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5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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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팔월 초이레, 여름은 저만치 비켜서고 가을이 익어가는 아침, 햇살의 사선이 눈까풀에 투과된다. 어젯밤 쓸쓸한 긴 여운으로 남은 풀벌레 울음소리도 사선과 함께 황금빛 들녘으로 쓸려나간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고르지 못한 가을장마가 얼마간 계속되었다. 간간이 드러나는 파란 하늘 아래 올리브그린 들녘이 해풍을 맞으며 황금 물결로 번져 간다. 그 출렁임에 추석의 그리움은 진하게 유년으로 달리며 몇 번의 머뭇거림을 한다. 하지만 일상을 더듬으며 스마트폰 뉴스 앱을 여는 순간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여기저기 솟아나는 정치와 경제 이야기,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진 삶의 모서리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에 지축은 흔들리고 카오스 상태가 되어 멀미가 날 지경이다. 그리움의 서정을 두른 자신의 감성이 겁이 난다. 그래도 추석을 앞둔 기다림의 시간은 누구도 멈추질 못한다. 추석을 앞둔 읍내 시장 주변 풍경이 분주하다. 허리 굽은 어르신은 참기름 집, 고추 방앗간에 이고 지며 드나든다. 한여름 태양 아래 말린 태양초는 고춧가루로, 푸르스름한 깨나무를 마름질하여 깻단으로 만들어 조석으로 세우고 떨고 키질하여 말린 참깨는 깨끗한 물에 헹궈 말려 불김을 입은 후, 압착기에서 고소한 기름으로 방울방울 떨어진다. 떨어지는 참기름 방울과 고추잠자리보다 더 빨간 고춧가루는 어쩌면 우리 부모님의 땀방울 그 이상을 생각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이런 힘든 걸음도 추석이라고 찾아올 자식들에게 한 병식 들려 보낼 거라는 바람에 눈빛은 기다림으로 넘친다. 추석은 음력 보름날인 1월 15일(정월대보름), 6월 15일(유두), 7월 15일(백종), 8월 15일(한가위) 명절을 ‘달의 명절’이라고도 한다. 정월대보름은 정초에 그해에 닥칠 삿된 기운을 물리치기를 기원하는 벽사의 명절이고, 한가위는 풍요를 기리며 조상께 제례를 올리는 명절이다. 우리는 추석이면 으레 고향 집으로 향하고 ‘고향역’ 노래를 떠 올리며 노스텔지어에 사로잡힌다. 왜 파란 하늘 아래 황금 들녘과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핀 고향을 떠올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혈관을 흐르는 가족이라는 같이한다는 정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추석을 같이 보내고, 성묘해야 한다는 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던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힘든 타향생활을 벗어나 고향의 품에서 위안을 받고자 하는 바람이 더 큰마음의 파도를 휘저었을 것이다. 좋은 친구들, 다정한 친척들, 어려서부터 알고 지내 익숙한 이웃 등 편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세상사에 피곤해진 심신을 달래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추석의 서정을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다고 하였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 벼가 익어 갑니다. 밤도 익었습니다. 감도 익었습니다. 즐거운 추석이 옵니다.’ 어릴 적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에 나온 추석의 한 소절이지만 그 시절 그 추억은 점차 고향의 시속에 묻혀만 간다. 또 다른 추석이 주는 의미는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조상에 대한 예절이며 자연의 결실을 매개로 이승과 저승의 각별한 소통이다. 그래서 그 길고도 먼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민족대이동의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고향이 있으나 못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고향에 가면 그리운 추억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도 쏟아낸다. 고향을 찾을 날을 앞둔 이의 마음은 누구나 꽃사슴처럼 설렌다. 나의 어릴 적 추석 풍경은 수많은 추억이 있지만, 이맘때쯤이면 웬일인지 어린 마음도 푸근했던 것 같다. 막내라서 명절빔으로 새 옷, 새 신 하나를 제대로 얻지는 못했지만, 먹는 것에 대한 풍족함이 잠시나마 있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풍족한 시대여서 부족함을 찾기란 어렵다. 그래서 추억과 그리움의 깊이도 얕아진다. 언제부터인지 추석은 옛날처럼 행복하지가 않은 것 같다. 대게 그냥 책임과 의무의 마음으로 명절을 맞는 것이다. 그 시절 어렵고 배고픈 때였지만 그래도 나눔과 낭만이 숨 쉬고 있어서 좋았다. 우리 삶에서 그리움의 대상이 없다면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삭막해질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좋은 추억이 많이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언제부턴가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사람답게 사는 것, 없고 가난했지만 그리 부끄럽지도 힘들지도 않았던 지난날이 그립다. 추억 속의 고향은 그립기만 한데 흐르는 세월과 함께 스피디한 현대화의 속도에 밀려 토담집과 함께 동구 밖 신작로의 흙길도, 고향 집 뒤뜰의 감나무도 다 베어져 사라지고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아스라이 존재하는 고향이 되었다. 그래도 추석날 고향에 모이면 그리움은 나를 사랑하고 토닥이며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피곤한 마음도 상처 난 몸도 쉬게 하고 하프지 않게 할 것이다. 먼저 돌아가신 이와의 끊어질 수 없는 관계를 생각하며 그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감사의 정이 절로 넘쳐날 것이다. 마치 넘쳐나는 들판의 황금 물결처럼.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노인 인구 비율이세계 최고를 향해 가고 있다. 반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귀하다는 얘기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마을의 이웃들이 함께 돌보며 마을에 있는 물적자원들을 적극 지원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학교만이 아이를 책임지는 분위기에서 마을이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학교 교육과정 안에 마을 교육과정이 들어와 있다. 학교 교사만교육을 짊어지는 게 아니라 마을 주민들 중 자원하는 이들이 프로그램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가고 있다. 교육에 대한 책임 주체도확대되고 있다.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보호하고 키우는데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곳곳에 마을교육공동체가 확산되고 있지만 보완해야 할 점 등이 많다고 본다. 마을선생님이라는 제도가 정착하고 있지만 예산에 종속되는 감이 없지 않다. 지자체에서 교육경비 명목으로 학교로 교부하는 예산은 강사비로 쓰게 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외부강사로 다양한 분들을 학교 안으로 모신다. 양적인 면으로는 프로그램 숫자가 많아져 활성화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질적인 면은 평가하기아직 모호하다. 예산 지원이 중단되면 프로그램 운영도 멈춰야 한다. 학교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연수가 부단히 이루어지는 것처럼 마을 선생님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연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취지는 학생을 중심으로 마을에 있는 각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마을교육을 제대로 해 보자는 의도라고 본다.학생이 살고 있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이 교육의 재료가 되며 학생들은 성장하면서 마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마을교육이어야 한다. 누군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하나되어 협력해야 한다.내가 근무하고 있는 삼척만 해도 구도심의도시재생센터가 마을교육공동체의 좋은 인프라가 되고 있다.마을에 사는 청년 창업가들이 가게를 열고 자신들의 재능으로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청년 창업가들을 마을교육의 인적 자원으로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나도 마을에 정착해야겠다', '나도 청년들처럼 재능을 키워 내 사업을 할 수 있겠다', '내가 하는 일이 마을을 살릴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일에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지자체에서도 충분히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을 안에서 소비되는 예산들은 결국 마을을 살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한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다' 라는 구호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그런데 말로만 하는 것 같아 아쉬운 점이 많다.마을마다 과연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시설이 몇 개나 될까?그나마 존재하던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복지회관 등도 가끔 둘러다보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을 위한 복지 기관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이 맘 놓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놀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아이들을 불편하게 보는 시선들이 있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작은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어른들의 취미생활과 복지를 위해 다양한 공간들이 생기는 것만큼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아이들을 위한 쉼터가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지 말고 지자체 차원에서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마을교육공동체의 중요한 교육 대상인 아이들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시설들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마을선생님수요가 늘것이다. 놀이전담사, 놀이전문가, 놀이터관리사 등 마을선생님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아이 한 명 한 명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학교라는 시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학교는 지역공공재여야 한다. 지역사회 주민, 학부모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다만,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으므로 지역의 어른들이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아이들 중심으로 최대한 학교 시설이 활용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부분도 필요하다. 예전에는 교육은 오로지 학교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적 분위기는 교육의 장소 뿐만 아니라 교사도 다양화될 수 있음을 말한다. 마을교육공동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욕심을 내려놓고 오직 아이만 바라보고 서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도 늘 열려있어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적극 협력하고 필요하다면 책임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대선주자로 공개 행보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이번에는 교육계로 눈을 돌렸다. 지난 10일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을 내방해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을 비롯한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과 만나 교육 현안을 청취하고 구상 중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하 회장은 "교육은 현재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공공성과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지고 있는 교육 현장의 현실을 전했다. 이어 "교육이 국가의 미래라는 신념으로 국민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강력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교육 구성원들의 공감과 합의 없이 교육 정책이 추진되고, 정권을 초월해 장기적으로 국가 교육 정책을 결정해야 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도 비판했다. 하 회장은 "고교체제가 시행령 수준에서 폐지되고 준비도 안 된 고교학점제는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백년대계를 세울 국가교육위원회는 정권교육위원회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 회장은 "올바른 교육 비전을 제시하고 교육을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추진할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교육자들의 열망을 잘 실천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하며 ‘교육 정책 현안 10대 과제’를 윤 예비후보에게 전달했다. 윤 예비후보는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하면서 ‘다양성 보장’과 ‘학교의 자율성 존중’ 등을 교육 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윤 예비후보는 "교육도 수요자의 선호에 따라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식사 메뉴를 정해주듯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교육 당국은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가면 갈수록 국가가 교육에 개입하고 통제하고 있다"며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인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윤 예비후보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은 공공성과 책임을강조하는 것과 함께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이 함께 기반이 돼야 한다"며 "문제 사학은 법적 제재를 하더라도 여타 사학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교육도 언급했다. 윤 예비후보는 "혁신교육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혁신교육의 실체가 정치교육이고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정작 가르칠 공부를 제대로 안 가르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말했다. 윤 예비후보는"교사가 오랜 경험을 거쳐 교감, 교장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은 기본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간담 후 윤 예비후보는 한국교총회관 1층에 마련된 교총 사료실을 둘러보고 방명록에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교육 입국을 이룩하겠다’고 적었다.
감사는 감동과 사랑의 합성어 미국 켄터키 대학 병원의 데이비드 스노던 박사는 감사와 건강의 상관 관계'를 오랫동인 연구했습니다. 그는 미국 내 일곱 군데 수녀원에 있는 수녀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 동안 생활습관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를 지닌 수녀들과 불평이 많고 부정적이었던 수녀들을 비교한 결과, 긍정적인 수녀들의 수명이 평균 7년 정도 더 길었을 뿐 아니라 뇌세포의 파괴 정도도 덜했다는 것입니다. 예전부터 낙천적인 사람이 더건강하고장수한다는 이야기는 있었습니다. 느린 듯, 게으른 듯살며 욕심을 덜 부리는 사람에게 질병도 관대한 모양입니다. 이는 몸과 마음이 하나임을 나타냅니다. 몸이 힘든데 마음이 편할 리 없고 마음이 절망적인데 몸이 건강할 리 없습니다. 그러니 할 수만 있다면 속도를 늦추고 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관조하먀 사는 지혜를 너머 감사하는 태도가 답이 분명합니다. 반면 성미가 급하여 욱하여 화를 잘 내는버릇을 가졌거나 욕심이 과도하여 매사에 일희일비 하는 사람의 건강이 좋을 리 없습니다. 화를 내면 피가 머리로 쏠려 순식간에 혈압이 상승하니 몸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퇴임 몇년 전부터는 1학년을 내리 맡았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이 1학년 담임을 꺼리기도 했고 경험이 많은 선배 선생님이 맡아주면 차분히 이것저것 챙겨주며 기본생활 습관을 자리잡게 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1학년 아이들은 무척 귀엽기도 하지만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지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금방 친구를 때리거나 우는 아이. 화를 버럭 내는 아이가 꼭 있지요. 외동이로 자라 어울리는 방법을 몰라 양보를 할 줄 모르는 아이는 뭐든 자기중심적이라 얼굴이 빨개지도록 화를 내곤 했습니다. 좋은 말로 타일러도 안 되면 꼭 해주던 말은, "00야, 그렇게 갑자기 화를 내면 네 뇌에 불이 난 거란다. 화를 내는 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비상이 걸려서 몸에 있던 혈액(피)들이 119대원이 되어 몰려들어서 머리가 많이 아파진단다. 온몸에서 갑자기 몰려든 피들이 길이 좁아서 (혈관이 좁아서) 터지는 게 고혈압이라는 병이야. 그러니 제발 화를 내더라도 천천히, 생각하면서 조심해야 돼요.네 몸의 주인은 바로 너잖아. 소중하니까 조심해야겠지? 자꾸 버럭 화를 내면 몸이 나빠진단다." 1학년 아이는버럭 화를 내면 자기 뇌에 불이 나는 거라고 말해주면 놀랍게도 금방 수그러들곤 했습니다. 무조건 화를 내면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보다 그럴 듯한 근거를 들어 말해주면 어린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입니다. 때론 장난끼가 발동해서 농담을 주고받던 급식실 풍경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옵니다. 1학년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오는 점심밥을 맛있게 먹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음식을 남기거나 거절하는아이가 꼭있습니다.어떤 아이는 멸치를 싫어하기도 하고 미역국이 미끄럽다며 먹지않습니다. 선생님이 포기할 때까지 기싸움을 시작하지요.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말해봤자 수저를 들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도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아이건 설득당합니다.제가 늘 썼던 방법을 소개합니다. 약간 위험할 수도 있으니 따라 하시면 큰 일 납니다. "00야, 멸치랑 미역이 맛이 없는 모양이구나. 그런데 어쩌지? 얘들은 지금 너를 위해서먼바다에서 여기까지 왔는데!예쁘게 자라서 어부의 손에 잡혔고, 나라에서는 너를 위해서 많은 돈을 들여 요리해 주었지. 조리사 선생님은 또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주시고 말이야. 그렇게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돼. 그 대신바다에 가서 멸치와 미역을 잡아오거나 이 멸치와 미역값을 내면 봐줄게. 어때? 선택은 네가 하렴.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준 과일과 물고기에게 우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말하면순진한 아이들이 반드시 먹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다 웃음을 참으며 함께 먹던 급식실 풍경이 참 그립습니다. 그렇게 첫 시작을 잘하면 아이들은 언제나 잘 먹었지요. 직접 바다에 가서 잡아 와야 한다는 엄포에 놀라서요. 아! 귀여운 아이들! 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더 심한 아이는 식판 앞에서 자꾸 토하는 시늉을 하던 아이였습니다. 좀 심한 경우이지만 이때 선생님이 포기하면 그 아이 식습관은 영영 고칠 수 없습니다. 저는 극단의 방법을 딱 한 번만 씁니다. 다소 위험하고 과격한 말이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으니까요. "00야, 그렇게 먹기 싫어요? 어쩌나. 그렇게 자꾸 토하면 네 목에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야 해요.정말 토하고 싶으면 토해도 돼요. 그대신 네가 토한 거니까 네가 먹으면 돼요. 새로운 음식이라 싫은 모양인데 자꾸 먹어보면 괜찮아져요. 선생님은 잘 생긴 00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꼭 보고 싶은데. 네가 잘 먹어야 선생님도 밥을 먹을 거야." 토한 걸 다시 먹으라니!학생이 강아지도 아닌데 토한 걸먹으라니. 정말 위험하고 위태로운 발언이지요.누가 들으면 언어폭력으로 고발을 당할지도 모를 말이지만 어떤 말도 통하지 않던 아이는딱 한 번의 충격으로 단 한 번도 토하지 않고 식판을 비우기 시작했지요. 물론 선생님과 친해야 가능합니다. 저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걸 알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지금은 5학년이 되었을 그 아이의 둥그런 얼굴이 아른거립니다. 어쩌면 선생님에게 밥투정을하며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의 소리였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아껴달라는 호소였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했다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토한 뒤에 그 책임은 자신의 몫이란 걸 깨달으며 선생님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언제나 밥 먹는 모습을 봐 줄 거라는 믿음이 생겨 먹게 됩니다. 힘들게 먹는 아이에게 폭풍 칭찬을 후식으로 제공하면 금상첨화이지요. 다문화가정에 엄마마저 안계셔서 집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 앞에서 힘들어하던 모습이 많이 가여웠던 아이야.부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렴! 선생님이 심한 말을 한 것은 정말 미안헀어. 너를 위한 말이었지만 그래도 미안해. 결과가 좋아도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안 되는데 내가 좀 더 현명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 아직도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구나. 몇 년이 지났지만 그말만은 잊지 못한 걸 보니 내 양심이 찔려서 상처가 난 모양이야. 언젠가 너를 보는 날이 오면 반드시 말해주고 싶다. 참 많이 미안하다고. 그 아인 그 후로도 토하려는 모습을 종종 보였지만 단 한 번도 토하지않고 식판을 비우곤 했습니다. 늘 곁에서 잘 먹어서 예쁘다고 칭찬을 듣고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똘똘하고 착한 그 아인 작은 선물에도 감사할 줄 알고 말로 표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자라서 아버지의 자랑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감동하고 가족과 아웃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사하는 자세로 나타납니다. 사람은 같은 사건, 사고에 처해지더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이 불행하다고 하거나 환경이 매우 나쁜데도 밝고 긍정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인생은 결국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니 허무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삶과 기적처럼 태어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며 날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재무장 하며 사는 삶은 전혀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으며 존재 자체를 '의미 있음'으로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삶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하고 존경합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감사하는 삶이었음이 분명합니다. 감사라는단어를 감동과 사랑의 합성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너도나도 힘든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래도 감사할 일을 찾아서, 만들어서라도 이 고난을 이겨냈으면 합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국가통제에 사학이 무너진다”고 질타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정권에서 사학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며 “민주당이 강제 통과시킨 사학법 때문에 사립학교 교원 채용을 시도교육청이 결정하게 됐다. 사학의 인사권이 강제 박탈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사 부정채용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잘하고 있는 사학들까지 전부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14명이 전교조 출신 또는 친전교조인데 어떤 사람을 뽑으려 할지 뻔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조 교육감의 전교조 특혜채용 비리 의혹, 조국 일가 교사채용 비리, 위법적 자사고 취소강행 관련 소송 10전 10패 등 친정권 사람들 발밑에서 악취가 올라오는데 왜 엉뚱하게도 열심히 하고있는 사학의 팔을 비트냐”고 꼬집었다. 앞서 8일 연설에 나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목표로 온종일 돌봄체계를 구축했고 보편적 아동수당과 무상교육을 전면 도입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도약의 시간으로 평가했다. 취약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아동‧보육 분야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내년 예산안에는 현재 만 7세까지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만 8세로 확대하는 예산이 포함돼 있고 이 자체로도 의미 있는 정책적 진전이지만 조금 더 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촉법소년’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범죄행각이 나날이 흉악해지고 있다”며 “이제는 촉법소년의 연령 조정과 처벌 강화에 대한 범부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도 과밀학급 기준 서울 학급당 36명 이상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경남, 전남 관련 기준 없음 울산 학급당 33명 초과 세종 학급당 25명 이상 강원 초-27명, 중-30명, 고-28명 초과 경기 초-32명, 중·고-36명 초과 충북 초-동지역 29명 이상, 읍면지역 28명 이상 중-동지역 28명 이상, 읍면지역 25명 이상 고-35명 이상 충남 초·중-연도별 학급편성 기준 고-관련 기준 없음 전북 관련 기준 없음. 단 당해연도 학급편성 기준 초과 시 과밀해소 지원(2020년 기준 동지역 초-28명, 중-28명, 일반고-27명) 경북 학급당 34명 초과 제주 학년당 평균 학급당 학생 수 40명 초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학급당 적정 학생 수에 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시하는 내용의 교육기본법이 통과됐다. 이런 가운데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을 감축하더라도 과밀학급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등교 확대 정책의 주요 쟁점 및 개선과제’ 연구에 따르면 지역 및 학교급과 여건 등을 고려해 적정한 학급당 학생 수를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과밀학급의 경우,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법령에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시도교육청별로 과밀학급 기준은 최저 25명 이상부터 최고 40명 초과까지 다양하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은 아예 관련 기준이 없으며 서울은 36명 이상, 경기는 초등 32명, 중·고교 36명 초과를 과밀학급으로 보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 평균을 감축시키더라도 과밀학급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는다면 안전하고 질 높은 대면수업이 어려운 이유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시도교육감이 과밀학급 기준을 정하고 초과 학교를 개선을 위한 구체적 시책을 마련해 시행과 그 결과를 시도의회에 보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재 논의되는 과밀학급의 기준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 또는 코로나19 상황의 변화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법령에 명시하는 것보다는 법령에 따라 시도교육감이 정하는 기준에 명시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시했다. 바이든 정부는 “질 높은 대면수업 제공을 위한 안전한 학교 재개방”이라는 기본 전략을 수립하고 “학교 방역, 환기시설 개선,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 더 많은 교사 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간 110조 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한데 주정부 예산이 부족한 만큼 연방정부가 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교원 확충을 동시에 제시한 것은 감염병 상황에서 학생 안전과 대면수업의 질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보고서에는 이밖에도 원격수업 전환 시 희망 학생을 모두 수용하기에 교실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과 일반학교 장애학생의 학습지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를 위해 돌봄교실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고 장애학생에 대한 별도의 학습지원 정책·입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명퇴를 신청해야겠어. 너무 힘드네.”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명예퇴직(이하 명퇴)’ 얘기를 하게 돼요. 아이들을 대하는 게 힘들어서, 학부모 응대하는 게 힘들어서 명퇴를 생각하시는 선생님들. 교직 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가끔 역대급으로 마음을 부들부들 떨게 만드는 인물이 꼭 등장해요. 막장 드라마처럼 말이지요. 수업을 방해하고 학교폭력 사안까지 일으키는 학생. 일상적인 일에도 ‘내 아이가 상처받았어요’라면서 교사를 공격하는 학부모. 업무를 진행하면서 쓸데없이 감정 소모를 하게 만드는 동료. 여느 직장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일터도 여러 사람이 모인 곳. 저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달라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해요. 감정 소모를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요. 문제는 그런 감정 소모 덕분에(?) 우리는 ‘그만두고 싶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기도 해요. 우리의 생각은 곧잘 ‘명퇴’에까지 다다르게 되지요. 오죽하면 ‘명퇴당한다’라는 말까지 나오겠어요. 내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이런저런 상황들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니까요. 답답한 마음에 이런 책, 저런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눈에 들어오는 구절은 한결같이 이런 메시지를 전해줘요. ‘끊어버리세요. 퇴근하면 직장 스트레스를 끊어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쓰레기를 전해준다면 받지 않으면 그만이에요.’ ‘타인이 나를 공격한다고 해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면 안 됩니다.’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져요. ‘그래, 맞는 말이야’ 하면서 그렇게 해 보려고 노력을 하지요. 그런데 쉽지 않아요. 책은 책일 뿐, 나는 나일 뿐이니까요. 내 마음인데도 마음 씀씀이가 의지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건 참 안타까워요. 그럴 때 막힌 마음을 깔끔하게 뚫어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해요. 퇴근하면 학교 생각 그만하기. 타인의 감정 쓰레기를 거절하기. 누군가의 감정 섞인 비난을 ‘웃기고 있네’라는 마음으로 흘려버리기. 이런 것들이 가능해지려면 일단 무언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해요. 부정적인 마음을 흘려버리고 활력을 주는 무언가에 집중하는 태도 말이지요. 그럴 때, 우리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말한 동량의 원리를 느끼게 돼요. ‘어떤 정신적 요소에 있던 에너지의 양이 줄거나 사라지면 같은 양의 에너지가 다른 정신적 요소에 나타나는 일’ 말이지요. 쉽게 말하면 부글부글한 마음이 똑같은 양만큼 산뜻한 마음으로 대체되는 것이지요. 퇴근 후에 여행을 검색하면서 주말에 놀러 갈 계획을 세우는 일. 교외에 나가 바람을 쐬며 바다를 구경하는 상상을 하면 여행을 계획하는 그 순간부터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니면, 저녁에 맛있는 요리를 해 먹으면서 혹은 어딘가에서 외식을 하면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해 주는 일. 재미있는 드라마를 하나 골라서 정주행(?)하며 킥킥 웃기도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일.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며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일. 이런 일들 모두 생각을 끊어내기 위한 돌파구가 될 수 있어요.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몰입은 잡생각이 들어올 틈을 막아주니까요. 어떻게 보면 교직은 크고 작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요. 우리가 명퇴를 당해야 할 만큼 말이지요. 하지만 또 다르게 보면 그런 고통을 흘려보낼 힘도 우리에게 있지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상황을 더 건강하게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힘든 일을 겪으며 ‘기승전-명퇴’를 생각하게 될 때. 상황을 이겨 낼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시면 좋겠어요. 명예퇴직 대신 정년퇴직! 함께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장애인 교원이 연수를 받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보조 인력, 보조공학기기, 점자 교재 등 접근성을 보장하고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을 발의한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 교원들이 편의를 지원받는데 어려움이 해소되리라 생각한다”며 “역지사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법안 내용 소개 부탁드린다. “사실 이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14조에 따라 교육책임자는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 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교육 보조 인력, 보조공학기기 등의 수단을 적극 강구하고 제공해야 한다. 동법 시행령 4조(교육기관의 범위) 3호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2조 제1항에 따른 연수기관도 이에 포함된다. 즉 기존 장애인차별금지법만으로도 장애인 교원이 연수를 받는데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기에 교육공무원법에 명시하는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 -연수는 교육공무원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그동안 장애인 선생님들이 연수를 받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수업을 진행하는 데 지원인력과 보조공학기기가 필요한데 관련 규정이 없는 교육청도 있고 각각 기준이 달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왔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민원을 제기해야 보조 인력을 지원받거나, 예산 부족으로 일부만 지원받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혔듯이 20개 교원 연수원 중 7곳만이 지원인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며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하는 곳도 천차만별이었다.” -코로나19로 연수도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혼란이 있었을 것 같다. “온라인 연수에서 자막, 화면해설 제공이 연수원마다 달라서 어려움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충분한 준비 시간 없이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장애 교원들은 2배, 3배의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또 지난해 처음 도입된 K-에듀파인 사용에서도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 화면 내용을 소리로 바꿔주는 스크린 리더 사용이 안 되는 등 처음부터 장애인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를 했기 때문이다.” -지원뿐만 아니라 수요조사나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교육청이 많다. 법안 통과로 기대되는 점과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 내실화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비장애인 통합교육이 지향하는 모두가 함께 부대끼는 장, 일상에서 만나는 공간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한다. 장애 교원과 학생들에 대한 지원방안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지 못하고 나온 것이 많아 여전히 불편하고 힘든 점이 많다. 현장을 좀 더 가깝게 들여다보려는 교육부의 의지, 국회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장애인 교원 문제에 관심 갖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었는지. “돌아보면 학교에서 장애인 친구뿐 아니라 장애인 선생님도 만나기 어려웠던 건 저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사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거리를 다닌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게 부끄러운 건데 장애 자체가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해 왔다.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이나 최근 진주교대 장애 학생 입학성적 조작 사건을 생각하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아직 먼 것 같아 안타깝다. 이처럼 평소에 부당한 일에 자연스레 마음이 갔는데 교육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후반기 상임위가 시작됐다. 계속 교육위원회 활동을 하기로 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보통 2년마다 상임위를 바꾸지만, 미국은 오랫동안 한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 의원들이 그만큼 전문성을 가진 것이다. 교육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있지만 전문성과 실력을 계속 쌓아 학교 구성원 전체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국정감사가 다가오고 있다. 교원정책과 관련해 특히 집중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투자 확대, 지방대 위기에 대한 대책, 고교학점제와 온종일 돌봄, 직업계고 취업지원까지 점검해야 할 굵직한 주제가 많다. 교원정책 관련해서는 교원 1인당 학생 수, 장애인 교원 확대, 사립학교 신규채용 공정성, 교원양성체제 개편 등을 꼼꼼히 감사할 계획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물론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지난 본회의에서 교육기본법이 통과되면서 학급당 학생 수에 대한 규정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을 구체적인 숫자로 못 박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안다. 법안심사 과정에서는 교육기본법이라는 명칭처럼 기본법적인 성격이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향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학급당 학생 수를 결정하도록 했고 20명 이하여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사회 전반에 공감이 있는 것 같다. 국회도 계속 촉구할 것이다. 너무 걱정말고 출발에 의미를 뒀으면 좋겠다.” - 끝으로 선생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현장에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너무나 중차대한 임무를 맡고 계신다. 선생님들께 잘 해보라는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먼저 시스템을 잘 만들고 교육정책을 수립해 교육 전반에 미래지향적 인식들이 퍼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한다.”
"지르렁 지르렁 지렁 지렁 지르렁” 작은 방울을 흔드는 것처럼 계속해서 울어대는 가을벌레들 때문일 것이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유난히 잠이 많은 나에게 이런 일은 드문 일이다. 어쩔 수 없어 책 한 권을 들고 같이 자는 사람을 방해할 수 없어 거실로 나왔다. 제법 서늘한 바람이 창문을 넘어서고 그 사이로 내가 사랑하는 화단에는 무수한 꽃무릇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듯 꽃망울을 땅으로부터 밀어 올리고 있다. 겨우내 푸른 푸른 잎으로 창창하던 모습이 사라진 자리에 그리움처럼 붉은 꽃이 피어난다. 이제 곧 '어리석자의 정원'에 붉은 꽃잔치가 열릴 것이다. 가지고 나온 책의 제목은 『인생의 황혼에서』였다. 이 책은 헬렌 니어링이 수많은 글에서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을 모아놓은 노년의 삶에 대한 명상서이다. 예전에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녀 부부의 이야기를 쓴 다른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와 건강한 자연 요리에 대한 책 『소박한 밥상』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늘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사는 나는 그녀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을 동경하였다. 이 책의 저자인 헬렌 니어링은 남편 스콧 니어링과 1932년 도시를 떠나 낡은 농가로 이주하여 직접 농작물을 기르고 돌집을 짓는 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실천하며 소박하면서도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스콧은 100세에 서서히 음식을 끊음으로써 평온하게, 그리고 의식을 지닌 채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에게 죽음은 생의 마지막 단계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평온하고 의미 있는 삶 속에서 죽음도 맑은 정신으로 자연스럽게 맞이하고자 하였다. 백번째 생일이 되기 한 주 전부터는 채소와 과일 주스만으로 연명하였으며 나중에는 물만 먹음으로써 자발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이후 헬렌은 가치 있는 삶과 함께 인간다운 죽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며 자신도 남편과 같은 방법으로 죽음에 다가가기 노력했다. 그러던 중 91세가 되던 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생을 마쳤다. 나의 노년은 피어나는 꽃입니다. 몸을 이지러지고 있지만 마음은 차오르고 있습니다. 빅토르 위고, 한 편지에서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니라 삶의 깊이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 불멸 강과 바다가 하나이듯 삶과 죽음도 하나이다. 칼릴 지브란, 『예언자』 나의 삶도 가을을 지나고 있다. 곧 노년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녀의 책을 두런두런 읽고 있는 시간, 가을벌레는 여전히 화단 어딘가에서 아름다운 방울 소리를 낸다. 행복한 가을의 시작이다. 『인생의 황혼에서』, 헬렌 니어링 지음, 2002, 민음사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시행! 이를 두고 최근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제도 시행의 주체인 교사들의 반대와 유보 요구가 70% 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한 마디로 새로운 제도를 준비하는 기간이 꽤 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제도에 합당한 기본적인 실행 여건을 갖추지 못한 채 강행하기 때문이다. 날로 마찰음이 커지는 가운데 교육부는 2023학년 고1(현 중2)부터 일반고에 단계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고 일정을 못박음에 따라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교육계는 대입제도 확정 없는 ‘밀어붙이기’라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입장문을 통해 “도입 일정만 못박는 일방행정과 이행 법률만 강행 처리하는 입법독주로 안착, 성공할 수 없다”며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칠 정규교원 확충과 도농 학생 간 교육격차 해소방안부터 명확히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마저 “고등학교별 역량이 균질하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농산어촌학교나 소규모학교에서는 교원 1인당 담당해야 할 과목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학생의 진로나 흥미를 고려한 교육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며 “구조적으로 대도시 학교와 지역 학교의 격차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교육부가 2년 앞서 고교학점제 강행으로 혼란이 불가피한 최대 실험대상이 현재 중1~2학년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왜냐면 대입제도 개편방안은 2025년 고1학생(현 초6)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8학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교학점제 전면도입에 앞서 단계별 시행이 적용되는 2023~2024학년에 입학하는 현 중1~2학년 학생들은 고교학점제 기반으로 수업을 받으면서도 현재 대입제도를 따라 입시를 치러야 한다. 이른바 최종 실행으로 가는 일종의 실험이자 애꿎은 학생들의 희생을 담보하는 것이다. 그뿐이랴. 교육전문가들은 현행 대입제도를 유지하면서 고교학점제를 운영함에 따라 대입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듣거나 선택과목 시간에 수능 준비를 하는 등 파행 운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 민간 교육 업체 대표는 “수능의 영향력이 살아있는 한 고교학점제는 원래 취지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현재 중1~2학생들은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대입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동일한 방식으로 학습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수능 점수가 잘 나오는 학교를 중심으로 진학 선호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에 가장 적합한 학생부종합전형보다는 과거의 입시 시계인 수능 위주의 전형으로 돌아가 사교육이 증가함으로써 교육공동체의 교육력만 소진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2023년도 고교 입학생들은 어떻게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 예상하건데 고1 공통과목에서 성적 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이 일찌감치 정시로 눈을 돌리거나 검정고시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고1의 성적은 석차를 매겨 등급을 부여하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며, 2, 3학년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현행대로 9등급 체제가 유지되는 고1에서의 내신 경쟁은 전보다 치열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면 굳이 학업을 지속하기보다 검정고시를 통해 빠르게 고졸 자격을 획득한 채 수능을 보려는 자퇴생들이 많아질 것이다. 결국 ‘조국 사태’로부터 붉어진 교육 공정성에만 집중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당초 정시를 견제하겠다던 고교학점제의 초기 목적은 변질됐다. 2023년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고교학점제 시행을 원점에서 재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왜냐면 현행 입시제도에 정시 확대를 더욱 견고히 하는 단초가 이미 제공되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쉴 시간이 없는 우리 학생들은 가혹한 제도에 희생을 감수하게 될 것이기에 가뜩이나 코로나 위기로 힘겹게 학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마냥 측은하기만 하다. 고교학점제는 어떤 명분으로도 학생을 실험대상으로 삼아 희생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제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해 "실태조사 결과만 반복해 발표하는 데 머물지 말고 학교의 어려움을 파악해 현장 중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6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교폭력 괴롭힘을 당했다'는 학생이 3만6000여명에 달하고, 1만2000여명이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있다'고 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으로 등교 확대에 따른 피해응답률 증가, 특히 초등학생의 학폭 피해와 신체 폭력 증가를 꼽았다. 2학기 등교확대가 학폭 증가로 이어질 개연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들에게 누적됐을 우려가 높은 심리·정서적 불안감도 학폭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맞춤형 학교폭력 예방·대응 방안이 방역 못지않게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교총은 학폭 예방을 위한 근본 대책은 담임교사가 학생 개개인을 살필 수 있는 교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교육당국이 힘을 모아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6월 23일 시행 이후 학교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가·피해자 즉시 분리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관련 법령 개정을 개정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우선 관련 지침부터 현실에 맞게 고쳐 학교에 탄력성을 부여하라는 제안이다. 또한 △학폭위 지역교육청 이관 1년 평가 및 보완대책 마련 △전문상담교사 전국 학교 확대 배치 촉구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 속에 치유와 관계 회복 목표 정립(갈등 조정 제도 강화 및 의무화 등) △너무 광범위한 학교폭력의 정의(범위) 재정립 등을 촉구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정부와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예방, 근절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잇따른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침묵할 게 아니라 민감성을 갖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교총은 지난달 30일 학교폭력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며 “현장 중심의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에 적극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선생님 저..진혁(가명)이에요”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나즈막하고 더듬거리는 한 아이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3년전 스승의 날이었던가? 늘 가슴 언저리에 낡은 가구처럼 자리잡고 있었던 녀석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을때 였던 것 같다. “어. 진혁(가명)이구나”,“ 선생님..저..잘 지내시죠?”더듬거리는 말투는 하나도 변함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아이는 장애라는 장애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등이 굽은 아이! 곱추! 말더듬이! 그래서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아이... 그 녀석을 따라다녔던 수식어들이다. 20년전 합천의 작은 시골 마을! 합천에서 나고 자란 고향이기도 했지만 그 마을은 생소했고 그래서인지 뭔지 모를 두려움과 작은 설레임을 동시에 안고 교정 정문을 들어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100년은 족히 넘을 듯한 큰 플라타너스 나무의 큰 그늘 아래로 아이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검게 그을린 얼굴들 사이로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운명처럼 배정받은 6학년! 18명! 남학생과 여학생 비율이 9:9로 황금비율이었고,그것도 하나같이 눈망울들이 컸던 아이들. 이것도 교정에 처음 들어섰을때의 좋았던 기분만큼 앞으로의 첫 교직 생활에서의 출발이 좋을거란 내 마음속의 반전 신호였을까? 사람이 살면서 언제나 좋은 예감이 꼭 다 맞는 법은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일주일도 안가서 “휴~”자조섞인 한숨으로 나오게 되었다. 9:9의 황금 비율은 9:8내지는 10:8의 불균형적인 모습으로 우리반을 갈라놓고 있었다. 걸음이 느리고 말이 어눌했던 친구들 사이에서 늘 아픈 손가락! 특수반 수업을 위해 갈때면 17명으로! 게임을 위해 편을 가를 때면 늘 한쪽팀으로 핸디캡을 안고 가야 했던 아이! 그래서 원망도 많고 울음이 많았던 편이었다. 생각한대로 되지 않을때가 많았고, 한창 친구들과 뛰어 놀아야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심정은 누가 알까? 햇살이 비추던 4월의 여느 봄날, 평소와 같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그 녀석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교실을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지우개야! 내..지우개”하며 울부짖으며 소리지르는데 한 섞인 민요도 이 보다 더 진할수 있을까? “야~ 최진혁(가명)~~ 너 뭐하는 짓이야?”목청 한껏 올려 샤우팅을 퍼부어 봤지만 소용없고 되돌아 오는건 메아리 뿐이었다. 당체 진정이 되지 않는 아이를 나는 그저 한동안 바라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하얗게 된 머릿속을 겨우 진정시키면서 아이를 꼭 껴안는 수 밖에는 별 도리가... 그렇게 삼십여분이 지나서야 울음은 그쳐지고 난동은 조용해졌다. 아이들은 언제나 그래왔다는 듯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각자 자기의 일들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진혁(가명)이는 화가 나면 원래 저래요!”,“쟤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면 되거든요”등등의 대처 요령과 훈수들이 내 고막을 수시로 때렸다. ‘하! 이런 것이었나?’임용전 모 선배의 말이 문득 떠 올랐다. 발령 받고 나면 생각만큼은 쉽진 않을 거라는 말과 함께 3월부터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그 조언이 왜 그렇게 새삼스럽게 생각이 나는지. 생각했던 달콤한 교사 생활은 안되겠구나 어렵겠구나! 스스로에게 격려를 하면서 진혁(가명)이 어머니와의 상담이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요, 진짜로 힘들지에? 우리 진혁(가명)이 좀 잘 봐주이소. 이놈이 태어날 때부터 이상해가지고...형편도 어려워서 등에 혹 난것도 수술도 못해주고..” 그때부터 어머니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전화가 끝나는 내내 이어졌고 아이의 사정들을 그때서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부모의 온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자라서 몸의 불편함과 함께 정신적인 고통까지 당했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에서 연민의 정이 솟구쳐 올라왔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몸이 불편해지고 등굽은 곱추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불편한 몸과 함께 정신까지 피폐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누군가의 진심어린 사랑이 필요했던 아이, 친구들에게 관심 받고 싶었던 아이! 그 시절 장애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관심 밖의 일들이었고 가까이 하기에는 왠지 눈치가 보이고, 주변 아이들 조차 편견아닌 편견! 막연한 관심밖의 이야기꺼리였던 것 같다. 하느님이 계시다면 나에게 그런 사명 같은 것을 주실려고 한 건 아닐까? 한창 젊은 혈기와 열정에 학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상담 공부를 시작하던 때와 겹치게 되는 고마운 일들이 순순히 전개되었다. 상담 공부를 하면서 모대학 교수님으로부터 수많은 상담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고, 비슷한 생각과 사례를 가진 동료 교사들의 체험담 등은 나에게 커다란 희망과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북돋어 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때 만났던 한 선생님의 일화는 나에게 울림을 주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결국에는 서로 따뜻한 교감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동안 교감의 의미를 되씹고 되새기다가 아이들의 편견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들을 찾아 같이하는 기쁨을 알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였다. 그해 여름! 야영수련 활동은 그 노력의 댓가를 받기에 충분한 사건이 생기게 된다. 수련활동의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래프팅 종목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고 기다리던 것 중의 하나였다. 그 당시 물살은 세지 않았지만 래프팅의 특성상 어쩔수 없이 배가 흔들리게 되었는데 그만 진혁(가명)이가 물에 풍덩 빠지게 된 것이었다. 교관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일은 일어나 버렸고,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있는 그 순간 정말 믿지 못할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한 아이가 물에 뛰어들어 진혁(가명)이를 붙잡고 있었고 다른 아이들은 누구랄 것없이 노를 두 아이쪽으로 잡으라고 쭉 뻗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결국 교관이 빠른 조치를 취해서 안전하게 다시 배로 끌어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장면이다. 전부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고, 아이들이 가만히 있었어도 결국 교관이나 선생님의 도움으로 진혁(가명)이는 건져 올려 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진혁(가명)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을수도 있었겠지만, 그 10초도 안되는 찰나에 일어난 일은 진혁(가명)이의 가슴속에 깊이 박혔던 것 같다. 야영의 하이라이트인 캠파이어 시간으로 모든 활동을 종료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의 촛불의식! 한마디씩 정리하는 자리에서 진혁(가명)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더듬거리는 말투로) “오늘 동규(가명)가 ..나를..살려주었어요. 친구들이 좋아요” 소처럼 커다란 눈망울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카타르시스 같은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울고 있는 동료들과 숙연해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모두들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까?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아이들의 마음속에서도 온정이라는 따뜻한 씨앗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은 흘러 겨울이 되었고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게 되었다. 내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 것인데 그해 12월은 꼭 첫눈같이 설레고 달콤한 기억이 가슴언저리에 항상 자리하고 있다. 결혼식날! 축가를 부르기 위해 우리반 18명이 모두 함께하여 합창을 하는게 아닌가? 나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고 알아보니 옆반 선생님께서 고맙게도 몰래 아이들을 데리고 평소에 조금씩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깜짝 선물도 이런게 있을까요? 다들 예쁘고 사랑스러웠지만 유독 눈에 띄는 한 아이! 언울한 자세에 등이 굽어 있고 작지만 눈이 큰 아이! 그것도 맨 앞줄 정중앙에 자리하여 나를 보고 미소를 던지고 있었다. 사람들의 수근 거림이 내 귀에 들려올때쯤‘사랑으로’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작은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가 식장에 울려 퍼질 때 사람들의 웅성임은 이내 감탄으로 변하였고 박수로서 화답하고 있었다. 아내가 나의 눈을 닦아 줄 때 그제서야 내가 울고 있구나 느꼈고, 오늘만큼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뻤다. 그렇게 이 아이들과의 지지고 볶음을 뒤로하고 졸업을 시키는데 그 감회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진혁(가명)이 어머니의 가르침이 그해 나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었다. 졸업식 중간에 어머니께서 나에게 작은 감사패를 주셨는데 그 속에는‘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제 아이가 잘 컸고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행복한 결혼생활 되세요’라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그저 또 눈물만 하염없이 흘릴뿐이었다. 뜨거운 눈물의 졸업식이 언제 끝이 났을까! 아련한 기억속에서 잠겼다가 시간은 어느새 15년이 훌쩍 지나 그때 그 아이의 전화를 받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선생님 저..진혁(가명)이에요”,“ 선생님.. 저.. 이만큼 컸어요”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문자로 보내주는데 굽은 등은 펴져 있고 혹은 제거술을 받아서 예전의 모습이 아닌 바른 자세에 가까웠다. 자랑이라고 하듯 자신의 커 있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내주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이게 바로 보람이라는 것이구나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스승의 날만 되면 전화하고 만나는 친한 친구가 되었죠. 지역 노인복지센터에서 작지만 힘을 보태고 살아가는게 행복이라고 말 할만큼 훌쩍 성장해버린 녀석! 키만 큰게 아니라 마음까지 훌륭하게 컸구나! “선생님, 저 이만큼 컸어요”한 아이가 나에게 가르쳐 준 작지만 큰 울림! 교직 생활 20년을 힘 잃지 않고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었고, 그때부터 나를 채찍질 했던 동기였으며 그래서 가르침의 참맛을 깨닫고 여기까지 오게 해준 고맙고도 벅찬 행운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제자의 작은 외침으로 시작된 친구 같은 스승과 제자 서울에서 특별히 전화가 올 일이 없는데, 광고성 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다가 받은 입상 소식은 새해 깜짝 선물이 되었습니다. 제자로 인해 나 자신이 더 성장하고 발전한 것이 당연한데 오히려 그런 제자 덕에 상을 받게 된다니 괜스레 민망하기도 하고 한없이 고맙게만 느껴집니다. 평소에 존경하고 따르던 은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현인(賢人)이 되기도 하고, 폐인(廢人)이 되기도 하니,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스승다운 스승을 단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행운이자 큰 복이 되니 자네가 그런 스승이 되어 보면 어떻겠나” 스승의 의미를 말씀하신 은사님의 깊은 뜻이 가슴으로 저며 옵니다. 만약 그 시절 제자의 작은 외침에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면 지금의 친구 같은 스승과 제자가 만들어졌을까요 교사로서 가르치는 일에만 급급할 때마다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제자가 한 명쯤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쁘고 소중한 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상을 계기로 참된 스승의 의미를 다시 한번 아로새기고 가르침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여기겠습니다. 부족한 글 선택하여 주신 한국교육신문사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기 마련이다. 제일 급하고 아쉬운 사람이 서둘러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사안은 개인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법령 등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회적인 파장과 우려가 큰 학교폭력 사안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2004년 학교폭력예방법 제정과 총28회의 개정을 통해 예방 대책이 시스템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학교폭력 심의가 매년 3만〜4만여 건에 달하고, 점차 저연령화되는 등 사회와 학교의 큰 고민거리다. 현실 외면한 법, 학교 부담 가중 교총의 노력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지역교육청으로 이관돼 부담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학교는 힘들다. 특히, 학교 현실을 고려치 않은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에 따라 올해 6월 23일부터 시행된 가·피해자 즉시 분리 조치는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광주광역시와 강원도에서 학생이 학교폭력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고, 경기도에서는 대낮 도심에서 학생의 목을 조르고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파장이 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현장의 어려움과 잇단 중대 학교폭력 사건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이 침묵한다는 점이다. 크고 작은 교육 성과에 대해서는 득달같이 보도자료를 내 입장을 밝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자 교총이 나섰다. 교총은 학교폭력에 대한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현장에 적합한 중·장기 대책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달 30일에 1차 회의를 개최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찾는 절박함이 담긴 위원회의 출범에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책임 교사, 담당부장, 학교장, 장학사, 연구위원과 변호사 등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현장의 어려움과 제도상의 문제를 핀셋같이 발굴해내기를 기대한다. 위원회는 학교 현장의 동의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는 쉽게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에 대해서는 약한 경우가 많다. 교직 사회 내의 다양한 해법과 견해차가 있는 만큼 현실과 괴리되거나 반대가 있는 방안을 내놓으면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즉시 분리 조치'부터 개선해야 구체적 제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예방법과 시행령, 매뉴얼에서 개선돼야 할 사항을 중·단기로 구분하고 구체화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해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당장 급한 가·피해학생 ‘즉시 분리’를 ‘지체없이 분리’로 지침을 개정해 학교 현장이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국회에 줄기차게 요구해야 한다. 교직 사회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와 교사의 편리성에만 치우쳐 학생, 학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방안이라면 비판만 받을 뿐 법령 개선은 어렵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학교 현장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 학교폭력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과 상관없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행정적·법률적·도덕적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교총 접수 교권 사건 총402건 중 학교폭력 관련 사건이 18건에 달하고,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학교폭력 관련해 징계받은 교원이 77명에 이른다. 학교폭력 관련 문제점 개선을 바라는 교원의 간절한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하는 교총 학교폭력 대책위가 되길 바란다.
왜 정의적 영역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역량’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역량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으나 OECD가 발표한 2030 Education 문서에서 역량은 지식을 포함하여 기능·태도·가치로 이루어진다고 정의하면서, 단지 인지적인 부분만 아니라 전인적인 인간을 길러야 한다는, 그래야 자기주도성을 가지고 평생 학습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해도, 내가 하는 수업이 더 좋아지도록 하기 위해 보다 효율적인 학습자 바탕을 만드는 일은 중요했다. 2020년 한 해, 학교에 나오지 못해 얼굴도 잘 구분이 되지 않는 학생들을 성취기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내가 생각한 수준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답답해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또 다른 궁리를 하기도 했다. 한 해가 끝날 즈음 여기저기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랬다. 중1 학생들은 가끔씩 나온 터라 학습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2021년,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라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기본 학력도 떨어졌지만, 그 전에 학습동기가 필요했고, 하면 된다는 자기효능감이나 스스로 무언가를 해 보려는 자기주도성도 필요했다. 상황을 살펴 가며 자신의 욕구를 참을 줄 아는 학생, 친구가 어려움을 보이면 나서서 돕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절실했다. 잘 배우기 위해서는 배움이라는 인지 영역 바깥의 많은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의적 영역 평가방법 2012년부터 실시된 성취평가제에 따르면 교사는 교수학습의 계획과 평가 모두 성취기준에 근거해야 한다. 학생이 받은 점수는 그 학생이 성취기준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내가 아무리 수업준비나 학생의 근면 성실함, 혹은 남을 기꺼이 도우려는 자세를 강조하고 싶다고 해도 그것을 점수화하여 성적에 넣을 수는 없다. 교사는 수업시간의 모든 배움을 성적으로 산출하지 않는다. 학습과 관련되어도 성취기준과 관계없다면 그 또한 점수화하지 않는다. 사회수업에서 인구 변화에 관한 발표 PPT가 보기 좋고 멋지다고 점수를 더 주지 않고, 국어수업에서 독서신문의 글씨체가 단정하고 깔끔하다고 점수를 더 주지 않는다.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점수에 넣을 때 학생에게 교사의 생각이 전달되리라 생각된다. 모둠으로 수행평가를 한다고 할 때, ‘협력’이라는 항목을 넣고 점수 배점을 하면 학생들이 모둠활동을 하면서 더 협력하려고 노력할 테니 말이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자. 협력 항목에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모둠활동을 열심히 하는 일은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장려할 일이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이 그것인가? 아마도 교사는 그 학생이 진짜 협력하는 인간으로 자라기를 바랄 것이다. 점수라는 외적 동기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내적인 동기에 의해 협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모둠활동을 하면서 협력할 때의 시너지를 깨닫고 본인 스스로 점검해 보고 가끔 친구들의 잔소리를 듣는 구조를 만들면 어떨까? 물론 점수로 넣을 때만큼 눈에 띄는 행동변화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게 언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었던가. 가랑비에 옷 젖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교사가 점수를 빌미로 학생들이 고분고분하기를 바라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학생의 성취를 보여주는 것이 점수가 아니라 어찌 보면 은연중에 조건부로 ‘이런 걸 하면 내가 점수를 줄게’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국어과 성취기준에 ‘태도’나 ‘가치’를 나타내는 정의적인 영역이 포함된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이를 관찰 가능한 행동으로 바꾸어 그 도달 여부를 점수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어과 성취기준 중 ‘[9국03-10]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쓰는 태도를 지닌다’를 다룬다고 할 때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한 후, 쓰기 윤리를 지키며 글을 쓰는 사람의 특성, 그중에서도 특히 관찰 가능한 행동을 적어본다. 또한 쓰기 윤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의 특성도 적어본 후, 수행평가에 있을 법한 상황을 고려하여 양쪽 극단의 행동 그사이에 존재하는 모습도 기술하여 채점기준표로 만들면 된다. [PART VIEW] 수업시간에 정의적 영역 끌어들이기 학습을 위한 자세와 몸만들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고민하다가 학생의 마음을 우선 교실로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업시간에 몸은 교실에 있지만, 마음은 천지사방을 떠도는 학생들이 있다. 어젯밤 즐겼던 게임을 생각할 수도, 방과 후 친구와 약속을 생각할 수도 있다. 마음을 ‘지금 여기’로 데려오기 위해 싱잉볼을 구입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느껴보고, 호흡에 주의를 기울여보게 했다. 1분 남짓 짧은 의례였지만 싱잉볼 소리가 끝났을 때 학생들의 똘망똘망한 눈빛을 바라보는 일이 좋았다. 교실이 안전하고 편한 공간이어야 친구들과 함께 학습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첫 시간에 모두가 함께 지키면 좋을 가치에 관해 이야기해 본 후 ‘공동의 약속’을 만들어 칠판 앞에 게시했다. 또한 반 친구들끼리 관계 맺기를 돕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대화 관련 성취기준을 앞쪽으로 가져와 첫 프로젝트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시작했다. 낯선 짝에게 공감하고 반응하며 대화하고, 그 내용을 다른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공감적이고 비폭력적인 대화법을 익히는 게 필요했다. 어설프게 내가 설명을 하는 것보다 더 깊게 배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수업시간 시작 때 10분씩 청소년·어린이를 위한 비폭력대화 책을 꾸준히 읽고, 읽은 내용을 스스로 요약 정리하도록 했다. 이론적으로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매일 ‘배려하는 말하기 체크리스트’를 쓰면서 비폭력대화를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보도록 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생활할 때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집중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보게끔 했다. 자기평가를 활용한 정의적 영역 평가 사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보다 더 많았다. 학생들의 행동과 태도가 더 성장하여, 궁극적으로는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었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시간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관찰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했다. 마침 How to use grading to improve learning이라는 책을 읽다가 링컨 초등학교의 정의적 영역 루브릭 성적표를 보았다. 그래, 이거야! 어설프게 번역하여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붙여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첫 시간에 항상 그 프로젝트에서 도달해야 하는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한 ‘배움확인표’를 먼저 보여주면서 지금 자신의 상태를 표시해 보도록 했다. 이때 성취기준으로 대표되는 인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로 대표되는 정의적 영역까지 함께 점검하도록 했다. 루브릭을 하나씩 함께 읽으며 수업시간 자신의 행동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점검하여 표시 해보게 했다. 시작할 때 표시한 후, 프로젝트 끝날 때 자신의 성장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게 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매일 점검하지 않는다면 학생들 스스로 의지를 발휘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매일 목표 지점을 확인하는 것이 행동변화를 이끄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매 수업시간 시작할 때 ‘배움진행표’를 쓰게 하는데, 여기에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이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배움진행표’는 수업 시작할 때 교사가 오늘 어떤 내용의 수업을 할 거고, 핵심질문은 이런 거라고 소개하면 그걸 듣고 학생 스스로가 목표를 쓴 후, 수업이 끝날 즈음 자신의 목표 달성 여부와 관련지어 ‘배우고 느끼고 궁금한 점’을 적어 보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해마다 학습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인지적인 목표에 정의적인 목표까지 덧붙이게 했다. ‘배우고 느끼고 궁금한 점(배/느/궁)’을 쓸 때에도 정의적 목표 달성 여부도 적어 보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책 앞부분에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끼워 놓고 매시간 ‘배움진행표’에 정의적 영역 중에서 자신이 오늘 특별히 잘해보고 싶은 부분을 적었다. 짝과 대화를 순조롭게 나누겠다는 성취기준 관련 목표를 적고 리더십을 보여야겠다는 정의적인 영역의 목표도 함께 적는다. 한 달여에 걸쳐 프로젝트가 끝난 후,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했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표시하고 한 달 전과 비교하여 자신의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적게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성장하고 발달했다고 소감을 적었는데,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업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자신의 모습을 점검해 본 후 학생들의 소감이다. 학생들이 쓴 자기점검표를 보니 대부분 학생은 자기 상태에 관해 솔직하게 풀어 놓았는데 몇몇 학생은 그냥 무조건 자신이 잘했다고 표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스스로 점검하게 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한 건 순진한 발상이었나? 다시 고민했다. 내가 너는 어떻다고 체크를 해서 줄까? 그러면 학생이 상처를 받을까? 모든 학생에게 다 체크해서 줄 수 있을까?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학생들이 교사보다 친구를 더 무서워한다는 걸 이용하여 친구들과 상호평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민은 계속되었다. 이거 괜히 친구들 사이 이간질시키는 거 아닐까? 모둠활동 상호평가표를 점수에 넣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성취기준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고, 자칫 친구들의 불성실함을 선생님께 고발하고 뭔가 처벌(보통은 점수)을 바라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기도 했다. 대신 수업 끝나기 전 매일 배움진행표에 사인을 해 주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도와줄 것은 없는지를 묻고 다양한 불만사항들을 처리해 주었다. 새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모둠 친구들이 체크하도록 자기점검표를 수정했다. 프로젝트 시작할 때 이렇게 표를 수정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너희들이 좀 더 멋진 인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거니까 성실하게 자기 상태에 대해 성찰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끝날 때 점검을 할 예정이니 ‘부동의’가 나오지 않도록 스스로 정확하게 표시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두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일 ‘배움확인표’에 자신의 그날 정의적 목표를 쓰고 점검하게 했고, 프로젝트 끝나고 난 후에는 프로젝트 전체 성찰 글쓰기와 더불어 다시 ‘인성 발달 자기점검표’에 표시해보게 했다. 아무래도 친구들이 이걸 다시 본다고 생각하니까 더 진지하게 임했던 것 같다. 걷어서 꼼꼼히 살펴보니 몇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학생은 거의 매시간 교사에게 지적을 받는 학생이었다. 내 시간에도 그랬는데 다른 시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인지 본인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고 점검을 하면서 무조건 가장 나쁜 부분에 표시했다. 그런데 너무나 예쁘게도 같은 모둠이었던 친구가 ‘부동의’에 표시를 하면서 친구에게 그 정도까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 학생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면 좋겠다. 정의적 영역의 기록 그리고 학생의 성장 학생 스스로 점검하고 교사가 관찰한 학생의 특성은 순간순간 피드백을 하면서 학생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아울러 누가기록을 해 두었다가 학기 말 생활기록부를 작성할 때, 그 학생 고유의 면면을 살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적어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평가(assessment)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자아효능감 발달을 도와야 한다. 아주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참 쉽지 않은 길이다. 정의적 영역 평가라니 용어부터도 낯설기만 하다. 점수를 매기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평가를 위해서는 자신이 해 오던 관행을 돌아보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는 것부터 딱 한 가지만 바꿔보자.
‘수업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확실하게 있다. 유능한 일타 강사는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테크닉을 전수한다. 제아무리 일타 강사라 하더라도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한다면 한 시간의 멋진 강의는 할 수 있으나 지속적인 배움이 일어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교 교실에는 매우 다양한 모습의 학생들이 있기에 교사는 일타 강사의 스킬보다는 다양한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수업설계 능력이 필요하다. 수업은 학생들의 다양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배움이 느린 학생도, 특정 과목에 흥미가 있는 학생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프로젝트학습’이다. 프로젝트학습과 관련된 자료는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교사마다 프로젝트학습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설계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의미이다. 프로젝트학습이 있는 날! 아이들은 무척 분주하다. 스스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팀의 매니저는 자신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기본 기기를 세팅하고 팀장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확인한다. 물론 갈피를 못 잡고 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부르기도 하고, 매우 애처로운 눈빛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팀장도 있다. 이날은 교사인 나도 정신이 없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이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 저희가 찾는 자료가 없어요, 선생님! ○○이가 자꾸 장난을 쳐요, 선생님! 이게 맞는 거예요? 선생님!!!!….” 프로젝트학습은 보통 블록차시로 계획한다. 40분 단위로는 아이들이 활동을 제대로 시작도 못 하고 끝나기 때문이다. 2블록 또는 3블록 수업을 진행하는 데 아이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없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애원한다. 교사는 정신없이 바쁘지만, 아이들 또한 정신없이 몰입한다. 물론 선생님이 바쁜 틈을 타서 유유자적한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교사의 설명식 수업에서 과연 아이들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을까? 이 세상에 모든 학생을 위한 하나의 학습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더 바람직한, 효과적인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프로젝트학습이란? 프로젝트학습은 일반적으로 ‘프로젝트학습(Project-Based Learning) 또는 문제기반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의미하는 약자인 PBL로 쓴다. 학자마다 사용하는 단어는 다르나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모두 ‘학습자 중심의 문제해결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해결학습은 듀이가 제안한 수업방식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해결책을 고안하는 학습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기초학력 저하와 같은 약점이 있다고 공격을 받았다. 킬페트릭의 프로젝트학습은 학습자들이 책임감을 느끼며 특정 주제를 연구하는 수업방식을 말한다. [PART VIEW] 이 또한 과제를 독점하거나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발생하는 등 교과의 체계적인 학습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약점이 있음에도 끊임없이 프로젝트학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프로젝트학습이 갖는 강점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서 걱정하는 약점을 최소화하도록 교사의 전문성이 발휘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교실의 모습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학습은 자기주도학습과 협력학습이라는 큰 축에서 출발한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부여되는 각자의 책무성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실에는 분명 무임승차하는 학생, 과제를 독점하는 학생들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누구나,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한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교실을 만들 수 있다. 프로젝트학습을 설계할 때 교사는 다음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할 때 학생이 꼭 배워야 할 내용인지, 배움을 통해 삶과 연결이 되는지 고려한다. 둘째, 프로젝트의 시작과 진행, 마무리에서 교사는 끊임없는 조언 및 조력자로서 역할을 통해 프로젝트가 목적에 맞게 진행되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반드시 탐구문제에 대한 결과 발표 및 성과물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때 탐구결과는 PPT·동영상·보고서·연극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제작할 수 있다. 넷째, 학생들이 활동한 결과를 함께 공유하며 프로젝트 과정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마음을 내려놓고 작은 성과를 반가워하며 조금씩 나아간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고, 교사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수업설계를 위해서는 먼저 교육과정 분석이 필요하다. 어떤 교과, 어떤 단원을 프로젝트로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살펴보고, 어떠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지 결정한다. 2021학년도 5학년 1학기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개의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중심 프로젝트학습으로 시작해봐요 교육과정에서 비슷한 주제를 통합하여 사회·도덕·창체(자치활동·다문화교육·인권교육·장애이해교육)를 교과 간 재구성으로 ‘모두 다 행복한 세상 만들기’를 1차 프로젝트 주제로 선정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때는 혼자하기보다는 학년 단위로 함께 협의하여 진행해야 학년 교육과정과 학급 교육과정이 이원화되지 않는다. ‘모두 다 행복한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출발했다. 첫째, 민주사회의 공정함과 정의로움, 서로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둘째, 어린이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인다. 셋째, 나의 인권에서 출발하여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상호존중 문화를 만든다. 위 세 가지를 목표로 관련 성취기준과 과정중심 평가계획을 세운 후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되었다. 주제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는 국어 글쓰기에서 이야기 글을 쓰는 과정과 비슷한 절차를 따른다.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배움의 과정이 있고 이 프로젝트가 절정에 달하는 소주제를 설정한다.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의 중심주제에서 그동안 함께 배워왔던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여 프로젝트 성과물을 제작한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복도 갤러리에 전시가 되었으며, 누구나 살펴보고 피드백하는 과정이 함께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서로의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이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이라는 결론을 학생들 스스로 도출하도록 계획되었고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나만 행복한 세상에서는 나도 행복할 수 없음을 공감하고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였다. 마지막 활동으로 우리 반 인권선언문 만들기는 행복한 우리 반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각자 1개 이상씩 발언하고 그 중 투표로 10개의 조항을 선정한 후 인권심의위원회(회장·부회장·자발참여 2인)를 조직하여 검토 후 최종 우리 반 인권선언 10조를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교사가 의도했던 목표는 확실하게 달성이 되었다. 서로의 인권이 존중될 때 모두 행복할 수 있다고 학생들이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마지막 소주제였던 ‘우리 반 인권선언문 만들기’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치회의를 진행하고, 각 조항을 인권심의위원회에서 3일에 걸쳐 검토하여 확정한 10개의 조항을 보며 교사로서의 뿌듯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특히 인권선언문 제9조는 ‘모든 선생님은 존중받고, 배려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모든 학생은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이다. 모든 과정은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교사는 조력자로서 역할만 했으나 학생들은 학교의 구성원으로 교사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으며, 선생님이 존중 받을 때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문제기반학습(PBL) 프로젝트학습으로 성장해가요 프로젝트학습은 본질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고, 탐구방법을 설정하여 탐구 결과물까지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되돌아보게 된다. 처음에 이 방법으로 학생들과 마주할 때 주제만 정하면 물 흐르듯 모든 과정이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가장 큰 벽은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아내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냥 교사가 탐구문제를 주는 게 훨씬 쉽지만, 그럼 PBL의 본질이 흐려질 것 같아서 참을성을 가지고 예상 시간보다 많이 투자해서 스스로 탐구문제를 찾도록 하였다. 2번째 프로젝트는 과학 5단원 ‘다양한 생물과 우리 생활’을 교과 내 재구성으로 ‘미생물(Mi) 탐구(Re)로 인류 구원하기 프로젝트(Microorganism Research Man Save)’로 탐구주제를 정하였다. 먼저 해당 단원의 성취기준과 학습요소를 추출하여 학생들이 이 단원에서 배워야 할 내용을 이번 프로젝트 활동 팀의 수로 재구조화했다. 현 교육과정 내에는 ‘바이러스’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 어떤 것보다 ‘바이러스’에 대해 학생들이 탐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육과정의 학습요소를 분석하여 4개의 탐구내용은 교과내용에서 추출하고, 바이러스를 추가하여 5개의 탐구내용을 선정하였다. 이렇게 추출한 탐구내용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각 탐구내용이 포함되도록 탐구문제를 정하라고 안내하였다. 만약 탐구내용을 정해주지 않으면 반드시 학습해야 하는 요소를 빠트리기 쉽다. 또한 탐구주제를 선정할 때는 교과서는 참고서가 된다. 학생들은 제시된 탐구내용을 검토하고 다음과 같은 탐구주제를 각각 선정하였다. 주어진 탐구내용에서 첫 번째 팀은 원생생물을 빼고 탐구주제를 정했다. 그 이유는 본인들이 두 가지 개념을 모두 탐구하기에는 자신이 없다고 하였다. 이때 교사는 당연히 ‘no problem!’이라고 하며 빠진 부분은 따로 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문제를 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탐구문제를 잘못 정하면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가 없기에 이때 교사의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탐구문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찰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탐구문제를 설정하는 데 예상시간보다 많이 소요되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3명 있었으나 점차 프로젝트 탐구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 각 팀은 탐구문제의 결과를 동영상이나 동영상이 삽입된 PPT와 보고서로 제작하였으며 발표는 동영상과 PPT로 진행하였다. 코로나 상황이라 발표는 줌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오히려 등교 상황에서 발표하는 것보다 몰입이 되었고 이 모든 과정과 결과를 학부모들과 공유했다. PBL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오개념이나 난개념을 형성시키지 않도록 교사는 학생들의 발표에 집중하고, 의도적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정확한 개념을 형성해가도록 돕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물론 서로의 탐구결과를 경청하며 학생들이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탐구내용을 모두 학습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번 탐구에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각각 도출하였다. 동영상 등으로 탐구결과를 발표하여 그 내용을 모두 공유하지 못해 무척 아쉽다. 학생들이 위와 같은 탐구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각각 기본 개념과 다양한 사례를 탐구하였고 마지막으로 각자 정한 탐구문제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다. 발표 후 친구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개념을 더욱 명료화할 수 있었고, 자신들이 탐구한 결과와 다른 의견들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팀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바이러스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인류의 과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기에 궁극적으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실에서 얻는 기쁨 한 학기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한 학기 교육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코로나로 인해 주 2회만 등교수업이 이루어지고 3일은 실시간 쌍방향수업으로 교육과정이 진행되었다. 어려움은 있었으나 불가능은 없었다. 교사의 수업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프로젝트학습으로 학생들은 스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었고,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체육수업만큼 프로젝트 활동이 좋았다고 대답을 하였다. 스스로 탐구하도록 비계를 설정해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수업에 왕도는 없다. 하지만 방향성은 반드시 있다.’ 교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학생들을 대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은 너무 많이 달라진다.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깨우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최고의 교육시스템은 ‘교사’라는 것이다.
‘기후위기’ ‘환경재난’이라는 말이 일반 대중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고,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환경·기후변화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폭염·태풍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새로운 바이러스나 질병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인류의 영속성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학생들 역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기성세대에게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를 하고 있다. 광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설문조사1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평균 8.31점(1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보듯 청소년들은 기후변화·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직시하고 있었으며 보다 지속 가능하며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교육’ ‘실천 중심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기까지 국가적 또는 교육적으로 환경교육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하게 여긴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가적으로는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및 개정을 통해 학교와 사회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학교 환경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준교육과정에도 환경교육을 제시하여 필수적으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 환경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기에 기후위기·환경재난에 직면한 지금에서야 학생은 물론 사회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환경교육에 대해 단일 영역 또는 교과가 아닌 융합교육 관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학교 환경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분리수거·해양오염·산림파괴와 같이 학생의 실질적 생활과 거리가 있는 이론중심의 도덕적·피상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교육에서도 지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선 기후변화가 환경문제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교육의 핵심과제이다. 이는 기후변화를 생태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새로운 질병 발생의 원인이며,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을 사회발전을 위한 변화의 객체가 아닌 자신과 사회변화를 이끄는 능동적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습자로 보아야 한다. ‘OECD 교육 2030 :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에서는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생(student agency)을 강조하고 있다.2 환경학습권을 보장해 달라는 청소년 기후행동의 요구는 학생들이 수동적인 존재에서 능동적인 행위주체자로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기후위기와 환경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생활방식이나 국가정책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와 같은 주장을 하는 학생은 1명이면 충분하다. 앞으로 학교 환경교육을 통해 우리는 툰베리처럼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실천력을 가진 학생을 많이 길러야 한다’라고 말한다. 셋째, 학교 환경교육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교육은 크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환경교육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환경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 환경교육은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며, 수업전문가인 교사가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교과에 내용이 분산되어 있고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생태계 파괴 등 이론 중심의 도덕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사회 환경교육 영역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시민사회단체가 실천중심교육을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업내용과 방향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는 지역사회 거버넌스의 한 축이 되어 학교 환경교육과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사회 환경교육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넷째, 학교의 모든 시설물은 환경교육의 자료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안전하고 쾌적한 녹색환경과 온·오프 융합학습 공간 구현을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에너지 절감시설 설치 및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환경교육보다는 시설 구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설을 환경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도 태양광 발전기·빗물저금통·다양한 나무·텃밭 등 환경교육자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 학생교육자료로 활용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시설물들을 환경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학생 삶과 직접 연계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교육활동 이런 의미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학교교육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인 ‘녹색커튼’3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주 수완초등학교는 2018년부터 지구 온도 1℃ 낮추고, 사랑의 온도 1℃ 올리는 ‘녹색커튼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전 교과를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즉, 기후위기 대응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융합을 통한 재구성이 매우 특징적이다. 수완초는 ‘녹색커튼’을 활용하여 과학교과의 ‘식물의 한살이’ 관찰하기, 국어교과의 ‘시화 그리기’ 및 ‘토의·토론’, 실과교과의 ‘식물 가꾸기’ 등과 연계한 융합수업을 실시하였다. 우선 과학과 실과시간을 이용하여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한살이 과정을 관찰하도록 하여 일반 교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ESD나 환경교육은 일시적 수업으로는 효과가 적어 국어시간에는 시화, 미술시간에는 이름표와 사진찍기 등을 하였다. 또한 도덕시간에는 기후변화와 인권·공정무역·로컬푸드 등이 연계되도록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실천하도록 하였으며, 특히 프로젝트의 마지막은 시민단체 주관 ESD 박람회에서 녹색커튼 홍보 및 학교에서 직접 재배한 작두콩차와 천연 수세미를 판매했다. 수익금 전액은 유네스코(UNESCO)와 연계하여 저개발국가 학교 짓는 활동에 기부하도록 함으로써 실천 의식과 세계시민의식을 길러준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학교 외부환경 미화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었던 시설인 녹색커튼’을 여러 교과의 융합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활용했다. 또 학습활동 과정 중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활동내용을 수정하고, 시민단체 주관 축제에 참여하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능동적 학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70대 미국 대통령과 10대 소녀가 맞짱을 떴다.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매섭게 쏘아보는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사진 한 장은 당시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로도 툰베리와 트럼프의 기후와 환경에 대한 설전은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다보스포럼에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환경운동가들을 향해서는 ‘과거의 바보 같은 예언자들의 후손’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툰베리는 그런 트럼프와 세계 지도자들을 성토했다. “우리들의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대책이 시시각각 불길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70대 대통령과 10대 환경운동가의 설전은 단순한 말다툼이 아닌 인식과 세계관의 충돌이었다. 당뇨병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당뇨병은 혈액 내 포도당이 높아져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오는 질병으로,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한다. 말기 신부전이나 시력상실, 외상이 없어도 손·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당뇨병은 국내 5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초기엔 증상이 없는 데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 하더라도 체중감소나 다갈증, 다뇨증과 같은 통증 없는 증상으로 시작하다 보니, 상당수 환자는 당뇨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당장 아프지 않으니, 치명적 위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환경과 기후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29일은 올해 지구가 재생해내는 생태자원을 모두 소비해 버린 날이었다. 국제환경단체 세계생태발자국네트워크(Global footprint network)에 따르면 올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은 7월 29일. 지난해 8월 22일보다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남은 5개월간 우리는 ‘생태적자’ 속에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은 그해 지구가 재생하는 자원의 양을 인류의 생태자원 수요량으로 나눠 그 비율을 1년 달력에 적용한 것으로, 1970년 12월 30일에서 1980년 11월 4일, 1990년 10월 10일, 2000년 9월 22일로 10년마다 한 달씩 빨라지는 추세다. 올해 국가별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살펴보면 미국은 3월 14일, 영국은 5월 19일, 한국은 4월 5일에 각각 주어진 일 년간의 생태자원을 모두 소비해 버리고 말았다. 전 세계 인류가 미국인이나 한국인처럼 생활한다면 인류에겐 지구가 4개쯤 더 필요하다. 그러나 지구는 하나다. 우리는 미래세대에 할당된 생태자원을 허락 없이 끌어다 쓰고 있는 셈이다. 70대 트럼프에게 10대 툰베리가 호통을 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미래세대에게 고리대금의 빚을 떠넘기는 몰염치한 행위를 멈춰야 한다. 2018년 3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세계자연기금의 ‘지구생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00년간 생물 종의 75%가 멸종했고, 무분별한 자원과 에너지 사용으로 기후위기의 속도는 가팔라지고 있다. 인간과 반려동물에 대한 학대를 멈춰야 하듯, 우린 지구에 대한 학대를 멈춰야 한다. 기후변화는 미래세대의 ‘위기’ 기성세대가 ‘현상’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기후변화는 미래세대의 ‘위기’가 됐다. 자본주의적 성장과 발전 그리고 편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걸 양보받고, 모든 희생에 면죄부를 받았던 기성세대의 안이한 세계관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이제는 미래세대의 시간이다. 한국환경교사모임은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었던 지난 7월 29일, 국가교육회의가 올해 발표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현재와 미래의 청소년을 위한 기후행동과 환경교육을 반영하자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세계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물다양성의 감소, 자원과 에너지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기후위기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올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18ppm에 도달했으며,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2015 파리협약을 기준을 따른다면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예산은 고작 7년도 남지 않았다”라며 현재와 미래세대가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교육을 제안했다. 세계의 교육도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커다란 변화가 시작됐다. 핀란드에서는 환경과목을 선이수 9학점으로, 영국은 25개년 환경교육계획을 세웠다. 호주의 고등학교는 환경과목을 필수로 도입했고, 지난해 이탈리아는 초·중·고 주당 1시간씩 연간 33시간의 기후환경교육을 필수화했다. 캐나다에서는 2016년부터 탄소중립학교를 만들기 시작하여 2030년까지 학교 온실가스 80% 감축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유·초·중·고등학생 140만 명에게 기후환경교육을 필수 교육과정에 반영했다. 우리나라도 환경과목을 채택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2020년 기준으로 환경과목을 선택한 중학교는 6.6%, 고등학교는 21.9%에 이르지만(표 1 참조), 이마저도 고3 자습 편성이 대부분이다. 더 암담한 것은 전국 약 50만 명의 교원 중 환경교사는 34명뿐이라는 사실이다(표 2 참조).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A)가 지난달 초, 한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지만, 한국의 환경교육은 아직도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 중요한 건 이러한 기후위기 교육은 단순히 학교만의 노력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다. 학교와 지자체, 유관기관 등 범사회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론만이 아닌 현실성 있는 사례를 기반으로 교과서를 개정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환경 감수성과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참가국들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아래로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했다. 탄소배출량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줄이지 않으면, 2040년에 지구의 기온 상승은 1.5도를 넘길 전망이다. 1.5도가 대수냐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 몸의 정상체온에서 1.5도가 올라가면, 우린 고열로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지구온도 1.5도 상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주고, 스스로 대비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 모두의 공동의 집이다.
기후의 역습...내일은 늦다 지난여름 한반도가 지글지글 끓었다. 열돔 현상 때문이란다. 대서양 건너 북미 서부도 대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가고 있다. 반면 라인강이 범람하고 서유럽이 홍수에 잠겼다. 수백 명이 사망하는 초유의 재난이 닥쳤다. 올해 지구촌을 휘감고 있는 기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후를 현상으로 부르던 시대가 지나갔다. 이제는 기후위기란 단어가 익숙하다. 기후위기는 천천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심각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혹자는 성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참고 견디다 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안이한 인식이 지구를 더욱 병들게 한다. 그래서일까? 온실가스의 증가로 인해 지구조절시스템이 붕괴되어 기온 상승 등으로 인해 인간 삶이 힘들어짐은 물론이고 가뭄, 장마, 식량부족, 물 부족, 해수면 상승 등 문제들이 가속화되어도, 인류의 멸망이 재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도 절박함은 여전히 덜하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다음 세대에게 우리가 물려주는 최악의 재앙일 수 있다. 지구생태계에 비상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우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교육은 그래서 너무나 중요하다. 기후위기 교육의 키워드는 공생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개인의 자아실현 혹은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향한 삶을 위한 생태적 가치를 가르치고 강조해야 한다. 즉, 인간과 인간,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가 서로 연결된 존재이며, 따라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기후위기시대의 교육적 전환은 단지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을 교육과정안에 포함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기후위기시대에 더 나은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낸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후위기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는 삶을 말한다. 이번 호는 기후위기와 교육체제 전환을 중심으로 다룬다.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교육현장의 실천사례를 중심으로 다룬다. 또 우리의 학교와 교실 등 교육공간은 기후위기에 대응의 적합한 것인지, 바람직한 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아울러 학교 밖 인프라를 활용, 교육과 사회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들어가며: 기후변화 또는 ‘기후위기’를 교육적으로 바라보기 현재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분명 매우 빨리 변하는 듯하다. 최근의 몇 년을 되돌아보더라도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났다가, 바로 다음 해에는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우려가 커지기도 하였다. 현재는 2008~2012년의 상황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맥락에서 기후변화가 중요한 화두인 듯하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을 기울이고 우리 사회와 정부도 탄소중립을 향해 매진하는 상황에서 학교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지구기후변화 또는 소위 ‘기후위기’를 다룰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환경교육이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위기감을 강조하던 방식을 되짚어보고 동일한 상황에서 보다 교육적인(pedagogic) 방식으로 환경을 다루어야 한다고 공감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환경교육을 논의하는 공론장에서는 학교 환경교육을 환경문제의 해결(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구로 볼 것인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더디지만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미래 시민의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적 시도로 볼 것인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졌다. 현재의 기성세대 중 다수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학교현장의 교사 대부분이 학급에서 만나는 학습자나 자신의 자녀를 또 다른 ‘그레타 툰베리’로 길러내고자 결심하고 있지 않다는 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어떤 목소리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기후변화’를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그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청소년 역시 분명 생겨나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우리의 학교 환경교육이 매년 수십만 명의 어린 환경운동가를 길러내는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떤 목소리는 육식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학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교육자들은 자신이 먹는 것이 지구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심하여 살펴보고 스스로 결정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기다려주자고 한다.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교육적 논의는 ‘기후변화교육은 어떤 시민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포함하여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는 생태발자국(탄소발자국) 개념과 생태시민성 논의를 통해 기후변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우리 교육의 방향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생태발자국 개념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시민성 논의를 환경교육 또는 기후변화교육의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실천 방향과 연결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는 생태발자국(탄소발자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지구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세계 각국이 인식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려는 시도가 적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과감하게 시도하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생산 등의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과 달리 탄소발자국 또는 생태발자국을 전혀 남기지 않는 현대인의 삶은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다. 십여 년 전 생태발자국을 측정하는 웹사이트를 우리나라 산림청이 운영하였으나 현재는 자신의 생태발자국을 측정하려면 외국어로 된 웹사이트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당신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지구가 4개 또는 5개 이상이 필요합니다”라는 응답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즉, 생태발자국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 우리는 1개의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살아가는 방식을 훨씬 넘어섰다. 생태발자국은 주거·교통·먹을거리 등의 영역에서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때로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나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을 포괄하는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교통체계·에너지체계·먹거리체계 등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되는 한 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생태발자국 또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는 노력이 종종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생태발자국의 의미와 적용 생태발자국이란 특정한 지역 인구의 자원 소비 규모를 생산적인 토지 면적의 규모로 환산한 것으로 한 사람이 현재 수준으로 자원을 소비하고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땅의 면적을 말한다(Wackernagel Rees, 1996). 그동안 생태발자국의 개념이나 환경교육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주로 생태발자국을 측정하고 각 개인에게 이를 줄이도록 하여 환경위기를 극복하려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 생태발자국 개념이 갖는 중요하지만 비교적 덜 주목받은 의미를 생태부채와 환경정의 관계성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해석은 환경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간과 넓은 환경의 관계를 온전히 바라보는 관점을 갖고 살아가는 환경시민(또는 생태시민)을 길러내는데 토대가 될 수 있다. 생태발자국 지표를 다른 측면에서 해석하면 개인이나 지역에 따라 소비 수준, 대외 의존도가 다른 것을 통하여 생태부채(ecological debt)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 나의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것은 생태발자국 크기가 작은 누군가의 희생이나 부담을 기반으로 한다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생산성에 비해 초과되는 수준으로 소비하고 있다면 대외 의존도가 높음을 의미하고, 이는 생태공간에서 누군가에게 빚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생태발자국 지수가 큰 개인이나 국가는 생태발자국 지수가 작은 대상에게 부채를 가지고 있다. 특히 현재 지구상 여러 나라들 사이에는 북반구의 산업국가들이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생태부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생태발자국 지수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현재의 나와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면 지구가 몇 개나 필요한지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단지 필요한 지구의 개수를 알게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위기가 경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구가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 나보다 생태발자국을 적게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으로 그 해석을 확장할 수 있다. 나의 생태발자국 지수와 다른 나라 사람의 생태발자국 지수가 다름을 인식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 봄으로써 생태발자국을 통한 환경정의 또는 환경부정의 상황에 대한 인식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구기후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모든 개체가 똑같은 비중으로 자연환경을 이용하는지, 환경오염으로 인한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능력이 같은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발국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나 자연환경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고, 열대우림의 목재 등 눈에 보이는 자원도 개발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부담도 개발국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본과 발달된 기술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반면,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은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수밖에 없고, 한 국가 내에서도 빈부격차에 따라 환경문제의 부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생태발자국은 환경교육에서 환경 불평등 상황, 환경부정의 상황을 인식하는 개념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또한 지구상의 누군가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통해 생태발자국은 ‘관계성’의 개념도 포함하고 있다. 생태발자국은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는 사람, 또는 환경에 대해 가해지는 영향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개인이 생활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찍어 놓은 생태발자국의 영향을 받는 사람은 내 주변 사람일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 사람일 수도 있고, 미래세대일 수도 있다. 이처럼 생태발자국 개념을 활용하면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더라도 생태발자국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의 다양성을 인식하도록 도울 수 있다. 생태시민성 개념과 특징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는 공간적 영역이 제한된 전통적인 시민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시민성 논의를 요구한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새롭게 재구성된 생태시민성 개념은 다음의 특징이 있다. 첫째, 생태시민성의 주요한 차원은 비영역성(non-territoriality)으로 이는 기후변화와 같이 지구적 성격을 가지는 환경문제와 생태시민성을 연계시키는 중요한 특징이다. 대한민국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남극의 빙하나 투발루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생태시민성은 권리보다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생태시민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비호혜적이며 시·공간적 관계성에 기반하고 있다. 생태시민의 책임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이며, 자신과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되는 미래세대와 비인간 생물 종까지 확장된다. 또한 내가 미래세대의 삶이나 북극곰의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고 어떠한 호혜적 대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호혜성을 벗어난다. 셋째, 생태시민성은 공적 영역뿐 아니라 사적 영역에서도 적용된다. 전통적인 시민성은 정치나 경제와 관련한 공적인 영역에 적용되지만 생태시민성은 내가 무엇을 먹고 소비하며 살아갈 것인지와 같은 매우 개인적인 삶의 영역에도 적용된다. 이에 개인적 책임·배려(care)·공감(compassion) 등의 가치체계가 생태시민성의 핵심적 덕성으로 인식된다. 즉, 생태시민성이 발현되는 범위는 공간적으로 국가, 시간적으로 현재라는 영역을 넘어선다.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전 지구인을, 종의 경계를 넘어 모든 생물을 시민성 발현의 대상 또는 동료 시민(fellow citizens)으로 여기고,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관심을 확대한다. 생태시민성 논의가 기후변화교육에 주는 시사점 생태시민성 논의는 지구기후변화라는 주제를 다루는 환경교육 또는 기후변화교육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생태시민성이 갖는 비영역적 특성은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시·공간적 스케일을 이해하고 시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지구기후변화의 영향은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은 국가에 그 영향이 국한되지 않고 시·공간적으로 분산된다. 투발루와 같은 도서국가에서부터 안데스산맥의 마을이나 북극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민성은 시간적으로 미래세대를 고려할 뿐 아니라 비인간 생물 종까지 우리의 배려 대상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생태시민의 책무가 원인과 영향의 비대칭적인 분포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환경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다룰 때 초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동안 환경교육은 환경문제의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때로는 저개발국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도 (개발국이나 기업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하는 모두에게 환경문제의 책임이 있다고 여기도록 하였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주 영향을 미친 주체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생태시민성은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고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한국인은 저개발국 국민에 비해 1인당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생태발자국 또는 탄소발자국의 크기로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모든 이들이 지구기후변화에 대해 동일한 책임을 갖기보다는 (공동의 그러나) 차별된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동시에 생태시민으로서 우리는 우리나라 안에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계 등의 영향을 이해하고 이를 따져 묻는 역할 또한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주로 다루어온 방식이 원인과 영향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함께 각 개인이 온실기체 배출을 줄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 것이라면, 생태시민성 논의는 시민의 책무와 역할, 사회구조적 문제의식과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 지속가능성의 형평성 원칙 등의 측면에서 기후변화교육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맺으며 지구기후변화를 비롯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이 접하게 될 다양한 실천적 상황은 생태적 성찰과 역량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 새로운 사회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생태시민성이 갖는 개념 자체를 논의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지구기후변화 등과 같이 생태시민성을 적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현실의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은 또한 환경교육에서 지구기후변화를 다룰 때 주목해야 할 점을 제시해줄 수 있다. 글쓴이와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함께 꿈꾸는 좋은 교육이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여기서 살펴본 생태발자국 개념과 생태시민성 논의가 ‘기후변화교육은 어떤 시민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방향을 일부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Q. 퇴직급여는 어떻게 나뉘나요? A. 퇴직급여는 총 4가지로 퇴직연금, 퇴직연금 일시금, 퇴직연금 공제 일시금, 퇴직일시금으로 나뉩니다. 퇴직연금은 공무원이 1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때 받게 되며, 퇴직연금 일시금은 10년 이상 재직 후 퇴직한 공무원이 퇴직연금에 갈음하여 일시금으로 지급받고자 할 때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공제 일시금은 10년 이상 재직 후 퇴직한 공무원이 10년을 초과하는 재직기간 중 일부 기간을 일시금으로 지급받고자 할 때 받게 되며 퇴직일시금은 공무원이 10년 미만 재직하고 퇴직한 때에 받게 됩니다. Q. 연금을 받을 경우 퇴직 시에 받는 일시금은 따로 없는 건가요? A. 1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 또는 사망한 때에는 재직기간에 따라 기준소득월액의 6.5%~39%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급여 또는 유족급여와는 별도로 퇴직수당을 지급합니다(단, 재직연수는 36년을 초과하지 못함). 퇴직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공단에 직접 청구(인터넷·모바일·우편·방문)하시면 됩니다. Q. 휴직의 종류에 따라 연금산정 시 영향을 미치나요? A. 연금수급을 위한 재직기간 계산 시 「공무원연금법」에 따르면 재직기간에 대해서는 공무원으로 임명된 날이 속하는 달부터 퇴직한 날의 전날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까지의 연월수로 계산하고 있으므로 휴직 시 또는 복직 시 기여금을 납부하셨다면 휴직기간은 모두 산정해주고 있습니다. Q. 퇴직수당은 퇴직연금과 동일한 방법으로 재직기간을 계산하나요? A. 휴직기간은 퇴직연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퇴직수당에는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공무원연금법」 제25조(재직기간의 계산) 제5호에 따라 공무상 질병휴직·병역휴직·고용휴직·노조전임자휴직·육아 및 출산휴직, 그 밖의 법률에 따른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휴직의 경우를 제외하고 기타 휴직기간·직위해제기간·정직기간 및 강등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한 기간은 그 기간의 2분의 1을 빼서 산정하고 있습니다. Q. 의원면직과 명예퇴직 시 연금수령액의 차이가 있나요? A. 의원면직과 명예퇴직 여부 자체로 연금수령액의 차이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공무원연금법」 급여액 산정의 기초사항에서 명시한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이나 퇴직 전년도의 전국 소비자물가변동률 등은 매년 달라질 수 있는 사항이다 보니 이에 따라 퇴직년도에 따라 연금수령액 자체에 소액의 차이는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개인별 연금 세부사항은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Q. 기간제교사로 근무했던 경력은 연금수령 시 포함되지 않나요? A. 「공무원연금법」에 제25조(재직기간의 계산)에 따라 공무원의 재직기간은 공무원으로 임명된 날이 속하는 달부터 퇴직한 날의 전날 또는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까지의 연월수(年月數)로 계산합니다. 기간제교사는 연금법 적용대상 공무원이 아니므로 경력은 임용 시 호봉경력에 포함될 뿐 연금법상 재직기간에 포함되진 않습니다. Q. 2020년도 연금보다 2021년도 연금산정액이 삭감되었습니다. 왜 삭감이 된 것이며 내년에도 연금이 삭감되는지 궁금합니다. A. 연금개혁 이후 올해 처음으로 연금산정 기준 중 하나인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이 감소하였습니다. 이는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전 공무원이 연가보상비를 반납하는 등의 요인으로 실제 공무원의 급여가 개인별로 몇천 원~몇만 원까지 낮아지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산정되는 연금액이 연동되어 책정되었습니다. 교원은 연가보상비가 없기 때문에 타 공무원보다 임금감소를 체감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연금개혁 시 합의된 기준에 따라 2가지 산식으로 계산을 하고, 그중 더 유리한 것으로 택해서 연금지급이 이뤄지는데, 올해는 2가지 산식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중 덜 불리한 쪽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해당 내용을 근거로 내년에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이 오르면 연금도 오르고, 내리면 연금도 내리는 구조라서 인사혁신처도 확답을 줄 수 없으나, 작년처럼 연가보상비를 전액 반납하는 등 특수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예년처럼 오르도록 설정된 구조입니다.
주위에서 아무개 교사가 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으로 고충을 겪는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교사가 뭔가 잘못을 했겠지’라고 생각하거나,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라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여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동학대·성폭력은 평범한 교사도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평소 학생에 대한 열정이 넘치거나 학생과 소통을 잘한다면 오히려 가해자가 될 확률은 올라간다. 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가 되면 교사들은 ①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학대나 성폭력의 고의가 없었고, ②지속적이 아닌 일회적인 해프닝이었고, ③신고학생이 평소 지도에 따르지 않는 문제학생이었고, ④신고학생의 주장과 같이 심한 말을 하지 않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①아동학대·성폭력으로 문제되는 상황은 대부분 교육활동 중에 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하는 것으로 교사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신고학생이 정신적 고통 또는 수치심을 느꼈다고 하면 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성립할 수 있고, ②아동학대나 성폭력은 일회적이라도 성립할 수 있으며, ③아동학대 또는 성폭력이 성립하는데 신고학생이 모범생이었는지 문제학생이었는지는 전혀 문제되지 않으며(오히려 문제학생을 지도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④교사와 학생의 주장이 엇갈릴 때는 대부분 학생의 주장이 인정된다.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었을 때 가해학생이 흔히 주장하는 것이 ①장난이다, ②평소에 친하게 지내다가 어쩌다 한번 발생한 것이다, ③가해학생은 교우관계가 원만한 모범생이고 피해학생이 이상한 학생이다, ④나는 때린 적이 없고 살짝 밀기만 했다는 것이다. 가해학생이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행위가 있었다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것이 요즘 추세인데, 교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교사가 교육활동 중에 이루어진 지도행위였고, 신고학생이 평소에 문제를 일삼는 학생이었다고 아무리 주장하더라도 행위가 있었다면 아동학대나 성폭력으로 인정되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정서학대로 신고되는 사례 체벌·교육벌이 교육현장에서 사라지면서 신체학대가 문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정서학대·성적학대(성희롱)는 여전히 많다. 폭력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고, 사회적으로 폭력에 대해 엄격해진 것도 영향이 있으나 교사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면서 무심결에 문제가 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교는 중등과 달리 일부 교과수업을 빼면 담임교사가 대부분 학생을 지도하므로 아동학대에 취약하다. 담임교사의 지도방식과 맞지 않거나, 학생이 문제행동을 하여 매시간 또는 날마다 교사로부터 지적을 당하게 된다면 학급 학생들도 저 학생은 항상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으로 낙인을 찍고 무시한다. 학생은 자존감이 낮아지고, 학교에 가기도 싫어진다. 학부모가 이를 알게 되면 담임교사의 지도방식 또는 지적을 문제 삼아 담임교체를 요구하고, 학교가 이에 불응하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아동학대사안으로 발전한다. 공개사과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학생이 어떤 잘못을 했을 때는 당사자에게만 따로 사과하도록 해야지 학급 학생들 앞에서 공개사과를 시키는 것은 학생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고, 학부모는 이를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 공개사과와 반대로 다른 학생들에게 특정 학생의 단점을 얘기하도록 시키는 것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 친구가 없는 것이 고민이고, 같이 놀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이 있다. 그런데 이 학생은 평소 다른 학생들을 놀리고, 때리고, 참견하고, 눈치가 없어서 학생들로부터 비호감인 학생이다. 어느 날 이 학생이 선생님에게 자신도 친구를 만들고 싶다고 하자 선생님이 “○○학생이 어떻게 하면 친구가 생길 수 있을까?”라고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학생들은 “○○학생이 안 때리면 좋겠어요”, “○○학생이 저를 □□□라고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생이 저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면서 수업이 ○○학생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어버렸다. 얼마 후 해당 학생의 보호자는 교사가 ‘인민재판’을 했다면서 아동학대로 신고를 하였다. 성적학대(성희롱)·성폭력으로 신고되는 사례 최근에는 여교사도 성적학대로 신고되는 경우가 많다. 뚱뚱한 여학생에게 이렇게 살이 쪄서 나중에 연애나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말을 하거나, 생리를 이유로 체육시간에 자주 빠지거나 결석을 하는 학생에게 자꾸 이러면 선생님이 진짜로 생리하는지 검사할 수 있다고 말하거나, 여학생이 칭찬받을 행동을 해서 엉덩이를 토닥이면서 격려해준 행위 등이 여교사가 가해자로 신고된 사례들이다. 남교사들은 여학생의 어깨나 등을 토닥이는 행위, 컴퓨터 수업을 하면서 마우스를 잡은 손을 포개 잡아 마우스를 조작하는 행위, 체육시간에 시범을 보이면서 여학생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행위, 상담을 하면서 손을 잡았다는 것 등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있다. 교사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대부분은 학생의 진술이 사실로 인정된다. 최근 TMI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교육현장에서도 아동학대나 성폭력으로 신고되는 사례를 보면 TMI가 문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건화가 되어 조사를 받다 보면 굳이 저 상황에서 저런 말을 왜 했을까, 저런 행동을 왜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나는 학대나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런 감정이 들고, 불필요한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면 아동학대·성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 교사가 교육자적 양심과 사명감·열정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했더라도 이를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학생이 있을 수 있으며,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의도에서 말을 했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아동학대나 성폭력의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교육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말만 하고 불필요한 농담이나 사적인 발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학생과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아야 하며, 학생지도방법 역시 학생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거나 마음에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고, 필요 최소한의 한도에서 허용된 지도만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필요 최소한의 허용된 지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분명하고 아직 확립된 기준이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괜히 지도를 해서 오해 살 행동을 하느니 학생의 문제행동을 보더라도 지도를 포기하는 교사가 많아지고 있으며, 어떻게 보면 이것이 현명한 행동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스승, 선생님보다 직업으로서의 교사가 되어야 무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