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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1일 오후 수원시 신중년인생이모작지원센터(이하 센터)를 방문하였다. 센터의 위치는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다. 더 찾기 쉽게 말하면 1번 국도 바로 옆 시청사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s://suwon5060.or.kr 빌딩 입구 1층에서 맞아주는 배너 현수막을 보았다. ‘수원시 신중년의 보람된 인생 이모작을 위한 든든한 파트너-수원시 신중년인생이모작지원센터’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곳에서 하는 일은 신중년 맞춤 일자리 상담, 인생 재설계교육 프로그램,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신중년 동아리 지원 등임을 알 수 있었다. 센터가 있는 3층에 올라가니 이영희 센터장과 사업운영팀 김경례 PM(Project Manager)이반가이 맞아준다. 회의실로 들어갔다. 탁자 위에는 센터의 홍보 자료 및 프로그램 등 6종의 자료가 놓여 있었다. 새로운 시작 제2의 인생을 위한 든든한 파트너, 수원시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사업,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신중년 커뮤니티, 일자리 상담 신청 리플렛, 2024년 여름학기와 2학기 프로그램, 신중년을 위한 명사 강연 홍보물이 다. 센터의 설립 배경이 궁금했다. 센터는 은퇴 전후에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증가로 인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신중년 세대의 인생이모작 지원을 위해 2019년 10월 개관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만 50~64세의 신중년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성공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활동들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의 조직은 사업운영팀과 일활동지원팀인데 올해 2명의 인력을 보강, 총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신중년, 요즘은 기대수명이 늘어나 100세 시대라고 불린다. 늘어난 노년기만큼 50~64세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세대다. 수명연장으로 노부모를 봉양해야 하고, 성인자녀에 대한 지원을 동시에 부담하는 세대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신중년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신중년은 본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고민과 관심거리가 각각 다르다. 김 팀장은 신중년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 잘 적응하고 배움과 성장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센터의2025년 올해 주요사업은 크게 교육, 사회공헌, 커뮤니티, 신중년 강사활동, 일자리 상담, 생애설계 상담 등으로 나눌 수 있다.▲신중년의 직업 역량강화 및 사회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다양한 교육운영▲사회공헌은 경력이음 일자리에 참여하여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강사인력풀을 운영하여 신중년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평생교육기관과 연결▲커뮤니티는 비영리단체로 조직화할 수 있도록 설립지원▲일자리상담, 홈페이지를 통한 신중년 인력뱅크를 운영해 구직자와 구인업체 매칭활성화 등이다. 신중년이 센터의 도움을 받고자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센터의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하거나 카카오톡 친구맺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블로그에서도 센터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전화 상담(031-217-5060~2)도 가능하다. 수원시 신중년(센터 회원 다수)이 센터에 바라는 내용은 무엇일까?또 이에 대한 센터의 입장을 물었다. 김 PM은 회원들이 센터에 바라는 점은 매우 다양하다고 한다. 직업역량 강화와 생애설계를 위해 다양한 교육을 원한다고 한다. 센터는 일자리, 사회공헌활동, 자원봉사활동, 커뮤니티 활동, 강사 활동 등 신중년의 다양한 욕구에 대해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마침 센터를 20대 후반 아들과 함께 찾은 정○○(58) 씨를 만났다. 그는 “작년 4월 12주 동안의 교육을 받고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병원동행 매니저 역할을 알아보려고 상담차 이곳에 왔다”고 했다. 필자가 인터뷰 하는 동안 아들은 상담을 받고 있었다. 김 PM은 수원시민이면 누구라도 상담이 가능하다고 귀띔한다. 이영희 센터장이 바람은 “센터가 신중년 플랫폼 및 허브 역할을 충실히 하여 신중년이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신중년의 사회참여를 촉진하여 수원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기하는 것이다”라며 “수원시 신중년들이 신중년센터에서 인생이모작을 착실히 준비하여 보람된 제2인생을 영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수원 신중년에 대한 새해 인사로 “저출산·고령화사회에서 신중년의 사회적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 5060세대는 사회에서 물러나는 세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 경제를 주도하고 나아가 새로운 트랜드를 만드는 세대”라며 “수원시 신중년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신중년에게 언제나 마음 편한 공간이자 제2인생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사진)를 주재하고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과 분담하는 규정의 기한을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는 고교 운영이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항으로 교부금 등 지방교육재정 내에서 이뤄지는 것을 타당하게 여겨 이같이 보고했다. 고교 무상교육 비용 최근 지방교육재정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지방교육재정 내에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국가가 교육청 등과 분담하는 규정을 4년간(2020~2024) 한시적으로 도입한 당시에는 국정과제로 추진되던 상황이었던 데다 지방교육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지금은 4년 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또한 개정안 시행 시 예비비에서 비용을 부담하도록 2025년 예산안이 가결되긴 했으나, 전년 대비 6000억 원이 감액된 1조6000억 원의 예비비 중 0.9조 원 이상을 고교 무상교육에 사용할 경우 재난·재해 복구지원, 전염병 대응, 복지지출 부족액 등 긴급‧중대한 수요에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우려도 이 같은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교육부는 이번 거부권 행사에도 고교 무상교육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교 학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여부와는 관계없이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생과 보호자로부터 받을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권한대행은 “무상교육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고, 더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며 “입법 과정에서 더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 국가 비용 분담 3년 연장 및 분담 비율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대안이 제시됐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정된 재원 여건하에서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 운용을 위해서는 지방 교육재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국가가 과도하게 추가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 운용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는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한국교총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9일 단 한 번의 악성 민원도 교권침해로 규정하도록 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두 번째 입법활동이다. 지난해 12월 당선된 강 회장은 아동학대처벌법과 교위지위법 개정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아동학대범죄를 신속히 수사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제24조)하고 있어 경찰의 무혐의 판단에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수사가 장기화되면 교원은 심신이 황폐화되고, 법률비용까지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현실적 부작용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또 사법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교원의 공백으로 인한 다수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되는 일이 발생해 개선 필요성이 지적돼 왔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그동안 “학부모 등의 해코지성 ‘아니면 말고식’ 아동학대 신고를 한 번만 당해도 교원은 2중 3중으로 조사와 수사를 받으며 자존감이 무너지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식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며 “교원에게 가혹한 부담을 지우는 법 조항은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강 회장은 “2중조사의 폐해를 해소하고자 2021년 검경수사권이 조정돼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됐고, 교권 5법 개정으로 교육감의 아동학대 신고 관련 의견 제출과 수사에 참고 하는 것이 의무화됐다”며 “그럼에도 무혐의 종결된 사안까지 검사에 송치하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이 무혐의 판단한 아동학대 신고 사안은 검사에 불송치 종결해야 한다”며 “교원과 다수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여야가 협력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다음은 1996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건축학개론」의 대사이다. 지금 자기가 사는 동네를 여행해 보는 거야. 평소에 그냥 무심코 지나치던 동네 골목들 길들, 건물들. 이런 걸 한번 자세히 관찰하면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보세요. 자기가 살고 있는 것에 애정을 가지고 이해를 하는 것, 그것이 건축학개론의 시작입니다. "'정릉'이 누구의 '릉'이냐"라는 교수의 질문에 여 주인공이 "정조? 정종? 정약용?"이라고 대답하자 다른 학생들은 웃는다. 하지만 정릉이 실제 누구의 릉인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릉(貞陵)은 태조 이성계의 계비(繼妃) 신덕왕후(神德王后) 강씨의 능이다. 신덕왕후를 총애했던 이성계가 경복궁 인근인 정동(貞洞)에 두었으나 태종 이방원이 1409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사적 제208호로 지정되어 있다. 태종이방원은 이성계를 꼬드겨 이복동생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하게 한 계모 신덕왕후를 싫어하였으며, 신덕왕후 역시 방원을 경계하였다. 신덕왕후가 사망한 후, 결국 이방원은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정도전을 잡아두고 이복동생이방번과이방석을 붙잡아 죽였다. 이후이방원이 왕위에 오르면서 신덕왕후를 비롯한 외척에 대한 경계심을 버리지 못해 결국 정동에 있던 능을 지금의 정릉동으로 강제 이장시키고 능에서 묘로 격하하며 심지어 정릉에 있던 석물들을청계천다리 공사에 쓰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청계천광통교밑을 지나가다 보면 광통교 돌다리나 벽돌에 화려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돌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바로정릉에 있던 석물들이다. 그리고 이 돌들을 보면 제대로 놓은 게 아니라 아예 뒤집힌 채 끼워진 돌들도 볼 수 있다. 조선이 사라진 후인 오늘날까지도신덕왕후와태종의 악연을 제대로 보여주는 건축물이다(위키백과). 길음동에서 북악터널 방면으로 가다가 숭덕초등학교 앞쪽에서 좌회전, 아리랑시장을 지나면 정릉에 갈 수 있다. 정릉은 주택가 깊숙한 곳에 위치해있다. 승용차로 가기에는 매우 불편하다. 정릉 입구에 주차할 공간도 거의없다. 필자가 정릉동의 청덕초등학교를 다닐 때 거의 매년 정릉으로 소풍을 왔다. 지금은 현장체험학습을 대부분 전세버스로 이동하지만 당시에는 모두 걸어서 이동하거나 기껏해야 시내버스를 타야했다. 아무래도 초등학생들이라 학교에서는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소풍을 갔을 것이다. 그 많은 학생이 줄을 지어 이동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정릉은 이때 왔던 곳이다. 이후 정릉에 대해서 들었던 기억은 없었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이 개봉되었다.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제의 이 영화는 당시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에서 주 무대가 되었던 곳이 바로 정릉과 정릉동이다. 어릴적 추억을 소환하는 장면들이 가슴에 들어왔다.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영화속에서 보았던 정릉동이 너무 반갑고 신기하기만 했었다. 영화 속 '정릉동(貞陵洞)' 천천히 톺아보기 영화 속 서연(배수지 扮)이 서울 지도에 빨간색으로 줄을 긋는다. 정릉에서 서쪽으로 북악터널을 넘으면 서대문으로 이어진다. 멀게만 느껴졌던 신촌이 바로 앞이다. 국민대학교를 지난다. 영화 속 정릉은 단순히 주인공 '승민'(이제훈 扮)이 사는 곳이 아니다. 여주인공 '서연'과 함께 사는 곳이자 첫사랑과의 소중한 인연이 시작된 동네이다.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승민은 서연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보게 된다. 정릉동(貞陵洞)은 원래 사을한리(沙乙閑里)라 했는데 우리말 '살한이'를 한자음으로 옮긴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곳에 신덕왕후의 정릉으로 인해 '정릉동'이라는 지명이 생겨나게 되었다. 정릉 1~4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근에 국민대학교와 서경대학교가 있다. 경전철 우이신설선정릉역,북한산보국문역이 있다. 특히, 정릉 4동 중에서도 북한산과 인접한 지역을 ‘청수동(淸水洞)’이라고 하였는데, 이는정릉천물이 맑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라 한다(위키백과). 이 청수동에는 1910년대에 ‘청수장(淸水莊)’이라는 일본인의 별장이 세워졌고, 그 건물은 한국전쟁 이후 동명의요정으로 쓰이다가 2001년부터는 외형만 보존하여북한산국립공원 탐방 안내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러한 유래로 이 지역은 지금도 ‘청수장’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필자의 기억으로도 1980년대 정릉 4동의 버스 정류장 종점의 이름이 '청수장'이었다. 북한산 등반이 이루어지는 입구쪽이었다. 유명했던 '산장아파트'가 있던 곳이다. 정릉동은 서민의 마을이다. 1980년대, 필자를 포함한 정릉동의 주민은 그다지 여유로운 삶을 이루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도 정릉동은 개발이 덜 되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많다. 유튜브에서 정릉을 검색하면 주로 오래된 집과 좁은 골목길들이 나온다. 정릉동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 없기를 바란다. 옛 마을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한다는 의미이고 필자는 고층 건물이 즐비한 복잡한 곳보다 이런 곳이 훨씬 그립고 또 계속 머물고 싶다. 1969년에 건축되어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불린 정릉 스카이아파트가 정릉의 대표적인 오래된 건물이다. ‘배밭골(또는 배바윗골)’에 있었으며 2017년에 철거되었다. 필자가 졸업한 중학교의 맞은편 일명 ‘배밭골’이라 칭하던 마을에 있었다. 국민대학교 건너편의 인근에 있는 이 ‘배밭골’은 1990년대에도 시골 마을을 연상케 했다. 정릉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주 도로 건너편 북악산 기슭에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집들이 예전 시골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선술집이나 당구장, 음식점의이용 가격이다른 지역에 비해서저렴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빈약했던 대학생들이 자주 놀던 곳이었다. 필자도 가끔 갔었는데 당시 서울 중심가의 물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놀란 적이 있다. 단, 정릉동에서도 변두리에 있어 한참을 걸어야 했고 시설이 노후했기때문에 자주 이용하지는 못했다. 다시 찾은 북한산 앞자락의능마을 '정릉동', 그리고 '배밭골', '정릉시장' 2025년 1월에 다시 찾은정릉시장과 ‘배밭골(배바윗골)’은 또 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겨울답지 않게 따듯한 날씨였다. 서울 시내 대부분이 마찬가지겠지만, 이 곳 정릉동도 주차하기가너무 힘들었다. 최대한 정릉시장쪽에 가깝게 주차하고자 몇 번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배밭골 인근의 좁고 경사진 공영주차장에 간신히 주차할 수 있었다. 급격하게 경사진 언덕에 차를 두는 일은 쉽지 않다. 몇 번이나사이드브레이크를 확인했다. 배밭골은 내 기억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차도의 편의점과 식당의 간판이 새로 생긴 것을 제외하고는 주택가의 모습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있었다. 낡아버린 시멘트 구조물, 색이 바랜 간판들 등등, 새롭게 덧댄 구조물 뒤에 은근히 숨어있는 옛 간판과 건물의 모습들이 가려진 듯 숨어있었다. 촘촘히 하늘을 덮은 전깃줄 사이로 ‘배밭골’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자그만 주택들이 촘촘하게 자리잡고도로는넓지 않아서인지 전깃줄이 하늘을 가득 덮은 듯이 빼곡하다. 언덕 위편으로 오래된 주택들이 끝없이 보인다. 경사가 심해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뒤편에는 야트막한 북악산이보였다. 횡단보도를건너려는데보도에 연탄재를 뿌린 모습이 보였다. 일단 연탄을 사용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고, 요즘 많이 쓰는 염화칼슘을 연탄재로 대신한 것도 추억의 한 모습이었다. 신기했다. 국민대학교 방면 배밭골의 끝자락에는산을 등지고 절이나 사당이 많이 있었다. 신당(神堂)인 듯 하다. 이렇게 작은 지역에 10여 개 이상되는 신당이나 절의 간판이 보였다.이곳이 사람의 왕래가 적고 조용한 곳이긴 하나보다. 그리운 모교(母校)와 옛 집을 찾아추억 되살리기 배밭골에서 큰 도로를 건너면 바로 앞에 필자가 졸업했던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가 있다. 청덕초등학교는 중학교에서 언덕 위쪽으로 더 올라가야한다. 그래서 큰 길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무언가에 이끌리다시피 정문을 통해중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예전(약 40년 전) 학생일때 등교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학교 운동장도, 교실이 있던 건물도 1980년의 모습으로 바뀌어 보였다. 어린 친구들이 저만치서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그리고 빨간색 체육복을 입은 내가 커다란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바로 엊그제처럼 느껴진다. 필자가 다니던 때에는 '고려중학교'라는 이름이었으나 후에 지금의 이름으로 교명이 변경되었다. 예전 자신이 살았던 마을이나 졸업한 학교에 가면 마치 그때 함께 지내던 친구나 이웃주민을 만날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자연스레 모교의 건물로 발길이 닿았다. 아침이면 헐레벌떡 뛰다시피 등교하던 골목길과 학교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던 언덕길, 그리고 체육시간이면 공을 차고 노닐던 자그마한 운동장,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누군가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혹시 정릉동에 오래전부터 살았느냐고 나도 모르게 물어볼 뻔했다. 정릉시장, 삶이 향기들이흥건히 묻어나던 곳 정릉시장은 학창시절, 거의 매일 지나다녔던 곳이다. 빽빽한 골목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했다. 집에서 10여 분은 걸어서 가야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먼 거리는 아니었다. 필자의 집은 고려중학교와 정릉시장의 사이에 있었다. 중학교 후문으로 나와 빼곡한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사이사이로 미로를 찾듯지난 후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정릉 4동 쪽에 사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우리집은 정릉 3동이라 비교적 학교와는 가까웠다.친구들이 우리집 골목을 지나야 자신의 집쪽으로 갈 수 있었다. 덕분에 친한 친구들이 우리집에 자주와서 놀곤했었다.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서 가다 보면 '정릉슈퍼'가 보이고 복잡한 시장 골목을 쭉 따라가면 정릉시장이 나온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이곳을 지나가야 한다. 버스정류장까지는 거의 20분 정도를 걸어야했다. 지금은 교통이 불편하다고 난리겠지만 그 당시는 그냥 걷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헌책방과 문구점, 레코드점, 전자오락실, 방앗간 등이 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현재는 간판이 그대로 걸려있는 상점도 있었다. 빛바랜 간판의 색깔과 지금은 쓰지 않는 글씨체로 써 있는 글자가 시간의 흐름을 증명이라도 하듯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당시 시내버스 1번, 2번, 5번, 8번 버스의 종점이 정릉이었다. 1번은 강남 방향, 5번은 종로, 8번은 신촌 쪽을 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상위숫자 버스의 대부분이 정릉의 청수장(북한산 입구)에서 출발하거나 정릉을 지나다녔다. 이것마저 나름 우리들의 자랑거리였다. '건축학개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정릉 독서실, 남자 배우들이 소주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포장마차는 영락없는 정릉의 달동네 골목의 모습이다. 승민의 어머니가 순대국을 팔던 정릉시장. 내가 하교길 항상 지나다니던 길, 그들(승민과 서연)이 함께 꽃을 키우던 한옥은 모두가 정릉시장 부근에 있던 장소들이다. 특히 한옥은 친한 친구가 살고 있어자주 놀러 갔었다. 봉국사 입구에서건너 편 쪽에있던 정릉천은 깨끗한 하천으로 바뀌어 있었다. 지난 여름,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오리들이 노닐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지금은 잘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시커먼 하수가 흐르던 개천이었다. 여름철에는 냄새가 많이 났다. 필자는 정릉동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했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학창시절을 고스란히 이곳에서 보냈다. 고향이나 다름없다. 애정이 깊다. 건축학개론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반가웠다. 한참 후에 알게 되었지만 영화 속 정릉동은 실제 정릉동이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는 실제 정릉에서 촬영했다고 착각한 채로 보았다. 정릉동은 길음동과 돈암동과 접해있다.대학생 시절, 서초동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4호선 돈암(성신여대입구)까지 버스로 나와서 갈아타야했다. 길음역도 있었지만 정릉보다 북쪽에 있어 시내와 멀어지는 느낌이라 대부분 사람들이 돈암동 성신여대입구 지하철역으로 가서 환승했다. 사실 길음역에 가는 버스도거의 없었다. 지금도 정릉동에서 지하철을 타려면 같은 방법을 써야 한다. 교통이 불편하다. 그래도 경전철이 있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한다. 길음동에서 바로 이어지는 곳이 정릉1동이며 지금의 서경대학교가 있는 높은 지역이 정릉4동이다. 필자는 국민대학교 쪽인 정릉 3동에 살았었다. 정릉 1, 2동은 길음동과 돈암동에 접해있고 북악스카이웨이와 아리랑고개가 있다. 건축학개론에는 정릉에서 사진을 찍다가 두 주인공이 만나는 모습이 나온다. 정릉은 돈암동과 이어지는 아리랑고개에 위치한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가거나 사생(미술)대회를 했던 곳이다. 그런데 정릉에 오래 살았던 필자 조차 정릉이 누구의 능인지 영화를 볼때까지도 몰랐다. 하물며 정릉에 살지도 않은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동방주택'은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인근에 있던 연립주택이었다. 앞쪽에 너른 터가 있어 마을버스 종점으로 이용되었다. 길음동 쪽에서 올라오는 마을버스는 동방주택 정류장까지 운행되었다.고등학교 동창들이 이 버스로 학교 앞까지 이동했다. 고등학교는 더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동방주택까지 와서도 다시 한참을 걸어서 올라가야만 했다. 산꼭대기에 학교가 있었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지금의 서경대학교. 당시 국제대학교 야간대학이 우리 학교 건물을 함께 썼다. 야간대학이라 저녁 6시에 학생들이 등교했다. 우리와는 잘 만날 일은 없었다. 내가 졸업하고 이듬해 내 모교는 목동으로 이전했고 현재는 그 건물을 모두 서경대학교에서 사용한다.정릉동에서 30년 이상을 거주하시다 최근에 작고하신 신경림(申庚林, 1936~2024) 시인은 정릉에 대해서 이렇게 노래했다.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 시장까지 신경림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이것이 어머니가 서른 해 동안 서울 살면서 오간 길이다. 약방에 들러 소화제를 사고 떡집을 지나다가 잠깐 다리쉼을 하고 동향인 언덕바지 방앗간 주인과 고향 소식을 주고받다가, 마지막엔 동태만을 파는 좌판 할머니한테 들른다. (중략) 나는 나 혼자만 너무 많은 것을 보는 것을 죄스러워했다. 하지만 일흔이 훨씬 넘어 어머니가 다니던 그 길을 걸으면서, 약방도 떡집도 방앗간도 동태 좌판도 없어진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걸으면서, 마을길도 신작로도 개울도 없어진 고향집에서 언덕밭까지의 길을 내려다보면서, (후략) - 신경림시집 『사진관집 이층』 2014 '건축학개론' 속의 정릉동, 추억 가득한 골목 앞서 말했지만, 정릉동은 나에겐 고향 같은 곳이다. 나의 유소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 가족이 서울로 들어오면서 처음 자리 잡았던 곳이다. 비록 가난했지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다. 친한 친구가 최근까지도 정릉동에 살아서 가끔 그곳을 들르곤 했다. 서대문 쪽에 사는 친동생은 주말에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면 북악터널을 넘어 예전 살던 정릉동의 집 앞에 가본다고 했다. 비록 그때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릉동은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의 장소이다. 현재 속의 과거, 세월이 비껴간 곳 정릉! 영화 「건축학개론」을 볼 때면 더욱 더 정릉동이 생각난다.
교육부는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2025년 계약정원·학과 동계 정기 직무연수’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수는 올해부터 대학 재정지원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지자체는 대학과 협력적 동반 관계를 구축하는 '라이즈'(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Education)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계약정원·학과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계약정원·학과 운영 대학 관계자와 지역 '라이즈' 센터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계약학과’는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맺고 학생 선발 과정부터 교육과정 설계까지 협업하는 제도이다. ‘계약정원’은 기존의 계약학과 제도를 개선하여 2023년 도입된 것으로 새로운 학과를 설치하지 않고도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체결하여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계약정원·학과 활성화 유공자에 대한 표창 시상식과 함께 수상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유공 표창을 수상한 대구대학교의 경우 대구·경북 기업과 협력해 계약학과를 운영하며 지역 기업에 채용을 연계하는 동시에 산학 공동 연구를 통해 연구개발(RD) 역량 배양에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웨어용 재활용 전도·신축성 복합사 개발에 관한 연구’로 한국산업정보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자가 나왔다. 라이즈 체계 내에서 계약정원·학과가 지역 산업계가 원하는 지역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현장 안착을 강화하기 위한 소통의 장도 열릴 전망이다. 교육부가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인 ‘인재 파이프라인’(Talent Pipeline) 모델의 확산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대학과 지역의 중소(견)기업이 대학 교육과정 설계-운영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졸업생 채용 단계까지 함께 협력해 지역 산업계가 원하는 지역 정주형 인재가 양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뜻한다. 윤소영 지역인재정책관은 “그동안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지원해 온 계약학과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이 선발 과정부터 교육과정 설계까지 협업해 대학 입학부터 졸업생의 채용까지 체계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인재 파이프라인’ 모델을 확산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경기교총(회장 이상호·사진 오른쪽)은 ㈜울릉크루즈(대표이사 조현덕)와 9일 ‘교원 복지 증진 및 힐링 여가활동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경기교총은 회원 및 가족 대상 복지를 확대하고, 힐링 여가 활동을 통한 교원 사기 증진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혜택은 교총 회원 및 가족이 울릉크루즈 이용 시 주중/비수기 20% 할인, 주말/공휴일 10% 할인 적용, 경기교총 주관 독도 주관 행사 시 특별 할인 혜택 제공 등이다. 이상호 회장은 “교총 회원 복지증진과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협약을 맺게 돼 감사하다”며 “교원 사기 진작 및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교총(회장 손영완·사진 왼쪽)은 광주CS관광호텔(대표 이계선)과 9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교총 회원 복지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호텔 이용 시 연중 할인 혜택과 조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손영완 회장은 “회원 복지 뿐만 아니라 여가·레저 생활 증진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시골집 부엌은 100년이란 시간의 저장고이며 어머니의 기도가 있는 곳이다. 설을 앞두고 잘 찾지 않던 시골집을 찾았다. 페인트가 벗겨져 녹슨철 대문엔 시간이 멈춰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푸석푸석한 흙 마당에 발자국이 드러난다. 마치 달나라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찍은 셈 같다. 이 마당은 타작도 하고 곡식도 말리고 때로는 구슬치기하는 유년의 놀이터였다. 고개를 들어 지붕을 본다. 빛바랜 주황색 슬레이트 지붕엔 뒤란 대숲을 스친 골바람, 새소리만 미끄러진다. 인적이 머문 지 오래된 집은 기운을 잃어가고 있다. 삐거덕, 비명을 지르는 마찰음과 함께 가난한 시간이 늙어서 들어찬 두 짝의 정지문을 연다. 침침한 실내는 눅눅한 이끼 냄새와 적막이 흐른다. 투사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결연한 의지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신 어머니의 모습은 없다. 대신 거미줄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음산함과 입 벌린 아궁이에서 나오는 죽은 재 냄새, 식은 반찬 모여있는 찬장에서 기억되는 시큼한 김치 냄새뿐이다. 세월의 더께를 쓴 부엌은 조리와 난방이라는 제 기능을 잃어버리고 창고가 되고 말았다. 시간을 거슬러 본다. 유년의 부엌은 눈물 콧물도 있고 먹거리와 어머니의 기도가 스며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따뜻함이 생각난다. 겨울철 하루는 참 무료했다. 하지만 짧은 낮 솰그랑하는 가마솥 뚜껑 소리가 울리면 쪼르르 부엌으로 달려가 어머니께서 아궁이에 불 지피는 것을 도우며 부지깽이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함석 물동이로 우물에서 이고 온 물을 가마솥에 갸웃이 부리면 아늑하게 움푹 팬 아궁이 앞에 짚방석 깔고 앉아 솔가리를 밀어 넣는다. 통 성냥 한 개비 뽑아 불당기면 푸른 기운 머금고 뽀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톡톡 타닥 바늘잎 터지며 쌉싸한 상큼한 솔향이 터진다. 하지만 청솔가지를 아궁이에 넣을 때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꽁무니를 뺀다. 굴뚝이 역할을 하지 못해 불길이 부엌 쪽으로 역류하며 나오는 연기는 눈물 콧물 범벅을 만든다. 이런 매캐한 청솔가지 연기가 가슴 앞섶에 스며도 눈 깜짝이며 지우던 눈가의 물기, 어머니는 수심의 빛 눈썹 끝에 서린 재처럼 고생을 가라앉히며 긴 한숨 내쉬셨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옛 맛이 스며있다. 70년대 가난한 시절엔 구호 물품 밀가루가 주된 식량이었다. 칼국수를 만드는 날에는 신이 났다.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방석처럼 밀고 밀가루로 덧칠하여 접어서 칼질하는 어머니는 한석봉어머니보다 더 잘 썰어 내셨다. 엄마 조금만 조금만 하며 결국은 큰 국수 꼬랭이를 얻어서 솔가리 잿불을 앞으로 조금 꺼내 얹으면 금세 살아서 꿈틀꿈틀 부풀어 올랐다. 수포 끝이 노릇하게 구워지는 것은 잠시뿐, 구운 밀가루 빵은 요즘 빵에 비교할 수 없이 맛있었다. 그리고 여름철이면 말린 갈치를 구워 무침을 할 때면 어머니 옆에 보채고 앉아 있다. 그러면 아시는 듯 가시 없는 뱃살 부분을 죽 찢어 주신다. 나중에 가시 있는 부분은 아버지 상에 올라갔다. 그 맛은 구운 오징어도 따라오지 못한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애한이 있다. 모시 베 길쌈을 하셨던 어머니는 여름철이면 부엌 바닥에 앉아서 모시를 삼으셨다. 밖은 무더위지만 물동이가 있고 습도조절이 잘 되는 흙벽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곳이 시원해서 그러셨다. 모시를 삼으시면서 흥얼거리는 곡조에는 열여덟에 시집온 가난한 세월의 신세 한탄과 아픔이 녹아 있었다. 나중에는 엄마 그 소리 청승맞다며 듣기 싫다고 짜증까지 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런 부엌에도 웃음꽃이 필 때가 있으니, 그것은 명절이었다. 커다란 돌 세 덩이 가져다 부엌 바닥에 놓고 가마솥 뚜껑 거꾸로 놓고 그 밑에 불을 지펴 부쳐 먹는 부침개는 정말 맛이 있었다. 밀가루에 사카린을 넣은 하얀색 부침개는 언제나 아들인 내 몫이었다. 텅 빈 아궁이 세월의 때를 토해내듯 검게 그을린 부엌은 어머니의 사랑과 기원을 품고 있다. 지금도 가마솥 부근에는 조왕신께 물을 떠 올려놓는 흙으로 만든 원통의 턱이 있다. 조왕신은 가택신으로서 부엌과 불씨를 지키는 여신으로 각시나 할매라 일컫기도 한다. 이 조왕신은 가마솥 밥이 잘 익게 해 주고 누룽지도 만들어 주며 한겨울에 구들장에 엉덩이를 지질 수 있게 해 준다. 자식은 어머니의 훈장이다. 어머니는 희끄무레 날이 밝기 전 정지문도 없는 휑한 부엌 앞 가지런히 늘어선 장독 위에 정한수 한 그릇 담아 놓고 객지에 나간 자식의 안녕을 비셨다. 부엌의 조왕신 물그릇과 장독대 정한수 한 그릇에 담긴 어머니의 정성은 바다보다 더 넓고 깊다. 하지만 어머니 떠난 지금 부엌 옆 장독대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윤기는 찾을 길이 없다. 다만 자식을 향한 가슴에 피는 소망의 불꽃, 가난과 어려움을 사랑으로 녹이신 그 마음만 스며있다. 설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서걱거리는 뒤란의 대숲 바람과 문 앞 미나리꽝으로 샘물 넘쳐흐르던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가난을 계급장처럼 달고 다닌 그 시절 부엌은 가족을 지킨 어머니의 기도와 사람을 묵는 가족의 중심이었다. 부엌을 바라보면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와 가슴을 적신다. 어머니와 정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어머니를 택하겠다는 카뮈의 말에 공감이 간다. 어머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어머니였다. 부엌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단이었다. 설이 다가온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큰 행복이다. 요즈음 자식들은 고향집에 와서 컴퓨터나 핸드폰만 보고 간다고 하는 데 부모님 마음 한 번 훑고 가면 참 좋겠다. 어머니의 부엌은 영원히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의 강이다.
경북 점촌북초(학교장 하미경)은 6~11일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해외 교육 기관 방문 교류 사업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점촌북초가 참가한 경북글로벌교류단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여, 7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시의 호찌민시교육훈련국 소속 학교 4교(초 2교, 중 1교, 고 1교)를 방문해 다양한 교육과 문화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 교류는 경북교육청의 경북글로벌교류단 소속 교사 10명(점촌북초 교사 1명)과 학생 50명(점촌북초 학생 5명), 인솔 단 5명 등 총 65명이 참가하며, 호찌민시의 레반탐초등학교와 판땅루우고등학교 등을 방문해 청소년 동아리 교류 활동과 이주배경학생 부모나라 방문 교류 활동 등으로 구성된 일정을 진행했다. 주요 교류 내용으로는 베트남 현지 학교를 방문하여 양국 학생동아리 활동, 공동수업 진행, 상호 전통 놀이 체험 등으로 구성하여 학교 급별로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학생들의 밴드 공연과 K-Pop 공연, 점촌북초등학교(문경) 학생들의 한글캘리그라피 등에 관한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제기차기와 윷놀이, 나이 샵 등 양국의 전통 놀이를 함께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방문 교류에서는 호찌민시한국교육원과 대구은행 호찌민시지점, 똔득탕대학교 등을 방문하며 학생들에게 글로벌 진로 탐색 기회도 제공하였다. 하미경 교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국제적 안목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25년 경인교대 총동문회(회장 김정덕. 이하 총동문회) 신년하례회가 11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행정관 7층 컨벤션홀에서 동문 및 동문 교수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모교 김창원 총장, 총동문회 임원, 전임 회장단, 경기·인천·서울지역 임원, 김진춘 전 교육감 등이 참석하여 동문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 하례회는 식전공연, 개회 및 국민의례, 내빈 및 참석자 소개, 공로상 수여, 장학금과 동아리 지원금 전달, 회장 신년사, 내빈 축사, 신년 덕담, 회지 창간호 발간 경과보고, 교가 제창, 행운권 추첨, 오찬 순서로 진행됐다. 식전공연은 총동문회 박정현 예능국장의 진행으로 기타 반주에 맞추어 참가자 전원이 학창시절 애창곡이었던 ‘섬마을 선생님’, ‘아침이슬’,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20대 시절로 돌아가 학창시절을 추억했다. 송민영 수석부회장은 내빈 및 참석자 소개에서 인천사범 졸업생부터 4년제 경인교대 막내 동문까지 한 분 한 분 졸업기수와 성명을 소개해 동문의 긍지를 심어주었다. 참석자들은 소개되는 선후배 동문에게 환영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제27대 김정덕 회장은 신년사에서 “추운 날씨에도 참석해 주시어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우리 총동문회는 총동문체육대회, 동문 재회의 날, 신년하례회 등을 주관하면서 동문과 소통하고 모교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 왔다”며 “시대적 흐름에 맞게 소통하고 참여하며 화합하는 총동문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별히 이번 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 발간을 계기로 동문간의 소통과 참여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동문이자 모교 제8대 총장인 김창원 총장은 축사에서 “지금 나라가 어지럽지만 국가의 근본은 교육이다. 혼란을 지혜롭게 이겨낼 교사 양성에 힘쓰겠다”며 “올해도 심기일전, 대학의 역량을 키우고 내년 개교 8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교원양성대학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활동 우수 임원에 대한 공로상 수여, '제31회 동문재회의 날' 기념 500만 원 장학금 전달, 총동문회 3개 동아리에 대한 지원금 전달, 총동문회 발전기금 조성방안 발표가있었다. 총동문회는 이번 하례회에서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4×6배판. 칼라.277페이지) 500부를 배부했다. 회지 내용은 모교 및 총동문회 역사와 발자취, 2023∼2024 모교 및 총동문회 활동, 동문 인터뷰, 동문 이야기, 지금 교육현장은, 동문 활동 소식, 동문 문예 마당 등으로 구성했다. 동문회지는 e북으로도 발간, 총동문회 홈페이지에서 웹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교가 제창과 덕담나누기 행운권 추첨을 하고 선·후배간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날 신년하례회 진행은 총동문회 전윤경 사무총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뷔페 오찬으로 행사를 마치며 재회를 약속했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를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관련해, AIDT 발행사 일동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교과서 지위가 유지돼야 한다”며 “막대한 손해, 학생 피해 등 문제로 헌법소원 등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AIDT의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교육적, 법적, 경제적 문제와 미래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면서 “우리는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차등 없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미래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과서 지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행사들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의 엄격한 개발 가이드라인에 맞춰 질 좋은 AIDT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수백 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으나, AIDT의 법적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간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고스란히 손해로 돌아올 처지에 놓였다. 발행사들은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 문제, 소급입법 문제, 신뢰 보호 위반 문제, 에듀테크 업체들의 생존권 문제 등 교육적·법적·사회적 문제 요소가 있다”면서 “이에 대해 헌법소원, 행정소송 및 민사소송 등 법적 구제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교육부는 법 개정안의 재의요구가 14일 국무회의가 아닌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AIDT와 관련해 17일 국회 청문회도 예정돼 있는 만큼 국무회의에는 그 이후에 올라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국무회의가 취소되는 경우 임시 국무회의를 열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앞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 현장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법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재의요구를 하기로 고위 당정협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내와 함께 지난 12일 일요일 오전, 수원의 명산 광교산을 찾았다. 오랜만에 광교산 제9코스 파장동 항아리화장실 코스를 택했다. 이 일대 버스 종점 부근이 확 바뀌었다. 과거의 어수선한 모습은 볼 수 없다. 경기도 주민참여 예산을 받아 도로와 인도가 포장되고 넓어져 등산객을 맞이한다. 이에 걸맞게 주변의 식당도 산뜻하게 단장했다. 항아리화장실에서 약수암(藥水庵) 입구로 향했다. 길 따라 약 200m 가다가 좌측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처음 가는 길이다. 등산로는 누런 솔잎이 잔잔하게 깔려 있고 조용하다. 길 안내 표지를 보고 한참 올라가니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헬기장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늘 지나다니던 눈에 익은 연수원 갈림길이다. 등산객들이 보인다. 부부 등산객, 친구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이 50대 이상 신중년이다. 조금 가다가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5m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텐트를 보았다. 맨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 추운 날씨에 누가 비박을 하나? 동계 체력 강화훈련?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8도라는데….’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발견한 것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작은 삼각형 황토색 텐트, 바람막이 비닐과 지붕(플라이). 주위에는 고양이 밥그릇과 물그릇. 소나무에 매달린 고양이 사료가 담긴 3개의 병 등이다. 밥그릇은 텅 비어 있고 물은 꽁꽁 얼어 있었다. 또 수원시에서 만든 ‘길고양이와 시민을 위한 안내문’ 홍보물과 이 천막을 설치한 사람이 붙였을 것으로 보이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거기에는 “여기 있는 아이는 착하고 순한 아이예요. 밥 주는 사람이 있으니 잡아가지 마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제 상황 파악이 끝났다. 이곳은 광교산 길고양이 숙소다. 식사 장소도 된다. 겨울철 추위 이겨내라고 텐트를 쳐 놓은 것이다. 찬바람 막으려고 바람막이를 해 놓았다. 우천 시를 대비해 플라이도 매달았다.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니 네 겹이다. 땅에서 찬 기운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 밥그릇이 비어 있으면 사료를 주라고 주위 나무에 사료 세 병을 꽉 채워 매달아 놓았다. 이것을 설치한 분의 동물 사랑의 마음, 생명 존중의 마음, 그 아름다운 마음이 내게 전해져 온다. 감동의 물결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밥그릇은 텅 비어 있고 물그릇에 담긴 물이 영하 날씨에 꽁꽁 얼어붙었다. 학교 스카우트 지도자 출신인 필자다. 밥그릇에 담긴 낙엽을 치우고 사료를 갖다 부었다. 펄럭이는 바람막이는 고사목으로 눌러 고정시켰다. 텐트를 누르고 있는 얼음은 치웠다. 텐트 속 바닥 지저분한 흙을 털어내고 솔잎을 제거했다. 길고양이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영역동물이다. 길고양이는 도시생태계의 일원이다. 즉, 우리 인간과공존관계다. 야생성을 잃어버린 고양이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인간이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길고양이가 일으키는 많은 문제의 해결방법은 중성화(TNR : Trap, Neuter, Return의 약자, 포획하고 중성화 수술을 하고 살던 제자리에 방사하는 것을 말함)를 통하여 개체수 증가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수원시에서 만든 ‘길고양이와 시민을 위한 안내문’을 보니 ▲길고양이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TNR)의 의의와 신청 방법 ▲동물보호법: 동물학대 시 처벌 관련 내용 ▲길고양이와 시민의 공존을 위해 함께 지켜야 할 사항 등이다. 길고양이에 대해 바르게 알리고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홍보하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수원시민의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길고양이와 수원시민의 아름다운 공존이 필요하다. 길고양이와 시민이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와 이웃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오늘 광교산 등산에서 수원시 홍보물과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부터 배운 것이다. 마음이 훈훈하다. 고맙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1차 회의를 개최했다.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관련 주요 과제(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국교위는 지난해 9월 '12+1대 주요 방향(안)'을 제안한 이후 지난 제40차 회의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유・초・중등교육 ▲고등교육 ▲직업・평생교육 ▲교육재정 등 전 분야를 개괄하는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관련 주요 과제(안), 추가 의견 수렴과 검토가 필요한 쟁점 등을 논의했다. 이배용 국교위 위원장은 “국교위는 내실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안되는 의제들에 대해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심도 있게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학교 교육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최근엔 교사와 학부모가 적대시하는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교육이 서비스산업으로 변질되면서 문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초등 1~2학년을 두고 있는 학부모는 담임교사를 보육교사 수준으로 자녀 돌봄을 기대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교육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 다 지도해주기를 바란다. 학생이 학교에서 칭찬받은 행동은 부모가 잘 지도해서 나타난 결과고, 잘못된 행동은 모두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저경력 교사를 대상으로는 “선생님은 아직 어리고, 자녀를 키워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실 거예요” 등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교사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격체가 아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동반자가 아니라 교사를 점점 적대시하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도 교사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믿음을 갖고 학생 교육의 동반자로 교사를 신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가 교사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개선돼야 학생들도 교사들을 믿고 따르며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교권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도 물론 바뀌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학교 교육과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교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문화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교육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 학교 교육을 바로 살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 근본적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인격적 관계가 바르게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서로 화해와 신뢰 회복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도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한 지속적인 학부모 교육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핵심은 교사다. 교사로부터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교총이 마련한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선생님을 지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화답하듯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예나 교사는 아이들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꿈의 나무를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위태롭다. 교직의 권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루하루 무고성 아동학대와 악성 민원으로 선생님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긍지와 보람이 사라지면서 선생님들은 앞다투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심지어 1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거리로 나와 교육 정상화를 외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권 5법이 마련됐음에도 현장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직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되찾기 위한 교원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함께 정부·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교원 보호를 위해 앞장서 결과물을 내야 한다. 여기에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국가기관 수장들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수업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보호,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 추진을 약속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은 선생님이 존경받고 학생이 사랑받는 교육을 위한 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선생님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며,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말이 실현된다면 교육 정상화가 앞당겨질 것이다. 새해 시작과 함께 교육 가족 앞에서 한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꼭 지켜지길 바란다.
새 학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교사는 끝없는 배움과 성장 속에서 자신을 더욱 다져간다. AI 활용한 혁신가 돼야 무엇보다도 겨울방학은 교사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장 중’이라는 문구처럼, 우리는 모두 배우고 변화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새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며, 새로운 교과서를 분석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일은 전혀 가볍지 않은 과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교사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적절한 피드백과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다. 동시에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학습 환경을 개발해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는 기술을 통해 교육의 질을 혁신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학생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희망을 전달하는 존재다. AI가 제공할 수 없는 감성적 공감은 인간의 중요한 자산이다. 디지털 소통의 빈도는 증가하나 심도 있는 대화와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이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돕는 멘토로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 공감과 협력, 감정조절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지금은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사는 자신의 학습과 새로운 교육 방법과 기술을 탐구하며 시대에 맞는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워크숍, 동료 교사와의 협력 연구, 최신 트렌드 학습 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습의 지속성을 몸소 본보기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환경 준비 필요해 이미 국제화 시대로 접어든 현 시대를 경험하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 다문화 토의 활동, 생태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등을 통해 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 목표를 향해 글로벌 관점을 키울 수 있는 보람된 교육자원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다. 새 학년은 기술과 인간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감과 도전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준비가 필요하다.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 출범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학교 현장의 변화와 교총의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30대 현직 교사 회장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30대인 청년 교사로서 ‘현장’을 강조해왔던 새 회장단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며 회장단에게 바라는 점을 전한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환경이 중요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곳으로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주체인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필요한 행정 업무의 늪에 빠져 교육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24년 상반기 동안 매일 평균 15건 이상의 교권 침해 사건이 심의됐다. 또한 불필요한 행정 업무로 인해 수업 준비나 학생 지도에 부담을 호소하는 선생님들도 부지기수다. 교총은 선생님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의 제‧개정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비본질적 행정 업무를 줄이고,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교육당국에 제안해주길 바란다. 또 교직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인간다운 삶 실현, 나아가서는 사회 변화와 국가 발전을 이끄는 미래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교육 수요와는 반대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점점 낮아지고 교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지난해 신규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약 231만 원으로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2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현장을 든든히 받쳐줄 저연차 교사나 교대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임 회장단은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정당한 처우와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공론화 작업과 교사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교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 지키는 결과 보여줘야 그동안 교총은 교원을 위한 각종 법의 제·개정이나 수당 인상 등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런 성과들이 무색할 만큼 최근 교총을 바라보는 현장 선생님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단체의 의도나 진정성과는 달리 현장에서 만족스럽지 않게 인식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주체는 선생님,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다. 회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작더라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 신뢰를 쌓길 바란다. 교육과 교사들을 위한 헌신과 열정으로 임기를 마칠 때 “진심으로 선생님들을 위해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길 기대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이 펼쳐진다.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진다면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장의 승인하에 진행하는 교육 활동 중 교사의 정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지시 불이행으로 처리할지,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등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1. 학칙 확인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학생이나 보호자가 대응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학생선도위원회(학교별 명칭 상이)는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서만 처분할 수 있다. 교사의 지도에 관한 학생의 반응을 지시 불이행으로 보아 학생선도위원회의 학교장 처분으로 지도할 것인지, 교육 활동 침해로 보아 교육장 처분인 지역 교권위원회로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고, 교사에 대한 학생과 보호자의 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선도위원회로 처리하려면 학칙을 확인해야 한다. 학칙은 학교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한다. 학칙에는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내용이 반영돼 있다. 학생들의 징계에 관한 내용은 학교에 따라 시·도교육청 지침과 학교생활 규정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 학생생활지도 고시는 2023학년도에 발표됐다. 학교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교사의 지도 방법을 명문화한 규정으로, 법과 시행령을 보충한다.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의 요건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 교사의 판단 사안을 처리할 때는 학생을 직접 지도한 교사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학생이 불이행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처리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교육 활동을 침해한 경우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라면 명확하게 구분해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의 지도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살펴보자. 욕을 하거나 선생님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폭력성이 두드러진 경우라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이 상황을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관찰한 경우, 목격자의 의견도 객관적으로 반영해 처리할 수 있다. 결국 사안의 구분과 처리는 교사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3. 다른 학생의 학습권 학생을 지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였는지다. 수업뿐만이 아니라 학교장의 승인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이 대상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과정에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있다. 교육 활동 침해 사안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했는지, 다른 학생의 학습권에 영향을 줬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간에 많은 사안이 일어나는데, 학생을 지도하던 중에 적지 않게 발생한다. 사안에 따라 처리하기 곤란한 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교사와 학생이 라포를 형성하고 있으면 어지간한 일은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연초 많은 사람이 새해 계획을 세웁니다. 특히 매달 스쳐 지나가는 월급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으로 지출을 줄이는 돈 관리 계획을 많이 세울 겁니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재무관리라는 큰 틀에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주체는 다양한 시스템이 쌓여 구성합니다. 그중 하나가 재무관리입니다. 매달 수입과 지출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잉여 자금으로 저축과 투자를 하면서 나의 재무관리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관리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의 한 축인 지출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돈 관리 계획, 지출 줄이기만을 새해 목표로 세우면 작심삼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만약 돈 관리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내 삶의 방식도 바꿔야 하고, 거기에 맞춰 재무관리 전체 시스템도 수정해야 합니다. 연초, 겨울방학 기간인 1·2월은 현재 내 재무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수정, 보완할 최적의 시간입니다. 재무 목표는 구체적으로 삶의 방식도 바꾸고, 재무관리 전체 시스템도 수정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라도 괜찮습니다. 작심삼일이 반복되고 쌓이면 조금씩 나의 재무관리 시스템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재무관리를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현재 나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많은 선생님과 재무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본인이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 줄 몰랐다는 겁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오가며 편의점, 커피숍에서 쓰는 5000원, 1만 원도 모으면 꽤 큰 금액이 됩니다. 이런 지출을 꼼꼼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돈 관리에 대한 주도권을 잃게 됩니다. 방학을 이용하여 지난 두세 달 동안 내가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매달 지출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한 번 파악해 보길 바랍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지출 항목을 분류(생활비, 식비, 차량유지비, 보험료, 용돈 등/고정지출 vs 변동지출) 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출 항목을 분류, 분석하면 어느 영역을 얼마만큼 줄일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기 쉽습니다. 재무 목표를 세울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구체적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현재 애인과 결혼을 꿈꾸고 있다면 ‘2년 후 결혼을 위해 결혼 자금 4000만 원 모으기’라는 재무 목표를 세울 수도 있지만 조금 더 고민해 ‘2년 후 결혼할 때 대구 북구 침산동 전셋집 마련에 보태기 위한 결혼 자금 4000만 원 모으기’라는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어느 지역에 우리 부부를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할지 생각하게 되고, 더불어 그 지역에 현재 전세 시세는 어느 정도 되는지,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금에서 얼마나 더 필요한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현실 가능성이 높은 재무 목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2~3년 후와 같이 단기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5년 후 정도의 중기적인 목표,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목표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5년 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00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 0억 모으기’, ‘현대차 SUV 00을 구입하기 위해 0000만 원을 모으기’, 20년 후 ‘부동산 자산(서울시 자가) 00억 원, 금융 자산 00억 원 모으기’와 같이 미래 시점에서 재무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다음 단계는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즉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재무관리에서는 이것을 예산안 작성이라고 합니다. 2년 후 4000만 원을 모으려면, 단순 계산으로 1년에 2000만 원씩 돈을 모아야 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약 160만 원 이상을 모아야 합니다. 현재 호봉에 따라 다르지만 내 경력이 많지 않다면 매달 160만 원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나의 수입을 생각하면 각종 상여금을 재무 목표 달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년 들어오는 각종 상여금이 700만 원 정도 되는데 그중 400만 원을 모으겠다고 계획을 세우면 약 월 33만 원을 모으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월 단위, 연 단위로 얼마만큼의 돈을 모아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지출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무 목표가 2년 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5년 후, 10년 후, 노후를 위한 재무 목표도 존재합니다. 이것을 흔히 말하는 ‘통장 쪼개기’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매달 160만 원의 잉여 자금, 연 단위로는 각종 상여금 중 400만 원의 잉여 자금을 모을 수 있다고 하면 2년 후 재무 목표를 위해 매달 150만 원을 모으고, 5년 후 재무 목표를 위해 연 단위 각종 상여금 중 400만 원을 모으고, 노후 재무 목표를 위해 10만 원을 모은다고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점별로 계획을 세우면 거기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은 크게 원금손실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을 나눌 수 있는데, 오랫동안 쓸 필요가 없는 돈일수록 원금손실에 노출해 더 큰 수익을 노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재무 목표가 2년 후라면 최대한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여 예·적금이 가장 적절한 금융상품이 될 수 있습니다. 5년 정도 후라면 원금손실의 가능성에 어느 정도 노출해 수익률을 조금 더 높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3년간 유지하면 투자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면제하거나 저율 과세하는 ISA 계좌를 통해 주식형 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나의 멘탈이 원금손실을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되면 예·적금 상품에 일부분, 주식형 상품이 일부분을 넣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후와 같이 아주 먼 미래라면 연금저축 계좌를 이용해 세액공제도 받으면서 주식형 ETF에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 년 내에는 주식 시장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경우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주식 시장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돈을 얼마나 모을지 정했다면, 거기에 맞춰 지출 계획도 세울 수 있습니다. 지출에 따라 잉여 자금이 정해집니다. 바꿔 말하면 매달 내가 모아야 하는 돈을 정했다면 거기에 맞춰 지출도 통제해야 합니다. 전체 지출액을 정한 다음 영역별로 어디에 얼마나 쓸지를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수많은 가계부 양식이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가계부를 찾아 돈 관리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몇 달만 써보면 금세 익숙해지고, 내 스타일에 맞게 변형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계부는 디테일하게 발전하고 내 스타일에 딱 맞는 가계부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계획한 대로 지출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지출이 계획한 대로 잘 통제된다면 그 이후에는 가계부를 꼼꼼히 쓰기보다 전체적인 지출 금액이 맞는지 정도만 확인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 관리를 하다 내가 조금 더 욕심이 생겨 지출을 더 줄이고 싶을 때, 혹은 내 계획과 달리 지출 통제가 안 될 때는 다시 한번 가계부를 꼼꼼하게 정리해, 어디에서 돈이 새고 있는지, 더 줄일 영역은 없는지 살펴보고 재무설계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다! 작심삼일이라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한 번 실천해 보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이해, 방학 때 뭔가 의미 있는 것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꼭 한 번 재무설계에 도전해 보세요.
“탕! 탕!” 두 발의 총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하얼빈 역인가? “후루후루” ‘아, 2024년 교실이었구나.’ 작년 대한민국 교실은 탕후루가 휩쓸었다. 학생들은 모두 권총 두 자루를 들고 다녔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총을 쐈다. 한 친구가 ‘탕, 탕’을 외치면 다른 친구가 ‘후루후루’를 외쳤다. 열기는 뜨거웠다. 2018년 iKON의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를 뛰어넘는 열기였다. 화제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그건 바로 ‘탕후루 송’이라고 불리는, 서이브의 마라탕후루라는 노래였다. 인기 노래의 비결 ‘도대체 이 노래가 전국 교실을 휩쓴 비결이 뭘까?’ 담임인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가사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 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바로 이어폰을 꼈다. 탕후루 송을 10번 들었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탔다. 노래를 조금 더 들어봤다. 100번을 채웠다. 이젠 고막까지 후루루루 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이 노래가 전국을 강타한 이유를 말이다. “짧게 끊어 쳐서 그렇구나!” 만약 마라탕후루 노래 가사가 짧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예시로 알아보자. ‘타아아아아앙 타아아아앙 후우우 후루루루루루루루.’ 으악! 테이프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아, 요즘 학생들은 카세트테이프를 모르겠지? 요즘 식으로 하면 버퍼링 걸린 유튜브 느낌이다. 다시 원본으로 돌아가 보자. ‘탕 탕 후루후루’ 역시, 이 맛이다. 가사는 짧은 게 최고다. 그리고 이 원칙은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문장은 무조건 짧게 끊어야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SNS 세상에서는 더더욱 짧게 말이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오직 힘 있는 글만 읽는다. 매가리 없는 글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그래야 읽힌다. 블로그 같은 모바일 세상에서는 더더욱. 필자가 다음 포털 메인에 띄운 글의 조회수를 통해 예시를 알아보자. -월 300 연금이 사람 잡네 (21만) -1학년 담임입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 (7만) -더러운 여신과 결혼할 바엔 차라리 (5만) 짧은 문장의 힘 원칙은 간단하다. 한 문장에 15자가 넘어가지 않게 하자. 물론 처음엔 힘들다. 글에서 멋을 부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그냥 담담히 적자. “태백산맥 같은 명작은요? 거긴 긴 문장 많던데요!” 조정래 작가 정도 되면 괜찮다. 그는 경지에 이른 작가니까. 고수는 요리조리 변주를 줘도 된다. 하지만 초보는 무조건 짧게 써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탕후루 총에 저격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문장을 잘라야 한다. 짧은 문장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위치가 가깝다는 것이다. 둘이 가까우면 글에 힘이 생긴다. 우리는 견우와 직녀처럼 그 둘을 붙여야 한다. ‘마라탕후루’를 떠올려 보자. ‘마라탕’과 ‘탕후루’는 가까워지다 못해 둘이 한 몸이 되어버렸다.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어버렸다. 그러니 문장은 짧게 끊어 치자. 탕, 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