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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올해부터 치러지는 선택형 수능을 유보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선택형 수능이 실시되면 수험생, 일선 고교 교사 등에 혼란을 줄 것으로 우려 된다.”며 “일단 시험을 유보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의 근거는 2014학년도 수능이 기존 수능보다 쉬운 A형과 기존 수능과 유사한 수준인 B형으로 나뉘며 선택에 따라 대입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험생들은 진로에 따라 A형 혹은 B형을 선택하기보다는 수능과 대학입학이 유리한가 불리한가에 따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이미 2014학년도 수능 시행계획까지 발표돼 있어 수능을 유보하는 것은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그동안 수차례 의견수렴 단계를 거쳤는데 이제와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9개 대학 입학처장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도 있다. 서울 지역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의 모임인 서울진학지도협의회는 예정된 제도를 갑자기 없던 일로 되돌리면 부작용이 발생하겠지만 선택형 수능의 강행도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선택형은 학교와 수험생의 혼란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한다. 물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일부 대학 처장단의 유보 의견이 전체 대학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선택형 수능에 따른 수험생과 학교의 어려움은 이해하나 수능을 10개월 앞두고 계획된 제도를 유보하라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실 입시 정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우려가 제기된 사례는 없다. 특히 시행을 앞두고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대학들이 반대한 경우는 드물었다. 그리고 수험생과 학부모, 학교는 입장 표명을 못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선 새 제도는 학교 현장에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 새 학기부터 교육 현장에서는 국어와 영어 수업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많다. 국어 A형은 문학1, 독서와 문법1, 화법과 작문1을 출제범위로 하지만, B형은 문학2, 독서와 문법2, 화법과 작문2를 범위로 한다. 이렇게 선택형 수능 국어 A형과 B형의 교과 범위가 다른데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이동식 수업을 해야 할 판이다. 영어도 쉬운 A형을 치르는 학생과 어려운 B형을 치르는 학생을 같은 반에 두고 수업을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사교육 시장의 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선택형 수능은 수험생의 입장보다는 대학 위주의 정책이다. 소위 중상위권 대학이라는 곳은 모두 어려운 수능 B형을 택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이미 논술고사 및 적성고사, 심층면접 등 자기들만의 고유한 전형 방법을 두고 있다. 여기에 수능 B형을 택하는 권리를 주면 다시 고유한 전형 방식을 또 부여 하는 꼴이다. 수능만이라도 학생들 입장에서 선택하도록 과거처럼 단일 방법으로 가야 한다. 선택형 수능이 대학 입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학교와 학생들이 힘겹더라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선택형 수능은 대학 입시에 큰 영향력을 주지 않는다. 단순히 어려운 시험을 보았다고 그들이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수능 시험도 표준점수, 원점수, 백분위 등을 활용하거나 영역별 가산점 제도를 이용하면 선택형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학생들도 A형과 B형의 선택을 할 때 어려움이 따른다. 학생들은 진로 희망과 상관없이 가고자 하는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만약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택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선택형 수능은 대입 전형 경우의 수가 또 늘어나는 꼴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입 전형수를 축소를 언급한 사례가 있는데, 수능 선택형을 단일화 하는 것도 전형수를 축소하는 방법이 된다. 입학 제도는 공정한 전형이 우선이지만, 공교육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택형 수능은 교실에서 정상 수업조차도 어렵게 해 공교육을 위태롭게 한다. 교과부 이미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는 주장을 한다. 이 주장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이미 계획되어 있더라도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빨리 수정을 하는 것이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중1자유학기제 - 초6, 중3 등 부담 적은 시기 활용 바람직 선행학습 금지 - 지나치게 어려운 교육과정개편으로 풀어야 대학 산학협력 - 진로교육 중요·연계 감안해 교육부 맡아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자유학기제와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제도를 통한 변화가 아닌 교육과정 개편과 교원 충원을 통해 접근해야 새 정부가 내세운 ‘행복 교육’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24일 교육과학기술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교육정책은 일관성과 균형성을 가져야 하며 학교 현장이 교육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에 이같이 요구‧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 회장은 “행복 교육은 극히 추상적 개념”이라며 “구체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력과 인성, 교육본질과 복지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 시각을 당부한 것이다. 특히 안 회장은 박 당선인이 약속한 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확보가 공(空)약이 되지 않으려면, 교원정원권을 행안부에서 교육부로 넘겨야 한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그간의 정부에서 교원 수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진로, 상담, 보건, 영양 등 비교과 교원 쏠림현상이 컸다는 점과 가장 최근의 유치원교사 충원 문제를 놓고 행안부와 정원확보 실랑이를 하는 통에 예비교사 대란을 초래한 점 등을 실례로 든 안 회장은 “행복한 학교의 핵심은 교원”이라며 “자유학기제, 공교육정상화촉진, 초등 온종일학교 등의 성패는 1학급 2교사 체제가 담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안 회장은 ‘중1 자유학기제 도입’과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에 대해 “제도나 법이 아닌 교육과정 개편·정상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학기제는 학생평가 방식, 고교 입시내신 반영여부, 운영방식, 진로탐색 관련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등에서 명확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범운영 이후 신중히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초6, 중3, 고3 2학기 등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교육 흐름의 빈칸의 시기를 활용해 진로탐색 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선행학습 금지를 위해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선행학습의 근본적 원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발달단계에 비해 지나치게 어려운 교육과정 및 과잉학습에 따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차례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지나치게 어려워진 교육과정이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만큼 교육과정 개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회장은 학업성취도평가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초등은 영어 과목을 없애고, 3R(읽기, 쓰기, 기초수학)의 학력도달 여부만 측정할 것과 중학교는 현 제도 유지, 고교는 평가대상 제외를 제안했다. 문제은행을 통한 수학능력시험 자격고사화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학지원 업무를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지 않고 교육부가 담당하도록 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결정과 관련해서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안 회장은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인수위가 대학 업무를 교육전담 부처인 교육부가 관할하게 된 것은 매우 당연하고 바람직한 결정"이라며 "다만 미래창조과학부의 신설로 교육의 국가적 중요성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다. 또 그는 “새 정부가 초등부터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음에도 대학·전문대학의 산학협력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은 유감”이라며 “초·중·고 교육과 연계 및 협력을 위해 교육부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안 회장은 “교육감 직선제 폐단 개선 및 교육경력 부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결실을 맺을 수 없을 것”이라며 “2014년 동시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선거를 분리해 치를 것과 교육감 후보 교육경력 자격 의무화 등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까지만 하더라도 수학, 영어교과의 수준별이동수업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었다. 최소한 이 두 교과에서는 수준별이동수업이 실시 되었었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수준별이동수업에 따른 추가학급의 강사비를 시교육청에서 지원해 주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2개 학년에서 수준별이동수업을 실시해 왔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눈높이 수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평가문제가 있긴 해도 수준별이동수업은 이제 거의 모든 학교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2013학년도에는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지원이 끊어질 것으로보여 수준별이동수업이 존 폐의 위기에 몰려있다.일률적인 예산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공문이 연초에 내려왔다. 왜 예산지원을 하지 않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복지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만이 가능할 뿐이다.무리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그렇다고 수준별이동수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각 학교에서 별도로 예산을 편성하여 운영하라는 것이다. 예산은 지원하지 않으면서 각 학교에 일임을 한 것이다. 그동안 골칫덩어리는 더러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골칫덩어리가아님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자율적으로 운영하라고 했다. 문제는 돈 때문이다. 갑작스런 예산지원 중단으로 일선학교에서는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그동안 계속 해왔던 것을 갑자기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학생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이 수준별이동수업인데 예산없이 운영하기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추가학급의 강사예산이 없어도 수준별이동수업은 가능하다. 그러나 추가학급을 발생시키지 않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학생들을 수준별로 나누어서 수업을 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3개학급을 3수준으로 나누어서 가르치는 방법이 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학생이나 교사들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기 어렵다.각 수준별학생수의변화가 없는데, 이런 상태에서 수준별이동수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추가학급을 편성하여 수준별이동수업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고 효과도 높은 방법이다. 제대로 된 수준별이동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추가학급편성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학급에 해당되는 강사가 필요하다. 이 강사의 강사료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수준별이동수업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복지예산의 증가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기에 일선 학교에서는 꼭 해야 될 사업이 아니면 후순위에 배치하고 있다. 그런데 예정에도 없던 수준별이동수업을 학교예산으로 추진하도록 함으로써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다. 주당 20시간의 추가학급 수업시수를 맡게 된다고 할때,강사료는 32주 기준으로1천만원을 조금 상회한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예산에서 별도로 이정도의 예산을 뽑아낼 수 있는 여력이 있는가에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이 정도의 부담을 무릎쓰고 수준별이동수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즉 수준별이동수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예산편성을 별도로 하여 실시하도록 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기존처럼 추가학급에 대해서 별도의 예산을 투입해야 옳다고 본다. 물론 사업의 우선순위가 있겠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준별이동수업에 예산이 반드시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건이 성숙된 학교에서는 학교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수준별이동수업을 실시할 것이다. 학교의 경제적수준에 따라 수준별이동수업을 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수준별이동수업을 학교수준에 맞추라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또한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채 서로다른 수준의 학생들과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어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이미 학생들에게는 수학, 영어교과에서는 수준별이동수업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함에도 교육청의 예산부족으로 수준별이동수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결국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본다. 시교육청에서는 하루빨리 예산확보를 통해 수준별이동수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충청북도도교육청(교육감 이기용)이 주관한 제6회 반기문영어경시대회는 전국 1,700여명이 참가했다. 2012년 6월 9일 예선대회를 시작으로, 9월 22일 본선대회, 10월 26일 결선대회를 개최하여 최종 50명이 입상해 그 중 24명이 해외체험 연수에 참가하는 영예를 가졌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유엔을 방문한 반기문 영어경시대회 입상자들에게 “머리는 구름위에 두고, 발은 땅에 굳건히 하고, 한 단계 한 단계 꾸준하게 오르라”고 조언했다. 충청북도교육청은 지난 1월 3일부터 11일까지 ‘2012년 제6회 반기문영어경시대회’ 우수 입상자 미국 해외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8박 9일 동안 24명의 입상자(초 5명, 중 5명, 고 10명, 타·시도 4명)들은 유엔본부, 미국 주요대학, 동부 문화체험 등을 다녀왔다. 특히, 미국 현지시간으로 7일(월) 유엔을 방문해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위와 같이 말하며, 입상자들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동기와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를 강조하면서 꿈을 갖도록 격려하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차기 정부에 중·고교 교원 양성 제도의 대수술을 제안함에 따라 한국 교단의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방안은 '예비 교원 숫자를 현재보다 줄이고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 간 역할을 재검토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우선 연차적으로 사범대, 일반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등 3개 교원 양성 트랙에서 각각 입학정원을 줄여나가고 장기적으로 일반교사 양성은 사범대로 집중하고 상업·공업 등 전문교과만 일반대 교직과정에 남기고 교육대학원은 '현직 교사 재교육 연수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중등교사 임용고사 합격률은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다. 2011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 중등에서 한 해 채용하는 신규 교사는 공립 3576명, 사립 863명 등 4690명이다. 반면 중등 교사 자격증을 받는 예비교사는 연간 4만9000명가량 배출된다. 교원 양성 교육을 받은 10명 중 1명만이 교사가 될 수 있는 구조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재수, 삼수를 거듭하고 있지만 합격의 영광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다. 교과별로 천차만별이다. 국어, 영어, 수학은 그래도 매년 선발인원이 있지만 윤리, 가정, 독어, 불어 등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교원양성대학이 재 기능을 잃은 상태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다. 교육을 통해 삶의 희망을 주기는커녕 실망과 절망뿐이다.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은 특수목적대학이라 졸업 후 타 직업으로 진출이 그리 쉽지 않다. 고작해야 학원 강사다. 학원 강사도 스타강사로 명성을 얻지 못하면 평생강사로서 남기는 어려운 일이다. 필자가 있는 학교의 경우도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원을 마친 고급인재들이비정규 교사나행정실무직으로 근무학고 있다. 정말 우리의 고급 교육자원이인데 재자리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가슴 아픈 현실이다. 사회적으로도 교육력 낭비다. 많은 돈을 드려 교육을 했지만 재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다른 업무를 위해 또다른 교육비를 지출해야 한다. 이삼중의 고비용이다. 한마디로 국가인력의 낭비인 것이다. 150만 청년실업을 모두 계산하면 천문학적 비용이다. 단순한 비용뿐아니라 버려진 4년의 청춘과 젊음, 또한 아깝지 않는가. 누가 어떻게 이들을 보상해야 하는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일이다. 교원 양성 기관들이 고민도 크다. 임용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자격증만 난발하는 대학, 임용고사 준비 기관으로 왜곡되어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기 힘들어진다. 필자도 대학과 교육대학원에서 몇 년째 강의를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학습열이 해가 갈수록 식어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오로지 교사가 되겠다는 열의도 점점 위축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못해 부모의 눈치를 보면 자기 미래에 한숨짓는 것이다. 사립학교 교사가 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임용고사가 없는 대신 인맥이나 학맥 등 채용 요건도 예비교사들 감당하기 벅차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 젊음을 담보로 인생을 걸고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들어왔고, 교육의 전문성과 열정을 키웠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좋은 예비교사를 양성하였다면 이들을 받아들여야 우리 교육에 희망이 있는 것이다. 사실 교육은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졌느냐가 중요하다. 예비교사들이 교직에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는 희망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에 꼭 우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원양성 대학의 숙제를 속 시원히 풀어야 할 시기다. 중등뿐 아니라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이나 교원대학까지 포함해 예바교사들의 입장에서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특수목적대학의 목적을 100% 달성할 수 있게 과감한 혁신을 바란다. 그래야 우리 교육이 학생이나 국가에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며, 재 역할을 하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교육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부처의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한지 5일째였던 15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가 업무보고를 했다. 역대 인수위에서 늘 앞 순서에서 업무보고를 했던 점에 비해 다소 늦어져 위상이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외 국정기획분과, 경제 1, 2분과 고용복지분과, 여성문화분과, 청년특별위원회 등에서 다수의 위원과 관계자가 참석해 새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교과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교과부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중심으로 현실화 방안에 대해 주안점을 두고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까지 고교무상교육 완성=교과부는 2014년 도서벽지 고교를 시작으로 매년 25%씩 무상교육을 확대해 2017년까지 전국 일반계고와 특성화고의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고교 등록금은 물론 교과서비, 학교운영지원비까지 지원에 포함되지만 사립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교육이 시행되고 있고, 무상보육과 3~5세 누리과정이 적용되면 교육 전 과정의 무상교육이 완성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연간 3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지방재정교부금을 현재 내국세의 20.27%에서 21.2%로 올려야 한다고 교과부는 보고했다. ◆대입시 간소화․NEAT 연기=교과부는 현재 3000개가 넘는 대입시 전형을 박 당선인의 공약에 맞춰 수시는 논술과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간소화 한다고 보고했다. 또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공통원서 접수시스템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해 지원서 한 장으로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능의 외국어 영역을 대체할 별도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시행은 2018년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수능 영어시험을 대체할 경우 사교육 성행과 지역․소득 차이에 따른 교육격차가 우려된다는 것이 교과부의 설명이다. ◆밤 10시까지 초등 온종일돌봄학교 확대=현재 희망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가 오후 5시까지 제공하고 있는 돌봄교실은 저소득층 자녀와 맞벌이 부부를 위해 10시까지 연장된다. 또 프로그램도 예체능, 놀이․체험 활동 등을 다양하게 제공된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를 강화하고,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퇴직교사, 대학생 인턴 등 대체 인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교실은 올해 1년간 인프라 구축, 인력확보, 방과후 프로그램개발과정을 거쳐 내년 1, 2학년부터 시작해 2015년 3,4학년, 2016년 5,6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선행학습금지법 올해 제정=선행학습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한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이 올해 추진된다. 개인적으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해도 규정된 교과범위 내 출제 등을 엄격히 적용하고 선행교육을 막는 방식으로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 초․중․고교 시험과 수업에 선행교육 여부를 가리는 점검기구를 설치하고, 위반 시 강력하게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유치원․어린이집 ‘유아학교’로 통합=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 돼 있는 유아교육․보육이 교과부로 일원하고 명칭도 ‘유아학교’로 통합한다. ‘유아학교’ 명칭 개정은 한국교총이 그동안 유아교육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항이다. 현재 만3~5세 유치원 과정은 교과부가 만 0~2세의 어린이집은 복지부가 맡아왔지만 이같은 이원화로 수요자의 불편, 서비스 질 차이, 행정낭비 및 비효율 등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따라서 새 정부가 출범하고 누리과정이 3~4세로 확대되는 올해를 시점으로 삼아 아예 유아교육과 보육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환경교육단체인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장 라무센)가 2월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 320명의 초·중·고·대학생과 함께 서울대와 한성과학고에서 ‘제 1회 GGGI 청소년 모의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청소년 모의총회는 지난해 한국이 주도해 국제기구로 출범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에서 처음 진행하는 것으로 미래 국제기구의 잠재 수요자인 청소년들에게 국제기구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초등 4학년부터 고교 3학년에 이르는 280명의 학생들은 주제별 주요 환경이슈(녹색생활, 기후변화, 자연환경, 에너지), 대상별(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뉘어 직접 18개 협정서명국 대표가 돼 모의총회에서 영어토론을 하게 된다. 이 밖에도 진정한 에코리더를 기르기 위한 ‘에코리더십 프로그램’, 예술로부터 배우는 ‘환경퍼포먼스’, 김성일 서울대 교수의 재미있는 환경 강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됐다. 에코맘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모의총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실제 국제총회 경험을 익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외교통상부,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BS 등이 후원했다. 문의=에코맘코리아 02-6261-3012
부산교육계 신년교례회 개최 ○…부산교총(회장 강영길)은 8일 부산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더파티뷔페에서 ‘2013년도 부산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교례회에는 강영길 부산교총 회장을 비롯해 교총 임원,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이해동 부산시의회 부의장, 김선길 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주수 부산지방경찰청 생활안정과장, 학교장, 학부모총연합회 회장 등 교육가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교례회는 강 회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참석 내빈들의 축사와 인사말, 덕담, 축가의 순으로 이어졌다. 강 회장은 “2013년에는 부산 교육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보다 나은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캠브리지ESOL과 업무협약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10일 주한영국대사관 아스톤홀에서 캠브리지 이솔(Cambridge ESOL, 대표 이현정)과 영어의 전문적인 교수법 및 평가프로그램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캠브리지ESOL은 영국 캠브리지대가 만든 공인 영어평가 기관으로 현재 135개국에서 매년 300만 여명이 응시하고 있으며 해외 유명 대학교, 교육기관, 정부기관, 기업 등 1만1000여개 단체가 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장병문 회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캠브리지ESOL의 영어교육 관련 노하우가 경기교총 회원들에게 널리 전해져 전문성 신장에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기교총은 회원을 대상으로 캠브리지의 교사 양성 프로그램의 우수 사례를 보급하고, 학생 지도 시 필요한 다양한 수업 기법에 대한 세미나와 연수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재희(57․사진)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4일 열린 경인교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차기 총장 후보 1순위로 선정됐다. 교수 12명, 직원 2명, 학생대표 1명, 구성원이 추천하는 외부인사 5명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임용추천위원회는 심사에서 “이 교수가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1순위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총장 후보 2순위로 고대혁 윤리교육과 교수를 선출했다. 경인교대는 2월 중 총장 후보자 1, 2 순위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임용 추천할 예정이다. 임명된 후보는 3월 31일 경인교대 총장에 취임하게 된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초등영어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교과부 영어교육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나는 내가 좋다. 실없는 소리 같지만, 나의 모든 것이 좋다. 이름부터 ‘재열’은 부르기 쉽다. 받침이 앞 음절에는 없고, 뒤 음절에만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공평하고, 깔끔하다. 이런 구조의 단어는 ‘희망, 사랑, 하늘, 구름, 가을, 바람, 자연’처럼 의미도 좋은 것만 있다. 흔한 이름 같지만 막상 만나기 어렵다. 어릴 때는 아명으로 좋았는데, 지금은 중년에도 딱 맞는 이름이다. 생일도 자랑하고 싶다. 내 생일은 5월 15일이다. 이 날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날을 스승의 날로 기억한다.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세종대왕 이야말로 겨레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감히 비교하기 부끄럽지만 겨레의 스승인 세종대왕과 생일이 같다는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나는 국어 선생으로 우리말 바로 쓰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모두 운명 같은 기분이다. 숫자에 관련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전화번호다. 집은 1316이다. 이 번호와 관련하여 휴대전화를 만들 때 1319를 받았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이 번호에는 청소년의 나이가 연상된다. 내가 고등학교에 줄곧 근무했기 때문에 묘한 의미가 있다. 직업이 선생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세상에 직업이 없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의 마음속에 스승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했으니 내 실수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과오 없이 교단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많은 제자들의 스승으로 살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가르치는 과목이 국어인 것도 천만 다행이다. 영어, 수학, 체육, 음악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르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문학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공부도 많이 했다. 문학은 가르치는데 자신이 있다. 문학을 통해 삶의 모습을 안내하는 것도 즐겁다. 고답적이고, 관념적인 학문보다는 삶의 진정성이 담긴 문학을 강의하는 것이 행복하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니 이것도 복이다. 등산을 좋아하지만, 푹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 산에 건강을 챙기러 가기도 하지만, 명상을 즐기는 취미가 좋다. 그래서 산에 올라가다가 힘에 부치면 무리를 하지 않고 내려온다. 등산을 적당히 하는 것처럼 나는 한 가지 일에 푹 빠지지 않는다. 적당히 힘에 부치면 물러난다. 이를 두고 내 성격이 끈기가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 끈기라는 것이 좋은 것으로 발전할 때도 있는데 쓸데없는 고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도 보면 끈기와 성실을 혼동하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타인과 공감하기 어렵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흠이 있다. 적당히 물러나는 것은 내가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단호한 철학이 없거나 자신이 없을 때 자존심을 접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 나도 한때는 자존심을 소중히 했다. 그 자존심은 불의에 대항하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존심은 궁벽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간혹 타인을 이해하는 걸림돌이었다. 자존심을 감추는 것이 힘들었지만, 사람들과의 더 큰 관계를 위해 과감히 휴지처럼 구겨버렸다. 자존심을 버리고나니 남들이 물러 터졌다고 하는데, 오히려 적당히 져 주는 생각도 배웠다. 져 주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배려가 된다. 이 세상은 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배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려는 삶의 중요한 가치이다. 져 주면 건강한 생각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수필을 쓰고 있는 내 모습도 매력적이다. 수필을 쓰면서 사물을 따뜻하게 보고, 세상을 풍요롭게 보는 모습이 좋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고난과 슬픔을 만난다. 그때는 나를 어둡고 쓸쓸하게 만들었던 상심에 대한 기억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삶의 뒤안길로 흘려보낸다. 주름진 생활과 아픔도 이른 봄 향기 같은 언어로 엮다보면 평온이 찾아온다. 나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산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부족한 것에 눈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쉽게 정을 준다. 나는 돈도 없고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한없이 평범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더욱 좋다.
절대평가 내신 평가권 교사에게 서술형 수능 1차 채점도 교사가 핀란드의 대학입시에는 지원자의 일반고 최종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yliopilastutkinto) 그리고 대학 본고사에서 얻은 성적이 반영된다. 핀란드에서도 대학의 서열이 있어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의대, 법대, 교사과정 등은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 재학생이나 전문가에게 4개월 이상 개인교습을 받기도 한다. 내신, 수능, 본고사로 구성되고 치열한 경쟁도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한 핀란드의 대입제도를 살펴보자.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일반고 정규과정의 과목을 이수해서 최종성적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일반고 최종성적은 10점 만점의 절대평가로 산정되고 저학년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5점 이하를 받은 과목은 탈락한 것으로 평가돼 재수강을 해야 한다. 교사는 수행평가, 필기시험, 평상시 학습참여도, 과제물 이행 결과, 출석 등을 종합하고 학생, 학부모와의 상담을 거친 뒤 졸업 최종성적을 학생에게 부여한다. 핀란드 국가교육청은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8점을 받는 학생이 갖추어야 하는 지식, 능력 등에 대한 평가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에 대한 최종평가는 전적으로 교사의 권한이다. 한 부모가 자녀가 화학 최종 필기시험에서 10점을 받았는데 최종성적은 8점이었다고 인터넷에 불만의 글을 게재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에 대해 학생의 성적은 시험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평가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음을 댓글로 지적했다. 교사의 교육과 평가를 신뢰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학능력시험은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학기에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지원자는 필수과목 시험에는 3회까지 응시할 수 있다. 한 번에 이 시험을 끝내는 응시자는 2002년 30%에서 2011년 10%대로 줄어들었다. 현재 2회에 걸쳐 시험을 보는 학생의 비율은 70%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5% 안팎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탈락한다. 시험 과목 중 모국어는 전체 지원자가 무조건 응시해야 하는 과목이고, 핀란드의 제 2공용어, 외국어, 수학 그리고 기타 일반과목 중에서 3개를 필수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기타 일반과목은 물리, 화학, 생물학, 사회, 역사, 종교, 심리학, 철학, 가치관, 보건 등이다. 모국어는 수준별로 나뉘지 않지만 수학과 외국어는 상급, 초급 또는 상급, 중급 등 수준별로 구별돼 있다. 지원자는 반드시 최소한 하나의 과목에서 상급에 응시해야 한다. 탈락한 과목의 재시험에서는 수준을 바꿀 수 있다. 시험은 한 과목의 전체 문제 중 몇 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예를 들어, 모국어 텍스트 시험은 5개의 문제 중에서 3개를 선택해야 한다. 과목마다 정해진 채점 기준에 따라 문제 당 0~6점을 부여한다. 과목에 따라 융합형 또는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는데 고난이도 문제는 9점까지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으로 되어 있고 학교의 교사들이 일차적으로 답안지의 채점을 한다. 채점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능위원회에서 검토를 한다. 교사가 부여한 점수에 현저한 오류가 있을 때는 전문가가 다시 채점을 하게 된다. 교사는 채점 과정에서 붉은색 펜으로 점수 삭감 부분을 명시하고 그 이유를 서술해야 한다. 성적은 7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1, 7등급이 각 5%, 2%, 6등급이 15%, 4등급이 24%로 분포되는데 시험마다 이 분포는 달라질 수 있다. 본고사는 단과대학별 출제가 원칙이라 몇 개의 대학이 공동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추세다. 대학에서 출제하는 시험 문제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헬싱키대 인문대학의 본고사에는 한국에서 대학원 입학시험에 출제되는 수준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유형의 언어 문법이 존재하며, 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식이다. 2012년 영어과 시험에는 객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지만 A4지 5쪽 분량의 지문을 주고 70 단어로 요약하기, 100 단어로 반대 의견 쓰기, 200 단어로 비판하기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핀란드 고교생들은 주관식 서술형으로 출제되는 높은 수준의 수학능력시험을 통과하고, 심화 수준의 대학 본고사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선다형 문제, 그것도 단 1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시험으로 대학생을 선발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수능이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올바른 방식인지 돌아봐야 한다. 3년, 5년의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지금 초등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때를 대비한 장기적인 대입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 우리나라에서는 인문고만 졸업하면 누구나 다 대학에 갈 수 있는가? 고교 3년간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들이 왜 대학에 가야 할까? 그들에게 진정 대학만이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까?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한다.
정부의 조직·기능 및 예산현황 파악,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설정하기 위한 준비, 대통령의 취임행사 등 관련 업무 준비를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 2월 25일, 박근혜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위한 인수위의 활약을 기대한다. 그동안 인수위에 대한 교육계의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는 예·체능 내신 제외, 학교운영의 민주성 강화를 내세워 교사회·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 사학개혁 및 교장공모제 등의 구체화 작업으로 교육계 파란을 일으켰다.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는 영어몰입교육 논란과 교육관련 부처 명칭에서 ‘교육’을 없애고 ‘인재과학부’로 하려다 교총 등 교육계의 반대로 ‘교육과학기술부’로 변경되기도 했다. 이렇듯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5년 간의 교육방향 구상을 인수위에서 정하면서, 그에 따른 논란과 우려가 정권 내내 지속돼 왔다. 다행히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는 그간의 인수위와 달리 정책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차분히 공약을 가다듬고 정책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옳은 방향이다. 그런 점에서 인수위의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몇 가지 현장의 요구를 전한다. 첫째, 과욕이 없길 바란다. 현장성이 결여된 상황에서 성과를 보이기 위한 정책 제시는 논란을 가져와 국민과 현장의 피로감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째, 가시적 정책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임기 5년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임기 말에 정작 크게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증요법에 의한 외과적 수술보다 교육 본질에 입각한 건강한 교육체질로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셋째, 공약의 실현가능성에 집중하길 바란다.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약속이지만 현장성이 결여된 정책은 과감히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교육개혁의 주체로 교원이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대 정부의 교육개혁이 성과를 이루지 못한 큰 이유는 교원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교원이 희생과 열정을 갖고 학생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교권을 보호하고 사기를 높여주길 바란다. 첫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 성공한 민생정부, 교육과 교권을 바로 세우는 ‘교육대통령’의 출발점이 인수위라는 사명감으로 군림하지 말고 학교현장의 소리를 낮은 자세로 경청하길 기대한다.
재작년 1학년 2반 담임을 했을 때다. 입학식 직후부터 11월까지 정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싶을 정도로 사건, 사고가 많았던 우리 반이었다. 학부모 소환을 비롯해서 여러 차례의 상담과 생활지도부 징계 등으로 반의 소요가 가라앉는다 싶으면 타 교과 선생님들의 수업을 방해하고 심지어 선생님께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만 갔다. 여러 선배 및 동료교사에게 우리 반의 문제를 진단해보고 상담을 하기도 하면서 나 나름대로는 자구책을 만들어 체험학습 기회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줄 알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하니 절반 가까운 아이들이 시큰둥했다. 결과 역시 참혹했다. 출발 당일 우리 반 37명중 무려 6명이나 무단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것이 무슨 단합대회인가 하며 참담해 하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여행 내내 폭우가 쏟아져 정말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다. 그나마 그동안 아이들에게 한 가지 감사한 것은 반에 ‘왕따’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교가 노원구에 몇 안 되는 남녀공학인데다 우리 반은 남녀합반이었는데 담배를 피거나, 무단결석을 하는 사고는 있었지만 다른 반에서는 불거지는 연애 문제나 남녀학생 편 가르기 문제가 유독 우리 반에는 없었다. 그렇게 11월까지 왔다. 이제 한 달 반 정도만 참으면 겨울방학이고, 문제 많은 우리 반 아이들과도 작별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큰 위안이 되었고, 하루하루 견딜 수 있는 힘이었다. 그렇게 한 학년이 끝나나 싶었지만 그건 순전히 내 착각이었다. 별 사고 없이 하루가 끝나면 감사하다고 생각하던 그때 학교로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보낸 사람은 ‘가현(가명)이 아빠’였다. 가현이는 학급 임원인데다 공부도 꽤나 잘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가현이 아버님으로부터 느닷없이 편지가 도착했으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단순한 인사편지인가 했는데, 편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편지를 읽고 나서, 나는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 교사로서의 자괴감에 몸을 떨었다. 편지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가현이가 전학을 가고 싶어 한다. 아니, 매일 같이 죽고 싶다며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울기 시작해 잠들 때까지 운다. 애 엄마와 내가 달래고 달래 봐도 학교에 가기 싫어해서 아픈 것을 핑계로 몇 번 결석했다. 담임선생님께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가해학생들로부터 더욱 따돌림을 받을지 모른다며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씀드리지 못했다. 여러모로 죄송하다. 가현이를 지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고 보니 요 근래 가현이의 표정이 어두워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생리통이 심하다고 했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며칠 전 성적상담에서 가현이가 2학년 때는 전학을 갔으면 한다고 말했었다. 이유는 성적 때문이었다. 자신은 내신 성적을 위해 특목고가 아닌 우리 학교를 택했지만 생각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이 나태해져서 성적이 오르지 않은 것은 탓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핑계는 왜 대냐며 가현이를 엄히 혼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가현이가 내게 말하고 싶은 것은 성적이 아니었다. 도와 달라 손을 뻗은 것이었는데 ‘아뿔싸’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것 같았다. 일단 내가 먼저 침착해야 했다. 가현이 아버님께서 담임교사에게 비밀 편지를 보낼 정도였고 그 편지에 ‘죽고 싶다’라는 엄청난 말이 쓰여 있는 이상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발령 3년차인 젊디젊은 교사이자 열정이 넘쳐나야 하는 내가, 아이들에 치여서 무사안일주의로 가고 있다가 반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아이들을 골고루 살펴줘야 하는데, 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곪아가는 다른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기초생활수급자 아이들, 자고 나면 문제를 일으키는 일명 ‘문제아들’과 씨름하면서 정작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자.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침착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학기가 마무리 되는 날까지 나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걸 바쳤다. 그것이 그동안 내가 내버려두었던 아이들에게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학교 상담교사와 면담을 신청했다. 2시간 가까운 면담을 통해 왕따 사건에는 담임교사가 개입시기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와 더불어 왕따를 당하는 것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금씩 천천히 접근하되 매와 같은 눈으로 아이들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10년 경력의 베테랑 선배 교사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왕따 사건에 비하면 흡연이나 단순 싸움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가해자 및 피해자 아이들과 긴밀하게 상담을 하되 다른 아이들이 전혀 눈치 채면 안 된다는 주의를 몇 번 받았다. 종례 때 우리 반에 들어갔을 때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마음속으로 당황한 건 나 혼자뿐인 것 같았다. 차마 가현이 얼굴은 못 봤다. 가현이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며칠 전 본 국어과 경시대회 OMR 표시가 잘못됐다고 하고 일단 교무실로 불러 다른 아이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교사 휴게실로 데리고 갔다. 아버님 편지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건 아닌지 조용히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끝없이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가현가 마음을 먹은 듯 내게 모든 이야기를 쏟아 놓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따돌림을 당하는 건 확실했고, 이유는 가현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따돌리는 아이들은 모두 세 명인데 그 중에 ‘민정(가명)’이가 주축이 돼 가현이를 괴롭힌다고 했다. 음악시간을 비롯해 이동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가현이 옆에 앉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뒤에서 험담을 하고, 수업시간에 쪽지를 돌리며 가현이만 외톨이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으라는 듯이 했다고도 했다. 상담이 끝난 뒤 가현이와 약속을 했다. ‘이 모든 것은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과 ‘선생님이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약속, 그리고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면 가해 아이들도 만나봐야 한다.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하다 세 명 중 ‘아정(가명)’이라는 아이를 부르기로 했다. 겉으로 봐서는 무엇보다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는 아이였고 그런 아이가 가현이를 따돌릴 리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정이에게 선생님이 교실에서 가현이 따돌리는 것을 알고 있다고 사실대로 말한 뒤, 도움을 요청했다. 혼내거나 잘잘못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계회복’이 우선이니 아정이를 통해 가해 아이들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듣고 싶었다. 아정이는 이 모든 사실을 담임교사가 알고 있다는 것에 적잖이 놀란 듯 했다. “왕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다만, 가현이가 평소에 공부를 잘한다고 잘난 체를 좀 하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시험 문제에 대한 불만이라도 말하면 큰 소리로, 다 수업시간에 배운 건 데 왜 모를까 라면서 비꼬기도 했어요. 그렇다고 대놓고 싫은 내색 할 수 없으니, 그저 말을 섞지 않았는데, 그게 가현이를 괴롭히는 줄 몰랐어요. 민정이가 가현이를 좀 싫어하는 건 맞아요. 민정이는 영어성적이 오르지 않아 늘 고민인데 그 앞에서 영어시험이 교과서에서 다 나와서 쉬웠다는 둥 그런 소리를 해서 둘 사이가 좀 싸늘했던 적이 있었어요.” 아정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나는 참 부끄러웠다. 담임교사라는 사람이 아이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알고 보니 민정이 부모님은 사실상 이혼이나 마찬가지인 생활을 했고, 어머님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민정이가 나에게 보낸 위급 신호였다. 자신을 도와주고, 안팎으로 힘들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교사로서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다행히 아정이는 지금 사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안해하는 내 진심을 읽었는지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 아이만의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되고 가해 학생의 이야기도 충분히 듣고 정황에 대한 폭넓은 관찰과 고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누구 하나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상처의 깊이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어쩌면 가현이 보다 민정이가 더 문제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민정이를 불러 따져 묻는다면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 밖에 되지 않았다.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말이다. 우선 가현이 어머니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어머니도 학교에 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다 반시간 가량 울고만 있었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나는 나라도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에 매몰차게 이야기했다. “울지 마세요. 어머님께서 자꾸 우시니까 아이가 더 나약해지는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머님이나 아버님께서 더욱 강해지셔야지요. 그러니 아이보다 더 불안해하면서 흔들리는 모습 보이지 마시고, 힘들어 하는 아이 의지될 수 있게 꼭 안아주시고, 감싸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할게요, 저도 학교에서는 가현이 부모입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추느라 나 역시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우선 민정이를 성적 상담을 핑계로 교무실로 불렀다. 맹랑하고 당돌한 아이여서 담임교사의 눈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았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있었다. 이런 아이를 상대로 왕따 사건을 캐물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말 그대로 성적상담을 한 뒤에 아이를 올려 보내고, 퇴근 후 컴퓨터 앞에 앉아 온 마음을 다해 편지를 썼다. 뒤돌아보니 나도 대학 시절 동기에게 까닭 없는 미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저 재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다 서로 군대 가고 취업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긴 했지만, 까닭 없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건 삶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걸 편지를 쓰면서 새삼 깨닫게 됐다.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과 가현이가 얄미운 행동을 한 것에 대한 미움과 짜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사람은 학교생활 전체가 흔들리면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곡진하게 써내려갔다. 선생님도 대학 시절 왕따 비슷한 걸 당했을 때 학교 가기 싫을 정도로 괴로웠는데 17살 어린 학생, 더구나 여학생이면 어떨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이다. 조금 더 선생님이 관심을 갖고 민정이를 지켜봤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선생님도 반 아이들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로 끝맺었다. 다음 날 편지를 민정이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을 모두 알게 된 이상 그냥 둘 수는 없어, 방과 후 가현이와 민정이를 비롯한 가해 아이들 셋을 모두 불렀다. 가해학생 한 사람씩 차례로 상담실에 들어와 가현이와 마주 앉힌 후 선생님이 없다고 생각하고 서로 서운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우선 아정이가 가현이와 마주 앉았다. 몇 번 주춤거리더니 그간 서운했던 점을 모두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한번 말문이 터지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가 모두 나왔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었다. 소녀들의 전쟁은 결코 크고 복잡한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었다. 가현이가 아정이에게 샤프심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없다고 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고 하니, 아정이는 놀라면서 정말 샤프심이 없어서 못 준 것이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주려고 했는데 마침 그 때 앞뒤 친구도 샤프심이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빌려주려는 내 마음을 모르고 네가 얼굴을 돌려 버려서 나도 마음이 상했다. 이런 식의 말이 오가며 오해가 풀렸다. 마무리로 서로 오해될 일이 있으면 앞으로 이야기를 해서 풀어나가자, 나로 인해 마음이 괴로웠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끝맺음이 됐다. 민정이와도 마주 앉았다. 민정이는 어릴 때 외국에서 생활해 영어가 능숙했지만 시험만 보면 영어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괴로워했다. 그런데 가현이가 그 앞에서 이번에 영어시험이 쉽게 나와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왔다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것이 민정이가 가현이에게 마음이 돌아선 결정적이 이유가 됐다. 민정이는 가감 없이 덤덤하게 기현이에게 이야기 했다. 전날 나에게 편지를 받아서인지 시종일관 차분했다. 가현이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말을 한 것이었고, 더구나 민정이는 원서를 읽을 정도로 영어에 능숙했으니 당연히 잘 봤다고 생각했다. 그때 네 표정이 다소 안 좋았었는데 내가 미리 살폈어야 했다. 마음에 상처가 됐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민정이도 그제야 마음이 풀렸는지, 음악시간에 아정이를 네 옆에 앉지 못하게 한 건 내 잘못이다.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꽈배기처럼 한번 마음이 꼬여버리니 걷잡을 수 없었다. 미안했다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사실 나는 교사로서 그 순간 별로 한 일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줬을 뿐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장소’가 없다. 교실이라는 북적거리는 장소 말고, 오해가 있었을 때 그 오해를 풀 수 있는 장소, 서로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려는 곳이 아닌, 다 내려놓고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 본연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하는 ‘자리’ 말이다. 그 자리를 갖게 된 뒤, 정말 거짓말처럼 가현이가 다시 웃었다. 민정이는 여전히 맹랑하게 굴지만 담임교사인 내 앞에서 다소 수줍어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그 후 12월, 바람 잘 날 없던 우리 반은 왕따 문제 해결로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쏜살같이 흘러갔고, 잃었던 웃음이 조금씩이지만 다시 돌아오게 됐다. 무엇보다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던 우리 반 아이들과 정이라는 것이 새록새록 돋아나 종업식을 하던 날은 반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다시 생각해도 서늘했던 날들이었다. 경력교사에게도 왕따 문제는 심각한 일이었는데 하물며 경력이 일천한 나에게 있어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하며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학교 폭력은 교사의 도움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협조 없이는 더더군다나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 그리고 동료교사를 비롯한 학교 전체가 서로 똘똘 뭉쳐 해결해 나갈 때에만 음지에서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정(情)’은 참으로 끊어내기 어려운 듯싶다. 몸 고생 마음고생 하며 애면글면 1년을 보냈으나, 이 아이들과 지금도 여전히 끈끈한 사제 간의 정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 아이들이 얼마 전에 수능을 봤다. 2년 전 우리 반 교실에서 언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새까맣게 타버린 담임교사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통을 심하게 겪은 내 아이들, 이번 수능에서 아이들 말로 ‘대박’이 나길 간절히 바라본다. 끝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중1 시험 폐지 논란’으로 진로교육 우수 사례로 꼽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일랜드만의 독특한 전환학년제는 중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 1년간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체험하고 미래를 탐색할 기회를 주는 제도다. 아일랜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교육열과 대학진학률이 높은데 이런 이유로 아이들이 입시에 매몰된다는 지적이 나와 진로 적성을 찾기 위해 1974년 도입됐다. 학생들은 고교 과정 진학과 전환학년제 중 선택이 가능한데 중학교 3년 과정을 마친 후 결정한다. 참여하는 학생은 4학년이 되며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4학년을 건너뛰고 5학년으로 올라간다. 영어, 수학, 외국어 등 필수 과목은 다른 학년처럼 공부하며 주요 과목 외 선택 과목들을 일반 학생들보다 더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하게 된다. 이 밖에도 시간표, 학습 기간, 과목을 자율로 구성하는 모듈수업과 다양한 직업체험 등의 액티비티로 구성된다. 교육부에서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어떤 수업,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학교 자율에 맡긴다. 처음에는 전환학년제에 참여하는 학교·학생이 드물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정에 대한 만족도가 매년 높아지고, 학교·지역마다 다양한 전환학년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지금은 70% 정도가 전환학년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환학년 기간 중 시험 보는 과목이 있더라도 대학진학과 관련이 없으며, 주요 과목의 경우 첫 학기에는 시험이 있지만 마지막 학기에는 시험이 없다. 학생들은 1년 동안 만든 ‘전환학년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되며 전환학년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게 된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도 기업 및 지역사회의 인프라 구축에 40여 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문 교육감이 말하는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가 도입된다면 지역 연계,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 등 여건 마련이 제도 시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선인 공약 중 보완 사항 교총은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공약 중 세 가지 교원평가를 통합 해 일원화 하는 방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원평가 일원화는 보수와 인사가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평가결과는 수업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되어야 평가의 기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평가를 인사 및 보수(성과급)와 연계하는 것과, 강제 집합연수를 통한 낙인 정책은 안된다고 밝혔다. 교원평가에서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도 평가 참여 요건을 1회 이상 수업 참관한 학부모로 규정하고, 초등생에 의한 평가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은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밤 10시까지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학교 여건 개선이 선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종일 학교 운영시 수반되는 학생지도, 관리감독 관련 학부장 및 교원의 역할, 책임, 지원 등의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퇴직교장을 활용해 운영 내실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안했다. 당선인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폐지방안에 대해서 교총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 파악과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반드시 성취도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초등은 평가부담 완화 위해 영어과목 제외하고 읽기, 쓰기, 기초 수학의 학력 도발 여부만 판별 ▲중학교는 현행 유지 ▲고교는 수능을 기초학력 평가 성격으로 실시할 경우 제외하자고 밝혔다.
거뭇거뭇 제법 수염까지 난 녀석들과, 처녀가 다 된 중병아리 같은 여자 아이들이 하루 수업을 마치고 밤을 밝힌다. 지금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올바로 살아가는 ‘지혜(智慧)’가 아니라 편하게 살 수 있는 ‘지식(知識)’은 아닐까? 촘촘한 그물코를 헤치고 나가기 위한 기술(技術)을 얻는 것은 아닐까? 한참 먹고 뛰어다녀야 할 아이들이 깨알 같은 사전 앞에 고개 숙이며 살아갈 기술들을 파헤치는 시간. 노랗게 버짐 피듯 흔들리는 불빛 사이로 동료 야자교사(夜自敎師)의 무표정이 전혀 낯설지 않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말이다. 그렇다. 결코 어색하지 않은 단어 ‘입시(入試)와 야자(夜自)’ 우리는 이 단어들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미래를 어떤 형태로든지 준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그 방향과 목적이 보편타당한 진리탐구이어야 하고, 그 진리가 온전하게 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선택된 행위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아마도 나와 마주보고 있는 이 아이들은 모두다 내일의 합리적 변화에 동참하고, 신실한 공부의 진정성 때문에 저렇게 진지하게 뭔가에 몰입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하는 요즘, 우리아이들에게 많은 고민이 있어 보는 내가 너무 안타깝다. 특히 2013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그러니까 2012년 현재 고등학교 2학년들에게는 내신/수능/논술 모두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서울대에서는 영어 공인 시험(토플, 텝스, 토익)결과를 구술면접에 가중치를 둔다는 것이다. 필요한 학생을 뽑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되나, 학생입장에서는 완전 죽을 맛이다. 3년의 고교시절이 마치 죽음과도 같이 힘들 거라 예상이 된다. 당사자들에게는 이미 몸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도 2년차가 된 학생들의 관점에서는 실제적 비율의 반영정도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 힘든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 앞에서 많은 상념과 분노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2013학년도 입시가 말 없는 현재의 아이들에게는 죽음의 트라이앵글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분노를 느끼는 것은 아직도 우리 입시가 서울대 및 몇몇 명문대 중심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 예속되어 진정한 초중등 교육의 본질적 교육과정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압박감과 의당 그러해야 한다는 부지불식간에 길들여진 억압된 자아가 이렇듯 맹목적 수용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엄청난 입시의 폭력 앞에서도 순응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하지만 학원이야 교육보다는 상업적 측면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실제의 목적이 입시에 있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참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는 물론이고, 다양한 교육수요자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고심하는 교육부, 그리고 나름대로 여론과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대해서 순순히 동의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보편적 관점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은 미덕이다. 편협하지 않고 대상과 사안의 이모저모를 다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갈등 세계에서도 균형은 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양쪽을 아쉽게 나마 다 포괄할 수 있는 것인데, 완벽한 균형에 이르렀다면, 그건 아깝지 않을 지혜로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죽음의 트라이앵글은 그 앵글에 들어가 있는 당사자들에게는 희망의 균형이 아니라, 벗어나기 힘든 고통의 균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국사회에서 입시 문제는 단순한 입시 문제가 아니다. 중의적(重意的) 의미로 입시라는 말은 중성적이다. 입학시험은 어느 사회나 있는 것이고, 발달과 성장 과정을 거치는 의미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 고교 과정을 마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입학시험을 치르는 것이 문제될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입시라는 말은 한국사회에서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이데올로기와도 같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 인간의 인격적 성장이라는 의미를 철저히 배제한다. 이 말은 한 줌도 안 되는 지식의 양을 측정하는 말이다. 파편화된 지식의 총합을 일컫는다. 규격화된 문제 풀이 해결능력을 일컫기도 한다. 나아가 이 말은 신분상승의 배타적 경로의 뜻으로 전이된다. 또 경쟁사회의 유리한 위치선점으로 이해된다. 그래서 이 입시라는 개념에서는 한 인간의 성장과 깊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 나를 넘어선 타인에 대한 관용과 배려마저도 몇 시간의 봉사활동으로 계량화시킨 사회에서는 인격과 지혜는 뒤로 가고, 남는 것은 각박하고 편벽하고 편집증적인 배타적 승리만이 남는다. 사람 사는 세상을 공시적(公示的), 통시적(通時的)으로 보는 시각을 완성하기도 전에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지식습득을 통해 미로 같은 문제의 답을 찾는 능력을 측정하여 입시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을 때 과연 온전한 인격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입시는 블랙홀(black hole-막히고 숨쉬기 어려운 구멍)과 같은 장력을 지닌다. 가슴 아픈 것은 입시를 통해 고통스런 현실을 벗어나고자 기대하는 서민과 빈민계층의 자녀들에게는 입시가 그나마 가능한 신분 획득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현실은 갈수록 낙타의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택’이라는 말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 수가 평범한 것이든 기막힌 묘수든 간에 다 한 판의 바둑일 터인데, 훈수 받지 않고 주체적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문제는 간명하게 해결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고 6년이 철저한 자기소외의 시간이라면, 입시에서 거둔 훌륭한 성적은 성장이 아닌 껍데기일 뿐이고, 이겼다고 여기는 자들은 배타적 지배욕구로 병들고, 졌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저항적 열패감에 시달리니, 결국 모두 병들고 모두 불행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입시'뒤에 숨어있는 정부의 꾀가 참으로 얄밉다. 그것을 모르는 학생들과 학부모, 또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도 슬프지만, 알면서도 입시에 매달리게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현실의 막막함이 답답하다. 역시 어른 책임이 더 크다. 그리고 사실 실증적으로 학력과 학벌이 오히려 사람을 병들게 하고, 한 인간의 성장과 행복한 삶의 실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녀들에게 점점 좁아지는 배타(排他)의 사다리타기를 강요하는 것은, 정말 나쁜 일이다. 입시는 강력한 산업이고, 이데올로기다. 입시와 사교육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입시 산업 재벌들까지 생겨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소비자들은 아무리 입시상품과 사교육상품에 많은 투자를 해도 다 만족할 수 없는 기이함이 있다. 오늘 밤은 그 기이함속의 주인공인 정석에게 이런 구조적인 모순의 기형 속에서도 내일을 설계하고 가난한 영혼 앞에서 겸손한 새해를 맞이하자고 훈훈한 상담을 해야겠다.
[PART VIEW] Ⅰ. 서론 교원이 업무경감을 언급하는 것은 교사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원이 되고 싶은 바람인 것이지 업무를 기피하자는 것이 아니다. 교원들에게 업무경감이 되지 않는 이유는 교육현장 내외에서 업무와 잡무의 폭주 때문이다. 교원은 교육의 성과에 대한 책무성을 인식하고 전문적인 역량의 질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보살펴 성장하게 하는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의 필요성을 약술하고, 업무부담 실태와 발생 원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위학교와 교육청 차원의 추진 방안을 논술하고자 한다. Ⅱ. 교원의 업무와 잡무 1. 교원의 업무 : 첫째, 순수한 학생 교육 활동인 필수 업무이다. 필수업무는 수업 지도, 생활 지도, 창체활동 및 방과후학교 지도 그리고 기타 학생 지도 활동 등을 교육과정 운영이 주가 되는 업무를 의미한다. 둘째, 교육 활동과 관계되는 보조업무이다. 보조업무는 교육과정 운영에 직결되는 업무이며 단순한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보조적인 업무로서 교수-학습 활동과 관련된 업무 처리, 자료매체 준비, 학력 평가, 시설·재정 관리, 대외 관계 업무, 기타 행정직 지원 활동 등을 포함한다. 2. 교원의 잡무 : 첫째, 교원의 잡무는 학생교육과 거리가 멀거나 관련이 적은 것으로, 순수 교육활동 수행에 지장을 주는 업무이다. 즉, 교육과정 운영과 생활지도 및 학급·학교 경영, 기타 이와 직접 관련되는 교육활동 이외의 업무를 말한다. 둘째, 교원의 잡무는 교육과정 운영과의 관련 정도, 수업결손 초래도, 보고내용의 교육적 필요도, 업무의 단순노동성, 업무추진의 자발성, 일과시간 이외의 업무 여부 등 학교의 제 영역에서 필수업무와 보조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말한다. 셋째, 교원의 잡무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연수 및 직무관련 외부 회의 참가,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의 학교 현황 파악자료 보고, 외부기관에 의한 자료 요구, 교육청 평가 및 학교 평가 관련 자료 작성, 학사관련 보고 요구, 각종 교육계획 또는 행사계획과 그 실적 보고 요구, 지구별 대회 또는 교육청 대회 참가 지도, 지역사회 유관기관 협조 요청, 교육 시책 및 교육개혁으로 인한 공문서 증가 때문이다. Ⅲ.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의 필요성 첫째, 교원이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전제 조건 중 최우선 과제는 교원의 행정업무를 경감하는 것이다. 둘째, 교원업무 정상화를 위한 행정업무 경감에 대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지속되었으나 그 실효성이 떨어져 현장 교원과 학생 및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으며, 이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현장에 안착될 수 있는 교원업무 경감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업무 분장과 추진으로 자율성이 강화되어 학교교육력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창의적이고 훌륭한 인성을 갖춘 세계적인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학생에게 좀 더 밀착된 생활지도와 학생 상담활동을 강화함으로써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교사들의 업무가 경감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가 매우 높다. Ⅳ.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 방안 1. 학교 차원의 추진 방안 : 첫째, 단위학교에서 업무 경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다. 학교장의 리더십과 전 직원의 행정업무 경감에 대한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교무행정지원 전담 추진위원회 등을 구성하여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행정업무 효율화를 위한 교육과정 내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를 환류하며,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연수 등을 실시한다. 둘째, 학교업무를 효율적으로 재구조화(학무 재분류, 업무 분장 등) 한다. 이를 위해 전 교직원이 대토론회 등을 통하여 업무를 정비하고 중등의 경우 학년중심의 업무분장으로 개편하여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수활동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단위학교의 행정 보조인력(교무행정지원사, 교육보조사, 방과후보조인력 및 코디네이터 등) 업무를 합리적으로 재배분한다. 단순보고 공문 및 통계자료 작성, 각종 신청서 수합, 각종행사와 교육과정 운영 시 모든 에듀파인 업무, 홈페이지 관리(가정통신문 탑재, 공지사항, 팝업창 관리), 기간제 교원, 강사 채용 시 범죄경력조회, 신원조회 공문 발송 등을 담당하게 한다. 넷째, 각종 위원회 통폐합, 단위학교 업무절차 간소화를 위한 위임전결 규정 개선, 공문처리 절차 간소화, 법정장부 이외의 장부 간소화 등을 추진한다. 각종 위원회도 토의(토론)가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한다. 다섯째, 교내 행사의 효율적 운영 및 감축을 통하여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각종 대회를 통폐합하거나 각종 회의 횟수나 시간을 단축한다. 예를 들면, 동요 부르기 대회를 학년별 동요발표회로 전환(시상제도 없음), 자기주도학습기록장을 활용한 학생 개인별 자율 독서활동제 실시, 과학관련 그리기·글짓기 대회 폐지, 영어말하기 대회 학년별 대회로 전환(학교전체 대회 폐지), 수학경시대회를 희망자에 한하여 실시하게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여섯째, 내부 공문을 감축하기 위해 교육과정운영계획서(또는 교육계획서)와 변경사항이 없는 경우 별도의 계획 수립과 결재과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추진계획서도 최소한의 요약서 정도로 작성하여 추진하도록 하고, 각종 홍보공문이나 가정통신문 등은 홈페이지 등을 활용한다. 일곱째, 일하는 방식 개선을 통하여 교사행정업무를 경감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에 의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하여 전시행정과 실적위주의 사업을 축소하여 집중과 선택에 의한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업무를 간소화(회의록 작성 및 내부결재 간소화)하며, 공문서 출력 지양 및 내부 결재 최소화를 위해 노력한다. 여덟째, 학교 지원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 학교업무 표준안 등을 마련한다. 현행 법규상 교사의 직무 기준이 불명료해 ‘잡무’ 개념이 불명확하다. 따라서 교무실과 행정실 간 직무 경계를 명확화하고, 학교업무를 교무·행정업무로 나누고 교무업무를 다시 교육업무와 지원(교무행정)업무로 구분한다. 지원업무는 교육활동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업무로, 학교 교육력 향상을 위해 전문 인력이 담당함으로써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최소화한다. 아홉째, 학생 자치활동 활용성 제고를 통해 학생회의 학교 문화 자정 운동을 활성화하고, 학교선택제 확대에 따른 학교 홍보 도우미제 운영, 입학식, 졸업식 추진 프로젝트팀제 운영 및 창의적 체험활동 발표회 등을 학생들이 앞장서서 추진하게 한다. 2. 교육청 차원의 추진 방안 : 첫째, 교육외의 기관, 교과부, 교육청 및 지자체의 간섭을 최소화하며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둘째,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교무행정지원 인력을 확보하여 지원한다. 선생님은 가르치는 일에만 열중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학생들의 인생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가 많으면 학생 한 명, 한 명의 꿈과 끼에 맞는 교육을 하기가 힘들게 된다. 셋째, 신규교사 채용을 확대하여 법정 정원을 확보하고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하도록 학교교육 통계관리 및 활용방안을 입법화하여 통계, 조사 관련 공문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다섯째, 단위학교에 교육지원과 행정업무를 담당할 교무 행정 지원 인력을 확충하여 지원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원의 업무가 경감되도록 하여야 한다. 여섯째, 단위학교에서 교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학교장을 비롯한 교직원의 인식 전환을 위한 연수와 컨설팅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 일곱째, 교육청 차원의 교육정책 사업의 재정비를 통하여 전시성 사업, 비효율적 사업, 추진 근거가 약한 사업 등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여덟째, 교육청 추진 사업들의 추진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학교의 업무추진에 따른 업무 부담을 최소화한다. 이를 위해 담당부서별 현재 추진 절차나 과정 및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한다. 또한, 현장 모니터링을 통하여 현장에 적합한 업무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한다. 아홉째, 단위학교의 자율적 업무추진에 따른 결과를 학교평가 지표나 감사에 반영하지 않는다. 얼마나 자율화를 추진하려고 노력하였는가를 반영하고 그 결과나 실적을 제출하거나 보고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 번째, 단위학교의 우수한 교원업무 경감 사례를 발굴하여 일반화하고 단위학교나 교육청별 컨설팅 지원을 통하여 학교 교육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Ⅴ. 결론 교원 행정업무 경감은 우리 교육현장의 오래된 숙원이면서 공교육 살리기의 기본바탕이다. 업무 경감을 통한 학교교육 정상화의 실현은 선생님이 학생교육에 매진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지성과 인성이 조화된 진정한 배움을 얻고, 선생님은 가르침의 보람과 긍지를 갖게 한다. 결국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함께 학생, 교사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될 것이다.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언제나 신나는 곳 “야, 방금 봤어? 나 성공 했는데!” “에이, 난 예전부터 그만큼 했어~”, “선생님~ 여기 좀 봐주세요!” “진욱아, 헬멧은 꼭 쓰고 타야지.” S보드를 타는 학생들과 함께 도산초등학교의 하루는 아침부터 쉴 새 없는 재잘거림으로 시작한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트램펄린(방방), 운동장을 빙 둘러 만들어져 있는 S보드길, S보드길 바깥쪽에 세워진 간이 골프연습장,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간이 축구장(풋살장)과 그 위로 펄럭이고 있는 만국기, 그리고 운동장 넘어 가장 안쪽에 세워진 나지막한 2층 건물. 이 모든 장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의 도산초등학교가 충남 논산의 대둔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포함해 전교생은 131명, 전체 교직원은 1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종류의 체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12년 창의경영학교 건강증진 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에 오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S보드와 트램펄린부터 매일 아침마다 열리는 축구 리그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골프, 승마까지.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 마음껏 운동장을 뛰놀며 공을 차고, 트램펄린에 올라 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 이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 가고 싶어 눈을 뜨고, 학교에서 더 놀고 싶어 해가 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계룡시에서 꼬불꼬불 산길 따라 자동차로 30분이나 가야 도착하는 이 작은 학교, 도산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을 부르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4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학생 수가 30여 명밖에 되지 않던 도산초는 말 그대로 폐교 위기의 벽지 학교였다. 당시 하나뿐인 1층짜리 교사(校舍)에서 복식 수업을 하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다고 한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도시 아이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올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방과후 활동을 운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이 학교로 발령을 받은 박상영 교장은 그 해의 학교예산을 아껴서 용접공인 학부모와 함께 운동장 한 구석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12㎞ 떨어진 황산벌 승마장을 찾아가 학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승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담판을 지었다. 현재 도산초에는 골프, 승마, 축구, 스마트밴드, 오카리나, 한국화 등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수업이 진행 중이다. “도윤이는 6학년인데 이 학교가 가까운 곳도 아니라서 전학 오는걸 망설였어요. 그러나 웬걸, 학교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먼저 다니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특색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먼저 도산초를 찾았다. 계룡시에 사는 6학년 권도윤 학생도 학부모를 설득해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전교생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면 원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한 상설 아침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입맛 따라 골라들으며 통통하다는 말을 듣던 도윤 학생은 몸무게도 10㎏나 빠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자던 박 교장의 결실이었을까, 도윤 학생 학부모의 자랑에 서울에 살던 친척 조카들까지 셋이나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학교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가족 도산초 학생들 중 정작 인근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이나 시내에서 전학 온 학생들은 시내까지 다니는 스쿨버스를 이용한다. 스쿨버스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몫이다. 박 교장은 항상 4명의 학생들과 출퇴근을 함께하고, 몇몇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는 물론 인근 학생들까지 함께 차에 태워오며 등교를 돕는다. 한 반의 학생 수는 20명 내외로 각 학년마다 한 반씩 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학생들은 서로를 더욱 가족같이 생각한다. 대전에서 전학 온 6학년 박채연 학생은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며 친구들과 헤어지는 하교 길을 서운해 했다. 컴퓨터 게임, 학원 등에 치여 혼자 있는 생활이 익숙한 도시 아이들에 비해 학교가 놀이터인 이 학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매일 아침 열리는 ‘D(Dosan)-리그’는 전교생이 나와 축구경기를 하는 시간.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학생이 선수가 되어 학년별로 정해진 요일에 운동장에 설치된 간이 축구장에서 시합을 벌인다. 팀은 총 13개, 한 팀이 일 년에 갖는 경기만 해도 170경기가 넘는다. 몸을 부딪치고 팀워크를 맞춰야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료에 대한 애정, 믿음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학교의 엄마, 아빠가 된다. S보드를 타다 넘어져 상처를 입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사들이 직접 울퉁불퉁한 운동장 둘레길에 시멘트를 깔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운동회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라고 사시사철 펄럭이는 만국기를 달아놓았다. 이 학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구가 또 있다. 바로 도산초를 명물에 올려놓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사들이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스마트 밴드’의 경우 대전의 소문난 가족밴드를 박 교장이 직접 찾아가 섭외해왔다. 1년 넘게 진행해 온 강사의 요청에 따라 최근에는 실물 악기를 다루는 밴드부로도 발전했다. 박세영 강사는 “1주일에 한 번 밖에 방문하진 않지만 어느새 가족 같아졌다. 밴드부 개설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 요구도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수용해주니 우리도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간이 축구장은 물론, 방과후학교 교실로 사용되는 간이 골프연습장은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학교의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다보니 어느새 도산초는 지역 주민과도 가족이 되었다. 살아있는 학교, 행복한 아이들 ‘어린애들은 뛰어 놀면서 크는 거야’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요즘, 하루 종일 학교에서 운동장만 누비는 듯한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을까.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하교 후 학원을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하는 만큼, 교사들은 이들의 학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정규 수업시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방과후학교 역시 영어캠프, 수학영재, 창의논술반 등을 운영하며 학업보충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습지나 교육자료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무엇보다 기초실력 다지기에 집중하다보니, 기초학습부진 학생은 한 명도 없고 오히려 학력은 도 평균보다 5점이나 높다고 한다. 현재 이 학교 모든 교실에는 명패가 2개씩 붙어있다. ‘2학년-동시창작’, ‘도서실-한국화’, ‘급식실-오카리나’ 등. 정규 수업이 끝나면 이 교실은 학생들의 취미와 특기를 길러주는 놀이터로 변한다. 호박이 마법에 걸려 신데렐라를 태우는 멋진 마차가 된 것처럼, 도산초 교실은 종이 울리는 순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학교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오늘도 친구로 변신하는 도산초 안에서 행복한 설렘을 마주한다.
글로벌 교육포럼의 기조연설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맡아 ‘글로벌 교육혁신의 5가지 교육영역’에 대해 발표했다. 조 교수는 먼저 “G20 세대의 미래는 장미빚(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이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하고 “이는 그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산업적 발전을 거뒀지만 정작 산업계에서 원하는 인재, 글로벌 무대에 접근할 수 있는 인재는 길러내지 못한 우리의 교육 현실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의 기조연설은 이의 극복을 위해 혁신이 필요한 5가지 교육영역에 맞춰졌다. 다섯 가지 영역의 교육혁신 그가 주장하는 교육혁신 영역 첫 번째는 ‘초중고 교과과정의 변화’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교육, 간단한 정보전달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수동적 암기 박사(Fast Follower)가 아닌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동적 인재(First Mover)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VIEW] 두 번째는 교실에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이러닝 활성화’다. 여기에는 인지적 능력과 함께 심적 능력(감정)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감정적 요인을 간과해 왔다. 단순한 조직인 학교에서는 인지적 능력을 나타내는 IQ만 개발해도 좋은 성적을 얻는 등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IQ만으로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사회 감정적 학습(Social Emotional Learning)’이 중요한데 여기에는 5%의 지적 능력(IQ)과 95%의 심적 능력(EQ)이 작용한다. 때문에 장기적 차원의 성공을 위해선 심적 능력, 감성을 키워줘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감정요소를 키워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이것이 실현될 때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감정요소를 키워주는 것은 암기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학습이다. 세 번째는 ‘사범대와 교대의 교과과정 혁신’이다. 지금의 사범대·교대 교과과정으로는 새로운 교육환경의 변화에 교사가 적응하기 힘들다. 이제는 어떤 내용을 얼마 동안 가르치느냐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을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경험을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범대와 교대의 교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이를 먼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육리더십의 변화’다. 이념적 극단과 논쟁에서 벗어나 싸움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중도에 접근하는 교육리더십에 가치를 두고 모든 교육단체의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 다섯 번째는 ‘학부모들의 변화’다. 높은 교육열을 단기적 목표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벽 교수는 “이 같이 다섯 개 영역에서 교육혁신이 일어난다면 G20세대의 미래는 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인 ‘장미빚’이 아니라 장쾌한 미래로 빛나는 ‘장밋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조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과 도전’이란 주제로 피터 데일리(Peter Daly)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제주 교장과 심옥령 청라달튼학교 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영국의 NLCS 교육법을 도입한 피터 데일리 교장은 NLCS의 인문적 교육이 한국의 창의성 교육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발표했다. 그가 소개한 NLCS의 교육과정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교사들 역시 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교사를 채용한다. 교과서 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접목해 활용하며 교사는 학생 스스로 개성과 자신감을 키우고, 독립적 개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교사의 역할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학교 교육의 요점이다. 이를 통해 이 학교 졸업생이 갖추어야 할 기본 능력으로는 모든 조직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 즉 공감과 리더십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다양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이해하고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애매모호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인 융통성(Mental Flexibility)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피터 데일리 교장은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학교가 지식만을 습득케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 알고 스스로 즐길 줄 알며, 이웃에 봉사할 줄 아는 학생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관화’로 글로벌 시민 만들기 한국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학교, 청라달튼학교(이하 달튼)의 심옥령 초등교장은 “많은 학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기 위한 핵심역량으로 창의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꼽고 있다”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별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키워줘야 하며 창의적이고 배려심을 갖춘 태도와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바탕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달튼이 보는 글로벌 인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나 자신을 아는 것, 즉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장은 이것이 한국인인 자신이 외국인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튼이 키우고자 하는 인재는 ‘글로벌 리더’가 아니다. 다양한 사회에서 살 수 있는 힘과 창의성을 가진 ‘글로벌 시민’이다. 이를 위해 약 10여 명의 학생을 교사가 돌보는 ‘House 제도’, 학생 스스로 선생님과 약속을 통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Assignment 제도’, 다양한 경험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Laboratory 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음악·미술·체육교육을 강화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달튼 교육의 지향점은 모든 것이 ‘습관’으로 정착돼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협동심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모든 것이 습관이 되면 졸업 후에도 많은 일들을 자연스럽게 이겨내고 적응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의 근원은 교사에게 있다는 판단 아래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달튼의 특징이다. 심 교장은 “교사가 성장해야 학생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물론 학생에 대한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말이면 기관장의 다음해 운영방향을 나타내는 고사성어가 나온다. 사자성어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응축되어 나타나기 마련이다. 필자가 속한 대전광역시교육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에 대전교육의 2013년 사자성어는 현량자고(懸梁刺股)다. 일단 한문에 대해서 도통하지 않은 이상 보통 사람들에게는 낯선 성어임에는 틀림없다. 포털과 교육청에서 말한 내용을 통해서알아 보니 이런 심오한 뜻이 내포돼 있다. 일단 현량자고의 한자 뜻과 음을 보면 ‘懸 매달 현, 梁 대들보 량, 刺 찌를 자, 股 넓적다리 고’이다. 풀이를 보니 한(漢)나라 孫敬(손경)이 새끼줄로 상투를 대들보에 걸어 매고, 戰國時代(전국시대)의 蘇秦(소진)이 송곳으로 무릎을 찔러 가며 졸음을 깨워서 苦學(고학)했다는 고사가 나온다(출전 : 전국책). 일단 이 사자성어에는 유래가 있는데, 손경과 소진 두 사람의 일화에서 비롯된다. '현량'은 손경의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손경은 학문을 좋아하여 사람들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문에 몰두하였다. 그는 공부를 하다가 졸음이 오면 노끈으로 머리카락을 묶어 대들보에 매달았다. 잠이 와서 고개를 숙이면 노끈이 팽팽해지면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통증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공부를 계속하였다. 이와 같이 노력하여 손경은 나중에 대유학자가 되었다. '자고'는 소진의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소진은 처음에 진(秦)나라 혜왕(惠王)에게 연횡책(連橫策)을 유세하다가 좌절하여 집으로 돌아왔는데, 가족들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그를 박대하였다. 그는 자신을 한탄하며 궤짝에 들어 있는 책들을 꺼내 살펴보다가 태공(太公)이 지은 《음부(陰符)》를 발견하였다. 소진은 송곳으로 넓적다리를 찔러 잠을 쫓아가며 그 책을 공부하는 데 몰두하였다. 1년이 지나 소진은 마침내 그 책의 이치를 터득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종횡가로 명성을 떨치며 전국시대 6국의 재상이 되었다. 이 두 가지 고사에서 유래하여 현량자고는 고통을 감수하고 분발하여 학문에 정진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즉, 배우는 자의 근본이 될 학생의 기본자세를 강조하는 사자성어라 할 수 있다. 대전광역시교육청은2012년 사자성어로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취하여 학생과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집중 한다’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을, 2011년에는 대전 교육가족 모두가 교육입국 실현을 위해 모두가 운명 공동체로서 노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하나의 연 잎 위에 함께 생을 의지한다’는 일련탁생(一蓮托生)을 각각 신년화두로 삼은 바 있다. 한편 대전광역시교육청은 2012년에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2년 연속 1위라는 성과를 올렸고,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미달비율과 초·중등 진로교육 활성화, 특성화고 취업률,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청렴도 등에서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거둬 2년 연속으로 한국교육을 선도하는 최우수교육청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국 학력 향상도 우수 고교 100곳 명단에 대전지역 학교들이 무려 4곳 중 한 곳 비율(27%)로 이름을 올렸다. 과목별 100대 학교 중에 국어가 14개교, 수학이 12개교, 영어가 12개교가 포함된 것도 대전 학생의 학력향상과 성취도가 전국 최고임을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과학영재학교 유치로 과학과 영재교육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고, 외국어 교육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으며, 장기 불황의 시대에 고졸취업 성공시대를 위해 특성화고가 발 벗고 뛰어서 좋은 성적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든 결과에 대전의 교육가족 모두가 애썼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대전교육의 미래, 바로 한국교육의 표준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