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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헤드프로젝터, 일명 OHP를 기억하는가? 어두컴컴한 교실에서 OHP 필름에 형형색색 네임펜으로 그려 만든 수업자료는 그 시절 교사들에게 에듀테크였다. 시간이 흘러 프로젝터와 스마트TV 등으로 오버헤드프로젝터는 교실에서 사라졌고, 교사들은 자신이 만들었던 OHP 필름 교육자료를 모두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로 전환하는 시기를 겪었다. OHP뿐이랴. CD로 보여주던 영상자료들은 이제 유튜브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교사들은 사실 다양한 사회 변화에 따라 수업자료와 방식 등을 꾸준하게 변화시켜 왔다. 에듀테크는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교육에 함께하게 된 이방인이 아니라, 늘 곁에 있다가 코로나19와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시 그 존재감을 느끼게 된 교사들의 오랜 죽마고우다. 에듀테크는 지금까지 교육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상당히 어려운 구조 속에 놓여있었다. 학교에 배부되는 예산이나 교사 개인의 노력으로는 학교 전체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에듀테크 관련 비품 구매의 비용과 절차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디벗(스마트기기 휴대학습)의 순차적인 도입으로 이러한 상황은 큰 전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교사들은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을 조사할 필요도, 컴퓨터실을 빌릴 필요도 없다. 학생들도 교과서에 펜으로 필기하는 대신 디벗을 통해 손상도 없고 재생산도 가능한 필기와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수업의 모습도 달라질 예정이다. 교실에서 교사가 바라보는 학생들은 교사와 디벗을 번갈아 쳐다보며 수업을 듣거나 아예 디벗만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신규교사들에게는 지금이 ‘자신이 배웠던 수업’과 ‘자신이 가르쳐야 할 수업’의 모습에 가장 괴리감이 큰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사에 따라서는 디벗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업에 따라서는 디벗이 방해요소로 작용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지만, 디벗이 학생들에게 진정한 벗처럼 느껴지는 수업을 구상해보는 것도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디벗과 함께 새로운 수업을 준비하는 남녀노소를 불문한 여러 열정 넘치는 교사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필자가 수업·평가나눔교사단, 에듀테크 선도교사단 등의 교사단 활동을 하며 여러 교사들을 만나보니 분명 대한민국에는 에듀테크와 함께 수업을 변화시켜보려는 열정 넘치는 교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경력이 화려하고 교육경력이 긴 교사는 아니지만, 지난 몇 년간 에듀테크를 활용해 좌충우돌 수업을 진행해보며 겪었던 수업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에듀테크와 디벗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에게 참고할 만한 자료를 남겨보고자 한다. 모두의 응답으로 만들어가는 수업, 클래스툴(ctool.co.kr) 수업시간 내내 교사만 이야기하는 수업은 때때로 학생들에게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수업 중 등장하는 수많은 화두에 대해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도 많다. 학생들의 응답을 수집하기 위한 전통적인 방식은 질문 후 손을 들어보라고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교사가 알다시피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지원자가 급감한다는 것이다. 막상 질문을 했는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으면 교사로서는 수업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후에 어떻게 수업을 이어 가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둘째로는 늘 손을 드는 학생만 든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수업의 방향성이 특정 학생의 의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거나 소극적인 학생들의 의견이나 생각은 소외될 수 있다. 그렇다고 임의로 특정 학생을 지정하게 되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답변하게 되거나 돌발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셋째는 지원자가 많더라도 모두의 응답을 수집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몇몇 학생들을 선정해야만 하는데 그런 경우, 좋은 답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되는 학생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수업 초반 의욕을 가지고 있던 학생들도 더 이상 손을 들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역동적인 수업을 설계할 수 있다. 먼저 추천할 에듀테크 도구는 클래스툴로 필자가 최근 수업시간에 가장 자주 활용하는 도구이다. 이 도구의 첫 번째 장점은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로그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에듀테크 활용수업을 해 본 교사들은 한 번쯤 회원가입·설치·기기 미지원 등의 고충을 겪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교사와 학생들의 수고로움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에듀테크 활용수업도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데 클래스툴의 경우 웹상에서 작동하다 보니 대부분의 기기를 지원함은 물론, 학생들은 QR 코드 혹은 교사 고유의 코드를 활용해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번호와 이름을 입력하고 참가하면 교사는 학생들이 입력한 번호나 이름을 수정할 수 있어 잘못 입력했거나 장난을 치는 경우도 대처할 수 있다. 클래스툴 상에서는 어떠한 교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제공하는데, 때문에 그 어떤 도구보다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웹링크나 콘텐츠 전송을 통해 수업과 관련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시할 수 있고, 학생들의 응답을 수집하는 방법도 OX·객관식·주관식·화이트보드로 다양하다. 필자는 수학교사인데,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학생들로부터 수식 풀이를 응답받아 수업에 활용하였고, 다른 친구들의 수학 문항풀이를 공유 받은 학생들도 반응이 좋았다. 학생들의 답변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 학생에 따라서는 자신이 한 답변의 공개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학생은 숨긴채 답변만 공개하는 것도 가능해 학생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주관식의 경우 학생들이 한 답변들을 후보로 내세워 투표를 하는 기능도 있어 순위를 정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때 매우 유용하다. 일회적인 도구이지만 학생들의 답변을 다운로드하는 기능이 있어 학생들의 응답을 누가기록하거나 평가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종이로 하던 모든 수업의 대안 _ 구글 클래스룸(classroom.google.com) 구글 클래스룸은 꽤 유명하고 보편화된 에듀테크 도구이다. 피상적으로는 공유문서의 아카이브이지만 학생들의 산출물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편의성으로 인해 많은 교사가 활용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생소하게 느끼거나 수업에서 전면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교사들도 많다.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종이와 펜 사용 감소, 저장의 편의성을 가지고 있는 구글 클래스룸은 생각해볼 만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시중에 구글 클래스룸과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그 심플한 인터페이스와 교육계정을 통한 무료정책으로 여전히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구글 클래스룸은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수업 중에 사용하면 학생들의 작업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활동하는 도중 산출물들을 넘나들며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이 활동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고 비공개 댓글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교사 중에는 구글 클래스룸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공할 때 구글 프레젠테이션이나 독스, 스프레드시트를 마치 활동지처럼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의 경우 다음과 같이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어려움을 줄였다. 첫째, 수업 중 학생들의 활동이 필요할 때 즉시 구글 클래스룸에서 과제로 빈 프레젠테이션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빈 프레젠테이션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구두로 설명하였다. 이렇게 하면 미리 틀을 갖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필요가 없고, 또 즉흥적으로 학생들이 활동한 산출물을 편리하게 수집할 수 있다. 때로는 칠판에 프레젠테이션의 구성방법을 그려주거나, 직접 빈 프레젠테이션을 켜고 예시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구글 클래스룸을 사용하다 보면 틀을 갖춘 프레젠테이션을 제공해주더라도 어차피 설명을 곁들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설명하는 시간은 비슷하고 따로 프레젠테이션을 미리 만들 필요가 없어 좋았다. 둘째, 수업시간을 5~10분 정도 남겨두고 오늘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면 이해도와 기억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대부분 교사가 공감할 것이다. 이 활동의 장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교사가 다른 학생들이 정리한 내용을 보여주면서 피드백을 하면 학생들은 자신이 정리한 내용과 비교해 스스로 보완할 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정리 활동은 추후 모둠별 활동으로 변형해 각 모둠이 각자 정리한 내용을 합치기도 하고 경쟁을 유도하기도 하면서 게임과 같은 수업을 설계할 수도 있다. 실제 수업을 해보면 학생에 따라서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하거나 사진자료를 구해와 교사가 만든 자료보다도 뛰어난 산출물을 내놓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수행평가에서의 활용이다. 구글 클래스룸에는 과제 생성시 마감을 정할 수 있으며 기준표를 생성해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여 수행평가를 구글 클래스룸 상에서 실시하면 학생들의 수행평가 산출물에 대해 기준표에 의한 점수를 부여할 수 있다. 학생들의 경우 자신이 받게 된 점수가 어떤 기준으로 부여되는지 알 수 있어 좋고, 교사는 편리하게 점수를 부여함은 물론 수행평가 점수를 따로 학생들에게 공지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학생들이 직접 자신이 받은 점수를 말하지 않는 이상 내 점수를 다른 학생들이 알게 되는 일도 없다. 수행평가 산출물을 보관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교무실 캐비닛에 종이 뭉치를 보관하고 보안에 신경 써야 할 일이 주는 것은 덤이다. 이 밖에도 학생들에게 자료를 공유해주거나 설문을 하는 데에도 활용도가 높은 도구이며 학생들의 활동을 모아 포트폴리오처럼 활용하거나 누가기록으로 사용해, 추후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참고하기도 좋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교사들은 내년 나이스플러스의 기능 개선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나이스에 연계할 수 있는 구글 클래스룸이 될지도 모른다. 조금은 어렵지만 장점이 많은 수업, 메타버스 _ ZEP(zep.us) 최근 메타버스와 관련된 이슈들이 번져나가면서 교육은 물론 산업, 공공분야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버스와 관련된 수많은 의문점, 이를테면 그 유용성과 필요성에 대한 의문 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화되거나 제대로 상용화된 플랫폼이 손에 꼽힐뿐더러 수업에 메타버스를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메타버스가 게임에 가까우며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고, 사용하려고 해도 학습 난이도가 높아 섣불리 기존의 수업과 접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비교적 손쉽게 교육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메타버스 관련 수업사례와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버스 개념과는 별개로 원격수업·원격연수·화상회의 등에서 독자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던 ZOOM이 유료화되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교사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유료계정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시간제한과 인원수 제한을 동시에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ZEP은 이러한 ZOOM의 단점을 거의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화상회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ZEP을 수업에 활용하지 않더라도 원격연수와 원격회의에서 ZOOM을 대체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ZEP은 현재까지는 유료화 계획이 없는 무료 플랫폼이다. 거기에 더해 같은 공간에 5만 명까지 접속이 가능해 학생수가 많은 수업은 물론 대부분의 대규모 행사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비슷한 플랫폼으로 개더타운이 있지만 인원 제한이 있는 유료 플랫폼인데다 외국 사이트라 번역과 사용에 어색함이 존재한다. ZEP은 국산 플랫폼으로 한글 기반의 플랫폼이며 교사와 학생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쉬운 사용법 등 타 플랫폼과 비교해 많은 장점이 있다. 또한 웹 기반 플랫폼이기에 다양한 기기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다만 ZEP의 편의성과는 별개로 ZEP을 활용한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어느 정도 공간을 구성하고 학생을 초대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적어도 ZEP의 공간을 꾸미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ZEP을 활용한 수업형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으며 아래 두 가지를 혼합한 형태의 수업도 충분히 설계가 가능하다. ● 화상회의형 수업 첫째는 화상회의형 수업인데 ZOOM처럼 ZEP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ZEP은 공간의 구획을 나누고 회의 방식을 설정함으로써 전체 회의와 소그룹 회의가 가능하고 화면 공유와 영상 시청 및 화이트보드 작성 등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형태로 활용하게 되면 원격수업·원격연수·화상회의를 ZEP에서 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용해본 결과 가장 큰 장점이 있었는데 ZOOM으로 연수를 들을 때는 아무것도 안하고 화면만 쳐다보고 있어 지루함과 피로가 느껴지는 것에 비해 ZEP에서 연수를 들을 때는 능동적으로 활동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인데 원격수업에서는 물론이고 대면수업 상황에서도 ZEP을 활용한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의 참여도와 적극성이 매우 증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 활동형 수업 둘째는 활동형 수업이다. ZEP에서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포함시킬 수 있는데 카메라·마이크·채팅을 활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거나 단서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방탈출과 같은 활동을 포함한 수업을 설계할 수도 있고 구글 문서나 패들릿을 포함시켜 외부 플랫폼을 마치 ZEP에서의 활동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사진과 동영상 삽입이 가능해 수업자료를 제공하거나 갤러리워크 방식의 학습도 수행할 수 있다. ZEP 자체에서도 OX퀴즈나 초성퀴즈 등 미니게임을 제공하고 있어 수업에 활력을 더하기 좋다. ZEP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난 뒤 스스로도 메타버스의 실용성에 대해 학생들의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수업을 듣고 있으면서도 계속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래서 심심하지 않았어요.” “친구랑 채팅으로 이야기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교실이 조용한지는 몰랐어요.” 결정적으로 다시 메타버스 수업을 설계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또 하면 안 돼요?” 교직경력이 오래된 것은 아니었지만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또 하면 안되느냐는 말을 꺼낸 것은 극히 드문 일이기에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메타버스 수업을 지속할만한 이유라고 생각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사회의 변화 속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우리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만나게 될 일터에는 이미 에듀테크 도구들 이상의 기술이 도입되어 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학창 시절을 보낸 학생들이 그러한 일터에서 받게 될 충격과 어려움, 낯섦을 미리 대비하게 해준다면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에듀테크를 수업 전반에 도입하는 것은 교사에게나 학생들에게나 부정적 영향이 클 가능성이 높다. 이미 검증된 교사 자신의 효과적인 수업방식을 앞으로도 지속하되 수많은 차시의 수업들 속에서 에듀테크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순간을 찾는 것. 그것이 에듀테크를 가장 효과적으로 도입하는 시작이 아닐까 싶다. 필자도 여전히 화이트보드를 사용해 수업을 하면서도 수업의 상당 시간을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으로 대체해나가고 있다. 최고의 교사는 이미 완성된 교사가 아니라 노력하는 교사가 아닐까. 에듀테크를 도입해 수업을 발전시켜보려는 수많은 열정 있는 교사들을 응원한다. 에듀테크 활용 고등학교 1학년 수학 수업지도안 ● 단원: Ⅰ. 집합과 명제 ~ 2. 명제 ● 학습목표: 명제의 뜻을 알고 명제의 참, 거짓을 판별할 수 있게 한다. ● 교수·학습활동 및 사용된 에듀테크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큰 걱정은 학생들을 대면지도 없이 원격수업에 잘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2020년 4학년 학생들과 시작한 원격수업은 온라인학급을 개설하고, 문자로 소통하며 시작되었다. 걱정했던것 보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에 빨리 적응했다. 온라인학급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어려워서 댓글과 채팅으로 학생들과 제한적인 상호작용을 시도했다. 학생들이 선생님 질문에 문자로 답하고, 궁금한 점을 문자로 질문하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학생들은 댓글과 채팅을 활용한 상호작용에 어려움도 거부감도 없었다. 손 안의 작은 세상을 움직이는 ‘모바일 네이티브1’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말로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의 발달로 이전 세대와 달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나 정보를 제작하는 것을 즐기고,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등 디지털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2007년 이후 사용하게 된 모바일기기는 PC를 주로 사용했던 ‘디지털 네이티브’ 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많이 디지털 세상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이후 태어나 ‘모바일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인 이들에게는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는 통합되어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 있다. 학생들이 댓글과 채팅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에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원격수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경험하고, 일상적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모바일 네이티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른들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서 의도적으로 모바일기기 사용 기회를 제한하는데 급급하였다. 물론 스마트기기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인터넷·게임중독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예방 차원의 지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기기는 ‘모바일 네이티브’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기기 사용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 그래서 모바일기기를 학습도구로 사용하여 복잡하고 융합적인 문제해결을 하는 경험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며, 협업을 통해 공감과 배려를 배우는 기회로 삼기 위해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과학수업을 설계하게 되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놀이하듯 배우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모바일기기 활용의 폭을 넓히고, 융·복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 하는 과학수업을 위한 미래기술 학생들과 과학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를 메타버스·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분류하고 수업 중 어떤 장면에서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았다. 먼저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공간으로 플립러닝을 위한 사전 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업과 관련된 온라인 영상이나 학습자료를 업로드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프로젝트수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공유하며 상호평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빅데이터는 미래기술의 기반이 빅데이터에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수집한 데이터에서 숨은 의미를 찾는 방법을 익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AI) 활용교육은 크게 인공지능의 이해와 원리 이해, 인공지능 윤리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과정에 대해 경험하고, 인공지능이 적용된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기계의 학습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활용하는데 필요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은 학습과정을 정리하거나 온라인상 협업공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산출물을 제작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 중에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기능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직접 도구를 사용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미래기술과 함께하는 5학년 과학수업 ‘떠나자! 우주여행’ 5학년 1학기 3단원 ‘태양계와 별’은 태양계의 행성·별·별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북쪽하늘의 별자리를 이용하여 북극성을 찾아보며, 지구 밖 우주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탐구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크게 태양계 행성·별·별자리로나누어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과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2개의 프로젝트로 단원 전체 수업을 재구성하여 진행했다. ● 첫 번째 프로젝트: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는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과 그 특징에 대해 학습하고, 4학년 동생들에게 태양계를 소개하는 온라인 책을 만들며, 온라인 책의 링크를 이용하여 메타버스에서 동생들에게 공유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조사한 내용을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완성해야 하는 프로젝트여서 책 읽을 독자를 4학년으로 정하고, 책의 수준과 목차를 정하기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책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북크리에이터로 책만들기 안내 4) 크롬북 작업과 북크리에이터 작품 ● 두 번째 프로젝트 :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프로젝트는 별과 별자리의 차이점, 별과 행성의 차이점에 대해 학습한 후, 북두칠성·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후 스텔라리움 앱에서 북극성을 찾아본다. 내 생일 별자리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패들렛에 정리하고, LED 전구를 이용한 램프를 완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스텔라리움 앱에 우리말 지원 기능이 부족하여 별자리가 잘 검색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라틴어에 기반하여 발음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네이버 사전 앱의 음성안내 기능을 이용하여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발음하는 방법도 익히도록 안내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패들렛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하는 미래교육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내 와이파이의 속도였다. 특히 태블릿PC를 활용하여 무거운 어플을 사용하는 경우, 22명의 학생이 동시에 사용하면 로딩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어 사전에 점검하여 교차하며 활동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교육청 정책으로 인한 방화벽이나, 무료였던 프로그램이 유료로 전환되며 사용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수업 전에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일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모바일 네이티브’답게 하나를 알려주면 빠르게 응용하여 넷, 다섯의 기능을 활용하며 디지털 리터러시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에서는 프로그램 이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머뭇거리거나 지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요청받은 친구는 기꺼이 도와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부양가족이 있는 교원에게는 가족수당을 지급하게 됩니다. 가족수당 지급요건을 명확히 알지 못해 추후에 환수조치를 당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족수당의 부양가족 요건이나 지급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족수당 지급대상 : 부양가족이 있는 모든 공무원 ※ 부양가족의 수는 4명 이내로 한다. 다만 자녀의 경우에는 부양가족수가 4명을 초과하더라도 가족수당을 지급한다. 부양가족 요건 가. 부양의무를 가진 공무원과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 해야 한다. 나. 해당 공무원의 주소 또는 거소에서 실제로 생계를 같이 해야 한다. 다. 공무원수당규정 제10조 제2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범위에 있어야 한다. 1) 배우자(사실혼은 제외) 2) 본인 및 배우자의 만 60세 이상(여자는 만 55세)의 직계존속(조부모·외조부모·부모·계부 및 계모 포함)과 만 60세 미만의 직계존속 중 장애가 있는 사람 3) 본인 및 배우자의 만 19세 미만의 직계비속, 19세 이상의 직계비속 중 장애가 있는 사람 4)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 중 장애가 있는 사람,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가 사망하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인 경우 본인 및 배우자의 19세 미만의 형제자매 * 다만 취학이나 요양 또는 주거의 형편이나 공무원의 근무형편에 따라 ① 해당 공무원과 별거하고 있는 배우자·자녀 ② 배우자와 주소·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존속은 부양가족에 포함. 지급액 가. 배우자: 월 4만 원 나. 배우자 및 자녀를 제외한 부양가족: 1명당 월 2만 원 다. 자녀 1) 첫째 자녀: 월 2만 원 2) 둘째 자녀: 월 6만 원 3) 셋째 이후 자녀: 월 10만 원 * 이혼한 배우자와 자녀를 나눠서 양육하게 돼 실제로 양육하는 자녀가 세 명 미만으로 줄어든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음. 재혼한 배우자의 자녀를 포함해 실제 양육하는 자녀가 세 명 이상이 된 경우에는 지급함. 가족수당 QA Q. 부양가족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같은 세대원으로 살면서 가족수당을 받아오던 교원이 지방에서 서울로 전출을 가게 돼 주소를 이전한 경우 어머니에 대한 가족수당 수령이 가능한지요? A. 가족수당 기본요건은 부양의무가 있는 공무원과 주민등록표상 동일세대를 구성하고 실제 생계를 같이 해야 하므로 가족수당 지급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주민등록상 주소를 이전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지급이 불가합니다. Q. 배우자와 어머니, 자녀 2명의 가족수당을 수령해 오던 중 셋째 자녀가 출생해 부양가족 수가 4명을 초과했을 경우에 가족수당은 어떻게 되나요? 만약 만 60세 이상의 아버지가 추가되면 가족수당이 지급될 수 있나요? A. 미성년 자녀의 경우에는 부양가족수 4명의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셋째 자녀에 대한 가족수당 월 10만 원이 추가 지급되게 됩니다. 또한 아버지를 새로 부양가족으로 포함하더라도 자녀를 제외하고 부양가족수가 4명 이하이므로 아버지를 포함해 부양가족 6명 모두에게 가족수당 지급이 가능합니다. Q. 배우자와 자녀의 가족수당을 지급받아 왔던 (부부 공무원 중) 남편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경우, 남편이 가족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요? A. 육아휴직 중에는 육아휴직수당만 지급받으므로 가족수당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부인이 새로 가족수당을 지급받으려면 부양가족신고서에 가족수당 수령에 대한 남편의 동의서를 첨부해 본인의 소속기관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소속기관장은 가족수당 수령대상자 변경을 신청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부터 신청자(부인)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하고, 상대방(남편)의 소속기관장에게 문서로 통보해야 합니다. Q. 사립학교 교원인 남편이 가족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경우에 배우자인 공무원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지요? A. 남편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른 회계에서 인건비가 보조되는 사립학교 교원이면서 가족수당을 지급받고 있는 경우에 공무원인 배우자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국가재정법」에 따른 회계에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배우자가 가족수당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공무원 본인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할 수 없습니다. Q. 가족 모두 주민등록표상 동일세대를 구성하면서 그 주소에서 같이 거주하는 형제·자매가 모두 공무원인 경우에는 가족수당을 어떻게 지급받을 수 있나요? A. 형제·자매가 공무원인 경우에는 연장자에게 직계존속에 대한 가족수당을 지급하며, 연하자인 공무원은 본인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에 대한 가족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형제·자매 등 당사자들이 합의한 경우에는 지급대상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부양가족신고서에 가족수당 수령에 대한 상대방의 동의서를 첨부해 소속기관장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핀란드와 함께 세계 1~2등을 다툴 정도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전면 확대되고,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알다시피 2015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이 부족한 기초학력을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나타나게 될 생애소득은 3% 감소, GDP는 1.5%나 감소한다. 또한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코로나19가 학생들의 미래 소득, 대학 진학, 사회적·경제적 계층 이동까지 삶의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와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렇게 기초학력 수준이 계속해서 떨어지면 심각한 무기력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까지 급격하게 내려가게 된다.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기에 임시방편의 조치가 아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학습개선에 효과 의문, 역기능 주목해야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1교실 2교사제를 조금씩 도입하고 있다. 이는 수학·영어 등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과수업에 두 명의 교사를 한 교실에 투입하는 제도이다. 교사 1명이 수업을 진행하고, 1명의 보조교사는 학습부진학생에게 개별 맞춤형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1교실 2교사제는 이미 교과교실제 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을 비추어보면 학습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 그렇다면 학습부진학생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보정지도를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교육의 최선진국인 핀란드는 일반·집중·특별지원 등 총 3단계로 나누어 심층적인 교육을 지도하고 있고, 일반지원에서 1차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단계별로 나아가 특수교사·교감·학교간호사·학생복지사 등으로 이뤄지고, 일과 이후에는 개인 및 그룹단위로 구분하여 1주일에 1시간씩 개별적으로 심층지도한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학기마다 학부모·학생·교사 삼자대면을 통해 개별 발달계획을 세우고, 미국에서는 학습장애와 관련된 「장애인교육법」을 도입하여 언어·학습에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이후 별도로 추수지도가 이루어진다. 해외 사례를 종합해보면 수업시간에 1교실 2교사제를 도입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제도를 시행했을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 교실에서 특정 학생을 집중하여 지원하는 방식은 해당 학생에게 낙인효과를 줄 수 있고, 특정 학생 옆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있으면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게 되어 과도한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수업에서 서로 다른 두 교사가 다른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 또 협력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두 명의 교사가 오히려 수업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 바람직 물론 1교실 2교사제가 모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반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있는 도시보다는 학생수가 적은 농어촌 소규모학교에서 어느 정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적인 효과가 떨어지는 1교실 2교사제 보다는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교사를 증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에서는 교사가 교육활동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대폭 증원하여 상황과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최선의 지원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랫돌을 빼서 다시 윗돌에 끼우는 임시방편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교실수업의 교육여건 해소가 가장 최우선 과제임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병이 들게 마련이다. 원래 몸이 약하거나 생활습관의 문제일 수도 있고, 외부환경 때문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외부환경에는 직장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 일상생활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업무로 인한 상병은 늘 존재하는 위험이다. 필자도 수년 전 일이 끊이지 않았던 어느 날, 풀리지 않는 법률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몇 시간을 치열하게 논의하며 아주 힘든 하루를 보냈는데, 다음날부터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한동안 불안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여러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했고, 지금은 아무리 바빠도 숨은 돌리면서 일하고 있다. 교원도 업무 중 사고를 당하거나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로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업무로 인해 생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법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교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은 공무원 재해보상제도와 사학연금 보상제도에 의해 이뤄진다. 보상받기 위해서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승인기관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불승인되어 교원과 승인기관 사이에 법적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에 관한 판례들을 살펴보고 교원 재해보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공무(업무) 중 발생한 사고 공무(업무)로 인해 다쳤다면 공무상(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법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이하, 공무라고만 표기한다). 정상적인 출장경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물론이고, 학교의 공식적인 체육행사·동호회 활동 중에 다친 경우도 포함한다. 또한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부상도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이른바 통근재해). 그렇다면 회식 중 또는 회식 후 귀가하다가 사고로 다친 경우에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학교의 공식적인 회식이라면 공무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사전 공식 계획 없이 사비로 계산된 회식은 공무 관련성이 없어서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서울행정법원 2016구단6637 판결에서는 ‘사전 공식 계획 없이 사비로 계산된 사적 회식이라고 하더라도 학교의 공식 행사가 근무시간을 넘겨 끝나게 되었고, 식사시간이 되어 교직원들이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면 식사 후 학교에 들러 소지품 등을 챙겨 귀가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생긴 부상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처럼 사회 통념상 업무에 수반되는 것으로 볼 수 있거나 직무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행위 중 부상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국외자율연수(근무상황부에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연수로 기재됨) 중에 사망한 교사에 대해서 승인기관은 해당 연수가 자율연수이고, 비용도 참가자들 개인이 부담했으며, 연수내용 및 결과에 기관장이 관여하지 않으므로 공무수행 중 사고가 아니라며 순직유족급여를 불승인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시·도교육청에 등록된 교육연구회의 주관 하에 학교장의 승인을 얻어 참여한 연수이고, 참가자 모두 교원으로, 연수의 목적과 내용이 교사의 전문성 향상 및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 배양을 위한 것인 점을 들어 공무수행 중 사망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서울행정법원 2020.12.10. 선고 2020구합54401 판결).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주는 공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과로나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도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법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다. 과로가 있었는지 심리할 때는 당해 교원의 발병 전 근무일수, 월별·주별 근무시간(기본 근무시간+초과 근무시간)은 기본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였는지, 당시 업무 강도는 어떠하였는지 등을 심리하게 된다. 만약 발병 전 특별히 신체적·정신적으로 부담되는 추가업무나 행사가 있었다면 함께 고려될 것이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정신적인 부분이어서 이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 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고도 치료를 미루거나 주변에 알리지 않다가 큰 병으로 이어진 사안에서 이를 증명하지 못해 공무상 재해보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게 된다. 아무래도 치료를 받았다면 진료기록·치료내용·의사소견 등이 남아서 이를 인정받는 데 유리하다. 만약 정신과 진료가 부담스러워 치료받지 않는다고 한다면 최소한 스트레스 상황 및 정신적 고통에 관해 그때마다 업무일지(日誌)로 적어두는 것이 좋다. ●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와 질병의 인과관계 일반적으로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가 질병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킨다고 본다. 하지만 질병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고, 기존 질병이나 사적 생활 부분에 발병 원인이 있어서 공무로 인한 질병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공무상 재해가 아니다. 즉 과로나 업무 스트레스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는데, 인과관계는 공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해야 하므로 교원이 이에 대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이때 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해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사실에 의하여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면 족하다. 또 의학적·자연과학적인 증명 외에도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를 증명해도 된다. 인과관계 증명 시 주로 고려되는 간접사실로는 ① 해당 교원의 업무 당시 건강상태, ② 기존 질병의 유무, ③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④ 같은 환경에서 근무한 다른 교원의 동종 질병 이환 여부 등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발병 전 건강하고 기존 질병이 없었던 교원이 공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는데 유리하므로 재해보상을 받기 쉽다. 반면 기존 질병이 있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교원은 과로와 업무 스트레스 외 발병 요소가 존재하므로 공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 질병이 있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교원은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서 기존 질병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잘만 관리한다면 기존 질병이 있더라도 과로 또는 업무 스트레스로 기존 질병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으로 이환되었을 때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발병 전 건강상태는 주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 결과가 많이 참고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불성실하게 받아 자신의 평소 건강상태보다 나쁜 결과를 받으면 나중에 질병이 발병하였을 때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본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성실하게 임하고, 정기적 운동, 체중조절, 금연·금주 등의 노력을 통해 발병의 원인이 교원의 사적 생활 부분에 있다고 여겨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해행위로 부상·질병·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 자해행위로 인한 부상·질병·장해·사망은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자해행위가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이뤄졌다면 공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① 공무수행 또는 공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요양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공무원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②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 중인 공무원이 그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③ 그 밖에 공무수행 또는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를 말한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자살행위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원칙적으로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지만, 위 ①~③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자살사고를 둘러싼 유족과 관련 기관과의 소송은 잦은 편이다. 재판에서 자살자의 질병 내지 후유증상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요양기간, 회복가능성 유무, 연령, 신체적·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해 치열하게 다툰다. 이러한 극한 법적 다툼 이면에는 소중한 가족을 잃은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는 유족의 상실감과 책임을 따져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는 유족의 애절함이 있다. 그러한들 고인이 다시 살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라도 하는 유족들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면 절대 자살사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느끼게 된다. 마치며 돈을 잃으면 적게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중요한 업무도 건강보다 중요하지 않다. 교원 모두가 건강하시기를 마음 깊이 기원한다.
코로나 이후 개별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반영한 학생 맞춤형 교육은 더욱 그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학습자료와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개별화되어 있으면서도 학급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은 오히려 증가시키는 교육연구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전농초등학교(교장 홍성인)는 교사가 직접 계획하고 학생과 함께 완성해 나가는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통해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란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여 교육과정에 적합하게 교사가 직접 제작 및 구성한 교육자료와 교수·학습자료를 의미한다. 전농초는 2022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돼 디지털역량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1세기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제한할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스마트기기를 선택하여 교육적으로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전농초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년별 발달단계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다. 4월부터 7월까지 1~4학년 대상의 ‘스마트폰 과다사용 예방교육’, 5~6학년 대상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교육’이 이루어졌다. 스마트기기를 교육에 활용하기 전에 이것을 교육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디지털기기 사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부터는 5학년 학생 155명을 대상으로 1학생 1태블릿을 제공하고, 학급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을 비치하여 스마트기기가 전 교과목 수업에 두루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다. 스마트기기의 자유로운 수업활용 기회는 학생들이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직접 다루고 만져보며 디지털 문해력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2학기에는 교사가 직접 제작한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현장감과 실제감이 느껴지는 수업을 구성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의사소통이 스마트기기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별학생이 교사의 맞춤형 피드백을 받고, 다른 학생과 소통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업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나 브랜드 만들기 지난 9월, 전농초는 코로나 이후 저하된 학생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자신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 프로젝트인 ‘나 브랜드 만들기: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총 13차시의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제작하여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되었다. 이 교과서는 5학년 교사들이 학급과 학년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추어 직접 구성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습 참여 의지를 불러 일으켰다.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과 바른 자아형성을 위하여 ‘나의 장점 찾기, 나의 행복한 순간 찾기, 나를 나타내는 로고와 로고송 만들기, 나 브랜드 사이트 만들기, 나 브랜드 가상 갤러리 만들기’ 등의 주제로 교과서를 구성하였으며, 아트스텝스·크롬 뮤직랩·캔바·캡컷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수업에 적용하였다. 5학년 학생들은 “태블릿을 활용해 수업하니 다른 과목보다 재미있었어요.” “교과서가 사이트처럼 나오니 신기하고 재밌어요.” “가상갤러리에 내가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그걸 친구들이 감상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나에 대해 이렇게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다음에는 무슨 수업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등 진로프로젝트 온라인 교과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1월에는 5학년 학생들의 ‘1인 1책 출판하기: 나도 작가’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국어·미술·사회 등 정규수업에서 학생이 생산한 글과 작품을 ‘하루북’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하나의 책으로 편집하고 출판하는 프로젝트였다. 자신이 출판할 책의 콘셉트, 들어갈 내용, 표지와 속지 디자인 등 출판 기획단계에서부터 학생이 직접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1년 간 학생이 생산해 낸 다양한 작품과 결과물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완성하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는 교사들은 “학생이 자신의 취향과 의도에 맞게 책을 계획하면서 아이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갖는 관심과 애정이 남다릅니다.”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수준에 맞게 자신이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기 때문에 개별 학생에 대한 피드백 기회가 늘어나 만족스럽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사가 만들고 학생이 완성하는 온라인 콘텐츠 전농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온라인교육을 제공하면서도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연계를 위하여 교원과 학부모에 대한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동시에 진행하였다. 4월에는 학부모 대상의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실시하여 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사이버윤리를 가정에서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논의했으며, 5월과 6월에는 교원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및 저작권 연수’를 2회 진행했다. 교육자료에 활용되는 사진·영상·글꼴 등의 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있었던 만큼, 학생들을 위해 교육자료와 온라인 교과서를 직접 구성하는 교사들이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제공하였다. 정보통신교육에 참여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앞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될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에 대해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하고 아이와 함께 어떤 방향으로 의논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사가 직접 만들고 학생이 완성해 나가는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농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체 연수를 진행하고, 교사들의 교육전문성 신장을 위한 분위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정보통신윤리와 사이버폭력예방을 위한 교문맞이 캠페인과 포스터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관련 기념품을 제작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10월에는 5학년에서 드론 및 코딩 체험활동이 이루어졌으며, 6학년을 대상으로 15시간 코딩교육도 이루어졌다. 특히 지난 달에는 사이버폭력예방을 위한 뮤지컬을 관람했는데,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이용 능력과 디지털 인성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마트기기를 수업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학생의 능력과 인성이 동시에 성장하는 즐거운 학교, 전농초의 교육활동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기대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쳐간다. 일 년 동안 정들었던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시원섭섭한 감정도 생기고, 겨울방학을 맞이하면서 그동안의 힘듦을 잠깐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행복감에 빠지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이 2023년에 새로 만날 학생들을 위해 겨울방학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희망해본다. ● 소비자의 날(12월 3일) 우리는 소비하기 위해 죽어라고 일한다.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소비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용돈을 받으면서 ‘아껴 써라’라는 잔소리는 듣지만, ‘현명하게 써라’라는 말을 듣는 일은 드물다. 현명한 소비생활, 즉 스마트 컨슈머가 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중반까지 소비자의 날이 없다가, 1979년 12월 3일 「소비자보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매년 이날을 소비자의 날로 정해 행사를 개최했다.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한참 뒤인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부터다. ● 무역의 날(12월 5일) 무역은 고조선시대부터 있었다. 잉여생산물이 생기면서 서로 남는 것과 모자란 것을 교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made in KOREA’는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낯설지 않다. 1964년 11월 30일,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날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수출액 6,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세계 6위의 수출 강국으로 성장했다. ● 대설(12월 7일)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날이다. 하지만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절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 시기에 적설량이 많다고 볼 수는 없다. 대설은 24절기 중에서는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이기도 하다. 동쪽에 위치한 강릉을 기준으로 오후 5시쯤 해가 지기 시작해 오후 5시 50분에 완전히 어두워져 밤이 된다. ● 동지(12월 22일) 동지(冬至)는 일 년 중에서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조금씩 길어진다는 말이다. 그래서 조상들은 동지를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날’이라고 여겼으며,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 몸을 움츠리고 있던 각종 푸성귀도 동지가 지나면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마음을 가다듬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지를 ‘작은 설’로 여기고 설 다음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대접했다. 조상들은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생각했다. 귀신은 붉은 팥을 무서워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성탄절(12월 25일) 우리나라의 첫 크리스마스는 조선시대에 시작되었다. 1886년 12월 24일 이화학당 소녀들을 위해 크리스마스트리가 만들어졌다. 1887년 10월 한국의 첫 교회가 설립된 후, 그해 12월 25일 배재학당에는 산타클로스가 등장했다. 아펜젤러 선교사가 배재학당 학생들에게 성탄절에 관해서 이야기했고, 양말에 선물을 담아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진짜 산타클로스로부터 선물을 받은 줄 알았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의 첫 번째 성탄절이었다. 기독교인이든 기독교인이 아니든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떠나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축제가 된 지 오래다. 크리스마스를 핑계 삼아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즐겁고 행복한 연말을 보내며 2023년 새해를 맞이하기를 희망한다. ●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원자력의 날)(12월 27일) 원자력은 원자핵의 반응을 이용하여 만드는 에너지로 제3의 불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불이 인류의 문명을 만들었고, 석유와 전기가 현대 문명을 만들었다면, 원자력은 막대한 양의 전기를 매우 높은 효율로 생산함으로써 현대 문명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의 날은 우리나라가 2009년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하는데 성공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했던 순간, 자존심 상했던 순간, 두렵고 무서웠던 순간,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었던 순간…. 심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마음에 깊이 상처를 입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트라우마는 기억 속에 각인되는 타투와 같다. 그 순간의 상황은 물론, 느껴졌던 공포·두려움·불안 등의 감정까지도 선명하고 강력하게 새겨져 쉽게 지워지지 않은 채, 평생을 괴롭힌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 같지만,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후회·죄책감 등이 겹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기도 한다. 트라우마의 핵심은 어떤 사건이나 상황이 아니다. 마음에 남겨진 상처가 핵심이다. 따라서 사건이 크냐 작냐, 사건이 얼마나 심각했느냐 아니냐, 사건을 직접 겪었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트라우마는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개인의 심리적 반응(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을 경험하더라도 개인의 성향·정서상태·주변환경 등에 따라 심한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비슷한 상황에서 가끔씩 기분 나쁜 기억으로 떠오르는 수준일 수도,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살펴본다. 트라우마의 핵심은 ‘사건’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 트라우마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에만 생기는 걸까? 아니다. 트라우마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빅트라우마. 우리가 곧잘 오해하는, 평범한 일상의 경험 범주를 넘어서는 재난·전쟁·성폭행·학대 등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생기는 트라우마가 빅트라우마이다. 두 번째는 스몰트라우마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 예를 들어 버스를 타려고 달려가다가 많은 사람 앞에서 넘어졌던 일, 음악 수행평가를 보는 도중 친구들 앞에서 음이탈을 했던 일, 바다에서 친구들이 장난으로 물에 빠뜨렸는데 극심한 공포를 느꼈던 일, 헤어진 여자(남자)친구에게 술에 취해 전화(문자)를 했던 일, 자고 일어났더니 깜깜한 방에 혼자 남겨져 있던 일, 친한 친구가 말도 없이 전학을 가버린 일, 반려동물이 어느 날 사라진 일,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에 들렸던 발걸음 소리 등 일상생활 속 크고 작은 사건들은 모두 스몰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빅트라우마를 모두 경험하면서 살지는 않지만,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스몰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트라우마는 머리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은 트라우마를 잘 설명해준다. 솥뚜껑을 자라로 착각하고 본능적으로 화들짝 놀라는 불안·공포·위험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편도)과 놀란 뒤에 ‘자라가 아니고 솥뚜껑이구나 안심해도 되겠다’라고 생각·판단하는 뇌의 영역(해마)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편도와 해마는 외부에서 들어온 경험과 당시 감정을 각각 나눠 협업해 처리하고 저장한다. 하지만 너무나 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 이 협업 시스템은 붕괴된다. 신경전달물질의 영향으로 편도는 평소보다 과하게 활성화되고, 해마는 억압되면서 기억저장시스템이 닫히고, 트라우마의 대부분은 편도에 저장된다. 편도는 위험을 알리는 역할이기 때문에 이후 살아가면서 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조그마한 단서에도 당시의 기억과 감정이 되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거나, 저절로 스스로 치유되지 않는다. 따라서 편도가 솥뚜껑 말고도 더 많은 것에 위험신호를 오작동하기 전에, 편도가 기억하는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안심시켜주는 작업을 해줘야 한다. 따라서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병원이나 전문기관으로 반드시 연계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언제나 강조하지만, 연계는 책임회피가 아니라 적극적 도움임을 기억하자). ‘괜찮아, 걱정하지 마’ … 트라우마 진행을 멈추는 한 마디 누구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고 하지만, 모두가 치료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물에 빠졌을 때, 허우적거리다 바닥에 발이 닿아서 ‘아, 수심이 얕구나’라고 안심할 수 있었다면, 물에 들어가는 것이 여전히 겁날 수는 있어도 트라우마까지 진행되지는 않는다. 즉 같은 일을 겪더라도 불안·공포 등을 크게 느낀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저 겁났던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왕따 경험으로 학교·교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아이, 학대경험으로 특정 어른(부모 또래의 선생님)을 마주하기 힘들어하는 아이, 어두운 공간에 혼자 방치된 경험으로 저녁에 혼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 친한 친구의 배신으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아이, 부모님의 강압적 양육태도로 무언가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아이 등 다양한 경험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고 트라우마로 힘겨워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슴이 아려오는 순간이 있다. 두려움을 느꼈던 바로 그때 ‘괜찮아, 걱정하지 마. 이제 안전해’라는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위험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서 온몸으로 불안을 감당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네 잘못이 아니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무서웠지, 이제 괜찮아’ 등의 안전 메시지는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어준다. 가족의 지지, 친구들의 관심, 주변 어른들의 배려는 후유증이 남지 않거나, 경미하게 남거나, 남더라도 곧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괜찮아’라는 메시지는 아이가 트라우마의 영향에 함몰되느냐, 아니면 트라우마의 영향을 극복하고 성장하느냐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몰트라우마일수록 극복할 가능성이 크며, 트라우마가 생긴 즉시 대처할수록 효과가 크다. 만약 학교생활을 하는 중 우리 반 학생이 너무나 창피해서 자신감·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 놓여 울먹이거나 당황해하고 있을 때, 이렇게 위로해주자. “친구들 앞에서 이런 일을 당해서 너무 창피하겠다. 당황스럽고. 하지만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누구나 다 실수는 하잖니.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고 선생님이랑 함께 해볼까?” “그런 상황에서 진짜 잘 버텼네. 울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을 텐데 말이야.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멋있다. 다시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래? 친구에게 뭐라고 말해주고 싶어? 아까는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말도 못 했을 거 아니야? 지금 연습해둬야 다음번엔 쫄지 않고 말 할 수 있지? 뭐라고 말해줄까?” “아냐, 너의 잘못이 아니란다. 주말에 친구들과 놀러 간 것이 잘못은 아니잖니? 너는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었을 뿐이고, 그냥 거기에서 사고가 났을 뿐이야. 사고는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거잖아. ‘왜 하필 거기에서’, ‘거기에 안 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니? 하지만 거기가 아닐 이유도 없단다.” “믿었던 친구가 그랬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진짜 망치로 머리를 맞는 것같이 멍했겠다. 배신감도 들고, 친구를 믿은 나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신뢰’가 깨진 그 틈으로 ‘의심’이 파고들 텐데, 앞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의심부터하고 못 믿을까 봐 걱정이네. 어때?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니?” “아빠에게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어쩌면 더 비정상적인 걸 수도 있지 않니? 특히 어렸을 때는 더 무섭잖아. 생각해보렴. 8살 때의 네가 할 수 있었던 것과 18살인 지금의 네가 할 수 있는 건 너무 다르잖아. 그때는 너무 무서웠고, 그 무서운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으니까, 괜찮아. 충분히 그럴 수 있어. 그럼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니?” 같은 의미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느낌이 다른 이런 말들은 오히려 상처를 추가할 수 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얘들은 금방 잊어버려. 남의 일에 큰 관심 없다니까.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무섭고 힘들었겠네. 이해는 하는데,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렇게 힘들 일인가? 너무 유난스럽고, 예민하게 구는 거 아니야?” “상황은 이해하겠는데, 언제까지 그럴 거야. 정신력이 약한 거 아냐. 이제 좀 극복해야 하지 않겠니?” 같은 말이라고, 같은 감정과 정서로 다가가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이다. 그리고 안전의 메시지와 함께 다음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까지도 제시해야 한다. 우리 어른들은 늘 그 부분을 잊곤 한다. 물고기 잡는 방법은 낚싯대만 쥐여 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지렁이를 꿰는 것, 얼마나 팽팽해졌을 때 줄을 당겨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고,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시켜야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따라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괜찮아, 걱정하지 마’라는 메시지와 함께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행동하면 된단다’라고 분명히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심리·정서적 상처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트라우마로 인한 후유증은 다양하고, 마음의 병은 쉽게 아물지 않는다. 또한 모든 심리·정서적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깊고 심각하게 다쳤는지,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설령 말을 한다 하더라도, 100% 공감하기 어렵다. 그저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하며, 지금까지 견뎌냄을 토닥여주고, 지금도 견뎌내고 있음을 알아차려 주고, 앞으로도 견뎌낼 수 있음을 믿어주며, 상처를 함께 아파하고 보듬어 줄 뿐이다. 특히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예민하고 걱정이 많아서 과민반응을 하는 아이들은 트라우마에 더 취약하다. ‘이렇게 되면 어쩌지, 저렇게 되면 어쩌지’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퍼져나간다. 하지만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것이 잘못은 아니다. 비난받을 만큼 나쁜 행동도 아니다. 게다가 주변에서 ‘너무 예민한 거 아니니? 뭔 걱정이 그렇게 많니?’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아이들은 힘든 상황에서조차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예민하다고 비난할까 봐 그것마저도 걱정한다.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 같지만, 더 선명하게 혹은 왜곡되게 기억되며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어설프게 맞서면 더 좌절할 수 있고, 그렇다고 계속 피하게만 할 수도 없다. 교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지만 위대한 표현은 바로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걱정하지 마. 자연스러운 감정이야”라는 따뜻한 위로일 것이다. 또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을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너무 예민한 거 아니니? 뭔 걱정이 그렇게 많니?’라는 말 대신 자신의 트라우마를 제대로 찾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것이 정말 위험한 것인지,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슬프고 두려운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기이다.
(이아연 지음, 북네스트 펴냄, 172쪽, 1만 2,800원) 어린이들이 국제적 안목을 기르도록 다른 나라와 국제관계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소개한다. ‘영국은 한 지붕 네 가족’, ‘인도에는 왜 신분제도가 있어요?’, ‘중동 사람들은 왜 우리나라 사극을 좋아해요?’, ‘환율이 뭐예요?’ 등 세계시민으로 커가는 데 필요한 24가지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캐서린 뉴먼 글, 데비 퐁 그림, 김현희 번역, 그레이트북스 펴냄, 160쪽, 1만 4,000원) 코로나19로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대화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상황에 맞게 말과 행동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친구나 이웃 등 흔히 마주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친척과 어른 등 아직 겪지 않은 상황도 미리 대비하도록 돕는다.
(프랑수아 봉 지음, 김수진 번역, 오로르 칼리아스 그림, 풀빛 펴냄, 224쪽, 1만 4,500원) 세 차례의 빙하기와 온난기를 겪어낸 존재가 바로 호모 사피엔스다. 이들을 현생 인류로 부르는 것은 생물학적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행동 측면에서 현대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오늘날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비결을 적응과 화합, 사회학적 접근으로 현생 인류의 특성을 차근차근 살펴본다.
(김종원 지음, 길벗 펴냄, 496쪽, 2만 2,000원) 우리나라의 건축·음악·종교·역사·철학·과학·경제 등 12개 인문학 분야를 월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하루 한두 페이지씩 여행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으며 인문학적 교양을 쌓아가도록 구성했다. 매일 한 가지 키워드를 정해 잘 알려진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QR 코드와 관련 이미지를 함께 수록해 더 자세한 정보도 탐색할 수 있게 했다.
쑥과 마늘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인물들이 있다. 백일동안 햇빛을 멀리하고(忌諱) 오로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염원으로 동굴 속에서 근신하던 그들! 웅녀는 호녀보다 참을성이 많았거나 목표의식이 강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고대사회의 지배층이 하얀 피부를 귀히 여겨 피부를 희게 만드는 쑥과 마늘이 등장하였다는 대목은 뜻밖이다. 호오! 그렇단 말이지! 신라의 화랑은 화장을 하였다. 일본은 백제로부터 화장법을 배워갔다 하고, 1922년 출품한 박가분은 하루에 5만 갑이 팔렸단다. 쌀겨와 녹두를 이용한 각질제거제와 살구씨 가루에 달걀을 섞은 마스크팩 비법은 지금도 유효하다. 예나 지금이나 K-뷰티는 뭇 여성과 남성들의 맹렬한 관심 속에 성업 중이다. 아트산책의 보고, 도산대로 사거리 도산대로 사거리는 도산공원을 중심으로 반경 300m 내외에 아틀리에 에르메스, 호림아트센터 스페이스 C 화장박물관 등 굵직한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작심하고 나서도 하루 안에 다 둘러보기가 벅찬 아트산책의 보고이다. 다만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기가 일론머스크 무일푼 되기보다 어려운 일이니, 대중교통 이용이 마음 편하다. 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박물관이 스페이스 C이다. 스페이스 C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국내에서 유일한 화장전문 박물관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각종 도자기·장신구·복식·화장도구 등 5,300여 종의 기증품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1969년 유상옥 회장이 동아제약에 근무할 때였다. 가까이 알고 지내던 한 양복업자가 지나가는 말로 “당신은 너무 공학적이라 감수성이 부족한 것 같다”고 충고하였다. 흘려듣거나 다소 언짢게 들렸을 수 있는 조언이었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의 특징 중 하나가 뭔가에 집중하면 굴을 파는 것인데, 그 굴이 ‘쇼생크 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이 파놓은 굴보다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이후 점심시간이면 인사동 골목을 순회하게 되었다. 잦은 아이쇼핑은 지갑을 열게 하는 지름길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남들이 내다 버린 골동품들이 신문지에 둘둘 말린 채 유 회장의 집안 곳곳을 점령해가게 되었다. 아파트가 터져 나갈 것 같았다. 평소 봐 두었던 소정 변관식의 수묵화를 사려고 연말 보너스를 몽땅 털어 넣었다.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양복·시계·구두 등에 전혀 관심이 없고 돈을 쓰지 않는 그가 이상하게 명품유물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었다. 지금도 인사동을 쏘다니며 비슷한 유물들을 사들여 집안 식구들의 핀잔을 듣기도 한단다. 뜨거운 욕망에서 실현으로 관심은 지식으로, 지식은 구매로 이어지던 어느 날, 외국의 세계 유명 화장품 회사 집무실을 방문하게 되었다. 온통 화장품 관련 미술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자신도 놀랄 만큼 서서히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부러움 반, 질투 반. 그는 아름다움과 전통에 대한 ‘어떤 것’을 구현하고 싶다는 뜨거운 욕망을 깨닫게 된 것이다. 1988년 영업사원 5명에서 출발한 KOREANA 화장품은 한국사회의 외모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1천억 대 대기업으로 폭발적 성장을 한다. 그의 탁월한 사업경영은 그 옛날 고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집안에 도움이 되고자 홀로 신문보급소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애초 100여 곳으로 시작되었던 신문배달은 그의 꾸준한 영업력을 발판으로 500여 곳까지 확장되어 동생의 도움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후 동아제약에 입사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나는 늘 새벽잠을 자지 못했다. 독자에게 제시간에 뉴스가 전달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항상 앞섰다.” 그는 신문을 들고 달리고 또 달렸다. 습관이 되어버청년의시간은 그의 미래가 되어갔다.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고 나니 자금력이 생겼고, 이미 모아 놓은 유물과 작품들은 넘쳐났다. 2003년 박물관을 세워 유물들을 모두 입주시켰다. 고고한 역사 속에서 자연의 재료로 가꾸어 왔던 여인들의 일상이 이제 세계의 아름다움을 채워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물론 집 정리에 기여한 바는 이루 말할 필요가 없겠다. 살아있는 문화공간, 도심 속의 문화공간 스페이스 C는 ‘도심 속에 자연을 심어 놓다’라는 콘셉트로 7층 건물 전면을 통유리로 마감하고 건물 안에 나무를 심었다. ‘삶이란 풍경을 소비하는 것, 혹은 풍경과 관계 맺는 것.’ 건축가 정기용의 신념이다. 사계절 초록으로 성장하는 나무의 푸르름이 건물 밖에서도 보이게 설계되었다. 외부에서 내부를 바라볼 때 위아래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동선이 그대로 보이는 계단설계도 독특하다. 주제는 ‘살아있는 문화공간, 살아 있는 집, 도심 속의 문화공간’이었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 등 생태건축가로 불리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건축을 담아내던 정기용의 건축관을 모두 담아내었다. 그와의 인연은 건축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하였다.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정기용은 자신의 설계대로 시공할 수 있어 “고마웠다”는 말을 박물관 측에 전했다. 지하 1층은 미술관, 5·6층이 화장박물관이다. 7층을 지나 옥상정원에 오르면 압구정 뷰가 한눈에 들어온다. 상설전시관인 5층에 들어서면 한국 화장문화의 역사·연표·영상에서 시작하여 각종 세안제·화장분·연지 등 화장재료가 가득하다. 동경·빗·분항아리 등 화장용기·화장도구 등이 통일신라부터 근대까지 전시되어 있다. 조선시대에서 근현대까지 일상 속에서 사용되던 작은 화장용기, 사소한 그릇 하나도 시간의 더께가 쌓이고 쌓여 모두 작품이 되었다. 6층에서는 주로 기획전시가 이루어진다. ‘時時刻(시시각)갓전. 2020년 5월’은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특수를 겨냥하여 코로나 시국임에도 많은 사람의 발길을 이끌었다. 그 외 전시 투어 후 큐레이터에게 전시기획의 과정과 현장 이야기 듣기, 청소년 진로·직업탐색(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품연구원, 조향사 등) 체험과 어린이 대상의 ‘슈링클스로 백자청화 마그넷 만들기’ 등 각종 교육을 진행하여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유익하다. 나의 꽃은 가깝고도 낯설다 미술관은 스페이스 C 지하 1층과 2층에 위치한다. 박물관이 시간과 역사에 천착하였다면 이곳은 다분히 현대적이다. 현대미술의 적극적 수용과 화장, 신체 미디어, 여성의 정체성에 관심을 실어 퍼포먼스·음악연극·무용·문학을 아우르는 전시가 주로 행해진다. 그러나 주장하지 않고 보여준다. 판단은 관람객의 몫이다. 지하 2층에 내려서면 먼저 8m에 이르는 층고 덕분에 답답하지 않다. 대형작품 전시와 영상설치도 가능한 넓이이다. 기억에 남길 만한 전시가 많다. ‘댄싱 마마(Dancing Mama)’전에서는 문화인류학적 시각으로 여성의 몸짓을 해석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현대 무용가 안은미는 전국을 돌며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에게 즉석 춤을 제안하여 영상으로 작업하였다. 1년간의 전국 방랑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로 탄생하였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이자 시 제목인 ‘나의 꽃은 가깝고 낯설다’전에서는 가깝게 존재하나, 너무 흔해서 놓치기 쉬운 꽃의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펼쳤다. 소치 허련의 ‘묵란’, 고암 이응노의 ‘홍매화’에서 시작하여 이쾌대의 ‘춘경’을 거쳐 함현주·조이솝의 연작에 이르면서는 이토록 아름다운 꽃들을 몰랐던 무딘 감각을 자책하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 전시는 스페이스 C 코리아나 미술관 지난 전시 영상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온라인 큐레이터 아바타 코코가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시선에서 찾아내는 현대인의 불안을 해석해주고 있는데,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자발적 ‘투르먼쇼’의 난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모 철학자는 ‘타인의 부름에 응답할 때 책임 있고 윤리적인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지만, 타인의 시선만을 갈구하는 최근의 동향이야말로 자발적 복종’으로 향하는 첫걸음임을 그녀가 들려준다. 아바타가, 허구가 실제를 품평하니 그 또한 현대성일 것이다. 스페이스 C 코리아나 미술관은 관람객들이 매번 다시 찾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강남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전시기획과정에서부터 현장 이야기를 듣는 ‘애프터 워크살롱, 큐레이터 토크’가 진행되는데 전시를 실행한 큐레이터에게 듣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생생하다. 미술관은 매주 토요일·일요일·월요일이 휴관이므로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문화체험과 삶에 대한 관심을 함께 나누며 “많은 분이 物氣(물기)를 높이고 文氣(문기)도 함께 높이길 바란다.” 그가 자주 하던 말이다. 많은 사람이 박물관과 미술관을 통한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고 세계와 삶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야말로 유상옥 회장의 소망이다. 최근 각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와 관련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개관하고 있어 시민들은 즐겁다. 이곳은 지나가다 잠시 둘러보기도 하고, 퇴근 후에는 작품교육도 받고, 아이들 손을 잡고 만들기를 할 수도 있는 진정한 도심 예술 쉼터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박물관으로 인해 높아진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다시 기업으로 환원되는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를 둘러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좋은 전시를 놓치지 않는 지름길이다. 모름지기 현대사회는 정보력!
캠퍼밴, 태즈메이니아를 여행하는 가장 멋진 방법 여기는 태즈메이니아라는 곳이다. 지구 반대편 남반구, 한국에서 12시간은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호주 대륙 남쪽 끝에 자리한 섬이다. 이 섬은 섬이라고 하지만 남한의 3분의 2 크기다. 이 넓은 땅에 고작 50만 명 남짓한 인간들이 살아간다. 시드니를 거쳐 태즈메이니아의 주도 호바트에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은 이미 태즈메이니아의 순도 높은 공기와 바람, 대기를 느끼고, 알아차리고 있었다. 열두 시간이 넘는 비행으로 녹초가 됐던 몸은 거짓말처럼 깨어나고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읽은 태즈메이니아 가이드북은 태즈메이니아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를 가진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한 캠퍼밴에 트렁크를 던져 넣고 힘껏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활짝 열어 놓은 창문으로는 태즈메이니아의 바람이 한껏 쏟아져 들어왔다. 태즈메이니아는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캠핑 여행지다.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에 위치한 캠핑장만 180여 개가 넘는다. 태즈메이니아 캠핑여행을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한 2주일 정도의 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주요 여행지의 대부분을 돌아볼 수 있고, 2~3일 정도는 트레킹이나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다. 일정은 아름다운 항구도시 호바트를 중심으로 일주일을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동부해안을 따라 올라가 론세스톤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짜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이 코스를 따라 캠퍼밴을 달리면 태즈메이니아의 위대한 자연과 세련된 도시, 한적한 전원마을, 와이너리 등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호바트에서 곧장 북서쪽으로 달렸다. 길은 드원트강을 따라 구불거리며 이어졌다. 강 옆으로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고, 키 큰 미루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었다. 미루나무 너머로는 초록의 부드러운 구릉이 펼쳐져 있었다. 양떼가 뛰어노는 전원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며 1시간여를 달렸을까. 캠퍼밴은 첫 목적지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은 1916년 태즈메이니아에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 산 정상부에는 고산습지가 형성되어 있고 깊은 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가 숨어 있다. 마운틴 필드가 보여주는 가장 멋진 비경은 러셀폭포다. 여행자 안내소에서 20분만 걸어가면 높이 40m의 장대한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녹색의 삼림 가운데로 하얀 커튼을 드리운 것처럼 2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마냥 신비롭다. 유칼립투스 거목들이 가득한 숲도 있다. 거목은 열 사람이 팔 벌려 안아도 다 안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거대한 나무 아래 서면 경이감마저 든다. 나무 꼭대기에서는 알 수 없는 새소리가 들리고, 짙은 이끼로 뒤덮인 뿌리는 원시의 생명력으로 꿈틀댄다. 나무 뒤에서 당장이라도 정령이 걸어 나올 것만 같다.공원 입구에서 차량을 이용해 16km 올라가면 돕슨호수를 만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왕복 4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트레일을 즐길 수 있는데 날씨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끝없이 이어지는 태즈메이니아의 비경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는 태즈메이니아를 여행하는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다. 캠퍼밴은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을 나와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 프라이시넷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프라이시넷은 태즈메이니아 바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태즈메이니아의 모든 해변을 통틀어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는 와인글라스 베이(Wineglass Bay)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와인글라스 베이를 즐기는 방법은 세 가지. 하나는 와인글라스 베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인데 대부분의 여행자가 이 코스를 선택한다. 주차장에서 40분 정도 수고를 들이면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전망대를 지나 와인글라스 베이까지 가서 해변을 따라 거니는 것. 젊은 여행자들이나 백패커들이 이 방법을 즐긴다. 마지막은 에이모스 산 정상에서 와인글라스 베이를 바라보는 것. 에이모스 산의 높이는 해발 455m에 불과하지만 정상 부근이 아주 가파르다. 게다가 대부분의 코스가 바위 슬랩으로 형성되어 있어 트레킹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위험할 수가 있다. 하지만 산행 경험이 풍부하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정상에 서서 내려다보는 와인글라스 베이의 조망은 탄성이 나올 만큼 압권이다. 와인글라스 베이라는 이름은 한때 고래 사냥이 한창일 무렵 이곳에서 사냥당한 고래의 피가 해변의 바닷물을 붉게 물들여 마치 잔에 담긴 붉은 와인과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태즈메이니아는 1840년 고래잡이를 금지하고 항구를 폐쇄했다. 프라이시넷에서 이틀을 머문 후 머라이어 섬으로 향했다. 트리아부나라는 작은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40분쯤 가면 도착하는 섬이다. 여행자들이 이 섬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퍼실 클리프라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해벽의 빛깔이 신비로운 페인티드 클리프를 보기 위해서다. 퍼실 클리프는 거센 파도에 부서진 장대한 해벽이 장관이며 페인티드 클리프는 해 질 무렵에는 황금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신비롭다. 머라이어 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비쉬노와 세인트헬렌스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 ‘베이 오브 파이어스’(Bay of Fires)라는 해변에 닿았다. 고운 백사장과 투명한 바다가 장장 29km에 걸쳐 펼쳐진 이 해변은 여행잡지 ‘콩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꼽은 세계 10대 해변 가운데 한 곳이다. 눈부시게 흰 해변과 붉은 바위가 어우러져 절경을 빚어낸다. 베이 오브 파이어스를 지나면 태즈메이니아 캠핑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든다. 태즈메이니아 북부의 론세스톤을 지나 두 시간을 달리면 태즈메이니아 여행의 하이라이트 크레이들 마운틴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크레이들 국립공원에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오버랜드 트랙’(Overland Track)이 있기 때문. 세계 3대 트레일 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길이 65km의 이 트레킹 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트레커들이 줄을 선다. 트랙을 완주하는 데는 보통 6일이 걸린다. 트레일 상에 위치한 산장(Hut)에 숙박하며 트레킹을 하는데 8개의 산장을 이용한 스케줄 짜기, 텐트·침낭 등의 숙영도구와 6일간의 식량 등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낭만 가득한 항구도시 호바트와 론세스톤 태즈메이니아에는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두 곳이 있다. 태즈메이니아 남부에 자리한 호바트와 북부에 자리한 론세스톤이다. 태즈메이니아 최대의 도시다. 태즈메이니아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호바트에 몰려 산다. 호바트 시내는 한나절이면 속속들이 돌아볼 수 있다. 번화가인 살라망카 마켓, 18세기 영국 조지아풍의 집들이 모여 있는 배터리 포인트, 수백 척의 요트와 피쉬 앤 칩스가 맛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몰려 있는 프랭클린 워프, 웰링턴 전망대 등이 가볼 만하다. 웰링턴산에는 꼭 올라가 보시길. 호바트 최고의 전망대다. 호바트 시내에서 B64 도로를 따라 12km를 가면 웰링턴산 정상이다. 바다와 도심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가벼운 트레킹 코스도 준비되어 있다. 호바트가 태즈메이니아 남부를 대표한다면 론세스톤은 태즈메이니아 북부를 대표한다. 시내에는 19세기에 지어진 빅토리아풍의 건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데 중세 영국풍의 거리를 거닐며 태즈메이니아의 한가로움과 여유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타마르 밸리,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태즈메이니아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태즈메이니아 북부, 론세스톤 주변을 흐르는 파이퍼스 강을 따라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이 구역을 타마르 와인 밸리라고 부르는데 캠퍼밴은 파이퍼스 강 유역 캠핑장에 나흘 정도 진을 친 채 매일매일 새로운 와이너리를 탐방했다. 낮에는 와이너리를 돌아다니며 리즐링·피노그리·피노누아·게브르츠트라미너 등 온갖 품종의 와인을 시음하고 저녁이면 캠핑장으로 돌아와 와이너리에서 사 온 와인을 마시며 망중한을 보냈다. 와인빛으로 물들든 타마르강의 노을과 노을이 물러간 뒤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별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 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기는 태즈메이니아.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 캠퍼밴은 서 있다.
환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1,450원에 육박하던 환율이 1주일 만에 1,350원이 됐다. 1년 내내 오르던 환율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변화에 맞게 투자한 사람들은 돈을 벌었다.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다음에 환율이 오르고 내리면 어떻게 해야 내 돈을 지킬 수 있는지 알아둬야 기회가 온다. 보통 환율이 하락하면 일반인들은 여행예약을 하기 시작한다. 해외여행이 재개됐어도 환율이 올라 해외여행의 매력이 사라졌었다면 이제 해외여행을 해볼 만하다. 항공예약이 늘어나고, 여행사 문의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환율이 계속 하락할수록 항공사와 여행사의 실적은 좋아지고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환율관점에서 피터린치가 말하는 생활 속의 투자법을 찾아보자. 미국주식과 한국주식 어디가 유리할까? 교과서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한국의 수출기업들이 유리하고, 우리나라는 수출기업들이 나라를 먹여 살리니 환율이 높으면 증시가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틀렸다. 역사적으로 코스피 고점 시기는 환율이 가장 낮은 시기였다. 환율이 낮으면 수출기업들은 불리한데 왜 증시는 고점일까? 환율이 떨어지면 한국주식이 오른다. 국민관점에서 국내주식은 원화로 움직이지만 코스피를 움직이는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는 달러로 환전해서 한국주식에 투자를 해야 한다. 이번에 환율이 100원 하락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가 그대로여도 1주일 만에 7%의 수익을 낸 셈이다. 그래서 환율이 하락할 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들고 한국의 주식을 산다. 그러면 달러 유입이 많아지면서 환율은 더 내려가고, 외국인들은 앞다투어 한국주식을 산다. 우리가 말하는 한국증시 상승기는 환율하락을 동반했다. 더 근본적으로 보면 외국인이 한국기업에 투자를 할 만큼 매력이 생겼기 때문에 달러를 들고 한국으로 오는 것이다.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반도체·자동차·전자·조선·스마트폰 같은 경기민감주들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주문이 늘고 잘 팔리지만 불황에는 주문이 뚝 끊긴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럼 외국인들이 달러를 들고 한국으로 온다는 것은 경기가 호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다. 반대로 환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경기불황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딜레마가 생긴다. 경기호황이 오면 미국증시도 오른다. 하지만 환율이 떨어져서 주식으로 벌고 환율로 손해가 난다. 반대로 불황이 오면 주식으로 잃고 환율로 번다. 그래서 미국주식을 할 때는 주식을 사고파는 시기와 환전을 하는 시기가 달라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환율까지 생각하면서 미리 투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한국주식은 환율 생각을 안 해도 되고 투자시기만 잘 맞추면 된다. 환율이 내려갈 때 투자를 하고 환율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투자를 줄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환율까지 생각해보면 지금은 한국주식이 더 투자에 유리하다. 환율이 낮아지면 웃는 기업은 어디일까? 환율이 하락하면 먼저 수입물가가 하락한다. 우리나라는 먹거리·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환율이 낮아질수록 기업들은 재료비가 줄어들어 부담이 줄지만 수출을 할 때는 불리해진다. 반면에 재료를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업은 환율의 수혜를 그대로 본다. 대표적으로 식품회사들이 환율하락 수혜기업이다.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식품가격을 크게 올렸는데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입하는 밀·고기·과일 가격이 하락하면 마진이 점점 늘어난다. 그래서 실적이 좋아진다. 해외에 빚이 많은 기업도 수혜를 본다. 해외에 빚은 달러 빚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갚아야 할 빚도 줄어든다. 대표적으로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리스로 가져오는데 달러로 리스료를 내야 한다. 환율이 내려가면 갚아야 하는 빚이 줄어들어 비용이 줄고, 유가도 수입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져 비용이 줄어든다. 환율이 낮아지니 해외여행 고객이 늘어나서 매출은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식품회사와 항공사가 환율하락 대표 수혜주로 손꼽힌다. 환율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실속 있는 여행소비를 할 수도 있지만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가 있다. 단순히 수치를 보기보다는 왜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지를 이해하면 더 훌륭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원주시 단구동에는 소설 토지를 주제로 한 박경리문학공원이 있다. 작가가 1980년 원주로 이사 와 1998년까지 살면서 토지 4~5부를 집필한 옛집 터에 조성한 공원이다. 이곳에는 평사리마당, 용두레벌 등 토지에서 지명을 따온 공간이 3곳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홍이동산이다. 소설 토지에서 홍이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용두레벌에서 홍이동산으로 가는 입구에는 자작나무도 한그루 심어놓았다. 홍이는 용이와 임이네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예닐곱 살 때 서희 일행과 함께 용정으로 건너가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홍이는 간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강두메, 박정호 등과 친하게 지내는데, 애국심이 충만해 일본 학교 학생들 가방을 강물에 던지는 일화가 나오고 있다. 친구 강두메는 최치수를 살해한 귀녀가 처형당하기 직전 낳은 아들이다. 강두메가 어미가 없어서 슬픈 아이라면 홍이는 어미가 너무 많아 괴로운 아이다. 얼굴 한번 본 적 없지만 제사를 지내니 강청댁도 엄연히 어미요, 임이네는 생모이고, 홍이에게 여한 없는 사랑을 주는 월선이도 어미이기 때문이다. 홍이는 탐욕스러운 생모 임이네를 혐오하면서 월선이를 ‘옴마’라고 부르며 따른다. 어린 시절 아비의 무심함도 생모의 무관심도 월선의 사랑으로 다 녹여내며 밝게 자란다. 홍이에게 아버지를 대신한 인물이 주갑이 아저씨다. 홍이가 방황하지만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은 힘도 월선과 주갑에게서 받은 사랑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홍이의 첫사랑은 진주 이웃집에 사는 염장이였다. 장이를 좋아한 것은 ‘옴마’ 월선이를 닮았기 때문이다. 홍이가 장이를 처음 보았을 때 ‘옴마 같이 생겼다!’고 생각하며 충격을 받는다. 홍이는 장이와 멀리 도망칠 생각도 하지만 아버지 용이가 죽었을 때 ‘상주 없는 관’이 나갈까 걱정 때문에 망설인다. 그 사이 장이도 일본으로 시집가기로 정해졌다. 아버지 용이가 첫사랑 월선이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했듯 아들 홍이도 첫사랑과 맺어지지 못하고 서로 그리워하는 것이 흥미롭다. 홍이는 아버지 용이가 죽자 가족을 데리고 간도로 옮겨가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면서 독립운동을 돕는다. 또 뜬금없이 나타난 일본 밀정 출신 김두수와 부품 거래까지 트는 등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나가다 마지막으로는 만주 신경(新京)에서 영화관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작가 박경리의 부친이 화물차 운전을 했다고 한다. 통영에서 진주를 오가며 통영의 생선과 진주의 과일을 날랐다는 것이다. 토지에서 작가 본인을 홍이의 큰딸 상의에 대입시켰는데, 아버지도 홍이에 대입시킨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그럼 홍이를 상징하는 꽃 또는 나무는 무엇일까. 소설에서 홍이를 직접 꽃이나 나무에 비유한 대목은 찾지 못했다. 작가는 토지 4부 연재를 마치고 5부 연재를 앞둔 1989년에야 중국 여행을 갔다. 그때까지 한 번도 용정 등 중국 현장에 다녀온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간도를 묘사할 때 꽃이나 나무가 별로 나오지 않는다. 다만 다음 문장에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달포 전에 홍이는 용정촌(龍井村)을 다녀왔다. 송장환의 형, 영환의 부고를 받고 갔던 것이다. 장례에 참석하기에 앞서 홍이가 찾은 곳은 월선의 묘소였다. 공 노인 부부의 묘도 그 부근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소나무와 자작나무가 산재해 있는 산속의 무덤 세 곳을 차례차례 돌며 술을 부어 놓고 절을 한 뒤 홍이는 월선의 무덤가에 앉아 담배 한 대를 태우고 일어섰다. 달리 할 말도 없거니와 감회도 없었다. 할 말이나 감회가 없었다기보다 죽음과 이별의 냉혹함을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였다 해야 옳을지 모른다. 토지 17권, 17쪽 홍이는 토지 주요 등장인물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간도 용정이 고향인 인물이다. 자작나무는 간도에 흔한 나무여서 자작나무가 홍이 나무라 해도 큰 하자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이가 ‘늘씬하게 잘생긴 인물에 땟물이 쑥 빠진 듯 깨끗한 인상’인 것도 자작나무를 연상시키고 있다. 껍질이 탈 때 나는 ‘자작자작’ 소리 자작나무는 북방계 나무다. 북한에서도 평안북도와 함경남북도 등 위쪽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등 남한에 자라는 자작나무는 모두 심은 것이다. 물론 중국·일본·러시아·유럽에서도 자란다. 그래서 닥터 지바고 등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는 어김없이 자작나무 숲이 나오는 것이다. 자작나무 껍질은 불이 잘 붙고 오래 가서 불을 밝히는 재료로도 사용했다. 자작나무라는 이름은 껍질이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붙은 것이다. 결혼하는 것을 화촉(華燭)을 밝힌다고 하는데, 이때 화(華)가 바로 자작나무를 가리키는 것이다. 자작나무는 나무껍질(수피)은 흰색이고 종이같이 옆으로 벗겨진다. 무엇보다 수피가 피부처럼 매끈하면 자작나무라고 볼 수 있다. 자작나무엔 가지 흔적인 ‘지흔(枝痕)’이 군데군데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아래쪽 가지가 불필요하면 스스로 가지를 떨어뜨리고 남은 흔적이다. 어떤 사람은 이를 눈썹 모양이라고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산에 자작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다. 그런데 우리 숲에는 수피가 흰색 계통이어서 자작나무 비슷하게 생긴 나무들이 몇 개 있다. 사스래나무와 거제수나무가 대표적이다. 이들 세 나무는 흰색 계통의 수피와 잎 모양이 비슷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다. 사스래나무와 거제수나무는 둘 다 비교적 높은 산지에 자란다. 그러니까 높은 산에서 만나는 자작나무 비슷한 자생나무는 사스래나무 아니면 거제수나무인 것이다. 사스래나무는 껍질은 흰색이라기보다는 회색에 가깝고 화상으로 피부가 벗겨지듯 얇게 벗겨져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사스래나무 이름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다. 반면 거제수나무는 수피가 약간 붉고 두꺼운 종이처럼 벗겨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냥 수피를 보고 적갈색을 띠고 있으면 거제수나무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거제수나무라는 이름은 거제도와는 무관하고, 재앙을 물리치는 물을 가졌다는 뜻의 ‘거재수(去災水)’가 변한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잎까지 있으면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자작나무 잎은 거의 삼각형이고 측맥이 6~8쌍으로 가장 적다. 사스래나무 잎은 삼각형 모양이지만 계란형이고 측맥이 7~11쌍, 거제수나무 잎은 타원형에 가까운데 측맥이 9~16쌍이다.
장학사 시절 교육계 밖의 50대가 넘은 분들로부터 레퍼토리처럼 들었던 말이 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장학사 온다고 하면 복도를 양초로 광내고, 교실 대청소하고 학교가 떠들썩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과거 교육청의 위상과 장학의 모습을 알려주는 웃픈 단상이다. 장학의 개념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 엄밀하게 정의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두 가지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장학은 어떤 관점에서 보든, 궁극적으로는 교육활동의 핵심인 수업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그 대상은 교사이다. 즉 장학은 ‘교수행위의 개선을 위해 교사에게 제공되는 장학담당자의 모든 노력’이다. 장학담당자는 장학행정이나 장학기능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적 지도·조언의 기능을 수행한다. 수업전문성과 장학의 역할 과거에는 장학이 수업전문성에 초점을 두었으나, 시대변화에 따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이 확대되면서 광의로는 전문성 개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장학의 범위 및 대상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하나 분명한 것은 교육청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특정지역에서 학교가 모두 소멸한다면 그 지역의 교육청은 존재할 이유를 상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논리로 학교는 학생이 있어 존재한다. 학생수가 급감하여 많은 학교가 폐교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학교는 교육과정이 핵심이고, 교사는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이 본연의 업무이므로 교육청의 장학담당자가 교사의 교육과정과 수업전문성 향상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교육학자들의 정의를 빌리지 않더라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교사 역시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수업의 전문성, 그에 더해 학생상담 및 생활지도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할까? 2010년 지역교육청의 명칭이 교육청에서 교육지원청으로 변경되면서 대부분의 교육청이 관리·감독의 성격이 강했던 종전의 종합장학 및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컨설팅장학으로 전환하였다. 경기도교육청은 2016년에 자율장학계획을 수립하여, 학교는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자율장학을 실시하고,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자율장학을 지원하도록 담임장학의 개념을 재설정하여 추진해왔다. 최근 경기도교육연구원의 ‘교육지원청의 담임장학 현황 및 과제’ 현안연구에서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면담조사 결과에 의하면 교원의 경우 담임장학의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61.9%가 필요하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하였다. 또한 담임장학을 요청한 경험에 대해서도 76%는 없다고 응답하였다. 담임장학의 만족도는 47.9%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하였다. 자율성 없는 자율장학의 한계 학교와 교사는 왜 장학을 원하지 않는 것일까?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0년 교육청에서 교육지원청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지만, 교육부→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로 이어지는 중앙집권적 관료체제의 말단에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교육지원청이 학교를 지원하려면 학교→ 교육지원청→ 도교육청→ 교육부 등 정반대의 구조가 되어야 한다. 중앙에서 학교로 교육과정·예산·인사·감사 등 많은 영역에서 권한이 대폭 위임되어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이 많아질 때 학교구성원들은 시대변화에 따라 학생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교육과정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숙의하는 역동이 발생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자연스럽게 교육지원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고, 이때 교육지원청은 학교별로 요구하는 사항을 파악하여 지원하면 될 것이다. 이럴 때 비로소 장학의 본래 기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을 지금처럼 촘촘히 학교로 내려 보내면 교육지원청과 학교는 그 지침을 따르는 일과 그 지침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민원을 응대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이다. 민원을 받지 않기 위해 학교는 더 촘촘한 지침을 요청하고 그 지침이 다시 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자율성이 없는 자율장학은 원천적으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둘째, 현행 교육청의 조직구조, 장학사의 업무분장 및 일하는 방식으로는 학교를 장학하기 어렵다. 현재 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교장학을 업무의 우선순위로 두기가 어렵다. 도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정책을 교육지원청은 실행하는 구조이다 보니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의 시선은 학교보다는 도교육청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도교육청에서 오는 공문은 구조적으로 행정력을 담보하고 있으므로 이행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교장학은 하면 좋지만, 안 한다고 크게 문제가 발생할 정도는 아닌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담당 장학교와 관련한 직접적인 업무는 장학의 측면보다는 민원 대응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지원청 조직을 학교의 조직구조에 조응하는 학교지원 중심조직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학교의 요구는 교육청의 여러 부서가 얽힌 복합적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장학사의 업무분장은 단위사업별로 분절적이다보니 담당장학사 한 명이 학교의 요구를 지원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지원청 업무를 크게 두 조직, 국가위임사무를 필수적으로 담당하는 조직과 학교지원센터로서 장학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정책을 학교로 내려 보내는 터미널구조가 아니라 두 조직이 플랫폼으로서 학교맞춤형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장학조직은 학교맞춤형 지원과 더불어 시대의 가치를 반영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학교가 그 방향으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장학조직은 담당장학사가 주축이 되어 그 지역과 담당교의 이해가 깊은 교원 및 다양한 전문가집단으로 팀을 구성하여 학교와 소통하면서 학교의 요구를 파악하여 개별학교의 맥락에 부합하는 장학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로 지구장학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 조직과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학교와 학교,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함으로써 학교 간 격차를 줄이고 지역의 자원이 학교로 연결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현행 교육전문직원 인사제도는 교육청에 장학의 역량이 축적되기가 매우 어렵다. 장학사는 초임 발령 시 근무지역을 본인이 선택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장학사는 전보년수가 최소 2년은 지나야 거주지 근처로 옮기게 된다. 동일 교육청에서도 민원이 잦거나 힘든 기피업무를 맡게 되면 후임 장학사에게 업무를 물려주고 새로운 업무로 이동하기 때문에 직무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원은장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정에 대한 전문성과는 별개로 담당장학사는 학교가 그간 운영해온 교육과정의 방향, 학생과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정도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학교는 담당장학사에게 학교의 교육과정 역사와 맥락을 설명해가면서까지 장학을 받고자 하는 여유도,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외부장학을 통해 새롭게 제안되는 변화에 대한 요구에도 피로감을 가진다. 더 심각한 것은 장학사를 외부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생활지도 등 학교의 깊은 속내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교육전문직원 선발 시 지역선발전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지역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교사들이 해당지역의 교육지원청에서 장기간 근무하면서 담당교와 친밀하고 전문성있는 소통이 가능하도록 제도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청 내부적으로도 장학사가 직무전문성을 축적하여 학교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최소 직무담당주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장학이 일회성이고 행사성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소통가능한 구조로 시스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학교 자율장학의 질을 관리하고, 학교 간 자율장학역량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 학교는 자기장학·전문적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동료장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원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자율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나 자기장학과 동료장학의 형식과 내용은 학교마다 천양지차이다. 조직개편으로 전문성 있는 팀단위의 장학조직이 구성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장학조직은 학교가 자율장학계획을 수립하는 초기단계부터 함께 협의하여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연결해주고, 운영 후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장학조직이 학교별 자율역량을 진단하여 역량 수준에 따라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필요한 외부자원을 연결해주는 총체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학교 실정에 맞는 장학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장학제도가 학교의 외면을 받지 않고 그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장학에 대한 학교의 필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가 필요로 하는 것을 교육청이 충실히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러한 변화는 교육행정기구의 전면적인 개편과 더불어 정책수립 및 실행의 방향이 거꾸로 역전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미래교육을 위해 장학사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치열하게 학교조직을 학습해야 장학의 의미가 되살아날 수 있다. 교육청의 장학활동이 학교교육력 향상과 학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면 교사는 장학사를 찾고 교육청에 자연스레 장학을 요청하게 될 것이다. 교육청이 실행하고 싶은 정책을 학교에 내려주는 것은 학교가 바라는 장학이 아니다. 교육의 최종 종착점은 학교이므로 학교가 교육의 본질을 수행하도록 동행하고 학교구성원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수반될 때 진정한 장학이 된다. 슈마허는 1973년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에서 적정기술의 또 다른 이름인 ‘중간기술’을 언급하였다. 적정기술은 현지 사용자의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제품과 기술을 총칭하는 개념을 말한다.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도입된 기술이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활용할 수도, 재정적으로 지속시킬 수도 없는 기술이라면 실효성은 반감된다. 또 오히려 개발도상국의 빈곤이 증대되고 불평등이 심화되어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역효과만 초래하는 셈이다. 그래서 다른 접근이 필요했고 ‘중간기술’ 및 ‘적정기술’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현지사정과 사용자의 입장에서 활용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교육에 인용해보면 그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교육청이 좋은 정책이라고 학교에 보낸다고 해도 학교의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으면 이는 학교를 빈곤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그 대가는 학생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장학에 있어서 적정기술은 어떠해야 할까? 교사와 학생의 입장에서 올바른 교육의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은 기술은 위험하며, 학교가 장학을 통해 자율적인 학교문화가 안착되고, 학생중심의 교육과정이 선순환하는 기술이어야만 이를 ‘중간장학’ 또는 ‘적정장학’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교육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학생의 바람직한 변화와 성장이라면, 학교와 교육행정기관, 교원과 장학사가 경계 없이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과정에 장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수업하려고 학교에 온다. 그리고 중요한 건 수업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건 그 사람의 수업이다. ‘수업은 늘 실패한다. 고로 늘 수업을 고민한다’는 말은 신규교사뿐만 아니라 고경력교사도 공감한다. 수업달인·수업고민·수업관심·수업기술·수업성장·수업개선·수업변화·수업디자인·수업철학·수업비평·수업모델·수업모형·수업수다·수업나눔·수업성찰 등은 모두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게다가 ‘수업은 기예이다’, ‘수업은 과학이다’, ‘수업은 예술이다’라는 말로 수업을 정의하기도 한다. 이렇듯 교사의 최우선은 수업을 잘하는 교사이고, 장학은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사의 가르치는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이다. 즉 장학은 교사가 수업의 효과를 높이도록 자극하고, 바람직한 수업개선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불어 수석교사제도 역시 현장에서 수업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우대’ 받는 교직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늘도 수업하려 학교에 온다 교사는 누구나 수업 속에서 행복하고 싶다. 교사들 대부분은 첫 수업의 감격과 폭망한 수업, 성공한 수업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내 수업이 재미있을까? 질문도 스스로에게 해보고, 수업기술이 좋다고 소문 난 선생님의 연수장을 기웃거리기도 했을 것이다. 교사들 스스로 수업에 대한 부족함과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과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업 잘하는 교사가 되고자하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전문적 성장을 도와주고 촉진시키는 지원활동인 장학활동은 수업장학으로써 본래의 목적을 적절하게 충족시켜 왔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장학이라는 일종의 검열이 교사로 하여금 일상적인 수업을 은폐하고 대신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로 포장되도록 한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실제로 학교에서 이뤄지는 장학이 교사가 원하는 수업의 성장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상처만 주는 일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수업장학의 목적이 교사의 수업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상은 획일화된 기준으로 작성된 수업관찰기록지의 기록(수치)을 가지고 협의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 50분 중 교사 발언이 차지하는 비율이 75%로 전형적인 강의식 수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향후 학생중심의 수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학생 발언비율(21%)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하였으면 합니다.” 또 “강의의 내용 중 44%를 질문에 할애하고 있음은 끝없이 학생들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다만 교사의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이 단순반응이 많아(95%), 질문 시 보다 학생들의 폭넓은 답변이 나올 수 있도록 발문의 구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등의 지적을 한다. 이외에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지시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학생들의 느낌을 받아들이고 칭찬하면서 학생들의 생각을 수용하는 비지시 비율(6%)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분석자료를 제시한다. 이러한 장학위원들의 수업처방은 오히려 교사의 수업의욕을 떨어뜨리고 수업자와 장학위원과의 수직적 관계를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 수업변화의 확실한 출발 일본 코칭계의 대부 에노모토 히데타케는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말로 코칭 철학을 강조했다. 강려자용(剛戾自用)이 아닌 문이지지(聞而知之)이라는 말처럼 귀로 듣고, 입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는 코칭,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예술, 교사 스스로가 수업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목적을 두는 장학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장학활동은 코칭 전문가의 안내로 수업을 개선하는 기존의 수업장학과 다른 수업개선을 위한 수업코칭이 있다. 수업코칭은 교사 스스로가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어떤 방법을 시도해 보았는지,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 무엇부터 실행하면 좋은 것인지, 실행하는 데는 어떤 장애가 있을 것인지 등의 질문과 함께 그렇게 하면 선생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 스스로 평가하게 하여 수업능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외에 수업컨설팅·수업멘토링·수업친구·수업성찰·학습공동체에서의 수업수다 등에서도 수업능력을 성숙시키는 방법이 있다. 수직적인 관점에서의 장학과는 달리 서로 비슷한(수평적) 입장에서 수업문제 및 도전하고픈 수업과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즉 교사 내면을 중심으로 끄집어내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업자가 요청한 사항만 보고 교사의 마음을 위로하고 특히 격려하는 해결책과 강요가 아닌 수업자의 단점을 강점으로 커버하는 성찰분석을 활용하는 새롭고 다양한 수업개선의 방법이야말로 더 나은 수업에 효과적이라고 본다. 수업의 개선은 무엇보다 ‘교사의 생명은 수업에 있다’라는 인식과 함께 자발성이 중요하다. 교사의 수업기술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교육활동의 주역인 교사가 자신의 수업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교실의 문을 열고 자문받는 일을 기꺼이 하는 것은 수업변화의 확실한 출발이다.
2010년 9월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 관리·감독 위주의 지역교육청을 현장 지원 기관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교육지원청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내용 중 하나가 학교별로 장학사를 지정하여 학교운영 전반을 점검·감독해 오던 행정적 성격의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교사와 학교가 요청하는 경우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컨설팅장학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후 시·도교육청별로 담임장학이 폐지되고 컨설팅장학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지원장학·동행장학 등 다양한 명칭으로 장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와 장학사의 동상이몽 과거에는 장학의 목적을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에 초점을 두고 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업개선, 교사전문성 신장, 학교교육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단위학교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의 지원활동을 기반으로 장학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와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교내 자율장학을 지원하는 장학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담임장학활동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해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경기도 교육지원청 소속 교육전문직원 및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전문직원은 131명, 교원 2,764명(초 1,427명, 중 814명, 고 5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교원의 응답이 61.9%로 나타났다. 학교가 요청하는 장학의 주된 안건이 교육과정 운영, 수업 및 학생생활지도 등과 관련된 내용보다는 시설 정비 및 확충, 예산 등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학교 요구사항에 대한 해결 정도가 낮아 담임장학이 학교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은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담당장학사가 자주 교체되는 교육지원청의 경우, 장학이 학교에 대한 이해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교원들은 장학이 교육지원청 또는 관리자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장학활동의 일정을 학교와 조율하기는 하지만 이미 정해진 기간 내에서 날짜를 선택하고, 학교 방문 간담회 방식으로 이루어져 학교의 의견수렴을 토대로 장학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지 않았다. 장학의 주제 선정, 참여 구성원 결정 등 장학 관련 의사결정 과정 역시 주로 관리자(교감·교장) 중심으로 이루어져 관리자를 제외한 일반교사들의 장학 불필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에 대한 교원의 만족도 역시 일반교사가 34.8%, 보직교사가 42.7%, 관리자가 65.1%로 나타나 관리자 집단에서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장학사들은 장학활동이 일반행정직과 구분되는 장학사 본연의 업무로 인식하고 있었다. 장학을 수행함으로써 학교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를 지역교육을 위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보았다. 일부 장학사는 장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수업컨설팅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장학활동 중에 수업참관 등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A 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는 학교에 장학을 나갔다가 “장학사가 왜 수업을 보러 왔나요?”라며 학교로부터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교원에게 장학사와의 협력적 관계를 묻는 문항에 77.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과거에 비해 장학사와 비교적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응답이 있었지만, 여전히 장학사는 부담스러운 존재, 장학은 외부인에 의한 관리·감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장학이 학교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 장학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장학활동 수행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장학에 깊이 있게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규모가 큰 교육지원청은 초등 장학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교가 20교 정도에 달한다. 특히 초등 장학사는 중등에 비해 평균 1.5배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현황 파악에 대한 전문성으로 이어져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장학사의 학교현황에 대한 파악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국민 신문고를 비롯한 민원업무 등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장학을 우선순위에 놓기 어렵다고 하였다. 이와 더불어 최근 장학의 주 내용이 학교의 민원해결 비중이 큰 만큼 장학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교의 모든 민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학이 학교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장학에 대한 학교현장의 만족도가 낮은 것과 같은 맥락이며 장학이 학교의 민원이나 일반적인 학교운영에 치우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담임장학이 폐지되던 10여년 전, 학교현장이 부담스러워하는 장학을 학교가 요구하는 장학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장학의 명칭도 바뀌고, 형태도 바뀌었지만 장학은 여전히 학교현장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장학을 수행하는 장학사를 부담스러운 외부인으로 바라보고 있다. 혹시라도 학교의 내부 문제를 교육지원청에 전달하게 되어 불편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고 염려스럽게 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교육지원청 장학의 목적은 학교 자율장학을 지원하여 단위학교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현장도, 교육지원청도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교 안에서는 전문적학습공동체 등을 통한 자율적 역량 강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장학이 교육지원청, 관리자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단위학교를 지원하는 장학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장학시기나 운영방법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 장학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교육전문직원의 업무 재구조화나 경감 및 학교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수준의 교육전문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아울러 필요하다.
장학의 위기 장학이 외롭다. 언제부터인가 학교평가·수업평가·교원능력평가가 위세를 떨치더니 ‘장학’이란 용어가 안 보이기 시작하고, 멘토링과 컨설팅과 코칭이 서로 자리다툼을 하기 시작했다(천세영, 2018). 물론 학교현장에서 장학이 부담스러운 존재로 취급을 받아온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처럼 그 존재 의미를 찾기 힘든 경우도 드물다. 장학(supervision)은 어원적으로 super와 vision의 합성어로 ‘우수한 사람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감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inspection(사찰 혹은 점검)은 in과 spect의 합성어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장학은 어원상 교육활동을 감시·감독하는 형태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inspection에 가까운 시학(視學)·교학(敎學)·독학(督學) 등을 사용하다가,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을 받아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獎學)’을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가 사용한 장학은 주로 지도·조언의 의미였다. 다만 무엇을 지도·조언해 줄 것인가 하는 내용만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었을 뿐이다(이상갑, 2001: 9). 민주화와 자율화의 시대적 발전에 따라 오늘날 장학 개념은 크게 변모되었으며,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이윤식, 1999). 이렇다 보니 장학이 무엇이냐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명확한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주삼환, 20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학의 개념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요소를 찾아보자면 ‘교육활동의 개선’과 ‘지도·조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장학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해방 이후 우리 교육사에서 장학정책이 걸어온 길을 반성적으로 검토해보고, 장학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해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방 이후 장학정책의 변천 행정기관의 장학활동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일제는 조선총독부와 내무부 아래 교육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학무국을 두어 동화정책과 우민화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학무국(과)에 시학관(視學官)을 두고 교육 전반을 감독하였다. 이후 해방이 되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장학(獎學) 개념이 도입되고, 과거의 감독·통제에서 지도·조언으로 바뀌는 등 민주적인 장학행정이 시작되었다. 미군정은 학무국을 문교부로 개편하고 1946년 1월에 개편된 문교부 조직의 4실 7과 중·초등교육과와 중등교육과에 장학사를 1명씩 배치함으로써 일제의 시학(視學)이란 명칭을 대신하여 장학(獎學)이란 새로운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강영삼, 1997: 4). 이 시기 장학정책의 기본방향은 일본 식민지교육의 잔재를 청산하고 미국 민주주의 교육의 이념 보급과 민주주의 교육체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1950년대는 6.25 전쟁으로 인해 국방교육의 필요성과 전후 복구를 위한 생산교육·과학기술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다.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여 장학정책은 전후 흐트러진 사회분위기 일신을 위한 도의교육·반공교육·과학기술교육 등에 역점을 두었다. 전후 복구사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학방침의 전국 시달과 지도·조언 위주의 민주장학 개념 도입, 그리고 교육자치제 실시 등을 통해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장학에 한발 다가서게 되었다. 1960년대는 자력에 의한 경제건설·자주국방·자주외교를 통하여 후진국을 벗어나기 위한 의욕이 강한 시대였다. 이렇게 경제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교육을 통해 확산을 꾀하다 보니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교육의 본질이 침해되는 일이 많았다. 1968년 12월 5일에 국민교육헌장이 선포되었고, 그 이념은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장학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문교부 직제에 장학실이 신설되어 그 어느 시기보다 강력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장학정책이 실행력을 보이기도 하였다. 1970년대 장학의 핵심과제는 국민교육헌장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한국적인 교육이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에 일선 학교현장까지 침투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또 1972년에 단행된 10월 유신으로 일선 학교에까지 유신교육체제 확립을 시도했고, 전국적으로 번져갔던 새마을운동에 발맞춰 새마을교육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학정책은 결국 교육이 정권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 생산에 이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과 함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시기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이때는 ‘잘살아 보자’란 구호 아래 국가정책의 중점을 교육에 두고 많은 관심을 기울인 시기이기도 하다. 그 결과 교육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되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시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이상갑, 2001: 75). 1980년대 초에 출범한 제5공화국은 교육혁신을 국정지표로 내세운 후, 강력한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다분히 인위적이고 정치논리에 따른 급속한 개혁이어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1982년부터 시작된 장학방침의 폐지는 지방화 시대에 부응하고 다가올 교육자치 시대를 대비하는 조치로 평가될 수 있다. 교육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장학지도 방식도 종전의 지시·지도에서 상담·협의하는 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하는 등 장학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 문교부가 교육부로 개칭되고 장학실 폐지에 이어 장학 요원의 대폭 감축으로 장학정책은 혼돈과 취약상태를 보여 침체기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의 많은 분량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 지방화·자율화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1995년부터는 학교단위 책임운영제와 같은 학교장 자율권 확대 방침에 맞추어, 장학협의 또는 협의중심 장학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세계화·정보화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 학습자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고, 도덕성·사회성·정서 등 인성 및 창의성을 최대한 신장시키는 교육체제를 갖춤으로써 모든 학습자의 잠재능력이 최대한 계발되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장학도 이러한 교육개혁과 궤를 같이하면서 추진되었다. 또 1998년 3월 1일 발효된 「초·중등교육법」(제7조)에 ‘장학지도’ 항목을 설정하여, ‘교육부장관 및 교육감은 학교에 대하여 교육과정운영 및 교수·학습방법 등에 대한 장학지도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 후, 교육당국은 적발이나 문책위주의 장학활동을 지양하고, 협의나 대안 제시 등의 방향으로 장학방법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볼 때, 1990년대는 종래 행정적인 장학에서 학교현장 중심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장학으로 전환을 이루는 시기라 하겠다(이윤식, 1999, 2001). 2000년대 이후에는 장학이 학교현장을 더욱 중시하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장학이 교육행정기관 중심에서 학교중심의 장학으로, 주어지는 장학에서 함께하는 장학으로의 전환이 추구됐다. 종래의 교육청 주도의 종합장학이 사라지고, 학교현장의 조건과 요구를 반영하여 자율장학·요청장학·맞춤장학·컨설팅장학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 교육부는 ‘선진형 지역교육청 기능 및 조직개편’을 발표하였다. 교육청의 기능면에서는 관리·감독·규제업무 축소·이관, 지역청·본청 간 기능의 합리적 재배분, 학교·교육수요자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졌다. 조직면에서는 지역교육청을 ‘교육지원청’으로 변경하고, 그동안 시행되던 점검 위주의 장학을 축소하여, 지원 중심의 컨설팅장학을 도입하였다. 그동안 시·도교육청이 담당하던 일반고 대상 장학을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였다. 2012년에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에게 주어졌던 장학지도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제8조 장학지도)을 ‘교육감은 법 제7조에 따라 장학지도를 하는 경우 매 학년도 장학지도의 대상·절차·항목·방법 및 결과처리 등에 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장학지도 대상 학교에 미리 통보하여야 한다’로 규정했다. 학교중심의 장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법적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내일의 장학을 향하여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학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변화의 주요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장학의 초점(목적)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장학의 초점이 ‘학교조직 유지’에 맞추어져 있었다. 효과적인 학교조직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과거에는 장학의 평가적 기능이 중시됐다. 그러나 지금의 장학은 교육활동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교실현장에서 교사들의 수업향상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촉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민주적 장학을 지향하고 있다(이윤식·유양승, 2016).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능력개발을 강조하고, 일반장학에서 수업장학으로(거시에서 미시로의 접근)의 변화(주삼환 등, 2022: 479-480)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장학의 주체, 주관 기관이 변하고 있다. 교육부의 장학담당 조직의 변천으로 장학의 주관 기관이 교육부·교육청 중심의 행정적 장학에서 단위학교 중심의 장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전 교육청 주도의 종합장학·담임장학을 폐지하고, 학교현장 중심의 지원장학이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학교주도의 컨설팅장학 등장, 각 개인별 수업컨설팅 실시 등 교육행정기관 중심의 일방적인 장학이 아닌 학교중심·교사중심의 장학이 확대되고 있다. 셋째, 장학의 관점이 ‘역할(role)로서의 장학’에서 ‘과정(process)으로서의 장학’으로 변하고 있다. 역할로서의 장학은 장학을 누가 하는가?에 초점이 있으며, 장학을 제공하는 사람과 장학을 받는 사람의 상하관계가 전제된다. 이러한 장학에서 교사는 장학의 객체로서 피동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에 있게 된다. 반면 교사의 입장에서 보는 장학은 ‘주어지는 장학’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정(process)으로서의 장학은 장학을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이 있으며, 장학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협동관계가 전제된다. 이는 교사를 장학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만든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장학은 ‘함께하는 장학’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이윤식, 2001; 이윤식·유양승, 2016). 이러한 세 가지 특징으로부터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장학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 지향점을 장학의 목적·내용·방법이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제시하면서 글을 맺는다. 첫째, 장학의 목적을 교사의 발전에 두어야 한다. 학교나 교사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교사의 발전정도에 따라 다른 장학방법을 적용하고, 발전수준을 높여 나가도록 하여 교사의 발전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 장학(developmental supervision)을 추구해야 한다.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하게 하여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자는 ‘인간자원 장학’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교사를 부려 먹자는 과거의 접근(인간관계 장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주삼환 등, 2022: 480). 둘째, 장학의 주요 내용을 수업장학에 두어야 한다. 장학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이론(異論)이 있지만, 학교가 왜 존재하는가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장학의 본질이 수업개선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학은 교사로 하여금 잘 가르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학교와 교사가 존재하지 않고 가르치는 일이 없다면 장학이라는 말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이다(주삼환 등, 2022: 476). 장학론의 발달사는 결국 교사의 수업개선을 위한 제도의 전개 과정일 것이다(천세영, 2019) 셋째, 장학의 초점이 교사의 수업전문성 신장에 있다면, 그 방법으로는 장학의 개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학생에게 개별학습, 개별화수업이 바람직하다면, 교사의 실질적 수업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개별화 장학(individualized supervision)이 필요하다. 이는 교사를 집단으로 묶어두지 않으려는 민주장학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 한다(주삼환 등, 2022: 481). 현실적으로 모든 교사를 위한 완전한 개별화 장학이 어렵기에, 몇 가지 장학의 대안 중에서 각 교사에게 맞는 장학을 선택하게 하는 선택적 장학도 이런 방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