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화 속에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은근히 많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프로이트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의 주인공을 빗대 이 표현을 사용하기 전에 이미 옛이야기 속에 수없이 재연, 재현되고 있었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을 뿐. 오늘은 그 동화들을 살펴보기 전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내용이 무엇인지 조금 상세히 알아보겠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하면 그저 막연히 아들은 엄마를, 딸은 아빠를 더 좋아한다는 정도로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게 단순하게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콤플렉스 흐름에 따라 딸이 엄마를, 아들이 아빠를 더 좋아하는 심리성적 변화의 시기가 있는데 이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 중 엄마와 아빠 가운데 누구에게 더 강하게 동일시하는가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다. 이후 프로이트의 제자인 분석심리학자 융은 이를 여아의 경우에 ‘엘렉트라 콤플렉스’로 부르기도 했는데 최근의 현대정신분석에서는 용어를 구분치 않고 여아와 남아의 구분을 둘 뿐 그대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통칭하고 있다. 이번에는 먼저 라캉의 제자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아르헨티나 출신 나지오의 이론과 정리에 근거해 남아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발달 과정을 한 번 들여다보자.…
2017-07-01 00:00
한 방송사에서 제작·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세간의 관심을 가파르게 끌어 올렸던 적이 있다. 한 세대 전 1988년 무렵, 한국인이 살았던 삶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재현해, 그 추억과 감회를 시청자들의 몸이 기억 하고 화답하도록 하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종영을 4회 앞두고, 제작진은 언론에 시청자들이 기다려 즐길 수 있는 ‘모를 권리’를 꼭 지켜 달라고 당부를 했다. 결말 내용을 미리 알리는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드라마에 열중해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 ‘그 드라마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고 미리 이야기해 버린다면, 얼마나 김이 새는 일인가. 드라마 수용의 긴장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모를 권리’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이 경우 ‘모를 권리’는 시청자에게는 드라마를 감상하는 몰입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권리다. 해당 방송사 입장에서는 ‘모를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드라마의 흥행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한 언론이 이 드라마의 결말을 미리 알고서 방영 전에 세상 널리 공지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게다가 이는 국민적 관심을 끄는 드라마이므로, 그 결말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존
2017-07-01 00:00
엘찰텐(El Chalten)으로 향하는 길은 흡사 지구를 떠나는 것 같았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함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지더니 굽이를 도는 순간 옥빛 호수가 펼쳐진다.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메마른 땅이었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설산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하늘은 또 어떤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 사이로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해가 뜬다. 한 치 앞을 종잡을 수 없는 풍경 속에서 버스는 달린다. 그렇게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Bari loche)에서 쉬지 않고 30시간을 달리면 엘찰텐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힘들게 이곳을 찾은 이유는 트레킹 때문이다. 남미 여행 중 딱 한 군데에서만 트레킹을 할 수 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엘찰텐에서 하는 트레킹을 꼽겠다.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에 걸쳐 있는 파타고니아(Patago nia)는 한반도 면적의 5배 크기다. 3000m가 넘는 설산과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 푸른 빙하와 붉은 사막, 다양한 동식물과 기이한 화석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이곳에는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이 신기롭고도 거대한 자연은 엘찰텐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파타고
2017-07-01 00:00
비유와 사례는 설명과 설득의 왕 밖에서 동양철학 특강을 많이 합니다. 단발성으로 할 때도 있고, 10강 이상의 연속 강의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강의를 시작할 때 도입부에 “오늘은 묵자의 어떤 사상에 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오늘은 손자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시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강의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그렇게 시작해 나아가면 졸거나 다른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특정 이야기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제 주변 이야기나 요새 흥행 중인 영화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시사 이야기 등 사례를 갖고 이야기하면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 따라오는 경우가 많지요. 연속 강의야 대다수가 공부할 의지로 충만하신 분들이니 어떻게 시작을 해도 좋지만, 단발성 특강일수록 될 수 있으면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 설명과 설득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글쓰기와 강의에서 생명이기도 하고요. 바로 말씀 드린 ‘사례의 제시’입니다. 사례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사례를 갖고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설득을 하든, 지식을 전달하든 사례 제시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
2017-07-01 00:00
수업의 의도 ‘생명과학Ⅱ’ 교과의 ‘유전자와 생명공학’ 단원의 학습 요소는 재조합 DNA, 단일클론항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인간유전체 사업, 장기이식,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기술 원리를 학습한다. 그리고 사회적 쟁점인 생명공학의 발달과정과 가능성, 생명윤리를 다룬다. 이 단원은 생명공학의 기술과 윤리 등 학습 주제의 범주가 넓고, 학생들의 의사결정과 토의가 필요하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생명공학의 원리와 사례를 학습하고 쟁점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수업 방식이다. 수업의 실제 수업 설계 단원에서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서 한 차시에 걸쳐 책을 읽고 분석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기 때문에 여러 차시에 걸쳐 수업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분석하면서도 학습을 위한 방법적 지식을 지도해야 했다. 고민 끝에 선정한 정보활용 기술은 ‘한 주제(one topic), 한 권의 책(one book), 한 개의 전략(one skill)’이다. 한 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한 권 택해 읽는다. 이때 배경지식 활성화, 질문하며 읽기, 예측하며 읽기 등 다양한
2017-07-01 00:00
핫 키워드 ‘4차 산업혁명’ 2017년 상반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집계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4차 산업혁명’이다. 산업의 영역뿐 아니라 교육과 사회문화, 예술 등 전 영역에 걸쳐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 포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개념일까? 오늘 다룰 책의 내용을 직접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760~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이 세 가지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와 학문적 논의를 살펴봤을…
2017-07-01 00:00파탄 상태의 교육재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이 확대된 것은 2001년 내국세 교부율이 11.8%에서 13%로 조정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에 조정된 교부율이나 교육세율 인상은 지방교육재원 규모를 늘린 것이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관련 재원구조의 변화에 불과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증액교부금 확대는 중학교 의무교육 시행에 따라 징수하지 못하는 등록금 결손분을 보전한 것이며, 2005년부터 내국세 교부율이 13%에서 19.4%로 조정된 것은 내국세 교부금과 봉급교부금 및 증액교부금을 합산한 것에 불과했다. 2008년부터 내국세 교부금 교부율이 19.4%에서 20%로 조정된 것은 국고보조금 사업이었던 유아교육비 지원 사업을 교부금 사업으로 이양한 결과였다. 2010년부터 내국세 교부율을 20%에서 20.27%로 조정한 것은 지방소비세 도입에 따른 내국세 교부금 결손분을 보전하려는 조치였다. 2001년 이후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에 교육재정 수요가 줄어 재정을 더 확충할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학생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신설 수요가 계속 생겨났고, 교육여건 개선 정책을 통
2017-07-01 00:00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한민국 꿈나무 육성, 교육과 육아는 국가책임제가 정답’이라며 ‘국가가 교육을 완전히 책임지는 시대’와 ‘부모의 육아 비용 부담 경감’ 등 유아교육 관련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에는 누리과정 예산 국가 책임 확대, 국·공립 이용률 40% 수준으로 확대, 사립유치원 교사 처우 개선, 유치원·어린이집 격차 완화 등 새 정부의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한시적 특별회계, 교부율 상향 조정 필요 그동안 수년간 유아교육재정에서 가장 많은 논란의 중심에는 누리과정 지원 사업이 있었다. 누리과정 지원 사업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만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공통의 교육·보육과정인 누리과정을 적용하고, 이에 대해 전 계층에 유아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해 모든 유아에게 생애 출발선에서의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입됐다. 좋은 취지와는 달리 성급하게 도입하면서 내국세의 안정적 증가에 따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대 예상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여유분이 발생한다는 논리로 별도의 추가재원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새로운 재정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했고, 세수도…
2017-07-01 00:00
1980년대는 1980년 우리나라의 5·18 민주화운동으로 시작해 1989년의 중국 천안문사태와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마감된 10년의 기간이다. 대한민국은 갑자기 등장한 신군부 독재 권력 아래에서 민주화를 지향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외침과 움직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와중에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선진국 진입을 독려하는 메시지가 난무했다. 성장을 과시하고 싶었던 시대 1980년대의 문을 연 새교육 1980년 신년호의 첫 글은 흥미롭게도 ‘교통안전을 위한 교육과정연구’였다. 필자는 사회교육을 전공하는 서강대 차경수 교수였다. 이 글은 1968년에 6만여 대이던 전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1977년에 27만대에 이르렀고, 1981년에는 58만대, 1986년에는 220만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삶의 질 개선을 자랑하고자 했던 당시 사회의 꿈틀대는 과시욕을 드러내는 흔한 사례였다. 1977년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40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16명이었고, 우리나라의 자동차 한 대당 사고비율은 외국의 평균치와 비교해 발생 건수는 23배, 사망자 수는 31배, 부상자 수는 22배에 달한다는 충격적 사실도 소개
2017-07-01 00:00온갖 업무에 시달려서 여유가 없는데, 어떤 방법으로도 깨우기 어려워 보이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도 무기력해지기에 십상이다. 그렇게 학교에 다니다가 졸업한 학생과 얼마 전에 연락돼, 예전 기억을 되살려 본다. 그런 학생들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일까? 송형호 서울 천호중학교 교사의 걸그룹 블로그 운영 학생 이야기는 이미 유명해졌다. 매일 학교에서 무기력하게 자는 학생이 알고 보니 하루 방문객 수천 명, 누적 백만 명이 넘는 팬 블로그 운영자였다는 일화다. 이 정도 재주와 기획력이면 졸업해서 뭐라도 하면서 살 것이다. 다만 그 기획력을 바람직한 곳에 쓰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일 것이다. 그런 학생이 ‘불법 성인 사이트’ 운영자가 될지, ‘부가가치와 공익성 높은 사이트’ 관리자가 될지는 교사의 가르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당시 그 학생은 담임교사와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고 자존감을 회복해 이내 블로그 운영을 중단하고 공부해서 전문대 컴퓨터학과 갔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내내 전교 꼴등이었는데 말이다. 우리 교실에도 그런 아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공부 안 하고 그림만 그리는 아이는 ‘멍청한 아이’가 아니라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
2017-07-01 00:00