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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개발원(이하 KEDI)은 9일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 홀에서 '한국 교원정책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국-OECD 공동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OECD 주관으로 2002년부터 25개 회원국이 참여, 수행되어온 '우수 교사의 충원, 개발, 유지'라는 국제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를 우리나라 주요 교육 관계자들과 공유하고 교원정책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버나드 휴고니어(Bernard Hugonnier) OECD 교육국 부국장, 파울로 산티아고(Paulo Santiago) 교육국 행정관, 존 쿨라한(John Coolahan) 아일랜드 국립대 명예교수 등 총 3명의 OECD 관계자가 내한, 이종재 KEDI 원장과 함께 주제 발표했다. 내용을 요약한다. 교원노조, 개혁안 거부권 행사 말아야 ■ OECD 회원국 교원정책의 동향과 도전(버나드 휴고니어)=교사는 학교교육에서 핵심 변수로 학생성취도 향상을 위해서는 교사의 질 향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OECD 국가가 직면한 주요 도전은 교사부족 현상 심화, 우수 인력의 교직 기피, 교직의 이미지 및 지위 실추, 양성 부실, 교직의 여성화 및 고령화, 이직률 증대, 열악한 근무 환경, 보상 기제의 부족, 봉급의 상대적 감소, 부적격 교사에 대한 대응조치 미흡 등이다. 따라서 각 국은 학교의 교사 선발 및 임용권, 교사 지원적 리더십 강화, 교사의 전문성 개발 및 교직의 개방성 증대, 교직 경력구조 다원화 및 고용계약관계에 융통성 부여, 교사의 질 향상을 위한 교사평가 강화 및 우수 교사에 대한 보상 등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상황에 맞는 정책을 취사선택하되, 성공적인 현실 적용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능한 한 주요 이해당사자를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또 교원노조는 민주적 정치과정을 통해 형성된 교육 개혁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봉급 상대적으로 높지만 구조는 문제 ■ 국제적 맥락에서 한국 교원정책의 위치(파울로 산티아고)=한국에서 교직은 타 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으로 인식되어 우수 인재가 선호하고, 비교적 젊으며, 여성 비율도 다른 나라보다 다소 낮다. 또 이직률은 매우 낮은 편이며, 봉급도 상대적으로 높아 고호봉자의 경우는 국제비교에서 가장 높다. 이러한 특징은 한국의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교원양성제도가 예비교사들의 요구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하고,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 프로그램에의 참여율 저조, 최고호봉에 이를 때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봉급구조, 교사 선발에 있어서 단위학교 권한이 거의 없는 점, 교사의 동기유발 정도가 낮은 점, 직무분석의 결여, 과다한 학급당 학생 수, 사무직원 비율의 저조 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불리하거나 열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원·유지’보다 ‘개발’에 초점 맞춰야 ■ OECD의 한국 교원정책 진단과 정책권고(존 쿨라한)=한국은 비교적 우수한 인재가 교직에 들어오고, 이직률도 매우 낮기 때문에 향후 교원정책은 우수 교사의 ‘충원’이나 ‘유지’보다는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한국이 과거 30년에 걸쳐 이룩한 놀라운 교육성과(교육의 양적 팽창 및 기회 확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의 우수한 성적, 놀라운 학교정보화 등)에는 교사의 기여도가 높다고 평가되지만 대학입시 등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구도와 왜곡된 교육열 사이에서 교사들은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향하는 교육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행에 옮길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교사들이다.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는 교직단체와의 협의절차 강화, 교원양성기관 평가 강화, 현직 연수 개선, 임용시험 개선, 학급규모의 감축, 교장 자격 및 임용제도 개선, 경력구조 다원화, 교사평가제도 도입, 신규교사 수습제도 도입, 교원 자격증 갱신제도 도입, 우수한 성과를 보상할 수 있는 보수체계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 전입교사선택권 부여, 승진교장 비율 축소 ■ 한국 교원정책의 향후 방향과 과제(이종재)=교원직무수행기준(teacher profile)을 설정하고 여기에 준해 교사교육, 자격체제, 전문성 개발, 평가, 승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 수행돼야 한다. 교원의 배치제도는 '순환전보제'를 개선해 '전입교사선택권'을 부여하고, 교원인사제도는 현행 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되, 교장승진제도는 승진임용 적용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 보완한다. 교장선출보직제는 학교자치 맥락에서 제한적으로 수용, 실험적 적용을 거쳐 확대하고, 초빙교장제 확대 및 공모제와 보직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임용토록 한다. 새로운 정책 개발 방식은 '정부주도형'에서 벗어나서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단계에서부터 이해당사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를 출발점으로 삼는 '현장출발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전국적 규모로 자행된 수능부정 사건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내신 부풀리기, 고교간 학력 격차 심화, 허리 휘는 천정부지 사교육비, 뒷북치기 면피용 교육행정에 이어 수능 부정이 2004년 한국교육을 부끄럽게 하는 자화상에 합류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내신 부풀리기나 수능부정에서 보듯이 교육당국도, 학생을 가르치는 학교와 교사도, 배우는 학생도 모두 자기 위치와 자기 역할에서 저만큼 탈선하고 있다. 어느 고교 교사의 고백처럼 수단의 정당성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려는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다는 성적지상주의 사고 방식이 수능 부정이라는 엄청난 화를 자초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자행된 수능부정은 개별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007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교육의 장인 학교나 수능 시험장에서 파렴치한 행위가 일어나고 있으니 한마디로 도덕과 양심이 송두리째 실종된 사회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고 있는 교육 현실인데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저 변명하고 덮는데 급급하거나 사후 약방문 행정이나 하는 교육당국일 바에야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수능시험이 있기 전에 이미 인터넷 게시판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수험생들의 핸드폰을 이용한 부정 음모를 감지하고 교육당국은 지난 9월에 관련 부처간 협의까지 하였다. 그런데도 무사 안일한 대응과 면피용 행정 처리로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으니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비난이 당연히 쏟아지는 것이다. 핸드폰이 학생들에까지 대량으로 보급된 것은 이미 한참 전의 일인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전 예방 대책을 마련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었으니 교육당국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수능 부정에 앞서 문제가 된 내신 부풀리기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이고 규범을 준수해야 할 학교나 교사들이 내신 성적 부풀리기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비록 일부지만,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겠는가. 그저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도덕적 타락을 목격했을 테니 이들이 이번과 같은 범죄에 해당하는 조직적 수능 부정을 하지 않았겠는가. 이번의 수능 부정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학교와 교사가 도덕적 모범을 보이지 아니하고 우리 사회가 목적 지상주의에 빠져 수단과 과정을 무시하고 도덕률로서 정직을 존경하지 않은 결과로 발생한 자업자득의 산물이라 하겠다. 학생들의 탈법과 불법에 대한 지도 감독도 그렇다. 학생들이 커닝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후 처리가 귀찮아서 또는 지나친 온정주의로 탈법이나 불법을 묵인하는 것은 엄청난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탈법과 불법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잘못된 법의식을 갖게 하고 도덕 불감증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동네나 거리에서 잘못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을 보면 엄하게 꾸짖는 어른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그저 못 본 체 외면만 하니 청소년들의 탈법과 불법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심과 도덕의 마지막 보루인 학교와 교사마저 성적지상주의에 눈이 어두워 학생들의 탈법과 불법을 제대로 지도하지 않고 있으니 우리 사회와 자라나는 세대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출제에서 관리까지 부정으로 점철된 수능으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이 극에 달하고 수능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수능은 무능한 교육당국의 관리 차원을 넘어 국가 위기관리 차원에서 범정부적 종합 관리가 필요하다. 차제에 수능을 자격시험으로 전환하고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돌려주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
일본 집권 자민당 일각에서 극우성향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약칭 새역모)'이 출간한 중학교 '새 역사교과서'(후소사 출판)의 채택을 늘리기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단체의 격월간 회보 '후미'에 상세히 실려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후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간사장이던 지난 9월 이 단체의 전진대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헌법 개정, 교육기본법 개정과 표리일체의 중대한 국가적 과제인 역사교육 문제는 국가와 지방이 하나가 돼 대응해야한다"며 "자민당은 청년국과 여성국을 중심으로 전국적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방 자민당 의원연맹에 공문을 보내 "역사교육에 사용되는 교과서의 검정과 채택이 중요하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새역모도 '새 역사교과서'의 내년 8월 채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난 9월 총회에서 5000 만엔의 특별모금 활동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새역모'는 2001년 자신들이 만든 역사교과서의 채택률이 0.1%에도 못 미치자 내년 10% 채택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강화해 왔다. 새역모는 “10%를 얻으면 이 교과서가 완전히 시민권을 획득하게 된다”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청주교대 교육문화관 대강당에서 교육문화관 개관기념식이 열렸다. 교육문화관 신축 사업은 지난 2년 동안 청주교대의 주요사업 중 하나였다. 기존의 강의동 자리에 신축된 교육문화관은 지상 5층 건물로 건축면적 2,802.24㎡, 연면적 7,250.25㎡에 이른다. 교육문화관에는 강의실과 교수연구실, 상담수업실, 실습실, 대학원 세미나실, 수학실습실, 과학교육연구소, 과학영재교육원, 예절실 등이 들어서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임용우 청주교대 총장을 비롯하여 정두영 전임총장, 서병익 청주교대총동문회장(청주 남평초 교장), 고규강 충북도교육위원회의장, 각시군지부장 등이 참석하였으며 교수 및 교직원, 재학생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임용우 총장은 "교육문화관은 교육과 문화가 공존하는 복합건물로 교수의 학문 연구와 학생의 학업 연마를 위해 쓰여지길 바란다" 며 "600여 석 규모의 공연장은 지역 사회의 문화발전을 위한 문화와 예술의 전당이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또 고규강 충북도교위의장은 "사도의 꿈을 이루는 뜻깊은 곳으로 쓰여지길 바라며 충북 교육을 위해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 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개관 테이프커팅과 현판식이 있었으며, 개관식 이후 리셉션 및 개관기념 음악연주회와 무용발표회가 있었다. 한편 현재 교육문화관 서편으로 교사교육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이 건물에는 멀티미디어교육센터, 원격화상강의실, 수업행동분석실, 모의수업 참관실 등이 들어서며 교육 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업실기능력 배양과 각종 교육프로그램개발 및 모의수업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첨단교육시설을 갖춘 건물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 신축건물은 건축면적 1,460.94㎡, 연면적 5,885.66㎡의 지상 5층 건물로 2006년 12월 준공 예정에 있다.
조상식 |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I. 도입 대부분의 독일 교육제도에 관한 연구는 최근 5년간 전(全) 세계적인 현상으로 간주되는 신자유주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일반론적이고 ‘고전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연구 대상으로서 독일적 특수성 자체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이를테면 사회변화에 보수적인 독일, 독일인 그리고 독일 문화는 외국인에게 독일 교육제도 또한 그러하리라는 선입견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실지로 독일의 교육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어떠한 혁명적인 개혁도 없이 점진적인 발전을 해왔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독일 교육제도 및 그것의 개혁에 대한 접근 또한 ‘소심한’ 시각에서 행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독일 학교제도의 현황을 초·중등학교(II장 1절), 직업교육(2절), 대학교육과 교사양성(3절)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여기서 주안점은 교육 제도적인 의미에서 개혁의 방향과 내용에 있다. 그런 다음 독일을 둘러싼 급변하는 세계적 상황에서 현재 독일 교육이 안고 있는 과제와 개혁방안을 전망해본다(III장). II. 독일 교육제도의 특성과 개혁 방향 1973년에 확정된 ‘대(大)교육계획안’은 독일 교육제도의 구성원칙을 ‘수평적 단계모형’이라고 규정하고 다음과 같은 영역으로 나누었다. ① 기초영역 ② 초등영역 ③ 중등영역 I ④ 중등영역 II ⑤ 제III기 영역(고등교육) ⑥ 평생교육 이 모형은 당시 국제적인 분류 방식에 발맞추어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에 있어서 각급 단위의 학교는 여전히 전통적인 골격을 그대로 갖고 있다. 1. 일반 교육제도(초·중등교육) 일반 교육제도라는 표현은 독일 인문주의 교육 이념의 잔재가 남은 것인데, 특별한 직업 기능적 교육 이전에 모든 시민이 갖추어야 할 일반 교양교육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초등학교(Grundschule)와 중등영역 I에서는 일반 교양교육 위주로 통일되어 있고, 중등영역 II는 인문중등학교(Gymnasium) 이외에 다양한 직업학교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 교육제도에 있어서 주(州) 별로 그리 큰 차이는 없다. 1964년 10월 28일에 확정된 ‘학교제도 분야에서의 통일을 위한 협정’[‘함부르크 협정’]이 그 제도적 통일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마련한 것이다. 만 6세에 시작되는 의무취학도 공통된 조항이다. 이와 함께 조기취학 혹은 취학 연기도 동일한 조항이다. 각 주 사이의 차이점은 단지 의무교육연한인데, 1993년 11개 주가 9년을, 그리고 네 개 주(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브레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는 10년으로 되어 있다. 모든 아동들에게 공통된 학교는 바로 초등학교이며 4년간 계속된다. 예외적으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는 6년제이다. 초등학교는 구조적인 교육개혁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요소를 갖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등학교 진학은 전적으로 부모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결정된다. 주별로 중등학교 진학과정에 대한 상이한 규정이 있지만 부모와 학교 사이의 협조적인 관계는 공통적이다. 한편 제5학년과 6학년은 학교 구조개혁에서 언제나 논란이었다. 흔히 관찰, 촉진 단계라고 불리는 이 진로 탐색기는 과거 학교제도에서 유래하는 것인데, 1974년 KMK(각 주 교육부장관협의회)의 합의를 통해 정향 단계(Orientierungsstufe)로 명명되었다. 하지만 이 단계는 각 주에 따라 그리고 각종 개혁안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이해되었다. 중등학교와 무관한 독립된 단계로 간주되거나 혹은 다른 중등학교 계열과 연속적인 것으로 간주되곤 한다.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개인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이 탐색 단계는 5~10학년에 걸친 중등영역 I의 포괄적인 개혁의 부분으로 간주되어 왔다. 60년대 이래 교육정책을 둘러싼 대립의 많은 부분은, 학교교육의 통합과 분화가 어떤 관계에 있으며 세 가지 전통적인 중등 학제가 제각기 목표로 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종합학교(Gesamtschule)가 그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등과 같은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러한 논쟁을 거치면서 한편으로 주별로 차이가 더욱 커졌고, 다른 한편으로 이 세 유형의 학교가 교육내용에 있어서 서로 근접하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았다. 과거의 민중학교(Volkschule) 상급학년을 계승한 주요학교(Hauptschule)는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흔한 교양교육기관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에는 거의 모든 주에서 다른 중등학교에 비해 학생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특히 베를린, 브레멘, 함부르크와 같은 주에서는 주요학교를 단지 ‘주변 학교’로 간주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당시 시대적인 특징이었던 교육팽창에서 주요학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일종의 교육 변방이었다. 또한 주요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향도 너무도 이질적이었다. 심지어 주요학교는 ‘문제아’나 학습의욕이 지극히 낮은 아이들의 결집소로 간주되다시피 했다. 베를린, 브레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주요학교는 10학년제이고 나머지 주에서는 9학년제로 시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교과는 직업교육을 위한 것이었다. 1990년 서독지역의 주요학교 학생들의 12%는 졸업장도 못 받고 탈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두 번째 중등학교 유형으로서 실업학교(Realschule)는 10년제 학제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중등교육이수’ 학력이 인정된다. 하지만 실업학교는 독일 전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많은 주에서는 주요학교와 실업학교가 합쳐져 있기도 하다. 또한 교육연한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 실업학교는 제2외국어를 채택하고 직업준비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실업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계속해서 직업훈련과 전문대학 진학 자격을 얻게 된다. 아울러 성적에 따라 김나지움에 다시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업학교 졸업생의 약 3분의 1정도가 이러한 진학의 기회를 가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등학교 유형 중에서 김나지움은 유일하게 중등영역 I과 II, 즉 5~10학년과 11~13학년제를 포괄한다. 전통적인 세 가지 유형으로 고전어 김나지움, 현대어 김나지움 그리고 수학-자연과학 김나지움이 있다. 드문 경우이지만 음악, 경제, 사회과학 김나지움도 있다. 몇몇 주에서 볼 수 있는 직업 김나지움은 직업학교 군(群)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 전체 교육체제에서 김나지움이 차지하는 위상은, 성공적인 수료(Abitur)와 함께 대학진학이 부여되는 유일한 학교유형이라는 데에 있다. 학교구조는 궁극적으로 아비투어의 목적에 의해 규정되며 바로 그것 때문에 학교로서의 매력을 가진다. 김나지움은 1970년대 이래 ‘교육팽창’의 근원지였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누렸던 ‘엘리트적’ 성격을 상당히 잃은 것도 사실이다. 1990년 서독 지역의 초등학교 졸업자의 약 36.9%가 김나지움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1992년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독일의 8학년 중등교육 이수자의 29.8%가 김나지움에 재학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나지움의 대대적인 변화는 1972년 김나지움 상급학년의 개혁을 통해서였다. 그것은 선택과목의 폭을 확대하고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1988년 KMK의 결정에서는 다시 필수과목의 이수가 더욱 강화되기도 했다. 이후에 있었던 KMK의 회의는 지금까지 서독지역에서 시행되던 13학년제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옛 동독지역 4개 주에서 시행되어 왔던 12학년제로 바꿀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논의는 또한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이 12년제 중등교육을 통해 독일보다 이른 대학 입학 및 졸업제도를 시행하는 상황적 요인과 크게 맞물려 있다. 아마 이 문제는 21세기 독일 중등학제 개편의 최대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등영역 I의 마지막 학교 유형은 종합학교이다. 이것은 1960년도 중반에 처음으로 시작되어 사민당(社民黨, SPD)과 교육·연구노조에 의해 대안적 개혁모델로 인정되었다. 반면에 기독정당(CDU/CSU)이나 다른 교사단체들은 이를 도입하는 데에 대체로 반대했다. 이 때문에 종합학교의 발전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모든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통합된 학교인 종합학교는 특히 베를린, 브레멘, 함부르크, 헷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그리고 1991년부터는 브란덴부르크 주에 활발하게 운영되었다. 이러한 주들은 대부분 사민당 집권 지역이다. 여기서 종합학교는 단순히 실험학교가 아닌 공식적인 정규학교로 인정되었다. 그 중에서 ‘협력적 종합학교’는 한 지붕 아래에 세 개의 학교유형을 형식적으로 결합하여 운영하는 것이고 ‘통합적 종합학교’는 상이한 시간에 따라 여러 교과목에서 서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이다. 통합적 종합학교에 속하는 학생비율이 1983년 4.3%에서 1992년 8.9%로 증가하긴 했지만, 그 수치는 다른 유형 학교의 성장과 비교했을 때 그리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 종합학교 개혁안은 나름대로 타당한 교육이념을 갖고 출발한 것이었지만 독일 특유의 지방분권주의와 정치적 이념대립으로 인해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1960년대 이래 옛 서독 지역의 초·중등학교는 갑자기 늘어가는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의 입학으로 큰 변동을 겪게 된다. 초·중등학교에서 비(非)독일계 출신의 학생 수(구서독지역 기준)는 1983년의 83만782명에서 1992년에는(전체 독일) 105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독일계 학생 수의 9%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그 중 터키계 학생은 43.4%로 최대였으며, 특히 이들은 독일에서 태어난 이민 2세이다. 다음으로 옛 유고연방 출신이 16%에 달한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은 농촌 지역보다 외국계 학생 비율이 훨씬 높다. 또한 같은 도시 내에서도 거주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각급 학교는 외국계 학생들로 인한 언어, 문화, 종교적 차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과제는 ‘세계화’ 현상과 맞물려 ‘다문화(多文化) 교육’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2. 직업교육제도 독일 전체 교육체제에서 직업교육은 상대적으로 독립된 교육유형으로 간주된다. 직업교육은 형식상 중등영역 II에 속하는데,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1964년 이래 확립된 독특한 제도로서 ‘이원체제(duales System)’이다. 이는 직업학교에서의 직업훈련 수업이 작업장에서의 도제교육과 상호 보완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직업교육만을 담당하는 전일제 직업학교가 있다. 독일의 직업교육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원체제’에서 중요한 사항은, 1969년 제정된 ‘직업교육법’을 통해 직업교육의 통일성을 연방차원으로 확보했다는 점과 작업장에게 상호협조를 구하여 두 ‘학습장’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업장은 별도의 실습교육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학교는 효율적인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비록 1970년대 초기에는 직업교육을 위한 교수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사업장은 나름대로 이해문제 때문에 ‘이원체제’ 자체에 대해 상당히 소극적으로 응했지만, 지금은 유연한 제도로 정착되었다. ‘이원체제’에 참여하는 사업장의 유형은 거의 모든 경제활동 분야를 망라한다. 인정되는 직업교육의 종류는 1993년 373개에 이른다. 대부분의 직업교육에 관한 규정들은 지난 20여 년 이래 내용적으로 다듬어져 왔다. 한편 그 지속적인 과제 해결을 책임지는 것은 ‘연방 직업교육연구소’이다. 대체로 직업교육의 연한은 3년이다. 직업훈련생(Auszubildende : 줄여서 Azubi)은 해당 사업장의 사용자와 노동조합 쌍방으로부터 한 달 주기로 직업훈련을 받게 된다. 교육 자체에 대해 국가는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러한 ‘이원체제’에 지원하는 청소년들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1992년 Azubi의 36.6%는 주요학교 졸업생이고 2.8%는 주요학교 중퇴자이며 31.8%는 실업학교 졸업생들이었다. 심지어 이 중 14.5%는 전문대학 졸업자들이었다. 아비투어 시험을 기다리는 상당수의 김나지움 학생들도 은행과 보험 관련 직종의 직업교육에 지원하고 있다. 길어진 교육연한 때문에 Azubi는 고령화하여 1970년에 평균 16.6세에서 1992년에는 평균 19세로 높아졌다. 이에 대한 교육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직업교육의 취약점으로 자주 비판받는 것은, 작업장에서 지나친 실기중심교육과 다른 유형의 중등교육 기관에 비해 그 수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또한 직업학교는 지극히 이질적인 학생집단을 받아들여야 하는 수업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각종 중등학교에서 성적부진과 학교적응의 실패를 경험하고 직업학교로 ‘어쩔 수 없이’ 입학함으로써 나타나는 학생지도의 어려움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3. 대학교육과 교사양성제도 독일에서 대표적인 고등교육기관은 19세기 초반 이래 “학문을 통한 교육”이라는 이상이 표현된 대학(University)이다. 1960년대 말부터 서독에서 대학에 대한 구조개편은 고등교육기관의 분화로 특징지어진다. 이것은 ‘교육팽창’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또한 대학교육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급진적인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중요한 점은 전통적인 ‘엘리트주의적’ 교육기관에서 새로운 유형의 학문적 서비스 시설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68년 10월 31일 주 협정에 의해 지금까지의 엔지니어학교와 다른 고등직업학교를 전문대학(Fachhochschule)으로 통합함으로써 두 가지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이 정착되었다. 그래서 대학과 전문대학 두 부문은 각각 입학절차와 졸업규정이 다르게 운영되지만, 학사운영이나 연구방식에 있어서 두 부문간의 차이는 과거보다 줄어들었다. 전문대학은 실습위주의 연구, 상대적으로 짧은 이수연한, 응용 학문중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렇게 된 계기는 전문대학이 80년대 이래 분명한 교육 정책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데에 있다. 새롭고 흥미로운 전문대학 유형은 바덴-뷔르템부르크주에서 처음 설립된 직업 아카데미(Berufsakademie)가 있다. 이 고등교육 유형은 기존의 중등교육 수준의 ‘이원체제’를 고등교육 수준으로까지 확장시킨 것이다. 1993년 통계에 의하면 127개의 전문대학(이 중 39개는 사립대학)이 있으며, 장차 공공 행정업무에서 종사할 인력을 양성하는 30개의 행정전문대학이 있다. 일반 대학은 87개(이 중 8개 사립대학), 신학대학 17개, 교육대학 8개, 그리고 45개의 예술대학이 있다. 한편 헷센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는 1970년대 건립된 이른바 ‘종합대학교’가 있는데, 그 이념은 중등교육 수준의 종합학교와 유사하게 다양한 고등교육기관을 통합하는 것이다. 또한 하겐(Hagen)에는 독일에서 유일하게 원격대학이 있다. 구서독지역을 중심으로 뽑은 통계에 의하면, 일반 대학교(예술대학 제외) 재학생수는 1980년 82만3900명에서 1993년 128만 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시기에 전문대학생수는 20만2000명에서 40만 6400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독일을 고려했을 때, 1993년에는 187만5000명(이중 외국인 학생비율은 7.2%)으로 집계되는데, 이 수치는 19세에서 26세 사이의 청년층에서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6.8%에 이름을 보여준다. 독일의 고등교육기관은 규모, 전공과목, 연구 인력, 공공의 인지도 등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고전적’ 대학 및 공과대학 이외에도 최근에 신설된 대학도 있다. 특히 대도시의 대학들은 대학도시에 있는 작은 대학들과 달리 모든 전공이 들어있는 거대 대학이 있으며, 특정 전공만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각 대학들의 효율성 및 질을 서열화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독일의 교사교육 분야를 살펴본다면, 먼저 교사양성교육(우리의 사범대학교육), 교사교육(기존의 교사에 대한 추후 교육), 그리고 교사재교육(기존의 교사들에게 새로운 자격증, 즉 전공변경을 위한 교육) 등으로 구분해야 한다. 독일 교사교육의 독특한 측면은 제도적, 수업 내용적 측면에서 두 가지 국면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국면은 일반적인 대학교육을 말하는데, 이것은 첫 번째 국가고시(우리의 임용고사)로 끝난다. 두 번째 국면은 대학교 세미나와 학교 현장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2년간의 교생실습(Referendariat)이다. 실습기간이 끝나면 두 번째 국가고시에 합격해야만 비로소 교사자격증을 획득하고 임용대기에 임할 수 있다. 교사양성 제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1958년에 도입된 통일된 양성제도이다. 이것은 당시 각 주별로 다양하게 운영되던 교사양성 과정을 연방 차원의 표준적인 방식으로 확립한 것이다. 모든 학교 유형에 종사하는 교사들은 형식상 동일하게 교육공무원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교사 교육 방식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김나지움 교사양성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두 개의 전공교과를 깊이 있게 이수해야 하지만, 주요 학교나 초등학교 교사교육에서는 교수 방법상의 기술 습득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 1990년 KMK의 합의에 따라 통일된 이수학점 규정도 마련되었다. 교사지망생들은 악화된 직업적 전망 때문에 1980년대 이래 계속 줄어들다가 1987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오늘날까지 독일의 높은 기술수준과 경제 분야에 있어서 강한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고등교육은 일대 변혁의 기로에 서있다. 이른바 ‘고등교육개혁’이 현재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요약,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성격을 일반적으로 규정하자면, 다른 수준의 학교개혁과 달리 고등교육기관을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적극 적응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까지 향유했던 독일 대학의 전통주의를 전면 수정하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본다면, 먼저 ‘복지로서 교육이념’의 본보기로 간주되어온 무상고등교육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남부 독일(바덴-뷔르텐베르크와 바이어른)에서 도입한 대학등록금의 도입은 외형상 대학재정을 교육수혜자에게 공동 부담시키자는 취지이지만, 사실은 불필요한 ‘장기 대학 체류자’를 막아 외국과 같은 수준의 젊은 사회 초년생을 만들어야겠다는 일종의 ‘학습강제수단’을 띠고 있다. 이는 강한 정치적 반발을 초래했지만 점차 북부 독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입되고 있는 영미식 학사졸업제도(B.A.)도 지나치게 긴 대학수학연한을 줄여보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 다음으로 대학교수양성제도에 관한 개혁인데, 이것은 독일만의 독특한 제도인 교수자격시험제도(Habilitation)의 지양과 미국식 조교수 제도의 도입으로 요약된다. 아울러 교수에 대한 업적평가제도의 도입은 대학을 시대적 조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연구 풍토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III. 독일 교육제도의 발전방향과 전망 독일의 내외적 환경을 고려해 보았을 때, 교육제도의 개혁 방향과 그 결과 나타나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이제 독일의 교육제도도 국가보다 시장을 중요시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이 문제는 독일의 역사적 선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지극히 새로운 것일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독일 교육제도의 전개과정은 국가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한 ‘표준화’ 전략을 따랐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교육제도와 노동시장과의 관계라는 점에서 점차 국가는 약화되고 시장이 강화되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제도를 ‘시장 지향적으로’ 변모시켜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사립 대학교들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는 학부모들이 사립대학을 선호하고 있으며 대학이 기업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현실에서 뚜렷이 확인된다. 또한 개별 학교의 자율성, 학교간 경쟁, 학교선택의 자유 등과 같은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 세 가지 사실이 바로 오늘날 독일의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것은 이미 사립학교 차원에만 고유한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일반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교육제도의 시장편입이 필연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으며, 학교가 국가의 통제로부터 이탈하는 데에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있다. 물론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시장상품’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 동안의 교육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공 투자는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그러나 국가가 개별 학교의 세세한 문제에까지 참견하는 것이 과연 교육의 고유한 가치를 보존하는 데에 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교육제도와 관련하여 복지국가 모형이 종말을 맞고 있는 듯하다. 요컨대 21세기 벽두는 복지국가 모형이 성공을 구가하던 1960~1970년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보인다. 둘째, 이제 독일은 교육제도에 다양성을 부여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통일성을 모색해야 할 것인가? 독일의 교육제도는 언제나 정치 사회적, 교육 정책적 논의를 통한 타협의 산물이다. 이것은 독일 역사의 독특한 지방분권적 전통 때문이다. 이미 보았듯이, 직업교육이나 고등교육 분야에서만 최소한의 통일성이 확보되었을 뿐, 그 외의 교육제도상의 사항들은 여전히 지방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독일 교육제도 개혁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기존의 다양한 학교유형을 계속 존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새로이 통합해야 할 것인가이다. 물론 이것은 이미 언급한 ‘시장 논리’로부터의 도전과도 불가분의 관련이 있다. 이미 최근의 KMK는 이 문제를 최대의 과제로 간주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 통합의 현실에서 이 문제는 이중의 과제를 던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독일의 교육개혁에서 통합이냐, 다양성 유지냐는 끊임없는 숙제가 될 것이다. 셋째, 독일은 너무 많은 대학생을 만들어내고 있는 반면에, 너무 적은 전문 노동자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이 문제는 이미 19세기 이래 끊임 없이 제기되어온 오래된 주제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부적절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대학졸업자들로 인한 노동 시장의 과잉에 대한 예견은 아직 명쾌하게 확인된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과 관련지어 이 문제는 새로운 성격을 띠고 있다. 즉, 현재 직업 훈련생보다 대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대학교는 이미 과잉이라고 비판받는다. 또한 어떤 직업 부문에서도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도 없다. 그래서 여러 방면에서 분석, 진단, 제안이 있어왔다. 그러나 일반교육과 직업교육 사이의 균형에 대한 주장은 정책적 자기모순 때문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요컨대 대학생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직업교육에 대한 각종 보조정책이 얼핏 균형 있는 ‘동시부양책’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전자로 기울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 결과 일자리의 배분이 노동시장의 자기논리에 맡겨지고, 노동시장이 자체적으로 지원자들을 서열화, 등급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여기서 다시금 국가가 대학 입학 규정을 강화하면서 고급인력 수급정책에 적극 개입하게 된다면, 지난 수십 년간의 ‘평등주의적’ 고등교육정책을 스스로 부정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 학교체제와 노동시장 사이의 조응관계는 무너졌다고 보는 것도 틀리지 않다. 이 문제는 어쩌면 교육 내적 논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정치적·문화적·사회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홍현주 | 경성대 강사·영어교육학 박사 2001년 10월 한 광고회사가 자녀교육에 대한 소비자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자녀의 성공은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라는 항목에 전체 응답자의 63.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가 소위 부유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국내 교육과정에 관심이 없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자녀를 한국에서 교육시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자녀가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후 유학을 보냈으나 요즘은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보내는 추세이다. 조기유학이라는 신조어가 이제는 ‘교육명품’인양 유행이 되고 있다는 말인데 조기유학이 과연 기회가 주어진 자들에게는 한국교육의 대안일까? 우리 교육계는 이제 이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짚어보아야 한다. 이 글에서는 조기유학을 떠나는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과연 조기유학의 성공이란 무엇인지 살펴본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는 우리 교육계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영어습득과 고단한 한국을 벗어나기 위한 목적 조기유학생 통계에 대한 올해의 국감 자료를 보면 한 가지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 초등학생 유학생 수가 급속하게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0년에는 초등학생 유학생의 수가 중학생, 고등학교 유학생 수의 절반에도 못 미쳤는데, 불과 2년 뒤인 2002년에는 그 수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유학생의 연령층이 급속하게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기유학은 학생 본인들의 의지라기보다는 부모들의 결단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다. 과연 무슨 이유로 한국의 많은 부모들이 조기유학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가 알아보자. 필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도시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일선 초등학교에서 ESL(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특별영어반) 연구교사를 한 적이 있다. 인근 도시에 몰려와 있던 한국학생들은 대부분 초등학생들이었는데 1~2년 간 체류 예정으로 미국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 부모들과 교류하면서 그네들이 미국에 온 이유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자녀의 영어교육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조기유학의 첫 번째 목적은 자녀에게 영어를 ‘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한 것이다. 한국인들이 영어를 배우려고 기울이는 노력은 이제 열풍을 넘어 히스테리에 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시간 이런저런 학원을 다니며 영어를 배워도 아이들이 제대로 영어를 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부모들로 하여금 어려운 용단을 내려 외국으로 나가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 목적은 좋은 교육현장을 찾아가기 위함이다. 대학 입시와 취업전쟁을 치러야하는 진저리나는 한국의 현실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세 살 즈음부터 학습지를 넘기고, 학원으로 달려가서 공교육을 앞지르는 선수학습을 하고 있다. 그런 오랜 훈련을 통해 대학진학을 해도 졸업 후 열리지 않는 취업문 때문에 모진 고생에 대한 보람이 없다는 말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지금 세간에는 어린 자녀를 아예 초·중·고 및 대학 과정을 외국에서 받게 하려는 부모들이 늘고, 나아가 이민이라는 탈(脫)한국에 관심이 드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는 자녀가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교육을 받아 그 사회에서 정착하게 하려는 한국적 교육열의 연장선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힘들게 노력해야 습득되는 영어 여기에서 우리는 ‘조기유학 성공’이라는 유학원과 유학 안내서의 문구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유학을 가는 원인이 영어교육, 아니면 이국사회 정착이라고 보았을 때 조기유학의 성공이란 내 아이가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과 이국사회에서 번듯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영어를 배워 김치 냄새나는 다른 이의 영어보다 나을 때 느끼는 우월감이 조기유학 예찬론자를 만들어내며, 외국에서 자라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쓰는 글줄이 조기유학 성공담이 되고 있다. 그러한 소수의 성공이 “조기유학 100% 성공한다”는 장밋빛 선전문구가 돌아다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조기유학생들을 가르치고 그 부모들과 교류하면서 그네들이 무엇에 만족하고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자세히 알고 있다. 정확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곧잘 하게 되고 일부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또한 작은 나라에서 경쟁만을 일삼으며 살던 한국인들에게 영어 사용국인 선진국이 갖는 경제적 여유를 관찰하고, 망가지지 않은 자연환경 등에서 생활하다보면 유학생활이 보람 있다고 여기게 마련이다. 외국에서 살아본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외국학교 생활을 흡족해 한다고 말하는데, 주된 이유는 수업량이 적고 교사가 친절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국 학교에서 3년간 머물며 그 시스템을 경험한 바로는 유학생과 그 부모들이 보지 못하는 점을, 그래서 조기유학이 장점도 있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이유로는 첫째, 외국에서 단기 체류함으로써 영어를 익히기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미국을 위시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수준별 학습을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의 경우 외국에서 갓 와서 영어를 못 하는 유학생은 영어읽기 과목이나 사회시간에 ESL이라는 특별 수업을 받으러 다른 반으로 가게 된다. 중·고생이라면 아예 ESL수업 과목을 택하게 되어 있다. 교사들이 이들 학생에게 과중한 공부를 시킬 리 만무하다. 그래서 처음 외국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수업량이 적은 것으로 생각한다. ESL 수업의 목적은 외국 학생들이 영어를 빨리 익히게 하여 본수업을 따라가게 하는 것이다. 근래 들어 단기로 1~2년 유학 오는 한국 학생들을 많이 가르쳐본 교사들은 이들을 애달프게 가르쳐서 본수업에 넣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영어를 곧잘 할 때쯤이면 본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업은 부담 없고 즐겁게 진행이 된다. 실제 많은 ESL 교사들이 자기 교실은 외국 학생들이 본수업에서 받는 압박감을 덜고 쉬어가는 곳(shelter)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수월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어로 그 나라의 문학작품, 역사 그리고 과학을 공부한다고 생각해보면 어줍지 않은 영어 실력으로 들어선 외국 교실에서 어린 유학생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영어를 잘 못하는 ESL 학생을 배려한 담임 혹은 본수업 교사가 내준 쉬운 숙제라도 외국의 역사 등을 영어로 읽고, 숙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어려운 노릇이다. 일부 본수업 교사들은 유학생에게 많은 숙제를 내주어 공부하도록 독려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 역시 문제이다. 원래 ESL 학생에게는 수준에 맞게 수정한 숙제(modified homework)를 내주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규정이다. ESL 학생을 다루어 보지 않아 이를 모르는 교사들이 일반 학생들과 같은 숙제를 내주어 어떤 유학생들은 매일 밤 부모와 함께 숙제 전쟁을 한다. 부모들은 교사에게 숙제가 과하니 조정해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는데도 많이 공부하면 하나라도 더 배울 것이라는 생각인지 아이들을 그대로 닦달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사교육비 지출 여전 학부모들은 외국으로 온 지 6개월여 지나면서부터 자녀가 그러한 숙제를 스스로 할 만큼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점이 걱정스러운 한국 부모들은 외국에서도 할 수 없이 아이들에게 과외공부를 시킨다. 2003년에 나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국 초·중·고등학생 8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조사 결과 거의 100퍼센트에 가까운 부모들이 미국에 오기 전에 자녀가 영어 과외공부를 했다고 답변하였고, 당시 미국에서도 자녀에게 영어 과외를 시키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그 외에도 운동이나 음악 레슨을 받기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믿는 것은 절대 오산이다. 게다다 귀국해서 한국의 공부에도 뒤쳐지지 않도록 조기유학생들은 집에서 국어와 수학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조기유학생들의 삶은 고달프다. 따지고 보면 한국 사교육비가 엄청나서 차라리 그 비용으로 영어사용국에 가서 영어를 배운다는 주먹구구식 계산은 문제가 있다. 아이의 영어교육을 위해 동반한 부모의 생활비에 자녀의 사교육비 계산도 넣어야하니 유학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러한 모든 어려움을 딛고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살펴보자. 우선 영어를 잘한다는 말부터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녀의 영어실력을 흡족해 하는 부모들 가운데 대다수는 아이가 본인들보다 영어를 더 잘 구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일상생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쓰는 영어란 늘 쓰는 말만 되풀이하고 잘못된 표현도 퍽 많이 쓴다. 그저 종알종알 떠드는 모습이 신통하게 보이지만 잘 들어보면 틀린 영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그 영어의 오류를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자녀가 영어를 퍽 잘한다고 믿는 경우가 꽤 많은 것이다. 그래도 이 경우는 소득이 있는 유학이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수줍거나 완벽주의 성격을 타고난 학생들은 도통 영어가 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아주 자신이 있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는 타입으로 영어를 듣거나, 읽어서는 이해하지만 부모가 바라는 대로 유창하게 영어를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유창한 영어는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점점 실리적으로 되고 있다. 예전처럼 소설이나 수필을 읽고 감상하는 일은 비효율적이라고 여겨 대학에서도 문학작품보다는 토익(TOEIC), 신문, 영화 등 실용 영어 과목이 인기이다. 실용적인 영어능력이란 제반 업무를 영어로 해낼 수 있는 수준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현대인에게는 항상 전공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뒤쳐지지 않게 영어로 읽어내고, 또 문제가 생긴 경우 영문 편지 몇 줄을 신속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터넷으로 업무처리가 잦은 요즘 이러한 실력은 더욱 긴요해서 영어교육은 이제 읽고 쓰기를 중시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러면 과연 어려서, 혹은 실용적인 목적이 왜 필요한지 인지하지 못하는 나이에 과연 글을 척척 쓸 수 있는 수준까지 영어를 배울 수 있는지, 또 습득한 영어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유학생들이 귀국한 뒤에도 다시 명문학원에 다니고 외국인 선생을 찾고 있다. 어차피 국내에서 영어를 익히는 고생이나 외국에서 힘이 드나 진배없다는 생각에서라면 해외에서 생활하며 익힌 영어가 훨씬 자연스러움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다. 외국 명문대 일부 우수 학생만이 진학 그러면 영어습득을 위한 단기 유학이 아니라 외국에서 초·중·고 교육을 받고 그 곳 대학에 진학하려는 유학생들은 어떠한가. 교육열 높은 한국 부모들이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한국에서와 다를 바 없는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외국의 입시제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데 미국 입시제도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살펴보았듯이 미국에는 차등화(differentiation)라는 수준별 학습 제도가 있어 같은 초등학교, 같은 학년이라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심화학습반(enrichment class)이나 영재반(gifted class)에서 수준 높은 학업을 한다. 일부는 느슨한 수업을 받으며 능력만큼의 학습을 할 때 다른 교실, 혹은 학군 내 영재학교에서는 똑똑한 아이들이 특수한 교재로 공부를 하고 많은 양의 숙제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따로 교육받는 우수 학생들이 그 나라의 차세대 지도자로 길러진다는 맹랑한 사실을 말이다. 입시를 이해하려면 중·고등 수업 과목을 관찰해야 하는데 수준별 학습이 중·고등학교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미국 학교들은 같은 수학 과목이라도 다양한 수준의 수업을 개설한다. 여기에서 높은 수준의 과목 학점을 이수한 학생일수록 대학진학에 유리하며 누구나 원하는 반 과목을 수강할 수는 없다. 선수(先修)과목의 학점이 있어야 다음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 성적이 우수해야, 말하자면 초등학교에서부터 능력이 뛰어나야, 일찌감치 우수반(honor class)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의 기초반(basic class)에서 학점을 이수하기 시작한 학생이 한 학기 지나서 우수반을 수강할 정도로 학업능력이 상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고등학교에서는 선취학점 과목(Advanced Placement, AP)이 있어서, 대학 수준급인 이 과목을 이수한 학생이 AP시험을 보아 통과하면 대학에 진학해서도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대학 입시 사정관들은 이 AP학점을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 부모들은 과외를 통해서 자녀를 수준 높은 반에 넣으려고 애쓰고 있다. 명문대에 입학하려면 이 AP학점이 들어있는 내신 성적에다가 수학능력시험인 SAT나 ACT점수가 높아야 한다. 이 시험은 재학기간중 여러 차례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나 특히 언어과목(verbal)의 경우,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외국인으로서 이 시험을 보기는 몹시 어렵다. 또한 각종 특별활동 기록을 제시하는 것이 진학에 유리해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은 최소한 운동 한 가지와 악기 한 가지는 상당한 실력이 되도록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한다. 대회에서 수상한 내역이나 오케스트라 등에서 활동한 기록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을 위시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우리처럼 대학진학 때문에 전 국민이 열병을 앓지는 않는다. 진학을 원하는 학생과 취업을 하려는 학생이 일찍부터 구분되고 반드시 명문대를 고집하지 않아도 취업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벌에 매달리는 한국 부모들은 외국에 나가서도 최고의 대학에 자녀를 보내려고 안달하고 있다. 외국 학교의 긴 여름 방학 동안에 귀국한 유학생들이 다음 학기 과목을 미리 공부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여러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유학생들이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사는지 알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 졸업 후의 진로이다.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외국인 신분에서 오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를 극복한 뒤에도 직업을 구하고 그 사회에 정착하기는 참으로 힘든 노릇이다. 결국은 한인 교포들과 교류하는 직업을 갖거나 현지 회사에 고용되더라도 한국인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소위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많은 한국계 의사나 변호사들의 고객은 대부분 한국인인 것을 많이 보았다. 외국에서 한국인들끼리 작은 한국사회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또 많은 수가 학업을 마치고 귀국해 한국에서 직업을 찾으려고 한다. 유창한 영어실력과 빛나는 선진국 대학 졸업장이 좋은 직업을 보장해 줄 확률은 분명히 높다. 그렇다면 조기유학이 반드시 헛된 고생만은 아니며, 그런 인력들이 귀국해 우리나라에 공헌하는 것은 바람직하기는 하다. 그러나 모진 교육제도를 감내하기 싫어 이 땅을 떠났지만 결국 고국으로 되돌아오니 개인의 삶으로 볼 때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학력수준에 관계 없는 고용 창출이 관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조기유학이라는 방법을 통해 영어를 학습하고 외국사회에 정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직 장기적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조기유학을 위하여 해마다 한국인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국제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가운데 장기 체류하는 사람의 거의 50%는 20~30대였다. 영·유아와 10대도 20%가 넘는데 이들 해외 장기체류자 가운데 출국목적이 유학·연수라고 신고한 사람이 27.5%나 되었다. 그러다보니 지난 해 유학과 어학연수 비용 등으로 송금된 돈이 10억 달러가 훨씬 넘고 비공식 송금까지 합하면 30~4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니 그 지출이 어마어마하다. 물론 무조건 조기유학을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을 살펴보고 그 합리성과 체계를 배우는 기회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어찌 보면 어려서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아닐 수 있다. 살아가면서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예를 들면 대학을 다니는 청년기에 외국의 문물을 보고 배워 훌륭한 인재로 고국에 돌아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어린 아이들을 미국으로, 캐나다 등지로 내모는 것이 전적으로 부실한 한국 교육제도 탓만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다. 필자가 경험한 미국 공교육제도가 아주 훌륭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교육재정의 상당부분이 도시 주민의 재산세에 의존하기 때문에 미국식 자본주의가 공립학교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말하자면 부자 도시와 그렇지 못한 도시의 교육의 질은 천차만별이라는 뜻이다. 소득수준이 높은 도시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 비치된 악기로 무료 레슨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극빈층이 사는 도시는 교실에서 분필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1950년대부터 정착된 수준별 학습 때문에 같은 학교에서도 사회·경제적 수준(socioeconomic level)에 따라, 혹은 인종별로 갈라져서 수업을 받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 우수반의 수업에는 여유 있는 가정 출신 백인 학생들이 앉아 있고, 기초반이나 보충반(remedial class)은 저소득층 자녀와 흑인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 교육계만큼 질타를 당하지 않고 미국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받으러 타국으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안정된 사회체제와 튼튼한 경제기반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회가 충분히 고용을 창출해 어느 학력수준의 사람에게나 일할 기회를 준다는 뜻이다. 이처럼 미국 실정을 나열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우리의 교육 현실이 어찌 교육계 혼자만 무능해서 생기는 일인가 항변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 교육정책 입안자들을 옹호하거나 칭찬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탓하는 교육사정이 교육이라는 단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교단의 수많은 교사들이 혼신을 다해 가르쳐도 사회에서 선호하는 소수의 대학에 모든 학생을 보낼 수는 없다. 또한 취업의 문도 명문대 졸업생 가운데 극소수 엘리트에게만 열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지상 최고의 엘리트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입안하고 제도를 개혁해도 만족스러운 교육대책은 없다. 따라서 단지 새로운 정책이나 첨단이론만으로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정치가 성숙해지고 경제가 안정되어 어떤 젊은이라도 데려다 신나게 일하게 해준다면 교육계도 힘이 나서 학생들을 가르칠 것이요, 어린 아이들도 외국으로 나가 눈물 나게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지 않을까? 영어교육만이라도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강구 필요 경제난으로 가계가 힘들어지자 조기유학생 수가 약간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일 뿐 앞으로도 유학 행렬은 계속 될 전망이다. 과다한 외화를 소비하는 탈(脫)한국 현상이 교육부문의 경쟁력 약화가 빚어낸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당장 나오기는 어렵다할지라도 어린이들이 국내에서 질 높은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만이라도 제공한다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 당국자가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부산에 있는 국립국제 중·고등학교를 전국에 여러 개 만든다거나, 국내에 있는 외국인 학교에 내국인 입학 허용을 완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나아가 외국인 학교의 증설도 필요하다. 이는 단지 영어교육의 문제를 위함이 아니라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인을 위해서 더욱 그렇다. 한국이 외국인에게 가족을 동반하고 와서 일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려면 질 높은 외국인 학교가 더욱 필요하며, 이는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덕이 되는 일이다. 외국인 학교가 늘어나 내국인 학생을 받아준다면 영어 학습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인구 일부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견이지만 더욱 혁신적인 방법은 공교육이 사교육과 손을 잡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 교수들이 일반 출판사가 만든 교재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다. 같은 과목이라도 교수들은 해마다 더 좋은 교재를 선택한다. 필자의 주장은 일선 학교가 일반 학원이나 시중 출판사의 영어 교육시스템을 싼 값에 들여오자는 말이다. 예를 들면 한 초등학교에서 현재 한국에서 유명한 영어학원 교재를 가져다 그 학원 교수법으로 훈련받은 교사들이 수업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학교의 기존 시설을 이용하고, 영어공교육을 실시하는 재정으로 교재구입비와 교사교육비를 보조해준다면 학생들은 싼 값으로 좋은 영어학습을 받을 수 있다. 적어도 영어교육 분야에서는 공교육보다 일부 사교육 기관의 프로그램이 더 질이 높은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A학원 교재를 쓰는 학교 ‘갑’과 B출판사 교재를 쓰는 학교 ‘을’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된다. 사교육 기관도 과대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기 보다는 공교육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연구에 더욱 정진할 것이다. 이 경우 교육기관은 교과과정을 안내하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살펴보는 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학원식 수업을 받는다고 영어가 금방 숙달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는 분명하다. 또한 이러한 실험적인 시도가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제안해 본다. 체계적인 유학 관리도 교육계가 해야 할 일 많은 학생들이 조기유학을 떠나는 마당에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유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안내할 기관이 필요하다. 현재 학부모들은 사설 유학원이나 유학 안내서 그리고 인터넷에 돌고 있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이미 유학하고 온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해 유학을 계획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많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연방제 국가이고 교육은 주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 사람이 알고 있는 지식이 다른 곳에서는 판이하게 다르다. 자신들이 목적지로 삼는 곳의 교육 제반 사항을 해당 교육청의 웹사이트에 들어가 자세히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게 개인적으로 교육 정보를 전해주는 미국 명문 학군의 교육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한국 부모들한테 자기네 교육시스템을 알고 오라고 말한다. 자꾸만 한국식으로 자녀의 입시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하려고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똑똑한 학부모 노릇을 하려는 한국 부모와의 갈등을 여러 번 겪었다는 것이다.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은 다 민간 외교관이다. 이들을 올바로 선도하고 도움을 주는 것이 이제는 우리 교육기관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학생을 위한 귀국학생 특별 프로그램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그런 제도를 갖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서울 영훈초등학교이다.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언어수업(bilingual classes)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립학교이고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수용능력이 충분치 않다. 공립으로는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를 위시한 몇몇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 국제교육협력과의 자료로는 이 특별반은 귀국학생 및 외국학생들이 부족한 한국말을 빨리 배우게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특별반을 만들어 서로 한국어가 서투른 학생들끼리 모아놓으면 효과적인 수업이 되지 못해 일부 학교에서는 일부러 정규수업에 학생을 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귀국학생반의 수업은 영어를 잊지 않게 하면서도 외국 문화를 객관적으로 보게 가르치고 우리 것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하는 교육도 필요하다. 외국 교육을 받는 것이 선진국의 합리성과 우수성을 경험하는 기회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시스템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어린 유학생들이 그 나라의 물질적 풍요만을 보고 맹목적인 문화사대주의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조기유학의 이모저모를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이러한 현상은 영어습득에 대한 갈망과 힘든 입시를 피해보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 현재로는 어린 학생들에게 있어 조기유학이 잘 활용돼야 할 새로운 교육 형태인지를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할 과제이다.
일본 지도층 인사의 역사관련 망언이 또 재발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61) 일본 문부과학상은 27일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나 강제연행 같은 표현이 줄어든 것은 정말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야마 문부상은 오이타(大分)현 벳푸(別府)시에서 열린 타운 미팅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매우 자학적이었으며 일본은 나쁜 일만 했다는 식이었다"면서 이렇게 말해 일본의 만행을 기술한 과거 교과서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일본 교육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문부과학상의 이런 발언은 어떻게든 과거역사를 미화하려는 망언으로 과거역사를 반성한다는 역대 일본 지도자들의 발언이 입에 발린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나카야마 문부상은 역사교과서에서 강제연행, 종군위안부 등의 '자학적' 표현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자민당내 운동단체인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를 지냈으며 이날 행사에서도 이 모임의 좌장을 지낸 사실을 스스로 소개했다. 일본 문부성은 각 출판사로부터 2006학년도에 사용할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신청을 받아 현재 검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문부상의 발언은 검정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나카야마 문부상은 "문부상이 돼서 맨 먼저 본게 역사교과서였다"면서 "최근 이른바 종군위안부나 강제연행 같은 표현이 줄어든 것은 정말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느 나라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말하고 "잘못한 것은 반성해야 하지만 모두 나빴다는 자학사관에 입각한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후손들에게 자신의 민족과 역사, 전통에 자부심을 갖고 살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카야마 문부상은 행사 직후 발언이 지나쳤다고 느낀 듯 기자들에게 "문부상이 되기 전에 그런 생각을 했는데 교과서를 보니 그런 표현이 많이 줄었다고 느꼈다는 말이었다"면서 "이제는 검정책임자가 된 만큼 중립적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변명했다. 일본에서는 옛 일본군의 만행을 부정적으로 기술한 종전 교과서를 '자학적'이라고 비판하는 이른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이 집필한 후소샤(扶桑社)간 역사교과서가 2001년 발간돼 한국과 중국 등이 역사왜곡이라고 항의하는 등 역사교과서를 둘렀 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후속 대책의 하나로 `학력경시·경연대회 개선방안’을 마련, 2007학년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경시·경연대회의 수상 실적을 대입시 등에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학교 등 각종 경시·경연대회 폐지론에는 하루 3회꼴로 열리는 대회 수에 비해 특별전형을 통한 대학입학이 3%라는 미미한 수준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른바 `이해찬식 교육개혁’의 조종이 울리고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장관이 바뀔 때마다 덩달아 입시제도가 요동치는 걸 경험해온 터수지만, 잘못되었다면 개선 또한 정책으로서 바람직할 것이다. 문제는 이벤트성으로 무조건 터뜨리고 보는 당국의 `한건주의’이고, 그 틈새를 교묘히 악용하는 대학들이다. 특기·적성교육 활성화의 하나로 특기자전형이 수시 1학기에 도입되었지만 정책처럼 실제상황은 따라주지 못했다. 예컨대 문학특기자전형의 경우에도 수상 실적보다 수능성적이나 내신성적 등을 비중 높게 반영함으로써 그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서울지역 21개 주요사립대학의 2003, 2004년 경시대회 현황 및 입학사정결과에 의하면 15만 7천 938명이 각종 경시대회에 응시했지만 그중 1.4%만 해당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느 대학은 미술실기대회를 2년동안 개최하면서 응시한 6천 495명중, 2천 862명을 입상시켰다. 하지만 입상자중 단 한 명도 그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 최우수학생이 그 대학에 응시하지 않은 경우 등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수시모집의 특기자전형이 드러내는 맹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그들 대학이 응시료 수입으로 챙긴 돈은 자그만치 42억 8천 900여원에 달하고 있다. 21개 대학이니 평균으로 따지면 2억원이 넘는 돈(응시료)을 본의였든 아니었든 챙긴 꼴이다. 바꿔 말하면 교육부가 대학들에게 부수입 짭짤한 돈장사를 거들어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 나쁨은 막상막하지만, 애써 가리면 대학측이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부수입 짭짤한 돈장사를 해도 원래 특기자 전형의 취지에 맞게 운영을 했더라면 굳이 왈가왈부하거나 시비거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친김에 하는 말이지만 대학의 미술실기대회는 아주 작심하고 돈장사에 나서는 듯하다. 대개의 경우 응시 학생들에게 점심식사조차 제공하지 않으면서 1인당 기만원씩의 응시료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 모나 도나 상을 퍼주다보니 상장제작비 등이 많이 들어가서 그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대학이 응시료 따위를 받지 않는 문예백일장의 경우도 특기자 전형의 취지가 도외시되고 있는 것은 미술실기대회와 비슷하다. 이런저런 문예백일장에 다녀본 필자는 차상(2등) 수상 제자학생도 그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는 걸 보고 학부모와 함께 분통을 터뜨린 적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부의 경시대회 폐지방침은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그러나 대책만 내놓고 관리·감독의 부실함을 폐지로 감추려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일이다. 특기가 있는 학생이 수능이나 내신성적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해당 대학에 갈 수 있는 특기자전형이 되면, 그보다 좋은 개선 방안이 없다. 당연히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철저히 감독해야 가능한 일이다. 힘주어 말하지만 경시대회 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올 1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30일부터 시행예정인 유아교육법이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 과정에서 정부 부처와 교육 단체 간의 충돌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법 통과 1년이 다되도록 교육부가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외면하고 여성부와 미술학원 측의 주장에 끌려다니는 꼴이 한심하다”며 조속한 시행령·규칙 제정을 촉구했다. 현재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종일제 유치원 교사배치 문제를 놓고 여성부가 발목을 잡아 표류 상태다. 유아교육계와 교직3단체는 ‘유치원 종일반에 학급 담당교사 외에 종일반 전담교사를 1인 이상을 둔다’는 현 조항을 그대로 둘 것을 주장하는 반면 여성부는 “교사 1인을 두고 있는 보육시설과 형평성이 맞지 않으므로 이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며 부처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직도 시행령을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교총과 유아교육계는 “종일반 전담교사 배치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라는 취업모들의 요구를 정면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행령이 마련돼도 시행규칙 제정에는 더 큰 진통이 예상된다. 만5세 무상교육비 지원을 놓고 유아교육계와 미술학원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학원 측은 “유아대상 미술학원에도 만5세 무상교육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이번 주부터 전국적인 집회 신고를 마친 상태다. 특히 다음달 1일에는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실력행사에 나선다. 이에 대해 교총과 유아교육대표자연대, 전국유아교육학생협의회 등은 “미술학원 지원은 공교육 포기 행위”라며 총력 저지투쟁에 나서기로 해 단체간 충돌은 더욱 가열될 조짐이다. 이들 단체는 12일 교총회관에서 연대회의를 열고 “만5세 무상교육비를 사설 미술학원에 지원하는 것은 유아교육 공교육화라는 유아교육법 정신을 훼손하고 유아교육 단계부터 사교육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특히 태권도 학원, 피아노 학원, 선교원 등 미술학원과 유사한 기관들의 지원 요구도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교육부가 이런 독소조항을 검토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요구하기 위해 현재 한교조와 교육부총리 면담을 요구한 상태다. 또 전국유아교육학생협의회 학생들은 다음 주부터 교육부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펼치기로 했다.
가구주의 학력이 대졸 이상인 가정의 사교육비는 초졸 이하 가정의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입이 좋은 고학력자 가정이 자녀들에게 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고 이들 자녀가 다시 고학력자로서의 위치를 이어받아 높은 소득을 올리 는 학력.소득의 대물림 현상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통계청의 `2004년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가구주의 학력별 월평균 사교육비(학원.보충교육비) 지출액은 초졸 이하 7만8천원, 중졸 11만4천원, 고졸 21만6천 원, 대졸 이상 32만2천원 등이었다. 이에 따라 대졸 이상 가구주의 사교육비 지출액은 초졸 이하 가구주의 4.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49세 가구주의 학력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중졸 이하 12만7천원, 고졸 25만9천원, 전문대졸 31만7천원, 대졸 이상 46만원 등으로 최대 격차가 3.6배에 이르 렀다. 이와 함께 대졸 이상 학력 가주주가 지출하는 중학생 자녀 1인당 월평균 교육비지출액은 33만1천원으로 초졸 이하 가구주가 중학생 자녀를 위해 부담하는 10만4 천원의 3.2배에 달했다. 초등학생 1인당 교육비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의 가정이 23만7천원으로 초졸 이하 학력 가정 8만4천원의 2.8배였다. 고등학생 1인당 교육비도 가주주 학력별로 초졸 이하 18만7천원, 중졸 22만6천원, 고졸 32만1천원, 대졸 이상 52만원 등으로 최대격차가 2.8배에 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학력자들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자녀들을 위해 교육비를 많이 지출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모든 가정에서 같은 현 상이 나타난다고 천편일률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구주의 직종별로도 자녀 교육비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이 전문관리직인 가정의 초등학생 1인당 교육비는 24만9천원이지만 사무직은 21만9천원, 서비스판매직은 17만원, 기능노무직은 14만9천원, 농어업은 9만9천원 등으로 최대격차가 2.5배에 이르렀다. 고용형태별로는 가구주가 고용주(사장)인 가정이 지출하는 고등학생 1인당 교육비는 45만1천원이었으며 상용직 41만3천원, 자영자 29만8천원, 임시직 27만5천원, 일용직 21만5천원 등으로 고용주와 일용직 가정의 차이가 1.9배였다.
사교육비 급증으로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가 49만여원에 달하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교육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은 학원.보충교육비 등의 사교육비가 최근 4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또 결혼 후 내 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년1개월이고, 주5일제 도입 등으로 해외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03년 6월20일∼2004년 6월19일)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은 49만4천원으로 지난 2000년에 비해 33.2%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내용은 통계청이 올해 6월 20∼29일 전국 3만3천가구의 만 15세 이상 인구 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분석해 나온 것이다. 가구당 월평균 교육비를 지출액별로 살펴보면 40만∼60만원 미만이 20.2%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0만∼30만원 미만이 15.0%, 10만∼20만원 미만 13.7%, 30만∼40만원 미만 13.7% 등의 순이었다. 월평균 교육비 지출이 100만원이 넘는다고 답한 가구도 10.1%나 됐으며 이 가운데 1.1%는 한달동안 교육비로만 200만원 넘게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비 부담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전체 교육비의 절반에 가까운 47.0%를 차지하고 있는 학원.보충교육비 등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학원.보충교육비는 지난 2000년 12만9천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3만2천원으로 79.5%나 치솟았다. 이 기간 학교납입금과 하숙.자취비는 10%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전체 가구중 77.2%가 자녀 교육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교육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가구는 6.1%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결혼 후 내 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년1개월이고, 가구주의 43.7%가 내 집 마련에 10년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 소요기간별로는 5∼10년 미만이 2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15년 미만 20.5%, 20년 이상 13.4% 등의 순이었다. 다만 내 집 마련 소요기간은 지난 2001년의 10년9개월보다 8개월 줄었고, 자기 주택을 소유한 가구주 비율도 62.9%로 4.0%포인트 증가했다. 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주 5일제 문화가 확산되면서 최근 1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비율이 2000년 5.9%에서 올해 10.2%로 크게 늘었고, 공연과 스포츠 등을 관람한 사람의 비율도 11.1%포인트 증가한 51.0%를 기록했다. 한편 신문보도와 TV방송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4년만에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보도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4.1%로 지난 2000년에 비해 17.9%포인트 하락했고, TV방송 내용에 대한 만족도 역시 38.8%로 13.9%포인트 떨어졌다.
2005학년도 수능시험이 끝났다. 수능시험은 끝났지만 정작 중요한 대입진학 진로지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날이 갈수록 수능과 관련한 입시정보 제공이나 대입진학 진로상담이 주로 입시학원의 정보에 의존함으로써 사교육을 조장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 이제 학생들의 대입진학 진로지도를 더 이상 입시학원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적성과 재능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자신의 특성을 살려 국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입시학원이 지나치게 점수 위주로 대학을 서열화하여 진학지도를 하는 관행을 과감히 개혁해야 할 때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교총이 올해부터 대교협과 연계하여 학생, 학부모는 물론 언론 등에 대학입시 정보를 제공하고 대입진로상담에적극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물론 적성과 소질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교육적인 관점에서 진로지도를 하는데 있어 가장 적임자는 역시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일선 교사들이다. 그러나 일선 진학상담교사들은 온갖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자들의 진학진로지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정보부족 등의 한계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교총이나 대교협과 같은 곳에서 인프라를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은 매우 절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일선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이 상시적으로 학생 진학진로지도를 해 줄 수 있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입시학원 이상의 서비스를 해 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 회복되고 실질적인 사교육비 경감도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과 같은 교원단체가 학생들의 입시진학 진로지도에 적극 나선 만큼 이를 계기로 교육당국도 수능시험을 전후하여 사설 입시학원에 놀아나는 관행을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바람직한 진로지도를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시행함으로써 공교육에 대한 신뢰 회복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실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녹색'은 `초록'으로 통일해 가르치세요" 교육인적자원부는 초중고교 교과서의 내용을 사회변화 등에 맞춰 보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과서 보완.지도 자료'를 발간해 이달말까지 전국 학교에 보급한다고 19일 밝혔다. 보완자료는 시사교육 자료인 `에너지 절약', `부패방지', `국민연금제도 바로알기' 등과 교과서 내용을 보완하기 위한 `KS 색이름 변경에 따른 색채교육'으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 절약'은 고유가 시대에 소요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취약한 에너지 수급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이에 따른 에너지 절약의 당위성 및 실천 방안을 만화 등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 `부패방지'는 부패의 어원 및 개념, 우리나라 부패 사례, 세계 각국의 부패방지 교육 활동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국민연금제도 바로알기'는 고령화사회의 의미와 그 대비책을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고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국민연금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KS 색이름 변경에 따른 색채교육'은 1968년 제정돼 교육현장 및 교과서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본식 색이름 체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알려준다. 이에 따르면 색이름과 색상 분류의 기본이 되는 기본색에 기존 유채색 10색, 무채색 3색 등 13색에 `분홍', `갈색'이 더해져 15색으로 늘어나고 `녹색'이 `초록'으로, `흰색'이 `하양'으로 바뀌게 된다. 교육부는 "에너지관리공단과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부패방지위원회,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협조를 얻어 보완.지도자료를 제작했으며 교과수업과 재량활동, 특별활동 시간 등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국회, 감사원, 교육부, 교육위원회 감사와 격년제인 도교육청평가 등 연중 281근무 중 198일, 즉 70% 가량을 감사준비에 시달린다. 이것만 해도 현장이 교육본질에 매달리지 못하는,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다시 도의회에서 지역교육청 행정감사까지 실시한다니 40만 교직원들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법 제112조 1항 규정을 보면 교육과 학예에 관한 사무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에 맡기지 않고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회에서 사무를 관장하여 추진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교육·과학·체육에 관한 감사는 교육위원회가 실시하고 지방의회에 보고로 대신하며 지방의회는 특정사안만 감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비특별회계에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부담비율도 보통 8.27%로 매우 낮은데 학교기관이 도의회의 행정감사까지 받는 것은 많은 교직원들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알찬 교육은 도의회와 도교육청이 하나 되어 이중감사의 정책낭비보다는 전문성을 지닌 교육의 자율성을 존중할 때 이뤄질 수 있다. 시·도교육감과 교육위원회에 교육을 전적으로 맡겨 교사들이 만족하는 교육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일선학교는 국정감사 때문에 교사들이 국회요구 자료준비에 시달리며 많은 수업을 희생했다. 다시 도의회 행정감사까지 겹치게 된다면 교원들의 전문성을 발휘하기는커녕 교육본질이 훼손될 우려가 매우 높다. 도의회의 행정감사는 지방자치법 제 112조 1항의 입법취지에도 맞지 않고 잘못하면 교육기관과 도의회와의 갈등으로 인해 일선학교운영에도 많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교원들은 현장에서 땀 흘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요즘 사회에서는 `공교육은 무너졌다, 공교육이 사교육보다 못하다’는 말을 되풀이 한다. 이것이 과연 검증된 사실인지 많은 교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교원들에 대한 불신보다는 믿고 맡겨야 한다. 감사를 하려 하기보다는 시·도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원들이 한마음으로 학생들을 잘 지도할 수 있는 교직풍토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도의회 감사까지 이중으로 겹치게 되면 일선교사들의 시간적·심적 부담으로 수업연수에 많은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어떤 형식이나 절차, 감사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전력투구할 수 있는 자율성이 바탕이 될 때 교사들은 힘과 용기,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교육현장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교사들은 다양한 수업자료를 개발, 보다 나은 수업에 노력하고 있고 교사들의 일손을 덜기위해 교무보조 제도를 두는 등 교육정책에서도 변화가 눈에 띈다. 그러나 아직도 교육현장은 과도한 수업시수, 수업자료 개발이나 방과 후 교육활동의 부담 등 많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에 대한 도의회 행정감사는 부당하다. 교육 자치시대를 맞아 시·도교육감이 중심이 되어 교육전문성을 최대로 살리는 교육이 돼야 교육의 본질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체적 특징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 시사적인 것들이 잘 다루어져 있어서 생활국어라는 공통과정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표현, 듣기, 쓰기의 기본적 능력을 측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본다. 기초적인 어휘나, 어법 문제를 많이 다루고 문법 문제도 출제함으로써 7차 교육과정 선택교과인, 문법, 작문, 화법 등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비교적 수월하게 풀어나갔을 것이다. 문학의 제재가 비교적 낯이 익은 내용들이고, 읽기 지문이 조금 짧아진 것도 부담을 덜었을 것이다. 6월과 9월 모의 평가에 비해 조금 쉬운 수준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언어 영역에서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어려움을 겪은 것도 감안한 듯하다. 그러나 문법 문제와 어휘, 그리고 어법 문제는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항상 어렵게 느끼는 문제이므로 변별력이 있을 것이다. 상위권에게는 난이도가 높지 않은 출제였다. ■ 제재별 분석 #문학=시에서는 이용악의 ‘낡은 집’, 곽재구의 ‘은행나무’를 제재로 하여서 시어, 감상, 어휘에 관한 질문과 희곡으로 재구성하는 창의적 발상을 묻는 문제도 출제 되었다. 소설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서술자, ‘길’에 관한 문맥적 의미를 물어서 비교적 평이했다. 어휘와 문법에 관련된 문제를 많이 출제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수필은 조지훈의 ‘멋설’과 고전시가인 이황의 ‘도산십이곡’을 연계 출제하였다. 특이하게 퇴계가 지훈의 책의 발문을 쓰게 하는 창의적인 유형도 보인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된 의도가 엿보이는 것으로는 고전산문으로 최치원의 전기인 ‘최고운전’을 제시하고 서사구조와 문제해결 능력을 파악하는 전형적인 수능 식 문제를 선보였다. 한마디로 문학은 낯익은 지문을 중심으로 출제하고 있다. #읽기=모두 열 개의 읽기 지문 중 문학이 네 지문이고 읽기가 여섯 지문으로서 6월과 9월에 치른 모의고사의 기본 틀을 충실히 유지하고 있다. 첫째 특징은 과학 제재와 기술 제재가 별도로 출제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의고사에서 기술제재가 어려웠었는데 이번에는 유리의 제조 공정을 그림으로 연결하는 유형도 선보였다. 미국개선과 연관하여 선거와 선택 효과를 묻는 내용은 사회 제재로서 시사성을 담보하고 있다. 다만 언어학 관련 지문에서 한글의 문자적 특성을 다른 문자와 비교하고 ‘도토리’라는 단어를 조건에 맞게 새로운 표기체계로 나타내는 문제가 다소 낯설고, 창의적이었을 것이다. 또한 유추와 논증에 관한 지문이 다소 생소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지문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창의적 적용에 관한 문제가 많이 출제 되어서 중위권의 학생들을 변별하는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어휘, 어법, 문법=이제는 이 제재를 독립하여 설명하고 대비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각 제재에 흩어진 어휘 문제는 사자 성어를 포함하여 (溫故知新, 온고지신), 유의어(방금과 금방의 구별), 문맥 의미, 그리고 직접 문법 지식( 안긴문장, 이중 피동어)을 묻는 문제가 다수 출제 되고 있다. 선택 중심교육과정의 전문적 지식 문제로서 국어 시험에 가까워지고 있는 부분이다. 상위권을 변별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을 것이다. #듣기, 쓰기=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를 통하여 인간 사이의 사랑과 관련한 상징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문제에서 인간다움을 중시하는 출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대화, 강의, 토론, 강연 등의 기존 형식을 충실히 유지하고 있다. 쓰기에서는 ‘바람직한 우리 사회’에 관한 공익 광고 문제를 다루면서 주제잡기, 개요, 조건에 맞는 표현, 맞춤법, 문장의 구조, 혼동하기 쉬운 어휘 등을 충실히 출제하고 있다. 역시 다양한 어법과 문법 문제를 곁들이고 있다. ■ 신유형 문제 전체적으로 4문제 정도의 새로운 유형을 선보이고 있는데. 전체 55 문항의 10%가 안 되는 정도라서 크게 높지 않은 난이도를 유지한 근본 이유가 된다, 대표적으로는 47번의 새로운 단어 표기법 문제, 13번의 문장 구조 파악 문제, 20번의 사건 전개 과정 이해 문제 등이다. 47번은 언어에 대한 이해를, 13번은 문법적 지식의 필요성을, 20번은 대표적인 다단계 사고를 요하는 문제로서 앞으로의 출제 방향의 한 신호탄도 될 것이다. ■ 대비의 유의점 1) 실생활과 관련한 신문 등의 시사적인 독서도 게을리 하지마라. 2) 대화와 토론 등의 다양한 학습 방법을 수업 중에 익혀라. 3) 문학을 고전, 현대 시와 소설로 나누어 죽 통독해 두라. 4) 읽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훈련을 하라. 5) 사교육의 일방 강의식 주입식, 문제 풀이보다 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라. 6) 사전을 곁에 어휘를 익히고, 어법과 문법에 관심을 가지라. 7) 모든 언어 문제의 핵심은 주제 파악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8) 책을 일고 감상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기르자. 9)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시사 문제에 대하여 토론하는 습관을 기르자. 10) 논술 면접과 관련하여 직접 써서 서로 돌려 읽고 비평하는 힘을 기르자.
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시험은 다소 쉬웠다는 게 입시분석 전문 교사들의 평가다. 이들 교사들은 이번 수능이 예상대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된 만큼 수능이 큰 변별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총평했다. 다만 수리·외국어영역의 경우 상당한 고난이도 문항들이 일부 출제돼, 특히 상위권 학생들 간 희비를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사교육비 경감책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EBS 효과'에 대해서는 다른 교과 영역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으나,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유사유형 출제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각 영역 별 자세한 출제경향 분석을 통해 1, 2학년 학생들의 다음 수능 대비의 길잡이를 제시한다.
청주교육대학교는 지난 10월 21일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의 교육학부(Faculty of Education)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앞으로 두 대학간 학생의 학점을 상호 인정하며, 교사교육·언어연수·인턴쉽 프로그램의 시행과 교환교수제 및 공동학술연구를 하기로 하였다. 1965년 개교 이래 벤쿠버를 중심으로 현재 3개의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이먼 프레이저대학교는 캐나다 전국 대학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종합대학으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25,000명의 학생과 750여명의 우수한 교수진이 수학·연구하고 있는 캐나다의 대표적 종합대학이다. 이번에 체결한 일반교류협정은 두 대학간에 학부와 대학원학생의 학점 상호인정제도, 교사교육 및 언어연수 프로그램, 교환교수제, 공동학술연구 뿐만 아니라 특히 2005년부터 시행되는 인턴쉽 프로그램(Internship Program)의 시행을 위해서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마쳤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인턴쉽 프로그램은 사이먼 프레이저 교육대학의 전문교사양성 프로그램(Professional Development Program) 과정을 이수한 캐나다 학생들을 청주교육대학교로 초빙하여 청주교육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영어교육 및 기타 교사교육에 필요한 교육적 활동을 하도록 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주교육대학교에 오는 캐나다 인턴 학생들은 정식 교사 자격증을 갖춘 학생들로 청주교육대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일년간 체류하게 된다. 인턴쉽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번 겨울방학부터 청주교육대학교 학생들이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에서 1달간 어학연수 및 교육연수 과정을 받게 된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높거나 학력이 높고 가정 내 문화생활이 풍요로울수록 자녀의 학업성적이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간 전국 중학교 3학년생 2천명과 일반계.실업계 고교 3학년생 각각 2천명씩 6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구소득, 부모 학력, 가정 문화생활 등과 학생 성적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개발원은 학생들의 상적을 상위권 30%, 중위권 40%, 하위권 30%로 나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경우 가구소득 300만원 이상이 성적 상위권에서 44.1%, 중위권에서 31.0%, 하위권에서 26.5%로 나타나 상위권이 중위권보다 13.1%포인트, 하위권보다 17.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일반계 고교에서도 성적과 가구소득 간의 상관관계가 확인됐으나 실업계 고교에서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부모 학력과 자녀 성적의 관련성 역시 중학생에서는 아버지 학력이 4년제 대학 이상인 경우가 상위권에서 37.6%, 중위권에서 25.7%, 하위권에서 15.8%로 나타났다. 어머니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직업능력개발원은 "실업계 고교의 경우 가구소득과 마찬가지로 학력과 성적 간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학교 성적에 따라 일반계와 실업계 고교로 진로가 나뉘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도서 보유나 영화.연극.뮤지컬 관람 등 가정 내 문화환경의 차이도 자녀 성적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원은 중학생의 경우 가정 내 도사 보유권수가 300권 이상인 경우가 상위권에서 24.4%, 중위권에서 12.5%, 하위권에서 6.8%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영화나 연극, 뮤지컬 관람 등 문화생활이 없는 가구의 비율이 상위권에서 38.5%, 중위권에서 51.0%, 하위권에서 58.6%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학교와 일반계.실업계 고교 모두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적이 높았고, 학생들이 방과 후 집에 갔을 때 어머니가 집에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성적이 우수했다. 이외에 성적이 좋은 자녀를 둔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평준화를 반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개발원은 덧붙였다.
유아교육계가 뒤숭숭하다. 올해 7년여의 노력 끝에 유아교육법이 제정되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지난 6월 발표된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의 “육아지원정책방안”이 발표된 후, 유아교육계는 참여정부의 정책기조가 지나치게 보육 쪽에 치우쳐 유아교육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성의 일할 권리측면을 강조한 나머지 유아의 교육받을 권리가 상대로 소홀하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불만은 유아교육법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과정, 영유아보육법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확대되고 있다. 학부모 특히, 취업모들이 원하는 종일반 유치원 정규교사 배치기준이 여성부의 반대로 삭제되자, 교원3단체와 유아교육계의 반발로 유아교육법시행령 제정이 유보된 상태이고, 만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대상에 사설 미술학원을 포함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 교총과 유아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부는 영유아보육법 하위법령 개정을 함에 있어 유아교육과 출신자들의 보육시설장, 보육교사 자격 취득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엄동설한에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통해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제정 시위를 근 한달 가까이 전개한 교육계와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 개탄스러운 일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가 여성부의 하위부서냐'라는 골멘 소리가 터져 나오고 '교육부가 아니고 사교육조장부'라는 빈정거림이 유아교육계의 정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교육부는 진정 중심을 잡아야 한다. '유아교육은 교육의 시작이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 앞에 정치적 판단과 압력에 당당히 맞서 이겨낼 것을 주문하고자 한다. 유아교육의 둑이 무너지면 그 여파는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 여파를 가져오고 결국 이 나라 교육이 흔들릴 수 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100년 유아교육 역사에서 최대의 위기라는 진단이 유아교육계에서 흘러나오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다시한번 유아교육법 제정 근본 취지, 즉 유아교육 공교육화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자 한다.
교육부가 우여곡절 끝에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학제도개선안'을 확정·발표했다. 기본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보완해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먼저, 내신부풀리기 방지 대책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내신과 수능을 9등급제로 함으로써 대학의 학생선발 변별력 약화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정부는 본고사 도입 등 3不 정책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학이 대학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학생선발 자율권이 확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능 1등급 4%에 해당 학생수가 2만 5천 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학 측은 논술과 심층면접 등을 강화하여 변별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따른 맞춤과외와 같은 사교육 증가가 우려된다. 더욱이 내신반영 비중이 확대되고 독서활동까지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교과영역에 이어 비교과 영역인 독서활동과 관련된 내신과외까지 대두될 수밖에 없다. 2010년 중학생부터 교사별 학생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것도 같은 학년 교과목 내에서도 교사별 평가내용과 수준의 차이로 인한 평가의 공정성 시비 문제나 교사별 학생 수 규모 등에 따른 내신성적의 유·불리함의 차이 등 수 많은 문제가 발생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여건 개선과 문제 발생에 대한 해소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도입에 다른 혼란만 가중될 우려가 있다. 정부가 교원의 법정정원 확보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특단의 후속대책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교육부가 밝힌 대로 교육주체 협의체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조속히 구성하여 입시제도 변경에 따른 후속 대책과 학력차 해소 및 대학 본고사 등 그동안 제기된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근본적인 해결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