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립니다. 비는 초록 잎사귀와 분홍 꽃잎 사이로 보드랍게 흘러듭니다. 꽃잎들이 아스팔트에 무수히 하얀 점을 만들어냅니다. 그 점들은 서로 이리저리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합니다.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꽃잎들이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합니다. 저 꽃잎을 따라가면 형산의 연화봉 아래 아름다운 팔선녀와 성진을 만나 꿈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춘삼월 백화는 만발하고 운무는 자욱한데, 봄 새 소리에 춘흥이 무르익고 물색이 발길을 멈추게 하니 팔선녀들로 자연 마음이 들뜨는지라, 돌다리에 걸터앉아 시냇물을 굽어보니...” 이런 풍경 속에서 선남선녀가 만났으니 어찌 춘심이 동하지 않았을지 읽으며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다리에 버티고 서서 길값을 받아내고자 하는 진상 손님과 복사꽃 한 가지를 꺾어 찬란히 빛나는 明珠(명주)로 변하게 하는 재주를 피우는 육관대사의 수제자 성진은 첫 만남부터가 달콤살벌합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조선판 로맨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당대 최고의 유학자가 쓴 소설로 유교와 불교, 도교의 사상이 융합된 상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간의 부귀공명(富貴功名)이란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불교적 작품 주제가…
2021-04-08 14:44새 학년도가 되어 모든 학교 마다 선생님들은 업무의 과부하가 걸려 모두들 힘들어 하는 시기다. 그럴 때마다 황량한 대지 위에서 발견하는 파릇파릇한 각종 새 싹과 형형색색의 꽃들을 보면서 한 시름을 덜기도 한다. 잠시 동안이나마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아이들과의 새로운 관계의 적응이란 힘겨움도, 쏟아지는 행정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떨쳐 버릴 수 있다. 지난 주말 인근 야산을 오르며 수많은 들꽃들을 보았다. 그 들꽃들은 대부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예쁘게 보이지 않는다. 우선 너무 작아서 쪼그리고 앉아 들여다보지 않으면 섬세한 그 꽃의 무늬와 빛깔을 알아채지 못한다. 무명의 풀꽃들은 섬세한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그 속살을 보여준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에서처럼 말이다.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어떤 대학교의 졸업식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석으로 졸업하는 학생이, 총장이 전달하는 표창장을 한 손으로 덥석 빼앗듯이 받았다. 총장은 기분이 상했다. 그날 퇴근하는데 교문 앞에서 또다시 짜증이 났다. 학생 하나가 총장의 차를 막고서 길을 걸으며 비켜주지 않았다. 총장은…
2021-04-06 12:51수원 권선초등학교(교장 김중복)는 3월 26일, 4월 2일 등교 시간에 ‘특별실의 특별한 금요일’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이번 행사는 학교 공동체가 함께 소통하며 격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의 새 학기 긴장감을 해소하고,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을 갖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권선초등학교는 학교 내 특별실(도서실, 보건실, 교육복지실, 상담실)의 협력을 통해 교육공동체가 모두 하나 되어 즐거운 학교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 행사는 본교 전체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등·하굣길에 힘이 되는 응원의 한 마디를 건네는 ‘특별한 동행’, 교직원들의 귀여운 소품 아이템과 함께하는 ‘특별한 발열 체크’, 만다라 색칠하기를 통한 ‘특별한 친구 Day!’, 그리고 학교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는 ‘특별한 낱말 퍼즐’을 운영하였다. 이번 행사는 권선초등학교 특별실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기획되었으며,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참여 속에 이루어졌다. 등·하굣길에 부착된 응원의 한 마디는 교직원들의 사전 응모를 통해 만들어졌으며, 학생들 또한 직접 응원의 한 마디를 적어 넣을 수 있도록 응모함을 마련했다. 응모함에는 “네가 있어
2021-03-31 13:57시린 그리움의 까만 긴 겨울을 접고 잔잔히 부서지는 햇살에 빙그레 꽃 피우는 봄날은 참 향기롭다. 연분홍빛 수줍은 진달래, 앙증맞게 귀여운 노오란 개나리 뒤로 사월을 향하는 봄날은 길목마다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꽃이 있다. 자연스럽게 피고 지는 산과 들의 야생화는 물론 인위적으로 장식된 꽃집의 꽃도 있다. 경로야 어떻든 꽃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다듬어 주며, 숨은 꽃말은 전하고 받는 이에게 무언의 교감을 준다. 꽃을 보며 생각한다. 꽃 한 송이는 온 우주를 품고 있다. 꽃이 피기까지 온 우주가 힘을 합쳐 작은 세계를 열게 하였다. 그럼 꽃 중의 꽃은 무엇일까? 바로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예닐곱 살의 아이들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처럼 자라나는 아이꽃은 꽃 중의 꽃이다.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지난 3월 새 학년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고학년을 많이 맡다가 올해는 2학년을 맞게 되었다. 학기 시작 전 아이들을 맞기 위해 교실을 정리하는 날이다. 앙증맞게 낮은 의자와 책상을 닦고 서랍을 정리하며, 한 해 동안 이 소중한 꿈들을 어떤 꽃으로 피게 할지 가슴이 콩닥거린다. 아이들은 어느집 누구네를 막론하고 소중하고 예쁜 자식
2021-03-25 15:423월 25일(목). 2021학년도 고3 첫 학력평가(서울시교육청주관)가 실시되었다. 코로나19로 학교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하기는 했으나,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는 사뭇 진지하기만 했다. 만에 하나라도 생길 수 있는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시험 전날(24일) 학교 차원에서 철저한 방역이 이뤄졌고, 시험 당일(25일) 각반 담임선생님은 학생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교실 구석구석 소독제를 뿌리고 책상 위를 닦고 청소했다. 특히 1교시 감독교사는 시험 시작 전에 학생들의 발열을 체크하였고, 개개인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며 위생에 온 힘을 다했다. 학생들 또한 자발적으로 선생님의 지시를 잘 따랐고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2021-03-25 15:41도시민의 로망, 작은 텃밭가꾸기, 우리는 지금 하나씩 실천하고 있어요. 저는 수원 구운동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동대표입니다. 올해 우리 아파트는 작은 꿈에 부풀어 있답니다. 바로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2021 아파트 힐링텃밭교육’ 대상 아파트로구두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파트 22㎥의 작은 땅이지만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농작물을 가꾸며 도시농부의 꿈을 실현해 갈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 겨?’ 저는 이것을 다른 곳에 적용해 봅니다. ‘혼자서 슬기로운 농촌생활하면 무슨 재민 겨?’ 우리는 도심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들과 슬기로운 농촌생활을 하고자 합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텃밭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저는 이 즐거움을 이웃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수원시농촌기술센터에서 해마다 운영하는 아파트 힐링텃밭교육이 있다는 것을 몇 달 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우리 아파트에 어떻게 도입할까요? 작년도 공고문을 동대표 카톡방에 올리고 우리 아파트에서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죠. 적당한 텃밭을 찾느라 아파트를 빙빙 돌며 적지를 찾기도 하였습니다. 동대표 회의에서 반응을 들어보았습니다. 별 반응이 없더군
2021-03-25 12:39정말 봄이 왔습니다. 경남의 소도시에는 거리마다 벚꽃나무의 분홍 물결이 눈부십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채색으로 보이던 도시에 환한 꽃들이 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아, 눈물이 날 듯 반갑고 고맙고 장합니다. 꽃을 시샘하는 바람이 지나가자 꽃잎 하나가 팔랑하고 제 옆으로 떨어집니다. 저는 며칠 전에 읽는 신카이 마코토의 소설 속 장면을 기억하였습니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래” 아카리와 그녀를 좋아하는 소년 타카키의 모습이 환한 꽃 속에서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아카리의 전학으로 헤어지게 됩니다. 아카리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내던 다카키는 먼 가고시마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그래서 아카리를 만나러 가지만 폭설로 인한 전철이 4시간 늦어집니다. 아카리는 보온병에 담긴 차와 직접 만든 도시락을 가지고 늦은 밤까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첫사랑의 만남입니다.^^ 그러나 첫사랑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타카키는 전학 간 가고시마에서 자신을 쫓아다니는 고교생 카나에에게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어른이 타카키는 우울하고 외로운 도쿄에서 직장에서도 연인에게도 정착하지…
2021-03-25 12:39경기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에서는 3월 18일 전교 어린이회 임원과 4~5학년 학급 회장 23명을 대상으로 하는 학생자치회 리더십 함양 과정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실시되었다. 본교 컴퓨터실에서 거리두기를 하며 실시된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자치회 어린이들은 경기도학생교육원의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고 학생자치 활동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강의를 듣는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학생자치회 임원으로서 우리 학급,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열정과 책임감이 가득했다. 망월초등학교 학교장(안희숙)은 “미래 사회의 주인공이 될 우리 자치회 학생들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가 되었으면 한다”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격려하였다. 이 행사를 통해 자치회 학생들은 바람직한 민주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대를 이끌 참다운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율적인 학생회 운영과 바람직한 인권 의식을 함양할 수 있었다. 리더십 함양 과정에 참여한 한 5학년 학생은 “강의를 듣고 선수를 먼저 생각한 박항서 축구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어요. 저도 우
2021-03-24 09:14경기 망월초등학교(학교장 안희숙)에서는 과밀학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16명의 협력교와 함께 기초학력 협력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망월초는 2학년과 3학년이 한 학급당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으로 개인별 맞춤형 학습 지원, 학급의 방역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과밀학급 정원외기간제 운영 정책으로 1교실 2교사제를 운영한다. 한 교실에서 담임교사와 협력교사가 함께 기초학력 협력수업을 통해 교실의 많은 학생들을 세심한 관리와 학습 지도를 한다. 기초학력 협력수업이란 두 명의 교사가 학습을 공동으로 계획하고 교수학습을 진행하는 기초학력 협력수업을 말한다. 주교사가 수업을 할 때 협력교사는 교실을 순회하며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을 지도하거나 두 그룹의 소그룹을 두 교사가 각각 맡아 같은 내용을 지도하기도 한다. 한 교실에 두 명의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는 3학년 교실의 한 어린이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 선생님이 도와줘서 잘 풀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협력교사는 원격수업 자료를 함께 개발하고, 학생의 출결 및 학습 관리를 하며 원격 수업에서 피드백 지원 등 담임교사가
2021-03-19 14:03경기 망월초(교장 안희숙)는 16일 학부모 총회 및 학급 교육과정 설명회를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 줌으로개최했다.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설명회에서는 학교의 비전과 목표를 학부모에게 안내하고, 학급 교육에 참여할 학부모 조직을 직접 선출, 조직했다. 이 자리에서 안희숙 교장은 학교 경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과 가정이 하나가 돼 이 시기를 이겨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학급 교육과정 설명회도 각 학급에서줌으로 실시했다. 반별 줌 회의방에서는 학급 담임교사 소개, 학급 교육과정 설명, 학급대표 선출이 이뤄졌다. 궁금했던 자녀의 담임교사를 화면으로 만나 학급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는 학부모들의 얼굴에는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직접 학교에 방문하지 못해아쉽기도 하지만,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면서안전하게 학부모총회를 치르고학급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2021-03-16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