점)을 합산하여 가장 높은 점수의 참가자가 천만 관객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 된다. 직접 이야기 선정, 제작과정을 거치고 보드게임까지 해 본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아이들은 앞으로 작품을 접할 때, 소비자이지만 생산자의 안목을 가지게 되어 작품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한국영화나 한국드라마를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소비자가 아닌 비평하며 볼 수 있는 건강한 문화인이 되길 바란다.
음악선택 과목 속 이상하고 특이한 과목 1학년 입학 직전, 본교 신입생들은 약간의 고민에 빠진다. 자유학기? 자유학기라는 말도 생소한데 이것저것 수업을 선택하라고 한다. 그것도 영역별로. 게다가 음악은 노래하고 악기 연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음악인데 왜 산업 어쩌고 하는 수업을 해요?”라며 “선생님! 이거 기술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러면 왜 음악교사가 에듀테크에 문을 두드렸을까? 음악은 고대 인류에서부터 역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어 왔기에 방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배워야 할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 특히 본교와 같은 남학생들의 경우 일상에서 즐기는 음악의 95% 이상은 만들어진 지 채 30년이 되지 않은 음악, 곧 대중음악·전자음악이다. 여기서 이제 교육철학적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클래식음악)를 먼저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이 살고 있는 근간 세계의 산물(대중음악·전자음악)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으로 만나는 4차 산업혁명’ 4년 전쯤에도 같은 고민으로 ‘대중음악여행’이라는 수업을 운영하면서 대중음악의 역사·장르·산업 등을 다룬 적이 있었다. 17강이 끝난 후 어떤 학생이 “그런데 대중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요? 저 같은 학생은 못 만드는거에요?’라는 질문을 했다. 불현듯 그걸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학기 수업을 들으면 자신만의 전자음악을 만들 수 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수업 아닌가. 그 대신, 차근차근 돌다리를 하나씩 건너가서 만들어 보자! [PART VIEW] 기획의도와 계획은 완벽(?)했다. ‘음악수업인 듯 정보수업’ 같은 묘하고 이상한 과목, 난 우리 학교 학사운영에 맞게 18차시에 걸쳐 표 1과 같은 수업을 계획했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 중 몇 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음악동향을 설명할 수 있고 간단한 자신만의 전자음악 정도는 완성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업의 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강대상을 ‘스마트폰 혹은 패드가 있는 학생’으로 한정했고, 학교에서 지급한 디벗기기인 ‘크롬북’도 활용하였다. 처음 이 운영내용을 받아 든 자유학기 담당교사도 “이거 음악선택 맞아요?”라고 물었으니, 학생들은 더 당황스럽기도 했을 듯하다. 막상 수강생들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전자음악이나 스마트폰 악기 연주 등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각 차시의 수업주제를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산업혁명과 음악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서 음악은 일부 계층의 산물이었고, 현대 사회에서 일반인들이 음악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산업혁명과 산업발달에 따른 것이므로 이 역사와 이에 따른 음악의 발달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이 수업을 통해 산업이 발달할 때마다 음악이 어떤 흐름으로 바뀌어왔고, 이에 따라 음악산업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각 산업혁명 시대별 주요 특징은 표 2와 같다. 2) AI와 음악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후 음악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AI를 채택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례와 이에 따른 사회적 변화로 AI 음악가(AI 바이올리니스트, AI 피아니스트, 로봇지휘자) 등을 알아보았다. 3) AI를 이용한 작곡 인공지능 플랫폼 중 ‘AIVA’를 활용하여 각 모둠별로 3분가량의 곡을 만들어 보았다. 이러한 AI 작곡 플랫폼이 어떠한 구성논리로 제작되었는지 이해하고, 본인들이 선택한 장르에서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여 곡을 만들고 이를 학생들과 공유하였다. 이러한 실음 작곡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AI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표 3은 AI 작곡을 통해 학생들이 느낀 점을 작성한 것이다. 4)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이해 대표적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통해 공유 산업의 나아갈 방향과 저작권 문제를 고민해 보기 위하여 크롬북을 활용하여 모둠별로 주제를 선정, 함께 자료를 만들고 발표수업을 진행하였다. 5) 스마트폰 악기 실습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다양한 악기를 연주해 보았다. 특히 ios의 Garage band와 android의 Walk band를 활용하여 악기 연주 및 간단한 음악 만들기 실습을 할 수 있었다. 6) 전자음악 작곡 실습 ‘Bandlab’이라는 웹 DAW를 통하여 잘게 쪼개져 있는 음악 재료들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믹스하여 개성있는 전자음악을 만들어 보았다. 음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소리가 나는 형태로 음악을 만들어 보니 학생들은 더 신기하게 느끼며 흥미를 가졌고, 수업 후 가정에서 스스로 더 많은 음악을 만들어 본 후 교사에게 자랑하는 학생도 있었다. 7) 음악과 코딩 코딩 프로그램 ‘Scratch’로 간단한 동요를 실제 음악으로 만들어 보았다. 본교 정보교과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기에 학생들이 보다 수월하게 과제를 수행해 낼 수 있었고, 교과연계학습도 가능하였다. 또한 전문 사운드 프로그래밍 언어 ‘Sonic pi’를 활용하여 새로운 소리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프로그래밍 개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실 Scratch 활용 부분은 대부분의 학생이 수월하게 해냈으나, sonic pi의 경우 Synths, Loop, FX, bpm, note 등 학생들에게 생소한 용어, 음의 입력을 ‘도레미’가 아닌 각 주파수에 해당하는 숫자를 기입하여 표시하는 등 깊은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모르는 것’을 만나러 가는 수업 요즘 학교 수업은 선행학습 때문에 학생들을 흥미 있게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다소 어렵다. 때문에 이 과목의 수업을 계획하면서 학생들이 음악 관련해서 과연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학교 수업에서 다시 다루는 것 역시 매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나는 음악이 연주나 감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고, 음악 관련 일은 꼭 음악전공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음악의 경우 전공자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학생들은 ‘나는 음악이랑 관련 없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음악관련 시장을 보면 연주 관련 분야를 제외하고는 비전공자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고마워 ‘디벗’, 칭찬해 ‘오픈소스 프로그램’ 이 과목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지급된 ‘디벗’기기(본교의 경우 크롬북)가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컴퓨터실은 정보수업만으로도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크롬북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했던 활동의 반 정도는 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목 이름처럼 ‘음악으로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정보화기기 없이 책상에서 칠판을 보는 것만으로는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악보를 직관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악기를 통해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전문 악보 사보프로그램인 ‘Finale’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컴퓨터 1대당 라이센스를 지불해야하고, 해당 금액이 10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불가능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AIVA, Bandlab, Scratch, Sonic pi 등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오픈소스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활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크롬북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없다는 점이, Sonic pi의 경우는 온라인수업을 할 수밖에 없어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다(사실 전자음악에 대한 기본 개념을 알기에는 매우 좋은 프로그램이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사실 나는 컴맹에 가까울 정도로 정보화기기에 어둡다. 그런데 어떻게 정보수업에 맞먹는 이런 수업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떤 수업이든, 어떤 교사든 당연히 수업연구를 하겠지만 나의 경우 가르칠 정도가 되기 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찾아보고 스스로 배웠다. 맨날 스트레스 받고 낑낑대는 나를 보며 ‘굳이 그렇게까지?’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았고, 나 역시 대체 왜 이러고 있나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전자음악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들려주면서 “아 이건 진짜 BTS 줘야 해, 빌보드 가야 해”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냥 좋았고, 나 자신 역시 수업을 위해 배우면서 많이 성장하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결국은 내 만족인데, 내가 만족하고 자신 있는 수업은 학생들에게도 보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음악이 음악과목 같지 않고 이상하지만, 들을 때마다 모르는 이야기가 잔뜩이라서 뭔가 어렵고 힘들지만, 다 듣고 나면 굉장히 재미있는 수업! 아마 대부분의 선생님도 시도하면 분명히 될 것이다. 컴맹인 나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한 학기 동안 했으니 말이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뉴진스의 하입보이 작년 최고의 인기곡 중 하나는 가수 뉴진스(NewJeans)의 ‘Hype Boy’일 것이다. 교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실에서 질문만 하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대답과 함께 그 춤(?)을 추는가 하면, 졸업식 날에는 Hype boy로 춤을 추며 입장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악에 빠져있는 동안 나도 뉴진스 제작자 민희진 대표에게 푹 빠져있었다. 민 대표의 인터뷰를 3번이나 정독했는데 ‘인간으로서의 나’와 ‘교사로서의 나’에게도 자극이 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개인적으로 영감을 많이 얻은 인터뷰 부분을 소개한다. “나는 공식을 깨고 싶은 사람이다. …(중략)… 시장에 다양한 생각이 출몰하길 바란다.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던 아트디렉터 출신이 만든 일이다. 여기 시사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뭘 말하고 싶은지, 그래서 이 일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다. …(중략)… 불어 넣고 끌어내고, 그리고 그것들을 의도대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방향키를 운전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출처: http://m.cine21.com/news/view/?mag_id=101903 어떤 것을 총괄하여 제작하는 프로듀서라는 직업은 리더로서 필요한 모든 자질이 담긴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목표·방향성·확신·포용성·단호함·모험성 등등. 수많은 단어와 가치들이 떠올랐고,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경험하고, 추구했으면 하는 가치들과도 맞닿아 있었다. AI 교육의 세 가지 측면 ‘Preparing AI should be an integral part of leaning about AI(인공지능을 준비하는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에 필수적인 부분이어야 한다).’ 인공지능 대학원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고민한 질문들이 있다면 인공지능 교육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인공지능을 통해 어떠한 역량을 기를 것인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런 질문들 속에서 ‘2021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육’ 서울교육정책포럼에서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웨인 홈즈(Wayne Holmes) 교수의 기조강연 연설이 개인적으로 크게 기억에 남는다. 웨인 홈즈 교수는 AI 교육을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하였다.[PART VIEW] ① learning with AI(인공지능을 통한 학습지원): 학생 지원, 교사 지원, 시스템 지원 ② earning about AI(인공지능에 대해 배우는 것): 인공지능의 작동 방식, 만드는 방법, 인공지능 테크닉과 기술들 ③ Preparing AI(인공지능에 대비하는 것): 우리가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인간적 가치를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지 질문하는 것 웨인 홈즈 교수가 추구하는 인공지능 교육은 3번을 지향하고 있었다. ‘Preparing AI’라는 문구를 단순히 인공지능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면 ‘이미 인공지능 시대는 왔는데 대비하는 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읽어보면 앞으로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과 어떻게 살아갈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인공지능을 직접 경험하며 유용함과 편리함을 느껴보고, 인공지능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까지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총체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프로젝트 수업 만들기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고민 속에서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수업주제로 활용한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본 수업은 인공지능 교육으로써 아래와 같이 3가지 측면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빠르고 쉽게 아이디어 얻기 및 결과물 만들기 ② 사용한 인공지능 기술의 장점과 문제점 찾아보기 ③ 인공지능 기술의 앞으로의 발전방안 동시에 진로교육으로서 ‘가수 프로듀서’라는 주제로 프로듀서가 하는 일을 살펴보며, 어떤 것을 책임지고 만든다는 것의 의미·가치를 깨닫는 수업을 만들고자 하였다. 수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 활동 ① _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세계 탐구하기 프로듀서는 줄여서 PD라고 불리는데 방송 프로그램의 모든 제작과정을 지휘하여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칭한다. 학생들과 함께 프로듀서란 무엇을 하는 직업일지 학생들의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눈 후, ‘그렇다면 K-POP 프로듀서는 무엇을 하는 직업일지’ 질문하였다. 학생들은 아이돌들을 키우는 사람, K-POP을 만드는 사람 등 다양한 답변을 했다. 뉴진스 프로듀서인 민희진 대표의 인터뷰1를 보며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표 2 참조). 프로듀서라는 직업에서 시작해서 ‘K-POP 프로듀서’를 알아보는 질문으로 점점 좁혀가며 수업을 진행하였다. 마지막 발문에서 학생들이 거의 답변하지 못하고 가장 어려워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가이드를 제시해 주었다. 가수를 어떤 느낌과 분위기로 제작하고 싶은지,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은지, 가수 이름은 무엇으로 하고 싶은지, 어떤 굿즈(아이템)를 만들고 싶은지 등을 고민해 보도록 하였다. 학생들과 논의 끝에 4가지 항목(콘셉트·음악·이름·굿즈)을 정하고 제작해 보기로 하였다. 학생들에게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지만, 우리는 간접체험을 하는 것이고 시간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4가지 항목만 정하는 것”이라는 부연설명도 덧붙였다. 이 부분에서 인터뷰 내용을 돌아보며 ‘K-POP 프로듀서’의 직업가치에 관해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활동 ② _ ‘K-POP 프로듀서’가 AI를 만난다면? 활동 ③ _ AI 챗봇을 활용하여 아이디어 얻기 본 수업의 ‘K-POP’과 ‘프로듀서’라는 주제를 6차시라는 시간 안에 체험하기 위해서 ‘빠르게, 많고, 다양한 것’을 생성해 주는 AI를 사용하기로 했다. 요즘 크게 주목받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 내는 AI)’ 플랫폼을 사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챗GPT(ChatGPT)가 18세 이상(부모 동의 13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이 있고, 어린 학생들에게 GPT 모델을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 고민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GPT 모델(카카오톡 Askup)에게 물어볼 질문만 만들고, 질문은 교사가 한 후, GPT의 답변을 다시 학생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단계는 표 3과 같다. AI 챗봇으로 카카오톡 아숙업(Askup)을 사용한 이유는 대부분의 학생이 카카오톡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친근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아숙업에게 물어볼 질문만 만들고 교사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AI 챗봇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 질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질문을 직접 만들어 보고 친구와 비교하는 활동을 통해 가장 좋은 질문을 찾도록 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급격하게 발전한 다양한 AI 기술이 언제, 어떻게 사용되면 좋을지 등에 관한 활동은 시간을 충분히 잡고 더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 활동 ④ _ 음악 작곡 AI(AI AIVA)를 활용하여 원하는 음악 선택하기 AI AIVA는 음악 작곡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곡을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한 프로그램으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곡을 만들어 준다.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빠르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음악을 작곡해 보는 활동에 활용하였다. 구글 로그인만 된다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AI AIVA가 만들 수 있는 음악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충분히 탐색할 기회를 주고,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계획했던 것보다 학생들이 곡을 고르는 과정이 꽤 오래 걸렸다. 대부분의 학생이 너무 선택지(선택할 수 있는 페이지가 13쪽)가 많아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원하는 스타일의 곡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수업을 계획할 때 음악 장르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원하는 곡을 고르게 한 부분이 선택을 어렵게 했던 것 같다. 추후 수업에서는 페이지 범위를 줄여주거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AI를 사용할 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도 추후 활동으로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 ● 활동 ⑤ _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PPT 만들기 가수 프로듀서 꿈꾸기 PPT 만들기에서는 ‘캔바(Canv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캔바는 본교에서 사용하는 구글 클래스룸과도 연동되어 학생 계정을 초대하기 쉽다. 본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캔바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기에 기본적인 부분은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활동에서 새롭게 소개한 캔바의 기능은 AI 이미지 생성 기능인 Text to image이다. 원하는 이미지를 설명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설명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그만큼 구체적인 설명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기능은 무조건 쓰는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 PPT를 완성할 때 쓸 수 있게 하도록 하였다. 다만 AI AIVA와 마찬가지로 캔바의 Text to image 기능을 활용할 때도 학생들은 비슷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하는 것이 잘 안 나온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 활동 ⑥_ 제작 자료 발표 및 공유하기 및 소감 나누기 먼저 학생들의 결과물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지닌 가수를 콘셉트로 정한 뒤 한국적인 소리가 나는 음악과 태극기 굿즈를 발표하기도 하였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반영한 ‘야구하는 4인조 여자그룹’, AI 챗봇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여름에 어울리는 남자그룹’, ‘우주 느낌의 가수’ 등 자신만의 가수를 제작한 결과물을 발표 및 공유하였다. 발표를 마친 뒤 ‘K-POP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관한 학생들의 생각을 간단히 나누었다.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정말 쉽지 않고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 나는 재미있게 만들었지만, 사람들의 인기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 등 다양한 소감 및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활동 ⑦ _ 사용했던 AI의 장점, 보완할 점 생각해 보기 사용했던 다양한 AI 프로그램의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장점, 아쉬운 점, 보완할 점을 간단하게 포스트잇에 적어보게 하였다. 이 부분과 관련된 활동은 해당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시간 관계상 간단하게 생각을 적고 발표한 뒤, 마무리 했다. 하지만 추후 다른 수업으로 더 확장시켜 토의·토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AI의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원하는 것이 잘 안 나왔다’라고 답했다. 그만큼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는 ‘잘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어떤 질문을 던져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고, 상대방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주제로 새로운 수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업 성찰하기 앞서 수업의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적으며 수업에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지만,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본 수업의 전체적인 성찰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자 한다. 이번 수업에서 의미가 있었던 점은 교사가 보고, 읽으며 경험한 모든 것들이 수업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인공지능 교육을 공부하며 가졌던 고민이 본 수업을 준비하면서 조금은 답을 찾았다는 점이다. 아쉬웠던 점은 정해둔 시간에 쫓겨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계획단계부터 활동에 너무 많은 욕심을 내어 프로듀서라는 직업이 가져야 하는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다거나, AI 프로그램의 사용방법을 단계별로 살펴보며 다양한 활용방안을 탐구한다거나, 사용한 AI의 보완할 점을 고민해 본다거나 하는 등의 활동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수업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성찰이 교사로서의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킬 것이라 믿는다. 다음에는 훨씬 더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들어가며 학교자치, 교육자치, 학교 민주주의, 학교 자율경영, 학교자율화 등 그동안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대와 현장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1999년, 학교에 자율성을 보장하여 단위학교가 주체되어 학교교육과 관련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는 학교단위 책임경영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학교자율화 정책이 시작된 지 20여 년이 되었음에도 2018년 OECD 국제통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학교교육체제 내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의사결정 비율은 OECD 평균인 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로 나타났다(박은주, 2021). 이제 미래사회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다양성·유연성이다. 학습자의 특성과 요구, 지역의 실태 및 개별학교의 특수성에 맞춰진 ‘학교자율운영’은 큰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학교자율과 학교자율역량의 의미와 교육공동체가 함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자율운영을 위한 실천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자율의 의미 김용(2022)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학교단위 책임경영제, 학교자율화 정책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학교자치가 학교 변화로 주목받았던 것은 모두 ‘자율’을 중심에 둔 것이라고 한다. ‘자율’은 ‘자율화’ 또는 ‘자율성’이라는 개념으로 활용된다. 학교자율은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로부터 개별학교로 교육에 관한 법적·정치적·행정적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이는 ‘권한이 이양된 상태’의 의미이나 학교자율은 ‘변화’를 내포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즉 자율성을 갖춘 학교에서는 학교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이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게 되고, 학교구성원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자율공간으로서의 학교 변화를 의미한다. 학교자율은 결국 학교운영 효과성과도 연관이 있다. 다양성과 선택권이 확대되고, 질 높은 교수·학습을 고무하게 되어 성장의 기제라는 것이다.[PART VIEW] 학교자율역량의 강화 원리 자율역량이란 특정한 상황이나 맥락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요구들을 개인의 사회·심리적 특징을 동원하여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소경희, 2006). 김종철(1985)에 의하면 통제에 상반되는 개념으로 자기결정·자기책임·자기규율·자기통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자율역량이란 지시·간섭·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여 행하는 자기통제·자기책임의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써 스스로 다스리는 자기지도역량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 및 책무성이 전제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학교자율역량 강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주성이다. 학교경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전략을 실천하는 데 있어 교육공동체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의사결정에 구성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권위를 공유하며, 학교경영 관련 지식과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자율적 선택의 기회를 개방해 주도록 한다. 둘째, 전문성이다. 구성원의 전문성은 개인역량의 핵심이며, 학교조직 전체의 역량을 위해서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설계 및 운영평가에 있어 자율성을 부여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위해 구성원들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인 학교의 중간 리더그룹을 활성화하도록 한다. 셋째, 책무성이다. 구성원의 자율적 선택에 따른 책임과 책무를 구성원 각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궁극적인 자율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책임지는 자율역량이야말로 진정한 자율역량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학교책무성 범위가 명확해야 하고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자율적인 참여와 역할에 대해 우선적으로 인식 제고 및 공유가 필요하고 이와 함께 학교는 책무성의 주체로서 학교교육 결과를 교사·학부모·학생에게 보여주고 공유의 투명성을 갖도록 한다. 학교자율운영을 위한 지원방안 가. 학교비전 및 교육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자율 과제 수립하기 경기도교육청(2023)은 ‘학교자율운영’ 정책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이는 학교가 자율역량을 바탕으로 숙의를 통해 발전과제를 도출하여 실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학교비전 및 교육목표와 연계한 학교자율과제를 수립·운영하도록 했다. 즉 학교비전과 교육목표 구현을 위한 실천과정이 학교자율과제 실현일 수 있으며, 이는 학교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학교비전 수립 및 교육목표는 학생·학부모·교직원이 함께 가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이며, 교육의 본질적 관점에서 학교교육을 성찰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특성을 갖는다. 학교자율과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여 수립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구체성을 가져야 한다. 학교비전과 교육목표를 핵심가치 중심으로 우선 수립한다. 이는 교육공동체가 같은 지향점을 목표로 더 나은 학교와 사회를 꿈꾸며 한발 한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된다. 둘째, 지속적 개선과 구성원 공유이다. 분절된 채 이뤄지는 것이 아닌 교육공동체가 함께 공유하고 교육활동에서 녹여 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학교비전이 학교교육과정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진단 및 성찰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통해 내재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전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미래지향적 사고를 가지고 미래교육 방향과 함께 현시점의 학교를 되짚어보고 성찰해야 한다. 미래를 선도하는 조직은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조직을 전략적으로 이끌고 있는지 접근해서 실천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미래교육 환경 속에서 미래가치와 교육적 본질에 근거하여 학교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실행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 진단을 통한 학교의 변화에 집중하기 학교 실태진단은 학교문제를 해결하고 학교 개선을 도모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진단문항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질문을 학교 실정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협의체 안에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효과적인 학교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학교 특성들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첫째, 학교운영 실태(학교구조·리더십·행정지원), 교육과정 실태(학생의 교육적 성장과 교육활동), 공동체문화 실태(교사문화, 학부모와 지역사회 및 환경)에서 문제점과 개선 또는 긍정적인 성장을 파악하여 학교의 특성을 진단하고 이를 활용하여 학교의 구조적·문화적 특징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도록 한다. 둘째, 잘하고 있었던 학교의 사업(특색)을 확장시켜가거나, 학교 문제점을 개선하는 사업(중점·역점)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 또는 방향은 바로 ‘변화’라는 것이다. 기존에 있던 것에서 확장, 기존의 것을 폐지 또는 축소하게 되더라도 근간에는 바로 ‘변화’라는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 자율적 교육실천을 위한 학교문화 조성하기 학교교육활동(교육과정·인사·재정 등)에 참여하여 그 결과를 함께 책임지며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소통 시스템에 대한 인식 공유가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장은 ‘교육에 관한 결정·집행은 교육주체들에게 주어진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결정을 우선적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공동체는 미래지향적 학교문화를 이해하고, 학교문화와 학교시스템의 관계를 이해하며, 학교시스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 또한 구성원 간의 호의적인 관계형성과 상호존중이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는 구성원들을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고 서로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협력과 관계형성은 갈등해결의 조건일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와 협력을 통한 관계형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 구성원 간의 친밀감 향상을 위한 학교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동아리 모임이나 비형식적인 모임을 자주 갖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인간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학교문화를 협력적으로 바뀌게 할 것이다. 나가며 자율성은 긍정적으로는 학생 주도성이나 교사의 자율성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경쟁·무질서·각자도생·시장의 자유 등으로 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율의 의미가 스스로 세운 규율에 따라 행동을 바르게 절제하는 일, 스스로의 의지로 객관적인 법칙을 세워 따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책임’이라는 부분은 분명 고려되어야 한다. 단위학교 구성원들에게 자율적 권한을 부여하고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며 이를 바탕으로 역량을 개발하여 학교교육의 성과를 높이려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내 구성원들의 상호작용적인 참여를 통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하여 구성원들의 성공 경험을 확대하고 그들로 하여금 학교에 대한 이해를 키워줄 때 학교교육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호에서는 성공적인 정책논술을 작성하기 위한 준비 방법과 개요 작성 및 논술 주제 만들기를 연습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이를 토대로 서론·본론·결론 쓰기와 좋은 답변의 조건을 살펴본다. 서론·본론·결론 쓰기 1. 서론 쓰기 ☞ 서론의 뜻 – 서론은 논리의 출발 서론은 글의 첫머리로서 글 전체의 논리를 도입하는 부분이다. 글을 처음·중간·끝의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이 서론이다. 서론에는 무엇을, 왜, 어떻게 쓸 것인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글을 쓰는 동기나 목적, 글에서 자신이 취하게 될 입장과 그 근거,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과제 등을 언급하는 것이다. ☞ 서론의 중요성 서론은 글의 얼굴과 같아서 신선한 서론은 수험 논술에서 특히 중요하다. ☞ 서론의 주요 내용 1) 주의환기 – 자기의 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내용이다. 2) 문제 제기 – 본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한 경우이다. ☞ 서론 쓰기의 방법 1) 주의환기의 방법 가) 일반적인 현상을 서술하며 시작하는 경우이다. - 가장 무난한 주의환기 방법이다. - 보편적 일반현상이어야 한다. 나) 용어의 개념풀이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다) 단도직입적 표현으로 시작하는 경우이다. 라) 비유문·인용문·의문문 등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마) 예시나 예화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바) 내용을 구분, 제시하면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2) 문제 제기의 방법 가) 논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 서론만 보고도 글의 전개 방향을 알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 문제 제기의 근거나 조건까지 밝혀야 논점이 더욱 명확해진다. 나) 상투적 표현은 삼간다. - 틀에 박힌 표현은 지양하고, 내용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 서론 쓸 때 유의점 1) 잘 쓰려는 욕심은 버린다. 2) 장황하지 않아야 한다. 2. 본론 쓰기(제시문에서 쓰라는 대로 써야 한다.)[PART VIEW] ☞ 본론 쓰기의 중요성 1) 주장 가) 주장이 명확해야 한다. - 주장은 보통 명제형식으로 표현한다. - 주장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견이 명확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 ‘~해야 한다’ 식의 일방적 주장은 삼간다. - 논술의 주장은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 다) 감정적 주장은 논지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2) 근거(논거) 가) 타당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 아무리 옳은 주장도 논거 없이는 설득력이 없다. - 논거에는 사실 논거와 소견 논거가 있다. - 논거 배열순서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나) 사실 나열식 논거를 피한다. 다) 진부한 논거는 가치가 없다(뻔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는다). 라) 일부의 부분적인 논거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마) 권위나 대중에 의지하는 논거는 부적절하다(예: 명언을 논거로 사용). 바) 통계 논거는 주의해서 활용한다(통계의 신뢰감, 불확실한 통계와 숫자 남용은 부적절). ☞ 본론 쓰기의 방법 1) 쟁점 대립형(옹호 반박형) ▷ 이런 유형은 반박과 옹호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 자신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가) 입장 비판 시에는 상대 입장의 잘못을 지적하고, 명백한 입장은 장점으로 언급한다. 나) 자기 입장의 정당성을 제시한다(반박만으로 자기 입장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 자기 입장이 갖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자기 입장의 약점을 방어한다). 2) 문제점 분석형 ▷ 특정 현상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 유형이다. ▷ 이전 논제에서도 쟁점을 찾아 논술하는 것이 좋다. ▷ 해결책 제시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 ▷ 문제나 현상의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도 좋지 않다. 3) A와 B형 ▷ 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둘 사이의 관계를 고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좋지 않다. ▷ 비교·대조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3. 결론 쓰기 논술에서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 써야 한다. 이 논거와 주장은 너무나 중요하니 아껴두었다가 결론에서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 왜냐하면 논술에서 결론의 기능은 본론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앞으로의 일을 전망한다거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거나 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내용을 덧붙일 수 있으나, 본론에서 다루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여 논증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본론에서 충분히 언급한 후, 그 주장의 총결산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이 결론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결론은 서론이나 본론의 내용과 긴밀한 연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대체로 결론은 서론의 접근 방식과 대조적으로 구성한다. 즉 서론이 일반적 진술로부터 구체적 진술로 향한다면 결론은 구체적 진술로부터 일반적 진술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 결론 쓰기의 의의 1) 결론: 글을 완결 짓는 대단원이다. 결론은 서론과 본론을 통해 제기된 주장을 요약·강조하는 ‘대단원’이다. 2) 결론의 중요성 결론은 계획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으로써, 끝까지 논리적 일관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 결론의 내용(요약과 전망) 1) 요약: 본론의 내용을 압축·정리하는 것이다. 2) 전망: 결론은 본론의 요약만으로 충분치 않다. * 전망의 내용: 자신의 의견이 실현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 자신의 의견을 따르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 자신의 논지가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다른 상황 등을 예측해 보이는 것이다(단 주의해야 할 점은 본론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나 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 ☞ 결론 쓰기의 방법 1) 요약하는 방법 가) 논리적 엄격성을 지켜야 한다(자신이 택한 입장에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나) 종합하는 마음으로 본론과 다른, 새로운 표현으로 요약하며, 형식적인 요약은 좋지 않다. 2) 전망하는 방법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발전적 의견을 제시하되, 새로운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 결론 쓰기의 유의사항 1)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를 확인하여 정리한다. 2) 확실한 마무리를 하는 표현으로 정리하여야 한다. 3) 결론은 가급적 하나의 문단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다. 결론은 가급적 하나의 문단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4. 논술문에서 지양해야 할 것들 가. 의문문이나 권유하는 듯한 문장은 삼간다. 나. 지나치게 감성적인 표현은 삼간다. 다. 상대방을 훈계하는 문장 등의 표현은 삼간다. 라. 강력한 표현을 위해 저속한 용어나 저널리즘의 용어는 피한다. 마. 지나치게 극적이고 감동을 유발하는 듯한 비약적 표현은 삼간다. 바. 과격한 결론이나 외국어·외래어 표현은 피한다. 사. 지나치게 사적인 경험이나 신변담을 활용하는 것은 삼간다. 아. 답안지 여백 등에 절대로 낙서하지 않도록 한다. 자. 긴 문장과 말하듯이 쓰는 문장(구어체 등)은 피한다. 차. 병렬식 전개방법은 되도록 피한다. 카. 틀에 박힌 형식과 표현은 지양하도록 한다. 타. 상식적인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도록 한다. 파. 확실히 아는 한자가 아니면 쓰지 않도록 한다. 5. 좋은 답안의 조건들 위에서 언급한 지양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준수하면 당연히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좋은 답안의 조건들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문제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나. 논거가 타당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다. 성실하게 정성을 들여서 글을 써야 한다. 라. 어법이나 맞춤법, 띄어쓰기 등이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한다. 마. 논리의 전개에 결코 무리함이 있어서는 안 되며 주제 안에서 논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