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은 시내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청주의 젖줄이다. 34㎞로 알려진 무심천의 실제 길이는 도보로 40여㎞ 거리라 무심천 백리 길로도 불린다. 지난 5월 6일,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무심천의 생태계를 담고 있는 청주mbc 촬영팀과 무심천 발원지를 확인하는 답사를 다녀왔다. 많은 사람들이 산정말 우물, 한계저수지, 탑산이골을 무심천 발원지로 소개하고 있지만 지도를 보면 뫼서리골 벽계수 옹달샘이 무심천 발원지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로부터 일정을 안내받고 생수공장이 있는 청원군 가덕면 내암리 퉁점마을에서 답사를 시작했다. 토종벌이 길 옆 나무에 수북하게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뉴스에 의하면 올해가 지나면 토종벌의 개체수가 1%정도만 남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인 토종벌을 가까이서 구경하는 것도 드믄 일이다. 토종벌을 길렀던 박상섭 회원은 세력이 강한 벌집에서 여왕벌이 새로 집을 차려 나온 것이라며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초토화돼 토종벌 한 통 값이 60만원이라고 했다. 퉁점마을 위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이어져 물가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100여m 지점에서 물줄기가 갈라지는데 왼쪽은 탑산이골
2012-05-14 10:39빠른 변화가 오히려 느림이 행복인 세상을 만들었다. '느림은 행복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청산도. 공기가 맑고 하늘ㆍ바다ㆍ산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청산여수(靑山麗水)로 불린 신선의 섬이다. 지난 4월 29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슬로시티 청산도를 다녀왔다. 장거리 여행은 부지런을 떨고 시간을 잘 활용해야 제대로 구경한다. 밤 12시에 관광버스가 청주를 출발하자 차안은 캄캄한 밤이 되어 모두들 잠을 잔다. 어둠 속의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아침을 먹고 청산도행 정기여객선에 오른다. 6시에 주도 앞 완도항을 출항한 배가 속도를 내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완도타워가 멀어져간다. 흐린 날씨와 안개가 바다를 감췄지만 뱃전에는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완도에서 청산도는 남쪽으로 19㎞, 뱃길로는 50여분 거리다. 청산도의 관문인 면소재지 도청항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옛날 주민들이 오가던 이동로가 지금의 '청산도 슬로길'이다. 대형 청산도 표석을 지나면 부둣가에 생활용품을 운반하느라 슬로길을 오갔을 지게들이 줄지어 서있고, 여행객들에게 슬로길 걷기의 시작을 알리고 느림의 의미를 전하는 '느림의 종'을 만난다. 어
2012-05-14 10:39지난해8월 10일 개봉한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747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여 2011 한국영화 흥행 1위로 ‘등극’한 영화이다. 문학이 그렇듯 영화 역시 ‘명작’은 오래 가는 법이다. 특히 영화의 경우 대박을 터뜨리면 CD 출시 후 한동안 그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사실 ‘최종병기 활’은 지난 여름대작 중 가장 늦게 개봉된 영화이다. ‘7광구’・‘고지전’・‘퀵’ 등 10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은 대작의 위세에 눌려 개봉 날짜를 정하지 못하는 등 기를 펴지 못했다. 이변은 뚜껑을 열면서 시작됐다. 예컨대 개봉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2006년 ‘왕의 남자’가 세웠던 9일 만이라는 최단 기간 기록을 깼다. 당연히 ‘7광구’・‘고지전’・‘퀵’은 ‘최종병기 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90억 원을 들인 ‘최종병기 활’이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개봉 26일 만의 일이다. ‘퀵’과 ‘고지전’이 겨우 300만 명을 간신히 넘기거나 못 미쳤고, ‘7광구’가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한 223만 명의 초라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길 즈음 ‘최종병기 활’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그
2012-05-11 17:48우리의 정치는 지금 어디 와 있는가. 민주주의는 이미 타락해 포퓰리즘 늪에 빠져 있다. 정치인들은 누구도 미래를 말하고 있지 않다. 표를 의식하여 현재의 달콤함과 편리함만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정한 방법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진출하려는 사람들도 우리의 심정을 매우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이 심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제는 어떤가? 가진 자는 더 탐욕을 부리고, 없는 자는 시기와 질투에 매여 있다. 윤리는 어떤가? 이 나라에서 정중함과 예의 바름은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저속함과 뻔뻔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반듯한 사람은 왕따가 되고 삐딱하게 꼬인 인간은 박수를 받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정신으로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가? 역사에서 그런 예는 없다. 로마의 몰락은 로마 시민의 타락에서, 유럽의 쇠퇴는 이성을 따라가던 유럽 정신의 쇠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어른들이 밭에 일하러 간 사이에 동네 아이들은 요술피리 소리에 홀려 그들을 쫓아 갔다. 우리 기성세대가 물질의 풍요를 향해 정신없이 달려간 사이에 우리 아이들의 영혼은 엉뚱한 사람들이 빼앗아 갔다. 피리 소리에…
2012-05-08 15:15미래의 직업환경이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삶의 방식은 새로운 변화에 따른 도적에 직면하고 있다.과거 산업사회는 한두 명 똑똑한 사람의 지시와 명령에 의해 조직을 이끌어 갔다. 하지만 고도의 지식 정보화 시대인 지금은 연결망를 형성한 직업 생태계의 상호 협력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이다. 모바일 인터넷- 포스트 PC 시대가 이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개인의 전문성이 아무리 뛰어난 인재일지라도 더불어 일하면서 살아갈 사람이 없다면 가진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띠리서 서비스나 산업이 컨버전스된다고 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21세기 삶의 방식은 어느 분야에 전문성을 갖춰 하나만 잘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을 섞거나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아는 지식통합형 인재, 어떤 분야의 전문성은 물론, 타 분야의 경험 혹은 지식도 갖춘 컨버전스형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이같은 시대에서 생존의 필수 요소인 경쟁력이 요구된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협력이라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협력을 이끌어 내는 힘이 바로 인성이다. 교육분야에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2012-05-07 09:584일부터 6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제8회 봄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봄문화축제의 개막공연인 '봄꽃음악회'가 4일(금)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박물관의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낮에는 편안하게 보였던 풍경들이 밤에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특히 박물관의 야간풍경은 더 그러하리라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국립청주박물관은 시내 외곽지역이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반짝이는 별까지 볼 수 있어 좋다. 김세환, 남궁옥분의 우리들의 이야기. 통키타 시대를 주도했던 영원한 오빠 김세환, 통키타의 여왕 남궁옥분. 그들이, 그시절 그때의 노래와 이야기들로 청주시민들에게 감동과 낭만을 선사하는 '7080 Concert'. 축제의 주제가 '함께 나누는 행복'이다. 수도권이 아닌 청주는 문화의 사각지대에 속한다. '7080 Concert'를 통해 추억과 낭만 찾기를 하려는 시민들이 야외무대의 잔디밭을 채운다. 자리 잡은 곳이 무대에서 10여m 거리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 10만원짜리 S석보다 낫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김세환씨는 통키타 시대를 주도하며 소녀 팬들을 열광케 했던 솜사탕 청년 그대로다. 변함없이 달콤한 목소리로 '사랑하는 마음, 길가에 앉아서, 좋은걸 어떡해, 목장
2012-05-05 18:09아내는 아까부터 위험하다며 나와는 멀리 떨어진 곳 안전한 곳으로만 다녔다. 나보다 산행을 즐겨하지만 워낙 경사진 절벽에 아까부터 겁을 잔뜩 집어 먹고 몸을 움츠리고 산행을 하는 모습으로 보아 무척 위축이 되어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평소에 월류봉 산행을 간절히 원하였던 곳으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곳이기에 고향 산천의 아름다움과 정겨움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 흔한 나무계단 하나 없이 아직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행길이기에 더욱 애착이 갔다. 땀이 쏟아지고 숨이 턱에 와 닿았지만 고향산천의 추억이 스린 정겨움에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스마트폰과 사진기로 연신 바꾸어 가며 사진 촬영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월류봉은 어릴 때부터 내가 늘 보고 자라왔던 곳이다. 우리 동리는 황간에서 추풍령 쪽으로 2Km 정도가면 오른 쪽 들 가운데 보이는 마을이다. 이름은 광평리라고 하지만 실은 넓은 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이 크게 문경세재와 추풍령을 들 수 있다. 문경세재는 선비들이 주로 이용을 하였지만 추풍령은 그렇지 못하였다. 이는 추풍령이란 가을바람에 낙엽 지듯 과거시험에 낙선한다는 인식으
2012-05-02 15:13지난해 6월 4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KBS 대하드라마 ‘광개토태왕’이 4월 29일 종영되었다. 당초 100부작을 92회로 줄여 끝냈다. 이를테면 조기 종영인 셈이다. 후속 드라마가 바로 이어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예고마저 볼 수 없어 조기 종영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그럴망정 ‘광개토태왕’은 한 마디로 ‘장하다’는 평가를 해도 될 드라마이다. ‘공주의 남자’나 ‘해를 품은 달’처럼 시청률 대박을 담보한, 이른바 팩션의 유혹을 뿌리치고 꿋꿋한 정통 대하드라마로 약 11개월이나 방송했기 때문이다.그것은 공영방송 KBS만이 해낼 수 있는 ‘위업’이기도 하다. 특히 사극의 경우 시청률이라는 함정에 빠져드는 순간 팩션이니 퓨전이니 하여 역사를 비틀어대기 일쑤인 현실을 떠올려보면 그 점은 명백해진다. 요컨대 시청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정통 대하드라마였기에 장한 것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크게 뒤진 것은 아니다. 방송 초반 13.6%(전국 시청률기준), 12회 만에 17.4%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해 11월엔 20.3%로 오르기도 했다. 최종회까지 17.0%를 기록하는 등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정통 대하드라마로선 괜찮은 시청률이다.‘광개토태왕’을 정통 대하
2012-04-30 16:56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과 유채꽃이 만발한 제주도를 다녀왔다. 이틀 동안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봄날 풍경을 부지런히 사진으로 남겼다. 새벽 3시, 청주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어둠을 뚫고 완도로 향한다. 늘 그렇듯 이른 시간에 떠나는 장거리 여행은 차 안에 정적이 감돈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잠깐씩 눈을 붙이는 사이 완도에 도착했다. 완도, 이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 차에서 내려 들판의 전봇대 사이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감상했다. 그사이 날이 환하게 밝아져 차창 밖으로 주작덕룡으로 불리는 덕룡산과 주작산, 두륜산, 대둔산의 멋진 모습이 차례로 펼쳐진다. 연안여객선터미널 주변을 둘러보고 한일블루나래호에 올랐다. 배가 출항하자 추섬으로 불리는 주도(천연기념물 제28호)를 비롯한 완도 시내와 완도타워, 신지대교, 신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씨라 에메랄드색의 바다와 수평선이 뚜렷하다. 쾌속정은 완도에서 제주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 사이 일제강점기 유곽이 있었다는 불무섬, 완도와 제주도의 가운데에 있는 안섬을 가깝게 지난다. 뱃전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만끽
2012-04-30 16:55화무십일홍이라 했다. 불과 스무날 전만 하여도 비처럼 떨어지는 벚꽃의 향연이 눈을 어지럽혔는데 꽃 진 자리에는 새잎이 돋아나고 산은 연둣빛 초록으로 투명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계절 중 이맘때 봄을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 새봄의 매력이 남사 예담촌 토담길에서도 무르익고 있다. 예담촌 토담길! 전통 한옥의 고택을 에워싼 기와를 눌러 쓴 토담은 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길을 걷는 일은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아늑한 향수와 휴식을 줄 수 있다. 돌담 사랑! 언제부터인가 자주 걷기 시작하면서 그 수더분한 매력은 볼 때마다 셔터를 누르게 한다. 그중에서 강이나 주변에서 구한 돌로 쌓은 돌담의 매력은 더 진하게 다가온다. 담의 사전적 의미는 집의 둘레나 일정한 공간을 막기 위하여 흙, 돌 따위로 쌓아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담장의 재료는 대개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하지만, 특히 부나 권세가 있는 사람은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로 쌓기도 하였다. 따라서 지위가 높을수록 담은 높아지고 단단하며 틈새가 없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모습을 달리하여 나타나고 있다. 내가 쉽게 떠올리는 담은 농가 울타리, 제주도 돌담, 그리고 대중가요
2012-04-30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