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엄청난 발전 속도에 맞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 1월 2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기본법은 ‘EU 인공지능법(AI Act)’에 비해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다. 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도 1년 이상 유예하고 있어 실제 인공지능 사용으로 인한 위험을 얼마나 막고, 완화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EU도 최근 인공지능법의 고위험 인공지능시스템에 대한 규정 적용을 최대 2028년 8월까지 연기하는 등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 패권의 승자가 되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법적 뒷받침이 세계적 추세 급격한 변화 속에서 긍정적인 영향만 있으면 좋겠지만 Character.AI 챗봇, 챗GPT를 사용하던 전 세계 아동·청소년들이 자살하거나 자해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해 이들 회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17세 소년의 부모가 챗봇 사용을 제한하자 챗봇이 그 소년에게 부모를 살해하라고 부추겼던 사건도 발생했다.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의 챗봇과의 대화 중독 현상이 심해지면서
2026-03-16 09:00
“다시 태어나도 선생님 하실 건가요?” 교사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질문에 최근 10명 중 8명이 ‘아니요’라고 답했다. 2016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교직을 다시 선택하겠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교사는 여전히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업이며, OECD 기준 높은 수준의 임금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사명감’보다 ‘이탈’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생님들은 왜 학교를 떠나려 할까? 구조적 결함 임계점 도달해 교직 이탈은 정년퇴직 이전 자발적으로 신분을 포기하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연금법 개정 등 제도적 요인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최근엔 교직 환경 그 자체에 기인한다. 우선 무너진 교권과 무분별한 악성 민원이 핵심이다. 이로 인해 교사는 부당한 요구 앞에서도 조직의 보호 없이 극심한 고립감에 시달린다. 또 교육 본연의 업무보다 행정 업무가 우선시되는 기형적인 직무 환경과 불합리한 보수 체계, 단일한 승진 경로 등 복합적 요인이 교사를 교단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가속화되는 이탈은 교사 개인의 사명감 부족이 아닌, 교육 현장의 구조적 결함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허츠버그
2026-03-16 09:00
유아교육은 한 사회의 교육 체계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보여주는 출발선이다. 인간 발달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에 이뤄지는 교육은 이후 삶의 성장과 학습 토대를 만든다. 그렇기에 유아교육의 질은 단순한 교육 정책의 한 영역이 아니라 국가 교육 체계의 기반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공교육 체계 확립 흔들려와 대한민국 유아교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의미 있는 발전을 해왔다. 놀이 중심 교육 철학의 확산, 유아 발달을 존중하는 교육과정정착, 교원 전문성 향상 등은 중요한 성과다. 특히 공립유치원은 국가 공교육 체계 속에서 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실현하는 역할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역사와 함께 직시해야 할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처음부터 공교육 체계를 계획적으로 구축했다기보다 사회적 수요의 확대 속에서 제도가 확립됐다. 그 과정에서 사립유치원 설립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와 공적 교육 기준은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고, 유아교육의 공공적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기 전에 공급이 먼저 확대된 구조였다. 여기에 더해 3~5세 유아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라는 서로 다른 제도 속에서 교육과 돌봄을 경험하는
2026-03-16 09:00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정보가 학생들의 스마트폰으로 쏟아진다. 짧은 영상 하나, 자극적인 썸네일 하나, 익명의 댓글 하나가 충분한 검증 없이 순식간에 ‘사실’처럼 소비되는 시대다. 교사의 시선에서 볼 때 이러한 정보 환경은 분명 우려를 낳지만, 동시에 교육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정보의 양을 통제하기보다, 신뢰도를 판단하는 기준을 가르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유튜브 영상, 인플루언서 콘텐츠, 광고성 기사 등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다양한 미디어 정보를 대상으로 신뢰도를 점검하고, 이를 교실 수업에 연결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판별을 넘어 비판적 사고 역량을 기르는 핵심적인 교육 과제라 할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기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정보에는 공통적인 기준이 존재한다. 첫째, 정보 출처가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가. 둘째, 주장에 대한 근거와 자료가 함께 제시되어 있는가. 셋째, 감정적·선정적 표현보다 객관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넷째, 현재의 상황과 맞는 최신성을 지니고 있는가. 다섯째, 동일한 주제에 대해 다른 관점과 비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가. 이러한 5가지 기준은 학생들도…
2026-03-12 18:23
“세계 최고의 사진가 100명을 초청해 사진 경연대회를 열었다. 주제는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돌멩이 하나를 찍는 것. 모두에게 똑같은 카메라가 지급됐고, 조명 등 모든 세부 사항도 조건을 같이했다. 이때 모두의 이견이 없을 만큼 명작이 선정됐다. 과연 그 사진은 어떤 모습을 담고 있을까?” 공부는 실패 통해 발견하는 과정 최근 학교 수업 녹음파일이 학원 강사들에게 전해져 내신 대비 자료로 쓰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녹음 내용을 AI가 녹취록으로 풀고, 수업을 요약하고, 또 시험 문제를 예측한다. 학생들은 노트북을 켜둔 채 딴청을 한다. 공부는 AI가 하고, 시험 준비는 학원 강사가 한다. 시험에서 100점을 맞지만, 실력은 없다. 공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해 모르는 것을 채워가는 과정인데, 그 본질을 모르는 것이다. 교육을 한다면서 이렇게 무지를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위에 시험 문제를 하나 만들어 보았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21세기 창의적 인재 양성과 문제해결능력 함양이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해야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할 수 있을까. 답이 없지만 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경험과 성찰이 공부다
2026-03-09 09:00
어느 날 중학생 손녀가 길을 걷다가 물었다. “시장 애인 복지관도 있느냐”고. 무슨 뜻인지 몰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니 지나가는 버스를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시 장애인 복지관 버스‘라고 쓴 것인데 ’○○시장애인복지관버스‘로 띄어쓰기가 안돼 있었다. 손녀의 엉뚱함에 한참 웃었다. 문해력 저하 심각한 사례 광고나 상점 간판에는 공간 제약을 고려해서인지 단어를 붙여 쓴 경우가 많아 얼핏 보면 헷갈리기도 한다. 손녀도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홍보문구를 잘못 읽은 탓이겠지만 장애인 복지관이라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단어를 엉뚱하게 해석하는 것은 문해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고지식하다’를 칭찬인 줄 알고 “우리 선생님은 고지식해”라는노래 가사를 쓴 초등학생도 있으며, ‘수지가 맞다’는 글을 읽다가 “누가 수지를 때렸느냐”고 물어본 중학생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릇된 행동’이란 표현을 보고 “왜 갑자기 밥그릇 얘기가 나오느냐”고 묻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이 과거보다 저하돼 긴 글을 대하면 집중력을 잃고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고 지적한다.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문해력
2026-03-09 09:00
“3월이 두려워요.” 3월은 교사들에게 긴장과 불안, 걱정의 달이다. 새로 만날 아이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을지, 또 그런 아이들이 모인 교실은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경력이 쌓여도 모두 초임 교사의 마음으로 긴장하게 된다. 학급운영과 생활지도는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는 과정과도 같다. 단거리 달리기처럼 잠깐의 집중력이나 스피드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출발선부터 결승점까지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성장과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학급운영과 생활지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규칙을 지키고 일탈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따라서 규칙이나 상벌 중심이 아니라 ‘관계’라는 렌즈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관계 구축이야말로 한 해 동안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과 상호작용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책에서 학급을 잘 운영하기 위한 규칙 만들기나 훈련하기 등 다양한 사례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3월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사가 되려면 기술이나 방법에 집중하기 전에 교사 스스로 ‘긍정 마인드셋’을 갖추는 것이 우선
2026-03-05 16:56
신학기라는 설렘 대신 엄중한 파고가 교정을 덮치고 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교권 침해로 위축된 교실, 현장체험학습 인솔 교사를 향한 사법적 잣대, 현장에 불어닥칠 학교맞춤통합지원(학맞통) 그리고 인공지능(AI)과 AI디지털 교육자료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까지. 지금 학교는 거친 풍랑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 위기 속에서 학교가 본연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선장인 학교장 리더십의 전면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 수업권 수호 전면에 나설 때 학교장의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책무는 교사가 오롯이 수업과 생활지도라는 교육 본령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민원 처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그동안 학교는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악성 민원의 대상이 되는 불합리함을 온몸으로 감내해 왔다. 학교장은 민원 대응의 주체를 지역교육청(민원대응팀)으로 전면 이관토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완충’ 역할을 수행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학교장이 든든한 방패가 될 때, 교사는 비로소 교육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2026-03-02 09:10
생성형 AI의 등장은 전통적 글쓰기 교육의 구조를 조용히 무력화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 도구에 지시문을 입력하고, 그 결과로 생성된 텍스트 조각을 조합·수정·편집하는 방법으로 글쓰기 과정을 재구성한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인간 고유의 인지 작용을 분담해 줌으로써 글의 생산성을 증가시켜 주는 효율성 때문이다. 효율성 이면의 부작용 심각 그러나 이러한 효율성의 이면에는 외주화가 준 편리함에 대한 부채, 즉 ‘인지의 부채’와 이로 인한 ‘쓰기 막힘’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Kosmyna 외(2025)의 연구에서, AI를 글쓰기 전체 과정에서 활용한 학생 중 80%가 자신이 작성한 글에서 중요 문장을 다시 기억해서 인용하지 못했다. 이는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글을 조직하는 치열한 사고 과정을 생략한 대가로 돌아온 ‘인지의 부채’인 것이다. 또한 장동민·박종호(2025)의 연구 결과, AI 활용 글쓰기 비율이 높은 경우 AI 도움 없는 글쓰기로 전환했을 때, 내용 조직과 논리적 연결, 적당한 어휘 인출 등에서 심각한 ‘쓰기 막힘’을 겪었다. 즉, AI에 의존한 학생들은 스스로 글의 구조를 작성하고 문장 생성
2026-03-02 09:10
2026학년도가 시작됐다. 2025년 9월 발표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던져줬다. 최근 5년간 학교폭력이 2배 급증했으며, 특히 사이버폭력과 성폭력의 증가세는 가히 위협적이다. 2023년 교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쏟아졌음에도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다. 이제는 법과 정책을 넘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때다. 안전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2026학년도에 집중해야 할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사이버폭력의 법적 체계 정비 현재 우리 아이들이 겪는 폭력의 양상은 '카따(카카오톡 왕따)', '떼카(단톡방에서 집단 괴롭힘)', '방폭(채팅방 초대 후 배제‧무시 행위)' 등 교실 밖 온라인 공간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사이버폭력은 24시간 지속성과 무한한 확산성이라는 치명적인 특징을 갖는다. 하지만 대응 시스템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의 과거 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예방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이버폭력에 특화된 세부 대응 매뉴얼이 확립되어야 한다. 실시간 모니터링 협력 체계와 신속한 게시물 삭제 절차는 물론,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2026-02-26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