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찾아오고 있다. 스승의 날은 비록 1년에 단 하루이지만, 적어도 이 날만큼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를 키워준 선생님을 생각하게 된다. 어버이날이 있기에 부모의 은혜를 다시 생각해 보듯이, 스승의 날이 지속하는 한, 사람들은 단 하루만이라도 스승의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스승을 존경하는 ‘융사(隆師)’의 전통이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스승의 날을 제정하여 기리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가르쳐준 예전의 선생님들을 향해 단지 마음 속으로 감사의 텔레파시를 보낼 뿐이다. 물론 전화나 문자메일, 혹은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작 자신을 가르쳐준 선생님을 직접 찾아가 뵙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마음 속에 존경할 만한 스승이 있고, 이 분을 그리워하고 기릴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오늘날 자신이 있도록 키워준 사람에 대하여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 속으로 존경할만한 스승이 있는 사람이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라는 논리는 민족에게도 통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
2008-05-14 09:31원효(元曉, 617~686) 성은 설씨(薛氏), 아명은 서당(誓幢) 또는 신당(新幢). 경북 경산 출생. 648년 출가 후 경전을 공부하지 않고 타고난 총명으로 전적을 섭렵한 한국불교사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 20부 22권의 저술이 현존한다. 최치원(崔致遠, 857~?) 자는 고운(孤雲) 또는 해운(海雲). 본관은 경주. 17년간 당나라에 머무르며 과거에 장원급제하고 ‘토황소격문’ 같은 명문으로 우리나라를 널리 알린 국제인. 정치·사회질서를 수립한 문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안향(安珦, 1243~1306) 자는 사온(士蘊), 호는 회헌(晦軒). 경북 영주 출생. 주자학을 국내로 들여와 보급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주자학자. 학교재건과 인재양성을 통해 주자학의 이상을 확산시킨 교육사적 위치를 갖고 있다. 세종(世宗, 1397~1450) 이름은 도(祹), 자는 원정(元正). 재위 1418~1450. 유교정치의 기틀 마련, 편찬사업 확대, 훈민정음 창제, 과학기술 발전과 기술서적 편찬, 법전 정비 등 다방면에 걸쳐 빛나는 민족문화 건설에 기여했다. 이황(李滉, 1501~1570)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퇴도(退陶)·도수(陶ࡣ
2008-05-14 09:295월 교육주간과 스승의 날을 맞이해 본지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가 공동기획한 ‘겨레의 스승’ 12명이 선정됐다. ‘겨레의 스승’은 우리 역사 속에서 스승과 교육자의 귀감이 될 인물을 뽑아 그의 사상과 교육자로서의 사표를 집중 소개함으로써 스승상을 되새기고, 스승 존경 풍토를 조성하고자 기획됐다. 이번에 뽑힌 12명의 ‘겨레의 스승’은 다음 달부터 1년간 매월 1회 본지를 통해 소개되며, EBS도 인물별로 4회 정도의 다큐드라마를 제작해 6월부터 매주 방송한다. ▲예비후보 선정 과정=지난달 23일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겨레의 스승’ 선정위원회는 1차 회의를 갖고 예비후보 36명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시대적 배열, 사상가 혹은 실천가의 비중, 인문 분야와 전공 분야의 안배, 종교인 포함 여부 등이며 무엇보다 교육자로서 민족의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을 포함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또 EBS를 통해 방송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인물도 고려됐다. 한국사를 크게 고대, 중세, 근세로 구분해 각 시기별로 인물을 결정했다. 고대는 삼국시대부터 고려까지로 설총·안향·원효·이색·의천·지눌·최치원·환웅 등 8명, 중세는 조선 개항 이전까지
2008-05-14 09:21“내 학생 때의 공책 위에/ 내 작은 책상과 나무들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쓴다 그대 이름을” 이라는 외침으로 시작되는 ‘자유’라는 제목의 시를 써서 프랑스 최고의 저항시인으로 알려진 폴 알뤼아르(Paul Eluard, 1894~1952)와 20세기 회화의 위대한 거장 파블로 피가소(Pablo Picasso, 1881~1973)와의 관계는 남다른 예술적 동지애로 묶여진 드문 예에 속한다. 그들은 특히 ‘게르니카의 비극’이라는 처참하기 짝이 없는 인간말살의 전쟁과 파괴에 대항하여 각각 시로, 그리고 그림으로 공동의 예술적 항거를 강렬하게 보여준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스페인 내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1937년 4월 26일 일어난 게르니카 마을의 처참한 파괴는 이 두 예술가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무차별 쏟아 붓는 엄청난 양의 폭탄투하로 거의 모든 주민들이 몰살 당하는 역사상 가장 끔찍스런 인간말살의 비극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국의 불행한 대사건에 눈 감을 수 없었던 피카소는 분연히 붓을 들어 그 해 6월 3일 ‘게르니카’(1937, 사진)라는 제목의 대형 그림을 완성한다. 6월 4일 그 그림은 엘뤼아르의 시(詩) ‘게르니카의 승리’와 함께…
2008-05-14 09:15“내 귀는 소라껍질 / 바다 소리를 그리워한다.” ‘귀’라는 제목의 시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의 이 시는 실은 ‘칸느’ 연작 단시 중 제5번 시이다. 귀와 조개껍질과의 유사점에서 출발하여, 그 조개껍질이 파도소리로 이어지고, 다시 그 파도소리로부터 자연스럽게 귀로 돌아오는 원환적 구성을 이루고 있는 이 짧은 시에서 우리는 콕토의 재기 넘치는 이미지 구사 솜씨를 한껏 맛볼 수 있다. 파리 근교 메종 라피트에서 부유한 가정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콕토는 1906년 17세 때 페미나 극장에서 시낭송의 밤을 개최함으로써 조숙한 시인으로 시단에 등장했다. 그는 시인으로서, 소설가로서, 문학비평가로서, 화가로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무슨 일에 매달리든지 콕토는 시인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자신의 작품을 명명할 때에 그냥 시, 소설, 평론, 연극이라 하지 않고 반드시 시, 소설의 시, 평론의 시, 각본의 시, 회화의 시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그의 시사랑이 얼마나 깊고 열렬한 것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소 사치스런 고독을 산 시인 콕토가 평생 가난과 술과 아
2008-05-06 16:2631세 때 ‘고무지우개’(페네옹상 수상, 1953)란 소설을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한 알랭 로브그리예(1922~)는 프랑스 ‘누보 로망’(새로운 소설)을 대표하는 가장 뛰어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1978년 11월과 1997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친한파 작가이기도 하다. ‘어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정념으로 인하여, 혹은 정념의 부재로 인하여 생기는 갈등’을 그리는 전통소설 기술방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그의 소설은 오브제로서의 사물과 현상만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묘사할 뿐, 이야기의 줄거리도 인물의 성격도 묘사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행동과 오브제들은 그 무엇이기 이전에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물은 어디까지나 사물이고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세계를 인간이 멋대로 인간화하여 묘사하기를 그만두고, 대상을 순순하게 외면적인 것으로 규정하여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독특한 소설관을 가진 로브그리예가 1975년에 발표한 소설 ‘아름다운 포로’는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복제화 80점을 배열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특이한 작품이다. 전체 150페이지 중 대부분이 80
2008-04-25 15:5718세기 프랑스 회화에 대해 말할 때면 으레 부셰, 그리고 프라고나르를 들먹이기 나름이다. 그러나 주로 ‘우아한 향연’의 세계를 묘사한 이들과는 달리, 자연과 일상적 현실에 눈을 돌린 또 하나의 빼어난 선구적 화가가 있었으니, 그가 다름 아닌 샤르댕(Jean Baptiste Chardin, 1699~1779)이다. 그는 1728년 ‘식기대’와 ‘가오리’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뛰어난 화가로 인정받아 왕립 아카데미 회원이 되었으며, 그 후 네덜란드 루벤스파 화가들의 경향을 받아들여 정물화나 서민의 가정생활에서 취재한 정겨운 풍속화를 많이 그렸다. 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백과전서’파의 작가인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가 샤르댕의 그림에 이끌린 것은 당시 풍미하던 로코코 미술 양식의 흐름에 매몰되지 않은 채, 사물과 현실의 실재성을 생동감 있게 드러내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디드로가 ‘라모의 조카’ 같은 소설 작품에서 애써 시도했던 외부적 자연의 묘사, 즉 우리들 앞에서 움직이고 있는 생명 그 자체의 서정적인 동시에 사실주의적인 묘사 태도와 상통한다고 하겠다. 디드로가 ‘미술비평’이란 새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가 된 것은…
2008-04-21 12:00자연주의 문학의 교리를 충실히 반영한 소설 ‘마르트, 어느 창녀의 이야기’(1876) 등을 써서 졸라의 문하생으로 출발했던 조리스-카를 위스망스(1848~1907)는 1884년 특이한 상징주의 소설 ‘거꾸로’를 발표함으로써 데카당적 문학운동의 선두 주자가 된다. 이는 졸라의 입장에서 보면, 용서할 수 없는 커다란 ‘배반’이었으나, 초자연의 세계로 한사코 도망치고자 했던 위스망스로서는 어쩔 수 없는 필연적 ‘개종’이었다. 위스망스가 창조한 ‘거꾸로’의 주인공 데 제생트는 파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퐁트네에 자신만의 성을 마련하여 거기서 낮에 잠자고 밤에 깨어나 활동한다. 그는 세상 사람들의 습관과는 완전히 ‘역행하는’ 생활을 하며 인공적인 것에 대한 자신의 열정에 빠져 든다. 그의 조그만 미술관에는 환상적이고 기이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 즉 오딜롱 르동, 고야, 모로 등의 그림이 소장되어 있다. 위스망스는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상징주의 화가인 귀스타브 모로(1826~1898)의 두 작품, 유화 ‘살로메’와 수채화 ‘현신’(1876, 사진)을 보고 느낀 감동을 그대로 소설 ‘거꾸로’ 속에 옮겨놓는다. 화가의 이름과 작품명을 실명으로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위
2008-04-14 13:59본명이 이지도르 뒤카스인 로트레아몽은 1846년 남미 우르과이의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나, 1870년 24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해버린 조숙한 신동 시인이다. 그는 또 한 사람의 천재시인 랭보와 짝을 이루는 반항아, 현대시의 앞길을 비춰준 영원히 꺼지지 않는 정신의 횃불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창조주에 대한 난폭한 저주와 공격으로 가득 찬 그의 산문 서사시 ‘말도로르의 노래’는 광기어린 천재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불가사의한 상상력의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부대 위에서의 재봉틀과 우산의 우연한 만남처럼 아름다운’이라는 로트레아몽의 저 유명한 수사법에 거의 모든 초현실주의 시인, 화가들이 열광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특히 막스 에른스트(1891~1976)의 초기 콜라주의 환각적인 시정(詩情)은 ‘말도로르의 노래’의 이미지들을 그대로 상기시킨다. 아무 관련도 없는 오브제들을 인위적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시적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점에서, 긴밀한 공통적 특질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에른스트는 ‘회화 그 너머로’에서 로트레아몽으로부터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음을 다음과 같이 토로한 바 있다. "고지식한 운명이 이미 정해진 듯한 기성의 현실
2008-04-07 11:10“발견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지가 아니라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대니얼 부어스틴) 20년 전 한 고등학교 생물수업시간. 자신의 선택과목이 아닌 시간이라 미처 책을 준비하지 못한 A군. 유일하게 책을 가져오지 않은 A군은 B교사의 ‘사랑의 매’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주일 뒤 다시 생물시간. 교과서는 가져왔지만 이번에는 참고자료로만 수업하는 날이라 또다시 지난주의 일이 반복됐지요. B교사는 이렇게 한마디 했다더군요. "장담하지만 이 학생 대학 못갑니다." 물론 A군은 대학에 진학, 그럴듯한 직장에 다니며 스승의 날이면 꼬박꼬박 B교사를 찾아뵙는다고 합니다. 그날의 일이 자극을 주기위한 B교사의 고육책이었는지, 자신의 경험에 바탕한 ‘직관’ 때문이었는지는 아직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말입니다. 직관이란 “직접적으로 지식을 얻는 능력, 즉 관찰하거나 생각해보지 않고 즉각 알아채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직관을 이용해 상대방의 거짓말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가하면, 야구경기에서 3할 타자는 사고의 속도로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는 공의 궤적을 순간적으로 추적해 홈런을 때리곤 합니다. 베테랑 수사관들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직관의 힘을 통해 미궁에
2008-04-03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