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대 기성회비 부당이득 반환 판결이 있었다. 아직 학생들의 납부거부는 없었으나 당시 소송결과의 파장이 대학가에 파고들 시간이 불충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학기에 납부거부가 현실화되지 않으리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기성회비의 법적 논란 해소 차원에서 국립대 재정회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물론 기성회비 판결과는 별개로 국립대 재정에 대한 감사원의 권고나 언론의 비판은 끊임없이 있어 왔다. 기성회 회계로 인건비를 보조하는 것의 부당성 제기와 기성회비 운영에 대한 개선요구가 있었고, 교직원 복지에 대한 총장 공약사항이 기성회비 인상의 주요 요인이 됐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기성회비 운영 책무성 높여야 이를 볼 때 기성회회계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여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금번 기성회비 부당이득 반환 판결을 차치하고서라도 부정하기 어렵다. 기성회계의 법률적 근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997년부터 입법이 추진됐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정부안이 국회에서 일부의 거센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해 결국 입법이 무산됐다. 이번 판결과 감사원, 권익위의 권고를 계기로 18대 국회 마지막에 본격적인 논의를
2012-05-25 02:46아시아태평양지역 21개 나라의 교육 수장들이 참석하는 APEC 교육장관회의가 경주에서 사흘간 열렸다. 이 회의에서 아·태지역의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의 앞선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교육 확산 등 역내 교육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경주선언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필자는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금년 초까지도 교육장관회의와 같은 시기에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미래교육 축제에 학생들과 참가하려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지원했었다. 결국에는 입시지도라는 현실에 떠밀려 이번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돼 아쉬웠지만 우리나라에서 APEC 회원국들의 교육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성대한 국제협력 행사를 연다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ICT 확산 위한 국제교육협력 필자가 APEC 회원 국가들과의 국제교류에 참여하게 된 것은 알콥교사단 덕이다. 알콥교사단은 APEC 학습공동체를 만드는 사람들(APEC Learning Community Builders)의 약자로 APEC내 실질적 교육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직됐다. 1998년 필자가 교단에 설 당시부터 학교에서는 교단선진화 바람이 불었다. 당시 IMF 구제금융으로 어려웠던 상황에도…
2012-05-25 02:44최근 우리 사회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의 감소와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영유아 교육·보육비 부담은 저출산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0년 기준, 만 5세 유아는 약 44만 명으로 이 중 약 90%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고 나머지 10%는 교육·보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은 고가의 영어나 특기 교육을 받게 하는 등 계층 간 교육격차도 크다. 따라서 계층 간의 차이를 줄이고 모든 유아가 교육·보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만 5세 유아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국제적인 흐름으로 OECD회원국들은 최근 영·유아기 발달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유아교육과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무상 교육·보육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배경 하에 작년 5월 2일, 만 5세 교육·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만 5세 공통과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만 5세 공통과정’은 유아교육법에 의한 유치원교육과정과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표준보육과정을 통합해 마련한 국가 수준의 공통과정이다. 이 정책은…
2012-05-25 02:43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인구 60만의 시 지역 외곽에 위치한 6학급짜리 작은 학교다. 이 작은 학교에서 올해 신학년도를 맞아 학구 외 타 지역 학생들의 학년 초 전출이 발생해 안 그래도 적은 수의 학생이 더 줄었다. 지난 해 동창회에서 기사 급여 등 비용 일체를 지불하는 적극적인 학교지키기 운동을 펼치고 교직원들의 열정적으로 일한 결과 학생 수가 학년말에 10명 정도 늘게 된 것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당시 학생 수가 늘자 소형버스 하나로는 타 지역 학생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게 되는 상황이 발상해 그동안 등교 시 한 번만 운행하던 통학버스를 새 학년부터 두 번으로 늘려 운행하게 됐다. 두 번에 나눠 학생을 등교시키다 보니 9시가 넘어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40분 이상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해야 하고, 아침에 급우들과의 자유 시간도 누리지 못하는 빠듯한 상황은 원래 처음부터 초등학생들에게 무리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집 근처에 있는 학교일 수밖에 없다. 모교를 지키겠다는 동창회와 지역민들의 열망에 대해 건전한 이성과 냉철한 교육적 판단 없이 학생 수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단
2012-05-25 02:421990년대 말 이래 정부는 다양한 국립대 발전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 정부도 국립대 법인화, 교원성과급적 연봉제, 대학운영 성과목표제, 총장직선제 폐지, 국립대 재정회계통합 등을 통해 국립대 선진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으로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국가재정 중 고등교육 지원 비율 확대를 위한 ‘고등교육 재정투자 10개년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2년마다 지원계획을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알맹이가 빠진 발전 방안 그러나 무엇인가 허전한 느낌이다. 국립대에 대한 중장기 재정투자계획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국립대 발전 방안들은 거버넌스, 인사, 평가, 규제를 주 내용으로 하고 국립대 선진화를 위한 세부적인 재정투자계획이 없다. 알맹이가 빠져있는 것이다. 우리 고등교육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예컨대 대학진학률은 최고 수준이나 성인인구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에 비해 여전히 낮고 SCI 게재 논문 세계 순위는 최근 몇 년간 11∼12위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공공재정이 저투자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주원인이다. 대학생당 교육비, 공공부담 규모, 국립대 비중 등이 대부분 OECD 평균 이하이거나 최하위권이다. 교육예산에서 고등교육
2012-05-17 18:44지난해 말부터 쏟아진 갖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았다. 교육현장과는 괴리된 그동안의 대책들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학교현장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종합대책 이후 교육청에서 이에 따른 대책들을 또 쏟아내면서 학교현장은 그 대책들을 수행하느라 너무나 바쁘다. 학생에 관심 둘 틈 없는 현장 갑작스런 체육수업확대로 학교는 강사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집중이수제를 선택했던 학교들은 수업을 전면 재편성해 체육을 4시간 늘리는 파행도 겪고 있다. 복수담임제 역시 학생의 교과활동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상담담임이 학생의 고민을 알기 어렵고 교과담임 역시 상담담임의 역할을 침해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오히려 담임의 상담역할만 약화시킨 꼴이다. 쏟아지는 학교폭력관련 공문도 가히 공문폭력이라 할 만큼 많다. 이쯤되면 교사가 당장 자신의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하는 입장이고 보니 학생에게 관심 둘 여유를 가질 수 없음은 당연지사다. 학생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이는 교사다. 교사가 학생과 대화하며 마음과 마음을 나눌 때 학생은 교사를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는 상담으로 이어지고, 학생의 고민은 의외로 쉽게 해소될 수 있다. 자
2012-05-17 18:42있다? 없다? 기쁨과 환희, 슬픔이나 분노, 황당함 혹은 즐거움, 격정, 심심함까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감정들을 한마디로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는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성인들에게는 없고, 학생들에게는 있다는 것이다. 바로 ‘쩐다‘라는 단어다. 화창한 봄날, 버스 정류장. 삼삼오오 모인 교복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까르르르 이야기꽃을 피우는 소녀들. 무슨 말일까 귀가 솔깃하다. 다소 더운 날씨에 대한, 그리고 비싼 참고서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그러나 날씨는 ‘열X’ 더워서 ‘졸X’ 짜증나며, 참고서는 ‘개’ 비싸다. 위는 우리 시대 학생 언어의 너무나 일상적인 한 단면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은 가상의 현실과 실제 현실 사이를 오가며 어느 쪽이 진짜 현실인지 모호해 한다. 2012년 대한민국은 학생들의 언어와 성인들의 언어로 양분된 두 세계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감정 표현은 한두 마디 단어로 대체되고, 어떤 상황에서나 욕을 섞어야만 대화가 되는 어린 학생들이 넘쳐 난다. 이렇듯 은어, 특히 욕설은 학생 언어의 일상이고 감정의 가장 적절한 표현이며 놀이면서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언어가 다르면 대화 방식도 다르다. 더구나 언어가 한정
2012-05-17 18:41처음 교편을 잡고 학교에 들어섰을 때는 오직 열정 하나만 가지고 덤벼들었다. 그때의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전쟁이었고 내 마음은 문제 학생들에 대한 불만투성이였다. 체벌도 해 봤지만, 학생들은 버릇을 고치지 않고 되레 반항하기까지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엔 내 마음에도, 학생들의 마음에도 분노만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녀석들은 하나같이 문제라는 생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다. 문제 학생을 만나도 분노의 감정을 갖지 않고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내가 만난 두 명의 훌륭한 스승이었다. 바로 제자 민성이와 성규다. 지각, 조퇴, 결과를 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정한 우리 학급에서 가장 먼저 규칙을 어긴 학생이 바로 민성이였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민성이를 불러 세워 놓고 학교에서 규칙을 어기면 사회에 나가 인생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둥 일장 연설을 하고는 벌 청소를 시켰다. 학생이면 누구나 근면 성실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후로도 녀석이 지각할 때마다 나는 그에게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을 골라서 꾸중했고 벌 청소의 부담도 가중시켰다. 그런데…
2012-05-17 18:35작년 여름, 막내를 데리고 가리왕산에 캠핑을 갔다. 몇 가지 필요한 물품을 챙기다 모기에 물릴 때를 대비해서 약품을 하나 샀다. 급한 마음에 점원에게 그 약을 부탁해 사긴 샀는데 왠지 좀 께름칙했다. 물파스 비슷하게 생겼지만 물파스가 아닌 짝퉁. 그러나 바르면 효과는 있겠거니 믿고 캠핑장으로 향했다. 그늘이 시원한 데크(deck)에 텐트를 치고 저녁을 지어먹는 동안 행복했다. 루소나 소로우의 행복과 조선시대 선비들의 음풍농월을 알 것만 같았다. 그러나 호사다마라던가. 날이 어두워지자 생각지 못했던 곤충들의 습격이 시작됐다. 곤충도감에 등록되지 않은 해괴한 벌레들이 막무가내로 몰려들었다. 막내도 뭐에 쏘였는지 복사뼈 근처를 긁었다. 그래서 마침 준비한 그 약을 꺼내 발랐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액체로 된 약이 피부에 스미지 않고 표면장력으로 또르르 흘러내리는 게 아닌가. 나는 순간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락한 자본주의에 매번 속고 속아온 터이지만 다시 한 번 짝퉁에 당했다는 자괴감을 떨치기 힘들었다. 진짜처럼 보여 믿었건만 아무런 기능도 약효도 없는 가짜. 어찌 식·약품만 그러하랴. 교육의 수장들조차 그럴듯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빛 좋은 개살구
2012-05-17 18:34교육 환경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와 지식정보화 사회의 가속화 등에 따라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대학교육의 질적 제고와 이를 위한 대학재정에 관한 논의는 국가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전통적으로 고등교육은 직접교육비 부담과 함께 간접교육비의 부담으로 인하해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따라서 수익자 부담과 함께 지불능력에 따른 부담이 대학교육 재정 확보와 운영의 원칙이었다. 새로운 개념의 기관지원 검토 고등교육의 취학률이 세계 최고인 우리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정부재정을 통한 사립대 재정지원 확대는 한계가 있으나 현재 우리 사립대학이 처한 상황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그동안 국·공립대와는 달리 사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은 기관지원방식보다 학생지원방식에 보다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개념의 기관지원형(대학이나 전공 포함) 재정지원 방식을 보다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360여개 달하는 사립 고등교육기관을 동일한 방식으로 지원하기보다는 각 사립대의 상황과 추구하고자 하는 특성에 맞게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립대를…
2012-05-16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