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 친하면 친할수록, 믿었던 사람일수록,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쉽게 상처받는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문자 보낼 시간조차 없었다고?’, ‘너라면 날 이해해 줄 거라고 믿었는데….’ 좋아했던 만큼 배신감은 크고, 기대했던 만큼 서운함이 커진다. 관계의 역설이다. 허물없이 지낼수록, 빈번하게 만날수록, 많은 것을 공유할수록 ‘나의 영역’이 침범됨을 느낀다. ‘아, 오늘은 그냥 혼자 있고 싶은데’, ‘이건 좀 선 넘는데’, ‘언제까지 내가 이걸 해줘야 하는 거지’ 등 너와 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에 불편감이 느껴진다. 인간관계는 이처럼 언제나 어렵다. 관계 속에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슬픔을 위로받으며,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종종 피곤하고, 때론 상처받고, 문득 외롭고, 어떨 땐 깊이 실망스럽다. ‘너무 가까이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리하지도 못하는’ 관계의 딜레마를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The Hedgehog′s Dilemma)’를 통해 들여다보자. “추운 겨울날, 여러 마리의 고슴도치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가까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곧 서로의 가시에…
2025-09-08 10:00
학기 말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중학교 3학년 1학기 2차 고사를 마친 후, 방학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교사가 미리 계획해 두지 않으면 학생들도 시험이 끝나서 긴장이 풀리고, 교사도 학기 말의 여러 업무 정리로 흐지부지하게 수업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었고, 아쉬움이 컸기에 학기 말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 보고 싶었다. 5월에 이차방정식 단원 마무리 활동으로 직접 ‘방 탈출 게임’을 만들어서 학생들과 진행했었다.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적극적으로 임할 뿐 아니라, 다음 수업시간에 들어가니 “선생님, 방 탈출 게임 한 번 더 하면 안 돼요?”라고 물었다. ‘방 탈출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를 생각하며 재미도 느꼈고, 수학 개념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기에 이 경험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학기 말에는 10차시 동안 학생들이 직접 이차함수 단원 내용을 활용하여 방 탈출 게임을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나도 처음 해보는 시도였기에 프로젝트 진행 순서와 피드백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였다. 교사가 만든 ‘방 탈출 게임’ 살펴보기 이차방정식…
2025-09-08 10:00
학군지란? 학군지란, 우수한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 교육여건이 뛰어난 지역을 말한다. 특히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가까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학군지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시세가 높다. 또한 전통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으며, 전세가 역시 강세를 보여왔다.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환경을 위해 학군지 아파트를 선호해왔고, 자연스럽게 이러한 지역은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강남 8학군이나 목동·대치동처럼 교육특구로 알려진 곳들은 오랜 시간 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과연 학군지 프리미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우수한 학군이 있는 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였지만, 인구 구조가 변하는 지금도 같은 흐름이 유지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맹모양천지교’의 나라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자식을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자의 어머니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
2025-09-08 10:00
최근 우리 사회는 핵가족을 넘어 1인 가족 시대로 접어들며, 가정 내 갈등이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핵가족의 증가와 극단적 이익 중심의 자본주의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보와 타협은 곧 손해를 보는 것, 낙오자가 되는 것, 심지어 패자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그레고리 헨더슨이 언급한 것처럼 정치가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소용돌이 사회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양보와 타협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고, 이러한 정치·문화는 학교에도 영향을 미쳐 유사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학교에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사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악성 민원은 당사자 개인을 넘어 학교 전체, 더 나아가 교육공동체 전체에 심각한 고통을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대책뿐 아니라 학교 차원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소 민원 발생을 최대한 예방하고,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2025-09-08 10:00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거의 유일하게 쟁점화한 교육공약이다. 선거 과정은 물론 대통령 확정 후에도 이 공약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동상이몽 격의 논의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약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내용으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논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 역시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관한 하나의 견해이며, 정책화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사실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논의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같은 제목의 책을 2021년 발간한 후에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논의 과정에서 발전해 온 생각이다. 2000년대 초 정진상 경상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 대학의 서열 체제를 해체하고 대학의 고른 발전과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을 제안했고, 이 문제의식이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겪으며 오늘날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진화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대학…
2025-09-08 10:00
우리나라의 공직자 청렴제도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 수준에 따라 변화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도덕적 책무에 방점을 두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도적 장치를 통한 책임성과 투명성 확보가 강조되었습니다. 특히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공직사회 전반에 ‘공정성’과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2022년에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법적 기준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동안 일부 중복되고 모호했던 청렴 기준을 통합하고, 실효성 있는 예방 체계를 마련하자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공직자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사적 이해를 배제하고 공익에 기반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법적 행위 기준이 정립되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실제 교육현장 및 공직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추진 배경 •새로운 부패유형에 대한 통제 및 국민의 신뢰 확보 •실효적인 공직자 사적 이해관계 관리 장치 강구 •국제사회 눈높이에 걸맞은 공직자 행위 기준 정립 [PART VIEW] 2. 개요 가. 적용 대상(제2조) 1) 기관: 헌법기
2025-09-08 10:00
2025년도 교육전문직원 선발시험에서는 실전 적용 가능성과 논리적 구조가 강조된 집단토의 문제가 출제됐다. 이번 호에서는 그 실전문제를 중심으로 문제 구성, 자료 분석, 발언 전략, 합의안 도출까지 전 과정을 구조화하여 소개한다. 특히 기존 토의 형식에 더해, 자료 기반의 문제 접근과 해결 전략을 강화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실전문제 ● 실시 요령: 5인 1조 40분 ● 조건 1) AIDT의 바람직한 방향이나 문제점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정해 주장을 밝히고 질문으로 의견을 제시할 것(기조 발언). 2) 본인의 주장을 근거로 2회 이상 발언하고, 상대방 의견에 대해 1회 이상 질문할 것(자유토론). ● 제시 자료 _ AIDT(AI 디지털교과서) AI 교과서 플랫폼 접속률 10% 못 미쳐 … 활용률 뚝↓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AIDT 플랫폼 접속률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전국 평균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AIDT 중앙상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총 5,200건으로 이 가운데 접속 문제와 개인정보동의 등 가입 관련 문의가 2,75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
2025-09-08 10:00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몇 해 전 본격화된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학생수 감소 추이를 반영해 재정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교육의 질 제고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그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 정부에서도 유·초·중등교육 지원의 근간인 지방교육재정 제도의 개편 요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이후 공론화를 거쳐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 보도된 바 있다. 적립기금마저 바닥 난 교육재정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 논의가 힘을 얻게 된 계기는 2022년 발생한 추가 세수 때문이다. 연도 중 16조 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시·도교육청에 추가 교부되었고, 이로 인해 이·불용액과 기금 적립액이 매우 증가했다. 이를 두고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현재와 같이 내국세의 일정률로 교부금을 주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후 학생수 감소 추이를 반영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교부금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만을 보고 제도를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2025-09-08 10:00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의 1938년 작품 The Frame은 자신의 정면 모습을 묘사한 자화상이다. 1939년 루브르 미술관이 이 작품을 사들임으로써 칼로는 루브르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된 최초의 20세기 멕시코 예술가가 되었다. 어릴 적 사고로 고통 속에서 살았던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는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자화상은 미술사에서 예술가의 자아 탐색과 정체성을 담은 형식으로 그려졌다. 예술가에게 자화상은 자신의 얼굴 묘사를 넘어서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하고 선언하는 장르이다. 1938년 작 The Frame은 작가 자신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자화상이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민속적 감성과 현대적 자아 표현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형식으로, 정체성과 타자의 시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멕시코 여성이자 예술가로서 칼로가 겪은 고통과 열정,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이 한 폭의 그림에 담아냈다. 자화상에 담긴 내면의 강인한 모습 프리다 칼로의 The Frame은 유채 물감으로 그린 자화상 위에 멕시코 민속 양식의 꽃과 새 무늬 유리 액자를 겹쳐 놓은 혼합 매체 작품이
2025-09-08 10:00
지난 6월 중순 백두산 천지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 5분 정도 풀과 관목만 자라는 초원 지대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키가 큰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발고도 2,744m인 백두산에는 키가 큰 교목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한계 지점인 수목한계선(timber line)이 있는데 약 2,000m 정도다. 이 수목한계선을 지난 것이다. 이때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무가 바로 사스래나무다. 수목한계선에서 백두산 북파 코스의 중심점인 운동원촌 환승지로 내려올 때까지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는 사스래나무였다. 사스래나무는 추위와 바람에 강해 높은 산 정상 부근에서 잘 자란다. 사스래나무는 한라산·지리산 등의 고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나무도 수피가 흰색 계열이어서 자작나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스래나무라고 불러야 정확하다. 현재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방법은 동파·서파·남파·북파 등 4개 코스이다. 이 중 동파 코스는 북한에서 오르는 코스이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북파 코스다. 북파 코스 내부 명소는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로만 이동할 수 있다. 운동원촌 환승지에서 천지는 물론 장백폭포·부석림·빙수천·녹연담 등 폭포와 지하산림 등…
2025-09-0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