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초정권적 독립기구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와 그간의 교육행정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였다.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기존의 교육행정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상 대통령·국회 등 정치권력에 따라 교육정책 기조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두고는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2019년 국가교육회의 주도하에 많은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듭하면서 위원회 설치 법률과 시행령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법률과 시행령을 검토해보면 아직도 우리가 숙의할 쟁점이 적지 않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위원회 출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핵심 쟁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쟁점❶ 초정권적 위원 구성? 첫째, 위원회는 초정권적인 독립기구다 보니 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법률상 위원 구성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정치권에 의해 추천 또는 지명되는 인원이 15명이고, 이는 전체 위원의 7
2022-10-05 10:00
저술과 강연에 바쁜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는 J 선생님이 SNS에 재미있고 경쾌한 톤으로 ‘잔정’ 이야기를 한다. 주변에 자신의 작은 인정을 나누는 일상의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잔정은 특별히 표나지 않는 방식으로 일상에 스며들어와 있다. 만약 잔정이 일상의 자연스러움으로 생기지 않고, 매우 특별한 발생 기제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잔정이 아닐 수 있다. J 선생님은 ‘잔정을 치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전제하며, 자신의 잔정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가볍게 이야기한다. 잔정을 치른다는 표현도 경쾌하다 못해 왠지 신선하다. 그분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오래 도움을 주신 분께 간만에 카톡 메시지를 한 방 보내기, 어제 10년 만에 인사받은 제자에게 카톡으로 톡톡 답인사 보내주기, 내 강의 한 번 들은 인연인데 수줍게 선물 내민 어떤 선생님께 그분이 쓴 글 한 편 읽고 서프라이즈 전화해주기, 밤에 잠 못 드는 거 같아 뵈는 후배에게도 공연히 전화 걸어 주기, 산미(酸味, 커피의 신맛) 좋아하는 베스트 프렌드에게 커피원두 선물하기. 이전 근무처에서 함께 고생했던 옛날 직원분들이랑 다음 주 저녁 약속하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아니,…
2022-10-05 10:00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반도체산업 및 원전 개발에 집중하여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아니라 교육인적자원부로의 회귀라는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의도와 방향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후속 조치로 내건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계획을 보면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지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실과교과의 한 단원으로 더부살이하는 정보교육 먼저 초등의 경우 실과에 반영된 정보교육 시수는 17차시에 불과하며, 이번에 강화하겠다는 시수를 반영해도 겨우 34차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권장사항일 뿐이다. 교과목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갑작스럽게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국민적 트라우마가 생긴 큰 사고 이후 신설된 안전과목이 대표적 예이다. 안전과목은 현재 교과도 창의적체험학습도 아닌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시수는 없는데 급하게 만들다 보니 이상한 과목이 되어버렸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정보교육이다. 정보교육은 그동안 수없는 요구가 있었음에도 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한채 실과의 부속 단원에 놓여있다. 정보교육과 유사한 상황이 보건교육이다. 그래도 보건은 별도의 수업 및 업무담당 교원이 있고
2022-10-05 10:00
산업화과정에서 나타난 근대 유럽도시들은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백 년을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도시계획을 수립하였다. 특히 토지이용계획에는 준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는 주거용지·상업용지·학교용지를 포함한 공공용지 등을 균형 있게 배치하여 도시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관리정책은 토지가격의 앙등을 막고, 인구이동의 변동성을 완화시켜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과부하를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반해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급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특정지역 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토지용도 변경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생각할 겨를 없이 쉽게 변경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도심지역 인구가 주변 신도시로 유출되면서 학생수가 급감하여 이들 지역의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과 우리나라 폐교활용사례 비교 이런 측면에서 우리보다 20~30년 먼저 선행적으로 도시화과정을 겪은 일본의 폐교활용사례가 우리에게 더 유의미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토치기현(栃木県)에 소재하는 이나케다초등학교(稲毛田小学校)는 폐교 이후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실버인재센터와 장애인 직업훈련소로 활용되고
2022-10-05 10:00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이다. 상황·장소에 어울리는 옷차림부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나타내는 유니폼·제복까지, 옷은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이하 ‘세그루’)는 전국에서 유일한 패션 디자인 분야 특화 학교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제품디자인·미디어디자인·VMD디자인마케팅 등 디자인 분야가 총망라된 학과구성과 교육과정으로 경쟁력 있는 실무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 등 패션의 모든 것을 배우는 학교 세그루에 들어서면 마치 패션디자인센터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학교 곳곳에 전시된 학생들의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는 물론 패션 디스플레이 디자인까지, 패션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과별 디자인 체험도 가능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수요 진로체험과 매년 여름방학 때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디자인스쿨’은 조기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층별로 마련된 학과 실습실 역시 학교라기보다 산업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세그루에서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의상패션디자인과 실습실엔 형형색색의 옷감·실, 마네킹과 재봉틀이 눈
2022-10-05 10:00
들어가는 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동안 초·중학교에서 없었던 자율적인 선택과목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참여소통채널에 탑재된 시안(교육부, 2022)에 의하면 교육과정 편성·운영기준에서 초등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하여 운영한다’라고 제시하고 있다. 중학교는 ‘선택과목과 활동의 내용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학부모·교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교가 결정하되, 다양한 선택과목과 활동으로 개설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한다’라고 되어 있다. 모두 학교의 자율적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목 도입의 의의는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학교 자율시간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근거가 마련되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과목이 신설되어 학교와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교육부, 2021). 특히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교육과정 자율화는 창의적체험활동을 20% 범위에서 시수를 증감할 수 있고, 선택과목에 의한 16+1 운영 등으로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22-10-05 10:00
코스모스·국화·쑥부쟁이·구절초 등 가을꽃과 붉게 물든 단풍으로 눈길 머무는 곳마다 가을이 내려앉은 10월엔 기념일도 많다. 10월의 대표적 계기교육인 국군의 날·개천절·한글날 이외에도 학생들과 함께 생각해볼 날들이 많다. ● 국군의 날(10월 1일) 국군의 날이 되면 학교에서는 위문편지를 쓴다. 위문편지의 역사는 길다. 조선총독부가 1937년 학생들에게 쓰도록 한 게 시작이다. 지난 1월 서울의 한 여고생이 쓴 위문편지로 시끌벅적했다. 시대착오적 문화라는 지적도 있지만, 여전히 국군 장병을 위로하고 국방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시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쓰는 사람의 자발성이며, 이것을 끌어내는 것은 계기교육의 힘이다. ● 노인의 날(10월 2일) 최근 젊은층에 확산된 틀딱·연금충·할매미 등 ‘혐로(嫌老;노인혐오)’ 정서가 심상치 않다. 혐오행동은 노인이 아닌 그 어떤 세대가 하더라도 불쾌감을 준다. 만약 노인들의 어떤 행동들이 혐오스러운지 이야기하면서 노인과 혐오행동을 분리할 수 있다면, 경로효친·노인공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아냥거리며 혐오하는 갈등은 조금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 개천절(10월 3일) 개천절하면 단군신화만 떠올
2022-10-05 10:00
한 해 태어나는 출생아 수가 간신히 20만 명대에 머무르는 시대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극단적인 출산율 감소로 유소년 인구가 급감한 전례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부닥쳤음에도 교육계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믿기 어렵다. 우리에게 있어 학령인구 감소는 유례없는 위기이자, 고질적인 체제 개선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현실이며 막을 수 없다. 미래에는 더 심각해질 뿐이다. 지금이라도 이 흐름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계의 미래는 물론 한국의 장래도 밝지 않다. 학생수가 급감하면 학교 통폐합이 활발해진다. 이는 비단 지방에 국한한 얘기가 아니다. 이미 서울의 학교도 매년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있고 올해는 처음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1개 교가 폐교되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령인구 감소가 고등학교 정원에도 드디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서울의 학교 통폐합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며, 지방에서 관찰되는 학교 통폐합보다 더 큰 사회·경제적 문제를 수반할 것이다. 학생수와 학교수가 급감하면 교원 채용 역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교직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사학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안정적 수혜인데, 신규교
2022-10-05 10:00
교육과정 개정은 흔히 ‘전쟁’으로 불린다. 각 교과 간 이해가 첨예하게 얽히면서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수업시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또는 수능에 반영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건다. 동일 교과 내에서도 영역별 갈등이 극심하다. 그래서 교육과정 개정은 지난하고 또 지난한 작업이다. 교육과정 개정을 총괄하는 위원장을 교육계에서는 ‘독이 든 성배’로 비유한다. 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산파역을 맡은 박형주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장(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고등수학보다 더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갈등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곤 했다”며 “네거티브한 것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유’, ‘6·25 남침’, ‘노동’, ‘국악’ 등 쟁점들에 대해서는 교육 내적인 논쟁이기보다 우리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갈등이 교육의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공청회 등을 통한 국민의견수렴과 각종 교육과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 또는…
2022-10-05 10:00
(사라 룬드베리 지음, 이유진 옮김, 작가정신 펴냄, 48쪽, 1만5,000원) 스웨덴 최고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두 차례 수상한 사라 룬드베리의 여섯 번째 그림책이다. 주인공 노아와 엄마는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사고를 겪는다. 되는 일 없이 자꾸 잊고 잃어버리기만 해 스트레스가 가득 쌓인 하루지만, 둘이 함께해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2022-10-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