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75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2025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부터 ‘고른기회 특별전형’ 지원자격은 북한이탈주민 등으로 확대되고, 체육특기자 선발 시 학교폭력 조치사항 반영이 의무화 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는 전문대학 총장과 시·도교육감, 고등학교 교장, 학부모단체 등이 참여하는 전문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통해 ‘2025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전문대교협은 관련 법령에 따라 신입생 입학 2년6개월 전까지 입학전형에 관한 기본사항을 공표해야 한다. 우선 교육취약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고른기회 특별전형의 지원 자격이 기존 대상에서 북한이탈주민, 제3국 출생 북한이탈주민 자녀, 자립지원 대상자까지 확대된다. 체육특기자 선발 시에는 정부의 '학생운동부 폭력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방안'에 따라 학생선수 폭력 가해 조치 이력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2023학년도부터 시행되는 ‘모집유보제’, ‘정원외 전담학과’ 등도 반영됐다. 모집유보제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학이 입학정원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관련 교육부 고시에 따르면 대학은 정원의 20%까지 모집을 유보할 수 있고, 유보된 정원은 3년간 유지해야 한다. 2025학년도 전문대학 입시는 2024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수시모집 2회, 정시모집은 1회 진행된다. 이번 2025학년도 전문대 입학전형 기본사항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은 전문대학 포털 ‘프로칼리지’(procollege.kr)와 전문대교협 홈페이지(kcc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이슨 커리는 2013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예술가들의 일상을 담은 『리추얼(Daily Rituals)』이란 책을 발간했다. 원래 ‘리추얼’은 ‘의식(儀式)’을 의미하는 단어로, 하루를 마치 종교적 의례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이자,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유용한 도구,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이다. 하지만 엄숙한 의미를 지닌 뜻과는 달리 ‘개인의 삶에서 규칙적으로 행하는 습관적인 일’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이 책은 토마스 홉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지난 400년간 가장 위대한 창조자들로 손꼽히는 161명의 완벽한 하루에서 찾아낸 결정적 리추얼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대여섯 시간을 집필 관련 일을 하고 오후에는 달리기나 수영을 하며 저녁 9시에 잠들었다고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고 한다. 칸트는 매일 정확한 일정 시간에 동네를 산책하여 이웃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계를 맞출 정도로 사색을 즐겼다고 한다. 그 밖에 소설가, 시인, 극작가, 화가, 철학자, 영화감독, 과학자들이 창작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또 자신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하루를 어떻게 설계했는지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요즘처럼 삶이 지치고 힘겨운 시대는 일상에서 새 힘을 공급해주는 리추얼을 한두 개 정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우리 주변에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늘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마치 수명이 다한 건전지 같아 보인다. 물론 무기력과 탈진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면 ‘충전’ 작업을 하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이에 심리적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을 고안할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사람이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충전소로 직행할 수 있는 패스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고독’이다. 고독은 외로움과 다르다. 외로움이 소외에서 오는 고통이라면 고독은 혼자 존재함을 즐기는 일이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이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경건한 시간이다. 따라서 ‘혼자 있음’을 초월한 고독의 의미 있는 순간에 적합한 리추얼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요즘 교사들도 힘들다고 아우성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당신은 교사로서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행하는 어떤 고독한 습관을 갖고 있는가? 이러한 리추얼을 잘 활용하면, 일상의 방해와 간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도구로 삼을 수 있다. 즉, 종교적 제례처럼 다소 경건하게 또는 평온하게 매일 반복하는 행위를 순간이나마 의식적으로 행한다면 학교에서의 생활을 어느 정도 전환할 수 있다. 지금은 일상에서 ‘소확행’의 작은 지혜를 추구하는 시대다. 따라서 매일 아침 출근하는 차 안에서, 수업하러 들어가기 전 교무실에서, 수업 후에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걸어 나오는 복도에서, 복잡한 감정을 다스리는 근사한 리추얼을 하나쯤 개발해 두면 어떨까? 점심 이후엔 운동장이나 학교 건물(校舍) 주변을 산책하거나 한잔의 커피를 앞두고 동료와 즐기는 수다는 어떤가. 감정 노동자라 불리는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리추얼을 개발해야 한다. 예컨대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할 때 하루 5~10분씩이나마 의도적으로 간식과 커피 타임을 제안한다. 학교에서는 동료 교사, 학생 그리고 교직원 간에 서로를 알고 소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래서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일상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하여 심리적 안정과 평화를 얻는 리추얼은 좋은 교사가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제 가을이 시작되었다.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2학기의 학교생활도 교사 모두가 맑고 활기찬 그리고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교육활동에 임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수원가온초등학교(교장 김재영)는 전교생 대상으로 9월 1일 목요일부터 6일 금요일까지 6일 동안 학년별로 전통명절 놀이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가 주관하고 수원가온초 학부모회의 지원과 협조로 추석 관련 놀이와 음식 체험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 진행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일 교사로 지원한 학부모의 친절한 설명과 시범으로 투호와 제기차기, 전통 팽이치기, 팔씨름, 비사치기 등 놀이를 부스별로 나누어 체험활동을 진행하였다. 송편과 식혜를 먹으며 추석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기도 하고, 이벤트로 마음에 드는 그림을 손등과 팔에 그리는 페이스페인팅도 하였다. 행사에 참여한 2학년 홍00학생은 "추석과 관련된 음식인 송편과 식혜도 먹고 친구들과 함께 전통 놀이를 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이윤경 학부모회장은 "대면으로 진행한 전통명절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웃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영 교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되었던 학교 분위기가 밝아졌으며, 놀이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알고 소중히 여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와 수협중앙회(회장 임준택)가 주최하는 어촌체험 스탬프투어가 진행 중이다. 이번 진행되고 있는 소그룹교류행사 스탬프투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가·여행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도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시-어촌 교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여 어촌사랑 운동의 범국민적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총 3개 권역(경기권, 전라권, 강원권)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원하는 권역의 어촌계에 방문해 다양한 어촌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화성시 백미리어촌계와 안산시 선감어촌계에서 진행되는 1차(경기권) 스탬프투어는 참가자 접수가 마감되었으며 현재 9월 21일(수)부터 10월 21일(금)까지 전북 고창 동호어촌계와 전남 함평 돌머리어촌계에서 진행되는 2차(전라권) 스탬프 투어 참가자 접수를 받는 중이다. 1차와 마찬가지로 2차 스탬프 투어도 가족, 동호회, 직장동료 등 총 20개 소그룹을 모집하며 선정된 소그룹에게는 각 소그룹당 25만원 한도로 어촌체험활동비와 식비, 숙박비 일부가 지원된다. 2차(전라권) 소그룹교류행사 스탬프투어에 참가를 원하는 소그룹은 9월 16일(금)까지 소정 양식의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되며 신청서 양식 및 자세한 안내는 수협 어촌사랑 홈페이지(isealove.suhyup.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소그룹교류행사 스탬프투어를 주관하고 있는 (사)한국환경교육협회(☏ 070-4350-6029)로 하면 된다.
전북교총에이치에스장학회(이사장 이기종·이하 장학회)는 5일 전북교총회관에서 장학금 수여식을 갖고 전북 시·군지역에서 2022년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 13명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회는 학업성적이 우수하며 학교생활에 모범적인 학생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을 선발했다. 지난해 11월 창립한 장학회는 같은 해 12월 불의의 화재 사고로 어려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완주군의 초등학교 형제를 대상으로 긴급 생활형 장학금을 지원한 바 있다. 이기종 이사장(전주송북초 교장)은 “사랑과 배려가 있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지속적인 나눔활동을 전개하겠다”며 장학회 활성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수여식에는 이기종 이사장과 유태호 부이사장(HS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장학생과 가족들이 함께 했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학생들이 보건당국의 체계적인 생애주기적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는 ‘학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조속 심의 및 통과를 국회와 교육부에 요구했다. 또 교총은 시·도교육청에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 관련 비용 지원책 및 시스템 마련 등을 촉구했다. 교총은 7일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요구서를 각각 전달했다. 우선 학교보건법 개정안은 학생을 생애주기적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시켜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의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현재 영유아 및 20세 이상 성인 등에 대해 생애주기별 건강검진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학생의 경우 이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현행 학생 건강검진은 교육부가 학교장 주관하에 이행, 건강검사기록도 학교에서 작성·관리하도록 돼있다. 이로 인해 학생 건강검진은 제대로 되지 않고 학교의 행정력 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학생 건강검진에 참여하는 병원 수가 감소 추세여서 병원 선정부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소수의 병원이 많은 학생을 짧은 시간에 검진하는 집단검진이 부실한 검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교총의 입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학생 건강검사을 위탁해 개인별 건강검진 이력을 체계적으로 지속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학생 개인별 건강검진 이력의 체계적 관리와 교원의 행정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개정안의 심의 및 통과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교총은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 관련 검진 비용 지원책과 제도 마련을 17개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결핵예방법’에 따라 학교는 매년 ‘학교 종사자 결핵검진’을 해야 하지만 시·도교육청 차원의 비용 지원이 없어 교직원, 학교 출입 인원이 각자 최대 5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총은 지난 2018년부터 학교 결핵검진과 관련해 이 같은 지원 및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개선을 보건 당국에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의 동의 의견을 받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주무 부서인 질병관리청에게 비용부담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답변도 받아낸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개선은 없었다. 이에 교총은 시·도교육청이라도 예산을 책정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 학교 현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곤 교총 정책본부장은 “학교 행정부담을 초래하고 있는 결핵검진에 대해 시·도교육청이 예산 책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학교의 고충과 지역별 검진 어려움 등을 고려해서 시스템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총과 서울시교육청은 6일 서울시교육청 회의실에서 2022년 교섭 협의 개회식(제1차 본교섭)을 가졌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교섭 협의다. 양측은 이날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무 교섭 협의에 들어간다. 서울교총은 교섭 협의 안건으로 총 34개 조 68개 항을 제안했다. 교권 보호와 교원의 교육활동 지원·보장, 교원의 근무 여건 개선,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 등으로 구성됐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지난 3년간 코로나에 맞서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최일선에서 학교 현장을 지킨 교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면서 “교권을 보호하고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과 근무 여건 개선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를 극복하고 학교 교육이 제자리를 찾고 교육이 회복하려면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주요 제안 안건] 교권보호 ○ 서울교총은 실효적 교권보호를 위해 ▲독립된교권보호담당관의 설치 ▲교원치유센터 확대·운영 ▲교권침해 피해 교원 적극 보호 ▲민사·형사상 소송비용 지원 최대 700만원 확대 ▲무혐의 입증 교원의 구제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지원·보장 ○ 서울교총은 교원이 수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의 교육권 강화를 위한 법령 재정비 노력 ▲학교 내 파업 시 대비책 마련 ▲학교 노무 분쟁 해결 지원 방안 마련 ▲ 교원의 업무 경감 등을 요구했다.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 ○ ▲차등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폐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실현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정부 및 관계 당국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실현되도록 노력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아울러 ▲교감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교감 업무 감소 대책 마련 및 직책급 업무추진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사립학교 및 특성화고등학교 교원을 비롯하여 수석교사, 유치원교원, 특수학교교원, 보건교사, 영양교사, 사서교사의 근무여건 개선에 대한 사항도 필수과제로 제안했다.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 ○ 서울교총은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을 위해 교육청 주요 업무에 대한 ▲자료제공 협조 ▲교육정책 형성 과정에 교원단체 참여 보장 ▲전문직 교원단체 교육 행사 지원 등을 요구했고, 교섭·협의 이행과 교육 현안 협의를 위해 정기적인 ▲정책협의회 운영을 요구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6일 서울중앙우체국 국제회의실에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범정부차원 유보통합추진단 구성,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성일종·이태규국민의힘 의원, 강득구·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렸으며,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등 토론자는 "유보통합추진단을 교육부에 즉시 구성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초‧중‧고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학생 비율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면서 학교폭력 피해도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대면수업으로 신체폭력이 증가하는 등 피해응답률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이는 기존 학교폭력 대책만으로는 효과나 예방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6일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이 초4~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제1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율은 82.9%(321만명) 였으며 4월 11일부터 5월 8일까지 4주간 실시됐다. 조사 결과 피해 응답률은 1.7%(5만4000명)으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0.6%p 증가했으며 코로나 감염병 확산 이전에 실시한 2019년 조사 대비 0.1%p 증가했다. 이는 전수조사가 처음 시행된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3.8%, 중학교 0.9%, 고등학교 0.3%로 모든 학교급에서 2021년 1차 조사 대비 응답률이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은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에 비해 학교폭력 감지 민감도가 높아 학교수업 정상화에 따라 신체적‧언어적 상호작용이 증가하면서 습관성 욕성, 비속어 사용 등에 보다 민감하게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고등학생과 구분되는 초등학생의 피해유형별 실태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응답자가 41.8%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4.6%)과 집단따돌림(13.3%)이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1차 조사 대비 집단따돌림(14.5%→13.3%)과 사이버폭력(9.8%→9.6%) 비중은 줄고, 신체폭력(12.4%→14.6%)의 비중은 증가한 수치다.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신체폭력’(각 14.6%·15.5%)이, 고등학교는 ‘집단따돌림’(15.4%)이 높게 나타났다. 가해 응답률은 0.6%(1만9000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0.2%p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차 조사와는 동일했다. 목격 응답률은 3.8%(12만2000명)로 2021년 1차 조사 대비 1.5%p 높아졌지만, 2019년 1차 조사보다는 0.2%포인트 낮아졌다. 피해응답인원 및 응답률 학교급별 피해응답률 집단으로 이뤄지는 학교폭력은 줄어드는 추세다. 피‧가해 유형 모두에서 집단따돌림 비중이 감소(1.2%p, 0.7%p)했고 가해를 ‘주로 여럿이 했다’는 응답도 감소(1.0%p)했다. 학교폭력 피해 후 ‘주위에 알리거나 신고했다’(89.3%→90.8%), 학교폭력 목격 후 ‘알리거나 도와줬다’(69.1%→69.8%)는 응답은 2021년 1차 조사 대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병철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적‧정서적 역량에 관련된 소양 교육이나 또래 갈등을 조절하는 경험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초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이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나 문제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심리‧정서적 지원을 위한 전 사회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교총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지도와 상담을 강화하기 위해 교사 생활지도권 보장,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같은 근본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학교폭력이 저연령화 되는 추세에서 지금처럼 교사들의 정상적 교육활동과 지도가 아동학대로 고소‧고발당해서는 학교폭력 예방 지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교사들이 문제행동에 대해 초기부터 교육적 지도를 할 수 있도록 생활지도권 보장과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예방법 및 관련조례 개정과 예산확보도 주문했다. 교총은 “학교폭력예방법과 교육부 매뉴얼에 따라 정상적인 처리를 했음에도 그 과정에 불만을 품거나, 가해 처분을 경감 또는 취소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학교장, 책임교사,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며 “학폭담당 교원 등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민‧형사상 소송비를 지원하도록 학교폭력예방법 및 관련조례 개정,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한국교총은 이달 말부터 10월까지 ‘언어문화개선 교육주간’을 운영하며 바른 언어사용 관련 집중수업, 착한 댓글(선플) 달기 등 공감과 소통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보급해 학교단위 교육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언어습관 자기진단앱을 활용해 수시로 언어사용 습관을 진단하고 올바른 언어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가 일상을 회복하는 지금이 학교 내 폭력 예방을 위해 중요한 시점”이라며 “최근 학교폭력 양상을 분석해 내년 2월 범부처 학교폭력 예방 시행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현장 교사들과 예비교사들이 3일 서울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완성과 교사 정원 확대를 촉구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등 예비교사와 한국교총 등 500여 명은 서울역 일대부터 삼각지역까지 행진하면서 '교육주체 집중행동'에 나섰다. 이날 집회에서 이들 단체는“지난 5월 7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 완성과 정규 교원 확충을 주장하며 공동 행동을 진행한 바 있다”면서 “교육에 돈 아깝다는 정부 앞에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 예비교사들과 현장 교사, 학부모들과 다시 거리로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교육의 질은 교사에게서 나온다”면서 미래 교육은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과 소통하고 지도할 물리적 환경이 갖춰졌을 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안정적인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제를 완성하고 이에 맞게 교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교육 주체들이 외쳐왔지만, 정부는 매년 공무원 1% 감축이라는 기조 아래 교사 수를 줄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교육재정 확대 없이 공교육 강화는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교육 현장은 학교급을 막론하고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면서 “교부금법 개편안은 고등교육 예산 확보를 핑계로 교육 예산을 축소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유·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교육재정을 대학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승오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장(충북 청주혜화학교 교사)은 선언문에서 “교육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교사를 꿈꾸고 입학했지만, 불안정한 TO와 비정규직 교사 양산으로 불안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정부 정책은 학교 현장의 학습 격차를 해소하지도 못하고 대학의 운영 책임을 여전히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앙 정부가 공교육을 강화하는 책임을 다하도록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조경태 위원장·사진 왼쪽)은 3일 부산시 당사에서 교육특별위원회 위원과 자문위원 임명식을 거행했다.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조금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회장(오른쪽)이 임명됐다.
와글와글 갯벌 (저자 김숙분, 가문비어린이 펴냄, 76쪽, 1만4,000원) 우리나라 갯벌에 사는 동식물의 생태를 동시로 표현한 ‘갯벌 생태 동시집’이다. 동시 35편에는 여러 종류의 갯벌 생물이 등장한다. 살아가는 모습과 특성, 사람과의 관계 등을 소재로 시를 쓰고 각각 생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갯벌에 관해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부록으로 ‘갯벌 상식백과’가 덧붙어 있다.
교실 밖 인공지능수업 (저자 김현정, 궁리 펴냄, 208쪽, 1만4,000원) IT 전문작가가 현장에서 들려주는 생생한 인공지능 강의가 펼쳐진다. 최근 들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을 중심으로 모든 산업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2개 파트로 AI의 개념부터 알아본 뒤, AI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소개한다.
웹툰작가 어떻게 되었을까? (저자 캠퍼스멘토, 출판사 캠퍼스멘토 펴냄, 180쪽, 1만5,000원) 현재 활동 중인 웹툰작가 6인이 직업의 세계를 들려준다. 웹툰작가들이 털어놓는 생생한 경험담은 진로 안내서로 충분하다. 이들은 직업을 결정하거나 중요한 선택의 순간 어떤 결정을 했는지, 왜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며, 학생들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진다.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당신에게 (저자 이국향, 북랩 펴냄, 260쪽, 1만5.000원) 약 26년 동안 선생님으로 살다 박사학위를 받고 심리운동·해결중심접근법 전문가로 변신한 저자가 학교 안팎에서의 행복한 생활을 위한 지침을 알려준다. 그는 교사가 일상 중 일어나는 사건에서 문제점과 단점에 집중하는 대신, 보다 건강한 면에 초점을 맞추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림책 놀이수업으로 부리는 마법 (저자 김혜림, 율도국 펴냄, 248쪽, 1만5,000원) 학생에게 책을 어떻게 친숙하게 접근하게 할까 고민하던 현직 교사가 그림책을 통한 독서교육으로 효과를 거둔 비결을 공개한다. 주제에 맞는 책 선정부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노하우·체험 등을 전달하고 있다. 교사나 학부모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독서지도안 35개와 놀이활동 140개가 수록됐다.
명화를 시로 읽다 (저자 천보숙, 출판사 마음시회 펴냄, 140쪽, 1만5,000원) 현직 초등교장이자 시인인 저자가 북송시대 소동파의 ‘화중유시, 시중유화’의 현실판을 그려냈다. 그는 한 학급에서 학생들이 명화 감상 후 시를 짓는, 융합교육 현장을 목격하고서 곧바로 ‘명화시’를 착안해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아올린 작품 중 몇 편은 시전문지 마음시에서 특집으로 발표돼 호평을 받았다.
한글의 최전선, 지구촌 한글학교 스토리 (저자 박인기, 푸른사상 펴냄, 384쪽, 3만2,000원)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한글학교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국어교육학자인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와 재외동포재단 전문위원 김봉섭 박사가 25명 한글학교 교장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낯선 곳에서 오직 한국문화를 전파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고, 만들고, 온몸으로 공예를 경험하는 공간이 탄생했다. 일상을 여미던 보자기, 환생을 염원하는 연꽃 방석, 소중한 물건을 담던 화각함에서, 길상의 마음을 담아 색동으로 지어 입힌 까치두루마기까지. 흩어지고 숨어있던 전국의 작품 2만여 점이 모셔진 곳. 낡은 유물함의 봉인이 해제되고 그들이 살아낸 과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서울공예박물관’이다. 시간과 공간을 엮는 플랫폼, 공예박물관 박물관 자리는 예로부터 안동별궁이라 칭해지며 왕가의 저택과 왕실의 혼례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곳은 세종이, 아들 영응대군을 위해 집을 짓고, 성종이 월산대군에게 하사하였으며, 1910년에는 환관들의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는 등 부침을 거듭하였다. 이후 1944년 개교한 풍문여고가 70년 역사를 뒤로하고 자곡동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이곳의 쓸모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점차 박물관으로 가닥을 잡게 되었다. 안국역 인근은 경복궁과 더불어 인사동 북촌 등에 인접해 있어 다양한 전통문화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곳이고, 가까운 종로일대는 조선시대에 수공예품을 만들어 관에 납품하던 ‘경공장’들이 즐비했었기에 역사적 가치 또한 엄연한 곳이다. 박물관 건립을 고민하던 서울시는 이곳 풍문여고 자리가 박물관의 정체성에 매우 적합하다 판단하였다. 5년간의 공사 끝에 2021년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자 시간과 공간을 엮는 플랫폼 ‘서울공예박물관’이 탄생한 것이다. 당신이 이곳의 주인입니다. 서울공예박물관에는 문과 담장이 없다. 안국동 대로 건너편에서 바라보기에도 입구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안국역 1번 출구 또는 감고당 길에서도 입장이 가능한 이곳은 담이 없는 까닭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산책이 가능하며, 시민들의 들고남이 자유롭다. 골목길의 폐쇄성을 순화하여 시야를 확보하고 진입장벽을 없애 공예박물관이 갖는 도시재생의 의미를 배가시켰다. 마치 ‘당신이 이곳의 주인이랍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관람객의 동선을 통제하지 않는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작품 훼손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 이와 같은 결정은 시민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자리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물관은 풍문여고의 기존 5개동에 안내동과 한옥공간을 포함 총 7개 동에 이르는 모든 건물이 400년 된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사전가직물관·아트리움·본관·교육관·동관·관리동 등 각기 다른 형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당 안에 들어서면 스툴 하나가 45kg에 달하는 이강효 작가의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가 먼저 눈에 띈다. 아직은 수줍은 어린나무 아래 무심한 듯 놓인 분청들은 감상품이자 실용품이다. “작품을 두려워하지 말고 시민들이 앉아 쉬면서 감상해 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을 아이들은 아는가 보다. 시키지 않는데 누구라도 관람 후 이곳에 앉아본다. 창작의욕에 불 지피는 체험활동 가능한 어린이 공예마을 학생들과 함께 체험활동이 가능한 교육동은 외벽을 테라코타의 띠줄로 마감한 원통형 건물로, 2·3층에는 어린이 ‘공예마을’이 있다. 2층에서는 철물·그릇·가구 공방체험이, 3층에서는 옷과 모두(모든 것이라는 뜻) 공방체험이 이루어진다. 특히 우리 교육현장 여건상 부족한 노작활동이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여 이곳에 들어서는 아이들은 작은 작품부터 예술성 가득 담긴 작품까지 무엇이든 완성해 낸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보호자나 선생님과 함께(12세 이하) 입장해야 활동이 가능하다. 공예체험은 만드는 과정도 물론이거니와 안전하게 활동하며 공예도구를 제자리에 정리하는 습관,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려하는 마음, 도구와 작품을 소중히 다루는 태도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교육동 옥상의 전망대에서는 안국동·종로·송현동과 그 뒤를 두르는 인왕산·안산, 덕성여고 뒤 북악산·북한산까지 두루 둘러볼 수 있다. 한평생 공예와 살고 지고 이제 박물관 관람의 본편을 시작해 보자. 박물관 상설전시의 2개 콘셉트는 역사와 직물이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광석·흙·나무·전복껍질 등이 장인의 손에서 금속공예와 도자기·나전칠기로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과 더불어 독창성과 예술미, 치열한 장인정신이 만나 쌓아 올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장인들은 어린 시절 도제를 거쳐 한평생을 공예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는 양자를 들이거나 제자를 자식으로 받아들여 업을 잇기도 하였다. 목공·도자·농기구에서 신발·갓에 이르기까지, 국중 연회에서 서민제사까지 그들의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었다. 3동 3층의 상설전시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이다. 보자기는 삼국시대 육가야 시조설화에 등장한 홍폭(紅幅)에서 지금까지 무려 1,700여 년 이상 활약하였다. 보자기·포대기·보자 등의 이름으로 전국팔도 궁중과 귀족·평민 등 그 일상적 활약이 팔방미인이었다. 보자기는 청·홍·오색의 다양한 색상과 예술성에, 조형적 배치와 독보적인 컬러감으로 두루두루 일상을 감싸 안았다. 그러나 지금은 쇼핑백과 캐리어에 밀려 거의 소멸에 이르러 있다. 최근 나이키 제품 중 신발의 뒤축과 안쪽, 밑창에 귀여운 원앙 캐릭터가 프린트 되어 있는 제품이 출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깜찍하게도 운동화를 감싸고 있는 속지가 한국의 청·홍색 보자기와 같은 모습이었다. 자긍심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드는 대목이었다. 보따리 할배가 모은 자수, 꽃이 피다 서울공예박물관에는 평생 ‘보따리 할배’라 불리던 어떤 이의 일생이 담겨 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쟁에 참전, 공훈 화랑무공훈장도 받았다. 이후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도자기를 보러 다니다 보자기와 자수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남들이 내팽개친 것도 내 눈에는 참 예쁘게 보였다”니 일상에서 예술을 보는 심미안을 타고났을지 모른다. 그는해외로 반출되는 우리 것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이후 자수는 물론 자수를 싼 보자기에 주목하기 시작해 치과의사인 아내와 함께 40년 수집가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의 이름은 ‘보따리 할배’라 불리우는 허동화 선생. 구운몽 병풍 하나를 구하는 데는 10년 동안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이렇게 쌓여간 그들의 수집활동은 보자기와 흉배·꽃신·수저집에서 방석과 꽃버선 등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의 소장품 5,129점은 서울시에 기증되어 2021년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관이 탄생하였다. ‘자수, 꽃이 피다’는 상설전시관 2층의 콘셉트다. ‘~이 피다’, ‘~을 감싸다’와 같은 표현에서는 언어의 우아함이 배어난다. 모국어 사용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따뜻함과 배려가 묻어나는 문장이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색실과 솜씨의 향연이 펼쳐진다. ‘자황색·담자색·치자색·흑록색·추향색·옥색·소색’ 색깔 못지않게 이름이 어여쁘다. 이제 치자로 물을 들여 염색하지 않으니 치자색이라 이름하지 않고, 가을 분위기는 추향이라 표현하지 않는다. 물건과 풍습이 사라지니 언어도 사라져 간다. 색색가지 수실의 아름다움과 이름은 여기 남겨진 이곳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조선여인의 여문 손끝으로 만들어낸 색색가지 작품들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린아이가 입었을 법한 두루마기, 색동 자투리 천의 소매가 어찌나 앙증맞고 예쁜지 관람 학생들의 수다가 한창이다. 섣달그믐에 아이들에게 입혀 ‘까치두루마기’란 이름을 갖게 되었단다. ‘우주 삼라만상이 가진 아름다운 색으로, 길하고 상서로운 기를 받고, 장수와 영화를 기원하며’ 아기들에게 지어 입혔다 하니 그 마음만으로도 아기는 무병장수하리라. 과거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의 문,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게 하다. 전시3동 4층의 ‘보이는 수장고’와 ‘보존 과학실’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보이는 수장고에는 자수품·보자기 같은 작품들과 이름을 대면 알만한 1세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상작품 6,0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 보존과학실은 손상된 작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보존 처리작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창 너머로 학예연구사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을 돌아보는 시간은 감동의 연속이다. 무엇보다 공예박물관은 민속박물관임에도 옛것에 침잠하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있다. 일단 아날로그적 정서를 진심에 담아낸 뛰어난 솜씨의 큐레이팅은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탁월하다. 자수코너에서는 자수의 본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고, 수를 놓는 순서는 어린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다. 곳곳에 자리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자료와 함께 전시해설·유물탐색·동선을 안내하는 스마트기기인 ‘크래프트 아이’는 사뭇 미래적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체험코너와 음성안내 기기는 재미있고, 교육적이며, 편리하게 꾸며져 있어 전시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리면서도 관람자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조상들이 아로새긴 미감을 체험하며,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와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곳, 소녀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던 교문이 사라진 자리는,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누구나 무시로 넘나드는 시간여행의 문이 되었다.
몰디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푸른 바다 위 신기루처럼 떠 있는 섬. 그리고 그 섬 하나를 온전히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리조트. 우리가 생각하는 낙원의 풍경에 가장 가까운 곳. 하지만 멀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거쳐 몰디브 말레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말레공항에 도착하기도 쉽지 않았다. 활주로에 착륙하기 직전 비행기는 급상승했다. 폭우와 거센 바람으로 복행 지시를 받은 것. 할 수 없이 하늘을 약 1시간 30분 동안 맴돌아야 했다. 말레공항 대기실에 발이 묶여 기다리길 또 두 시간. 마침내 우여곡절 끝에 리조트로 가는 수상비행기가 출발했다. 몰디브는 대부분 섬 하나를 리조트 하나가 통째로 차지하는데 여행자들은 스피드보트와 수상비행기 등을 이용해 목적지 리조트로 간다. 이번 일정에 머무르기로 한 리조트는 수상비행기로 약 25분 거리에 떨어진 콘스탄스호텔 체인의 ‘할라베리’와 ‘무푸시’ 두 곳이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다.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다. 「헌법」은 ‘무슬림이 아니면 몰디브 시민이 안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몰디브인은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극형에 처해질 수 있다. 관광객 역시 성경책을 갖고 다닐 수 없다. 돼지고기와 술은 당연히 금지. 수영복을 입을 수도 없다. 하지만 리조트 내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수영복을 입고 돼지고기 요리에 와인을 마셔도 된다. 여행자를 압도하는 아름다운 풍경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콘스탄스 할라베리 리조트는 그간의 수고를 모두 날려 버릴 만큼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했다. 너무나 찬란해서 눈 뜨기가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는 지금까지의 지독한 20시간 여정을 2초 만에 포맷시켜 버렸다. 배에서 내려 에메랄드빛 라군 위로 지어진 워터빌라로 가는 나무 데크 길을 걷고 있으니, 몰디브에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세상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 나는 서울에서 단지 살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고 있었구나. 역시 인생의 목적은 일이 아니라 놀기 위한 데 있다. 일찍이 아시아를 탐험했던 마르코 폴로는 몰디브를 ‘인도양의 꽃’이라고 칭했다. 그냥 흔한 섬나라가 아니다. 해마다 백만 명이 코발트블루의 지상낙원을 경험하기 위해 몰려든다. 몰디브는 스리랑카 남서쪽으로 650km 지점 인도양 한가운데 뿌려진 산호섬 1,192개로 이루어져 있다. 몰디브를 ‘꽃의 섬’이라고 하는데 이는 몰디브 구역을 나누는 ‘아톨(Atol)’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고리모양의 산호초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반지 고리모양의 산호초 섬을 상상하면 된다. 이 거대한 산호초를 이정표 삼아 몰디브는 총 26개, 행정구역상으로는 19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몰디브는 섬 하나를 하나의 리조트로 개발하는 ‘1 아일랜드 1 리조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모두 100여 개의 섬에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콘스탄스 할라베리 리조트도 그중 하나다. 리조트에서는 오직 ‘놀고, 먹고, 쉬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 마을도 없고 시장도 없다. 여행객과 리조트 직원 딱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 하루 세끼 모두를 리조트에서 먹고, 리조트 내에서 놀아야 한다. 스노클링과 윈드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거나, 온종일 백사장에 누워 책을 읽어도 좋다.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돌고래 워칭을 해도 된다. 와인 테이스팅을 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시간이 가는 게 아까울 정도다. 하루만 더 있고 싶다는 마음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가장 즐거운 경험은 스노클링이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갈 필요가 없다. 방문을 열고 나무 계단 몇 개를 내려가면 된다. 워터빌라 앞에서 조금만 헤엄쳐 나가면 라군이 끝나고 리프가 시작되는 경계점. 리프는 해저 지면이 낭떠러지처럼 급격히 깊어지는 곳을 일컫는다. 멀리서 보면 갑자기 바다색이 짙푸르게 변하는 곳이 바로 리프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에 접어들면 산호 군락 속에 숨어 사는 작은 열대어와 리프 너머에 모여 있는 물고기 떼가 다가온다. 바다거북과 직접 눈을 맞출 수도 있다. 지켜야 할 수칙들도 있다. 산호초 밟기, 침전물 휘젓기, 해양생물 만지거나 뒤쫓기, 물고기 먹이 등이 금지된다. 모두 한글로 안내된다. 리조트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는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있다. 가서 방 번호와 이름만 대면 아무 때나 빌릴 수 있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방 앞에 위치한 테라스에 있는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에 들어가면 된다. 혼자서도 넉넉하게 즐길 만큼 넓어 굳이 리조트 메인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가는 게 아깝게 느껴지는 곳 콘스탄스 무푸시에서 스피드보트로 약 20분 떨어진 ‘콘스탄스 무푸시’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조트다. 술을 포함해 각종 음료·스낵·음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콘스탄스 할라베리와 같은 호텔사이지만, 조금은 젊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선착장에 내리면 입구의 작은 팻말이 시선을 잡아끈다. ‘No News, No Shoes’라고 적혀있다. 천국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으로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는 것 같다. 리셉션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신발 담을 주머니와 슬리퍼를 갖다 준다. 리조트 매니저는 슬리퍼도 번거롭다고 말한다. “맨발로 다니는 것이 제일 편하고 자유로워요. 천국은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되는 곳이죠.” 실제로 몇 시간만 맨발로 다니다 보면 신발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발에 밟히는 것은 모래의 감각이 오히려 편하다. 뛸 일도 빨리 걸을 일도 없다. 햇살에 달궈진 길바닥이 뜨겁다면 곳곳에 놓인 물대야에서 바가지로 발에 물을 뿌리면 된다. 객실은 할라베리와 크게 다를 것 없다. 바다 위 떠 있는 수상 방갈로 형태의 워터빌라다. 할라베리보다는 작지만 그만큼 아늑하다. 테라스에 딸린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바다로 이어진다. 할라베리와는 또 다른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오후 6시면 해변에 자리한 바에서 칵테일 클래스가 열린다. 바텐더가 자리를 세팅하면 누구나 가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명예 바텐더 증명서’까지 발급해 준다. 각각 만든 칵테일을 비교하며 마시는 재미가 있다. 밤에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파티가 열린다. 아찔한 불쇼도 볼거리. 무푸시 리조트에서는 한층 더 짜릿한 스노클링을 해볼 수 있다. 리조트에서 배를 타고 약 20분가량 떨어진 섬으로 간다. 배가 멈추면 참여객들은 일제히 스노클링 장비를 갖춰 입고, 깊이가 가늠 안 되는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눈앞에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보다 더한 장면이 펼쳐진다. 산호초 사이를 다니는 니모(흰동가리)와 도리(블루 탱)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 어느새 바다거북이 눈앞에 다가온다. 1m 가까이 되는 거북이 헤엄치는 모습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거북에 손을 대는 것은 금물이다. 돌고래 워칭도 해볼 수 있다. 돌고래는 몰디브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서울의 콘크리트 숲에서 온 여행자들에겐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신비한 존재다. 배 옆구리를 따라 함께 달리는 돌고래를 보며 여행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다. 몰디브에서의 하루 일과는 이랬다. 새벽 6시 30분 일어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붉은 아침빛이 눈을 뜨게 만든다. 차가운 생수를 마시고 발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발코니 앞은 바다. 발코니 끝에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에 앉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해가 뜨는 걸 지켜본다. 이마가 붉게 물들 때쯤이면 작은 상어 몇 마리가 다가와 놀다 간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잔다. 아침 아홉 시면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스노클링을 한다. 점심을 먹고 낮잠. 오후에는 다시 스노클링을 하든지 마사지를 받는다. 늦은 오후에는 잘 구워진 오징어와 참치를 먹으며 샴페인을 마신다. 그러다 보면 해가 진다. 저녁이 와서 해변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살면서 이런 날도 며칠쯤은 있어야지. 어쩌면 여행은 생을 잊는 그리고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